Joseon, The Age of Revolution RAW novel - Chapter 564
– 245화에 계속 –
2부 245화 10월 쿠데타
페트로그라드, 주러시아 한국대사관.
대사 조한민, 공사 이위종, 특사 이영은 계속 정보를 입수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린 결론은 같았다.
“근래 군부의 동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뭔가 일을 벌일지도 모릅니다.”
“설마, 쿠데타?”
“저는 그렇게 추정합니다.”
“또 쿠데타 모의란 말인가!”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영이 곧 침묵을 깨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군부라면 내가 알아보겠습니다. 상황을 파악한 후에 본국에 보고하도록 하지요.”
“예, 저희는 정부와 소비에트의 동향을 계속 알아보겠습니다.”
이영은 곧장 장인을 찾아갔다. 브론스키 대장은 최근 남서전선군 사령관에서 물러나 수도로 귀환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하계공세의 실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었지만, 작전 수행을 놓고 임시정부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었다.
“평안하십니까, 장인어른.”
“오, 친왕께서 오셨습니까.”
브론스키 저택에는 마침 손님이 찾아와 있었다.
“서로 안면이 있으시지요?”
“예, 그래도 인사드려야지요. 육군차관 보리스 빅토로비치 사빈코프입니다.”
“대한제국 특사 이영입니다.”
브론스키를 찾아온 손님은 다름 아닌 전직 테러리스트, 현 육군차관 사빈코프였다.
“차관과는 남서부전선에서 동고동락했지요. 전선 정부위원이었거든.”
“아, 그렇군요.”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영은 군부의 동향을 알아보고 싶었지만, 장인의 옆에 사빈코프가 있으니 묻기가 어려웠다. 사빈코프 역시 이영의 등장으로 대화가 끊긴 것 같았다.
“손님이 계시니 다음에 다시 오겠습니다.”
“아니, 아닙니다. 마침 오신 김에 함께 대화 나누시지요.”
이영이 떠나려 하자 사빈코프가 만류했다.
“장군의 말씀대로 저는 남서부전선 정부위원으로 전선을 시찰했었습니다. 러시아군이 지리멸렬하게 퇴각하는 동안, 한국군은 용맹하게 싸우는 걸 제 눈으로 직접 보았습니다. 러시아군에는 사라진 투지와 끈기가 한국군에는 남아 있더군요. 귀국의 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사빈코프는 빈말로 경의를 표하는 것 같지 않았다. 이영은 감사를 표했다.
“제가 국군을 대표하는 입장은 결코 아니지만, 차관의 경의에 감사드립니다.”
“러시아군보다 한국군이 더 잘 싸운다니, 기가 막힌 일 아닙니까. 우리 땅에서 벌어지는 전쟁인데.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나폴레옹을 물리치고 조국전쟁을 승리로 이끈 러시아군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전락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빈코프의 한탄에 브론스키도 한숨을 쉬었다.
“전선 지휘관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소.”
“아니, 장군의 책임이 아니지요. 장군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단지 저 군사위원회, 급진좌익들의 선동을 받은 병사들이 문제지요. 사회민주당 국제주의파들이 즉각적 평화를 선동하며 병사들의 전의를 떨어트리고 있습니다. 이들을 제약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런데도 임시정부는 소비에트 눈치만 보고 있단 말입니다!”
사빈코프의 규탄에 이영은 문득 짚이는 바가 있었다.
“근래 북서전선군 사령관 코르닐로프 대장이 임시정부에 군사위원회 폐지와 전선 질서 회복을 위한 전권 부여를 요청했다고 들었습니다.”
“정부에서는 받아들일 겁니다. 대안이 없거든요.”
사빈코프는 케렌스키와 코르닐로프 사이를 중재해주는 역할이었다. 그는 유혈 쿠데타 없이 합의하에 새 정권이 수립되기를 바랐다. 신정부가 수립되면 케렌스키가 부총리, 자신은 육군장관을 맡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코르닐로프와 사빈코프의 합의가 무색하게도, 코르닐로프 배후에 있는 극우 세력은 무력으로 임시정부와 소비에트를 타도하고 페트로그라드를 지배하길 원했다.
“귀국 또한 연합국의 일원이자 병력을 파견해 함께 싸우고 있는 나라로서, 러시아가 최종 승리를 위해 끝까지 분투하길 바라지 않으십니까?”
“그야 그렇지요.”
“곧 새 정부가 수립될 겁니다. 조국 방위를 위한 정부입니다. 귀국도 지지해 주길 바랍니다.”
“새 정부라면, 차기 지도부는 누가 맡게 됩니까?”
“전쟁 승리까지는 일시적으로 군인이 지도하는 게 낫다는 판단입니다.”
사빈코프는 쿠데타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권 교체를 암시했다.
‘군사정권이 수립되려면, 임시정부와 소비에트는 동의하지 않을 터인데. 역시 쿠데타겠지.’
이영은 속으로 확신했다. 어쩌면 장인도 관여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럼 장인께서는…….”
“나는 이미 은퇴하기로 결정했소. 여러분이 잘해 주기를 바라야지.”
“장군께서도 나라를 위해 역할을 맡아 주셔야지요. 새 정부에서 역할을 맡길 겁니다.”
“허허, 말씀은 고맙지만 나는 정치라면 사양이오. 일단 쉬고 난 뒤에 생각해 보지요.”
사빈코프는 더 설득하지 않았다. 대신 이영을 향해 말했다.
“새 정부는 최종 승리의 그 날까지 함께 싸웁니다. 귀국 군대의 분전이 빛을 발휘하게 될 겁니다.”
“예, 한국군 또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사빈코프는 한국이 영국처럼 쿠데타를 은밀히 지지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묵인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럼 이만 저는 물러나겠습니다. 친왕 전하,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안녕히 가십시오.”
사빈코프가 물러난 후, 이영은 장인에게 다시금 물었다.
“코르닐로프 장군과 사빈코프 차관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겁니까?”
“정변을 획책하는 것 같소. 임시정부를 타도하고 새 정부를 수립하려는.”
“그럼 장인께도 동참을 요청한 건가요?”
“아니, 난 참모총장 브루실로프 장군하고 가까우니까 중재를 맡기려는 거겠지. 브루실로프 장군은 여전히 정부에 충성하는 입장이오.”
브론스키는 사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친왕이 내 사위라는 것도 감안했겠지. 정변이 발생하면 한국도 지지해 달라, 뭐 이런 뜻 아니겠소.”
“아, 이거 보통 일이 아니군요. 장인께서는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나도 군인으로서, 작금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오. 만약 소비에트에 권력이 넘어가면 끝장이지. 하지만…….”
브론스키는 거듭 한숨을 쉬었다.
“브루실로프 장군이 코르닐로프를 평가한 바가 있소.”
「사자의 심장과 양의 두뇌를 가진 사내. 전선의 대대장으로서는 용맹할지 몰라도, 군사령관으로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사실 리가 함락 이후 위기에 빠진 북서전선을 안정시킨 공로가 높이 평가받아 영웅으로 숭배됐지만, 그건 독일군이 공세를 중단한 것에 가깝소. 작년에 남서전선군에서 함께 싸우면서 느낀 건데, 용맹함과 카리스마로 부하들을 휘어잡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대국적인 시야는 없소. 보나 마나 지금 꾸미고 있는 일도 주변의 부추김을 받아 이 지경까지 왔을 거요. 글쎄,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실패하면 뒷감당은 어찌 될지 모르겠군.”
이영은 장인의 비관적인 평가를 귀담아들었다. 그는 대사관으로 돌아가는 즉시 본국으로 보고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쿠데타가 틀림없었다.
대한제국, 서경 평양부.
“러시아에서 쿠데타 발생 유력? 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야?”
한청보호조약을 체결한 직후라 만족감을 느끼고 있던 이선에게, 러시아의 쿠데타는 정말이지 느닷없는 소식이었다.
‘북서전선군 사령관 코르닐로프 대장? 젠장, 이번에도 코르닐로프야? 역사와 달리 볼셰비키도 없는데 왜 코르닐로프가 쿠데타를 일으키려는 거지?’
이선, 엄밀히 말하면 21세기의 이선우는 근대 동아시아 외교사 전공으로 기억을 유용하게 써먹었다. 그는 서양사도 잘 아는 편이었지만, 특히 대학 시절 러시아 혁명사를 공부한 기억은 생생했다.
코르닐로프는 실제 역사에서 실패한 쿠데타의 주모자이자, 볼셰비키가 집권으로 향하도록 문을 열어 준 장본인이나 다름없었다.
‘볼셰비키가 없다 할지라도, 소비에트도 용납 못 하겠다 이거지? 지주와 자본가들은 토지개혁과 공장국유화를 받아들일 수 없고, 장교들은 권위의 추락을 용납할 수 없으니까.’
러시아 우익은 소비에트를 못 받아들이는 건 물론이요, 제헌의회조차 거부하려고 했다. 즉 인구의 절대다수인 노동자와 농민의 힘을 두려워한다는 의미였다. 이들이 믿을 수 있는 건 결국 ‘질서가 회복된 군대’였다.
‘지난 20년간 느낀 건데, 러시아 우익의 무능함과 지리멸렬함은 바뀌는 게 없군. 언제나 제 무덤만 파고 있어.’
이선은 쿠데타의 실패를 직감했다. 설령 성공한다고 해도, 대대적인 반란과 내전은 피할 길이 없을 터였다.
상류층과 중산층은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 즉 정치혁명 단계에서 멈추려고 했지만, 노동자와 농민은 사회혁명으로 확대하길 원했다. 그 갈등은 결국 피할 길이 없었다.
이선은 페트로그라드로 훈령을 보냈다.
* * *
쿠데타군의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여전히 충성스러운 정예부대인 제3기병군단을, 시위 진압을 명목으로 페트로그라드에 진입시켜 임시정부와 소비에트를 제압한다. 미하일 2세를 옹립하여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사정권을 확립한다.
“전우들이여! 친애하는 나의 형제들이여!”
제3기병군단은 돈 카자크 제1기병사단, 우수리 기병사단, 캅카스 원주민 기병사단(통칭 ‘야만사단’)으로 구성되었다.
돈 강 유역의 카자크, 극동 우수리·연해주·아무르·바이칼 카자크, 체첸·체르케스·다케스탄·인구시 무슬림으로 구성된 제3기병군단은 혁명에 적대적이거나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쿠데타 주모자인 코르닐로프 본인도 시베리아 카자크의 후예로 외모만 보면 동양인이나 다름없었다.
다민족 국가답게, 이른바 ‘하나이며 분리할 수 없는 러시아’를 외치며 혁명을 타도하기 위해 진격하는 이들 대부분이 민족적 의미의 ‘러시아인’이 아니라 변방 소수민족이라는 기이한 역설이었다.
“전우여! 역도들 사이에 포위된 황제 폐하를 수호하러 가자!”
“황제 폐하 만세! 러시아제국 만세!”
군대 대부분이 제정과 차르에 대한 충성심을 상실했지만, 유독 제3기병군단은 충성심을 유지했다.
카자크는 ‘차르의 기마헌병’으로 제정에서 우대를 받았던 만큼 구체제에 대한 향수가 남았고, 전쟁 중에 보인 전설적인 용맹함으로 ‘야만사단’이라는 칭호를 받은 캅카스 사단의 초대 사단장이 바로 미하일 대공, 즉 현 차르 미하일 2세였다. 미하일은 전시에 이들과 동고동락을 하며 신뢰와 충성을 얻었다.
이러니 이들이 차르에 변함없는 충성을 유지하는 것도 당연했다.
“위기에 처한 조국 러시아를 구원하기 위하여, 수도로 진격하라!”
“하나이며 분리할 수 없는 러시아 만세!”
11월 1일(율리우스력 10월 19일), 쿠데타군의 첫 계획이 발동했다. 북서전선군이 관할하는 레발(탈린)과 프스코프에서 페트로그라드로 진격을 개시했다.
목표는 10월 22일, 러시아제국 건국기념일에 승자로서 페트로그라드에 진입하는 것이었다.
이른바 ‘10월 쿠데타’가 서막에 올랐다.
「근래 페트로그라드에서 시위와 파업 등 혼란이 계속되고, 특히 좌익이 봉기를 일으키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함. 하지만 페트로그라드 주둔군의 충성심을 믿을 수 없으므로, 정부에 충성스러운 제3기병군단을 페트로그라드에 진입하고자 함.」
북서전선군 사령관 코르닐로프는 케렌스키에게 제3기병군단의 수도 진입을 요청했다.
분명 페트로그라드에는 시위와 파업이 거듭 발생하고, 혼란스러웠다. 임시정부 입장에서 주둔군을 믿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었다.
페트로그라드 주둔군은 수도의 혁명적 상황에 영향을 받아 정치화되었고, 임시정부의 전선 투입 명령을 거부하고 눌러앉는 경우도 발생했다. 결국 소비에트의 도움을 받아 겨우겨우 전선으로 내보내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북서전선군이 시위 진압을 위해 기병군단을 투입시킨다는 건 수상스럽기 짝이 없었다.
“코르닐로프 장군과 제3기병군단의 충성심은 믿으셔도 됩니다. 이들은 임시정부를 확고하게 지지해 줄 겁니다.”
연립여당인 입헌민주당뿐만 아니라 케렌스키가 신임하는 사빈코프도 코르닐로프의 의도를 옹호했지만, 케렌스키는 점차 의구심이 들었다.
‘임시정부를 몰아내려는 쿠데타가 아닌가?’
의구심을 품은 케렌스키는 육군장관으로서 제3기병군단의 수도 진입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답을 보냈다. 그런데도 코르닐로프는 막무가내로 진격을 포기하지 않았다.
“전선군 사령관이 장관의 명령을 거부해? 명백한 항명이고, 반역이다!”
케렌스키는 코르닐로프를 북서전선군 사령관에서 경질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자 장교연맹에서 본색을 드러냈다.
「케렌스키 총리는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코르닐로프 장군과 휘하 병사들의 충성심을 믿지 못하고, 군을 와해시키려는 독일 간첩들에게 놀아나고 있다. 이에 우리 군은 조국의 붕괴를 막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나고자 한다. 위기에 처한 조국 러시아를 구하자! 독일 간첩들을 몰아내고, 최후의 승리를 위해 싸우자!」
“조국 러시아를 수호하자!”
“독일 간첩, 소비에트를 타도하라!”
“코르닐로프 장군 만세! 애국적 군부 만세!”
때맞춰 페트로그라드 시내에서 우익 폭동이 발생했다. 옛 전러시아 인민연맹, 흔히 ‘검은 100인단’으로 불리는 극우단체였다. 4월 혁명 이후 해산되었지만, 창립자 푸리슈케비치가 배후에서 암약하며 조직을 보전하고 있었다. 이들은 장교연맹의 지원을 받아 무장봉기를 일으켰다.
“폭동이다! 우익 쿠데타다!”
“제3기병군단, 철도를 이용해 페트로그라드로 진격 중!”
케렌스키는 극도로 당황했다. 잇달아 발생하는 사건으로 보건대, 군부 쿠데타가 확실했다. 군부의 반란에 맞서, 정부에 충성스러운 부대가 얼마나 있단 말인가?
임시정부가 혼란에 빠지자, 영국대사 뷰캐넌이 외무부를 찾아 중재 의사를 전달했다.
“군부와 정부 모두가 신임할 수 있는 전임 참모총장 알렉세예프 대장을 총리로 하는 거국정부를 수립합시다. 그럼 군부도 만족하고 물러설 겁니다.”
이 지경이 이르자, 케렌스키는 영국도 쿠데타 계획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국의 뜻이 그렇다면, 연합국 모두의 뜻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결국 물러나는 수밖에 없나?”
케렌스키가 절망에 빠져 사임의사를 고려하고 있을 때, 뜻밖의 지원군이 나섰다.
“반혁명에 맞서 혁명을 수호하자!”
“동지들이여, 무장하라!”
소비에트는 즉각 반혁명에 맞서는 인민투쟁위원회를 결성했다. 인민투쟁위원회는 주둔군에게 쿠데타에 맞서 싸울 것을 호소했다.
“동지들이여, 지금은 반혁명에 맞서 임시정부와 소비에트를 수호해야 한다. 페트로그라드로 가자!”
“와아아아아!”
수도 인근에서 가장 급진적인 부대, 크론시타트의 발트함대 수병들이 제일 먼저 수도 방위를 위해 진격했다.
“허, 또 이런 상황이 오다니. 파병될 때만 해도 상상도 못 했던 일이야.”
안중근 참장이 이끄는 제1해병여단은 전선에 투입되지 않고, 계속 페테르고프에 주둔하며 수도 인근의 해안을 방위하는 데 동참했다.
페테르고프와 크론시타트는 지척으로, 발트해 수병들은 수도를 지키기 위해 페테르고프를 경유했다.
발트함대는 전쟁 지속에 반대했기에 연합군도 고깝게 여겼지만, 4월 혁명 당시 한국 해병대가 차르 정부의 진압 요청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한국군은 어쩔 거요? 우리와 함께 반란군에 맞설 거요, 구경만 하고 있을 거요?”
“우리의 적은 독일군이지 러시아군이 아니오. 우리는 아직 본국으로부터 훈령을 받지 못했소.”
대한제국 해병대는 이번에도 러시아 내부의 정쟁에 끼어들 생각이 없었지만, 심정적으로는 발트함대 수병들에 더 가까웠다.
발트함대 수병들과 대한제국 해병은 비록 국적은 달라도, 같은 해군으로서 공유하는 바가 있었다.
“페트로그라드 대사관과 연결이 됐습니다! 본국에서의 훈령이 도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