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er threatens with a knife RAW novel - Chapter (77)
카이저가 칼들고 협박함-77화(77/125)
#77화 차르 일가의 방문 (3)
“꺄아아아!”
비명 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니콜라이 2세는 자신의 딸들을 확인했다. 그리고 경악스럽다는 듯 외쳤다.
“타샤!”
“타티아나!”
물에 빠진 이는 타티아나 황녀였다. 황녀는 조금씩 뒤로 떠내려가고 있었고 보트에 타고 있던 황자들과 황녀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했다. 빌헬름 2세도 당황했는지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리고 나는 신발을 거칠게 벗고 연못으로 뛰어갔다.
“아달베르크 중령, 자네 어디…….”
그리고 나는 반사적으로 연못에 뛰어들었다. 두 황제가 있던 곳에서 타티아나 황녀가 허우적대고 있는 연못의 중앙까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어디서 나온 힘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수영 기록을 경신하면서 연못 중앙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 살려 주…….”
타티아나 황녀는 힘이 빠졌는지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나는 물속으로 잠수해서 황녀를 안고 수면으로 올라왔다.
“조금만 버티세요!”
힘이 빠진 그녀를 안은 채로 배영으로 겨우 뭍으로 올라왔다.
“타샤!”
알렉산드라 황후와 니콜라이 2세, 빌헬름 2세까지 달려와서 타티아나 황녀의 몸을 살피더니 빌헬름 2세가 시종들을 바라보며 외쳤다.
“의사 데려와! 숨을 쉬지 않아!”
“잠깐 나와 보십시오!”
나는 가슴 정중앙에 손을 올려두고 심장마사지를 실시했다. 그리고 황녀의 입에 내 입을 가져갔다. 숨을 불어 넣고 심장마사지를 몇 번을 반복하자…….
“콜록, 콜록.”
타티아나 황녀가 물을 뱉어 내고 숨을 몰아쉬며 눈을 떴다. 나는 안도감에 뒤로 털썩 주저앉았고 알렉산드라 황후는 타티아나 황녀를 안고 눈물을 쏟아 냈다.
“타샤, 흑, 네가 잘못되는 줄 알았단다…….”
“휴…….”
어쨌든 황녀가 이곳에서 죽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만약 목숨을 잃었으면 차후에 큰 문제가 될 뻔했다. 내가 숨을 몰아쉬고 있을 때 니콜라이 2세가 내 손을 잡으며 이야기했다.
“고맙네, 정말 고맙네……. 딸아이를 잃어버리는 줄 알았네…….”
니콜라이 2세가 눈물을 글썽이며 내 손을 잡고 있어서 일어설 수가 없다. 빌헬름 2세는 조용히 내 뒤로 다가와서 자신의 손으로 내 어깨를 토닥였다.
“잘했네.”
“폐하, 집으로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일단 집에 돌아가서 옷부터 갈아입어야 할 것 같다. 지금 내 몰골은 물에 빠진 생쥐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빌헬름 2세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듯 시종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아달베르크 중령이 옷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준비하게.”
“알겠습니다.”
마치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시종은 나를 데리고 궁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빌헬름 2세가 내어 준 내 방으로 왔고 시종은 옷장에서 해군 하절기 정복과 속옷을 꺼내 나에게 건네주었다. 나는 욕실에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 연못가로 돌아왔다. 옷을 갈아입고 돌아오자 알렉산드라 황후는 나를 끌어안았다.
“정말 고마워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나는 조용히 알렉산드라 황후에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니콜라이 2세는 손을 꼼지락거리며 서 있는 타티아나 황녀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타샤, 널 구해 주셨단다.”
볼에 홍조를 띤 타티아나 황녀가 이야기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아픈 곳은 없으십니까?”
“네, 없어요…….”
“허허.”
빌헬름 2세와 아우구스테 황후는 나와 타티아나 황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나도 분위기를 읽고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FBI! open up!’
황녀의 나이…… 올해 10살이다…….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는 나이라 동생처럼 여겨져서 나는 조심해야 할 것을 일러 주기 위해 타티아나 황녀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했다.
“물가에서 노실 때는 언제나 조심하십시오.”
“네…….”
타티아나 황녀의 홍조가 더 진해진 것 같은데 기분 탓일 것이다.
“큰일을 겪을 뻔했으니 아이들에게 나오라고 하는 것이 좋겠어.”
“같은 생각이야.”
황녀들이나 황자들은 노를 저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나는 바짓단을 걷고 구두를 벗은 뒤에 연못가로 들어가 황자들과 황녀들이 탄 보트가 뭍으로 올라오게 도와주었다. 어쨌든 오늘 뱃놀이는 여기서 끝이다.
“궁전으로 가서 놀란 가슴이나 진정시키세.”
빌헬름 2세는 니콜라이 2세 가족들과 자신의 가족들을 데리고 궁전으로 돌아갔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궁전으로 끌려갔다.
* * *
1907년 4월 24일 오후 3시.
대영 제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의 총리 관저. 헨리 캠벨배너먼 총리는 각료들과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차르가 단순히 답방 목적으로 간 것은 아닐 것 같은데…….”
“카이저가 뭔가를 꾸미고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차르의 움직임을 봤을 때 뭔가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 이를 어떻게 한다.”
영국은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그 여파가 영국까지 미치고 있었고 유럽에서는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1902년 프랑스와는 협상을 체결하여 우호국이라 할 수 있고 독일과 사이도 매우 나쁘지만, 영국의 동맹국에 준하는 국가일 뿐 조약으로 동맹을 체결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가 독일의 편에 선다면…….”
“러불 동맹이 깨지게 되고 독일의 힘이 더 강해질 겁니다. 독일을 보십시오. 미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도 경제가 원활하게 굴러가고 있지 않습니까.”
독일의 경제 상황은 영국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의 자원을 들여올 수 있으니 자원 수급에서도 안정적이었고 미국에서는 큰돈을 벌고 있다. 그리고 독일의 기업들은 질이 좋은 물건을 판매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세금을 내면서 제국의 재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망할. 독일을 고립시켜야 하는데…….”
영국이 유럽에서 힘을 쓰려면 독일을 철저하게 고립시켜야 한다. 고민에 빠진 총리를 바라보던 에드워드 그레이 외무장관은 한가지 묘안이 떠올랐는지 총리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러시아가 프랑스와의 동맹 관계를 깰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저번에 니콜라이 2세를 만났을 때 독일을 좋게 보고 있더군요.”
“독일에서 무기와 자금을 지원했기 때문에 좋게 보는 거겠지.”
“그러니 러시아와 프랑스의 동맹이 깨지면 우리가 프랑스와 동맹을 맺는 것은 어떻습니까?”
캠벨배너먼 총리는 고개를 들어 외무장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왜 그런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지? 아주 좋은 생각인데?”
묘안이라면 묘안이다. 외무장관의 말은 아예 조약으로 동맹을 체결하자는 뜻이다. 프랑스와 동맹을 맺어 영국 일본 프랑스 3국 동맹을 체결하게 될 것이고 영국의 영향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독일이라는 도전자를 쉽게 상대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탈리아와는 1902년에 밀약을 맺어 놓았으니 이탈리아를 끌어들여 4국 동맹을 체결하면 지중해에서 우리의 패권을 지킬 수 있습니다.”
“좋은 생각이야.”
캠벨배너먼 총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태평양, 그리고 유럽 대륙, 지중해에서 영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캠벨배너먼 총리는 그레이 외무장관을 바라보며 지시를 내렸다.
“당장 시작하도록 하게. 그리고 브라질 정부와 접촉해서 우리가 독일이 판매한 전함보다 더 좋은 녀석을 건조해 주겠다고 이야기를 던져 보도록 해.”
그레이 외무장관에게 4국 동맹 체결을 시작하라는 지시와 함께 브라질 정부와도 접촉해 보라는 지시를 내린 뒤, 갑자기 문이 열리며 보좌관이 들어왔다. 그리고 다급한 목소리로 총리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인가?”
“스톨리핀 총리가 베를린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베를린에서 키릴 블라디미로비치 전 대공이 독일 근위대의 엄중한 호위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뭐라고?!”
캠벨배너먼 총리는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떨어트렸다.
* * *
1907년 4월 25일 오후 4시.
독일 제국 포츠담.
“이것이 러시아 해군에 적합한 전함일 겁니다.”
나는 팀원이 가져온 설계도면을 테이블 위에 펼쳐 놓았다. 니콜라이 2세와 키릴 블라디미로비치 전 대공이 설계도면을 들여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건조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 않았나? 그런데 이렇게 빨리…….”
빌헬름 2세도 놀랍다는 듯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나는 뒷머리를 긁적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러시아의 환경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설계도면을 저 혼자 만들어 두었던 적이 있습니다. 프로이센급 전함과 비슷하지만, 함수의 형상에 변화를 주어 약간의 쇄빙 능력을 부여하고 빙해에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선체의 철판을 저온에서 활동하기 좋은 철판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키릴, 네가 보기에…….”
니콜라이 2세는 아직은 어색하다는 듯 키릴 전 대공을 바라보며 의견을 물었다. 키릴 전 대공은 설계도를 천천히 들여다보면서 무언가를 계산하는 듯 훑었고 니콜라이 2세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우리 러시아의 환경에 적합한 전함 같습니다. 폐하. 아달베르크 중령이라고 했나?”
“예.”
“전함의 최고 속력은?”
“23노트는 보장할 수 있습니다. 장갑을 줄이면 24노트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만…….”
설계도면 속의 전함은 장갑 두께가 측면 280mm, 갑판 장갑은 85mm 정도다. 거기에 더해 함수에는 50mm의 측면 장갑을 두었지만, 나머지 부분은 집중 방어방식으로 구성하여 장갑 구조를 효율화했다.
“포탑은 적층식 배치로 공간 낭비를 줄였습니다.”
키릴 대공은 전함의 포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포탑이 특이하군.”
“예. 30.5cm(12인치) 3연장 포탑을 4기 탑재하여 12문의 주포를 탑재할 수 있습니다. 복원성 문제는 설계를 통해 무게 중심을 낮췄으니 악천후 시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3연장……. 12문이라고?!”
키릴 대공은 깜짝 놀라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때, 시종이 무언가를 가지고 왔다.
“아, 왔군……. 이건 설계도면 속의 전함을 모형으로 만들어 본 것입니다.”
니콜라이 2세와 키릴 전 대공은 모형을 만지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특히 키릴 대공은 전함의 모형을 자세히 살피고 있었는데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니콜라이 2세가 키릴 전 대공에게 입을 열었다.
“키릴, 너를 추방했던 일은 미안하게 됐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내 조치가 너무 과했다고 생각이 되는구나. 다시 러시아로 돌아와도 좋다.”
키릴 전 대공은 이야기를 듣고 니콜라이 2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제가 황명도 없이 결혼했으니……. 폐하의 조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용서해 주신다고 하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너를 복권 시킬 생각이다. 그러니 네 아내도 정식으로 대공비가 될 거야. 그리고 돌아와서 해군을 맡아 주길 바란다.”
키릴 대공은 차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빌헬름 2세도 마찬가지로 보기 좋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이 모습을 바라보았다. 전함 도입 문제 덕분에 두 사촌지간 사이의 불화가 해소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