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157)
특성 쌓는 김전사-159화(157/300)
159화 토르 연공법 -1-
세계가 변화한다.
그림에서 물이 빠져 흑백으로 변하는 듯한 장면이다.
모자이크 미술처럼 주위를 채우고 있던 기억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
대신 눈앞을 채우는 것은 쓸쓸한 황야.
함성을 지르던 고대 전사들은 온데간데없었다.
눈도 내리지 않았다.
말라비틀어진 나무와 을씨년스럽게 불어오는 바람만 피부를 차갑게 할퀴었다.
“형제!”
시그문드가 싱글벙글 웃으며 다가온다.
효르디스도 웃고 있었다.
목표로 했던 프리그의 축복을 잘 잡아 낸 모양.
“축복은?”
“당연히 받았지! 형제는?”
“나도 목표 달성했어.”
오른손을 펴서 보여 주었다.
핏빛 꽃과 겨우살이 잎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미스틸테인의 후회랑 신살?”
“형제도 좋은 거 받았네.”
“에이, 그래 봤자지. 진짜는 따로 있잖아.”
효르디스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스키드블라드니르.
무게도 부피도 마음대로 조절하는 신화 속 배.
특히 시그문드가 부러워하는 기색이었다.
“정말로 부러워! 노래에서나 듣던 배라니! 저거 하나면 집도 차도 다 해결되는 거 아닌가?”
“너무 눈에 띄니까 항상 타고 다닐 수는 없지.”
“평소에는 차를 타면 되잖아! 하여튼 부러워. 젠장, 어디 가서 비룡이라도 한 마리 업어오든지 해야지.”
비룡 정도로 되겠어?
고룡은 가져와야 비교가 되지.
효르디스가 시그문드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원격으로 조종 중인지 비행차가 날아오고 있었다.
레드 쿠거에 비교하면 평범한 디자인.
부부가 타고 다니던 비행차였다.
“우린 먼저 가 보겠네. 고향 가서 출산 준비를 해야 하거든.”
“예정일이 언제야?”
“6개월 후라네.”
“응? 여섯 달?”
그럼 이미 임신 4개월이라는 뜻이야?
별로 티가 안 나는데.
아마 마법이나 특수한 장비를 써서 태아를 보호한 모양.
시그문드와 효르디스가 비행차에 타고 손을 흔들었다.
“노르웨이 올 일 있으면 꼭 들르게! 노르드 전통 연회를 열어 주겠어!”
“갈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간다면 꼭 들를게. 어디로 가야 하는데?”
“오슬로지! 오슬로 와서 아무 술집이나 들어가서 내 이름을 대면 다들 알 거야! 내 자랑 같지만 우리 부부를 모르는 사람은 오슬로에 없어!”
유명한 혈통이니 그럴 만하다.
부부가 작별을 고하고 날아올랐다.
둘이 떠나기 무섭게 비행차 수십 대가 나를 향해 날아들었다.
“여! 선장!”
친근하게 나를 부르는 노르드 전사들.
“덕택에 즐기고 가네!”
“오늘 일은 노래가 되어 스칸디나비아 전역에 울려 퍼질 거야!”
“하하하! 얼마 만에 속 시원한 전쟁이었는지 몰라!”
“라그나로크에서 승리한 것도 수십 년 만이라고!”
“스키드블라드니르가 주인을 찾다니!”
“주인이 노르드인이 아닌 건 아쉽지만, 엄연히 시구르드 연공법의 전승자니까!”
“크게 보면 우리 혈족이라고!”
“아암!”
몇몇은 뛰어내려 내 어깨를 두드렸다.
장난스럽게 엉덩이를 치는 전사도 있었다.
나도 웃으며 되돌려 주었다.
전사답게 꽉 한 번씩 껴안고는 신신당부한다.
“덴마크 오면 프레벤의 아들 울리크를 찾게. 꼭이네! 다음에는 술의 전장에서 벌꿀주로 대련을 벌이세나!”
“내가 먼저야! 덴마크는 허접데기들이야. 들를 가치도 없어. 웁살라에 놀러 오게나. 진정한 전사들의 고향이야. 고대 전사들이 자네를 두 팔 벌려 환영할 걸세.”
“뭐? 허접데기? 이 야만인이?”
“뭐 임마? 비데나 쓰는 족속 주제에!”
“야만인!”
“허접데기!”
날 초대하다 말고 즉석에서 결투를 벌인다.
전사들이 왁자하게 웃으며 즉석에서 술판 노름판을 벌였다.
노르드인들이 다 그렇지 뭐.
나는 어깨를 으쓱인 다음 조용히 빠져나왔다.
스키드블라드니르에 탑승.
마법의 배를 통제하던 마법 정령이 나를 맞이했다.
[탑승을 환영합니다, 주인님. 어디로 모실까요?]“대궁정으로 돌아가자.”
[예, 주인님.]구오오오.
스키드블라드니르가 조용히 선수를 튼다.
거대한 동체 탓에 느려 보이지만 실은 상당히 빠른 속도.
“잘 가게!”
“즐거웠어!”
“또 보자고!”
아래에서 노르드 전사들이 손을 흔들었다.
결투하던 둘도 어느새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하여간 공감하기 힘든 감성, 이해하기 힘든 성격이야.
얌체처럼 스키드블라드니르를 가지려고 할 때는 언제고, 함께 싸웠다고 형제처럼 대한다니.
머리를 한 번 흔들고 함장석에 몸을 묻었다.
비그리드 평원에서 스톡홀름까진 1천 킬로미터 정도 된다.
레드 쿠거를 타면 금방이지만 스키드블라드니르로는 거의 하루를 꼬박 가야 하지.
“하늘배라고 하자.”
불쑥 한마디를 내뱉었다.
마법 정령이 찰떡처럼 내 말을 알아들었다.
[예. 스키드블라드니르의 이름을 하늘배로 명명합니다.]너무 길어. 혀도 꼬이고.
하룻밤이 지나고 다음 날 오전.
길게 느껴진 항해를 끝마치고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접어서 주머니에 넣고 레드 쿠거를 탔으면 빨리 왔겠지만 일부러 하늘배를 타고 왔다.
나도 피곤했으니까.
배 안에 있는 선실에서 아주 푹 잤지.
“어어?”
“저게 뭐야?”
“비공선이다!”
“아냐! 비공선은 저렇게 안 커!”
“공중 항모 아냐?”
“그럴 리가! 공중 항모가 뭐 저렇게 생겼어? 생긴 건 완전 옛날 배잖아!”
“나무로 만들었나 본데?”
“무슨 나무가 저래?”
낮게 비행하고 있어서일까?
시민들이 떠드는 소리가 다 들렸다.
정확히 말하면 마법 정령이 통역해 주고 있었다.
거듭 말하지만 난 노르드어를 몰라.
[정지! 정지!]강철 날개를 펼친 강화병들이 날아왔다.
[정체를 밝혀라! 스톡홀름 대궁정에는 어째서 온 거냐!]어, 식별 부호 없나?
마법 정령이 통제하고 있어서 레드 쿠거로 대체되는 줄 알았는데.
별수 없이 직접 얼굴을 내밀었다.
“수고하십니다. 체류 허가 받은 토르 교단 명예 성기사 김전사입니다.”
“김전사?”
“아, 성흔의 수호자?”
그 별명이 여기까지 퍼졌어?
나는 어색하게 머리를 끄덕였다.
“저 맞습니다.”
“허…….”
“이 배는 뭡니까? 전산에는 비행차 한 대만 갖고 오셨다고 나옵니다만.”
“비그리드 평원에서 가져왔습니다.”
“비그리드 평원이라고요?”
“설마, 스키드블라드니르?”
강화병들이 놀란 얼굴로 나와 하늘배를 번갈아 보았다.
이내 표정이 확 바뀐다.
부럽다는 얼굴로.
“스키드블라드니르라면 크기 변환이 가능한 것으로 압니다. 대궁정 안에서는 작게 만들어서 운행하세요.”
“지금은 너무 큽니다. 교통에 방해가 돼요.”
“예. 알겠습니다.”
“하, 스키드블라드니르라니…….”
“신화에서나 나오는 건 줄 알았습니다, 저는.”
강화병들이 임시 식별 번호를 만들어 부여해 주었다.
그러자 이쪽을 겨누던 광선포, 미사일 포대가 슬그머니 고개를 돌린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접어 버릴 걸 그랬네.
지금도 늦지 않았다.
하늘배 벽을 잡고 종이비행기 접듯 접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나미츠급 항공모함보다 크던 배가 쇽쇽 접혀서는 내 손에 쏙 들어올 크기가 된다.
“와우!”
“이야!”
함지박처럼 벌어지는 입.
이거 괜히 자랑하는 것 같아 쑥스럽네.
“수고하십쇼.”
그 말만 남기고 레드 쿠거를 몰아 대궁정으로 들어갔다.
하늘과 땅에 걸쳐 건설된 도시, 대궁정.
내 목적지는 중심부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대신전.
아차원인 아스가르드와 연결되며, 초입에는 토르 교단 법황이, 최심부에는 번개신 토르가 거하는 장소.
“성기사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대신전에 들어가자 정장 입은 접수원이 환하게 웃는다.
나는 명예 성기사 휘장을 끌러 내밀었다.
“가장 위대한 번개를 배알하러 왔습니다.”
그 말에 접수원의 눈빛이 바뀐다.
가장 위대한 번개.
바로 번개신 토르를 지칭하는 호칭이니까.
“잠시만요. 혹시 배알 일정을 잡으셨는지요?”
“아뇨. 따로 잡지는 않았습니다.”
접수원의 시선이 느껴진다.
토르를, 신을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있겠냐는 태도.
그럴 만하다.
신을 배알하려면 7레벨을 찍어야 하는 것은 물론, 해당 교단에 엄청난 공헌도를 쌓아야 가능하니까.
6레벨이다?
공헌도가 안 쌓였다?
법황은커녕 접수원 수준에서 컷이 난다.
“어…….”
그런데 막상 키보드를 두드린 접수원의 눈이 흔들렸다.
명예 성기사 휘장에 기록된 개인 정보.
거기에 표시되는 공헌도가 상상을 초월할 테니.
내가 전해 준 성흔의 극복법은 총 여섯 종.
하지만 대미궁 수호자와 토르 교단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고 들었다.
요즘은 활발하게 추가 극복법 연구에 들어갔고, 실제로 성과도 내고 있다고.
“6, 6레벨이시네요?”
“예.”
“성기사님. 정말로 죄송하지만 가장 위대한 번개를 배알하려면 7레벨은 되셔야 해요. 6레벨도 대단하시고 엄청난 건 맞지만, 아시죠? 인간이 무방비하게 신격에 노출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요.”
“괜찮습니다. 준비하고 왔어요.”
“준비하신다고 되는 문제가…… 어머!”
접수원이 곧 입을 닫았다.
내가 보여 준 꽃송이 때문에.
토르 교단 대신전 접수원이라면 이 정도 견문은 있었다.
특히 북유럽 신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물건이라면.
“담당 주교님께 보고 올리겠습니다. 죄송하지만 저희도 절차가 있어서요.”
“예. 기다리죠.”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성기사님 같은 VVIP분들을 위한 라운지가 준비되어 있어요.”
아스가르드 내부였다.
나는 직통 엘리베이터로 안내받았고, 차원 엘리베이터가 나를 아차원 아스가르드로 이동시켜 주었다.
하늘 위의 세상.
희박한 대기. 풍부한 마력. 희뿌연 구름.
드높은 산봉우리 위에 고즈넉이 위치한 한 오두막에서, 나는 벌꿀 차를 한 잔 대접받았다.
‘이게 술이야 차야?’
한 가지 확실한 점.
넥타르를 섞어 만들었다는 것.
입에 대자마자 몸과 정신이 함께 깨어나는 기분이었다.
“허허, 귀한 손님이 오셨습니다그려.”
한 노인이 산봉우리를 올라왔다.
중세 수도사가 입었을 법한, 거친 로브를 입은 노인.
정돈되지 않은 회색 수염은 치렁치렁한데 새파란 대머리가 번들거리고 있다.
노인을 보고 정신이 확 들었다.
게임에서는 일러스트 한 장, 대사 몇 줄이 분량 전부였던 노인.
하지만 이 세상에서의 위치는 절대 만만하지 않았으니까.
“법황님을 뵙습니다.”
정중히 인사하자 노인, 토르 교단의 법황이 인자하게 웃는다.
“허허. 죽을 날 받아 놓은 노인에 불과하다오. 편하게 계시구려, 편하게.”
“깜짝 놀랐습니다. 대주교님을 뵐 거라고 들어서요.”
“본래 절차는 그렇다오. 본인이 순례객을 모두 접견할 수는 없는 법이니. 하지만 아침부터 까마귀가 와서 우는 것이 반가운 손님이 올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소.”
아스가르드에도 까마귀가 있나?
무심코 시선을 돌렸다.
까악!
산봉우리 저편.
고목 위에 앉아 있던 큰 까마귀 두 마리가 날아올랐다.
외눈 까마귀.
아마도 후긴과 무닌.
라그나로크로 오딘이 죽은 후 토르의 궁정에서 더부살이하고 있다더니, 법황에게 예언을 전해 준 모양.
“가장 위대한 번개를 뵙고자 하신다고 들었소. 겨우살이를 손에 들었다 하나 너무 성급하신 결정이 아니오?”
법황이 나를 보고 묻는다.
초월적인 시선.
엄중한 눈빛은 나를 꿰뚫어 볼 것만 같다.
법황 역시 8레벨.
토르 교단이 조금만 한반도에 관심이 있었다면, 대미궁에만 온 신경을 쓰지 않았다면 12약이 아니라 7강에 속했을 것이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대답했다.
“강해지고 싶습니다.”
“허허. 지금도 충분히 강하지 않소?”
“더 빨리 강해져야 합니다. 법황님께서도 옛 아버지 교단이 절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아시지 않습니까?”
법황의 눈이 심원해졌다.
“그게 염려된다면 문신을 받고 정식 성기사가 되는 것은 어떻소? 손께서는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오. 실력과 공헌도 모두. 입교한다면 정식으로 상급 기사단장 직위와 스웨덴의 백작 작위를 내리고 교단의 보물을 지원하리다.”
상급 기사단장.
백작위.
교단의 보물.
평범한 사람이라면 눈이 돌아갈 보상이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어디 소속될 생각이었으면 진작 동부군에 들어갔지.
아니면 태양 마탑주의 제안을 받거나.
성희영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방법도 있었고.
“죄송합니다. 전 홀로 서고 싶습니다.”
“쯧쯧. 쉬운 길을 마다하고 어려운 길을 가시는구려.”
“벌써 제 가능성을 제한하고 싶지 않아서요.”
“하긴 손 같은 분이 역사를 개척하는 법이지요. 옛날 신멸 전쟁을 이끌었던 영웅들처럼. 알겠소이다. 없었던 일로 하십시다. 그래도 기억은 해 두시구려. 사람 일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것 아니겠소?”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십시다. 가장 위대한 번개께서 기다리고 계시오.”
법황이 일어나서 몸을 돌렸다.
아무렇지도 않게 허공으로 발을 디딘다.
자세히 보니 흐릿한 무지개가 산봉우리부터 까마득히 높은 하늘까지 걸려 있었다.
그 끝에는 웅장한 궁전이 보인다.
발할라.
싸우다 죽은 전사들이 가는, 영원한 전쟁의 궁정.
“와하하!”
“으하하핫!”
“싸워라!”
“죽여!”
멀리서도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무지개다리를 막 건너자 두꺼운 나무문이 벌컥 쪼개졌다.
누가 마중이라도 나왔나?
아니었다.
곰 가죽을 뒤집어쓴 전사와 비늘 갑옷을 입은 전사가 엉겨 붙어서 싸우다가 문을 부수고 뛰쳐나온 거였다.
“뒈져라! 고자 새꺄!”
“뻐꾸기 애비 보단 낫지! 네놈이야말로 뒈져!”
둘 다 7레벨.
주먹질 한 방에 하늘이 떨리고 구름이 찢어졌다.
잠깐 시선을 빼앗겼지만 법황은 익숙하다는 모습.
“활기가 넘치지요? 손께서도 몇 번 오시면 익숙해질 거외다.”
“상상과는 다르네요.”
“허허. 발할라에 엄숙한 분위기는 어울리지 않소. 역사상 가장 폭력적이었던 남자들이 모였으니 박 터지고 피 터질 수밖에.”
저기요 법황님?
어째 단어 선택이 저급하십니다?
거대한 연회장을 지나갔다.
발할라 안 에인헤랴르들은 시끄럽고, 무례하고, 더럽고, 천박하고, 지극히 야만적이었다.
바이킹 하면 떠오르는 편견처럼.
수염을 다 적셔 가며 벌꿀주를 마시고 돼지고기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고 수틀리면 주먹을 휘두르고 박치기를 날렸다.
연회장을 지나는 동안 피 튀기며 싸우는 전사를 수백 명도 넘게 본 것 같다.
“저곳이오.”
법황이 연회장 끝, 황금 문을 가리켰다.
“전깃불이 튀면 바로 겨우살이를 사용하시오. 단 1초도 망설여서는 안 되오. 그러면 손께서는 죽소.”
침을 삼켰다.
핏빛 꽃을 손에 쥐고 나아갔다.
끼이익.
황금 문을 열고 들어간다.
문이 닫히자 거짓말처럼 정적이 찾아왔다.
고풍스러운 집무실.
신이 아니라 인간 귀족의 집무실처럼 보이는 곳.
타닥, 타다닥.
전기가 튀기 시작했다.
급히 미스틸테인의 후회를 발동.
흐릿한 장막이 날 감싸기 무섭게 한 인영이 나타났다.
장대한 덩치.
밤송이처럼 뻗친 수염.
부리부리한 눈동자.
마법 허리띠에 매달린 진품 묠니르.
토르였다.
천둥신 토르가 날 보고 기묘한 소리를 냈다.
“흠.”
이내, 아무렇지도 않게 폭탄을 떨어뜨렸다.
“반갑다. 이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