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on, The Age of Revolution RAW novel - Chapter 761
3부 176화 다양성의 나라
광무 27년 11월, 대한제국 부산.
이선의 거듭된 만류에도, 아인슈타인은 독일로 귀국했다. 이선은 아쉬운 마음이 남았지만, 아인슈타인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라 받아들였다.
아무리 정세가 혼란스럽다 할지라도, 현재 자신의 모든 기반이 있는 독일로 귀국하는 건 당연했다.
“박사, 여정을 무사히 마치기 바랍니다.”
“마지막까지 환대를 거듭해 주신 폐하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단순히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라, 아인슈타인은 한국 황제의 호의에 진심으로 기뻤다.
과학사를 뒤바꾼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고,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고는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명성은 아직 과학계에 머물러 있었다. 일반 대중은 말할 것도 없고, 상류층 사이에서도 유대인이라는 태생적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자들이 허다했다.
하지만 한국 황제는 달랐다. 황제라는 신분이 무색하게도, 이방인 과학자를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대했다. 박해받는 소수민족이나 망명한 지식인을 보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어지간한 서양의 ‘민주주의 정치가’보다 더 관용적이고 합리적이었다.
한국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언젠가 다시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박사, 내가 궁금한 게 있습니다만. 오래 전부터 고민하던 건데, 혹시 박사라면 답을 알고 있을까 싶어서.”
“무엇이든 물어보십시오, 폐하.”
이선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시간여행이 가능합니까? 미래의 인간이 과거에 간다든가, 아니면 과거의 인간이 미래를 보고 돌아온다든지.”
황제가 던진 질문이 뜻밖이라, 아인슈타인은 미소를 지었다.
“H.G 웰스의 타임머신과 같은 시간여행을 말씀하시는 건지요?”
1895년에 출간된 영국 작가 H.G 웰스의 ≪타임머신≫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후 시간여행에 대한 창작물이 쏟아지게 되었다.
“짐도 재미있게 읽기는 했습니다만, 문학적 상상보다는 본질적으로 궁금한 겁니다. 시간여행이 가능한지.”
“그럼 이론적인 답변을 원하십니까?”
“솔직히 짐은 과학에 문외한이라, 이론적으로 설명해도 못 알아들을 겁니다. 그저 박사의 의견이 궁금할 따름입니다.”
이선의 표정이 진지해서,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시킬 목적이 아니라는 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시간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고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시간여행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조건만 충족된다면 말이지요.”
아인슈타인은 ‘간단히’ 설명한다고 했지만, 그가 펼치는 이론은 이선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한국어로 설명을 해도 알아들을까 말까 한데, 영어로 듣고 있으려니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이선의 영어 실력은 외교적인 대화가 가능할 정도였지만, 과학 이론은 완전히 별개의 영역이었다.
결국 아인슈타인의 모어인 독일어 전문가를 불러 통역을 맡겼지만, 독일 대학에서 박사까지 받은 외무부 소속 최고 독일어 실력자도 어려운 과학적 개념의 번역에 애를 먹고 있었다.
“…… 내가 박사의 말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말이군요.”
“미래로 가는 것보다, 과거로 돌아가는 건 훨씬 어렵습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의 방정식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은 즉석에서 방정식을 적으며 최대한 쉽게 설명했으나, 통역과 이선의 정신은 혼미해져 있었다.
‘뭐라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다.’
“조약국장은 무슨 말인지 알겠나?”
“송구하옵니다, 폐하. 전 법학 전공이라…….”
“괜찮네. 최고의 석학인 박사의 이론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이해 못 하는 게 당연하지.”
이선은 솔직히 패배를 인정했다. 모르는 걸 모르겠다고 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다.
“설명 감사합니다, 박사. 아무튼, 실질적으로든 이론적으로든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될까요?”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석학이라는 아인슈타인도 나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설명해 줄 수는 없겠지.’
이선은 자신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설명해 보려는 노력을 포기했다. 21세기의 이선우가 19세기에 온 건지, 19세기의 이선이 21세기를 보고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건 과학의 영역이 아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무언가였다.
“내가 과학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만, 박사의 이론은 인류 지성사에 길이 남게 될 겁니다. 지금으로선 우주가 까마득하게 멀리 보입니다만, 앞으로 인류는 하늘을 넘어 우주까지 나아가게 되리라 믿습니다.”
“호오, 가까운 미래에 우주 진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앞으로 40년에서 50년 이내로 인류가 달에 도착하지 않을까 싶군요.”
인류의 달 진출 역시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이 ≪지구에서 달까지≫라는 책을 통해 상상력을 발휘했지만, 과학적으로는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인간이 비행기를 만든 지 이제 20년, 20세기 이내에 우주에 진출하리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하, 폐하께서는 미래를 굉장히 낙관적으로 보시는군요.”
이선은 문득 목소리를 낮추더니, 아인슈타인을 향해 귓속말로 속삭였다.
“이건 비밀인데, 사실 내게는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습니다. 과학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지만.”
“예? 아하, 그렇군요.”
아인슈타인은 농담이려니 하면서 웃었다.
이선도 진지한 표정이 아닌, 씩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만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는 진보를 이루려면, 그 이전에 엄청난 시련을 겪어야 할 겁니다. 두 번째 대전쟁, 2차 세계대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2차 세계대전은 1차보다 훨씬 가혹하고 끔찍한 전쟁이 될까 봐 두렵군요. 하지만 그 시련을 극복하고 나면, 새로운 진보의 길이 인류를 향해 펼쳐질 겁니다.”
시종일관 진지했던, 국제정치의 거물이 미래를 ‘예언’하자 아인슈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동의의 뜻이라기보단, 이선의 명성이 떠올라서였다.
‘하긴, 황제의 예전 별명이 차르의 예언자였다지? 정말로 미래를 보는 건 아닐 거고, 놀라울 정도의 식견과 정세 인식으로 미래를 예언했다고 하던데. 이번에는 틀렸으면 좋겠군.’
“그 진보의 날에 내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대한 오래 살아 지켜보고 싶군요.”
“만수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박사도 건강하길 바랍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고대하지요.”
“예, 폐하. 저도 언젠가 다시 뵙게 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동양의 황제와 서양의 과학자는 미래를 고대하며 악수했다.
* * *
‘내가 과거로 돌아간 건. 대원군의 말씀대로 천명을 받들었든, 신의 섭리든, 부처의 가호든, 혹은 다중우주든, 평행세계든. 아무튼 뭐든 간에. 이미 벌어진 일이고, 나는 역사를 바꿨다.’
이선의 존재로 인해, 역사는 틀어졌다.
조선의 역사는 근본적으로 바뀌었고, 동아시아 역사는 크게 달라졌으며, 세계 역사에도 미묘한 변화가 이루어졌다.
‘역사가 크게 뒤틀린다면, 나만이 알고 있는 장점- 미래를 알고 있다는 장점이 사라지게 되는 거지. 물론 정보력과 통찰력으로 변화를 예측할 수는 있겠지만.’
조선-한국의 국력이 커질수록, 나비효과처럼 세계사의 변화는 더욱 커져 갔다. 1923년의 세계는, 이선이 알고 있는 1923년하고 미묘하게 달랐다.
유라시아 동쪽부터 시작된 변화는 서쪽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어느새 44년이나 되는 시간이 지났구나. 앞으로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될까? 5년? 10년? 20년?’
이선의 나이 쉰여섯. 많은 나이는 아니었으나, 군주로서는 적은 나이가 아니었다. 어느새 죽음을 염두에 둬야 할 나이였다. 이미 조선 군주의 평균수명보다 오래 살았고, 즉위는 27년에 이르렀다. 권력을 잡은 시기부터 따지면 근 40년이었다.
‘죽는 건 두렵지 않다. 다만……’
이선은 죽음이 두렵지 않았으나, 그 자신의 죽음보다는 국가의 앞날이 걱정이었다.
믿음직한 후계자, 유능한 정치가와 행정가들을 육성하여, 자신이 부재한다고 한들 대한제국이 흔들리지는 않을 터였다.
그럴지라도, ‘미래를 보는’ 자신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클 터였다.
‘만약 죽음을 앞두게 된다면, 진에게만이라도 진실을 말해야겠지.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에 대한 예견도.’
이선은 자신의 비밀을 무덤까지 갖고 갈 생각이었지만, 국가를 위해서 후계자에게만은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하늘이 내게 의무를 부여했다면, 앞으로 20년에서 25년 정도는 더 시간을 줘야 하지 않을까? 더도 말고 딱 여든까지만 살 수 있으면 좋겠군.’
이 시대에 80까지 산다는 건, 21세기로 치면 100세 이상까지 산다는 의미였다. 과한 욕심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1945년까지는 살아서 역사의 변화를 이끌어 내길 원했다.
11월 20일, 황태자 이진의 탄일.
천추경절을 맞이하여, 황성 경운궁에서 축연이 열렸다.
27세를 맞이한 황태자의 올해 탄일은 더욱 특별했다. 이진도 아버지가 되었으므로.
“소자 진, 한 아이의 아비가 되고 나니, 새삼 부모님의 깊은 사랑과 높은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수무강하시옵소서.”
“네 탄일인데 내가 축하를 받으니 부끄럽구나. 탄일을 축하하며, 무엇보다 아이의 건강을 축원한다.”
타티야나가 안고 있던 아이를 이선에게 안겼다.
“옳지, 내 손녀가 할아버지를 알아보고 웃는구나. 하하하.”
이진과 타티야나의 맏이이자, 이선의 첫 손녀인 ‘아기씨’는 할아버지의 품에 안겨 방긋 웃었다.
아버지를 닮아 검은 머리를 가졌지만, 어머니를 닮아 어릴 적부터 이목구비가 뚜렷한 아이였다.
유아사망이 많은 시대라 보통은 돌은 지나야 아명을 붙이는 게 관례였으나, 이선이 그러했듯 이진과 타티야나도 바로 이름을 붙이길 원했다.
할아버지가 손녀의 아명을 지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이선은, 아이 어머니의 이름을 따서 ‘나(娜)’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타티야나의 한자 음역이 탑계양나(塔季揚娜)임을 감안하여, 마지막 글자인 ‘아름다울 나’를 붙였다. ‘아름답다, 예쁘다’라는 의미였으니 아이에게 잘 어울렸다.
“태어난 지 곧 100일이로구나. 아이가 무럭무럭 크길 바란다.”
“아이가 할아버지의 뜻을 아는 것처럼 웃는군요.”
“하하, 황후의 눈에도 그리 보이오?”
이선과 김아영 모두 첫 손녀이니만큼, 아이를 엄청 귀여워했다. 손녀가 주는 기쁨은 아들이나 딸과는 또 달랐다.
“아바마마, 소녀도 아기를 안아 보게 해 주세요!”
“오냐, 네 조카인데. 조심히 안거라.”
이선과 아영의 막내딸인 이금은 이제 열두 살이었다. 이금은 큰오빠인 이진과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오히려 조카하고 더 가까운 연배였다.
막둥이로서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 받다가 관심을 빼앗기게 된 이금은, 어린 마음에 조카가 원망스러웠지만 아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마음이 풀렸다.
“소녀도 어렸을 때 이랬을까요?”
“그럼. 너도 사랑스러웠지. 물론 지금도 그렇고.”
이선은 막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모습을 보던 황실 가족들은 미소를 지었다. 역대 군주 중에서, 이선만큼 아들딸 구별 않고 사랑을 베푼 군주도 드물었다.
왕실의 엄격한 예법도 아이들에게는 예외였다. 집무실에서 국무를 보던 이선을 향해 막내딸이 뛰어 들어오자, 이선은 웃으면서 한쪽 팔로 아이를 안고 다른 손으로 문서를 읽고 서명을 했다. 대신들도 자연히 너털웃음을 흘리기 마련이었다.
“동양 왕실은 예법이 엄격하리라고 생각했는데, 폐하를 뵙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꼭 선친께서 우리 남매를 대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타티야나는 시아버지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
황실 예법이 엄격하기로는 로마노프 왕조도 유럽에서는 손에 꼽았지만, 니콜라이 2세가 워낙 애처가에 딸바보라서 예외적이었다. 군주이자 통치자로서는 실격이었던 니콜라이는, 부모이자 남편으로서는 모범적일 정도로 훌륭했다.
그런데 의외로 이선도 자식들에게 지극정성이었다. 특히 막내시누이를 향한 시아버지의 애정은, 꼭 니콜라이가 아나스타샤를 대하는 것 같았다.
“부황께서 특별하시지요. 동양의 군주보다는 서양의 군주에 더 어울리시지요.”
이진은 후계자가 될 장남이었기에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교육을 받았고, 막내처럼 애정표현을 드러낸 적도 없었지만, 부친이 자신을 얼마나 믿고 아끼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은과 라도 그리 생각하지 않으냐?”
이진은 두 동생을 자신의 곁으로 불렀다.
예친왕 이은과 예성공주 이라는 각각 열여덟, 열아홉으로 어느덧 성년이었다.
“부황께서는 언제나 애정으로 대하셨지요.”
이은은 아들 중에 막내였으므로, 장남 이진과 차남 이안보다는 한결 여유롭게 교육을 받고 자랐다. 근래 중앙군사유년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것도, 황실의 뜻이라기보다는 자신의 뜻이었다.
“큰 형님은 장차 부황의 뒤를 이어 국가를 이끌 분이시고, 작은 형님은 학문이나 경제이려나. 그럼 나는 군대에서 큰 형님을 보좌해야지.”
이은은 군사유년학교를 졸업하고, 광무 28년도 해군무관학교 입학을 확정했다. 이진이 육군대학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으므로, 이은은 육군이 아닌 해군을 택했다.
“대한의 전함을 타고 대양을 누비고 싶습니다!”
“허허, 황실에서 바다 사나이가 다 나오겠구나.”
이선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황실에서 해군 교육을 받은 사람은 전무했다. 유교적 관념에서 바다에서 죽을 수 있는 해군은 천역(賤役)이었고, 군인의 대우가 좋아진 지금도 여전히 상류층에서는 해군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막내아들을 영구히 직업군인을 시킬 생각은 없었지만, 황실에서 해군 장교를 배출하는 것도 괜찮았다. 육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는다고 여기는 해군의 사기 진작에 좋은 선택이었다.
이선이 대한 황실의 모범으로 생각하는 영국 왕실에서도 왕자들의 해군 교육은 관례였다. 영국 사례에서 보듯이, 해군 장교는 외교관으로 전직하기에도 좋았다.
“저도 과분할 정도로 부황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라는 조심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지금이야 관계가 좋아졌지만, 이복오빠 이진과 친오빠 이안의 관계가 껄끄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이렇게 어여쁜 공주님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타티야나가 시누이에게 찬사를 보내자, 이라는 얼굴을 붉혔다.
“황태자비 전하처럼 아름다우신 분께서 그리 말씀하시면 제가 부끄럽습니다.”
타티야나는 이라를 마음에 들어 했다. 혼혈 공주인 이라는 자신의 딸과 유사한 처지였다.
이라 입장에서도, 어린 조카에게서 자신의 옛 모습을 떠올렸다.
“라야, 네가 올케를 잘 따라 줬으면 좋겠다. 황실에서 가장 가까운 여인은 너 아니더냐.”
“기꺼이 황태자비 전하를 모시겠습니다.”
황제의 권위에 대놓고 말을 못 해서 그렇지, 서양인 황태자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은 여전히 많았다.
혼혈인 이라는, 누구보다도 그 눈빛을 잘 알고 있었다.
혈통과 생김새가 다르다는 데서 오는, 상대방을 이방인으로 여기는 눈빛.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너는 한국인일 수 없다’라는 무언의 눈빛.
‘반만년 단일민족’을 국가적 자부심으로 여기는 대한제국에서, 인종적 다양성을 지닌 황실이야말로 오히려 이질적인 존재였다.
“장차 대한은 다양성과 관용을 자부심으로 여기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작금 유럽에서 판을 치는 파시즘처럼 편협한 국수주의, 인종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당장 이웃나라 일본만 봐도 국수주의로 나아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대한은 저들과 다르다는 걸 세계에 보여 줘야 한다.”
자식들의 우려를 꿰뚫어 보듯, 이선이 말했다.
대한제국은 결코 편협한 국수주의 국가가 돼서는 안 됐다. 그건 패망의 지름길이었다.
다양성과 관용이 보장되는 국가야말로, 다가올 미래에 승리를 이룰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