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er threatens with a knife RAW novel - Chapter (80)
카이저가 칼들고 협박함-81화(80/125)
#81화 충격 그리고 공포 (2)
1907년 5월 21일 오후 4시.
대영제국 런던.
-쾅!
헨리 캠벨배너먼 총리는 아주 거칠게 신문을 책상 위로 집어 던졌다.
[삼제동맹의 부활!] [현 정부는 이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나? 프랑스의 러시아 홀대 여전했다.] [지원을 거부했던 프랑스와 전쟁을 적극 지원했던 독일의 상반된 움직임의 결과다.] [현 정부 최악의 외교 참사] [캠벨배너먼 정권은 왜 이 사태를 막지 못했는가…….]“신문은 모두 우리를 비난하기 바쁩니다.”
현재 언론에서는 캠벨배너먼 정권을 비난하기 바빴다. 하지만 정부에서도 할 말은 있었는데 누구도 러시아가 독일과 다시 동맹을 맺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캠벨배너먼 총리는 책상 위에 있는 사탕을 씹어먹으며 외무장관에게 물었다.
“프랑스 놈들은 러시아가 독일에 붙을 줄 몰랐나? 이상 징후가 있었을 텐데……. 도대체 이런 중대한 사항을 왜…….”
“프랑스에서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망할…….”
영국과 프랑스는 이탈리아를 삼국동맹에서 빼앗아 왔지만, 러시아라는 거대하고 잠재력이 있는 동맹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프랑스는 베를린에서 삼제동맹이 부활했다는 독일 외무장관의 선언이 나오기 전까지는 러시아가 동맹을 탈퇴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는 러시아에 거하게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독일의 공업 능력에 러시아의 식량 생산 능력이 더해진다면……. 끔찍하군.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독일을 고립시키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거기에 더해서…….”
거기에 더해 이제는 러시아도 견제 대상에 포함이 된다. 만약 러시아가 해군력을 강화하게 된다면 영국 해군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 늘어나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캠벨배너먼 총리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집무실을 거닐며 생각에 잠겼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솔직히 상황을 판단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외무장관의 말은 타당성이 있었다. 외무성에서도 현재 상황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중대한 일은 시간에 여유를 두고 움직여야 실수가 나오지 않는다. 일은 이미 벌어졌고 이 일을 어떻게든 수습하려고 급하게 움직인다면 큰 실책을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급보입니다!”
“이번엔 또 뭐야?!”
보좌관이 급히 들어왔다. 이번에는 또 무슨 사건이 터졌을지 걱정된다는 감정이 총리의 표정에 그대로 묻어 나왔다. 보좌관은 총리에게 서류를 건네주었다.
“뭐?! 이게 사실인가?!”
“사실입니다. 방금 대사관의 전보를 통해 들어온 소식입니다.”
캠벨배너먼 총리는 서류를 바라보며 경악했다. 총리의 표정이 풀리지 않자 외무장관이 총리에게 다가와서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독일 놈들이 일을 저질렀어! 러시아에 전함 2척과 샤른호르스트급 순양함을 제공하겠다니?!”
“예?”
믿을 수 없는 소식이었다. 오늘 아침 독일 정부는 러시아 제국의 해군력 재건을 위해 전함 2척과 샤른호르스트급 순양함 2척을 양도한다는 발표를 했다. 전함 2척은 러시아의 환경에 맞게 설계하여 건조할 예정이고 샤른호르스트급 순양함은 승조원 훈련을 거쳐 인도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소식은 총리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캠벨배너먼 총리는 충격에 자리에 주저앉았다. 러시아의 해군력 재건에 독일이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면 이제 증강될 러시아 해군의 전력까지 영국 해군이 책임지고 틀어막아야 한다.
“프랑스와의 동맹을 서둘러야겠어.”
캠벨배너먼 총리는 프랑스, 이탈리아와의 동맹 체결을 서두르기로 마음먹었다. 이탈리아 해군이 지중해에서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해군을 견제하면 영국 해군과 프랑스 해군은 독일, 러시아 해군의 대서양 진출을 견제하게 될 것이다. 영국 해군 단독으로 두 나라의 해군을 견제하는 것보다는 미약한 프랑스 해군이라 할지라도 같이 틀어막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본 것이다.
“그리고 독일 해군에서 요청한 것이 있습니다.”
“뭔가?”
“독일 해군 함선 일부를 재배치할 예정이라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고 싶다고 합니다.”
“흠.”
수에즈 운하는 영국 해군에서 드레드노트를 건조할 무렵부터 준설공사가 진행되었다. 덕분에 지금은 전함들이 원활하게 통과할 수 있어서 독일 해군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려고 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합니까? 통과를 불허해야 합니까? 아니면…….”
“일단 통과를 허용하도록 하게. 운하 통과를 불허한다면 보복 조치 때문에 통과를 불허하니 마니 말이 많으니까 그냥 통과를 허용하도록 해. 대외적으로는 아직 사이가 괜찮다는 것을 보여 줄 필요가 있네.”
“알겠습니다.”
캠벨배너먼 총리는 손으로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두통을 다스렸다. 오늘 골치 아픈 일이 연이어서 터지고 있으니 두통이 찾아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 * *
1907년 5월 22일 오후 1시.
독일 제국 함부르크.
함부르크의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 나는 방금 입항한 프린츠 하인리히의 갑판으로 올라갔다. 갑판에서 함교로 발걸음을 옮기자 함장이 나를 반겼다.
“어땠습니까?”
“이 이쁜 녀석의 발이 더 빨라졌습니다.”
프린츠 하인리히와 자매함인 프리드리히 카를은 대규모 개수를 받았다. 석탄 보일러를 석탄-중유 혼소 보일러로 교체했고, 증기터빈 2세트를 탑재했으며 주포 역시 24cm(9.45인치) 주포에서 28cm(11인치) 연장 포탑 4기로 교체를 받았다. 거기에 더해 측면 장갑을 10mm 추가로 덧대었고 사격통제장치 개수와 함께 측거의 교체, 배수펌프와 전력계통의 개수도 함께 진행되면서 전투 능력이 더 강력해졌다.
“기존 엔진으로는 최대 속력이 24노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증기터빈과 새 보일러의 힘 덕분인지는 몰라도 26.5노트는 나오더군요.”
최대 속력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나는 미소를 지었다. 보일러와 증기터빈의 조합은 기존 엔진보다 더 효율적이다. 거기에 출력까지 늘었으니 최대 속력이 늘어났다는 것은 내가 의도했던 개수가 정상적인 개수였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주포의 사격 능력이나 사거리 또한 대폭 늘어나서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사격통제장치나 측거의는 어떻던가요?”
최근에 개발이 끝난 사격통제장치는 기존 사격통제장치의 신뢰성을 대폭 보강한 물건이다. 사격통제장치는 톱니바퀴와 자이로스코프를 사용한 기계식 계산기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사격통제장치는 이 톱니바퀴의 신뢰성과 수명을 대폭 보강한 버전이었고, 나는 이 사통 장치에 고장은 없는지 함장에게 질문한 것이다.
“모두 정밀하고 정확하게 작동했습니다.”
함장의 말을 듣고 난 후, 나는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함장은 부두에 정박 중인 장갑 순양함 블뤼허와 론을 바라보며 나에게 물었다.
“저 녀석들은 개수가 다 끝난 겁니까?”
“예. 블뤼허와 론은 프린츠 하인리히와 프리드리히 카를의 24cm 주포를 옮겨서 탑재하는 것이 마지막 작업이었으니까요. 기관 개수는 몇 달 전에 끝났고요.”
두 척의 장갑 순양함은 대형 순양함에서 사용하던 포탑을 이식받았고 사격통제장치와 측거의도 개선형을 탑재했다. 그리고 블뤼허와 론 역시 최대 속력 26.5노트를 안정적으로 기록하여 기관 개수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시험 항해를 몇 번 더 해 봐야겠지만 일단 순조롭게 끝날 것 같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난간에 몸을 기대었다. 함장은 나를 바라보며 걱정스럽다는 듯 이야기했다.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괜찮습니까?”
나는 함장을 바라보며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조금 피곤하군요. 목도 많이 마르고요.”
“저런……. 그러면 이걸 드셔 보시지요.”
함장은 나에게 수통을 들이밀었다. 함장이 주는 것이라 안 마실 수는 없어서 나는 수통을 받아 들고 입으로 내용물을 들이켰는데……. 뭔가 맛이 이상하다.
“이거 맛이 왜…….”
“별건 아니고 그거 생리식염수입니다. 마시면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목이 많이 말라 보이시길래요. 우리 승조원들한테는 여름에 조금씩 마시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마신 게 링거의 내용물인 생리식염수인 것 같다. 맛이 좀 이상했지만, 갈증이 해소되는 것 같아서 나는 내용물을 모두 들이켰다.
‘잠깐, 생리식염수라고?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갑자기 번뜩이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서둘러서 서류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함장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함장님, 정말로 천재입니다.”
“예? 제가요?”
함장은 내 말을 듣고 어리둥절한 듯 깜짝 놀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는데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에 프린츠 하인리히에서 내려 마차를 타고 아달베르크 식품으로 쳐들어갔다.
“형!”
“이게 누구야? 베르너 폰 아달베르크 중령님?”
형인 알베르트가 나를 반겼다. 나는 아무 말 없이 형을 끌고 식품 연구실로 데려갔다. 그리고 가방에서 아까 약국에서 사 온 생리식염수를 꺼내기 시작했다.
“또 무슨 기발한 생각이 난 거냐?”
형은 기대한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조용히 생리식염수의 뚜껑을 열어 그릇에 모두 쏟아붓고 연구실의 거대한 냉장고 안에 보관되어 있는 자몽 과즙을 가져왔다.
“생리식염수는 수액으로 맞는 거잖아? 거기에 지금 자몽 과즙을 타는 거냐? 도대체 뭘 하려고? 먹을 걸로 장난치면…….”
“잠깐 조용히.”
일정한 비율로 자몽 과즙을 생리식염수에 탄 후에 숟가락으로 맛을 보았다.
‘뭐가 빠진 느낌인데…….’
뭔가 빠진 느낌이라 냉장고로 가서 어떤 과즙이 들어 있나 살펴보았다. 그러다 눈에 띈 것이 액상 과당이었다. 액상 과당을 가져온 후, 액상 과당과 백설탕을 섞은 후에 비율을 조정하면서 생리식염수와 자몽 과즙의 혼합물에 조금씩 탔다. 그리고 소금을 조금 넣고 맛을 보았다.
“흠, 아까보다 낫군.”
“도대체 뭐야?”
“공장에서 땀을 과하게 흘린 사람이 필요해.”
“뭐? 잠깐만.”
형은 무언가를 이야기하려고 하다가 땀을 과하게 흘린 사람이 필요하다는 내 말을 듣고 서둘러서 연구실을 나섰다. 그리고 잠시 후, 형은 회사 직원 중에 땀을 과하게 흘려서 지친 사람을 데려왔다. 나는 그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 혼합물을 한 컵 떠서 그에게 건네주었다.
“이게 뭡니까?”
“마셔 보세요. 마시면 지금보다 좋아질 겁니다.”
직원은 내 말을 듣고 반신반의하면서 혼합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혼합물을 모두 비운 그는 나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인지……. 달고 짭짜름하고 처음 느껴보는 맛입니다.”
“한 10분 지나서 몸 상태를 확인해 보죠.”
10분 후, 나는 직원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 그는 아까보다 몸이 나아진 듯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중령님이 주신 것을 마셨을 뿐인데 갈증도 사라졌고, 아까보다 활력이 올라왔습니다. 어지럽던 것도 없어졌고요.”
형은 이걸 보면서 신기한 듯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냐?”
나는 형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내가 생각한 거야. 마시는 생리식염수. 봐, 한 컵 마셨을 뿐인데 많이 좋아졌잖아. 이걸 만들어서 땀을 많이 흘리는 노동자들이나 운동선수, 군인들이 마신다면 꽤 많은 양을 팔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럴 것 같구나. 꽤 많은 양을 팔아치울 수 있겠어. 그런데 이거 이름은 정했냐?”
이름을 정했냐는 형의 질문에 나는 단순한 이름을 제안했다.
“파워 스웨트가 어떨까 싶은데?”
“그걸로 가지.”
알베르트는 이름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의 요구로 나는 많은 양의 파워 스웨트 혼합물을 만들어야 했고, 레시피까지 적어 줘야 했다. 일을 마친 후, 나는 오랜만에 본가를 들러 저녁 식사를 들었다. 내일은 킬의 게르마니아 조선소를 방문해야 했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