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er threatens with a knife RAW novel - Chapter (27)
카이저가 칼들고 협박함-27화(27/125)
#27화 아나나스 피자는 잘못된 선택이다.
1903년 2월 4일 오전 11시.
미합중국 워싱턴DC.
워싱턴DC의 백악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책상 앞에 앉아 신문 기사를 보고 있었다.
[독일 해군이 영국 해군을 압도하다.] [대 백색 함대를 위해서 우리는 독일의 함선이 필요하다.] [침묵하는 백악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침묵하는가?] [독일의 장갑 순양함, 그 위세를 과시하다.] [대통령의 대 백색 함대. 공수표인가?]“끄응.”
신문 매체에서는 독일의 새 전함으로 난리가 났다. 황색 언론들은 독일 해군에서 건조한 전함을 미합중국 해군이 도입해야 한다고 부르짖고 있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신문을 흘겨보며 짜증이 나는 듯 표정을 찡그렸다.
“듀이 제독의 보고서입니다.”
“두고 가게.”
조지 듀이 제독의 보고서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책상에 올려졌다. 대통령은 신문을 모두 치워 버리고 보고서를 가지고 와서 내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흠, 한번 마주친 적이 있었군.”
듀이 제독은 독일 순양함 샤른호르스트가 석탄 보급을 위해 푸에르토리코에 입항했을 때 친선 목적을 가장한 함선 연구를 목적으로 샤른호르스트에 승선했었다고 보고서에 적어 두고 있었다. 보고서의 결론은 백색 함대의 확장을 위해 샤른호르스트 같은 순양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함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함선을 건조하기는 어렵고.”
현재 미국의 조선 기술로는 이런 함선을 건조하는 것은 도박이다. 하지만 듀이 제독은 샤른호르스트 같은 순양함이 필요하다 부르짖고 있었고, 언론 역시 이런 함선을 도입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루스벨트 대통령을 몰아세우고 있었다.
“어쩔 수 없군. 건조하지 못하면 사 버리면 그만 아닌가……. 예산이야 어떻게든 만들어 보고……. 밖에 누구 있나?”
루스벨트 대통령이 이야기하자 집무실 밖에 서 있던 보좌관이 들어왔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보좌관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듀이 제독에게 백악관으로 들어오라 하게. 그리고 독일 대사도 들어오라고 요청해.”
“알겠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독일 대사와 접촉해 샤른호르스트급 순양함의 도입을 원한다는 이야기를 독일 정부에 전하기로 했다. 의회나 언론도 저런 함선이 필요하다 부르짖는 만큼 아마 반대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 * *
1903년 2월 5일 오후 4시.
러시아 제국 상트페테르부르크.
“이게 그 함선인가…….”
러시아 제국의 차르. 니콜라이 2세는 정보원이 촬영했다는 샤른호르스트급 순양함의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프로이센급 전함의 진수식으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독일 해군의 주력 장갑 순양함이라는 보고를 들었을 때 그 성능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러시아 해군이 보유한 장갑 순양함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말에 위기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파벨 페트로비치. 자네 의견은 어떤가?”
니콜라이 2세는 해군 장관 파벨 페트로비치 티르토프 장관을 바라보았다. 어딘가 아파 보이는 그는 식은땀을 닦으며 차르에게 대답했다.
“해군 장관으로서 말씀드린다면 이런 함선을 다수 보유하는 것이 해군력 증강에 더 큰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기술 축적을 위해 러시아 국내에서 건조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만…….”
“독일이 그걸 받아들이려 할까?”
“그러면 1번 함은 독일에서 건조하고 나머지 분량은 러시아에서 건조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흠.”
현재 러시아 해군은 세계 정상급 규모를 가진 강력한 해군이다. 그리고 지금도 몇 척의 전함이 러시아의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이 프로이센급 전함을 건조하면서 지금까지 해군력 강화를 위해 기울였던 노력이 모두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전함을 도입하는 것은 어떤가?”
“독일에서 전함을 판매할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장갑 순양함 정도는 가능하리라 보입니다.”
“자네 의견은 잘 알겠네. 몸도 좋지 않아 보이는데 이만 돌아가도 좋네.”
“감사합니다, 폐하.”
파벨 페트로비치 장관이 돌아간 후, 니콜라이 2세는 책상 앞에 앉아 한참을 고민했다. 하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고 예산은 항상 부족하다. 그래서 니콜라이 2세는 이 막대한 예산을 어디서 마련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 * *
1903년 2월 8일 오후 2시.
독일 제국 베를린.
“으어어어…….”
프로이센 함이 진수된 후, 우리 팀원들은 지금까지 축적되었던 피로가 몰려왔다는 듯 책상 위에 엎어져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나 역시 모든 에너지가 비어 버린 것 같이 펜도 제대로 잡지 못할 정도로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피곤해…….”
“죽을 거 같아.”
“그래도 일을 해야지……. 들어온 일들이 산더미 같은데…….”
이렇게 늘어져 있을 수는 없다. 어떻게든 일을 시작해야 한다……. 프로이센 함이 진수되고 우리에게는 신형 경순양함, 구축함과 더불어 프로이센 함의 후속 전함의 설계까지 일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팀장님, 좀 쉬셔야죠……. 여기서 팀장님이 상태가 제일 안 좋아 보입니다.”
“그런가?”
하긴……. 오늘 아침에 거울을 봤을 때 내 얼굴을 보고 조금 충격을 받기는 했다. 짙어진 다크서클과 퀭한 얼굴, 거기에 피로에 찌든 모습이 죽기 직전의 모습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이대로 늘어져 있을 수는 없다. 일은 계속 들어오고 있었고, 밀리기라도 한다면 엄청나게 고생해야 하니까.
“그래도 이대로 있을 수는 없지. 일이 밀리면 또 철야란 말이야. 자자, 철야 하기 싫으면 모두 일어나.”
내 말을 들은 팀원들은 모두 테이블 앞으로 모였다. 일단 가장 급한 일이 프로이센급 전함의 후속 함선을 설계하는 일이었고, 진수식 이후 곧바로 설계에 착수했지만 모두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었기 때문에 함선의 체적만 결정했을 뿐 진도가 나아가지 못했다.
“선체의 형상이나 전폭, 전장, 흘수선만 결정해 놓고 나머지는 그대로니까 오늘부터는 제대로 해 보자고.”
“예. ……그, 팀장님.”
“응?”
“30.5cm 포의 개발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아, 곧 시험 사격에 나설 수 있다고 하더라.”
크루프 사에서 개발 중인 30.5cm 함포는 이미 시제품 제작이 끝났고 곧 시험 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그래서 프로이센급 전함의 후속 전함은 28cm 함포가 아닌 30.5cm 함포를 주포로 쓸 예정이다.
“이 녀석 역시 샤른호르스트와 똑같은 동력…….”
“아니, 이 녀석은 본격적으로 증기터빈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가자고. 지멘스나 AEG에서 증기터빈의 출력 증강에 꽤 진척이 있다고 보고했으니 이 녀석부터는 쓸 수 있어. 그러니 추진축을 4축으로 배치하고 중앙 추진축 2기는 저압 터빈과 후진 터빈으로, 외측의 추진축 2기는 고압 터빈에 할당한다. 보일러도 신형이 곧 개발될 예정이야.”
내 이야기를 들은 팀원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곧 신형 증기터빈이 개발되는데 기존 증기 엔진을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프로이센급이나 샤른호르스트에 증기 엔진을 탑재한 이유는 그만한 출력을 증기터빈이 낼 수 없었기 때문인데 이제 해결이 되어 가고 있으니 증기 엔진을 포기할 때다.
“동력부 무게가 확 줄어들겠군요.”
“증기터빈의 출력이 더 늘어나면 그때는 샤른호르스트급과 프로이센급 전함의 동력계통을 모두 증기터빈으로 교체하자고 장관께 건의할 생각이야.”
“효율적이니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증기 엔진의 중량은…….”
“그 부분은 무게추를 달든가 펌프를 추가하든가 해야지. 그리고 이 녀석도 용량이 더 큰 펌프를 탑재해서 침수 상황에 대비하도록 하자.”
“예. 그리고 샤른호르스트급부터 승조원 거주 공간이 향상되었지만, 새로 설계하는 이 녀석은 승조원 거주 공간에 대한 배려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팀원들 의견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의견이 나왔다. 승조원 거주 공간에 대한 배려가 더 필요하다……. 아주 좋은 의견이다. 거주 공간이 확장되고 시설이 확충되면 승조원들의 전투 효율도 향상될 것이다.
“좋아, 그러면 승조원 거주 공간의 확장과 시설 확충을 염두에 두고 설계에 들어가지.”
“예, 알겠습니다.”
‘일단 둘은 해결했고…….‘
남은 부분이 상당히 많지만 두 가지는 해결했다.
“응? 벌써 저녁인가?”
창밖을 바라보니 이미 해가 저물고 있다. 그러고 보니 저녁도 먹어야 하는데 설계 문제 때문에 오늘도 야근은 확정적이다. 팀원들을 바라보니 내가 저녁 식사를 사 주길 원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주변에 사무실에 가져와서 먹을 만한 음식을 파는 곳이 있나?”
“아,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이 운영하는 가게가 있습니다. 피자라는 음식을 판다고 들었습니다.”
“피자? 그거 좋지. 그럼 휴고, 자네가 다녀와서 좀 넉넉하게 사 오도록 해.”
“알겠습니다. 그런데 돈은…….”
휴고는 얼른 돈을 달라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나는 한숨을 쉬며 지갑을 열어 현금을 꺼내어 휴고의 손에 쥐여 주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사 오고 남을 거야. 환타는 사무실에 있으니까 피자만 사 오도록 해. 난 마르게리타 피자로.”
“알겠습니다.”
휴고는 후배 한 명을 데리고 얼른 사무실을 나섰다. 그러면 이제 휴고가 돌아올 때까지 우리끼리 설계에 대해 논의해 볼 시간이다.
“포탑의 환기 장치를 확충해야 합니다. 샤른호르스트에서 지적된 단점인데 환풍기의 용량이 적어서 화약 연기가 제대로 배출이 안 된답니다.”
“흠, 샤른호르스트와 그나이제나우가 돌아오면 환풍기 용량을 키워야겠군. 일단 다른 함선들의 환기 시스템부터 개선하기로 하고 설계에 반영하도록 해. 30.5cm 주포니까 환기 시스템의 용량을 아주 많이 늘려 버리면 문제가 해결 될 거야.”
“예,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탄약고의 냉각 시스템 역시 개선이 필요합니다.”
“하긴, 저번에 시험 운항을 따라갔을 때 탄약고 온도가 계산보다 높았어. 이번에 전부 개량해서 적용하자고.”
“예.”
탄약고 온도는 조금 낮은 온도에서 유지되어야 하는데 샤른호르스트의 탄약고는 내가 계산했던 것보다 온도가 높았다. 아무래도 냉각 시스템의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이번엔 그걸 개선해 볼 생각이다. 설계도면에는 개선된 설계를 반영하고, 샤른호르스트급은 개선된 설계를 반영하고 냉각기는 최대한 개선해서 교체할 생각이다. 그리고 그때…….
“사 왔습니다.”
휴고와 팀원이 피자가 들어 있는 종이 상자를 가지고 사무실에 들어섰다. 팀원들은 각자 피자 한 판씩 받아 들었고 환타를 가져와 각자의 앞에 올려놓았다.
“휴고, 자네 지금 뭐하나?”
휴고는 무언가 슬라이스 된 것을 피자에 올리고 있었다.
“아나나스입니다. 이걸 피자에 올려 먹으면 맛있단 말이죠. 팀장님도 한번…….”
“안 돼, 그러지 마. 이 자식아. 안 돼! 안 돼!”
휴고는 내 피자 위에 슬라이스가 된 아나나스를 올렸다. 아름다운 마르게리타 피자 위에 슬라이스 된 아나나스가 올라가자 나는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NEIN! NEIN! NEIN! NEIN! NEIN! 이 피자의 맛도 모르는 놈아! 내 아름다운 마르게리타 피자를 이렇게 모욕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이딴 건 너나 먹어!”
순간적으로 마르게리타 피자를 들어 휴고의 얼굴에 집어 던졌다. 그리고 나는 일어서서 휴고에게 30분에 걸쳐 피자에 아나나스를 올려 먹으면 안 되는 이유와 함께 내 피자에 아나나스를 올려 피자를 모욕한 것에 대해 욕설과 함께 일장 연설을 시전 했다. 30분 후 휴고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피자 토핑으로 올려져서 오븐에서 익은 아나나스면 이해를 하겠다! 하지만 내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생 아나나스를 올리는 거냐?! 그럴 거면 오븐에 익혀서 와!!!”
“죄송합니다!”
결국 휴고는 고개를 숙여 나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가서 한 판 더 사 와!”
“예!”
휴고는 사무실을 얼른 뛰어나갔다. 팀원들은 이런 내 모습을 처음 봤는지 모두 조용히 피자에 올려진 아나나스를 빼고 피자를 먹었다. 피자 위에 아나나스 같은 걸 올려 먹는 것을 싫어하는 나를 건드리면 그땐 나도 깡패가 되는 거야.
※작가의 말
토핑으로 올려져서 오븐에서 같이 익은 파인애플은 맛있습니다. 참고로 본 에피소드의 생 파인애플 테러는 작가가 겪은 실화입니다.
그때 겪었던 것이,
1. 페페로니 피자를 시킴
2. 먹으려고 하는데 친구가 파인애플 통조림 까서 제 피자 위에 올렸어요. 참고로 안.익.음.
3. 안 먹고 버림. 나와서 국밥 사 먹었습니다.
참고로 하와이안 피자는 조금 먹습니다. 다는 못 먹고 몇 조각만 먹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