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er threatens with a knife RAW novel - Chapter (20)
카이저가 칼들고 협박함-20화(20/125)
#20화 사업적 관계
1902년 2월 1일 오전 9시.
독일 제국 함부르크.
존 피어폰트 모건 회장은 비서와 함께 함부르크에 도착했다.
“아달베르크 식품에서 사람을 보낸다고 했지?”
“예. 런던에서 받은 답신에는 여객선의 이름과 출항하는 날짜를 알려 주면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모건 회장은 비서와 함께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아달베르크 식품에 연락했을 때 사람을 보내 마중을 나오겠다는 답신을 받았었기 때문이다. 모건 회장은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했고 비서는 초조한 듯 주변을 살폈다. 그러던 그때 누군가 모건 회장과 비서에게 다가왔다.
“모건 회장님 일행 되십니까?”
“그렇습니다만?”
처음 보는 남자가 비서에게 다가와서 질문을 던졌다. 비서는 남자와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모건 회장에게 다가와서 이야기했다.
“아달베르크 식품에서 보낸 사람이 왔습니다. 저쪽도 우리를 찾고 있었답니다. 공장으로 안내하겠다고 하는데요?”
“호텔에 짐을 풀기 전에 공장을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따라가겠다고 하게.”
“알겠습니다.”
비서는 아달베르크 식품 직원에게 모건 회장의 말을 전달했다. 직원은 회장의 뜻을 잘 알겠다는 듯 고개를 뒤로 돌려 누군가에게 신호를 줬고 기다리고 있던 마차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비서는 마차에 짐을 실었고 모건 회장은 조용히 마차에 올랐다. 모건 회장과 비서, 마중을 나온 직원이 마차에 오르자 마차는 아달베르크 식품의 공장을 향해 출발했다.
“거리에 활력이 도는군.”
함부르크의 거리는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웃음이 떠나지 않는……. 그런 활력이 넘치고 있었다. 모건 회장의 모습을 보고 있던 직원이 입을 열었다.
“예, 요즘 함부르크의 큰 조선소인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에 일감이 쏟아져 들어오니 사람들이 돈을 벌 기회를 얻어서 그런 거죠. 최소한 함부르크에서는 굶지는 않습니다.”
“아, 그런 거였군.”
“그리고 환타를 만든 도시 아닙니까. 다른 지역은 몰라도 최소한 함부르크에서는 환타를 모든 가게에서 살 수 있으니까요.”
“나도 환타를 마셔 봤는데 꽤 맛이 좋았소.”
“그러십니까?”
모건 회장은 직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마차는 아달베르크 식품의 공장에 도착했다.
“도착했습니다. 내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모건 회장은 마차의 문을 잡으려고 했다. 그때, 밖에 있던 누군가가 마차의 문을 열어 주었고, 그는 마차에서 내려 마중을 나온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의 앞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
“반갑습니다. 아달베르크 식품의 사장을 맡고 있는 알베르트 폰 아달베르크입니다.”
모건 회장은 알베르트와 악수를 하고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알베르트는 모건 회장에게 내부 시설을 보여 주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자는 듯 손바닥을 펴서 안쪽을 가리키며 이야기했다.
“시설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들어가시죠.”
모건 회장은 알베르트를 따라 공장에 들어갔다. 현재 아달베르크 식품 공장에서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것은 바로 환타. 모건 회장은 환타의 생산설비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몇 가지 맛이 있는 겁니까?”
“현재 오렌지, 포도 맛이 판매 중이고 아나나스 맛은 곧 나올 예정입니다.”
“아나나스? 아, 파인애플 말이오?”
파인애플이라는 말이 들리자 알베르트는 모건 회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파인애플이 아니라 아나나스입니다. 따라 해 보십시오. 아나나스.”
“파인애플.”
“아나나스.”
“파인애플이든 아나나스든 우리 둘 다 맛을 안다는 게 중요한 거 아니오?”
“맞습니다. 어쨌든 아나나스 맛이 곧 출시될 겁니다.”
“흠, 3가지 맛이라……. 좋군.”
그때, 직원이 무언가를 가지고 왔다. 알베르트는 환타 병을 들어서 컵을 채웠고 모건 회장에게 주면서 이야기했다.
“새로 나올 아나나스 맛입니다. 드셔 보시지요.”
“잘 마시겠소.”
모건 회장은 컵의 내용물을 순식간에 비워 냈다. 그리고 맛이 좋다는 듯 눈을 감고 미소를 지었다.
“맛이 아주 좋군.”
“가실 때 한 상자 챙겨 드리죠.”
“고맙소.”
모건 회장은 알베르트와 함께 생산 설비를 쭉 돌아보며 머릿속으로 아달베르크 식품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회사라는 판단을 내렸다. 생산 설비를 돌아본 후, 모건 회장은 알베르트의 안내를 받아 사무실로 올라갔다.
“우리 회사가 회장님의 기준에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회사가 있소? 계열사나 협력 업체 말이오.”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아달베르크 제철소가 있습니다. 현재 카이저께서 도움을 주셔서 제철소 확장 공사 중입니다.”
모건 회장은 알베르트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달베르크 가문에 대해서는 이미 조사를 끝냈기 때문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제철소의 강철이 품질이 좋아서 해군 함선이나 민간 선박을 건조할 때 납품된다고 들었다.
“며칠 머물면서 아달베르크 제철소도 방문하고 싶소. 일단 아달베르크 식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봅시다. 난 이 환타라는 탄산음료가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소. 그러니 우리 쪽 회사와 합작 법인을 만들어서 북미 지사를 내보는 것은 어떻소?”
알베르트는 모건 회장의 이야기를 듣고 입을 다물었다. 미국 진출이라……. 꿈만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사람은 그걸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이다.
“순이익은 50%를 우리 쪽이, 나머지 50%는 아달베르크 식품이 가지는 것으로 합시다. 유통이나 광고는 우리 쪽에서 맡아서 하겠소. 공장을 지을 자금도 우리 쪽에서 일부를 투자하도록 하겠소. 자금이 부족하다면 우리 쪽 은행에서 저렴하게 융자를 내어 줄 수도 있소만…….”
아주 좋은 조건이다. 알베르트는 모건 회장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좋습니다. 저희에게는 아주 좋은 조건이군요. 하지만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환타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우리 아달베르크 식품과 동생이 가지는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맛을 출시하는 권한은 회장님 측과 협의하도록 하죠. 그리고 미국에는 환타의 시럽을 수출하여 현지에서 탄산수와 배합할 겁니다. 회장님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것은 동생과 협의를 한 후에 결정하겠습니다.”
모건 회장은 알베르트의 입에서 나온 동생이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알베르트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동생?”
“처음으로 환타를 만든 사람이 제 동생입니다. 현재 군인 신분이라 사업을 할 수 없으니 저한테 생산 권리와 지적재산권의 반을 주는 쪽으로 타협한 거지요.”
“그 동생 이름이 뭐요?”
“베르너 폰 아달베르크 대위입니다.”
“베르너?”
모건 회장은 머릿속으로 이름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알베르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해군 대위라는 그 친구 말이오?”
“그렇습니다. 지금은 제국 해군청에서 설계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설마……. 그 괴물 순양함을?”
“아마 맞을 겁니다.”
모건 회장은 입을 다물었다. 이 문제 때문에 한번 그 친구를 만나 볼 생각이었는데 예상외로 거물이다.
“만남을 주선해 드릴까요?”
알베르트의 말에 모건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알베르트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다.
“전보를 넣어 놓겠습니다. 동생도 회장님을 만나려고 할 겁니다. 대신 경호원이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십시오. 카이저께서 제 동생을 아끼셔서 항상 경호원이 붙거든요.”
“잘 알겠소.”
모건 회장은 알베르트와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 나갔다.
* * *
1902년 2월 2일 오전 10시.
독일 제국 베를린.
휴가에서 돌아온 팀원들과 나는 이제 방호 순양함의 설계에 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책상 앞에 모여 선체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함선의 전장은 120m면 될 거고 폭은 15m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아니, 선체의 크기가 너무 작잖아. 최소한 150m에 폭 15.2m는 되어야 고속성능을 낸다니까?!”
선체의 크기를 결정하는 단계부터 팀원들이 싸우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수치를 계산하다가 더는 못 봐줄 것 같아서 옆에 있던 책을 책상에 던졌다.
“다들 그만 싸워!”
“팀장님이 결정해 주십시오.”
“물론 고속 성능을 포기할 수는 없지.”
설계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팀원들에게는 내가 추구하는 성능에 관해 이야기했다. 22노트 이상의 고속 성능을 발휘할 수 있고 밀폐형 포탑을 탑재하여 포병들의 생존성을 올리면서 어느 정도 장갑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팀원들은 이 고속 성능을 내느냐 마느냐로 싸우고 있다.
“선체가 폭에 비하여 짧으면 저항이 증가해. 그러니 선체는 140m 전장에 폭은 빅토리아 루이제급에 맞춰서 17.2m로 가자고. 흘수선은 6m로 하도록 하고.”
“알겠습니다.”
내가 선체의 크기를 결정하자 팀원들도 받아들여서 싸움을 멈췄다.
“기관 말인데…….”
“예.”
“보일러는 신형을 탑재하고 이번에는 증기 엔진을 빼자고.”
“그럼 뭘 쓰시겠습니까?”
팀원들은 깜짝 놀란 듯 나를 바라보았다. 증기 엔진을 빼고 무엇을 탑재하냐? 라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팀원들을 바라보며 해법을 내놓았다.
“증기 터빈을 탑재하도록 하지. 2세트 출력을 합산하면 1만 9천 마력이니 이걸 2세트 탑재해서 고속성능을 내도록 해 보자고. 추진축은 4축을 탑재하는 것으로 하지. 장갑은 협의를 더 하는 것으로 하고. 아직 시간은 많아.”
“예. 시간은 많습니다.”
아직 시간은 많다. 그래서 전함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느긋하게 설계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더 남아 있었다. 바로 무장이다.
“무장은 밀폐식 포탑을 채택하는 것은 알겠는데 함포는 무엇을 탑재합니까?”
“15cm 함포를 주포로 탑재하는 것은 어떤가? 대구경 주포도 좋지만 일단 속사 능력을 살리고 싶어.”
“흠, 알겠습니다. 그러면…….”
“주포탑 내부에 장전 장치를 탑재해서 속사 능력을 최대한 살려 보자고. 일단 포탑에 대한 것은 크루프와 협의하는 것으로 하고 주포는……. 전방에 연장 포탑 2기, 함미에 1기를 탑재해서 총 6문을 탑재하고 부포로 10cm 함포를 측면에 배치하는 것으로 하지.”
“그게 좋겠군요. 방호 순양함에 21cm 주포를 탑재하는 것은 무리수죠. 빅토리아 루이제급이 21cm 함포를 주포로 쓰지만 2문만 탑재하지 않습니까?”
“그래. 너무 과하지. 어쨌든 무장은 15cm 함포를 주포로 사용하는 것으로 하도록 해. 의견 있나?”
의견이 있냐는 질문에 모두 대답하지 않았다. 모두가 동의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팀원들은 자와 연필을 이용해서 함의 형상을 그려 보기 시작했다. 나는 팀원들에게 함수의 형상을 설명했고 팀원들은 내 말을 듣고 함수의 모양을 그렸다.
“외형이 결정되었으니 설계를 시작하자고.”
“황실 요트도 설계해야 하니까 할 일이 많습니다.”
황실 요트 설계 건도 우리 팀으로 넘어와 있었다. 나는 팀원들에게 새 종이를 가져오라 지시했다. 이제 황실 요트도 함선의 크기에 관해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때…….
“팀장님, 전보 왔습니다.”
당번병이 나에게 전보를 가져다주었다. 나는 전보 봉투를 뜯고 내용을 확인한 뒤에 이를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팀원들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자네들끼리 이야기하고 있게. 사무실에 잠깐 갔다 오지.”
“예.”
사무실로 돌아와서 전보 내용을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형에게 보낼 답신을 쓰기 시작했다.
“모건 회장이라, 한번 만나 보지.”
존 피어폰트 모건이라……. 날 만나러 베를린까지 온다니까 한번 만나봐야지. 답신을 다 쓴 후, 당번병에게 답신을 건네준 후에 지시를 내렸다.
“이 주소로 지금 당장 전보를 보내.”
“알겠습니다.”
만나겠다는 답신을 보냈으니 답신을 받으면 모건 회장도 베를린을 향해 출발할 것이다. 만날 시간에 대해서도 답신에 적어 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