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er threatens with a knife RAW novel - Chapter (123)
카이저가 칼들고 협박함-123화(123/125)
123화 통보 (2)
1911년 1월 26일 오전 11시.
독일 제국 슈테틴.
러시아 황실 요트인 슈탄다르트 호는 슈테틴 항에 입항했다. 슈탄다르트의 정박이 완료된 후, 니콜라이 2세는 가족들과 함께 슈테틴 항구의 부두에 발을 내디뎠다. 빌헬름 2세는 부두로 내려온 니콜라이 2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빌리…….”
“니키, 환영하네.”
빌헬름 2세는 니콜라이 2세를 바라보며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 물론 머릿속으로 도대체 무슨 이유로 독일을 방문했는지 이유를 생각하고 있었다. 니콜라이 2세는 그런 빌헬름 2세를 바라보며 일단 미소를 지었다.
“여러 가지로 할 일이 있어서 방문했네. 슈탄다르트도 대체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황실 요트도 새로 주문할 생각이거든.”
“아, 그런가……. 그건 대사를 통해서 하면 될 텐데…….”
빌헬름 2세는 니콜라이 2세가 이야기한 이유를 듣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가 부두로 내려왔을 때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빌헬름 2세는 다른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올가를 비롯한 러시아 황실 가족들을 맞이했다. 환영 인사를 마친 후, 빌헬름 2세는 러시아 황실 가족들과 니콜라이 2세와 함께 슈테틴 역으로 향했다.
“갑작스러운 방문이라 솔직히 놀랐네. 정확하게 무슨 이유로 온 것인가?”
“아까도 이야기했다시피 황실 요트를 새로 주문하고 독일의 기업가들을 만나서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늘려 달라고 이야기하려고 직접 왔네. 그리고 독일에서 건조 중인 해군 함선들도 좀 보고 싶거든.”
러시아 해군은 34.3cm(13.5인치) 주포를 탑재한 순양전함을 6척 발주했다. 2척이 발트함대에 배치될 목적으로 독일에서 건조 중이었고 나머지 4척은 니콜라예프의 조선소에서 건조를 진행하기 위해 조선소 확장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아달베르크 대령은?”
“사정이 있어서 슈테틴에 함께 오지는 않았지만 상수시 궁전에서 대기 중일세.”
“배려에 감사하네.”
니콜라이 2세는 대사를 통해 독일 정부에 요청 사항을 몇 가지 전달했는데 아달베르크 대령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 요청 사항 중 하나였다. 빌헬름 2세는 아달베르크 대령에게 급히 베를린으로 오라는 지시를 내렸고 그는 어제저녁 베를린에 도착해서 상수시 궁전에서 기다리고 있다.
“요트의 설계를 그 친구에게 맡길 건가?”
“그러려고 생각 중일세. 솔직히 이야기해서 그 친구의 설계 기술이 가장 뛰어나지 않은가……. 최고의 기술자에게 요트의 설계를 맡기고 싶네.”
니콜라이 2세의 이야기를 들은 빌헬름 2세는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이유다. 그래서 빌헬름 2세 본인도 아달베르크 대령에게 호엔촐레른 3호의 설계를 맡긴 것이 아닌가……. 솔직히 이야기해서 빌헬름 2세는 호엔촐레른 3호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다.
“베를린에 도착하면 저녁 연회가 있을 걸세. 아달베르크 대령도 참석할 예정이고 그의 아버지도 참석할 예정이야.”
“그런가…….”
빌헬름 2세는 이야기를 마치고 니콜라이 2세를 바라보았다.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터놓고 물어볼 수도 없고…….’
사촌이라 편히 물어보고 싶지만 니키는 러시아의 차르다. 외교적인 결례가 될 수 있기에 빌헬름 2세도 니콜라이 2세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낼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요즘 아이들이 정말 빨리 큰다는 것이 느껴지네.”
“그렇지. 애들은 정말 빨리 자라.”
“타티아나가 첫사랑에 빠진 것도 그렇고…….”
빌헬름 2세는 니콜라이 2세의 이야기를 듣고 내심 놀랐다. 타티아나가 언니인 올가보다 첫사랑이 빨리 찾아오다니…….
“러시아 귀족인가? 아니면 해외의 왕족인가?”
빌헬름 2세가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니콜라이 2세는 질문을 던진 빌헬름 2세를 바라보며 슬며시 미소를 지을 뿐 타티아나의 첫사랑이 누군지 이야기하지 않았다.
“나중에 자네도 보면 알 거야. 그리고 나는 타티아나가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네. 그래서 그 아이가 몇 년 후에 첫사랑과 결혼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내면 들어줄 생각이야.”
빌헬름 2세는 니콜라이 2세의 이야기를 듣고 내심 놀랐다. 타티아나가 그 정도로 첫사랑에게 푹 빠져 있단 말인가……. 누군지 정말 궁금해졌지만 빌헬름 2세는 그 첫사랑의 대상이 누구인지 굳이 캐묻지 않았다. 그리고 몇 시간 후, 특별 열차는 베를린에 도착했고 빌헬름 2세와 니콜라이 2세, 그리고 러시아 황실 가족들은 자동차를 타고 상수시 궁전에 도착했다. 니콜라이 2세와 황실 가족들은 궁전에 도착한 직후 환영 연회에 참석했다.
“아달베르크 백작.”
“폐하, 오랜만에 뵙습니다.”
니콜라이 2세는 클라우스 폰 아달베르크 백작과 아주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빌헬름 2세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뭐지? 두 사람이 저렇게 가까웠나?’
그리고…….
“황녀님, 오랜만입니다.”
“네, 아달베르크 대령님.”
타티아나 황녀는 아달베르크 대령과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그녀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다. 아달베르크 대령은 미소를 지어 보였고 타티아나 황녀는 수줍다는 듯 고개를 들지 못했다.
“편지에서 가르쳐 주신 대로 독일어를 열심히 공부했어요.”
“예, 열심히 공부하신 것 같습니다.”
빌헬름 2세는 열차에서 알지 못했는데 타티아나가 독일어를 구사하고 있다. 그는 아달베르크 대령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타티아나 황녀에게 독일어를 가르쳤나?”
카이저의 질문에 아달베르크 대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예, 부탁하셔서 편지로 독일어 문법과 단어를 알려 드렸습니다. 저도 러시아어를 배우는 겸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황녀께서 독일어를 열심히 공부하신 것 같습니다.”
빌헬름 2세는 아달베르크 대령의 이야기를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달베르크 대령도 독일어를 공부한 황녀가 대견한 듯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황녀께서 독일어 공부를 이리 열정적으로 하실 줄은 생각 못 했습니다. 일상 회화까지 가능할 정도라니…….”
“뭐, 아는 게 많으면 좋은 것 아니겠나. 일단 식사부터 하도록 하세.”
“예, 폐하.”
“니키, 일단 식사부터 하도록 하세.”
빌헬름 2세의 권유에 러시아 황실 가족들도 모두 자리에 앉았다. 모두가 착석하자 시종들이 전채 요리부터 내어오기 시작했다. 아달베르크 대령과 클라우스 폰 아달베르크 백작은 전채 요리를 맛있게 먹고 시종이 따라 준 와인을 마시며 미소를 지었다.
“응?”
그런데…… 타티아나 황녀는 전채 요리를 먹으면서도 아달베르크 대령을 주시하고 있다. 그가 아주 맛있게 음식을 해치우자 그녀는 조용히 미소를 지어 보였다.
‘뭐지? 이 분위기는?’
빌헬름 2세는 니콜라이 2세를 바라보았다. 그는 타티아나 황녀를 바라보고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고 알렉산드라 황후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아우구스테, 분위기가 이상하지 않소?”
“어머,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하셨어요?”
황후에게 질문을 던지니 그녀는 이 분위기를 읽지 못했냐는 듯 조금 놀랐다는 표정을 지으며 빌헬름 2세를 바라보았다. 빌헬름 황태자는 타티아나 황녀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배고프지 않니?”
“아니요, 잘 먹겠습니다.”
타티아나 황녀는 빌헬름 황태자의 말을 듣고 포크를 다시 들었다. 전채 요리가 담겼던 접시가 주방으로 들어가고 스프를 거쳐서 이제 메인 요리가 등장했다. 아주 맛있는 소고기 스테이크였다. 니콜라이 2세는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아달베르크 대령에게 말을 걸었다.
“이번에 우리 러시아 황실의 요트를 새로 주문할 걸세. 자네가 설계를 맡아 주었으면 좋겠는데…….”
자신이 설계를 맡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니콜라이 2세의 이야기에 아달베르크 대령은 미소를 지우고 진지한 표정으로 차르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느 정도 규모의 함선을 원하십니까?”
“호엔촐레른 3호보다 조금 컸으면 좋겠네. 아무래도 딸아이들의 개인 공간이 더 넓었으면 좋겠는데…….”
“흠…….”
아달베르크 대령은 빌헬름 2세를 바라보았다. 황제의 자존심 중 하나인 황실 요트……. 호엔촐레른 3호보다 더 큰 함선으로 설계해도 좋겠냐는 무언의 질문이다. 빌헬름 2세는 아달베르크 대령이 자신을 왜 바라보는지 알아차리고 입을 열었다.
“설계자인 자네 재량대로 하게. 뭐……. 니키가 호엔촐레른 3호보다 큰 함선을 원한다면 차후에 나도 그 함선보다 더 큰 함선을 주문하면 되지 않겠나? 어차피 설계는 자네가 맡을 거니까.”
니콜라이 2세는 빌헬름 2세의 말에 표정을 구겼다. 호엔촐레른 3호보다 큰 함선을 주문해도 자신은 아달베르크 대령을 신하로 두고 있으니 언제든지 더 큰 함선을 설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하지만 니콜라이 2세는 믿는 구석이 있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빌리, 자네도 참……. 뭐, 나도 얻어 갈 것이 있으니 문제는 없군.”
잠시 후, 식사가 마무리되었다. 니콜라이 2세의 아이들은 빌헬름 황태자를 비롯하여 독일 황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러 이동했고 아달베르크 대령은 빌헬름 황태자의 권유로 이 자리에 참석했다. 아달베르크 백작은 아우구스테 황후, 알렉산드라 황후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빌헬름 2세는 니콜라이 2세와 함께 서재로 와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세. 황실 요트 주문과 우리 독일 기업의 투자 확대가 목적인가?”
빌헬름 2세는 표정으로 정말 진지하다는 듯 니콜라이 2세를 바라보며 물었다. 질문을 받은 차르는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목적이 몇 가지 더 있기는 하지.”
“몇 가지?”
“독일 해군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눈으로 보고 싶었거든. 그리고 농업 연구소도 방문할 생각이야. 아달베르크 그룹에서 스톨리핀 총리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덕분에 농촌 개혁이 성공을 거두고 있네. 그래서 나도 스톨리핀에게 힘을 실어 줄 생각이야.”
니콜라이 2세가 농업 연구소를 방문한다면 러시아의 귀족들은 차르가 스톨리핀 총리를 지지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스톨리핀의 집권 이후 러시아의 경제 지표는 매년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었다. 황실에 들어오는 내탕금의 액수가 상당히 늘어났기 때문에 니콜라이 2세는 스톨리핀을 전격적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런가……. 단순히 그런 목적인가?”
빌헬름 2세는 끝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는 듯 니콜라이 2세를 바라보았다. 차르도 자신의 사촌인 카이저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미소를 지었다.
‘뭔가 더 거대한 목표가 있는 것 같은데…….’
“아달베르크 백작이 우리 궁전에서 시간을 함께 보낸 것을 알고 있겠지?”
“아, 그건 알고 있네. 아달베르크 백작이 이야기하던데 덕분에 출장 기간 내내 편안하게 지냈다고 하더군.”
빌헬름 2세의 이야기가 끝나자 니콜라이 2세는 와인을 마시고 그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아주 좋은 사람이더군. 이야기도 잘 통하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어. 그래서 아달베르크 그룹의 러시아 지사를 정부 차원에서 도와주기로 했네. 아달베르크 그룹에서 제철소나 공장을 짓는다면 허가 절차를 간소화할 생각이야.”
“그건 고맙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겠군.”
아달베르크 그룹이 러시아에서 영향력이 확대되면 독일 정부에도 좋은 일이다. 그만큼 늘어난 이익에 대하여 세금을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진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볼까……. 아달베르크 백작이 궁전에서 머무를 때 아달베르크 대령의 혼삿길을 막는 자가 누구인지 이야기해 주었네.”
빌헬름 2세는 표정을 굳히고 니콜라이 2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직 폭탄선언이 더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도 자네가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더군. 그래서 자네가 혼삿길을 막을 수 없도록 그에게 맞는 상대를 찾아주었지. 하지만 나이가 아직 어려서 5년만 기다려 달라고 하니 아달베르크 백작도 기다릴 수 있다고 하더군.”
빌헬름 2세는 니콜라이 2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란 표정으로 니콜라이 2세를 바라보았다. 그는 빌헬름 2세를 바라보며 슬며시 미소를 지은 채 이야기했다.
“내가 타티아나는 첫사랑과 이어 주고 싶다고 이야기했었지? 그 아이가 그렇게 분위기를 풍겼는데 알아차리지 못했나?”
“설마…….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나이 차이가 몇 살인데……. 황족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은가?! 아니야……. 아니야! 안 돼!!!!”
자신의 계산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린 빌헬름 2세가 절규했다. 니콜라이 2세는 그런 빌헬름 2세를 바라보며 비릿하게 미소를 지었다.
※작가의 말
123화의 추천 BGM은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Imperial March’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