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er threatens with a knife RAW novel - Chapter (125)
카이저가 칼들고 협박함-125화(125/125)
125화 준비 과정 (1)
1911년 4월 8일 오전 11시.
미국 스프링필드.
스프링필드의 어느 카페. 미 육군 중령인 아이작 뉴턴 루이스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카페에 나와 있었다.
“크흡.”
루이스 중령은 오토매틱 암즈라는 회사에서 자신에게 개량을 의뢰한 기관총의 개량을 마친 후 루이스 자동 기관총이라는 이름을 붙여 미 병기국에 시제품과 설계도면을 제출했지만, 병기국에서는 루이스 중령의 기관총을 탈락시켰다. 잔고장이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망할 놈들……. 잔고장은 개선하면 되는데…….”
루이스 중령은 속으로 자신이 개선한 무기의 진가를 알아차리지 못한 미 병기국을 욕했다. 하지만 그의 무기에 관심을 가진 곳이 나타났다.
“아이작 뉴턴 루이스 중령님 되십니까?”
“그렇소.”
루이스 중령은 자신에게 다가온 사람들을 올려다보았다. 중령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들은 루이스 중령의 맞은편에 앉았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중령님, 반갑습니다. 아달베르크 종합 상사에서 나왔습니다.”
“기다리고 있었소.”
얼마 전, 루이스 중령은 아달베르크 종합 상사에서 보낸 편지를 한 통 받았었다. 편지의 내용은 아주 간단했었는데 루이스 중령이 손을 대고 있는 기관총에 관심이 있으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루이스 중령은 편지를 처음 받았을 때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치부하고 무시했었지만 병기국에서 탈락한 직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아달베르크 종합 상사에 전보를 보냈다.
“미 병기국에서 중령님의 기관총을 탈락시켰다고 알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중령님이 개발하신 기관총의 진가를 알아차리지 못하다니요…….”
아달베르크 종합 상사의 직원들은 먼저 루이스 중령에게 유감의 뜻을 표했다. 안타까워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루이스 중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아달베르크 종합 상사에서 내가 개선한 기관총에 관심이 있다 했소?”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저희가 아닙니다.”
루이스 중령은 아달베르크 종합 상사의 직원들을 바라보았다. 회사에서 관심이 없다면 도대체 누가 관심을 가진단 말인가? 직원은 루이스 중령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가방에서 편지를 꺼내 그의 앞에 놓아 두었다.
“이건 또 누가 보낸 편지요?”
“읽어 보시면 압니다.”
읽어 보면 안다는 말에 루이스 중령은 편지 봉투를 뜯어 편지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친애하는 아이작 뉴턴 루이스 중령님께. 편지로 처음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당신이 개선한 기관총에 상당히 관심이 많습니다. 미 병기국에서 중령님의 기관총을 탈락시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만약 생각이 있으시면 기관총을 우리 독일의 기술자들과 함께 개량해 보심은 어떠신지요? 긍정적인 대답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베르너 폰 아달베르크 대령……. 잠깐, 아달베르크 대령이라면…… 그 프로이센급 전함을 설계한…….”
“맞습니다. 그분입니다.”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사람의 정체를 알게 된 루이스 중령은 깜짝 놀랐다는 듯 아달베르크 종합 상사의 직원들을 바라보았다. 아달베르크 대령이라면 일선 순양전함의 함장으로 좌천되기는 했지만, 아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자신이 개량한 기관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니…….
“그리고 아달베르크 대령님께서 중령님께 제안한 조건입니다.”
루이스 중령은 직원에게서 서류를 받고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계약기간은 10년. 연봉은 미국의 2.5배 정도이고, 집이 제공되며 가족들을 독일에 데려갈 수 있다. 거기에 더해 기관총 1정당 1%의 로열티를 준다는 아주 좋은 조건이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런 좋은 조건을 거절한다면 그건 미친 짓이다. 루이스 중령은 직원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받아들이겠소. 설계도면과 시제품은 돌려받았으니 모두 지참해서 가족과 함께 독일로 건너가도록 하겠소.”
“좋습니다. 본사에는 중령님이 제안을 받아들이셨다고 보고를 올리겠습니다.”
자신이 개량한 기관총을 독일에서 독일 정부의 돈으로 개발을 지속하고 이를 양산하면 기관총 1정당 1%의 로열티를 받으면서 10년간 연봉을 미국의 2.5배로 챙긴다. 10년 뒤에 미국으로 돌아오면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며칠 후, 아달베르크 그룹을 거쳐 아달베르크 대령에게 루이스 중령이 제안을 받아들여 곧 독일로 건너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 * *
1911년 5월 10일 오후 3시.
독일 제국 함부르크.
함부르크의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 나는 장갑순양함 샤른호르스트에 올랐다. 정기 수리를 마친 샤른호르스트에는 수리를 마친 후 첫 임무가 부여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실험함 슈베린의 호위 업무였다.
“슈베린이 출항 중입니다.”
개조를 끝마친 슈베린은 몇 번의 시험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제 첫 실험을 위해 출항에 나서고 있다. 슈베린은 예인선의 도움을 받으며 함부르크를 서서히 빠져나오고 있었다.
“철저하게 엄호해야 하고 영국 해군이 슈베린에서 우리가 무슨 실험을 하는지 알아차려서는 안 됩니다. 잘 알겠습니까?”
“예.”
슈베린의 개조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기관부의 출력을 증강시켜 19노트까지 최고 속력을 올릴 수 있었고 격납고도 방화 시설을 어느 정도 갖출 수 있었다.
“그런데 어차피 발트해에서만 실험할 것 아닙니까?”
“그렇죠. 하지만 영국 해군이 상선을 가장한 가장 순양함을 동원했을 수 있으니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실험이 시작되면 반경 15km는 출입을 통제하겠습니다.”
“좋습니다.”
함장과 실험 절차를 논의하는 동안 슈베린은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샤른호르스트와 호위 함선들은 슈베린을 중심으로 한 윤형진을 구축하여 실험 해역으로 나아갔다.
“항공기 제작 업체들에서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죠. 육군은 단순한 정찰기로 사용할 생각이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비행기를 본격적으로 써먹어 볼 생각이라 항공기 제작 업체들에서도 기대하는 겁니다.”
내가 직접 지원하고 있는 융커스나 이번에 비행기 제작에 뛰어든 고타가 이번 실험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이미 관련 책임자들은 모두 슈베린에 승선하고 있었다.
“실험 해역까지 15시간 정도 더 가면 됩니다. 그동안 선실에서 쉬고 계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무슨 일이 벌어지면 불러 주십시오.”
나는 함장의 권유대로 나는 선실에 짐을 풀어놓고 장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5월 11일 아침. 나는 샤른호르스트의 함교로 올라갔다.
“현재 풍향은?”
나는 풍향과 풍속을 보고받았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몇 가지를 계산하고 함장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슈베린이 맞바람을 맞도록 변침 해야 합니다. 실험을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입니다.”
“알겠습니다.”
함장은 변침을 지시했고 발광 신호기를 사용하여 슈베린에 변침을 지시했다. 그러는 사이, 슈베린에서는 타우베 정찰기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갑판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후고 융커스 박사와 고타 사의 기술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비병들이 타우베 정찰기의 엔진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좋아. 시동이 걸렸군.”
정찰기 엔진에 시동이 걸린 것을 확인한 후, 나는 슈베린이 최고 속력을 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약 30분 정도가 지나자 슈베린에서 발광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슈베린에서 발광 신호! 현재 속력 19노트! 정찰기 발진 준비 끝!”
슈베린에서 신호를 보내자 샤른호르스트의 함장부터 함교에 있는 모두가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지시를 내렸다.
“정찰기 발진 개시!”
신호수가 발광 신호를 보내자 슈베린의 갑판이 분주해졌다. 항공기 정비사들은 고임목을 철거했고 조종사들은 엔진 출력을 전개했다. 그러자 타우베 정찰기가 서서히 갑판을 달리기 시작했다. 슈베린의 갑판에 있는 이들과 샤른호르스트에서 타우베 정찰기의 발진을 바라보고 있던 모든 이가 숨을 죽였다. 정찰기는 갑판 끝자락까지 달려 나갔고 곧…….
“떴다!”
“와아아아아!”
슈베린의 갑판을 성공적으로 박차고 올라갔다. 가장 먼저 발진한 1번기의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나머지 5기의 정찰기도 발진을 시작했다. 나머지 5기의 정찰기는 1번기보다 조금은 더 쉽게 발진했고 이들은 편대를 구성하여 실험 함대 상공을 비행했다.
“이제 딱 하나 실험할 것이 남았는데…….”
발진을 했으니 이제 정찰기들은 착함해야 한다. 정찰기들은 각자 거리를 두고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이들은 슈베린의 갑판으로 서서히 접근했고 1번기의 바퀴가 갑판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비행기 꼬리에 장착한 후크를 사용하여 갑판에 나열된 와이어를 붙잡자 비행기의 속력이 갑자기 줄어들었고 완벽하게 멈춰 섰다.
“휴…….”
나는 이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첫 실험에서 성공적인 발진과 착함까지 모두 성공한 것이다.
“나머지 정찰기들이 남아 있습니다.”
나는 다시 쌍안경으로 슈베린의 갑판과 2번기를 주시했다. 정비사들이 1번기를 슈베린의 함수 부분으로 끌고 가는 사이에 2번기 역시 착함에 성공했다. 2번기부터 4번기까지는 성공적으로 착함했고 5번기와 6번기는 조금 불안하게 착함했다. 어쨌든 이로써 함선에서 비행기를 띄울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함장, 돌아갑시다.”
“알겠습니다.”
일단 첫 실험은 성공했으니 이제 돌아가야 한다. 슈베린의 승조원들은 앞으로 바빠질 것이다. 실험을 계속 진행해야 하니까…….
15시간 후, 실험 함대는 함부르크로 무사히 돌아왔다.
* * *
1911년 5월 17일 오후 5시.
독일 제국 포츠담.
“보고는 받았네. 실험에 성공했다면서?”
“예, 폐하.”
함부르크에 입항한 직후, 나는 제국 해군청으로 전보를 보냈다. 티르피츠 장관은 실험이 성공했다는 보고를 받고 카이저에게 직접 보고를 한 것 같다.
“설마 그 장난감 같던 비행기를 해군 함선에서 띄울 줄이야…….”
카이저는 실험 성공에 상당히 만족하는 것 같다.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가 더 발전한다면 해군을 위해 더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행기만 탑재하는 전용 함선을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전용 함선? 슈베린 같은 함선 말인가?”
전용 함선을 만들자는 말에 빌헬름 2세는 슈베린과 같은 함선을 생각하고 있었다. 정찰기를 약 10대 정도 탑재한 소형 함선을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빌헬름 2세에게 이야기했다.
“슈베린은 실험용 함선입니다. 함선에서 비행기를 본격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함선의 크기가 더 커야 합니다.”
“얼마나?”
빌헬름 2세는 비행기를 운용할 함선이 얼마나 커야 하는지 아직 감을 잡지 못한 것 같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보여 드릴 것이 있습니다.”
나는 가방에서 며칠간 그린 설계도면을 꺼냈다. 그리고 빌헬름 2세의 책상에 이걸 펼쳤는데, 그는 도면을 바라보고 깜짝 놀랐는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거 선체가……. 자네가 설계하는 38cm 주포 탑재 순양전함 아닌가?”
“맞습니다. 앞으로 30년에서 40년 동안 제대로 쓰려면 함선이 거대해야 합니다. 비행기는 계속 발전할 것이고 크기도 커지겠지요. 어설픈 크기의 함선을 건조한다면 비행기 탑재에 제한이 걸릴 겁니다. 그래서 처음 건조할 때부터 선체의 크기를 극대화한 겁니다.”
“흠, 그렇군. 건조는 쉽겠어……. 순양전함의 선체를 개조하는 것 같은데…….”
“맞습니다.”
“뭐, 38cm 주포 탑재 순양전함을 건조할 때 같이 주문하면 되겠군. 그러니 설계에 착수하도록 하게. 그리고 오늘 저녁 식사는 궁전에서 들도록 하지.”
빌헬름 2세는 설계 비용을 절감하면서 새로운 개념의 함선을 건조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것 같다. 곧 저녁 식사 시간이라 나는 궁전에서 황실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함께하기로 했다.
식사 자리에 참석하자, 빌헬름 2세는 내 자리를 루이제 황녀 옆에 마련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