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65)
특성 쌓는 김전사-265화(265/300)
쌓는 김전사 265화
총동원령 –2-
대통령이 낮게 신음을 흘렸다.
“총동원령이라…….”
부담스러운 모양.
상황이 이 지경이 됐는데도.
하긴 서울 테러에 광주 봉인까지, 굵직한 사건이 둘이나 터졌으니 골치가 아프겠지.
쾅!
군단장이 망가진 탁자 대신 바닥을 크게 굴렀다.
“그러게 내가 말했잖느냐! 총동원령부터 내리고, 바로 공격 들어가자고! 무슨 미적미적 회의부터 하고 있어?”
“영감은 좀 가만히 있어 봐.”
“왜?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다른 사람 얘기부터 듣자고.”
서부군 군단장이 신화 그룹 회장에게 괜히 눈총을 보냈다.
회장이 쿨럭쿨럭 기침을 하곤 말했다.
“의견을 밝히기 전에 검천님께 한 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말씀하시죠.”
“이 정보, 출처가 어디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예전 서울 테러나 어둠 재규어 때는 출처를 밝히지 않으셨는데, 이번만큼은 어디서 얻으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좋습니다. 알려 드리죠.”
그야 쉽지.
나는 용의 군주관에 기록된 정보를 공유했다.
블랙박스처럼 저장된, 그림자 신전에서의 내 행적을.
“허…….”
“저 작자들, 아주 작정을 했고만!”
“조철 그 인간도 가담했다고?”
“성녀, 성녀라…….”
다들 눈빛이 달라졌다.
의외라는 시선.
놀라는 한편으로 날 경계하는 분위기.
그럴 수밖에.
1천 초인의 지원을 받는 성녀를 내가 간단히 깨부쉈으니까.
사실 겉보기에만 쉽지, 작두 위를 걷듯 살풍경한 순간의 연속이었지만.
“허허허.”
신화 그룹 회장이 허탈하게 웃었다.
“정말이지 대단하십니다. 적의 본거지에 직접 들어가서 비밀 계획을 빼 오시다니…… 무슨 소설 속 주인공을 보는 것 같습니다.”
“과찬이십니다.”
“저는 찬성입니다. 영상을 보니 옛 아버지 교단이 수십 년, 어쩌면 수백 년 동안 준비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하는 게 무슨 의식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시간을 줘서는 안 됩니다. 지금 당장 총동원령을 내리고 전력을 집중해서 옛 아버지 교단 토벌을 시작해야 합니다.”
사실상 대세가 넘어왔다.
동부군과 서부군, 신화 그룹이 찬성하면 누가 반대하겠어.
나는 태양 마탑주를 보며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마탑주가 헛기침을 하고는 손을 들었다.
“우리 태양 마탑 또한 총동원령을 적극 지지하는 바입니다.”
“어? 웬일이냐? 넌 이번에도 가만히 뒷짐이나 서고 있을 줄 알았더니.”
“우리 마탑이라고 항상 간만 보지는 않습니다. 검천님과의 관계도 있고 하니 적극 나서도록 하지요. 우리 마탑에서는 마법병단과 불사조 화염단, 장로 아홉 명을 파견하고 제가 직접 인솔하겠습니다.”
“허? 사람이 바뀌면 죽을 때가 된 거라던데, 너 혹시 암 걸렸냐? 말기암 같은 거?”
“무슨 소리십니까! 제가 군단장님보다 백 년은 오래 살 거니까 그리 아십쇼.”
마탑주가 나를 보며 눈을 찡긋했다.
어차피 동맹 맹약을 맺은 관계.
맹약 때문에 끌려 들어가듯 참전하는 것보단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낫다고 결론을 내린 거다.
그래야 전리품 획득에도 유리하고.
옛 아버지 교단은 세계적 교단이고, 그 시체를 조금만 퍼먹어도 어마어마한 도움이 된다.
“저희도 참전하겠어요. 금오보안과 제 경호팀 전원 포함해서 제가 직접요.”
참전 선언이 이어졌다.
성희영이 손가락 끝으로 금광을 피어 올리고 있었다.
“그 광신도들 예전부터 꼴 보기 싫었어요. 신도들이 많아서 적당히 봐주고 있었는데 도시 하나를 통째로 인신 공양한다고요? 이건 명백히 선 넘은 거죠. 최대한 빨리 광주시 탈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마탑주와 성희영이 총대를 매자 동의하는 소리가 넘쳐났다.
2대 군단은 말할 것도 없다.
5대 재벌, 4대 마탑 모두 참전 혹은 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 나랑 사이가 좋고 옛 아버지 교단과 사이가 안 좋은 교단들은 아예 방방 뛰고 있었다.
“지금 당장 공격합시다!”
“광신도 놈들! 역겨운 인신 공양 애호가들!”
“우리 명예 기사단장님께서 서울 지부 성기사단을 이끌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부족하면 도쿄 지부, 베이징 지부, 홍콩 지부, 그리고 동남아에 있는 기사단까지 모두 끌어 오겠습니다. 아, 법황님과 소교단 총대주교님들께도 지원 요청을 넣지요.”
모두 옛 아버지 교단을 패자고 야단이다.
딱 한 세력만 빼고.
“너무 성급하신 거 아닙니까?”
상의를 탈의하다시피 한, 이집트 전통 복장을 입은 남자.
오시리스 교단의 대주교였다.
“성녀가 과격한 점이 있는 것, 저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성녀도 옛 아버지 교단의 성직자들도 멍청이는 아닙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모두 일어나시면 옛 아버지 교단도 순식간에 멸망당하겠지요. 그 점을 잘 들어 설명하면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무조건 공격하기 전, 마지막 대화는 시도해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오시리스 교단도 옛 아버지 교단과 썩 친하지는 않다.
그런데 이렇게 나서는 이유?
내 어깨에 앉아 있는 강의 여신 때문이지.
오시리스가 죽이려고 했던, 영락하는 걸 유도했던 강의 여신이 멀쩡히 살아남은 것 때문에.
[흥!]여신도 그걸 느꼈나 보다.
아닌 척 힐끔힐끔 훔쳐보는 오시리스 교단 대주교에게 주먹 감자를 먹여 주었다.
대주교의 이마가 살포시 찌그러졌다.
여신이 직접 먹인 주먹 감자라.
귀하네, 이건.
“아, 싫으면 말든가!”
군단장이 자기 무릎을 쾅쾅 쳤다.
“기자들한테 대공포 날리는 놈들하고 대화는 무슨 대화야! 대화가 하고 싶었으면 지들이 먼저 기자 회견 하고 입장문 발표하고 했겠지! 저놈들은 이미 선빵을 때렸어! 우리 뒤통수를 쳤다고! 대화? 대화아? 성녀 년이 좋아하겠다!”
“애초에 검천님께서 성녀와 싸운 것이 문제 아닙니까. 조용히 서류만 챙겨서 나왔어야 했습니다. 그렇지 못해서 지금 의식을 앞당긴 걸지도 모릅니다.”
“뭐가 어쩌고 어째?”
군단장이 성난 눈으로 쳐다본다.
서부군 군단장도 고운 시선은 아니다.
마탑주가 혀를 차고, 신화 그룹 회장은 오시리스 교단 대주교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대주교님. 최근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것은 알지만 너무 노골적으로 나오시는 거 아닙니까?”
“노골적이라니요. 저는 어디까지나 평화적으로…….”
“본인 교단 아니고 본인 나라 아니라고 너무하십니다그려. 광주에 고립된 오시리스 신도들이 알면 참 좋아하겠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부드러운 어조.
그러나 담긴 내용은 절대 부드럽지 않다.
“크흠!”
오시리스 교단 대주교도 더는 실드 못 치겠는지 입을 다물었다.
자연스레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대통령이 결단을 내린 것.
“좋습니다. 회의가 끝나는 대로 총동원령을 내리겠습니다. 하지만 여기 계신 분들께서 많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암. 국군만으로는 옛 아버지 교단을 어쩌기 어렵지…….”
“성기사와 사제들이 너무 많으니…….”
“서부군은 북쪽을 경계할 1개 사단만 빼고 전부 동원하지.”
“나도 마찬가지야. 가능한 전력은 다 남하시키지. 이봐, 채 씨 할멈. 직접 참전할 거지?”
“당연한 말은. 영감탱이는?”
“으흠! 내가 요즘 몸이 안 좋아서 말이야. 뒤에서 구경이나 하려고.”
“뭐? 무슨 헛소리야?”
서부군 군단장이 어디서 개가 짖냐는 얼굴로 쳐다본다.
“으흠! 으흠!”
그러자 괜히 헛기침을 하는 군단장.
의기양양하게 좌중을 쓸어 보고는, 품에서 계급장과 견장을 꺼냈다.
별이 세 개 붙은 중장 계급장.
그러더니 내 가슴에 붙은 계급장을 떼고 중장 계급장을 붙여 주었다.
“어? 군단장님?”
“동부군은 앞으로 여기 있는 검천이 지휘할 걸세. 다들 그렇게 알아 둬.”
“아니, 자기 제자도 아니면서 군단을 물려준다고?”
“군단장님! 아무리 그래도 지금은 아니지 않습니까!”
“검천이 대단한 사람은 맞지만, 아직 지휘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너무 갑작스럽다.
동부군 개혁 당시 받았던 임시 계급장이 갑자기 중장 계급장으로 바뀌는 것도 그렇고.
“저기, 군단장님?”
“아! 괜찮아! 괜찮아!”
군단장이 내 등을 팡팡 두드렸다.
“저번에 보니까 잘하더라고! 내가 아예 참전 안 한다는 것도 아니고, 뒤에서 어느 정도는 도와줄 거야. 나이가 지금 몇인데 이 늙은 몸을 부려 먹으려고 그래? 세대교체 해야지! 젊고 쌩쌩하고 성녀도 이겨 먹는 힘센 놈이 옆에 있는데, 그놈 부려 먹지 않으면 그게 멍청한 거야!”
“하하하하.”
팔자에도 없던 중장 단 건 좋긴 한데…….
솔직히 말해 조금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영웅 특성과 마력까지 받아먹은 참에 거절하기도 그렇고.
성희영이 눈을 찡긋거렸다.
“저도 잘 부탁드릴게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따로따로 노는 것보다는 최대한 뭉치는 게 낫잖아요. 저도 검천님이라면 지휘하시는 거 믿을 수 있어요. 금오보안이랑 제 경호팀, 잘 써먹어 주세요! 대장님!”
장난으로 말하는 게 아니었다.
성희영이 자기 귀를, 삽입된 의체를 매만졌다.
인적 사항이 전달된다.
적어도 수백.
최소 3레벨 이상에, 상당수가 5레벨인 초인들로.
단순히 이름과 성별, 나이만 적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마력량, 특기, 초능력, 마력 회로 종류 등 이 세상에서 정량화하는 정보는 모두 들어 있었다.
“회장님. 이걸 저한테 주셔도 괜찮겠습니까?”
“뭐 어때요.”
성희영이 눈웃음을 쳤다.
“이 정도는 아셔야 지휘하실 수 있죠. 전 검천님을 믿어요.”
“고맙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토르 교단도 지휘권을 이양하겠습니다.”
“우리 가이아 교단도요.”
“후후, 느리기는. 우리는 포카 소교단 총대주교님께서 지시를 내리신 지 오래야.”
초인 목록이 속속 전달된다.
하나같이 각 세력의 기밀 정보들.
사실 이름과 레벨만 알아도 되는데 너무 많이 퍼 줘서 내가 다 긴장될 지경.
내 밑으로 거의 수천 명이 결집하는 거니까.
그것도 3레벨 이상으로만.
엄연히 초인 취급을 받는 이들로만.
“검천님.”
분위기에 휩쓸린 걸까?
마탑주도 날 응시했다.
“설마하니 마법사들을 전면에 세우지는 않겠지요?”
“당연한 말씀을. 마법사들은 후방 지원을 해야죠. 어느 멍청이가 돌격시키겠습니까?”
“흠! 흠! 전적이 있지 않습니까. 콜로세움에서 말입니다.”
“그거야 콜로세움이었으니까요.”
“저도 검천님을 믿어 보겠습니다. 우리 마법사들, 또 화염술사들. 잘 써먹어 주십쇼. 저 포함해서요.”
동부군 전원.
금오그룹 성희영, 경호팀, 금오보안.
태양 마탑의 탑주, 장로, 마법병단, 불사조 화염단.
토르 교단, 가이아 교단, 마마퀼라 교단의 성기사단과 성전사단.
여기에 내가 원래 거느린 물고기 인간 선원과 돌연변이 선원.
도대체 몇 명이야?
우선 8레벨이 1명, 아니 2명이다.
군단장도 내가 요청하면 움직여 줄 눈치니까.
여기에 7레벨도 10명을 훨씬 넘고 6레벨, 5레벨은 말할 것도 없다.
그야말로 나라 하나를 뒤엎고도 남을 전력.
우우웅.
전신이 진동했다.
새로운 마력 회로가 알 가르듯 태어나고 있다.
힘이 차오른다.
감각이 예민해지고 머리가 팍팍 돌아갔다.
모든 능력치가 상승된 것.
[대장] 특성 효과였다.지휘나 명령, 통솔이 휘하 병력을 강화한다면 대장은 반대.
거느린 병력의 질이 높고 수가 많을수록 내가 강해진다.
“음?”
“허?”
날 보던 8레벨 초인들의 시선이 변했다.
특히 태양 마탑주는 두 번째 보는 건데도 잡아먹을 듯이 날 쳐다보고 있었다.
진작 밝힌 김에 시원하게 특성을 교체했다.
[대장][지휘][명령] [통솔][작전][보급]하나로 합체.
[장군] 특성이 강렬하게 빛을 발했다.중장 계급과 함께 장군 특성이라.
조만간 있을 전쟁에서 크게 도움이 되겠지.
미리 만들어 둔 [우리 집] 특성을 활용하면 더더욱.
“저게 그거야? 천마지체?”
“그렇다니까.”
“영감탱이. 괜히 격체전력한 게 아니네. 음흉하기는.”
“하하하! 천마 나오라고 해! 곧 저 녀석이 따라잡을 거니까!”
“천겁지고성…… 다시 봐도 놀랍습니다.”
“세상에 전능자가 실존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 다 아시는 거 아니었습니까? 저흰 총대주교님께서 이미 언질을 주셨습니다만.”
“가장 위대한 번개께서는 당신의 종들께 그리 친절하게 알려 주시는 편이 아니어서 말이지요.”
“가장 무거우신 어머니께서도 그러십니다. 절대 적대하거나 비위를 거스르지 말라고는 하셨습니다만.”
“어흠! 어흠!”
오시리스 교단 대주교가 애써 나를 외면했다.
얼굴이 형편없이 찌그러져 있다.
7레벨로 알고 있는데, 특수한 방법으로 내 특성 전환을 확인한 모양.
회의는 거기서 끝났다.
오시리스 교단도 성기사단 정도는 보내기로 했다.
나와 하늘강의 여신에 대한 악감정은 별개로,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던 것.
애초에 옛 아버지 교단이 선 세게 넘기도 했고.
“저희는 따로 행동하겠습니다.”
“저희 마탑도요.”
“저희도…….”
어떤 세력은 눈치 보며 늦장을 부렸다.
또 어떤 세력은 아주 적은 초인만 파견하며 생색만 냈다.
상관없었다.
국군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
광주에 모여든 규모는 상상을 초월했으니까.
“엄청나네요.”
내 옆에 선 성희영이 짧게 한숨을 쉬었다.
군단장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함교 이곳저곳을 두드렸다.
“너 좋은 거 타고 다니는구나. 이런 거 나도 하나 구해 주면 안 되냐?”
“하하, 그게 말입니다…….”
스키드블라드니르는 설정상 세계에 한 대밖에 없다.
나는 난처하게 한 번 웃어 보였다.
“신화 함선에 여신을 융합시키고, 세계수로 보강하다니…….”
마탑주는 숫제 눈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하늘강에 승선하자마자 눈을 벌겋게 뜨고는 여기저기 머리를 들이미는 중이다.
“큼! 큼!”
거수곰이 눈치를 주었다.
“체통 좀 지키십쇼. 나이 자실 대로 자신 분들이 애도 아니고 뭐 하시는 겁니까.”
“뭐? 그러는 자네는 젊은 줄 알아?”
“나랑 자네랑 몇 살 차이도 안 나!”
“그러니까 하는 말이지요.”
워낙 전력 차가 압도적이라 그럴까?
다들 크게 긴장하지 않은 모습이다.
그럴 만도 해.
지상에는 기갑 전력과 초인들이 쫙 깔렸고, 하늘에도 전투기 수십 대가 날아다니고 있으니까.
고슴도치처럼 웅크린 교단군 따위, 가볍게 밀어 버리고 남을 지경.
단, 평범한 수만 동원한다는 가정하에.
[항복하라! 지금 당장 항복하라!] [봉인을 풀어라!] [무장을 해제하라!] [즉시 항복하지 않으면 무력행사에 들어가겠다!]드론 수천 기가 시끄럽게 떠들고 있다.
지금은 방송 마이크만 돌리지만, 불응한다면 바로 마법 미사일을 쏴 대겠지.
성희영이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잘하면 항복하지 않을까요? 이거 완전히 상대가 안 되는데요.”
“그러면 광신도가 아니죠.”
“검천 말이 맞다. 이 정도로 항복할 거면 애초에 광주 봉헌을 시도하지도 않았어.”
마탑주도 한마디를 보탰다.
“신비와 기적은 간혹 상식을 초월하는 법. 성녀도 믿는 구석이 있으니 이런 짓을 저질렀을 겝니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난 알 것 같다.
이런 대규모 전면전에서 성녀가 쓸 패는 하나밖에 없지.
의식적으로 사령관석을, 설치된 조종간을 쓰다듬었다.
아마 내가 직접 나서야겠지.
성녀의 카드를 상대할 방법은 내가 직접 조종하는 하늘강밖에 없으니까.
슈우웅!
내 예상대로였다.
검은 돔을 뚫고 수직 비상하는 비행선이 있었다.
아니, 비행선이 아니다.
비행선 특유의 기낭이 없다.
있는 거라고는 유선형 몸체와 사치스럽게 치솟은 돛대, 바람을 풍만하게 껴안은 삼각돛 사각돛이 전부.
눈에 익다.
게임에서는 물론 현실에서도 본 적이 있었다.
“비공선?”
어리둥절해서 고개를 갸웃하는 성희영.
사태 파악이 안 되는 것은 군단장도, 마탑주도 마찬가지.
“저거 성녀 장난감 아니었나? 저걸 왜 전쟁에 내보내지?”
“그러게 말입니다. 성녀가 안 탔으니 전력이 되지도 못할 것을.”
다 틀렸다.
8명 중간 보스보다.
어쩌면 칠흑 학살자 서우진보다.
더 어려운 난이도였던 [성녀의 비공선].
그 보스가 공중에 정좌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