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er threatens with a knife RAW novel - Chapter (9)
카이저가 칼들고 협박함-9화(9/125)
#9화 이제 만들어 볼까?
1900년 1월 10일 오전 10시.
독일 제국 베를린.
“강철 문제는 해결됐고, 조선소의 시설 확장 문제는 해결 중이다?”
“그렇습니다, 폐하.”
베를린 황궁. 2달 동안 킬, 빌헬름스하펜을 비롯해 조선소와 해군공창을 돌아다니며 시설 확장에 대해 지시를 내리고, 공사가 시작하고 책임자를 임명하고 겨우 베를린에 돌아올 수 있었다. 티르피츠 장관 역시 독일 동북부 지역의 조선소와 해군공창을 시찰하고 확장 공사를 지시한 뒤에 베를린으로 돌아와서 카이저에게 보고를 올리고 있다.
“아달베르크 대위.”
“예, 폐하.”
“강철 문제를 해결하리라 생각도 못 했네. 정말 수고 많았어.”
“아닙니다, 폐하.”
“그래, 자네가 개발한 강철은 잘 공급되고 있나?”
“현재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에 납품되고 있습니다. 조선소에서는 주괴를 철판으로 가공해서 현재 자재를 비축하고 있습니다.”
아달베르크 제철소에서 만들어진 강철 주괴는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에 납품되고 있다. 납품된 주괴는 철판으로 가공되어 장갑 순양함을 위한 자재로 비축하고 있다.
“좋아. 시설 확장 공사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고…….”
“폐하,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다만, 카이저에게 긴히 보고할 것이 있었다. 카이저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이야기해 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보고를 시작했다.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의 도크 중 하나는 현재 비어 있는 상태이고 공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다른 도크는 전부 확장 공사를 한다면서?”
티르피츠 장관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보고를 계속 이어 나갔다.
“현재 해당 도크는 장갑 순양함의 건조를 위해 비워 둔 상태입니다. 1척 정도는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어서 도크를 일단 비워 두도록 했습니다. 자재 준비도 순조롭고, 현재 기관부만 준비가 끝나면 선체 건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알프레트?”
내 보고를 들은 빌헬름 2세는 티르피츠 장관을 바라보았다. 티르피츠 장관은 나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흠, 현재 우리가 제작할 수 있는 증기 엔진은 제작 마무리 단계이고 며칠 뒤에는 완성됩니다. 아달베르크 대위, 며칠 뒤에는 증기 엔진이 완성될 것이고 증기 터빈은 우리가 보관하고 있네.”
“예.”
“철강의 수급 문제 때문에 초도함은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으니까 그쪽으로 보내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장관님.”
티르피츠 장관도 뒤에서 준비를 열심히 해 온 것 같다. 장관은 내가 기본 설계안을 제출하기 전, 함선에 필요한 기관 출력을 물어본 적이 있었다. 나에게서 답변을 들은 후 증기 엔진과 보일러를 미리 주문해 놓은 것이다. 어쨌든 완성된 엔진과 보일러가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에 도착하면 건조에 착수할 수 있다.
“아달베르크 대위. 자네 집안에서 운영하는 제철소의 설비 용량을 확대할 수 있으면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그리고 이어진 빌헬름 2세의 말에 나는 깜짝 놀랐다. 철강 수급까지 고민할 정도라고? 그만큼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인가…….
“아니, 내가 아달베르크 백작을 직접 만나도록 하겠네.”
새로운 강철의 유일한 제조 업체가 된 아달베르크 제철소의 대표인 아버지는 카이저와 독대를 하게 된 것 같다.
“어쨌든 초도함을 건조할 수 있게 되었고……. 해군공창이나 다른 조선소는 어떤가?”
“해군공창에서도 2척은 건조할 수 있습니다. 1번 함의 자재 준비가 마무리되면 철괴들을 모두 킬 해군공창으로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자, 그럼 이제 만들어 볼까?”
카이저는 기대하고 있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침을 삼키고 경례를 한 뒤에 카이저의 집무실을 나섰다.
* * *
1900년 2월 5일 오후 2시.
독일 제국 함부르크.
자재 준비가 완료된 것은 2월 3일이었다. 함선 건조에 필요한 철판과 구조물들이 모두 준비되었고 함선이 사용할 증기 터빈과 증기 엔진, 그리고 보일러가 블룸 운트 포스 조선소에 도착했다.
“조심! 조심히 내려!”
도크에서는 노동자들이 용골의 첫 구조물을 내려놓고 있었다. 정상적으로 구조물이 안착한 후, 다음 구조물이 내려졌고 노동자들은 구조물을 불로 가열한 뒤에 화덕에서 가열된 리벳으로 두 구조물을 고정했다. 빠짐없이 리벳을 박은 노동자들은 도크 위에서 이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던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아래쪽으로 내려와서 구조물을 살펴보았다.
“좋습니다.”
숙련된 노동자들답게 리벳을 아주 꼼꼼하게 박아 넣었다.
“아주 튼튼한 강철로 만든 리벳이라 박아 넣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닙니다. 평소보다 힘이 더 들어가야 합니다만…….”
작업반장은 리벳을 박아 넣기 힘들다고 투덜거렸다. 리벳은 아달베르크 제철소에서 납품된 강철 주괴를 녹여서 주조로 찍어 내는데, 워낙 튼튼해서 리벳을 박기가 힘든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뭐 어쩔 수 있습니까? 그렇다고 옛날 리벳을 쓸 수도 없고.”
기존 리벳은 품질이 내 기준에 못 미치기 때문에 나는 리벳부터 바꾸도록 조처했다. 그래서 노동자들도 새로 받은 리벳을 쓰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일당을 1.5배 더 받지 않습니까? 그러니 작업을 계속하도록 합시다.”
초도함 건조에 투입된 노동자들은 다른 함선을 건조할 때보다 일당을 1.5배 더 받는다. 거기에 더해 아침과 점심 식사까지 제공되어서 누구도 내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작업을 이어 나갔다. 도크 위로 올라온 나는 도크 앞에 설치된 화덕을 향해 걸어갔다.
“후우, 겨울인데 땀이 나는군.”
화덕에서는 리벳이 달궈지고 있었다. 화롯불에 달구는 방법은 이물질이 많이 함유되기 때문에 나는 조선소 경영진에게 이야기해서 도크 앞에 화덕을 설치하도록 했다. 화덕 안에 리벳은 연료인 석탄이 접촉할 수 없도록 칸막이를 이용해 공간을 분리했기 때문에 리벳에 이물질이 함유될 우려는 없다.
“꽤 덥습니다.”
“그래도 참고 해야죠. 여름에는 소금을 조금씩 먹는 걸 잊어버리면 안 됩니다.”
“예, 알겠습니다.”
시작은 아주 순조롭다. 상황을 점검한 나는 곧장 조선소 경영진을 만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대위님, 오셨습니까?”
“폐하께서 오늘 전보를 보내셨습니다.”
오늘 아침, 나에게 전보가 도착했다. 황궁에서 보낸 전보에는 상당히 도전적인 지시가 들어 있었고, 나는 조선소 경영진에게 이 지시 사항을 알려 줘야 한다.
“폐하께서 직접 지시를 내리셨습니다. 인력을 2배로 쓰는 한이 있더라도 올해 안에 함선을 진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고 하십니다.”
빌헬름 2세는 인력을 2배로 쓰던지 다른 방법을 찾던지 올해 말까지 함선의 진수식을 자신이 직접 봐야 한다는 지시를 하달했다. 황궁에서 내려온 지시 사항을 들은 조선소 경영진은 모두 숨을 삼켰다.
“알겠습니다. 폐하께서 직접 지시를 내리셨으니 어쩔 수 없지요……. 인력을 어떻게든 모아서 작업에 투입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도 카이저의 지시가 무리한 지시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작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면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만…….”
“최대한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나도, 조선소 경영진도 모두 한숨을 쉬었다. 올해는 편하게 쉬는 날이 없을 것 같다.
* * *
1900년 2월 7일 오후 7시
독일 제국 베를린.
“폐하께서 들어오십니다.”
시종의 말을 들은 아달베르크 백작은 자리에서 일어나 카이저를 맞이했다. 카이저가 직접 만나고 싶다는 말에 베를린으로 오게 된 아달베르크 백작은 긴장한 표정으로 문을 바라보았고, 곧 빌헬름 2세가 들어오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되었다.
“아달베르크 백작? 처음 만나는구려.”
“예, 폐하.”
보수 세력 중에서 배신자 취급을 받는 아달베르크 백작. 동프로이센에 영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직접 제철소를 운영하는 괴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빌헬름 2세는 아달베르크 백작과 악수하고 미소를 지었다.
“편히 앉아서 이야기했으면 하는데……. 저쪽 소파에 앉으시오.”
“예, 폐하.”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번에 큰 공을 세웠소. 새로운 강철이라니……. 아달베르크 대위에게 보고를 받고 걱정이 많았는데 백작과 대위 덕분에 그 걱정을 덜어 낼 수 있었소.”
“아닙니다. 이번에 새로운 강철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제 아들 녀석 덕분입니다. 그러니까 같이 개발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빌헬름 2세는 아달베르크 백작의 이야기를 듣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백작의 아들인 대위는 혁신적인 함선을 설계해서 제국에 큰 도움이 되고 백작은 새로운 강철의 개발로 도움이 되고 있소. 부자간 제국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니 우리 제국은 아달베르크 가문을 가짐으로 큰 축복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소.”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그래서 제철소 운영은 잘 되고 있소?”
“저희 회사의 강철을 원하는 곳이 많아서 24시간 가동하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흠, 그러면 제철소를 확장하면 되지 않소?”
카이저의 질문에 아달베르크 백작은 뭔가 난처하다는 듯 이야기했다.
“그게…….”
“은행에서 융자를 받기 어려운 모양이군. 흠…….”
아달베르크 백작은 카이저의 이야기에 고개를 숙였다. 제철소가 가동되고 겨우 적자를 면하는 회사라 융자를 내어 주는 은행이 없었다.
“좋소, 소개장을 써 주도록 하겠소. 내가 직접 작성하고 황실 인장을 찍은 소개장이니 어느 은행이라도 거절할 수 없을 거요.”
“감사합니다, 폐하!”
아달베르크 백작은 카이저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가 직접 작성한 소개장이 있으면 필요한 자금을 모두 융자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주 좋은 조건으로……. 황제와 척지고 싶은 은행가는 없을 테니까.
“백작과 대위에게 상당히 많은 기대를 하고 있소.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 주기를 바라오.”
“폐하의 기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달베르크 백작은 카이저에게서 술까지 얻어 마시는 영광을 얻었다.
며칠 후, 그는 소개장을 들고 베를린의 은행을 방문했다. 그리고 소개장을 보여 주어 제철소 확장 공사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충당할 수 있었다. 그것도 부족하면 편지로 이야기해 달라는 은행장의 당부의 말과 함께…….
* * *
1900년 2월 9일 오전 10시.
대영 제국 런던.
“그러니까……. 놈들이 순양함을 건조하고 있다?”
“예. 정보원이 파악하기로 순양함을 건조하는 것 같다는 보고입니다.”
월터 커 제1 해군경은 정보원의 보고를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독일의 모든 항구 도시에 잠입한 정보원들의 보고는 계속 해군성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놈들이 경쟁을 포기했나? 전함도 4척 말고 건조하는 것이 없다면서?”
슈테틴(현재 폴란드의 슈체진)의 조선소와 단치히의 조선소, 그리고 2곳의 조선소에서 1척씩 건조하는 전함 이외에 독일 해군이 추가로 건조하는 전함은 없다고 정보원들이 알려 왔다. 커 제독으로서는 독일 해군이 전함 건조를 멈추고 단순한 방호 순양함을 건조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소 확장은 뭐지?”
“단순히 민간 선박 건조를 위해 확장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정기 여객선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으니까요.”
“흠, 그런가? 순양함이라…….”
독일 해군이 제풀에 지쳐 전함 건조를 멈춘 것은 틀림없어 보이는데, 그래도 몇 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정보원들에게 더 자세히 알아보라고 하게.”
“아, 그리고 순양함 건조 현장에 처음 보는 젊은 대위가 상주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젊은 대위?”
“그렇습니다.”
“뭐, 그냥 책임자 자격으로 왔겠지. 어디 귀족 가문 자제가 아닐까? 그건 그냥 무시해. 지금 필요한 것은 독일 해군의 함선 건조에 대한 정보다. 이 녀석들은 전함의 건조를 쉽게 멈출 녀석들이 아니야. 분명히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이 분명해.”
“알겠습니다. 그럼 이 대위를 더 자세히 조사할 필요는 없다고 정보원에게 지시를 내리겠습니다.”
커 제독의 부관은 이 젊은 대위에 대한 보고서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수첩에 어디 귀족 가문 자제가 분명하니 더 조사할 필요가 없다는 제1 해군경의 지시 사항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