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The Age of Revolution RAW novel - Chapter 605
3부 20화 세계 신질서
로이드조지는 영국군 개입은 없을 거라 못을 박았고, 오직 러시아의 주변국을 이용한 봉쇄만을 허용했다. 한국을 러시아와의 전쟁에 끌어들이자고 제안한 건 처칠 자신이었고, 반드시 성사되리라고 로이드조지에게 호언장담했다.
만주와 연해주를 낚싯밥으로 걸면 한국이 낚이리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선의 답변은 이런 것이었다.
「만주와 연해주는 우리가 스스로 쟁취할 수 있다. 정녕 한국과 러시아와의 전쟁을 원한다면, 승리에 필요한 최신기술을 내놓아라. 그러면 검토해 보겠다.」
처칠은 전차와 항공기 생산 및 배치를 총괄하는 육군부 및 항공부 장관이었으므로,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은 충분히 내릴 수 있는 결단이기는 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현시점에서 영국이 최신기술을 공유하는 건 영연방 자치령, 즉 캐나다·호주·남아프리카 정도였고, 프랑스와도 제한적인 협력을 했다.
최신기술을 넘긴다는 건 천하의 처칠도 쉽게 내릴 수 없는 판단이었다.
“폐하의 제안은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으나, 이 사안은 제가 혼자 결정할 수 없습니다. 내각에서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얼마든지 답을 기다리지요. 자, 복잡한 이야기도 끝났으니 편하게 술이나 마십시다.”
다음날, 비록 숙취는 발생했지만 이선은 상쾌한 기분이었다.
처칠은 술기운에 취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모두 가능하나, 내각에서는 반대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한국이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성사되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역시 대영제국은 대한제국 최고의 우방이자, 윈스턴 경은 한영우호의 상징입니다!”
그게 진담이든 호언장담이든 간에, 이선은 아무래도 좋았다. 처칠은 한국을 이용할 생각이었고, 이선도 영국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1919년, 세계를 영국이 쥐락펴락하는 ‘팍스 브리타니카(Pax Britannica)’ 시대는 끝났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해가 서서히 지고 있었다. 대신 미합중국이라는 새로운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아직 한국의 만주 지배를 공식적으로 승인한 나라는 없었다. 세계대전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열강이 한국의 장악을 묵인한 것에 가까웠다. 대전쟁이 끝난 시점에서 열강은 다시 만주의 문호개방을 요구할 수 있었다.
한국은 이미 만주의 실질적인 지배는 쟁취했다.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나라는 영국이 아니라 국경을 접한 러시아, 그리고 태평양을 넘어 아시아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미국이었다.
결국 한국 대표단의 목적은 만주가 한국이 확보한 독점적 세력권임을 공인받으러 온 것이었다.
민족자결주의라는 미사여구가 시대정신으로 떠오르고, 미국과 러시아가 앞장서서 이를 부르짖는 상황에서, 한국도 최대한 이에 맞춰 가면서 만주 지배를 공인받아야 했다.
청국의 민족들, 즉 ‘만몽회장’의 자결(自決)을, 한국이 후원하고 보호하는 형태여야 했다. 식민지가 아니라, 보호국이 되어야 했다.
‘그렇다면 청국의 독립과 만몽회장의 자결을 방해하는 적이 필요하기는 해. 청국의 주적은 당연히 중국이지만, 현시점에서 서구 열강에게 중국이 위협적인 적으로 여겨질 리가 없으니. 서구의 새로운 악역으로 떠오른 러시아가 그 역할을 맡아 줘야지.’
러시아 민주연방공화국은 세계 약소민족의 후원자를 자처하고, 기존의 러시아 제국주의에서 탈피할 것을 선언했다. 말뿐만 아니라, 러시아제국의 아시아 세력권이었던 북만주, 외몽골, 동투르키스탄, 북부 페르시아에서도 자발적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서구 열강은 러시아를 계속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았고, 꿍꿍이를 감춰 놓은 전략적 철수라고 인식했다. 이선은 이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원 역사의 일본이 러시아 남하 저지를 명분 삼아 한반도 침탈을 정당화한 것처럼 말이지.’
실제 러시아제국은 한반도를 지배할 계획이 없었으나, 영국의 의심을 파악한 일본이 ‘극동의 헌병’을 자처하며 러시아와 일전을 벌였다. 영국은 일본과 동맹을 맺어 힘을 실어 주었고, 일본의 한국 병탄을 지지했다. 영국의 고질적인 루소포비아가 한국의 운명을 결정지은 것이었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극동의 헌병을 자처할 필요가 없었다. 전략적 모호함을 유지한 상태로, 유사시 러시아에 개입할 의사를 보이면서, 러시아 사회주의라는 ‘붉은 유령’의 위협에 느끼는 서구 열강에게 기대감을 안겨 주며 최대한 이익을 얻어낼 생각이었다.
‘최신 전차와 전투기 기술을 흡수하면 큰 도움이 될 터.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에는 시간이 걸릴 터이니, 그 사이에 러시아 정세가 어떻게 바뀔지 아나.’
클레망소와 처칠은 당장이라도 한국이 극동러시아를 공격하길 원하겠지만, 이선은 전략적 모호함을 유지한 채 최대한 시간을 질질 끌려고 했다.
꼭 필요하다면, 개입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유럽전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겠지만.
‘그럼 일본, 프랑스, 영국은 어느 정도 달래 놨고. 남은 건 미국과의 협의군.’
이선이 만주 문제를 놓고 협의하려는 나라는 미국이었다. 이를 위해서 윌슨이 원하는 새로운 세계질서, 국제연맹에 얼마든지 협조할 생각이었다.
* * *
3월 22일, 의회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에 다녀온 윌슨 대통령이 파리에 복귀했다.
윌슨은 거듭된 국내외의 논쟁으로 기력이 다 빠진 상태였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요구사항이 너무나도 많군.”
야당 공화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민주당 내 고립주의자들도 윌슨의 강화조약과 국제연맹 구상에 반발했다. 오히려 적극적인 대외 개입을 주장하는 공화당 내 시어도어 루스벨트 파벌이 이념적으론 더 비슷할 정도였다.
하지만 1920년 대선 출마를 고려하던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1월에 사망하면서 그를 따르던 파벌도 분산되었고, 윌슨은 양당을 설득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했다.
힘겨운 국내정치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윌슨에게 강화조약의 온갖 산적한 문제가 덮쳐 왔다.
“배상금은 영국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만큼 받아 내야 합니다. 독일이 전상자 연금을 책임져야 합니다!”
“독일을 완전히 무장 해제하고, 두 번 다시 프랑스에 맞설 수 없게 해야 합니다! 독일이 배상금을 못 낸다면, 현물로라도 받아 낼 겁니다.”
“이탈리아는 결코 피우메와 달마티아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린 최고위원회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일본은 인종평등규약이 국제연맹의 전문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요구하는 바입니다. 또한 독일령 산동을 넘겨준다는 약속을 이행하길 바랍니다.”
“동유럽 국경 문제는 독일과 러시아를 모두 견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합니다. 특히 폴란드는…….”
“윌슨 대통령의 15개조 요구가 강화조약의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국제연맹 규약위원회 의장이자 파리강화회의의 상징인 윌슨을 향한 요구사항은 끝이 없었다.
윌슨은 돌아 버릴 지경이었다. 대외적으로는 극비였지만, 만 62세를 맞이한 윌슨의 건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었다. 고혈압은 위험한 수준이었고, 머지않아 그를 괴롭힐 뇌경색의 징조도 보였다.
미국과 유럽에 만연해 있는 스페인 독감도 윌슨을 위협했다. 이미 대표단 중에 감염된 이들도 있었고, 대부분은 치유되었으나 영국 전권위원 마크 사이크스 경이 독감으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강화회의 사절들은 일제히 애도를 보냈지만, 중동을 분할한 사이크스-피코 협정 당사자의 죽음에 아랍인들은 조소를 보냈다.
“근래 윌슨 대통령이 갑자기 화를 내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신경증인가?”
“건강이 안 좋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보군.”
배상금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몇 시간 동안 앉아서 논쟁을 경청하던 윌슨이,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지르는 사태가 있었다.
“논리, 빌어먹을 논리! 젠장, 좋소. 배상금에 연금을 포함시키겠소!”
‘영국 국민보험의 아버지’인 로이드조지는 집요할 정도로 독일의 배상금에 영국 전상자 연금을 추가하길 원했고, 난색을 표하던 윌슨도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윌슨은 갈수록 심해지는 연합국의 요구와 장황한 외교적 용어, 형식적인 절차에 질려 있었다. 그는 바로 문제의 본질을 논의하고 싶었다.
이선이 마침내 윌슨과 회견할 무렵, 윌슨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한계에 몰려 있는 상황이었다.
“세계평화의 수호자이자 새로운 국제질서를 개척하고 있는 대통령 각하께 경의를 표합니다.”
“연합국의 승전과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하신 황제 폐하께 경의를 표합니다.”
이선의 찬사에 윌슨도 답례했다. 하지만 유럽에서 이런 찬사를 수없이 들어왔던 윌슨이기에, 이제 외교적 찬사에 질려 있는 상태였다. 이선은 윌슨의 심리를 짐작했다.
‘칭찬도 계속 들으면 지겹다고, 지칠 만도 하지. 나도 아시아의 희망이라는 소리 들으면 오히려 당황스럽기만 한데.’
“각하께서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십니다. 세계평화와 새로운 국제질서 수립, 국제연맹 조직은 그 상징이 되겠지요. 대한제국은 국제연맹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윌슨의 심리를 짐작함에도, 이선은 찬사를 멈추지 않았다. 국제연맹은 강화회의에 지친 윌슨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이었다.
“감사합니다, 폐하. 한국은 아시아의 모범적 국가로서, 국제연맹의 중요한 회원국이 되어 주리라 기대합니다.”
윌슨이 끝내 열강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도, 어떻게든 세계를 국제연맹 체제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함이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국제연맹에 회의적이었고, 이탈리아와 일본은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지 않으면 국제연맹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까지 다녀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아닙니다. 폐하께서 먼 길을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지요.”
“미국 국민이 각하의 남다른 이상과 놀라운 식견을 이해해 주어야 할 터인데요.”
강대국들이 국제연맹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근데 정작 미국이 국제연맹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코미디도 그런 코미디가 없지.’
국제연맹이 시작부터 반신불구가 된 건,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가장 강력한 주창자였던 미국이 빠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윌슨의 호소에도 상원은 끝내 베르사유 조약과 국제연맹에 부결을 던졌다.
“예, 최선을 다해 국민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상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어 다행입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박빙의 승부였지요.”
원 역사에서는 1918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에서 49:47 박빙의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변화한 역사에서는 미국의 참전 기간이 실제보다 짧고 승전이 더욱 순조로운 덕인지, 미시간 주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출마한 ‘자동차 왕’ 헨리 포드가 뜻밖의 승리를 거두며 48:48 동률을 이뤄냈다.
48:48 동률이 발생하자,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관례에 따라 민주당이 간신히 다수당에 올라섰다. 대외정책과 조약을 총괄하는 상원 외교위원회를 민주당이 장악하자, 윌슨의 외교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민주당을 상원 다수당으로 만드는데 기여했으니, 잘해 보시오.’
기실 진작부터 포드사와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었던 이선이 포드의 승리에 협조했고, 현대적 선거운동에 나선 포드는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 기업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순간이었다.
포드는 상원에서 친한파 정치인으로 활동했는데, 내막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물론 윌슨과 민주당 지도부는 알지 못했다.
“수많은 회의에 참석하느라 각하께서 많이 피곤하실 터이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대한제국은 산동 문제에 대하여 미합중국과 전적으로 같은 입장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중화민국 전권대표, 외교총장 육징상(陸徵祥, 루정샹)은 산동 반환과 일본의 13개조 요구 무효를 호소했다. 절대로 청도(칭다오)를 포기할 의사를 보이지 않는 일본과 달리 한국이 순순히 연대를 반환하겠다고 하자, 중화민국 대표단은 크게 기뻐했다.
“대한제국은 독일 제국주의로부터 수복한 연대를 아무 조건 없이 중화민국에 반환하는 바입니다.”
“귀국은 정녕 중국의 벗입니다! 중국 인민은 귀국의 우의를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중국도 한국이 만주에 야욕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이미 자신들의 손을 떠난 청국의 일이니 상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산동은 달랐다. 중국은 결코 ‘중화문명의 본향, 공자의 고향’에 인접한 산동을 외세에게 넘겨줄 생각이 없었다.
“귀국의 현명한 판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본도 대국적 판단을 내려 주면 좋으련만 말입니다.”
“아무리 설득해도 통하지가 않더군요.”
일본이 산동 문제를 제외하고는 전적으로 미국의 정책에 동조하고 있음에도, 윌슨은 일본이 아시아와 태평양에서 미국의 경쟁자로 떠오르길 원치 않았다.
윌슨이 산동 문제에서 중국의 편을 들어주는 건, 민족자결주의 원칙에 충실해서라기보다는 일본을 견제하기 위함이었다.
“대한은 민족자결주의를 진정으로 존중합니다. 산동의 역사적 연원이 중국에 있는 이상, 당연히 중국으로 반환되어야겠지요.”
물론 이선의 말에는 다음의 논리가 숨어 있었다.
“마찬가지로 만주의 역사적 연원은 중국이 아닌 청국에 있습니다. 만주는 만주족에게, 몽골은 몽골족에게, 동투르키스탄은 회족에게, 티베트는 티베트족에게 귀속되어야 합니다.”
“민족자결의 원칙에 충실하려면, 당연히 그래야겠지요.”
“다만 청국의 국방이 너무나 허약하고 민족 간의 단결이 되지 않아 우려가 됩니다. 지금은 다행히도 러시아가 제국주의적 야욕을 저버리고 민족자결의 대의를 존중합니다만, 혹여 제국주의 정책을 재개한다면…….”
“끊임없이 남하를 추구했던 러시아의 과거를 생각해 보면, 충분히 우려가 되는 사항입니다.”
이선은 중화민국이 아니라 러시아를 우려하는 서방의 취향을 존중하여, 장차 청국의 자결을 위협할 나라는 러시아라는 암시를 했다.
“민족자결을 존중하는 국가, 진보적이고 문명적인 국가가 청국을 보호해야 합니다. 귀국이 앞장서 주십시오.”
이선은 일부러 공을 윌슨에게 넘겼다. 윌슨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리라고 일부러 넘긴 공이었다.
“말씀은 대단히 감사합니다만, 중국의 문호개방을 보장하는 미합중국이 앞장서서 청국을 보호하기는 힘듭니다. 다만 간접적으로 힘은 보탤 수 있지요.”
“아, 그렇습니까. 만주 문명화의 상징인 남만주철도는 한미우호의 상징이니, 만철과도 같은 협력이 이뤄지면 좋을 것입니다.”
만주 최대의 부를 보유한 남만주철도는 한미일 합작이었다. 한국이 주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도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만주 경제에 미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했다.
한국은 한청보호조약을 체결한 후 미국을 배려해서 청국 재정고문은 미국인의 몫으로 남겨 두었다.
초대 재정고문은 윌슨의 측근이자, 현 파리강화회의 미국 대표단에 포함된 찰스 크레인이었다.
윌슨은 한국의 ‘배려’에 만족감을 표했고, 이선의 말처럼 남만주철도는 한미우호의 상징이었다.
“만철만이 아닙니다. 한국은 미국과 각하가 추구하는 세계 신질서에 전적으로 협력할 것입니다.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안에서도 그렇습니다.”
미국이 추구하는 세계 신질서에 전적으로 협력한다는 말은 외교적 헌사만이 아니었다.
장황한 외교적 표현과 형식적인 절차에 지쳐 있던 윌슨에게, 이선의 구체적 제안은 충분히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