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The Age of Revolution RAW novel - Chapter 697

3부 112화 가례(嘉禮)

광무 26년(1922)의 새해가 밝았다.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이선이 황제에 즉위한 지 만으로 25년이 되는 해이자, 조선 건국으로부터 530년이 되는 해였다. 이선의 나이도 어느덧 쉰다섯이 되었다.

국상 기간이었으므로, 올해 원단(元旦)은 별다른 축하 없이 넘어갔다.

대신 1월 10일(신유년 음력 12월 13일), 고종 태황제의 소상(小祥)을 행했다.

음력으로 고인의 1주기가 되는 날은 소상으로, 이날은 온 가족이 모여 곡을 하고 제사를 올렸다.

제국의 예법에 따라, 황제와 황태자가 종묘에서 치제(致祭)하고, 궁내부 관리들이 진향(進香)하는 의식을 가졌다.

“사계절이 지나 일 년이 되어 천도(天道)가 한 번 변하였으니, 슬프고 측은한 마음이 새삼 솟구친다. 태황제께서 유교(遺敎)하시기를, 국가의 일이 중요하니 상례(喪禮)에 얽매이지 말라고 하시었으며, 특히 국혼의 일은 중요하니 국상 기간과 상관없이 행하라고 하시었다. 하나 자식 된 도리로 어찌 그럴 수가 있겠는가? 소상까지는 마땅히 도리를 지킴이 가하다.”

이선은 엄숙한 어조로 소상의 소회를 밝혔으나, 내심으로는 해방된 기분이었다.

‘지긋지긋한 상주 생활도 여기까지다.’

소상을 끝으로, 이선은 사실상 상주로서의 의무를 마쳤다.

원칙적으로는 만 2년이 되는 대상(大祥)까지 상주의 의무는 끝난 게 아니었으나, 군주가 반드시 사대부의 예를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었고, 역대 임금들도 반드시 의무를 지킨 것도 아니었다. 이선도 이만하면 충분히 도리는 다했다고 생각했다.

1월 28일, 음력 설날에 황실 종친들과 원훈, 대신들이 경운궁에 모여 신년 하례를 했다.

“황제 폐하, 성수무강하소서.”

태자 이진의 하례를 받던 이선이 답례하며 말했다.

“태자의 나이가 올해로 스물여섯이니, 실로 장성한 청년이다. 하루라도 빨리 가례를 올리는 것이 짐의 오랜 소원이다.”

기실 국본이 이 나이 되도록 혼례를 올리지 않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영국 왕태자 에드워드가 28세임에도 여태 혼례를 올리지 않아 부왕 조지 5세의 속을 썩히고 있다고는 하나, 그건 서양의 일이었다.

이선도 왕자 시절, 이 시대 기준으로는 엄청난 노총각인 28세에야 혼례를 올렸지만, 국본이 아니기에 그만한 의무가 없었다.

“실로 그러하옵니다. 국본이 배필을 삼는 혼례는 종사의 경사이며 복록(福祿)의 근원이옵니다.”

황족들이 입을 모아 가례(嘉禮)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내 깊이 생각해 둔 바가 있으니, 대신들과 의논하여 결정하겠다.”

그날 저녁, 이선은 함녕전에 직계 황족, 원훈, 궁내부의 관료들을 불러 모았다.

“황태자의 가례를 그간 예제(禮制)로 인하여 아직 거행하지 못하였다. 황태자는 나라의 근본인데 초방(椒房, 태자비가 거처하는 방)이 오래도록 비었다. 지금 한시가 급하여 거행하려고 하기에, 이렇게 하문하여 의논하고자 한다.”

예식원경을 겸하고 있는 영친왕 이영이 아뢰었다.

“지금까지 미처 거행하지 못했던 것은 참으로 부득이 한 상례에서 나온 것이지만, 지금은 시일이 급하니, 삼가 바라건대 빨리 명을 내리소서.”

“국상 기간에 가례를 올려도 가하겠는가?”

궁내부대신을 겸하는 의친왕 이강이 아뢰었다.

“오랜 세월 동안 문무백관과 백성들이 학수고대한 심정이 어떠하겠습니까? 이제 황명이 내려지면, 온 나라의 백성들이 춤을 추며 삼가 경축하고 기뻐하며 울려 퍼지는 환성이 온 세상에 퍼질 것입니다. 신등의 기쁘고 축하하는 정성을 어찌 말로 형용하겠습니까?”

이선은 이미 예식을 주관할 궁내부의 주요 보직에 형제들을 임명한 상황이었다. 왕족의 정치참여는 대한제국 선포 이후에도 금기시되었지만, 황실과 관련된 궁내부만큼은 예외였다.

“가례를 선포하시면, 관례적으로 15세부터 20세에 이르는 처자들의 결혼을 금하셔야 하옵니다.”

장례원경 이재극이 아뢰었다. 간택령을 내리면 관례적으로는 금혼령을 실시해 전국의 모든 혼령기 처녀들은 기다려야 했다.

“시대가 변하였는데, 그리 번거롭게 할 일이 아니오. 삼간택도 할 필요 없소. 대한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니, 관례를 맹종할 필요가 있겠소? 대한에서의 첫 국혼이니 새로운 전례를 만들고 싶소.”

“예, 폐하.”

“전 총리대신 김옥균을 가례도감 도제조(嘉禮都監都提調)로, 궁내대신 이강, 예식원경 이영, 장례원경 이재극을 제조로 임명하니, 가례도감을 맡아 국혼을 준비하도록 하시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주청 고등판무관을 김규식에게 대리하고 일시 휴직한 김옥균이 가례도감 도제조를 맡아 국혼 절차를 지휘하게 됐다. 제조도 모두 황실 인척들이었다.

“성상께서는 태자 전하의 가례를 서양 왕실의 전례에 따라 행하시길 원하시오.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와 조지 5세의 혼례를 전범(典範)으로 삼아 진행하도록 하겠소.”

김옥균의 명에 가례도감에 차출된 궁내부 관리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저, 저희는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적습니다만…….”

“걱정 마시오. 영친왕 전하께서 도맡아 주실 거요.”

영국에 오래 체류하며 영국 왕실과도 밀접한 이영, 역시 영국 유학파인 황족 이재극이 영국 왕실의 국혼을 모범으로 가례를 추진했다.

“아니, 이런! 영국 국왕은 그럼 형사취수를 했단 말인가? 이런 야만적인!”

“영국도 어쩔 수 없는 오랑캐란 말인가.”

조지 5세는 형 앨버트 왕태자가 요절하면서, 왕태자 지위를 계승해 형의 약혼녀인 테크의 메리(Mary of Teck)와 결혼하게 되었다. 이는 할머니 빅토리아 여왕의 뜻이었다.

하지만 유학을 익힌 동양인 정서에는, 형의 약혼녀와 결혼한다는 건 괴이한 일이었다.

“형사취수가 아니라, 왕실 간의 약속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서양에서는 약혼을 왕실 간의 맹세로서 중시합니다. 러시아 선제 알렉산드르 3세도 요절한 형의 약혼자인 덴마크 공주와 결혼하였으니, 그분이 바로 지금 황성에 와계신 로마노프 대공들의 조모가 되십니다.”

이영의 설명에 궁내부 관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음, 약속과 신의를 그리 중요시 여긴다면야.”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군요.”

이영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이선이 빙긋 웃었다.

“약속이라고 하니 납득을 하더라고?”

“예, 신의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하였습니다.”

“잘됐군. 그럼 진도 타티야나 공주와 진작에 약혼했다고 하면 어떻겠나? 짐과 니콜라이 황제가 동의했고.”

“신의 생각으로도 그러는 게 좋겠습니다. 이미 왕실 간에 약속된 일이었다고 하면, 반대 의견이 덜하리라 여겨집니다.”

“알겠네. 그럼 그렇게 발표하지.”

광무 26년 2월 22일, 대원왕의 24주기가 되는 날에 황제의 조령이 반포되었다.

「짐이 생각건대, 나라의 근본이 되는 자리는 자손이 번성해야 한다. 억만년 무궁한 아름다움은 실로 여기에서 조짐이 시작된다.

태자 진은 짐의 적장자로, 하늘이 준 총명과 효성으로 덕을 쌓아 왔다. 바야흐로 국혼을 올릴 시기가 되어, 짐은 어질고 현숙한 여인을 태자비로 삼고자 한다.

예로부터 가례(嘉禮)에서 주 문왕(文王)의 후비(后妃)를 높이 칭송한 것은, 그의 훌륭한 덕이 천지와 부합하여 복이 자손들에게까지 미쳤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전통적인 간택령과 유사했으나, 그다음부터 내용이 방향을 틀었다.

「고려조에, 경효대왕(공민왕)의 후비인 노국대장공주는 원나라 태생으로 고려의 왕비가 되었다. 나라의 변란에 임하였을 때 왕을 구하고, 온화하고 공손하며 침착하여 국가의 법도를 잘 따랐고, 자애롭고 은혜로우며 사랑이 많아 국모로서의 모범을 잘 드러내었다.

러시아 공주 타티야나 니콜라예브나 로마노바는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의 차녀로, 친가로는 러시아 황가의 적통을 계승하였으며, 저 멀리 조상을 거슬러 올라가면 로마제국의 후예이자, 외가로는 영국 대군주 빅토리아 여왕의 외증손녀로, 유럽 제일의 고귀한 혈통을 타고났다.

공주는 아름답고 총명하며, 어질고 현숙하며, 효성이 지극하고 우애가 깊으니, 실로 주 문왕의 후비와 노국대장공주가 서양에 재래한 듯하도다.」

「광무 17년과 21년에 태자 진이 러시아에 사절로 파견되었을 때, 태자와 공주는 서로를 크게 경모(景慕)하고 은애(恩愛)하는 마음이 생겼으나, 두 나라의 예법이 달라 감히 국혼을 청하지 못하였다.

짐과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는 오랜 벗으로, 태자와 공주의 마음을 알고 크게 기뻐하며, 전쟁이 끝나고 밝은 날을 되찾으면 국혼을 맺고자 굳게 약속하였다.

아, 그러나 러시아에 변란이 발생하여 제국은 멸망하였고, 끝내 황제도 과격한 역도에 의해 시해당하는 참람한 비극이 발생하였으니, 이에 짐은 다친 새가 품 안으로 들어오듯이 러시아 태자와 공주들을 대한에 귀의토록 하였다.」

「아! 바야흐로 대한은 제국이 되었으니, 춘추(春秋)의 대의를 따라 절사(絶嗣)한 나라의 사직을 다시 세워 주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또 어디 있으랴? 이에 짐은 연해주에 러시아의 정통을 계승하는 정부를 지원하고, 로마노프 왕가의 사직을 잇고자 한다.

또한, 서양에서는 왕실 간의 혼례를 통해 국가 간의 관계를 돈독히 하니, 대한도 이를 본받아 근린과의 관계를 튼튼히 하고자 한다. 러시아는 두만강 건너 지척에 있는 근린으로, 우리 백성들이 다수 거주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에 짐은 태자 진과 러시아 공주 타티야나의 국혼을 허락하노니, 하늘의 덕을 체득하고 만대에 복록을 이어 훌륭한 자손들이 번성하는 경사를 볼 수 있으리라.」

이선의 논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첫째, 타티야나는 주 문왕비와 노국대장공주의 재래라 할 만큼 훌륭한 황태자비 감이다.

둘째, 타티야나는 러시아 황실(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동로마까지)의 적통이자, 영국 왕실의 후예이기도 하다. 혈통 면에서도 유럽 최고의 명문가다.

셋째, 당사자 간에 서로 좋아하고, 이미 두 황제 간에도 합의가 있었다. 단지 시기가 좋지 못해 미뤄졌을 뿐이다.

넷째, 대한은 제국으로서 대가 끊어진 이웃 왕실의 종사를 다시 세워 주는 게 춘추대의에 부합되는 일이다.

다섯째, 국가 간의 이익과도 관련되어 있다. 대한제국의 보호를 받는 연해주의 민심을 얻는 일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다양한 논리를 부여했지만, 적잖은 국민은 충격을 받았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우리 태자 전하와 아라사 공주가 국혼을 올린단 말인가?”

“흠, 폐하께서 이미 결정하셨다고 하지 않나. 영친왕비의 선례를 보면 안 될 것도 없어 보이는데.”

“친왕비와 태자비가 같나! 어찌 미래의 국모이자, 황실의 제사를 올릴 종부(宗婦)가 외국 여인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그건 그래. 차남이나 삼남이라면 모를까, 장남은 곤란하지.”

“하물며 그 장남이 장차 황제가 되실 분이시네! 차차기 황제는 혼혈이 된다는 말이야! 외국인 황후라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파란양’ 마르가리타나 영친왕비 이서아에게는 내심 환호를 보냈던 국민도, 황태자비가 외국인이 된다는 사실에는 본능적인 반감을 느꼈다.

“결단코 아니되옵니다, 폐하!”

“명을 거두시옵소서!”

충격을 받은 유림들이 국혼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앞장서서 내자, 찬성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황제 폐하께서 결정하신 일에 신하된 도리로 어찌 왈가왈부한다는 말인가?”

“이미 국가 간에 합의한 일인데, 뒤집는다는 것이야말로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타티야나 공주의 효성과 우애, 어짊과 현숙함은 대한에서도 모르는 이가 없다!”

“춘추의 대의를 따라, 러시아제국의 종사를 다시 잇게 해야 한다!”

“대한의 국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국혼이다!”

가례도감 도제조 김옥균이 국혼의 정당성을 널리 알렸다. 여전히 김옥균은 개화당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지녔고, 김옥균이 총대를 메자 많은 이들이 찬성의 목소리를 냈다.

황실을 대표하는 의친왕 이강과 영친왕 이영도 앞장서서 국혼의 정당성을 홍보했다.

황실의 큰 어른인 황태후 김씨는 러시아 공주와의 국혼에 난색을 표했지만, 황후 김아영의 설득을 받아들여 표면적인 반대는 하지 않았다.

“대한은 조선과 달리 만국공법과 국제연맹을 따르는 현대국가다. 언제까지 옛 예법만 따를 건가?”

”대한은 서양을 모범으로 삼아 제국으로 일신했다. 서양 왕실과 혼인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두 분이 서로 경모하고 은애한다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는가?”

“아름답고 현숙한 서양 공주님이 황태자비가 되면 대한에도 좋은 일 아닌가?”

청년층과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찬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은 서구화 정책의 성과를 눈으로 보았고, 서양을 숭배하는 경향이 있었다. 노년층은 여전히 서양에 거부감이 있을지라도, 청년층은 서구화된 정신을 내면화했다.

“사랑으로 결혼이라니, 정말 낭만적이야.”

“맞아, 정말로 아름다운 일이야.”

“역시 황제 폐하께서는 진보적이고 깨이신 분이라니까. 이 세상 아버지들이 다 본받아야 해.”

더욱이 정략결혼이나 부모가 혼처를 정해주는 걸 거부하고 연애결혼을 원하는 ‘신청년’, ‘신여성’ 세대에게, 고귀한 황태자와 아름다운 서양 공주가 서로 사랑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총리대신, 태자께서 광무 21년에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타티야나 공주와 혼인을 결정하셨다는 이야기가 사실입니까?”

황실의 일에 왈가왈부하지 않던 의회에서도 국혼은 중대 문제였다. 1917년 사절단의 정사였던 총리 이상설을 향해 질의가 쏟아졌다.

“예,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두 분의 마음을 알고 황제 폐하와 러시아 황제께서 국혼을 결정하셨습니다.”

사실 이상설도 금시초문이기는 했으나, 이선의 명을 받아 5년 전에 이미 결정된 일이라고 사후 정당화에 나섰다.

“허어, 이미 결정된 일이라면…….”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성상의 뜻이 그렇다면 따라야지요.”

“신하된 도리로 황실의 일에 왈가왈부할 수도 없는 일이고.”

김옥균의 공작으로 개화당은 찬성했고, 자유주의 성향의 신민당도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보수적인 의원들은 난색을 표했으나, 대세는 이미 기울어진 터였다.

애초에 황실의 일을 정부와 의회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묵시적 합의가 있기도 했고, 황제의 뜻을 결사반대하려 드는 이도 드물었다.

“마침내 가례를 행할 수 있어 기쁠 따름이다. 태황제의 유교를 받들어 조속히 길일을 잡아 가례를 올리도록 하라.”

“예, 폐하!”

본래 가례에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지만, 불필요한 절차를 삭제하고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영국 왕태자의 방한이 언제로 예정됐지?”

“4월에 일본을 한 달간 방문한 후, 5월 중순에 대한에 입국할 예정입니다.”

“이왕이면 영국 왕태자 방한에 맞춰서 국혼을 진행하고 싶군. 국혼의 하객으로 이보다 더 격이 높은 손님이 어디 있겠나.”

영국 왕태자 에드워드는 1921년 유럽과 영국을 방문한 일본 황태자 히로히토의 답방 형식으로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다.

한국은 동맹국으로서 조영수호조약 40주년을 기념해 왕태자의 방한을 요청했고, 영국 왕실도 흔쾌히 동의했다.

서양식으로 새롭게 국혼을 치르는 자리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국인 대영제국 왕태자가 하객으로 참석한다면, 자연스럽게 한국을 넘어 국제적인 행사가 될 수 있었다.

“음력 5월 5일은 양기가 왕성한 상서로운 날이니, 가례를 행하기에 길하다고 합니다. 하온데 올해 5월 5일은 양력으로 5월 31일, 황제 폐하의 건원절과 날이 겹치오니…….”

“그게 무슨 상관인가? 내 탄일에 태자가 가례를 올리는 것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진행하도록 하라.”

이선은 5월 31일 건원절에 황태자의 가례를 거행하라 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