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er threatens with a knife RAW novel - Chapter (114)
카이저가 칼들고 협박함-114화(114/125)
114화 경쟁의 심화 (3)
1910년 1월 5일 오후 4시.
독일 제국 함부르크.
-깡~ 깡~
함부르크의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 한창 개조를 받는 화물선에 이름이 지어졌다. 해군에서는 나에게서 제값을 주고 개조 중인 화물선을 구매해 갔다. 슈베린이라 명명된 실험함 겸 화물선은 아직 개조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
“함교까지 다 철거하면 조함을 어디서 해야 합니까?”
해군에서 슈베린을 인수한 직후 슈베린의 개조는 우리 설계팀에서 담당하게 되었다. 팀원들은 어제 함부르크에 도착했고 처음으로 슈베린을 보게 되었다. 그들은 함교 구조물이 철거되어 갑판이 완전히 평평해진 슈베린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잃었다는 듯 나에게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한 번에 질문을 너무 많이 하면 내가 대답을 해 줄 수 없잖나. 하나씩 물어봐.”
팀원들에게 한 번에 질문 하나씩만 하라고 이야기를 하니 가장 먼저 부팀장인 휴고가 나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함교 구조물을 모두 철거하셨습니다.”
“그렇지.”
“그러면 함의 조함을 어디서 해야 합니까?”
근본적인 질문이다. 나는 휴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같이 일한 지 10년 차가 되어가니 설계자로서 기량이 많이 발전한 것 같다. 어쨌든 질문을 받았으니 대답을 해야겠지……. 나는 그에게 설명했다.
“함교와 연돌을 함의 우현 측면으로 뺄 거야.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좌현에 구조물을 추가하고 있네. 연돌은 함교 뒤쪽에 30도 정도 기울여서 설치할 생각이야.”
“가능하겠습니까?”
함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일이라 휴고는 내 의견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설계자들도 휴고의 의견에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가능해.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의 기술자들과 계산을 같이 했었네.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가능하다고 하더군. 그리고 지금 그 작업을 진행 중이지 않은가.”
팀원들은 아까 슈베린의 갑판에 올라갔을 때 평평해진 갑판의 우현에 노동자들이 무언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었다.
“물론 연돌을 설치하려면 내부 구조가 조금 복잡해지겠지만 이 녀석은 실험함으로 사용할 녀석이라 문제될 것은 없지. 내년 초에는 함교 구조물과 연돌의 설치가 끝날 거야.”
슈베린의 개조는 이미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 기술자들과 의견을 교환하여 진행하고 있다. 함교 구조물을 철거하고 3층 높이의 작은 함교를 우현 측면으로 옮기는 문제도 이미 논의를 마친 상황……. 이 문제에 관해 우리 팀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그리고 설계도면을 보면……. 갑판 밑에 상당히 넓은 공간이 있습니다. 이 공간은 도대체…….”
슈베린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도록 만들기 위해 나는 함교 구조물을 철거하고 목재 갑판을 올리기 전, 격납고 공간을 만들도록 했다. 북해의 거친 바다에서 항공기들을 보호해야 했기에 격납고 전방을 함수와 연결하여 격납고 전면을 폐쇄식으로 개조하도록 했다.
“항공기를 다수 운영하려면 이를 탑재할 격납고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 빈 공간은 격납고 자리야.”
“그러면 이 격납고에서 갑판으로 항공기를 옮기려면…….”
“엘리베이터를 쓰면 되지 않을까?”
내 대답을 들은 휴고와 팀원들은 서로 의견을 나눴다. 유압과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면 항공기를 격납고에서 갑판으로 올릴 수 있다. 나는 거기에 더해 장치 하나를 더 고안했다.
“그리고 항공기 꼬리에 후크를 장착하도록 할거야.”
“후크요?”
나는 칠판에 자석으로 고정한 설계도면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리고 함미 부근에 유압 피스톤 장치를 설치하고 갑판에 와이어를 설치해서 피스톤과 연결하면 항공기를 멈추게 만드는 장치를 쓸 수 있지.”
팀원들은 내 말을 듣고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전장 185m에 불과한 이 선박에서 항공기를 안정적으로 정지시키는 것은 어려운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녀석은 최대 속력이 17노트쯤 나오더군. 기관부를 전부 교체하면 더 빨라질 수 있겠지만……. 길어야 10년 정도만 사용할 함선이니 그럴 필요는 없겠지.”
나는 슈베린의 사용 연한을 10년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슈베린을 이용하여 항공기의 함상 운영 가능성을 평가하고 이 과정에서 얻은 기술을 통해 새로운 함선을 건조하는데 대거 반영하게 될 것이다.
“참, 티르피츠 장관께서 팀장님께 이야기를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새로운 항공기를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제국 해군청에서 긴급하게 수입하기로 했답니다.”
나는 휴고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세하게는 모르겠지만 내가 구매한 블레리오 11보다는 성능이 더 나을 것이다.
“그리고 38cm 주포를 탑재한 순양전함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가?”
38cm 포격 전함과 순양전함은 기초 설계가 끝났다. 그래서 현재 세부 설계에 들어간 상태인데 나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니? 나는 휴고를 바라보았다.
“저희가 계산을 다시 해 봤습니다. 38cm 3연장 포탑 4기를 안정적으로 탑재하기 위해서는 폭을 1m 정도 늘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뭐라고?”
내가 계산하지 못한 의외의 변수가 있었던 것 같다. 팀원들은 휴고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모두가 계산을 함께 한 모양인데 내가 고민에 빠져 있자 휴고는 나에게 계산식을 보여 주었다.
“팀원들도 같은 답을 얻었습니다.”
나는 계산식을 확인하고 팀원들이 가져온 설계도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계산식과 선체 구조를 대입했고 내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실수를 했군……. 자네들이 계산한 대로 폭을 1m 정도 늘리도록 하지. 세부 설계에 반영하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세부 설계를 완성하기 전에 실수를 바로잡아서 천만다행이다. 어쨌든 나는 팀원들과 슈베린, 그리고 앞으로 완성해야 할 전함과 순양전함의 설계에 관해 장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 * *
1910년 1월 20일 오후 4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빈.
빈의 철도역. 프란츠 페르디난트 황태자는 화차에 적재된 비행기를 살펴보고 있었다.
“독일 해군에서 직접 구매했다고 했나?”
“그렇습니다.”
얼마 전, 페르디난트 대공은 조금 놀랄만한 소식을 보고 받았다. 그것은 바로 독일 해군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비행기 제작 업체인 에트리히에서 제작한 타우베 정찰기를 20대나 구매했다는 소식이었다.
“도대체 해군에서 타우베 정찰기를 어디다 써먹으려고…….”
타우베 정찰기는 육군에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항공기다. 그런데 해군에서 이걸 어디다 써먹으려고 20대나 구매한단 말인가……. 페르디난트 대공은 독일 해군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가 담배를 피우자 동행한 해군 제독이 입을 열었다.
“독일 해군이 재미있는 구상을 하고있는 것 같습니다. 독일 해군에 있는 친우의 말로는 독일 해군이 함선에서 항공기를 운영할 수 있도록 화물선을 개조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흠……. 아달베르크 대령의 작품인가?”
“아달베르크 대령이 함부르크에 체류하면서 화물선의 개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목적이지?”
함상에서 비행기를 운영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화물선을 개조하여 비행기만 탑재하는 함선이 왜 필요할까? 페르디난트 대공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뭐, 독일에서 타우베 정찰기를 20대나 샀으니 우리에게는 좋은 소식입니다. 우리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비행기 제작 기술을 독일이 인정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어쨌든 최대한 신경을 써서 독일 해군에 넘겨주도록 손을 써 보게.”
“알겠습니다.”
잠시 후, 6대의 타우베 정찰기를 실은 열차가 출발했다. 페르디난트 황태자는 열차가 출발하는 것을 보고 궁전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며칠 후, 독일 해군은 6대의 타우베 정찰기를 정식으로 인수했고 독일 해군에서 엄선한 조종사 후보들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으로 와서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 * *
1910년 2월 1일 오전 11시.
대영 제국 배로인퍼니스.
“와아아아!”
배로인퍼니스의 빅커스 조선소. 조선소의 경사 선대에서는 1척의 전함이 진수되고 있었다. 영국에 주재하고 있는 일본 해군의 무관들은 전함의 진수식을 바라보며 뿌듯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축하합니다.”
윈스턴 처칠 해군 장관은 일본에서 영국까지 찾아온 야마모토 곤노효에와 손을 맞잡았다. 오늘 진수식을 가진 함선은 일본 해군에서 후소라고 이름을 붙인 12인치(30.5cm) 포격 전함이었다. 야마모토 해군 대신은 예인선에게 이끌려 의장공사를 위해 이동하는 후소를 바라보며 뿌듯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일본 해군에서 발주한 순양전함은 세부 설계가 진행 중이니 내년 즈음에는 건조에 착수하게 될 겁니다. 현재 우리 설계자들이 심혈을 기울여서 설계하고 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계약 조건에 따라 2척은 빅커스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나머지…….”
“압니다. 나머지 4척은 일본의 해군 공창과 조선소에서 건조하게 되지요.”
야마모토 대신은 자신도 잘 알고 있다는 듯 대답했다. 처칠은 야마모토 대신을 바라보며 자신의 말을 끊어서 불쾌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아시아에서 일본 해군의 역할이 막중합니다. 그러니 분쟁이 생기면 일본 해군이 독일의 동양 함대를 견제해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염려 마십시오. 영국에서 이렇게까지 우리 일본 해군을 도와주었으니 우리도 영국 해군이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 도리에 맞지요. 동양 함대는 우리가 확실하게 견제하겠습니다.”
야마모토 대신의 말을 들은 처칠은 겉으로는 안심했다는 듯 미소를 지었지만, 속으로는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본 해군이 과연 할 수 있을까?’
처칠이 걱정하는 것은 일본 해군이 동양 함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가였다. 독일 해군은 동양 함대의 체급을 상당히 키워놓았다. 프린츠 하인리히급 대형 순양함만 4척에 순양전함도 배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 해군이 건조 중인 순양전함을 보고 싶습니다.”
야마모토 대신은 처칠 장관에게 요청했다. 처칠은 야마모토 대신의 요청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동행한 제독들에게 야마모토 대신을 안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야마모토 대신이 제독들과 함께 빅커스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영국 해군의 순양전함 건조 현장을 보러 가자 처칠은 자신과 동행한 피셔 제독을 불러 의견을 물었다. 일본 해군이 동양 함대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가? 피셔 제독이 입을 열었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지요. 솔직히 저도 의문입니다.”
“끄응…….”
피셔 제독도 조금은 비관적으로 상황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그는 대비를 하면 된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일본 해군이 동양 함대의 견제에 실패하더라도 대비를 하면 됩니다. 동양 함대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못하니 희망봉을 돌아서 독일로 귀환하거나 남아메리카의 케이프 혼을 돌아서 대서양으로 진입하여 독일로 돌아가야 할 겁니다. 우리는 희망봉이나 케이프 혼에 적절한 전력을 배치해서 놈들을 기다리면 됩니다.”
“흠, 좋은 생각이오.”
“그러기 위해서 순양전함을 건조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처칠은 피셔 제독의 이야기를 듣고 미소를 지었다. 답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생각을 정리한 처칠은 피셔 제독에게 이야기했다.
“총리께서 제1 해군경 당신이 제안한 고속 전함과 순양전함의 설계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소. 그러니 이제부터 설계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오.”
“알겠습니다.”
피셔 제독은 처칠의 이야기를 듣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해군에서 자율적으로 예산을 분배해도 되지만 처칠 장관은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 총리에게 피셔 제독의 제안을 전달했다. 그리고 그 결과, 정부 차원에서 설계 예산을 지원하고 건조 도중에 발생할 수 있는 초과 비용에 관해서도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
“이제 독일 놈들을 제대로 제압할 수 있겠군요.”
15인치(38.1cm) 주포를 탑재한 고속전함……. 그리고 15인치 주포를 탑재한 순양전함까지……. 피셔 제독은 이 고속 전함과 순양전함들로 독일 해군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