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142)
특성 쌓는 김전사-142화(142/300)
142화 김씨 파티 -4-
예상대로였다.
다 늙어 빠진, 주름살이 자글자글한 노인 셋이 파괴왕과 함께 서 있었다.
강철 갑옷을 몇 겹 껴입어 전사처럼 보이는 노인.
나처럼 방호복을 입고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노인.
정장 차림에 무형 방어막을 두른 노인.
겉으로 봐서는 누가 마법사이고 사제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어…… 저기요? 어르신들?”
노인들을 본 김마법이 눈에 띄게 당황했다.
“여기 나오시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으신 거 아닙니까?”
액면가로만 따지면 태양 마탑주보다 나이가 많아 보인다.
아, 실제로도 그렇지?
설정상 아흔에 가까운 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허허허.”
방호복을 입은 노인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젊은이. 내가 이래 봬도 젊은이 하나 상대할 정도는 된다네. 부디 최선을 다하시게. 처맞으면 늙은이도 젊은이도 공평하게 아픈 법이거든.”
시작 전.
나는 셋을 보면서 당부했다.
“다들 아시죠? 나이 들면 마력은 더 강해진다는 거. 상대방이 나이 많다고 방심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저, 형, 그런데 저 방호복 입은 어르신이 마법사 맞아요?”
“맞아요. 흑마법사고, 흑마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죠.”
“마법사 같지가 않아서…….”
“겉모습 위장은 마법사 계열 초인의 기본이죠.”
안 그러면 집중 공격이 쏟아지니까.
김마법과 김사제가 자기 상대를 보면서 얼굴을 굳혔다.
무제한전.
따로 규칙이 없는 경기.
대신 준비할 시간도 따로 주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넷 모두 준비한 비약을 미리 마시고 경기장에 들어온 참이었다.
[벌써 열기가 뜨겁습니다! 전사왕 파티 대 파괴왕 파티! 파괴왕은 과연 설욕전을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 전사왕은 왕년의 전설들에게서 승리를 따낼 수 있을 것인가! 이제 시작합니다! 모두 카운트다운을 크게 외쳐 주세요! 십!] [십! 구! 팔!]띠링! 띵!
숫자가 떠오른다.
우리와 파괴왕 파티를 나눈 무형 역장 위로 초록색 [10] 숫자가 박힌다.
숫자가 조금씩 커진다.
아울러 붉은색으로 변화한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전신 혈류가 폭포수 떨어지듯 격하게 흐르고 있었다.
네 명 모두 복용한 광견 비약의 효과.
마침내 숫자가 [0]을 찍고 적색 섬광이 치솟았다.
[시작!]타앗!
땅을 박찼다.
몇 번이나 호흡을 맞췄던 대로 정해진 속도, 정해진 각도로 치고 나갔다.
탓탓탓!
나머지 셋도 쫓아온다.
몸을 날리는 소리가, 씨근덕대며 달리는 소리가 고막에 꽂혔다.
우리와 파괴왕 파티의 거리는 정확히 50미터.
평범한 사람도 8초면 닿는 거리.
초인이라면 어떨까?
순발력과 호전성을 크게 올리는 광견의 비약까지 복용한 상태라면?
몇 초라고 말할 것도 없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미 파괴왕 파티 코앞에 도달해 있었다.
[어어엇?]사회자가 깜짝 놀랐다.
“우아아아!”
“그거지!”
“달라붙어!”
“죽여 버리라고!”
관중들이 왁 하고 함성을 터뜨렸다.
“이 새끼가!”
파괴왕이 바로 반응해서는 내 앞을 가로막는다.
안 되지. 안 돼.
네 상대는 내가 아니다.
방향을 꺾는다.
금오신으로 관성 따위 무시하고, 방향을 90도에 가깝게 튼 뒤 크게 도약한다.
그것으로 파괴왕을 따돌린 후.
강철 갑옷을 입은 노인, 비룡왕을 향해 돌진했다.
금오신과 대공습의 조화.
“허!”
비룡왕이 눈을 흡떴다.
“내가 그리도 만만해 보였나!”
비룡왕이 몸을 띄운다.
쌔애액!
비룡왕의 특성 중 하나가 비상.
몸을 띄운 즉시 용의 날개가 돋아나고, 갑옷 틈이 벌어지면서 마력을 거칠게 방출한다.
확실히 6레벨은 달랐다.
내가 돌진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솟구친다.
수직으로, 저 하늘을 향해.
철컥! 철컥!
동시에 날 향해 팔을 겨누는 비룡왕.
갑옷이 변형되며 기관포가 튀어나왔다.
어깨에서는 미사일 발사대가 고개를 내민다.
가만히 놔두면 특성 전탄 발사가 내게 쏟아지겠지.
하지만 나는 이 상황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합!”
비룡왕이 비상을 쓴 시점에 이미 왼팔을 크게 휘둘렀다.
손끝에서 벼락이 뛰쳐나간다.
감응으로 강화되고 투척으로 보정된 묠니르.
정확하게 비룡왕의 머리를 향해 날아간다.
6레벨과 5레벨의 차이만 있을 뿐, 게임 속 자기 제자와 똑같이 움직이고 있으니 나한테 다 읽힐 수밖에.
“헛!”
비룡왕이 급히 몸을 뒤집었다.
날개가 와류를 만들어 묠니르를 교란한다.
꽈르릉!
결국 머리를 쪼개진 못하고 번개만 터뜨리며 내게 돌아왔다.
그 정도로 충분하다.
지상에서 뛰고, 금오신으로 한 번 더 뛰고, 대공습으로 마지막으로 뛰어서 비룡왕을 덮쳤으니까.
“빌어먹을!”
비룡왕이 쌍소리를 뱉었다.
날개를 펼치고 활강하여 내 공격을 피해 낸다.
확실히 공중전은 비룡왕의 주무대.
그러나 내게도 방법은 있다.
번쩍!
예리하게 날린 공격 한 번.
선명히 피워 낸 초승달.
검기가 날아간다.
공간을 쪼개듯이 번쩍여 비룡왕을 직격한다.
호왕검법의 마지막 초식, 호왕비천.
비룡왕이 이를 갈며 주먹을 쥐었다.
갑옷이 번쩍이더니 방어막이 몇 겹이나 일어났다.
검기가 방어막을 모조리 꿰뚫었으나 갑옷까지 뚫지는 못했다.
비룡왕은 피를 토하면서도 내게 팔을 내밀었다.
타타타탕!
거침없는 기관포 연사.
슈슈슝!
어깨에서는 미사일 발사.
아직은 공중에 떠 있는 나.
전탄 발사는 아니지만 무시무시한 고화력.
누가 봐도 공격을 얻어맞고 침몰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 또한 내가 예측한 상황.
[총잡이][귀안][육감] [마력 방패][감응][방패 막기]묵호검은 금오대에 꽂는다.
대신 소구경 권총을 꺼낸다.
왼팔에 장착한 아이기스를 작동시킨다.
이 모든 것이 번개처럼, 채 0.1초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일어난다.
타타탕!
권총 사격.
눈으로 보지 않고, 그저 감각적으로 방아쇠를 당긴다.
총염이 뿜어진다.
뛰쳐나간 파괴 속성 총알이 미사일을 강타한다.
그것도 12개나 되는 미사일을 전부 다.
소구경 권총이라 12발들이 탄창을 썼던 것.
“아니?”
비룡왕의 눈이 커졌다.
기관포?
당연히 아이기스에 막혔다.
헬기에나 달 듯한 기관포였지만, 강철도 찢어발길 화력이었지만 마력 방패와 결합한 아이기스를 뚫지는 못한 것.
“이 무슨, 뭐 이딴 놈이…….”
많이 놀란 모양.
파충류처럼 변한 눈이 찢어질 듯 벌어져 있다.
탓!
땅에 착지.
몸을 날린다.
빠르게 따라잡자 또다시 비상으로 도망치는 비룡왕.
내 앞에서 똑같은 수를 쓴다고?
쌔액!
타타탕!
묠니르를 날려 진로를 방해하는 한편 쌍권총을 난사했다.
정지 속성.
다산총이라고 해도 모든 초인을 씹어먹을 수는 없다.
6레벨 초인이라면 잠깐 멈칫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내게는 그 정도면 충분했다.
“억!”
1초도 안 되는 시간.
수십 발을 얻어맞았음에도 그 정도.
손을 살짝 까딱였다.
감응으로 연결된 묠니르가 방향을 꺾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벌리고 먹이를 노리던 심해아귀처럼.
쿠르릉!
바로 눈앞에서 폭발한 묠니르.
번개 폭풍이 비룡왕을 휩쓸었다.
방어막이 뒤늦게 일어나 번개를 밀어내지만 늦었다.
묠니르의 공격은 방해했을망정 나한테 잡혀 바닥에 메다 꽂히는 건 막지 못했으니까.
꽈아앙!
대지를 진동시키는 충격.
“커헉!”
비룡왕이 또다시 피를 토했다.
나는 이미 묵호검을 뽑은 뒤.
종이를 올리면 그대로 두 조각 날 만큼 예리한 묵호검을, 서슬 퍼렇게 비룡왕의 목에 가져다 댔다.
“항복하시죠.”
죽일 생각은 없다.
그러나 시간을 끌면 단호히 손을 쓸 작정이었다.
“허허, 허허허.”
기가 막힌다는 듯 날 올려다보는 비룡왕.
“이해가 안 되는군. 아무리 묵호검주라고 한들 이 정도라니? 자네 정말로 5레벨이 맞나?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내 움직임을, 의도를 모조리 간파당하는 느낌이었어.”
그러겠지.
나한텐 귀안과 육감이 있으니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게임에서 이미 다 겪어 보았다는 것.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0.1초 단위로 시뮬레이션을 끝내고 연습하고 온 내게, 비룡왕은 애초부터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떨어지는 능력치?
곱연산 상위 특성 중첩으로 메우면 그만이다.
나는 말없이 묵호검을 흔들었다.
비룡왕이 조용히 선언했다.
“항복하겠네. 내가 졌어.”
이것으로 4 대 3.
나는 머리를 들어 주위를 확인했다.
“이익! 죽어!”
“이놈! 마법사면 마법사답게 싸워라!”
“난 마법사 아니거든요?”
김마법과 흑마왕은 내 지시대로 개싸움을 벌이고 있다.
흑마왕이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하지만 김마법은 미친 듯이 달라붙는다.
마법광이 반짝여도 화염을 방사해서 녹이면 그만.
확실히 마탑주가 가르치긴 잘 가르쳤다.
“우아아아!”
김사제 역시 마찬가지.
살길이 그것뿐이라는 듯 천사왕을 잡고 늘어진다.
천사왕이 질색하며 신성력을 뿌리지만 본인 신성력으로 중화.
김마법과 흑마왕이 개싸움을 벌인다면 김사제는 매미처럼 들러붙은 형국.
“제, 젠장! 비룡 삼촌이!”
“어쭈? 어딜 보는 거지? 한 눈도 팔고, 여유가 넘치시는데?”
퍼억!
김철권은 뜻밖에도 선전하고 있다.
여섯 개로 늘어난 팔을 이용, 강철 채찍을 휘두른 것.
강철 채찍이 파괴왕을 제대로 강타했다.
파괴왕이 이를 갈며 팔로 쳐 내지 않았으면 그대로 게임 끝.
“비켜라! 이 쥐새끼 같은 놈아!”
“흐흐흐, 잡을 수 있으면 잡아 봐라!”
김철권은 일방적으로 파괴왕을 농락했다.
타락천사의 날개와 마력핵을 가진, 그래서 저공비행을 자유자재로 쓰는 김철권.
반면 파괴왕은 이동기가 없다.
흔히 말하는 발고자.
거리만 허용하면 파괴왕에게 승산이 있겠으나, 내 지옥 훈련을 받은 김철권이 호락호락할 리 없다.
‘김철권이 이긴다.’
저쪽은 신경을 끄자.
콰아앙!
강하게 땅을 박찼다.
포탄처럼 쏘아져 흑마왕을 노린다.
나를 본 흑마왕의 얼굴이 시퍼레졌다.
“이런! 벌써? 어떻게?”
맥없이 당해 주지는 않는다.
방호복 한쪽을 거칠게 뜯더니 일회용 마법칩을 작동시킨다.
팟!
섬광과 함께 순간 이동.
“어엇?”
막 주먹을 휘두르던 김마법이 제풀에 넘어졌다.
흑마왕은 천사왕 바로 옆에 나타났다.
퍽!
“어엇!”
과감하게 발길질을 날려 김사제를 떼어 내곤 천사왕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다시 순간 이동.
일회용 마법칩을 몇 개나 숨겨 놓은 거야?
섬광이 길게 이어지며 기둥 위로 올라갔다.
우리가 여태 활용하지 않은, 전장에 설치된 네 개의 기둥.
그 위에 서서는 우리를 내려다본다.
상황을 파악한 천사왕이 빠르게 신성 결계를 설치하여 흑마왕을 보호했다.
“장난은 끝이다.”
흑마왕이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선포했다.
“참으로 훌륭하다. 묵호검주도, 다른 애송이들도. 그러나 우리가 이런 상황을 처음 겪는 것 같으냐? 너희의 젊음도, 패기도 모두 가상하고 대단하다만 우리가 쌓아 온 세월을 이길 수는 없다.”
“어, 어, 어…….”
눈에 띄게 당황하는 김마법.
느끼는 것이다.
흑마왕과 천사왕이 손을 맞잡고 어마어마한 위력의 대마법을 시전하는 것을.
마력이 꿈틀거린다.
대기를 흔들다 못해 찢어 버릴 듯이.
공간을 울리다 못해 뭉개 버릴 듯이.
‘생각보다 빨라.’
대마법인데도 완성 속도가 상상 밖.
게임에서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저지하겠다고 달려들다간 마법 함정에 빨려 들어가는 신세가 되겠지.
그렇다면 지금 가장 좋은 대처는…….
“마법아. 불사조 만들어.”
“예에?”
“사제야. 영역 만들고 나한테 축복 집중해 줘. 완치랑 정화도 준비하고. 분노는 안 써도 된다.”
“네, 네!”
아이기스를 팔에서 떼 낸다.
장착 해제하려는 것이 아니다.
아이기스 손잡이를 두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특성을 교체한다.
[금강체][마력혼][실전 격투] [마력 방패][감응][방패 막기]반격은 김마법에게 맡긴다.
김사제에게 확실하게 보조받는다.
나는 오로지 방어에 집중한다.
방어에만.
화악!
대마법이 구현된다.
대기가 끓어오르는 것 같다.
흑마왕에게서 검은 광구가 비누 거품처럼 치솟고 있다.
적어도 수십, 아니 수백은 넘어 보이는 마법 덩어리가 슴풍슴풍 태어난다.
저쪽도 이게 최후의 수다.
마력을 모조리 쥐어짠 일격.
그 증거로 안 그래도 주름이 자글자글하던 얼굴에 검버섯이 독버섯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죽어라!”
마법 비가 내린다.
검은 광선이 무수히 내리꽂힌다.
하나하나가 오롯한 6레벨 흑마법.
10층 빌딩도 한 방에 망가뜨릴 대파괴.
5레벨 방어 전사는 되어야 한두 방을 버티겠지.
그런데 수십 방?
수백 방?
지금 관중들에게는 내가 커다란 수레바퀴에 맞선 사마귀처럼 보일 것이다.
촤악!
아이기스를 전개한다.
우윳빛 방패가 화사하게 피어난다.
그 위로 금빛 축복이 내려앉자, 백금색이 되어서는 찬란하게 빛난다.
나는 투명한 눈으로 빛 덩어리를 노려보았다.
광구가 광선이 되어 꽂힌 순간!
방패를 쳐냈다.
꾸아앙!
격렬한 충격.
팔이 분질러지는 듯한, 척추를 관통하는 타격.
그러나 견뎌 낸다.
금강체로, 물리적 마법적 정신적 공격을 모두 받아 내는 그 단단함으로 버티고야 만다.
퍼퍽! 퍼퍼퍽!
광선이 미친 듯이 나를 두들긴다.
아이기스가 불안하게 출렁인다.
모루 위의 날붙이가 된 것만 같다.
망치질 당하는 것처럼, 담금질 당하는 것처럼 격통이 나를 덮친다.
허리가 굽어진다.
무릎이 무거워진다.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엎드리면 세상만사가 편해질 듯하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눈을 부릅떴다.
성녀도 아니고 옛 아버지도 아닌, 고작 6레벨 NPC에게 당하려고 여태 아득바득 살아온 게 아니다.
대마법?
생명력조차 소모해서 시전하는 흑마법?
다 필요 없다!
꺼지라고 해!
난 이겨야겠다.
이겨서 마르스 검투법을 가져야겠다.
마르스 검투법으로 천마도 때려잡고 성녀도 때려잡고 옛 아버지도 때려잡아야겠다!
“으아아아!”
고함을 질렀다.
양손으로 잡은 아이기스를 미친 듯이 휘두른다.
귀안도 육감도 없지만.
내 감각을 믿고서.
이 미친 세상에 떨어진 후로 쌓아 온 경험을 믿고서.
실전으로 단련된 나를 믿으며 반쯤 무의식적으로, 또 반쯤은 정신을 집중해서 아이기스를 쳐냈다.
어느 순간.
나는 기이하게도 아이기스가 내 마력을 빨아들이는 것을 느꼈다.
저항하지 않았다.
원하는 만큼 마력을 내주었다.
그러자 아이기스가 번쩍번쩍 빛나며 무형의 힘을 사방으로 흩뿌렸다.
마치 아이기스가 자체 증식하여 겹쳐지는 듯한 광경.
전후좌우 넓은 범위를.
어떻게 보면 물고기 비늘이 펼쳐지는 것 같고 또 어떻게 보면 종이 여러 장을 덧대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벽.
방패로 이루어진 벽.
보자마자 깨달았다.
[방패의 벽] 특성을 획득했음을.생존기로는 아케인 서울에서도 1티어 특성.
방패 막기를 대체하여 들어온 방패의 벽.
더는 힘들여 아이기스를 흔들고 쳐낼 필요가 없었다.
편안히 아이기스를 들고 있는 것만으로 광선 폭격을 막을 수 있었다.
흑마왕이 목을 놓아 부르짖었다.
“말도 안 된다, 어찌, 어찌 이런 일이…… 어떻게 내 암흑 폭격이…….”
잠깐 사이에 10년은 더 늙어 버린 흑마왕.
머리카락은 몽땅 빠져 대머리가 되었고, 얼굴 전체에 병색이 완연했다.
김마법이 나를 보고 물었다.
“끝낼까요?”
손에 불사조가 머물러 있다.
마력만큼은 최상위인 김마법이 장인 정신으로 빚어낸 미니 불사조.
암흑 폭격만은 못해도 천사왕의 결계를 뒤흔들 수준은 된다.
“끝내자.”
김마법이 불사조를 날리고.
내가 돌진하여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