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er threatens with a knife RAW novel - Chapter (16)
카이저가 칼들고 협박함-16화(16/125)
#16화 시험 운항
1901년 7월 10일 오후 1시.
독일 제국 베를린.
“독일 정부에서 제시한 가격으로 구매하겠다는 것이 본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흠.”
티르피츠 장관은 오스만 해군 제독을 만나고 있었다. 독일 해군은 장갑 순양함 2척을 조기 퇴역시킬 수밖에 없었다. 독일 제국 의회에서 압박이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의회에서는 샤른호르스트급 장갑 순양함을 총 12척, 대형 순양함 6척을 건조하도록 예산을 편성하여 이를 통과시켰다. 대신 의회에서는 구식이 되어 버린 장갑 순양함 2척을 해외에 판매함으로써 해군에서도 행동을 보이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
“좋습니다. 그러면 승조원들의 훈련은 우리 해군이 맡도록 하죠. 대신 아주 강도 높은 훈련이 될 겁니다.”
“혹독하게 훈련시켜 주십시오.”
장갑 순양함을 판매한다는 소식에 가장 먼저 해군과 접촉한 쪽은 오스만 제국이었다. 이들은 해군력 강화를 위하여 독일 제국에서 판매하는 장갑 순양함 2척을 구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티르피츠 장관을 만나러 온 것이다.
“순양함에 승선할 승조원들을 독일로 보내도록 하십시오.”
“본국에 연락을 취하겠습니다.”
2척의 장갑 순양함은 오스만 제국에 판매되었다. 오스만 제국은 해군이 원하는 금액을 지불하기로 했고 티르피츠 장관도 오스만 제국이 지불하기로 한 금액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판매하기로 했다. 오스만 해군 제독은 티르피츠 장관과 악수를 하고 그의 집무실을 나섰다.
“휴, 어떤 나라도 사 가지 않을 것 같았는데…….”
퓌르스트 비스마르크, 프린츠 하인리히. 이 2척의 장갑 순양함은 곧 오스만 제국 해군의 순양함으로 취역하게 될 것이다.
“그나저나 함부르크 쪽은 잘 풀리나?”
티르피츠 장관은 창가에서 함부르크 방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 * *
같은 시간. 함부르크.
“현재 용골과 이중 바닥은 작업이 마무리되었고, 골조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나도 보고 있습니다.”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 나는 지금 대형 순양함 1번 함의 건조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샤른호르스트와 현재 건조 중인 4번 함 덕분에 기술이 쌓인 덕분일까? 노동자들은 내가 예상한 것보다 공정을 앞당기고 있었다. 지금쯤 이중 바닥의 공정이 마무리되어 골조 공사를 막 시작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한 달이나 빨리 골조 공사에 들어갔고 현재 공정이 큰 진척을 이루는 중이다.
“내년 중반에는 진수식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너무 무리는 하지 맙시다. 인명 사고가 나면 곤란합니다.”
“예. 최대한 조심하라고 이야기는 해 놓겠습니다. 그런데 대위님, 가셔야 할 시간 아닙니까?”
“지금 시간이…….”
주머니에 손을 넣어서 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샤른호르스트의 출항 시간이 임박해 있었다. 나는 작업반장에게 손을 흔들면서 샤른호르스트가 정박 중인 부두로 뛰어갔다.
“못 타실 뻔했습니다.”
“그렇게 말입니다. 어쨌든 제가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나는 급하게 샤른호르스트에 승선했다. 일주일 전, 샤른호르스트는 의장 공사를 거쳐 완성되었고 첫 항해를 준비해 왔다. 그리고 오늘. 샤른호르스트의 첫 항해가 있는 날이다. 설계팀 대표로 내가 샤른호르스트에 오르게 되었고 함의 성능에 대한 모든 부분을 점검해야 한다.
“이제 출항합니다.”
출항한다는 향해 장교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인선 4척이 샤른호르스트에 가까이 다가왔고 홋줄을 연결해 함선을 부둣가에서 끌어내기 시작했다. 나는 함교로 올라가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출항 준비 끝!”
“기관 준비 끝!”
출항 준비가 끝났다는 보고가 함교로 전해지자 함장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함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곧 출항 명령이 하달되었다.
“기관 시동! 양현 출력 3분의 1 잡아!”
“기관 시동! 양현 출력 3분의 1!”
항해 장교들은 텔레모터를 움직여 기관실에 출력 지시를 내렸다. 잠시 후, 증기 엔진이 가동되면서 샤른호르스트는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먼 바다로 나가 봐야겠지만, 함의 거동이 마음에 드는군.”
“감사합니다.”
샤른호르스트는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 부두를 벗어나 발트해를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거리가 충분히 멀어지자 함장은 저압 터빈을 가동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저압 터빈까지 가동에 들어가자 샤른호르스트는 4기의 프로펠러 전부를 가동하게 되었다.
“저는 기관실로 가서 프로펠러 회전수를 조절하고 오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내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가장 먼저 기관실로 내려가 프로펠러의 분당 회전수를 조율해야 했다. 나는 기관실에서 기관 장교, 기관병들과 함께 엔진으로 공급되는 증기압을 조절하여 프로펠러 회전수를 맞춰 나갔고, 적당한 회전수와 출력을 찾는 데 성공했다. 기관실에서의 업무가 끝나곤 다시 함교로 올라왔다. 그런데……. 기관실에서 일을 마치고 올라오니 이미 날은 어두워져 있었다. 그새 몇 시간이 지나 버린 것이다.
“회전수와 출력을 맞춰 놨습니다.”
“잘했네. 하지만 저녁 식사 시간을 놓쳐 버렸군. 일단 식당으로 내려가서 먹도록 하게. 그리고 시험 운항을 진행할 해역까지는 시간이 걸리니까 선실로 가서 쉬도록 해.”
“예. 알겠습니다.”
나는 함장의 배려로 늦은 저녁 식사를 들 수 있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친 후, 선실로 돌아온 나는 곧장 침대로 가서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 * *
1901년 7월 12일 오후 3시.
북대서양.
샤른호르스트는 이틀 만에 발트해를 빠져나와 대서양에 진입했다. 시험 항해 해역은 빌헬름 2세가 직접 결정했는데, 그는 대서양에서 샤른호르스트의 위용을 영국 해군에게 보여 주어 독일 제국의 위엄을 바로 세우길 원했다.
“쏴!”
쿠웅!
대서양에서 가장 먼저 행해진 것은 샤른호르스트의 모든 함포를 사용해 표적함을 격침하는 것이었다. 이는 새로 개발한 사격통제장치의 성능을 확인하고 포탑의 운동 성능, 그리고 포병들을 훈련시키기 위함이다.
“협차!”
사격통제장치와 주포의 궁합이 상당히 좋다. 3번째 사격부터 표적함에 협차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그 간격이 좁아지더니…….
쿠웅!
“명중!”
5번째부터는 명중탄이 나오기 시작했다. 15cm 부포 역시 명중탄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표적함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쿠웅!
“함포 사격으로 표적함을 격침 시킨다!”
함장은 단호하게 명령을 내렸다. 함포를 이용하여 표적함을 격침하기로 한 것이다. 포병들 역시 새 함선이라 마음에 드는지 사격 속도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표적함이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사격 중지!”
표적함이 기울어지는 것을 본 함장이 사격 중지를 지시하자 모든 사격이 멈췄다. 표적함은 천천히 기울어지더니 곧 완전히 전복되어 그대로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흘수선 부근에 8인치 포탄 여러 발을 얻어맞은 것이 치명타였다.
“사격통제장치는 정상 작동했다는 포술장의 보고입니다.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합니다. 신형 측거의 역시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사격통제장치와 새로 개발한 측거의는 모두 정상 작동했고 포술장은 더 효율적으로 주포를 사용했다. 포술장의 보고를 듣고 미소를 짓는 나를 함장이 바라보면서 슬며시 손을 내밀었다.
“아주 좋은 함선일세, 아달베르크 대위.”
“감사합니다.”
“자, 이제 남은 평가를 시작해 볼까? 어뢰정들과 구축함들에 지시사항 전파한다. 저기 떠 있는 영국 놈들 순양함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빌헬름 2세의 예상대로 영국 해군은 샤른호르스트의 시험 운전을 훔쳐보고 있었다. 곧 최대 속력을 내야 하고 긴급 정지까지 수행해야 하는 관계로 함장은 호위함으로 따라온 어뢰정과 구축함들에 영국 해군의 방호 순양함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시를 하달받은 구축함들은 영국 해군의 방호 순양함을 향해 차단 기동을 실시하여 더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제 가 보세. 북쪽으로 더 올라가서 영국 놈들이 지켜보지 못하도록 하고 최대 속력을 내보도록 하지.”
함장은 영국 해군의 시선을 피해 최대 속력을 내보기로 했다. 샤른호르스트는 북쪽으로 20km 정도 올라갔다. 그리고 영국 해군 함선들이 보이지 않자 지시를 내렸다.
“양현 앞으로 전속!”
“양현 앞으로 전속!”
텔레모터를 조작하자 기관실에 최대 출력을 발휘하라는 지시가 하달되었다. 샤른호르스트의 모든 프로펠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현재 속력 21노트!”
조금씩 가속이 붙기 시작했고 함의 속력이 15노트에서 21노트까지 빨라졌다. 그리고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했다.
“현재 24노트입니다!”
“아직……. 더 빨리 달릴 수 있습니다.”
나는 함장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이제 막 증기압이 최대치로 올랐을 뿐이다. 가속에는 그만큼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25노트! 25.2노트!”
현재 속도는 25.2노트, 이것으로 장갑 순양함 중에서 가장 빠른 함선이라는 기록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었다. 속력이 계속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시 후…….
“27.5노트! 28노트입니다!”
기록이 경신되었다. 현재 속력은 28노트, 설계 속도보다 1노트 빠른 기록이 세워진 것이다. 나는 함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함장이 곧 지시를 내렸다.
“저압 터빈 정지! 증기 엔진으로 전속 후진!”
“저압 터빈 정지! 증기 엔진으로 전속 후진!”
이제 정지 시험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함장은 프로펠러 역회전이 불가능한 저압 터빈을 정지시키고 증기 엔진으로 프로펠러에 역회전을 걸도록 지시를 내렸다. 기관실에서는 저압 터빈을 정지시켰고 3단 팽창식 증기 엔진의 증기압을 줄이고 후진 기어를 작동시킨 후, 다시 증기압을 올렸다. 그러자 함선이 서서히 멈춰 서기 시작했다.
“현재 정지 상태입니다!”
“기관 정지! 거리는 얼마나 나오나?”
함장은 기관 정지를 지시한 후에 몇 미터나 더 가서 멈췄는지를 물어보았다. 항해 장교는 지형을 이용하여 계산한 뒤에 보고를 올렸다.
“550m 나옵니다!”
속도가 빨랐지만, 꽤 준수한 거리를 달려 멈췄다고 볼 수 있다. 550m라는 보고가 올라왔을 때, 함교에서 나와 함장은 미소를 지었다. 함선의 성능은 장갑 순양함 중에서 최고라고 자부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첫 항해부터 이렇게 혹독한 평가를 하게 될 줄은 몰랐군. 자, 최대 속력 측정도 끝났고 제동 거리도 측정한 데다 함포 사격도 처음으로 진행해 봤으니 이제 함부르크로 돌아가세.”
“예.”
첫 시험 항해는 아주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함에 부담을 주기 싫었던 함장은 함부르크로 항로를 잡으라는 지시를 내렸고, 호위함들에도 함부르크로 돌아간다는 신호를 보냈다. 발트해로 진입하기 전, 영국 해군 방호 순양함과 다시 조우하게 되었는데 함장은 안전 항해를 기원한다는 신호를 보내도록 지시를 내렸다.
“앞으로 이런 녀석들이 우리 해군의 주력이 된다는 것인가…….”
함장은 나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나는 함장의 말을 듣고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이제 첫 시작일 뿐입니다.”
고작 한 발자국을 뗀 것 뿐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지만, 시작이 좋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 과정에서 죽어나는 것은 나와 우리 팀원들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