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t Hoarder RAW novel - Chapter (233)
특성 쌓는 김전사-233화(233/300)
233화 북극제 –1-
북극제가 날개를 펼친다.
집중되는 마력.
휘몰아치는 공기.
치솟는 동체!
엇 하는 순간 북극제는 하늘 위에 있었다.
금역의 끝, 이 작은 세계의 정점에.
“가자!”
외칠 것도 없다.
난 이미 몸을 날리고 있다.
아니, 레드가 비상하는 중이다.
[용기사][대공습][섬전] [성관 기사][마력혼][토르 연공법]한 줄기 벼락이 되어서.
그 거체가 증발하여 공간을 접으면서.
하늘 위에 한 발짝 먼저 도착한 나.
그래서 대비할 수 있었다.
공중에서 유연히 몸을 트는 북극제를.
최초 조우 시 가하는 급강하 공격을.
[용기사][방패 전문가][마력 방어막] [마력 방패][마력 갑옷][영역 방어막]전력으로 전개하는 4중 방어막!
레드가 본능적으로 으르렁거린다.
드래곤 하트가, 용의 심장이 힘차게 박동한다.
거기서 전해지는 막대한 마력.
내 4중 방어막이 더욱 강해진다.
성관 기사도 지구 특성도 쓰지 못했지만 아이기스에 집중되어 하나처럼 겹쳐진다.
북극제가 내리꽂힌다.
얼음덩어리가 되어 강하한다.
거대 얼음새가 아니라 빙산이 떨어지는 듯한 광경.
레드의 불안이 느껴진다.
공포가 내 마음까지 잠식하려 한다.
그럴수록 방패에 힘을 더욱 불어넣었다.
북극제의 급강하 공격은 확실히 강력하다.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내 계산에 따르면 8레벨 북극제의 공격으론 날 죽일 수 없다.
지독하게 아프게 만들 수는 있어도.
꽈아앙!
충격.
파탄.
붕괴.
격한 통증이 나와 레드를 한꺼번에 관통했다.
[아파!]비명 지르는 레드.
나도 치솟는 핏물을 삼켰다.
눈앞이 번쩍이고, 의식이 암전되는 것을 강제로 각성시켰다.
아울러 특성 전환.
[용기사][불사][불굴] [지고화][마력혼][대공습]몸을 띄운다.
레드를 내 몸처럼 조종한다.
날개가 활짝 펼쳐지고 바람이 나를, 레드를 나뭇잎처럼 날려 보낸다.
레드가 아예 곡예비행을 하고 있었다.
피를 토하면서도 8자 궤도를 그리며 벗어난 것.
대공습의 이탈.
아울러 입을 벌린다.
숨결을 토하는데 적룡이 흔히 쓰는 용의 불길이 아니었다.
시퍼런 용왕염도 아니었다.
황금빛 찬란한 불꽃.
지고화가 폭탄처럼 떨어지고 있었다.
“키이잇!”
북극제가 비명을 질렀다.
지고화 폭탄 맛이 어때?
절호의 기회.
놓치지 않고 고함을 질렀다.
“[전원 공격!]”
“죽여 버려!”
“가자!”
[심판을 받으라!] [복수의 시간이 왔다!]안 그래도 다들 대기하고 있었다.
엘프들이 얼음 정령을 날린다.
얼음 정령은 직접 공격하는 대신 북극제의 방어막을 파훼했다.
그 사이로 바위 포탄이, 나무창이 날아가 북극제에게 꽂혔다.
여우불과 늑대염이 서로를 증폭하며 북극제를 불사른다.
화룡정점은 용 세 마리의 숨결.
얼음이, 번개가, 바람이 북극제를 두들겼다.
신기한 것은 은룡의 얼음 숨결도 유효한 피해를 입힌다는 것.
그 안의 마력이 북극제를 갉아먹어 얼음 깃털을 부수고 있었다.
“키이이잇!”
북극제가 괴성을 지른다.
어지럽게 회피 기동 실시.
초음속 전투기를 방불케 하는 움직임에 공격이 모조리 빗나가 버린다.
이종족들의 공격도.
용의 숨결은 물론, 폭격하듯이 쏟아진 마법 세례도.
뽕!
나는 그걸 보며 약병 뚜껑을 땄다.
[약물 의존][약물 중독]최상급 치유 물약과 마력 물약, 성수가 나를 완벽한 상태로 만든다.
용기사 특성 덕에 레드도 회복된 것은 덤.
사실 이것 때문에 약물 특성을 사용한 거지.
나 하나라면 약물 특성까지도 필요 없어.
[너무 아파.]레드가 칭얼거리듯 말했다.
[저놈 너무 세.]“[우리가 더 세.]”
[너무 아픈데?]“[날 믿어. 고기 많이 먹여 줄게.]”
[고기!]내가 나서야 한다.
나 아니면 탱커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
북극제의 급강하 공격을, 고드름 공격을 받아 주지 않으면 하나하나 쓰러지다가 북극 바람 맞고 꽁꽁 얼어붙는 미래만 남는다.
쌔애액!
돌진한다.
북극제만큼이나 빠른 속도다.
날 힐끗 본 북극제가 급상승한다.
관성 따위 무시하는, 수직으로 꺾어 버리는 기동.
질 줄 알아?
속도를 높여 따라간다.
대공습에 포함된 기동으로 나와 레드도 관성을 무시하고 있었다.
심지어 마력 폭발을 터뜨리고, 섬전을 사용하자 금세 꼬리를 잡았다.
“키야악!”
믿기지 않는다는 듯 새되게 우짖는 북극제.
몸을 뒤집는다.
날개 깃털이 떨어져 나간다.
허공에서 얼어붙어서는 거대한 기둥처럼 변하고, 고드름이 되어 떨어지는 깃털 뭉치.
이를 악물었다.
또다시 4중 방어막을 활성화한다.
귀안도 육감도 없지만 정신을 집중한다.
눈을 부릅뜨고 고드름을 주시한다.
그리하여 고드름이 막 나와 레드를 꿰어 버리려는 찰나.
쳐냈다.
고드름을, 이 강력한 초능력이자 대마법을.
즉 마법 반사를 사용했다.
고드름이 튕겨 나간다.
날아왔던 궤적을 거꾸로 타고 올라간다.
북극제를 향해 날아가는 고드름.
“키야아악!”
기분이 나쁜 모양.
북극제가 길게 괴성을 질렀다.
그러더니 날아온 고드름을 낚아채서는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그때마다 휘젓는 날개.
생성되는 고드름.
쉬지 않고 발사되는 연속 공격!
고드름이 미친 듯이 날아온다.
대놓고 던져 오는 도전장.
어쭈, 쳐냈어?
그러면 백 번 천 번이고 던져 줄게.
하는 느낌이었다.
‘못 할 줄 알고?’
결의를 빛낸다.
결심을 다진다.
[해 보자! 해 보자!]레드도 내 의지에 감화되어서는 고함을 질렀다.
다시 4중 방어막 전개.
순전히 내 감각으로만 해야 한다.
나를 믿자.
여태 사선을 넘어온 나를 믿자.
감각적으로, 칼날 같은 집중력으로, 어떤 감각 보조도 없이, 시야를 채우는 붉은 경고선도 보지 않고 방패를 쳐냈다.
꽝! 꽝! 꽝!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한다.
일격 일격이 7레벨 보스 필살기와 맞먹는 폭격.
마법 반사라고 충격이 아예 없진 않다.
한 번 한 번 쳐낼 때마다 충격이 누적되고 있었다.
그러나 견딘다.
금강체도 불사도 불굴도 없이 견딘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고드름을 한 땀 한 땀 되돌려 북극제에게 날리는 것에만 골몰한다.
어금니가 부서지고 입에서 코에서 눈에서 귀에서 피가 흘러도 개의치 않는다.
인간의 눈으로.
또한 용의 눈으로.
고드름과 저 거대한 얼음새와 이 얼어붙은 하늘만을 노려볼 뿐.
파아앗!
그러던 어느 순간.
나는 기이한 힘이 심장에서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자신감이 슴풍슴풍 차오른다.
어떤 공격이라도 어떤 치명적인 맹공이라도 막아 낼 것만 같은 이 기분.
[요새화] 특성 획득.움직이지 않고 방어 시 방어력과 완전 방어 확률이 올라가는 특성이다.
심지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쭉쭉 오른다.
물론 한계는 있지만.
하지만 내가 요새화 특성을 기다린 이유는 따로 있지.
방패 전문가, 요새화, 마력 방어막, 마력 방패, 마력 갑옷, 영역 방어막의 조합.
마력 회로가 정렬된다.
순식간에 합성되어 더욱 두껍고 웅장한 마력 회로가 된다.
[천벽]팔을 내밀었다.
아이기스가 환하게 빛났다.
평소의 크기를 넘어서 몇 배로, 최소 10배 이상으로, 두툼한 두께의 황금벽이 되어 내 앞에 전개된다.
퍼버버벅!
고드름 세례가 천벽을 두드린다.
그러나 충격 하나 없다.
조금 전까진 내 팔을 박살 낼 듯이 두들기던 충격이 몽땅 증발해 버렸다.
이것이 천벽.
아케인 서울 최강의 방어 특성.
“키이이잇!”
수상함을 느낀 걸까?
북극제가 하늘 높이 치솟는다.
급강하 공격.
심지어 날개를 활짝 펼쳐 고드름을 만들고 있었다.
북극제 주위를 고드름 수십 개가 위성처럼 감돌기 시작.
필살기 [빙백혼].
그래.
그렇게 나오셔야지.
정면으로 북극제를 가로막는다.
아주 잠깐의 틈을 타 특성 세트를 정비한다.
[용기사][금강체][불사] [성광 기사][천벽][대지]내가 지금 만들 수 있는 최강의 방어 특성.
황금빛 천벽에 대지 특성이 추가로 깃들었다.
정육면체 덩어리가 달라붙고 아이기스가 새하얗게 빛난다.
그리하여 탄생한 것은 백금색 거대 벽.
여기에 나에게서, 레드에게서 뻗어 나간 왕관 같은 빛이 금역 전역을 황홀하게 물들이고 있다.
꽈과광!
북극제가 전력으로 날 들이받았다.
잠깐 의식이 끊겼다.
하지만 그뿐이다.
금강체가 타격을 최소화했고 불사가 내 의식을 되돌렸다.
심지어 레드도 공중에 못 박힌 듯 멈춰선 상황.
북극제의 빙백혼을 얻어맞고도 튕겨 나가지 않은 것이다.
눈이 마주쳤다.
코앞에서 보는 북극제의 눈.
이건 레드의 시야겠지.
혼란스럽고도 당황해하는, 그러나 내 영향을 받아 한편으로는 냉정하기만 한 레드의 정신이 느껴진다.
“훗.”
입을 벌렸다.
그리고 숨결 발사.
나 자신이 레드가 되어 불길을 뿜어냈다.
화아악!
지고화 숨결.
아까 폭탄처럼 몇 개 던지고 말았던 지고화가 화염 방사기처럼 줄기줄기 뻗어 나간다.
내 마력과 레드의 마력을 모조리 품고서.
“키야아아앗!”
북극제가 비명을 질렀다.
몸부림치며 나를, 레드를 후려친다.
즉시 특성 전환으로 천벽을 전개하지 않았으면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다.
“[하!]”
레드가 북극제에게 파고든다.
앞발을 망치처럼 휘둘러 북극제를 강타한다.
그 한 수에 실전 격투는 물론 새로 얻은 타격까지 들어갔다.
이어 날아간 묠니르가 북극제를 때리고, 묵호검에서 쏘아진 흑백검강이 북극제를 쑤셨다.
본능에 따라 피하고 보는 북극제.
용들이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덮쳤다.
[으하하, 맛이 어떠냐!] [지금 죽여야 한다!] [놈이 발악하지 못하게 해!]어지럽게 퍼붓는 숨결과 마법.
놀랍게도 용들은 자기네 자존심을 잠시 접어 두었다.
등에 이종족 여섯을 태운 것.
그들의 화력까지 더해서 북극제의 얼음 외피가 벗겨져 나가고 있었다.
엘프 남매 중 오빠 쪽이 외쳤다.
“곧 핵이 노출될 겁니다. 모두 조심하세요!”
[이 미물은 뭐라고 하는 것이지?] [발악할 것 같다는군.] [방법은 모든 화력을 집중하는 것뿐이다. 금역 내부에서 피할 곳은 없어.] [하지만 방어막이 있었던 것 같은데…….]“[그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공격에 집중해 주세요.]”
[그러지.] [인간, 그대를 믿겠다.]공격이 쏟아진다.
기본적으로 북극제의 모든 공격은 내가 막는다.
북극제가 발악하지만 소용없다.
빙백혼이든 급강하 공격이든 고드름 발사든 다 막혔으니까.
나 혼자 탱커 겸 힐러 역할을 하는 것.
결국 북극제의 얼음 외피가 다 깨지고 진실된 육체만이 남았다.
한 마리 새.
전신이 파랗고 하얀, 핏줄과 신경이 다 비칠 정도로 피부가 투명한 거대 마수.
이종족들이 얼굴을 굳힌다.
용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예언자의 고리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레드도 신음하며 내게 경고했다.
[아파. 곧 와.]그래. 시작되겠지.
“키야아악!”
작렬하는 마법 속에서.
밀어내듯 가하는 공격 아래에서.
북극제가 날개를 펼친다.
뿌옇게 돋아나는 장막. 즉, 방어막.
그 중심에서 새하얀 얼음 보석이, 북극제의 마력핵이 노출된다.
[북극 바람이다!] [깨뜨려! 방어막을 부숴!] [부수지 못하면 우리가 죽는다!]“젠장! 또 저거야!”
“파훼해 봐! 얼른!”
“안 돼! 얼음 정령왕도 아니고, 우리 정령으로는 무리야!”
공격이 집중되지만 그리 쉽게 망가질 방어막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레드의 어깨로 기어 올라갔다.
용기사를 해제한다.
“크르릉……”
레드가 당황해선 묘한 울음을 뱉지만 무시.
무장집에서 정조어총을 꺼냈다.
철컥, 철컥, 쇳소리와 함께 변환.
저격총으로 바꾸고는 북극제를 정조준했다.
[무적총][총잡이][저격] [일기당천][파괴]일기당천의 파괴. 일반 파괴 특성. 어총의 파괴 속성.
즉, 3 파괴.
주저하지 않았다.
십자선이 정렬된 즉시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허공을 꿰뚫는 총성.
총알이 날아간다.
보일 리 없는 궤적이 내 눈에 담기는 것만 같다.
이내 정확히 내가 노린 곳에 명중.
한눈에 보기에도 방어막이 거칠게 출렁였다.
그러나 사실 이 3 파괴는 그저 거들 뿐.
진짜는 이거였다.
[역천]망령왕을 단신으로 처치한 결과 얻은 특성.
어떤 능력이든 무효화하는 특성이 하얗게 번뜩이고 있었다.
총알을 배달부 삼아 방어막에 도달한 역천.
그 결과.
출렁이던 방어막이 사르륵 녹아 없어진다.
“지금!”
[지금!]이종족도 용도 애타는 목소리로 외친다.
그들보다 내가 빨랐다.
북극제의 방어막 재생성보다 내가 한 걸음 앞섰다.
무장집을 스친 내 손.
어총 대신 로켓포 산울음이 들려 있었다.
마력을 때려 박았다.
잠시 무적총도 총잡이도 내려놓고 마력 계열 특성으로만 도배.
나만 아니라 레드의 마력까지 투입된다.
정말이지 무식한 마력양이지만 산울음은 견뎌 주었다.
과연 신기.
포카 교단의 대표 무기답다.
이윽고 충전 완료.
산울음 끝이 붉게 빛난다.
붉다 못해 새하얗게 백열하고 있다.
휘이잉, 휘잉.
불어오는 북극 바람.
절대영도의 냉기가 세상을 얼린다.
몸이 굳어 가는 것이 느껴진다.
비행하던 용들은 이미 내려앉았고 이종족들도 굼뜨게 팔을 휘젓는 중이다.
“빨리…….”
[빨리…….]북극제 정조준.
기회는 한 번뿐이다.
그러나 내 마음은 평안하기만 했다.
전혀 긴장되지 않는다.
놓치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내 특성 전환은 사기니까.
여태 쌓아 온 내 특성은 단 한 번도 날 배신한 적이 없으니까.
쐐애액!
로켓이 날아간다.
순수한 마력으로 빚은 로켓탄이 지고화를 품고 비행한다.
정확히 마력핵을 직격하는 로켓탄.
그 즉시 황금색 불꽃이 피어났다.
커다란 화염 장미가 강림한 듯한 모습.
처절한 비명이 뇌에 직접 꽂혔다.
[키야아악!]몸부림치는 북극제.
세계가 부서지고 있다.
금역이 붕괴하고 있다.
하늘은 깨져 고드름이 되어 내리꽂힌다.
대지는 으스러져 얼음 가시가 되어 치솟는다.
최후의 발악.
“[모이세요!]”
의미 없다.
내가 천벽으로 다 막아 버렸으니까.
“키이이이……”
그렇게 붕괴하는 세계 속에서.
북극제는 길게 목을 떨어뜨리고 죽음을 맞이했다.
나 혼자 잡은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공격은 이종족들과 용들이 다했지만.
처음으로 사냥한 8레벨 마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