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The Age of Revolution RAW novel - Chapter 604
3부 19화 자승자박(自繩自縛)
“영국 육군대신 윈스턴 처칠 경이 알현을 청했습니다.”
“흠, 알겠네. 모레 저녁에 만나자고 하지.”
“예, 폐하.”
이선은 파리강화회의 전권대표단이 아닌 처칠이 자신을 만나길 청하는 목적이 대략 짐작됐다.
총리 로이드조지, 외무장관 밸푸어가 공식 석상에서 한국에 요청하지 않았던 사안을 비공식적으로 논의하려고 할 터였다.
‘보나 마나 러시아 문제에 개입해 달라는 거겠지. 처칠은 가장 강경한 러시아 반대파니까.’
처칠은 한국을 이용할 생각이겠지만, 마찬가지로 이선도 영국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폐하, 알현을 허락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그간 강녕하셨는지요?”
“짐도 경을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12년 만인가요?”
“그렇습니다. 폐하께서 영국에 오셨을 때였지요.”
“그랬지요. 로이드조지 총리도 만났었고. 대영제국을 이끌 지도자가 되리라는 느낌을 그때부터 느꼈습니다.”
이선은 1907년에 영국을 방문해, 당시에만 해도 제국주의 전쟁에 반대하고 ‘인민예산’을 부르짖던 상무장관 로이드조지와 회견한 적이 있었다.
처칠은 그 당시 막 보수당에서 자유당으로 당적을 옮긴 상태였다. 자유당 내각에서 처칠은 상무부, 해군부, 군수부를 역임하고 육군부 및 항공부 장관까지 겸임하게 되었다.
“짐이 사람 보는 눈은 있다고 자부하는데, 윈스턴 경도 장차 총리가 되어 대영제국의 영광을 이끌게 되리라 예상합니다.”
물론 역사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선은 자신이 아는 미래상을 토대로 말했다. 이를 덕담으로 받아들인 처칠은 기분이 유쾌해졌다.
“감사합니다, 폐하. 폐하의 혜안(慧眼)에 대해서라면 저도 익히 들은 바가 있습니다. 오늘 제가 찾아뵌 것도, 폐하의 혜안을 청하고자 함입니다.”
“그렇습니까? 자, 그럼 한잔하면서 차분히 이야기하지요. 윈스턴 경은 애주가라고 들어서, 좋은 술들을 준비했지요.”
이선은 애피타이저로 샴페인 ‘폴 로저’, 메인으로 보르도 레드와인 ‘샤토 벨뷔’, 디저트와인으로 셰리와인 ‘델가도 줄레타’를 준비했다.
공교롭게도 모두 처칠이 좋아하는 와인이었다.
“아니, 제 취향을 어찌 아시고 이렇게까지!”
“하하, 짐도 애주가 아닙니까? 경도 애주가라고 소문이 자자해서 미리 취향을 파악했지요. 호텔 측에 부탁해서 특별히 준비해놨습니다. 자, 함께 마십시다.”
“감사합니다. 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처칠은 애주가이자 애연가로 소문이 자자했고, 매일 와인 1-2병, 위스키나 브랜디 6잔 이상, 시가 10개비 이상을 피는 것으로 유명했다.
특히 프랑스 와인이라면 사족을 못 쓸 정도로 좋아했고, 매년 수백 병의 와인을 사느라 돈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술잔이 오가며 환담이 이어지자, 알코올이 들어간 처칠은 기분이 좋은 듯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참호는 지옥입니다. 제가 전방에서 복무하면서 어떤 게 제일 힘들었는지 아십니까?”
“뭡니까?”
“바로 시가와 와인을 구할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싸구려 군용담배와 저질 위스키밖에 없었죠. 어찌나 그립던지. 런던으로 돌아오면서 시가와 와인부터 찾았습니다.”
해군장관으로 야심 차게 추진했던 갈리폴리 작전의 실패는 처칠의 오명으로 남았다. 처칠은 갈리폴리의 실패를 만회하려고 분주했고, 최전방에서 중령으로 일시 복무했다. 참호전을 체험한 군수장관으로서 최초의 ‘탱크’ 개발과 투입을 밀어붙였다.
근래에는 신생 항공부 장관으로서 세계 최초로 공군의 독립을 이끌어 냈다. 영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공군은 아직 육군항공대 혹은 해군 소속이었다.
“허허, 그렇군요. 짐도 25년 전에 청국에 맞선 독립전쟁 당시 국방을 맡아 전방을 지킨 바가 있었는데, 그때와 지금은 전쟁의 양상이 크게 달라졌으니.”
“하하, 청국 따위는 독일과 비교할 수 없지요.”
처칠은 오합지졸 청군을 떠올리며 코웃음을 치다가, 이선을 향해 사과했다.
“아, 실례했습니다. 폐하께서 직접 군을 이끌고 청군을 격파한 건 놀라운 위업이시지요.”
“맞습니다. 청국 따위는 절대로 독일과 비교할 수 없지요. 조선이 이길 수 있었던 건, 청군이 무능해서 이겼던 겁니다.”
이선이 손사래를 치자, 처칠은 더욱 찬사를 보냈다.
“아닙니다. 동양의 작은 나라가 거대한 중국을 이기리라고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바로 폐하와 같은 위대한 지도자가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별말씀을.”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나 한국군은 독일군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강군이 되었습니다. 페트로그라드 전투에서 보인 한국군의 용맹함은 영국에서도 칭송이 자자합니다. 한국군이 아니었더라면 동부전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겠습니까?”
처칠의 거듭된 찬사가 본론으로 가기 위한 빌드업이라 생각한 이선은 잠자코 듣고 있었다.
“이런 강군이 지난 대전에서 더 많은 활약을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한국군이 본격적인 승리를 거두기 전에 독일이 패퇴해버렸으니.”
“덕분에 우리는 최소한의 희생으로 승전을 이룰 수 있었지요. 파리강화회의에서 세계평화를 이루어, 두 번 다시 전쟁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평화를 위협하는 적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어찌 보면, 독일 군국주의보다 더 문명에 위협이 되는 적이지요.”
“누가 말입니까?”
이선이 알면서도 일부러 딴청을 피우자, 처칠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물론 러시아 볼셰비키지요! 한국은 러시아제국과는 우방이자, 폐하께서는 니콜라이 2세의 오랜 벗이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 작금의 러시아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개탄을 금치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처칠은 이선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 이선이 보수적인 동양의 황제라는 점, 니콜라이 2세와 친우라는 점, 러시아의 오랜 우방이라는 점 때문에 혁명을 혐오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예전부터 영국에서는 짐을 친러파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오래전에 그 어느 신문이더라,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짐을 러시아에서 온 스파이라고 비난한 영국 신문이 있었지요?”
한국이 영국과 동맹을 맺기 전, 영국 시사지 ‘더 글로브’에서는 한국 황제 이선이 러시아의 스파이라는 장문의 기사를 쓴 바 있었다. 영국의 고질적인 루소포비아가 빚은 촌극이었다.
“폐하, 그건……. 근거 없는 소문을 들은 삼류 언론의 중상모략에 불과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한제국은 대영제국의 동맹이 아니겠습니까?”
처칠이 난처해하면서 해명하자, 이선은 웃음을 흘렸다.
“물론 오래전에 지나간 일이고, 짐은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아무튼 짐이 하고 싶은 말은, 짐은 오직 한국만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입니다. 니콜라이 2세와의 친분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사안이지요. 오직 내 조국의 국익만이 중요합니다.”
그러니 한국을 끌어들이고 싶으면 러시아와의 관계를 운운하지 말고, 한국에 필요한 이익을 제공하란 말이었다. 물론 처칠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지요. 영국과 프랑스는 국제질서를 파괴하고 승전을 훔치려는 러시아 볼셰비키를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볼셰비키의 미치광이 짓거리가 러시아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봉쇄해야 합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루마니아도 동조할 의사를 보였습니다.”
“흠, 그래서요?”
“마침 한국에 동부전선에서 싸운 10만의 군대가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위치도 적절하게 만주와 러시아의 국경에 있지요. 그런데 극동러시아에는 러시아군 병력이 거의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클레망소 총리와 같은 요청을 하려나 보군요. 폴란드가 서쪽에서 러시아와 싸우면, 우리가 동쪽에서 공격해 달라는 말 아닙니까?”
이선이 바로 화답하자, 처칠이 바로 그거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한국군이 마음만 먹는다면, 단숨에 극동러시아를 점령할 수 있을 겁니다.”
“그전에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 문제는 한국보다 미국에 먼저 요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미군 해병대도 아직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둔 중인데.”
처칠은 이미 2월에 윌슨에게 러시아 개입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었다.
“미국이 러시아 문제에 개입하려면 의회의 동의가 필요해서,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짐이 알아보니 일본도 개입할 의사가 없더군요. 요컨대 연합국의 지원도 없이, 한국 혼자 러시아랑 싸우란 말입니까? 그럴 수야 없지요.”
이선이 고개를 흔들자, 처칠이 재빨리 조건을 제시했다.
“혼자라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 러시아 국내의 우익과 분리주의자들도 함께 싸울 겁니다.”
“아니, 유럽전선은 너무 머나먼 이야기지요. 신생국과 반군을 믿고 도박을 벌이란 말입니까? 영국과 프랑스가 나서지 않는다면, 한국도 나서지 않을 겁니다.”
이선은 일부러 본심과 달리 ‘개입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폐하, 어찌 저라고 군대를 동원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지난 4년간의 전쟁으로 수많은 희생자를 냈습니다. 염전(厭戰)여론이 팽배하지요. 만약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한다면,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나설 겁니다.”
“그럼 러시아 문제에 개입하지 않으면 되겠군요. 세계최강 대영제국이 못하는 일을 한국이 할 수 있겠습니까?”
이선이 계속 딴청을 피우며 몸값을 올리자, 처칠은 몸이 달았다.
“영국은 못 해도, 귀국은 할 수 있습니다. 귀국은 전쟁의 피해를 비교적 덜 입었고, 국민이 일치단결해 있지 않습니까. 폐하의 충성스러운 군대는, 명령만 내리면 시베리아까지 진격하리라 믿습니다.”
“그렇게까지 러시아 국내의 일에 개입해야 할 이유가 뭡니까?”
“이는 러시아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라 근대문명과 국제질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볼셰비키 독재는 역사상 최악의 독재입니다!”
처칠은 이선의 양해를 얻은 후, 영국 외무부와 대외정보부의 보고서들을 탁자 위에 올렸다.
종전 이후, 러시아 국내의 급진화로 인한 참상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주로 지방의 농민들이 귀족과 지주를 상대로 벌이는 참혹한 계급전쟁이었다.
「사회주의자와 유대인의 조종을 받는 폭도들은 지주의 저택을 방화하고, 토지를 몰수하여 분배한다. 지주를 참살하고, 가족까지 공유화한다는 명목으로 부녀(婦女)를 능욕한다. 성당을 파괴하고, 사제를 박해한다. 종교를 모욕하기 위해 성당을 매음굴로 만들고, 귀족의 부녀들에게 매춘을 강요한다. ……」
“아니, 귀국 정보원이 직접 본 겁니까? 이런 건 한국에도 소문으로 돕니다만, 러시아 우익들의 프로파간다 아닙니까? 이걸 믿으란 말입니까?”
보고서를 읽던 이선은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농촌에서 잔혹한 계급전쟁이 벌어진다는 건 맞겠지만, 사실인지 아닌지 불확실한 소문도 많았다. 음모론과 온갖 자극적인 이야기는 혁명에 반대하는 러시아 우익들의 선전일 가능성이 더 컸다. 아마도 영국은 우익들을 정보원으로 쓰고 있을 터였다.
“백번 양보해서 이게 사실이라고 해도, 모스크바가 부추긴다는 증거가 없지 않습니까. 러시아 국내의 일에 개입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닙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러시아 국내 문제가 아닙니다. 모스크바는 혁명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패전으로 피폐해진 베를린과 빈, 부다페스트에 혁명을 전파합니다. 약소민족의 보호자를 자처하면서, 제국에 맞서라고 선동합니다. 근래 심화된 아일랜드와 인도의 폭동도 모스크바가 조종하는 게 틀림없습니다.”
‘그건 영국이 자치를 약속해 놓고선 뒤통수치니까 봉기를 일으키는 거 아니냐…….’
이선은 내심 어이가 없었지만, 어차피 세계관의 차이가 극명히 다른 사람과 논쟁할 생각은 없었다.
“그럼 짐도 단도직입적으로 묻지요. 한국이 러시아에 개입하면, 영국은 대가로 무엇을 지불해 줄 수 있습니까?”
이선은 낚싯밥을 던졌다. 마침내 한국이 동의했다고 판단한 처칠은 조건을 내밀었다.
“영국은 한국의 만주 독점적 지배를 승인하고 적극 지지합니다. 또한 블라디보스토크와 프리모리예(연해주)를 한국이 차지해도 좋습니다. 프리모리예는 한국계 러시아인(고려인)도 다수 거주하니, 한국이 보호하는 자치령이라는 형태도 괜찮겠군요.”
처칠은 만주와 연해주를 전리품으로 제안했다.
북진을 국시로 내걸고 있는 개화당 우파와 군부라면 얼씨구나 하고 받겠지만, 이선의 판단은 달랐다.
“아니오, 짐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만하면 받아들이리라는 예상과 달리 이선이 거부하자, 처칠은 당혹스러웠다. 어떤 조건을 원하냐는 말을 꺼내려는 순간, 이선이 공박했다.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영국의 영토 약속은 신뢰성을 상실했습니다. 짐은 한국이 이용만 당하는 상황을 우려합니다. 아랍인들이 대영제국의 중동 지배에 협력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영국은 아랍의 독립과 통일을 약속했지만, 실상은 프랑스와 나눠 먹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로이드조지는 아랍인들에게 조금도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사이크스-피코 협정의 공개로 영국의 위선이 낱낱이 알려졌고, 이선은 이를 꼬집은 것이었다.
“폐하, 저는 중동문제에 관여하고 있지 않지만, 확실히 보장해 드립니다. 아랍과 한국은 전혀 다릅니다. 아랍은 국가조차 없었지만, 한국은 영국의 동맹이자 연합국최고위원회의 일원입니다. 어찌 동맹을 속이겠습니까?”
동방문제에 심취한 로이드조지는 파리강화회의에서 오스만제국의 분할에 집착했는데, 처칠은 의식적으로 이 주제를 피하고 있었다.
오스만제국이 언급될 때마다 갈리폴리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갈리폴리는 처칠에게 트라우마와도 같은 일이었다.
“좋습니다. 그런데 장관께서 오해하시는 거 같은데, 만주든 연해주든 그건 과정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중요한 건 승리로의 과정이지요. 러일전쟁 당시에는, 일본이 영국과 미국에게 막대한 차관을 빌려서 전쟁을 했지요.”
“차관이 필요하시다면 얼마든지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급한 건 돈이 아니었다. 대전쟁 결과 한국은 채무국에서 채권국이 됐다. 미국에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영국도 돈을 빌려줄 여유가 있지도 않을 터였다.
이선이 원하는 건 따로 있었다.
“돈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예산은 우리도 넉넉합니다.”
“그럼 무엇을 원하십니까? 무엇이든 말씀해 주십시오.”
“교통이 극도로 불편한 러시아 극동에서 전쟁을 하려면, 보병만으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처럼 기병에 의존할 수도 없지요.”
“물론 그렇지요.”
“짐은 영국과 프랑스가 대전쟁에서 새로이 보인 기술과 군사교리를 높이 평가합니다. 두 나라야말로 세계 최강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지요.”
이선은 씩 웃었다.
“장관께서는 마침 육군부와 항공부를 맡고 계시지 않습니까? 최신 전차와 전투기를 한국에 판매하고,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보장해 주십시오.”
엄밀히 말하면 한국도 라이트 형제를 초빙해 받아들인 항공기술, 러시아와 합작해서 얻은 폭격기가 있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선진적인 전차와 전투기를 운용하는 건 프랑스와 영국이었다. 대전쟁의 중대한 성과였다.
“그, 그건…….
“예전에 해군부를 맡고 계실 때는 한국이 전함도 구매했었지요. 사실 한국에는 전함보다 전차와 전투기가 더 시급합니다.”
한국은 오스만 대신 영국 전함을 구매하였다. 처칠의 패착이 될 오스만 전함 압류와 참전을 막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영국-러시아 협상의 압박에 공포를 느낀 오스만은 독일과 동맹을 맺었고, 갈리폴리 참사가 발생하고 말했다.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아니, 프랑스는 신생국 폴란드에도 FT-17도 지원해 주던데, 영국은 동맹이라는 한국을 위해 그 정도 도움도 못 해 주는 겁니까? 예전 러시아는 기술이전과 현지 생산에 아주 관대했는데. 설마 영국은 한국군을 고기방패로만 쓸 생각은 아니었겠지요? 짐은 기갑부대와 항공부대가 있어야만 전쟁을 시작할 겁니다.”
순간 처칠은 자승자박(自繩自縛)에 걸린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