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The Age of Revolution RAW novel - Chapter 632
3부 47화 격발
8월 14일 시베리아 ‘군사지원’이 결정된 이후, 정부는 원산 총파업의 조속한 종식을 명령했다.
하지만 경찰력 투입에도 파업이 잠잠해지기는커녕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소식에, 정부는 초조했다.
“틀림없소. 이건 임금이나 인상해 달라는 시위가 아니오! 정부를 뒤엎으려는 투쟁이오. 시위에 가담한 외국 놈들 이야기 봤지요? 배후에 국제사회주의자가 있는 게 분명하오.”
“그렇다면 배후에 모스크바가 있는 거겠소?”
“말해 무엇 하겠소? 시기와 장소를 생각해 보시오. 대한이 러시아와 충돌하게 된 시점에 파업이 시작됐소. 파업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군수공업이 집중된 함경남도, 대러시아 수출의 핵심인 원산이오.”
“하긴 원산에는 러시아인들도, 러시아 체류 경험이 있는 자들도 많지. 모스크바의 조종을 받는 다거나, 좌익사상에 물들어 폭동을 조장한다는 건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오.”
사건의 선후를 따지면 러시아 개입과 무관한 갈등, 노동계급의 오랜 분노가 폭발한 자연발생적인 파업이었지만, 때마침 공교로운 시기와 장소는 정부 인사들의 의심을 샀다. 일부 외국인 노동자들의 참여는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외부 개입이 있다는 건 확실하지 않으나, 파업 지도층이 러시아에서 온 불순한 사상에 물들어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정부의 상황인식은 분명히 과장된 공포였다. 국내 치안의 총책임자인 내무대신 이규완은 외부개입의 증거를 찾지 못했지만, 심증이 물증을 압도했다.
“이래서야 러시아 군사개입은커녕 국내에서 더 문제가 커지겠습니다. 시베리아 군사작전에 지장이 없도록 해 주십시오.”
“음, 파업이 원산을 넘어 확대되면 곤란합니다. 조속히 진압하도록 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군무대신 박유굉과 내무대신 이규완이 강경론을 이끌었고, 총리대신 민영환도 고심 끝에 조속한 진압을 명령했다.
“총리,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만.”
“하문하시옵소서, 전하.”
“근래 원산 일대에서 파업이 거세다고 하는데, 상황은 어떻습니까?”
“심려 놓으시옵소서. 사회주의자들에게 현혹된 일부 불평분자들이 치안을 어지럽히고는 있으나, 그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순량한 신민들은 모두 복종하고 있습니다.”
“원산에 인접한 영흥은 우리 태조 고황제의 본향이니, 실로 함남은 왕조의 풍패지향(豐沛之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이 소요에 휘말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함흥과 원산 사이에 있는 영흥(永興)은 태조 이성계의 고향으로, 대한제국 선포 후에 신성화됐다.
오랫동안 낙후한 지역이었던 함경남도 일대에 중공업지대가 들어선 건,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대륙과 가깝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중요했으나, 태조의 본향을 우대한다는 명목도 있었다.
“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마땅히 소요가 확산되는 걸 차단하고, 조속히 진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이군요. 그래도 부황께 아뢰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성심을 어지럽힐 만한 일은 아닙니다. 신등에게 맡겨 주시면 조속히 처리하겠사옵니다.”
국무회의를 주관하는 이진의 물음에 대신들은 신속한 해결을 외쳤다.
대신들이 황제의 귀에 총파업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가 명령을 내리기 전에 해결을 외치는 건, 이선을 무시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총파업까지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을 물을 것을 두려워했고, 이선의 귀국 전에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알겠습니다. 비록 저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들어섰으나 본래 대한의 신민이니, 무력으로 진압하기 전에 효유(曉諭, 알아듣게 타이름)함이 바람직하리라 생각합니다.”
“신민을 굽어살피시는 전하의 지극한 뜻을 신등이 어찌 모르겠사옵니까? 마땅히 그리하겠습니다.”
독자적인 정보망이 없는 이진으로선 전적으로 대신들의 보고에 의존하고 있어, 파업 노동자들이 사회주의에 물든 불평분자라고 여겼다.
‘러시아의 선례를 보건대, 사회주의는 전염병이나 다름없다. 전염병은 반드시 차단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진은 진압보다는 효유를 우선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도 노동자들을 사살한 사건이 혁명의 서곡이 되지 않았나. 피를 흘리는 것보단, 가급적 저들이 스스로 물러나게 하는 게 가장 좋다.’
이진이 니콜라이 2세를 반면교사로 여기기 때문이었다. ‘피의 일요일’과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문제는, 정책 집행자들이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들은 조속한 해결을 원했다.
함경남도 원산부.
총파업 진압 책임자인 함경남도 치안국장 안환은 사태 해결을 종용하는 명령을 받았다.
「파업 지도부를 즉시 체포하고, 나머지는 효유하여 해산시켜라. 만약 저들이 효유에 응하지 않고 반항한다면,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진압하라. 늦어도 23일까지는 상황을 종료하라.」
“쯧, 진작 이렇게 했어야지. 빨간 물이 든 놈들은 말로만 해선 안 되는 법인데.”
경무청 정치경찰 출신인 안환은 일명 ‘경무청 염라’라고 불리던 강경파였다. ‘광무 8년 대역음모사건’ 당시 경무청 신문(訊問)과장으로 ‘친일 역적’들을 무자비하게 고문해서 자백을 받았던 장본인이었다.
안환은 그 후 승승장구하며 차기 경무총감 후보로까지 언급이 되었으나, 자유주의 성향의 서재필 내각이 들어서면서 출세의 종지부를 찍었다. 서재필은 정치경찰을 경무청에서 물갈이했고, 안환도 함남 치안국장으로 좌천되었다.
한직으로 물러나 몰락을 곱씹던 안환에게, 원산 총파업은 오히려 환영할 일이었다. 총파업을 진압하고 황성으로 복귀할 절호의 기회였다.
때마침 현직 총리인 민영환과 내무대신 이규완은 광무 8년 대역음모사건 당시 내무협판과 경무총감으로 수사를 진두지휘했고, 안환은 그들을 보좌한 바 있었다.
“그때와 똑같구나. 단지 적이 쪽발이 앞잡이 유신회에서 마우재 앞잡이 빨갱이들로 바뀐 거지.”
안환은 얼마든지 무력을 행사해 진압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무력 사용허가가 떨어지기 전부터, 안환은 경찰과 헌병을 동원해 원산 시내에 위압감을 조성했다. 그럼에도 파업의 기세가 떨어지지 않아 눈엣가시로 여기던 참에, 마침내 진압 명령이 떨어졌다.
안환은 무력 사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극우단체인 국수단(國粹團)을 동원해 파업 노동자들을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주로 퇴역군인들로 구성된 우익 팽창주의 단체인 국수단은 원산상공회의소에 고용되어 정치깡패 노릇을 하고 있었다. 마치 이탈리아 ‘전투파쇼단’의 역할과 흡사했다.
“대한국군이 러시아 과격파를 무찌르고 의리를 바로 잡기 위한 성전을 앞두고 있는데, 전진기지인 원산에서 파업을 일으켜? 이놈들이 반역자가 아니면 무엇이냐!”
“마우재 앞잡이 빨갱이들을 모조리 죽여라!”
“그렇다! 빨갱이들은 마음껏 죽여도 좋다!”
곤봉과 채찍으로 무장한 국수단은 원산노련 사무실을 습격해 파업지도부를 공격하고, 저항하는 노동자들에게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했다.
“국수단 놈들을 몰아내자!”
“자본의 개들에 맞서 싸우자!”
노동자들도 그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투석전을 벌이며 국수단에 저항했다.
격렬한 싸움 끝에 수적으로 불리한 국수단이 감당이 되지 않는다는 듯이 상공회의소 방향으로 퇴각하자, 기세가 오른 노동자들은 상공회의소 건물을 공격했다.
“여기가 바로 놈들의 본부다!”
“박살 내! 전부 다 없애 버려!”
“동지들! 진정하시오! 폭력행위는 안 됩니다!”
“폭력은 저놈들이 쓰고 있는데 맞고만 있으란 말이오?”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흥분한 노동자들은 상공회의소 건물을 때려 부수고 불을 질렀다.
총파업의 강령인 ‘완력으로써 맹동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폭도, 폭동입니다. 좌익 폭도들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도주한 상공회의소 자본가들은 경찰에 진압을 호소했다. 잘 짜인 시나리오대로였다.
“파업이 폭동으로 전환됐다. 외국의 조종을 받아 폭동을 일으켜 국체를 위협하는 원산노련 간부들을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다.”
무장경찰과 헌병대가 원산 시내로 투입되었다. 이들은 즉시 원산노련을 습격, 파업 지도부를 모조리 체포하여 압송했다.
지도부를 상실한 노동자들은 어찌할 줄을 몰랐다. 이들을 향해 경찰의 ‘효유’가 쏟아졌다.
「대한의 적, 소비에트 러시아의 조종을 받는 매국적 폭동 지도부들은 모조리 체포되었다. 매국노들에게 놀아나 파업을 일으켜 치안을 문란케 한 너희들의 죄도 적지 않으나, 정부는 황태자 전하의 명을 받들어 특별히 관용을 베풀기로 했다. 즉시 해산하여 공장으로 복귀한다면, 여죄는 묻지 않고 정상 참작하겠다.」
“원산노련이 러시아의 조종을 받는다고? 이게 무슨 개소리야?”
“그럴 리가 있나! 순검 놈들의 개수작이지!”
“애초에 폭력은 국수단 놈들이 먼저 썼는데, 왜 그놈들은 체포하지 않고 노동자들만 체포하나?”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동지들, 일어섭시다!”
고비마다 중요한 판단을 내렸던 원산노련 지도부가 체포된 시점에서, 군중심리가 집단을 지배했다.
경찰과 헌병, 자본가와 국수단에 대한 분노를 공유하는 노동자들은 순순히 ‘효유’에 응하지 않았다.
광무 23년 8월 22일.
8월의 뜨거운 열기가 원산 시내를 달궜다.
노동자들이 내뿜는 분노의 열기는 이에 못지않았다. 2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항만과 공장지대에서 경찰서 방향으로 행진했다.
“8시간 노동제 실시하라!”
“최저임금제 도입하라!”
“외국인 감독관 파면하라!”
“노동자 대우를 개선하라!”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인정하라!”
“원산노련 동지들을 석방하라!”
“국수단 깡패들을 징벌하라!”
“순검과 헌병은 원산에서 물러나라!”
시위대가 경찰서에 접근하자, 기마경찰과 무장경찰이 일제히 도열했다.
이들은 예전처럼 곤봉과 채찍만으로 무장하고 있지 않았다. 모두 소총을 들고 있었다.
“나는 함경남도 치안국장 안환이다! 황태자 전하와 정부의 명령을 받아 치안회복을 위해 왔다! 시위대는 즉각 해산하라! 너희들은 지금 보안법을 위반하고 있다!”
경찰들 사이에 있던 안환이 확성기를 들고 해산을 종용했다.
“원산노련 동지들을 석방하시오!”
“그럴 수는 없다! 그자들에게는 대역(大逆) 혐의가 있다. 너희들도 반역자가 되고 싶지 않으면 즉각 해산하라!”
“우리는 반역자가 아니오! 황태자 전하께 직소하겠소!”
노동자들은 해산하지 않고 경찰서를 향해 움직였다. 경찰과 노동자들의 간격이 좁혀졌다.
“즉시 해산하라! 너희 바로 앞에 선이 그어져 있다. 그 선을 넘으면 발포하겠다!”
안환의 경고에 시위대 전열(前列)이 움찔했다. 그러자 상황을 알지 못하는 후열에서 전열을 향해 소리를 높였다.
“뭐야? 왜 갑자기 멈추는 거야?”
“사람은 많은데 좁아터진 데서 뭐 하는 거야?”
“경찰들이 협박하는 모양이야!”
“아, 사내답게 가라고! 우리가 훨씬 많잖아!”
지도부 없는 군중은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결국 후열의 아우성에 전열의 노동자들이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설마 정말로 쏘겠나? 갑시다, 동지들!”
시위대는 의지를 되살리듯 서로의 몸을 팔로 엮으며 앞으로 행진했다.
“분명히 세 번이나 경고했다. 발포하라.”
“바, 발포요? 정말로 쏩니까?”
원산경찰서장이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되묻자, 안환이 차가운 어조로 내질렀다.
“총은 쏘라고 있는 거지, 가지고 놀라고 있는 게 아닐세!”
“그, 그래도 저들도 대한국민인데…….”
“저놈들은 러시아 과격파들의 조종을 받는 빨갱이들이야! 빨갱이는 대한국민이 아니다! 적이라고, 알겠나! 명령대로 해!”
“알겠습니다!”
상관의 명령에 서장은 거수경례를 하며 발을 굴렀다.
“발포하라!”
“저들을 향해 쏘라고요?”
무자비한 무장경찰들조차도 발포 명령에 당혹감을 느꼈으나, 서장은 안환의 말을 그대로 인용했다.
“저놈들은 러시아 과격파들의 조종을 받는 빨갱이들이다! 빨갱이는 대한국민이 아니다! 적이다!”
“그, 그래도…….”
“명령이다! 명령대로 해! 격발! 발포!”
눈치를 보던 경찰들은 명령이란 말에 복종했다. 상명하복을 당연히 여기는 이들에게 ‘상관의 명령’이란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다.
“민중의 기, 붉은 기는, 전사의 시체를 감싼다. 시체가 굳어 차가워질 때까지, 피는 깃발을 물들인다!”
“비겁한 자여, 갈 테면 가라, 우리들은 붉은 기를 지키리라!”
시위대가 부르는 적기가는, 불행하게도 암시가 되고 말았다. 노래가 막 끝나는 순간, 총성이 울렸다.
탕! 탕탕!
“으아악!”
“가, 갑돌아!”
“저놈들이 정말로 쐈다!”
“죽일 놈들!”
“도, 도망쳐!”
탕! 탕탕탕!
총알은 계속 쏟아졌다. 피를 보고 이성을 상실한 경찰들은 5연발 소총을 난사했다.
원산경찰서 앞 도로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전열에 있는 노동자들은 피를 내뿜고 쓰러지고, 후열에 있는 노동자들은 서로 밀치다가 쓰러지고 짓밟혔다.
“사격 중지! 사격 중지!”
시체가 거리에 널브러지고 시위대가 도주하기 시작하자, 대열이 완전히 무너졌다. 사격 중지 명령이 떨어졌지만 그건 관용을 베풀기 위함이 아니었다.
“기마경찰은 추격하여 모조리 체포하라! 반역자 빨갱이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마라!”
기마경찰이 출동하여 도망치는 노동자들의 등에 채찍을 휘둘렀다. 살아남은 노동자들도 압도적인 폭력을 피해 자리에 주저앉아야 했다.
그야말로 카자크의 재림이자, 피의 일요일 사건의 재판이었다.
“맙소사…….”
도로 위의 참상을 본 관찰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수천 명의 대열은 완전히 박살 나 있었다.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수백 명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빨갱이 새끼들, 국가권력 무서운 줄 모르고. 감히 지엄한 국체에 도전해?”
안환은 차가운 어조로 내뱉었다. 그는 결코 이 상황을 ‘학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국체에 도전한 반역자에 대한 국가의 정당한 ‘진압’이자 ‘승리’였다.
편협하고 냉혹한 공안경찰의 세계관에선, 세계혁명을 부르짖는 소비에트 러시아를 향한 대한제국의 서전(緖戰)이 벌어졌을 뿐이었다.
보고를 받은 정부는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것보다는 파업 종료에 만족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유혈 진압을 정당화하기 위해 공식 발표를 했다.
「광무 23년 8월, 노동해방과 계급혁명 이념으로 물들어 원산에서 폭동을 꾀했던 좌익 과격파 무리가 당국의 노력으로 일소(一掃)되었다.
소위 원산노동연합회는 러시아 과격파들의 조종을 받는 국제사회주의 하부조직으로, 악성분규를 조장하고 불법 집단사태를 주도하며 폭동을 부추겼다.
정부는 황태자 전하의 명을 받들어 저들을 효유하며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좌익 폭도들이 경찰서를 습격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으므로, 현지경찰은 치안 유지를 위해 부득이하게 발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마침내 원산의 치안은 회복되었고, 도시의 평화를 되찾았다. 주민들은 공포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게 되었다.」
공식 발표는 왜곡으로 점철되어 있었으나, 정부 입장에서는 ‘진실’이었다.
기실 이 시대의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아니 인권이 중시되는 서양 국가들도 총파업에 가혹한 조치를 취했다.
러시아 혁명 이후, 자본주의 국가들은 사회주의 혁명의 가능성을 혐오하고 두려워했다. 이미 총력전으로 수백만의 피를 갈아 마신 국가 지배층에 피 몇 방울 더 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하지만 토머스 제퍼슨의 말처럼,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이다.
진실은 영원히 어둠 속에 갇혀 있을 수 없었다.
역사는 이 참상을 비무장 시위대를 향한 ‘8.22 학살’로 기억하게 될 터였다.
민중을 향한 총알이 격발(擊發)되었고, 그로 인해 민중이 격발(激發)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