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The Age of Revolution RAW novel - Chapter 601
3부 16화 파리의 한국대표단
이선이 배후에서 물밑외교를 하는 동안, 대한제국 대표단은 강화회의에 참석하여 공식 활동을 했다.
강화회의에는 무려 52개의 소위원회가 있었고, 무수히 많은 회의가 열렸다. 소위원회에 배정된 30개국 대표단과 수행원은 개전 책임, 배상금 산출, 국경 문제, 전쟁포로, 국제항공, 해저 케이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했다.
파리강화회의에 참석하는 대한제국 대표단은 전권위원 5인, 수행원 40인으로 총 45인에 달했다.
수석 전권대표 전 총리대신 서재필(만55세), 차석 전 외무대신 이상설(49), 위원 주미대사 이승만(44), 주불대사 김규식(38), 주영대사 이영(32).
수행원은 촉망받는 소장(少壯) 외교관, 법률가, 학자, 군인, 첩보원, 통역관, 지역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었다. 한국의 미래를 떠받들 인재들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국제회의 참석은 이들에게 있어도 중요한 경험이자 자산이 될 터였다.
이선은 파리에서 이들의 자질과 능력을 시험해 보고 있었다.
이미 총리를 지낸 서재필, 이선이 차기 총리로 염두에 두고 있는 이상설은 논외로 하고, 모든 인사가 그의 시험 대상이었다.
“우사(尤史, 김규식의 호), 잠은 좀 자고 있나? 굉장히 피곤해 보이는군.”
“괜찮습니다, 각하. 거뜬합니다.”
“다음 위원회까지 좀 쉬게. 그러다 쓰러지겠군.”
“보고서에 쓸 현황 조사가 아직 남아 있어서…….”
이상설이 걱정스럽다는 듯이 휴식을 권했다. 대표단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위원이 김규식이었다.
회의 공용어인 영어와 프랑스어 외에도 독일어, 러시아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일본어, 심지어 몽골어까지 구사할 줄 아는 김규식은 언어의 천재로 통했다. 여러 외국어를 구사하는 외교관 동료들도 감탄할 정도였다.
“도대체 자네가 그렇게 많은 언어를 할 줄 아는 비결이 뭔가?”
“영어야 학부에서 전공을 했으니 당연하고, 그 당시만 해도 번역서를 보려면 일본어가 필요해서 배웠고. 프랑스어와 독일어는 대학원에서 필요해서 했고. 이탈리아어는 취미로 배웠고. 중국어는 남경 대사관, 몽골어는 우르가 영사관, 러시아어는 페트로그라드 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익혔고.”
김규식은 동시에 프린스턴 대학에서 정치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므로, 중요한 개전 책임을 담당하는 소위원회에 배정되었다. 그 외에도 그를 찾는 곳이 많아서, 대표단 중에서 가장 많은 소위원회에 속해 있었다.
‘우사 김규식, 유능하고 성실하며 정세를 바라보는 시야도 넓다. 단연 대한의 외교를 맡길 만한 인재야. 냉정하고 깐깐한 성품이 좀 문제이긴 한데, 관료로선 나쁘진 않지. 장차 외교 설계자로 진을 보좌해 주면 좋겠군.’
이선도 김규식을 높이 평가했다. 그가 오래전부터 기대하고 있는 세대, 어릴 적부터 국민교육을 받고 새로운 세상을 체험한 1870-80년대생 중에서 단연 높이 평가하는 인재였다.
냉정한 판단력에 깐깐한 성품을 갖고 있어 대중 정치인으로서 인기를 끌 만한 이는 아니지만, 미래의 외무대신이자 외교 설계자로선 최적의 인사였다.
“윌슨 대통령이 공약한 민족자결과 항구적 평화라는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승만은 ‘윌슨주의자’가 많은 강화회의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윌슨주의자였다. 프린스턴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승만은, 바로 윌슨의 프린스턴 총장 시절 제자였다.
이승만은 중동 및 동아시아-태평양 국경 문제를 담당하는 소위원회에 배속되었다. 자타공인 윌슨주의자인 이승만은 세력권 확대에 골몰하는 영국-프랑스와 은근히 대립 중인 미국의 입장을 대변했다.
‘스승’ 윌슨은 ‘제자’의 활약을 만족스러워했다.
“제가 진작부터 말했지요. 구 제국의 시대는 끝나고, 미국이 주도하는 시대가 열릴 거라고. 천하의 영국과 프랑스도 미국의 채무 탕감을 사정해야 하는 종속적인 위치로 떨어졌습니다. 앞으로 대한은 미국의 세계전략에 보조를 맞춰야 합니다.”
이승만은 자신의 정세 예측이 적중했다고 자신만만해했다. 특히 윌슨과의 친분은 외무부 내에서 이승만의 위치를 급격히 상승시켰다.
“과연 우남(雩南, 이승만의 호)이야. 자네의 정세 판단력은 정확하지. 앞으로도 기대하네.”
전임 총리이자 수석대표인 서재필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이승만의 앞날은 탄탄대로였다.
이승만은 서재필의 추천을 받아 개화당 원훈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황태자 이진의 어릴 적 스승이기도 하니, 귀국하면 차기 외무대신으로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우남 이승만. 머리 좋고, 눈치 빠르고, 정세판단력도 괜찮지. 능력만 놓고 보면 괜찮은데, 그 야심이 문제야. 원역사만큼은 아니어도, 권력에 대한 욕구는 변하지 않는구만.’
이선은 개화당 원훈들과 달리, 이승만이 썩 달갑지 않았다.
이승만은 지금까지 이선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고, 외교관으로서 분명히 좋은 활약을 펼쳐 왔다.
하지만 파벌이나 출세에 초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김규식과 달리, 이승만은 적극적이었다.
야심만만한 소장 외교관으로서 할 만한 선택일 수 있겠지만, 원역사의 이승만이 보인 지독한 권력욕을 아는 이선으로선 껄끄러운 점이 있었다.
물론 매국노 이완용도 제대로 훈련시켜 대한제국의 사냥개로 쓰고 있는 만큼, 이승만이라고 쓰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뭐, 이승만이 내게 충성하지는 않을지라도 한국에 충성하는 건 맞으니까. 그리고 대미 외교에 필요한 인사임에는 틀림없지. 윌슨 행정부가 끝나도 이승만이 미국에서 구축한 인맥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주미대사는 계속 맡겨야겠다.’
개화당 원훈의 추천을 받아 권좌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승만이었지만, 이선은 딱히 그럴 생각이 없었다. 말하자면 이승만은 지금 줄을 잘못 서고 있었다.
“선생님을 여기서 뵙게 되리라곤 생각 못 했습니다.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저도 전하를 강화회의에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현재 재무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종전 직후 주영대사로 임명되어 영국으로 임지를 옮긴 영친왕 이영은, 강화회의에서 이선의 대리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배상금 담당 소위원회에 배정된 이영은 케임브리지 킹스칼리지 유학 시절의 은사, 존 메이너드 케인스를 만났다.
케인스는 대전 기간 동안 영국 재무부에서 재정안정과 군비조달에 힘썼고, 대영제국 최고경제위원회 대표로 강화회의에서 배상금 문제를 담당했다.
“선생님. 로이드조지 총리가 주장한 240억 파운드(1,200억 달러)가 현실성이 있는 겁니까? 저는 도저히 독일에 그럴 능력이 없다고 여겨집니다만…….”
“터무니없는 금액이지요! 총리가 총선 승리를 위해서 막 내뱉은 말입니다. 기가 막힐 노릇이지요. 제 생각으로는 20억 파운드가 한계입니다.”
케인스는 신랄한 어조로 로이드조지를 비판했다.
“물론 영국이 승리를 위해 훨씬 많은 돈을 쏟아부었고, 그 결과 채무국으로 전락한 건 사실입니다만, 배상금을 다 받아 내려면 역효과만 발생하는 겁니다. 독일이 배상금을 확보하려면 수출을 활성화하고 무역을 확대해야 하는데, 영국이 차지하는 위치를 위협하는 겁니다. 궁극적으로 영국의 경제력은 축소될 수밖에 없지요.”
“그러니 독일의 광산이나 공장을 압류하자는 말도 나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미친 주장이지요. 오히려 배상 능력만 상실하는 겁니다. 독일이라는 젖소에서 젖을 짜게 만들려면, 죽게 내버려 두면 안 되는 겁니다. 그런데 당장 눈앞의 이익만 따지며 소를 잡으려고 하고 있으니.”
평화의 재건이라는 거대한 포부를 갖고 파리에 온 케인스는, 로이드조지의 탐욕, 클레망소의 강경함, 윌슨의 위선에 질려 버린 상황이었다. 그는 언제든 사직서를 쓸 준비를 하고 총리와 부딪히고 있었다.
“러시아의 혁명 위협을 두려워하면서, 정작 독일을 러시아를 향해 던져 주고 있지 않습니까. 전하께서는 얼마 전까지 러시아에 계셨으니 잘 아실 게 아닙니까? 러시아의 상황이 그렇게 심각합니까?”
“러시아의 경제가 무너지고 있고, 사회적으로 혼란스럽기는 합니다만, 영국 언론에서 보도할 정도로 그렇게 심각하진 않습니다. 타임스가 주장하는 것처럼 혁명이 범죄자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거나, 인민위원협의회도 광신자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케인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왕자라는 신분, 러시아 귀족 아내를 두고 있는 처지를 생각하면, 혁명이 적대적일 법도 한데 이영은 객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시점에선 아직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원역사의 케인스는 얼마 후 러시아 발레리나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된다.
“그렇군요. 직접 그곳에 계셨던 전하의 평가가 객관적이겠지요. 그런데 처칠 장관은 러시아를 무너트려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떠들고 있습니다. 러일전쟁 때 일본을 이용해 러시아의 남하를 저지한 것처럼, 한국을 이용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됩니다! 한국은 결코 러시아 국내 문제에 개입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영은 난색을 표했다. 이 시점에서 러시아와의 전쟁이라니, 가당치도 않았다.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닙니다. 다만, 러시아에 채무불이행을 당한 피해자인 프랑스와 영국의 태도가 점점 더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러시아로부터 빚을 받아 미국에 갚아야 하니까요. 결국, 이 모든 문제가 돈, 돈, 돈 때문입니다. 전쟁으로 재정 문제가 발생했는데, 재정 문제 때문에 다시 전쟁이 일어날지도.”
케인스는 강화회의가 가져올 경제적 결과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영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영은 패전국에 대한 온건한 입장을 대변했다.
일전에 주 오스트리아 공사를 지내고, 프란츠 페르디난트의 단독강화 협상 중재에 나선 바 있는 이영을 향해서 호소가 들어왔다.
“오스트리아-헝가리와 독일이 방아쇠를 당기긴 했지만, 처음에 전쟁을 도발한 건 세르비아가 아니었던가요? 세르비아 극단주의 조직은 황태자를 암살하려 했고, 쿠데타를 일으켜 전쟁을 도발했습니다. 독일이 오스트리아-헝가리를 무조건 옹호한 것 못지않게, 러시아와 협상국이 세르비아를 옹호한 결과 대전쟁으로 확대된 게 아닙니까?”
도나우 연방엔 진정으로 국가 생존의 문제였다. 이탈리아, 세르비아, 루마니아는 합스부르크 제국을 무너트리고 최대한 많은 영토를 뜯어내려 했다.
만약 파리에서 제국의 해체가 결의된다면 헝가리는 분리독립을,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는 차라리 세르비아와 연합하여 유고슬라비아를 결성하는 길을 택할 터였다.
“만약 합스부르크에게 개전 책임이 돌아간다면, 헝가리와 크로아티아가 왜 연대책임을 져야 하는가? 그리되면 즉각 독립하겠소!”
“우리가 분리독립하여 쪼개진다면, 협상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고, 세르비아와 루마니아에조차 밀릴 수가 있습니다. 완전한 자치를 보장해 줄 터이니, 일단은 단결해야 합니다!”
파리에서 외면당한 레너와 오스트리아 정부는 필사적으로 헝가리와 크로아티아를 설득했다.
“그리되면 적대적인 소규모 민족국가로 분리되어 상시적인 대립이 이어질 것이다. 도나우 연방은 자치와 사회민주주의로 단결해야 한다.”
이탈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신생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는 모두 도나우 연방의 해체와 영토 확장을 원했다.
다만 5개국 사이의 이해관계가 확연히 달랐다. 이탈리아는 세르비아와 대립하고, 폴란드는 체코슬로바키아와 대립했다. 도나우 연방이 살아남는 길은 5개국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아 미국과 러시아가 중재자로 등장하는 것이었다.
서방의 냉랭한 태도에 거듭 실망하게 되면서, ‘패전국 인민의 옹호자’ 러시아 민주연방공화국에 거는 베를린과 빈의 기대는 갈수록 커져 갔다.
‘선생님의 말씀이 옳다. 이대로 가다간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러시아에 넘겨주는 셈이야.’
이영은 깊은 우려를 느꼈다. 그는 러시아 혁명에 대해 그렇게 적대적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호적이지도 않았다.
아내는 귀족이고, 장인은 군인이었다. 장인이 러시아를 위해 평생 싸워 왔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이념 차이를 극복하고 공화국에 대해서도 충성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퇴역과 함께 찾아온 가문의 영지몰수였다.
브론스키 장군은 분노로 몸을 떨었다. 토지개혁과 주택분배가 다수의 민중에게는 열렬한 환호로 받아들여졌지만, 빼앗기는 입장에선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전하께서 영국으로 떠나게 되어 다행입니다. 아나스타샤를 잘 부탁합니다. 나는 이미 늙어 조국 러시아를 떠날 수 없지만, 내 자식들이 미치광이들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살게 둘 수는 없습니다.”
장인의 부탁을 받은 이영의 마음은 무거웠다. 영국으로 함께 온 아내의 표정은 늘 우울해 보였다. 조국과 부친에 대한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황형이라면 뭔가 답을 알고 계시지 않을까.’
이영은 우려를 맏형이자 주군인 이선에게 공유했다.
“내가 전에도 말하지 않았더냐? 개인적인 감정으로 정세를 판단하려 하지 말라고. 패전국에 대한 너의 관용적인 태도도, 냉정한 정세 분석이라기보다는 동정심의 산물로 보이는구나.”
이선은 동생의 심리를 짐작했다. 그는 19살 어린 막내아우를 늘 높이 평가해 왔다. 하지만 능력에는 문제가 없는데, 성품이 약점이었다.
‘마음은 이해한다마는, 영은 너무 착한 게 문제다. 만약 내가 죽을 때가 되면, 영에게 황실 후견인을 맡기려고 했건만……. 이 험난한 시대에 착해빠졌으니. 필요하다면 진에게 냉혹한 판단도 조언할 수 있어야 하는데, 녀석이 그럴 수 있겠나?’
이선의 질책에 이영은 고개를 숙였다.
“황공하옵니다. 하오나 신의 짧은 생각으로는, 연합국의 강경한 태도가 베를린과 빈을 모스크바에 밀착시키게 될 것입니다. 과도한 배상과 분할의 위기에 놓이게 되면, 그들로서는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 한데, 너는 대한국 대표위원이다. 대한과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이선의 냉정한 태도에 이영은 놀랐다.
“폐하께서는 동양을 넘어 세계정세까지 깊이 살피시고 계십니다. 작금의 정세가 우려가 되지 않으신지요?”
“물론 우려스럽지. 하지만 대한 입장에선 나쁜 일은 아니다. 만주를 향한 대한의 야심이 세계적으로 공개된 바인데, 대전쟁 종전 이후에도 유럽에서 계속 분쟁이 발생한다면, 서양 열강과 러시아는 아시아에 신경 쓸 여유가 없게 된다. 그만큼 대한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지지.”
이영은 거듭 놀랐다. 그 말만 들으면, 이선은 대규모 분쟁이 한 번 더 일어나길 바라는 것 같았다.
“현실적으로 접근해 봐도, 대한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간에 의견일치가 전혀 안 되는데, 유럽 문제의 국외자인 대한이 정직한 중재자라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면 순진한 판단이다.”
이선은 냉소했다. 한국이 7대 승전국의 일원이라지만, 사실상 ‘빅3’이 모든 사안을 주도했다.
“대한의 위원들이 소위원회 곳곳에 배치되었다고 해서, 거기서 사안이 결정하는 게 아니야. 3대 거두, 즉 윌슨과 로이드조지, 클레망소가 결정하는 거지. 위원회는 후반으로 갈수록 요식절차가 될 거다.”
수많은 회의 장막 뒤편에서, 3대 거두가 모든 사안을 결정했다. 이선이 담판을 지어야 할 상대도 결국 이들이었다.
바로 그 담판을 위해서, 이선이 파리에 온 것이었다. 윌슨이 곧 파리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므로, 이제 이선은 직접 담판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