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180)
특성 쌓는 김전사-180화(180/300)
180화 한강 아래 –2-
강화된 공격이 폭격하듯 강바닥을 두드렸다.
그야말로 맹폭.
어둠 재규어 교단 놈들은, 사교도들은 뭣도 못 해 보고 스러졌다.
귀안 덕분에 그 광경이 아주 잘 보였다.
역시 일체가 사기는 사기.
하늘배 감지기에 적용되어 섬광도 먼지구름도 뚫고 다 보여 주고 있으니까.
“사격 중지.”
“사격 개시.”
“사격 중지.”
운율 맞추듯 명령을 내렸다.
처음 손을 맞춰 보는 거지만 모두 초인들.
내 명령에 완벽히 따라 주고 있었다.
어느새 [통솔] 특성이 생긴 것.
휘하 병력의 능력치를 올려 주는 [지휘].
내린 지시에 따르면 조건부로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명령].
이 둘과 함께 [장군] 특성의 필수 재료였다.
나는 혼자서 많이 돌아다니니까 크게 필요는 없지만, 있어서 손해 볼 건 없다.
“방어 결계입니다!”
탐지석에 앉아 있던 김사제가 외쳤다.
사교도들도 무력하게 당하고만 있진 않았던 것.
드디어 외부 상황을 간파한 것이다.
누군가 살아 돌아가서 알린 모양.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귀안을 최대한으로 발휘했다.
함교 전면에 박힌 초대형 모니터.
또 내 망막에 영상이 또렷하게 맺힌다.
흑요석 마법 방패를 든 거한이.
갑옷도 흑요석이고 투구 대신 착용한 머리 장식도 흑요석이며 손에 든 도끼마저도 흑요석인.
[검은 집행자]등급은 따로 없다.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아니거든.
던전 보스.
에피소드 2의 전초 퀘스트였던 신화 그룹 회장 디펜스에서 최종 보스로 나오는 놈들 중 하나였지.
집행자 말고도 다른 놈들이 하나둘 튀어나왔다.
[검은 신혈병] [검은 점술사] [검은 제사장]똑같은 구성이다.
집행자의 방패로 방어막을 구축한 후, 점술사와 제사장이 결계를 만들어 포격을 막아 내고 있었다.
쿠웅! 쿠웅! 투투퉁! 꽝! 번쩍!
무기통제석의 김마법이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다 죽여 버려! 죽여 버리라고요! 쏴! 전탄 발사다!”
스스로도 마력을 주입하고 있다.
그러자 연결된 마력포에서 붉은 불덩어리들이 꼬리를 물고 날아간다.
어마어마한 화력.
원래 세계로 치면 이지스 구축함 몇 척이 함포 사격과 미사일 발사를 하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검정 시리즈 보스들도 건재했다.
당연하다.
모두 6레벨이니까.
5레벨 초인이 전투기와 비견된다면 6레벨 초인은 구축함과 비교된다.
공격력과 방어력 모두.
쩌리들만 있었다면 모를까, 원거리 함포 공격으로 다 해결할 거라곤 애초에 기대도 안 했다.
챙!
묵호검을 뽑았다.
시선이 집중된다.
“함장님?”
살짝 몰입했는지 이상한 호칭으로 날 부르는 김마법.
가만히 날 주시하는 성희영.
날 따라서 검을 뽑으며 일어서는 서우진.
침착한 눈빛을 보내는 김사제.
마법 결계를 유지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책임 마법사.
“강습하겠습니다. 우진아, 같이 가자.”
“기다렸어요! 다 죽여 버리자고요!”
“저도 갈게요.”
“예. 조심하세요.”
“훗. 누구한테 과외받은 뒤로 아무한테도 질 자신이 없어졌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구요.”
“그러죠.”
덜컹!
바닥이 열렸다.
북유럽 신화 광전사들이 타고 다니던 하늘배.
함교에서도 밖으로 바로 나가는 통로가 있었다.
오죽하면 즉시 강습이 되게 강습석을 따로 설치했을까.
몸을 던졌다.
낙하산도 뭣도 없이 그냥 내리꽂았다.
쌔애액!
맹렬히 몸을 때리는 바람.
쿠웅! 쿠웅! 쿠웅!
최후의 폭격이 날 앞질러 대지를 강타했다.
섬광과 폭음이 번뜩이며 일어난다.
후욱, 덮치듯이 번지는 먼지구름.
그 안으로 파고들었다.
먼지를 뚫고 날 올려다보는 집행자와 눈이 마주친다.
“노옴!”
집행자가 노호하며 도끼를 휘두른다.
흑요석 도끼가 발광하며 번개를 토해 냈다.
이게 굼벵이 앞에서 주름 잡네.
가볍게 묠니르를 던졌다.
맞춤 특성 세트를 머금고 날아간 묠니르가 번개 폭풍을 터뜨린다.
날아오던 검은 번개?
당연히 다 잡아먹혔지.
“커억! 이놈이!”
방패로 막긴 했으나 꽤 피해를 본 모양.
잔뜩 그을린 집행자가 이를 갈며 도끼를 움켜쥔다.
그러나 뭘 해 보기도 전, 뒤에 서 있던 점술사가 발을 동동 구르며 외쳤다.
“멍청아! 막아! 막으라고! 놔두면 다 죽어!”
“어엉?”
“젠장!”
제사장도 반응한다.
둘이 힘을 합쳐 방어막 전개.
이미 늦었어.
나는 묵호검을 양손으로 쥐고 그들 틈바구니로 파고들었다.
[네피림의 검][거인의 힘][마력혼] [마력 폭발][토르 연공법][흑염]힘을 주입한다.
마력 회로의 마력을 모조리 쥐어짠다.
번들거리는 묵호검.
번뜩이며 피어나는 흑백 검기.
금세 흑염으로 화한다.
섬뜩섬뜩 금이 가다가 맹렬하게 폭발한다!
꽈르릉!
초대형 폭발이었다.
평범한 폭탄이 터진 것도 아니다.
검기를, 네피림의 검을 파편처럼 활용한 폭발이었다.
거기에 솟구치는 불꽃은 흑염.
검기 파편이, 흑염이 사방을 온통 휩쓸었다.
“끄아아아!”
“대, 대장님! 살려 주십쇼!”
“재규어시어!”
넷은 살아남았다.
검은 보스 시리즈 네 명만큼은.
그러나 그들이 미리 나와서 살려 보려 했던 사교도들은, 놈들의 부하들은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다.
방어 결계 속 알게 모르게 모였던 그들.
모조리 씨몰살당했다.
이것이 네피림의 검의 위력.
검강 말고 검기로 써도 어마어마했다.
마력을 쪽쪽 빨아먹긴 했지만 그럴 가치가 있었다.
“선생님이 최곱니다!”
“혼자 다 하기예요?”
서우진과 성희영도 도착한다.
언제 걸쳤는지 망토를 펄럭이며 착지하는 서우진.
우아하게 황금 날개를 펼치고 선회하는 성희영.
서우진은 제사장부터 노렸다.
집요한 검격이 목과 심장을 찌른다.
성희영은 화려하게 날며 검은 보스들을 교란하고 있었다.
손에서는 광검을 뿌리고 날개에서는 광선을 날리며.
둘만, 아니 성희영만 있어도 넷을 끝장내고도 남는다.
그러면 안 되지.
생포해야 정보를 캐낼 거 아냐.
그래서 나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고함][포효][마력 안정] [토르 연공법][마력혼][심호흡]길게 숨을 들이마셨다.
네 명을, 오로지 검은 보스 넷만 정조준하고 소리를 질렀다.
“멈춰!”
능력치를 저하시키는 고함.
적을 경직시키는 포효.
이 두 특성을 쓰려는 거였는데…….
화악!
서우진과 성희영의 마력 파장이 들불처럼 번지는 것이 보였다.
능력치가 상승했다는 뜻.
노리고 마력 안정 특성을 쓰긴 했지만 의외네.
알게 모르게 조건을 만족하고 있었던 건지, 새로운 특성이 갖춰진 것이다.
이번에는 [함성].
‘어? 이거면 되겠는데?’
음파 계열 상위 특성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사자후다.
그다음은 전신의 포효고.
하지만 최강 특성은 따로 있었다.
바로 용울음.
게임에서 드래곤, 하면 생각나는 그것.
필수 재료인 용언은 이미 있으니 다이아만 투자하면 된다.
귀속 해제할 다이아, 특성 가져올 다이아, 이렇게.
“크아아앙!”
신혈병이 길게 포효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
몸이 변형된다.
삽입한 의체가 모조리 빠져나오며 검은 털이 돋는다.
사람에서 괴물로, 재규어 마물로 변신하고 있었다.
심장에서 자라는 마력 회로가 눈에 띈다.
내가 아주 잘 아는 마력 회로.
[돌연변이]신혈병이 나를 보며 으르렁거렸다.
“너! 너만은 죽여 버린다!”
놈들도 아는 것이다.
나 때문에 성희영 암살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또, 나 하나 때문에 자기네 본거지가 이리 탈탈 털렸다는 사실도.
괴물이 되더라도 나만큼은 죽여 버리겠다는 의지.
하지만 나는 심드렁했다.
[마력혼][마력심][토르 연공법] [마력 회복][활기][심호흡]잠시 쉬면서 마력을 다 회복한 다음이었기 때문에.
탁, 타닥.
서우진과 성희영이 내 양옆에 내려앉았다.
둘 다 상처 하나 없다.
반면 검은 보스들은 피투성이다.
내뱉는 숨소리가 거칠기 짝이 없다.
“항복하면 목숨만은 살려 주지.”
관대한 제안이지만 받을 리 없다.
광신도들이니까.
역시나 신혈병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죽이이이이어어어억!”
이젠 완전히 마물로 변한 상태.
[의체 적응][타락] 특성들이 [돌연변이 적응][돌연변이 심장] 특성으로 변해 있었다.자연히 능력치만큼은 나와 비슷할 정도로 올라간다.
꽝, 땅을 박찬 순간 거뭇한 선이 그어졌다.
거의 내 눈앞까지 도달.
“조심…….”
성희영이 경고하지만 무의미.
이미 특성을 바꾼 다음이었거든.
[검의 주인]특히 이 특성에 온 초점을 맞춰서.
쭈아앙!
검강이 치솟는다.
훤한 대낮이지만 너무나도 잘 보인다.
아까 잠깐 쓴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어찌 보면 훨훨 타오르는 횃불 같고 다시 보면 별 무리를 꽉꽉 담아 만든 광선검 같은 형상.
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유명한 그것.
영화 드라마의 단골손님이며, 동영상 사이트에 한 번 떴다 하면 뷰 1억은 가뿐히 찍는다는 궁극경 초인의 증거.
“오러 블레이드!”
성희영이 빽 소리를 질렀다.
뒤에 서 있던 보스 셋도 눈을 부릅뜬다.
덮쳐 오던 신혈병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샛노랗게 변한, 고양잇과 맹수처럼 세로로 갈라진 동공에 하얀 금이 그어져 있다.
얼굴이 일그러진다.
분노와 격노가 가시고 떠오른 것은 완벽히 다른 감정.
충격.
그리고 공포였다.
서걱!
신혈병을 지나쳤다.
마르스 검투법도 묵호무적검법도 필요 없다.
검의 주인이 이끄는 대로, 검이 내게 속삭이는 대로 검을 휘두르면 되었다.
백색 검강이 한바탕 춤을 추었다.
그것으로 지상에 새하얀 별이 강림.
신혈병이 수십 조각으로 쪼개졌다.
피는 없다. 비명도 없었다.
고기 조각 수십 개가 쓰레기처럼 흩어져 있을 뿐.
“거짓말! 거짓말이다!”
점술사가 버럭버럭 고함을 질렀다.
“너는 6레벨! 6레벨 아니냐! 그런데 어떻게 소드마스터가 된 거냐!”
“7레벨만 소드마스터 되란 법 있냐?”
“그건, 그건 아니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잔말 말고. 항복할 거냐 말 거냐? 그거나 말해.”
쭈우웅!
검강을 빛내며 셋에게 물었다.
셋이 서로를 마주 본다.
충격과 공포로 얼굴이 일그러져 있는 것도 잠시.
이내 결연한 빛이 눈동자 가득 번졌다.
광신도들은 이래서 피곤하다니까.
대답을 듣지 않고 몸을 날렸다.
백색 궤적이 허공에 그어진다.
셋이 뒤늦게 반응하지만 이미 늦었다.
흑요석 방패도 방어 마법도 신성 방어막도 다 소용없었다.
“으흑!”
“끄어억!”
“컥!”
팔다리를 잘랐다.
한 붓 그리기 하듯 선을 그은 백색흔이 셋의 사지를 지나갔다.
머리와 몸통만 남아 널브러지는 셋.
이어 주먹질 한 방씩.
심장에 아슬아슬 마력을 때려 박자 셋 다 경련하며 축 늘어졌다.
빈사 상태.
초인이니 죽지는 않겠지만 최소 며칠은 정신을 차리지 못할 것이다.
성희영이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도와드릴 필요도 없었겠네요.”
“아닙니다. 회장님께서 도와주셔서 금방 끝났습니다. 우진아, 너도 고생했다.”
“아니에요. 그런데 진짜 선생님 강하시네요. 이런 말씀하기 뭐하지만…… 7레벨보다 강하신 것 같아요.”
“당연하지. 이미 봤잖아.”
“그야 그렇지만요.”
학살 여제 이길 때 옆에 있었으면서.
하긴 그때는 내가 아슬아슬 이기긴 했지.
지옥불로 시선을 빼앗고 미스틸테인의 신살을 박아 가면서.
지금 싸우면 또 다르지 싶다.
결국 무적 무효화 아이템이 필요하지만, 그때보다는 훨씬 쉽겠지.
철컥, 철컥.
서우진이 마력 봉인구를 셋에게 채웠다.
자살 못 하게 재갈도 물리고.
하늘에는 낙하산이 활짝 펴졌다.
철권파 초인들이 뒤처리하러 뛰어내리는 것.
셋은 이들에게 맡겨 놓으면 되겠지.
나는 묵호검을 차고 성희영을 보았다.
“회장님, 가실까요?”
“가죠.”
금역 안에는 아무나 못 들어간다.
아차원 진동탄에 섞은 흑염 촉매가 가득 차 있으니까.
초인이라면 들어가는 즉시 마력이 불타면서 신열에 맞먹는 고통을 먹겠지.
나는 흑염에 면역이니 가능.
성희영은 7레벨이고 태양 까마귀 마력 회로 보유자라 아티팩트만 잘 사용해도 가능하지만.
금역으로 진입한다.
세상이 온통 일그러져 있었다.
벽에도 흑염, 천장에도 흑염, 바닥에도 흑염이 달라붙었다.
불사를 듯이 맹렬히 타오르지만 사실 태우는 것은 마력밖에 없다.
입구 바로 앞에는 시체가 몇 구 보였다.
밖에 나갔다가 폭격을 얻어맞고 겨우 돌아온 모양.
“규모가 꽤 크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살짝 답답한 것 말고는요.”
“혹시 마력 회로에 이상 생기면 바로 말씀하세요. 흑염 흡수해드리겠습니다.”
어둠 재규어 교단의 본거지는 게임에서 봤던 형태였다.
전형적인 던전.
1층부터 5층까지, 일직선으로 쭉 이어지는 길.
3층까지는 볼 것이 없다.
평교도들의 숙소, 식당, 훈련 시설이 전부였으니까.
4층부터가 진짜.
연구소와 제단을 본 성희영이 눈살을 찌푸렸다.
“개 같은 사교도 놈들.”
이종 접합.
생체 실험.
인신 공양.
이 세상에서도 최악의 범죄 증거들이 가득 펼쳐져 있었다.
살아 있는 사람은 없다.
애초에 회복 불능이었다.
고통스러운 삶을 연명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았겠지.
초인이 아닌 이상 죽음은 순식간이었을 거고.
“여기네요.”
마지막 5층.
보물 창고와 집무실이 있었다.
그득하니 쌓인 금괴, 보석, 마법 무구, 희귀 재료, 다이아는 아무래도 좋았다.
나랑 성희영이 적당히 나눠 먹기로 합의했으니까.
진짜는 집무실에서 발견한 비밀 서류였다.
온통 암호로 가득한 그것.
따악!
성희영이 손가락을 튕겼다.
“이걸 해독하면 되겠죠?”
“그럴 겁니다.”
저 안에 옛 아버지 교단의 개입을 증명할 증거가 있을까?
모르겠다.
명확한 증거는 아니더라도 단서는 있으면 좋겠는데.
에피소드 3 시작 전에 성녀의 가면을 벗길 수 있도록.
집무실을 샅샅이 뒤졌다.
한 곳만이 아니라 네 보스의 집무실을 전부.
심지어 침실까지.
보스들이 갔을 곳이라면 식당은 물론 회의실, 제단, 연구소까지 모조리 다.
그래서 몰랐다.
밖에서 난리가 났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시민들이, 수십 년 만에 출현한 6레벨 소드마스터에 대해 미친 듯이 떠들어 대고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