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The Age of Revolution RAW novel - Chapter 676
3부 91화 각자의 마음
황태자 이진의 탄일, 천추경절을 앞두고 국혼 추진은 속도를 냈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이진의 ‘진심’을 파악하기 위해 이선은 종종 술자리를 함께했다. 이선이 황성에 없을 때는, 의친왕 이강으로 하여금 대신하게 했다.
음주가무라면 황실 내에서 따라올 이가 없는 이강이었다. 영친왕 이영의 귀국 환영을 명분으로 삼아 의친왕부가 있는 사동궁에서 주연을 열었다.
주연이 끝난 후에도, 이진은 숙부에게 붙잡혀 심야 시간까지 술을 마셔야 했다.
“숙부님, 내일 정무가 있어서 오늘은 이만…….”
“태자 전하, 그 무슨 말씀이십니까. 영친왕하고는 오랜만에 재회인데 벌써 일어나실 생각이십니까?”
이진이 일어나려고 해도, 이강은 어떻게든 주저앉혔다. 조카의 속내를 듣기 전에는 보내 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술이 거듭 돌면서, 이진은 점점 더 취해 가고 있었다.
“전하, 연이 참 잘 생기지 않았습니까?”
“예, 참으로 귀공자입니다.”
“우도 9살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의젓한 귀공자더군요. 과연 운현궁을 이을 재목입니다.”
이강과 이영은 서로의 자식을 칭찬했다. 이진도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영친왕에게서 저렇게 빼어난 아이가 태어나다니. 생각도 못 했던 일이지요. 여자 손목도 못 잡는 샌님이었는데. 절세미인을 아내로 얻을 줄이야, 하하.”
“형님…….”
껄껄 웃으면서 아우를 놀리던 이강은, 이진을 향해 화살을 돌렸다.
“장차 태자의 뒤를 잇게 될 태손도 분명 빼어난 용모를 지니게 될 겁니다. 동서양을 대표하는 최고 명문가, 대한 황실과 로마노프 왕가의 후예일 테니.”
“푸훕!”
순간, 술을 들이켜려던 이진은 바보처럼 흘리고야 말았다.
“벌써 취하셨습니까, 전하.”
“송구합니다. 그런데 숙부님, 무슨 말씀을…….”
“저희도 다 알고 있습니다. 성상께서 전하와 타티야나 공주의 국혼을 추진 중이지 않으십니까. 황명을 받들어 저희가 성심껏 돕겠습니다.”
부친으로부터 국혼을 추진 중이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이진은 일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전하께서 3년 전에 페트로그라드에서 타티야나 공주와 약혼을 하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저는 그게 불가능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경하드립니다, 태자 전하.”
이영이 옛일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겼다. 이진이 처음으로 속내를 밝힌 바로 그 날의 일이었다.
니콜라이 2세 일가의 망명을 추진하기 위해 이진이 타티야나와 약혼을 하겠다고 했을 때, 이영은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만류했었다.
“예, 뭐,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지요.”
“오오,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인가. 위기에 처한 여인을 구하려고 직접 나서다니. 공주를 향한 전하의 연모가 깊고도 오래된 일이었군요. 참으로 낭만적입니다. 하하.”
“…….”
이진은 거푸 술을 들이켰다. 술에 취한 탓인지, 부끄러운 탓인지 이진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무릇 왕가의 혼인이란 군주의 뜻을 따르는 것입니다만, 여기 영친왕의 사례를 볼 수 있듯이 사랑으로도 이뤄질 수 있지요. 성상께서는 아드님을 아끼시니까, 태자께서 원하는 국혼을 허락하시는 겁니다. 전례 없는 일이라 여러 난관이 있겠지만, 저희도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제 처는 이미 경험이 있는 만큼, 태자 전하와 공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숙부님들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이진은 감사를 표하면서도, 속내는 복잡하기 짝이 없었다.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이야. 외국에만 있던 영친왕 숙부까지 귀국해 나설 정도라니, 정녕 부황께서는 이 국혼을 성사시킬 생각이시로구나.’
“성상께서 당주 역할을 하는 올가 공주와 이미 합의를 이뤘다고는 하나, 혼인의 당사자인 태자가 타티야나 공주에게 직접 의사를 전달하는 게 좋다 하셨습니다. 이번 천추경절을 즈음해 직접 말씀하심이 어떠신지?”
“예, 고려해 보겠습니다.”
일이 여기까지 왔지만, 이진은 확신을 갖지 못했다.
애초에 왕가의 국혼이라는 게 사랑으로 이뤄지는 일이 아니었고, 그 자신도 부친이 혼처를 정해 주는 대로 따를 생각이었다. 군주는 국가를 위해 인간으로서의 삶은 억누르는 게 도리 아니었던가?
결국 ‘자신의 뜻’대로 타티야나와 국혼을 추진하게 됐지만, 이진은 감정보다 국혼이 가져올 정치적 파장을 먼저 생각했다.
‘그래, 뭐. 타티야나 공주라면 훌륭한 황태자비가 될 수 있겠지. 대제국의 공주로서 격이 높고, 아름답고 기품도 있으니. 대한의 황후로서 부족함이 없을 거야. 반대와 반감이 적지 않겠지만, 부황께서 하시는 일을 누가 감히 막겠는가?’
이진은 말없이 거듭 술만 들이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영이 충고했다.
“전하, 국혼의 상징성은 큽니다. 하오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하와 공주의 마음입니다. 제가 아내와 행복할 수 있었던 건,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부디 전하께서도 행복한 결혼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마치 자신의 속내를 들여다보고 하는 말과 같아, 이진은 뜨끔했다.
“영친왕의 말이 옳습니다. 태자께서 솔직한 속내를 밝혀 주셔야 합니다. 황태자로서의 의무를 떠나서, 혼례를 앞둔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말입니다.”
이강은 조카의 손을 붙잡고 토닥였다.
“친왕이 아닌 숙부로서 말하마. 진아, 네 부모님과 우리는 네가 어떤 선택을 해도 지지할 거다. 그러니 네가 마음을 잘 다잡고 결정을 내려 주길 바란다.”
이진은 새삼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단순히 황위를 이을 태자라서가 아니었다.
이선과 김아영의 맏아들로서, 이강과 이영의 장조카로서, 이형의 장손으로서, 이진은 황실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때로는 자신에게 주어진 막대한 의무에 숨이 막힐 것 같으면서도, 자신을 향한 기대와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예, 진은 부황과 숙부님들의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생일 즈음에, 타티야나 공주에게 직접 제 마음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오오! 잘 생각했다, 진아. 부디 잘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거라.”
마침내 조카가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한 이강은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자, 진의 혼례를 위하여, 대한의 창창한 미래를 위하여 건배!”
이강의 건배사에 세 사람의 술잔이 부딪쳤다. 이진은 술을 들이켜면서 문득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공주가 나를 어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을 대체 어찌 받아들이려나.’
이진은 단지 국혼에 동의한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타티야나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
활달하고 주관이 뚜렷한 다른 자매들과 달리, 타티야나는 조용한 성격에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편이었다.
어찌 보면, 성격적인 측면에서는 이진과 많이 닮아 있었다. 그래서 이진이 네 자매 중에서도 유독 그녀에게 끌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 * *
그 무렵, 로마노프 대공 5남매는 한동안 머물던 서경 평양부를 떠나 황성부로 이주했다.
정동 러시아대사관, 이른바 ‘아관(俄館)’이 5남매의 새 거처였다. 대한제국과 소비에트 러시아의 외교관계가 단절되면서 대사관은 한동안 비어져 있다가, 모처럼 주인을 맞이하게 되었다.
아관은 경운궁에서 지척이었으므로, 5남매는 종종 경운궁에 초청되어 궁궐을 산책했다.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알렉세이는 특별히 휠체어를 탔다.
“동양의 곡선과 서양의 직선이 참 아름답게 균형을 이룬 궁궐이군요. 동서양의 미가 잘 조화되어 있어요.”
“예, 경운궁은 황제 폐하께서 대한제국의 개화를 상징하는 궁전으로 건축하신 곳입니다.”
궁궐을 안내하는 역할은 정친왕 이안이 맡았다. 이진은 그러고 싶어도 매일 정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므로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럼 타냐는 앞으로 이 궁궐에서 계속 살게 되는 거지?”
“나스챠,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냐.”
동생의 갑작스러운 말에 타티야나는 얼굴을 붉혔다.
“대한제국의 법궁은 경복궁입니다. 비교하자면 페트로그라드의 겨울궁전에 해당되는 곳이 경복궁이죠.”
“그럼 경운궁은 페테르고프의 여름궁전 같다고 하면 될까요?”
“음, 비슷하겠네요.”
설명하던 이안은 기묘한 기분이었다.
‘형님이 타티야나 공주와 국혼을 올린다니, 상상도 못 했던 일인데.’
이진의 국혼 추진은 대한제국에서 아직까지 극비사항이었지만, 5남매의 수행을 맡고 있는 이안은 당연히 알게 되었다.
형제라지만 거리가 있는 이복형제이다 보니, 이안은 이진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로선 형의 선택이 뜻밖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형님은 영친왕 숙부처럼 사랑으로 혼인을 할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럼 대체 뭘 위해 하는 국혼인 걸까. 뭐, 아무려면 어때. 내 일도 아니고.’
이안은 꽤나 냉소적이었으므로, 형이 사랑으로 결혼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좋은 일이었다. 영친왕 이영의 아들 이연이 등장하면서, 이안은 더 이상 왕실의 유일한 혼혈 왕자가 아니게 되었다. 앞으로 이진이 타티야나와 결혼해서 혼혈이 태어난다면, 왕실의 혼혈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는 것이었다.
다른 이들과 다른 독특한 생김새로 인해 은근히 경원시되던 이안으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 그리 되면 자신은 더욱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저도 유럽의 궁전을 구경해 보고 싶네요. 어머니와 오라버니는 작년에 베르사유 궁전과 폴란드의 궁전들을 다녀왔었거든요. 나만 빼고.”
이안의 곁에 있던 이라가 오라비를 향해 곱게 눈을 흘겼다. 오라비보다 더 어머니 쪽을 닮은 이라는 커 가면서 더욱 아름다운 용모를 드러냈다.
마치 경운궁 석조전을 의인화한 것처럼, ‘동서양의 미가 잘 조화되어’ 있는 외모였다.
“어머니와 나는 외교상의 공무를 수행하기 위해 간 거라고 몇 번을 말하니.”
“알아, 안다고요. 그래도 나만 빼고 간 건 사실이잖아.”
“…… 말을 말자.”
남매간의 투닥거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자매들이 빙긋 웃었다.
“같은 남매라고 해도 우린 누나가 넷이고 남동생이 막내라, 뭔가 느낌이 다르네요. 안 왕자님은 예쁜 여동생이 있어 좋겠어요.”
“이제 나이도 열여섯인데 오라비한테 어리광 그만 피웠으면 좋겠어요.”
“동생이 그렇죠. 알료샤도 누나들한테 여전히 어리광 피우는걸요.”
“내가 언제!”
알렉세이와 이라는 얼굴을 붉히며 어리광을 피웠다는 사실을 부정했다.
“흠흠, 아무튼 봄이 되면 궁궐은 더 아름다울 거예요. 앞으로 서울에서 머무르게 되었으니까 내년 봄을 기약하지요.”
“예, 기대가 되네요.”
“작년 봄은 달니이(대련)에서 맞이하고, 올해 봄은 평양에서 맞이했지요. 내년 봄은 서울에서 맞이하게 됐네요.”
“계속 남쪽으로 가게 되네. 따뜻해서 좋겠다.”
로마노프 5남매는 새삼 세월을 느꼈다. 재작년 11월에 러시아를 떠나 망명한 지 꼭 2년이 되었다.
머나먼 동방의 나라 한국에서 살아갈 줄은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하물며 대한제국 황실에게서 국혼 제의를 받으리라고는.
“여러분, 궁궐 산책은 즐거우셨는지요.”
“친왕비 전하!”
5남매가 경운궁에서 아관으로 돌아가니, 영친왕비 이아나스타샤, 즉 아나스타샤 브론스카야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 대한제국 황실에서 배려해 주신 덕에 즐겁게 산책했습니다.”
“앞으로 종종 이럴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5남매도 영친왕비의 귀국을 반겼다. 외국에서 동포를 만난 것도 기쁘지만,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큰 심리적 위안이 된 것이었다.
“친왕비 전하는 오늘도 아름다우시네요.”
“별말씀을, 저는 이미 나이를 먹었답니다. 여대공 전하께서 한창 아름다울 시기지요.”
“아직 서른도 안 되셨으면서. 저도 아나스타샤 안드레예브나처럼 나이가 들었으면 좋겠네요. 우린 이름도 같은 아나스타샤니까요.”
“그래요, 아나스타샤 니콜라예브나 전하.”
5남매 중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은 아나스타샤가 영친왕비를 잘 따랐다.
“저, 오늘은 올가 여대공과 타티야나 여대공 전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찾았습니다.”
“예, 차를 준비할게요.”
남편 영친왕의 부탁으로, 이아나스타샤는 부모가 없는 타티야나의 친정 역할을 했다. 대한제국 황실의 어른으로서, 장차 시숙모가 될 사람이기도 했다.
타티야나는 황실에 고용된 영국인 여성 가정교사로부터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의 역사와 문화, 한국 황실의 예법 등을 빠르게 배워 나갔다.
“곧 있을 황태자 전하의 탄일 저녁에 무도회가 있을 예정이에요. 그때 타티야나 여대공께서 황태자 전하의 파트너가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예, 그러겠습니다.”
타티야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제국 황태자와의 국혼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그녀는 동요 없이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을 살았다. 약간 차이가 있다면, 막냇동생 알렉세이를 더욱 헌신적으로 대한다는 것이었다.
「타냐, 알료샤는 우리에게 맡기고 너는 한국어 교육을 더 열심히 받도록 해. 한국 황실에서 살아가려면 무엇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정통해야지.」
「응, 열심히 할게. 하지만 알료샤에게 소홀해지고 싶지 않아. 내가 결혼하면 앞으로 얼마나 자주 볼 수 있을지 모르잖아. 함께 있을 때 더 잘해 주고 싶어.」
타티야나의 헌신적인 성격을 아는 올가로서는, 동생의 마음을 이해하고 더 말하지 않았다.
“타티야나 니콜라예브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하의 마음입니다. 저는 남편과 사랑해서 결혼했고, 그 덕에 신분과 문화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하께서도 부디 그러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네,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저도 아나스타샤 안드레예브나처럼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국 황실과의 혼인이라는 경험 선배인 이아나스타샤의 조언에, 타티야나는 웃으면서 화답했다.
타티야나는 가문과 남매의 미래를 위해서 황태자와 결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망명자이자 아픈 동생을 둔 누나로서, 그녀는 이진과 사랑을 느낄 정도로 심리적 여유가 없었다.
‘이 결혼으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겠지.’
제국이 건재했을 때도 니콜라이와 알렉산드라는 딸들이 정략결혼이 아닌 사랑으로 결혼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국혼을 추진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제국이 무너진 후에 당주 역할을 하게 된 올가는 가문의 미래를 위해 결혼을 고려했다.
올가는 알렉세이 사후 로마노프 왕가를 계승할 경우를 대비해 미혼인 5촌 드미트리 대공과의 혼사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유럽 왕가에서 친족 간에 혼인은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드미트리와 올가는 4살 차이였으니 나이도 비슷했다.
장녀가 로마노프 왕가를 계승하기 위해 결혼한다면, 타티야나는 차녀로서 가문을 보호할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한제국 황태자는 보호자이자 후원자가 될 수 있었다.
마리야와 아나스타샤는 사랑으로 결혼하더라도, 올가와 타티야나는 가문을 위해 결혼할 생각이었다.
그를 위해서, 타티야나는 이진을 사랑하려고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