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er threatens with a knife RAW novel - Chapter (55)
카이저가 칼들고 협박함-55화(55/125)
#55화 황금시대 (1)
1905년 2월 15일 오후 4시.
독일 제국 함부르크.
“정말 대단하군.”
“내년에는 진수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빠르군. 3년은 걸릴 것 같았는데…….”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과 나는 함부르크의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를 방문했다. 페르디난트 대공이 함부르크를 방문한 목적은 간단했는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해군이 발주한 전함의 건조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까앙- 까앙-
크레인이 철판을 적절한 위치에 내리자 노동자들이 공중에 매달린 철판을 밀어서 도면상 놓여야 할 위치에 놓고 분주하게 움직여 리벳을 박았다. 철판이 선체에 고정되자 노동자들이 나머지 부분에 리벳을 박아 넣었다.
“우리 조선소와 달리 활기가 넘치는군. 노동자들 얼굴도 밝아 보이고…….”
페르디난트 대공은 쓴 미소를 지으며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페르디난트 대공의 미소가 어떤 뜻인지는 잘 알 것 같았는데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얼마 전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조선소의 상황을 보고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이 낙후하고 도크의 크기가 작아서 프로이센급 전함과 같은 대형 함선을 건조할 수 없는 상황…….
“우리 해군도 조선소에 상당한 투자를 시작했네. 도크를 넓히고 노동자들을 훈련시키고 있지. 하지만 속도가 늦어.”
“당분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해군의 전함은 독일에서 건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 의견입니다만…….”
“나도 같은 생각일세. 우리 조선소들의 능력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독일에 의존하는 수밖에……. 자네에게도 당분간 의존하겠네.”
“예. 얼마든지 의존하십시오.”
‘물론 나도 스코다 사의 기술을 최대한 많이 빼 올 거지만…….’
전함 건조 현장을 시찰한 페르디난트 대공과 나는 마차를 타고 자리를 옮겼다. 마차가 향한 곳은 독일 해군의 새로운 전함이 건조 중인 도크였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전함보다 더 큰 전함의 건조 현장은 대공의 시선을 붙잡아 두기에 충분했다.
“프로이센급 전함의 후계형입니다. 일부 불만이 있던 점들을 수정한 확대 개량형입니다.”
“흠. 대단히 인상적이군. 우리도 다음 전함들을 건조할 때는 함선의 크기를 키우는 것도 고려를 해 봐야겠어.”
페르디난트 대공은 프로이센급 전함의 후계형을 보고 더 발전된 함선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것 같다. 아직 한참 건조 중인 함선을 보고 눈빛이 반짝이는 것이…… 제대로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쨌든 새 전함을 건조하는 문제는 나중으로 미뤄 두고 조선소는 잘 와 봤군. 제독들에게 할 말이 생겼어. 보수적인 제독들은 우리 조선소에서 전함을 건조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해군 수뇌부에 결정을 후회하게 될 거라고 도를 넘어서는 경고를 했었거든.”
“그렇습니까?”
“그들에게는 내가 직접 조선소를 시찰했으니 할 말이 생긴 거지.”
나는 페르디난트 대공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제 볼일이 없다는 듯 마차 쪽으로 걸어갔다.
“우리가 여기 있으면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이제 호텔로 돌아가세.”
“예.”
페르디난트 대공은 노동자들에게 방해가 될까 염려해서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나는 페르디난트 대공을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그의 결정에 토를 달지 않고 마차에 올랐다.
“호텔로 돌아가세.”
호텔로 돌아가자고 마부에게 지시를 내리자 마부는 마차를 몰아 조선소를 빠져나왔다. 경호원들의 엄중한 호위 하에 우리는 호텔로 이동했고 페르디난트 대공은 바깥 풍경을 감상했다.
“활기가 넘치는군.”
“러시아와 일본의 전쟁 덕분에 국내 경제에 활력이 돌면서 노동자들이 얻는 것도 많아졌습니다. 매일 초과 근무에 야근까지 하니까 그들이 집에 가져가는 봉급이 크게 늘면서 소비 진작으로 이어졌고 전체적으로 경제에 큰 이익을 주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일본의 전쟁으로 인해 독일의 경제는 크게 발전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벌어들이는 돈을 소비하기 시작했고 외식 문화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그때, 페르디난트 대공의 눈에 어느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지니어스 버거? 저기는 무슨 음식을 팔지?”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마부, 잠깐 세우게.”
마부는 내 지시를 받아 마차를 세웠다. 나는 마차에서 내려 지니어스 버거 1호점으로 들어갔고 독일에서는 함부르크라 부르는 햄버거 세트 2개를 사서 마차로 돌아왔다.
“이 음식을 팝니다.”
“이건 뭔가?”
페르디난트 대공은 기름종이로 만들어진 봉투 안에 들어있는 햄버거에 큰 관심을 보였다. 나는 햄버거를 바라보고 있는 그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은 채 이야기했다.
“호텔에 가서 드셔 보시지요. 손으로 들고 드시면 됩니다. 이 환타를 곁들여 드시면 맛이 좋습니다.”
“알겠네.”
페르디난트는 내 말을 듣고 대답을 했지만, 그는 바깥에서 들려오는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막 퇴근한 노동자들은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올해 경기가 작년하고 같으면 정말 좋을 거야.”
“이번에 초과 수당으로 돈이 좀 넉넉하게 들어올 것 같아.”
“하하하~ 돈 좀 만지겠구먼? 그러면 술은 자네가 사라고?”
“그래, 오늘 술은 내가 산다!”
“위대한 카이저를 위하여 건배!”
“노동 황제 카이저를 위하여 건배!”
페르디난트 대공은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노동자들은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하니 좋았다. 거기에 더해 초과 수당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제야 독일의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조용히 마차의 문을 닫고 마부에게 이야기했다.
“호텔로 가세.”
“알겠습니다.”
마차는 다시 호텔을 향해 나아갔다. 페르디난트 대공은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는 듯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이번 전쟁으로 독일이 확실한 이익을 보고 있다는 것은 보고서를 통해 알고 있었소. 하지만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슬쩍 들어보니 실감이 나는군…….”
“예.”
페르디난트 대공은 무언가 부럽다는 듯 나를 쳐다보지 않고 바깥 풍경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차가 호텔에 도착하자 조용히 마차에서 내려 자신의 객실로 올라갔다.
“안내는 잘한 것 같은데 대공이 충격을 심하게 받은 것 같군.”
러시아에 무기를 대량으로 팔아먹고 일본에는 의약품과 붕대, 기타 물품을 팔아 치우면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이 꽤 배가 아픈 모양이다. 나는 조용히 미소를 지은 채로 객실에 올라갔다. 페르디난트 대공이 상수시 궁전에 가기 전까지 그를 수행하게 되었지만, 대공이 호텔에 들어온 순간부터는 자유 시간이다. 그러니 객실에서 잠이나 늘어지게 잘 생각이다.
* * *
1905년 2월 16일 오후 2시.
독일 제국 포츠담.
카이저 빌헬름 2세는 상수시 궁전의 집무실에서 재무장관과 만났다. 재무장관이 경제 지표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자 빌헬름 2세는 이를 자세히 검토했고 검토가 끝난 후에는 정말 기분이 좋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모든 경제 지표가 폭발적으로 좋아졌습니다. 특히 무기, 의약품, 식품에 대한 러시아 수출이 늘어났고 이와 관련된 산업들이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철강 분야도 발전하고 있겠지?”
“맞습니다. 철강 분야도 크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달베르크 그룹의 성장세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빌헬름 2세도 아달베르크 그룹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아달베르크 식품에서는 환타와 통조림을 러시아에 판매하고 있었고 아달베르크 종합 상사는 의약품의 중계수출로 일본과 러시아 양쪽에 의약품을 팔아치우며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카이저는 아달베르크 중령이 했던 말을 기억해 냈다.
‘우리 국민이 아니니 누가 얼마나 죽던 무슨 상관입니까? 우리는 이익만 챙기면 됩니다. 그리고 그 이익을 이용해 우리는 더 발전하겠지요.’
거기에 더해 전쟁으로 인해 의외의 혜택을 얻은 회사가 있었다.
“크루프 사의 지표가 좋아 보이는군.”
“예. 러시아 진영에 파견된 관전무관 들이 우리 독일제 대포에 대한 단점을 지적했고, 크루프 사에서는 이 단점을 모두 보완한 새로운 대포를 개발해서 우리 육군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육군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포들은 모두 크루프 사에서 대포를 인도할 때 그 수량에 맞게 일괄 구매해서 다시 팔아먹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일본의 전쟁은 독일의 무기를 시험할 수 있는 좋은 시험장이었다. 덕분에 크루프 사는 새로운 화포를 육군에 팔아먹고 육군은 기존 화포를 모두 크루프 사에 매각했다. 크루프 사는 이 대포들을 오스만 제국과 중국에 팔아먹으면서 막대한 이익을 취했고 재무부는 크루프 사에서 막대한 세금을 징수한다. 그러면 이 세금을 육군 예산으로 돌려 새로운 화포를 구매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이 되어 버렸다.
“전쟁이 여러모로 이득을 가져오고 있어. 이대로 몇 년 정도 지속되면 좋겠지만 아달베르크 중령의 말에 따르면 늦어도 올해 5월이나 6월에는 전쟁이 끝날 것 같고…….”
“아달베르크 중령은 이 전쟁을 어떻게 예측했는지……. 덕분에 우리는 막대한 이익을 거뒀지만 말입니다.”
카이저는 재무장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 것에 기분이 나빠졌는지 재무장관에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일본이 같이 주저앉아야 하는데 예상외로 일본 놈들이 바보들이라 우리가 상정한 피해를 넘어 버렸군. 구상을 위해서 니키에게는 미안하지만, 러시아에 제동을 걸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
“예?”
재무장관은 카이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빌헬름 2세는 재무장관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산업 구조 발전과 기술 발전, 거기에 막대한 세입까지 거뒀으니 이제 무대의 막을 내릴 때가 왔네.”
“무슨 말씀이신지?”
“오늘 철도 수송분을 마지막으로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일시 중단할 생각일세.”
“예? 하지만 폐하…….”
“내가 목표로 한 것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외무장관을 부르게.”
“예…….”
재무장관의 표정은 급격히 굳어 버렸다. 카이저의 결정으로 오늘 철도로 보낸 수출을 마지막으로 전쟁이 끝날 때까지 더 이상의 수출은 없을 것이다. 재무장관은 외무장관에게 상수시 궁전으로 들어오라는 카이저의 지시를 전보로 전했고 한 시간 후 외무장관이 상수시 궁전에 도착했다.
“폐하, 부르셨습니까?”
“그래. 내 급히 내릴 지시가 있어서 오라고 했네.”
급히 내릴 지시라는 말에 외무장관은 귀를 기울였고 카이저는 자신의 결정을 외무장관에게 이야기했다. 카이저의 결정을 들은 외무장관은 당황한 표정으로 카이저에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폐하, 지금 당장 수출을 중단한다면 러시아에서 우리가 의도를…….”
“물자 생산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대충 둘러대게.”
“폐하, 러시아에서 일본의 전시 국채 판매에 대해서 항의했었습니다.”
“잘 둘러댔겠지?”
“예. 은행가들이 진행한 것이라 정부에서 제동을 걸 수 없었다고 둘러댔고 러시아 정부에서도 넘어갔습니다만…….”
“이번에도 자네가 잘 넘기기를 바라네. 러시아 정부에서도 우리 산업계가 러시아에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 거야. 그러니 생산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도 잘 넘어가겠지. 그리고 얼마 전에 슈테틴의 탄약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있지 않았나. 그걸 빌미로 탄약 생산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둘러대게.”
외무장관은 대답을 주저했다. 탄약은 그렇다 하더라도 나머지 물자는 어찌한다는 말인가……. 외무장관은 카이저에게 이야기했다.
“식량이나 의약품은…….”
“원자재가 부족하다고 둘러대게. 화포는 이제 우리 육군에 대한 공급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둘러대고. 어쨌든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러시아에 통보하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외무장관은 고개를 숙였다. 외무장관이 지시에 복종하기로 하자 카이저는 재무장관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육군 예산과 해군 예산을 함께 증액하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특히 해군에는 신형 전함 건조 비용을 증액하고 아달베르크 설계팀에 예산을 더 지원하도록 해. 하나 더 있네.”
“말씀하십시오.”
“티르피츠 장관이 자네에게 새로운 전함의 건조 예산 집행을 요청할 거야. 그러면 불만을 품지 말고 그대로 예산을 집행하도록 하게. 어차피 막대한 초과 세수를 거두었으니 문제는 없지 않은가.”
“알겠습니다.”
빌헬름 2세는 아달베르크 중령이 이야기했던 그 순양전함이라는 함선을 건조할 생각이다. 다행스럽게도 아달베르크 설계팀은 순양전함의 설계도면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강력한 전함과 함께 속력에서 영국 해군을 압도할 새로운 함선을 건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카이저는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