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of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07
4.
빠악!
배트와 공이 부딪치며 소리를 내는 순간, 그라운드에 있는 모든 것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씨발!’
공을 친 타자는 욕지거리를 삼킨 채 1루를 향해 질주했고, 1루에 있던 주자도 비슷한 소리를 지껄이며 2루를 향해 질주했다.
‘오케이!’
반면 자신을 향해 공이 오는 것을 파악한 유격수는 미소를 지은 채 다가오는 공을 잡은 후에 2루를 향해 던졌고, 이미 2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2루수 역시 비슷한 미소를 지은 채 그 공을 잡았다.
이미 일찌감치 2루 베이스를 터치한 2루수는 곧바로 1루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런 2루수의 눈에 들어온 건 이미 아웃이 됐음에도 자신을 향해 슬라이딩을 시도하는 1루 주자였다.
그 사실에 2루수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공을 던지자마자 곧바로 2루 베이스에서 물러났다.
그렇게 2루수가 던진 공이 쭉 뺀 다리를 1루 베이스에 아슬아슬하게 걸치고 있는 1루수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펑!
그라운드의 분주함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아웃!”
4회 말, 독스의 득점 기회가 병살타로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젠장! 또 병살타야!”
“아니, 씨발 무슨 병살만 치고 지랄이야!”
“3연병이다, 3연병!”
더불어 그 병살타는 오늘 독스의 세 번째 병살타였다.
1회와 2회 그리고 4회, 이렇게 세 번.
“이호우 상대로 안타를 치면 뭐해! 병살로 다 날려버리는데!”
“독스 빠따 새끼들아 정신 차리고 야구해라!”
“젠장, 처음으로 이호우 놈 맛 간 날인데 독스 애들이 삽질을 하네, 삽질을 해!”
“이호우가 처음으로 맛 간 건 아니지. 얜 만날 맛이 갔잖아? 제정신인 놈이 호우하겠어?”
달리 말하면 그건 오늘 독스가 1회, 2회 그리고 4회에 타자를 출루시켰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 이호우 안타 많이 맞네.
– ㅇㅇ 이진용 마가 낀 듯. 오늘 무실점 깨질 듯.
– 오늘 실점하면 유현 승 인정?
물론 안타가 나오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이진용이라고 해도 안타를 주지 않고 게임을 이끌어간 적은 두 번밖에 없었으니까.
문제는 내용.
– 오늘 이진용 컨디션이 별로인 듯?
ㄴ 컨디션 별로가 아니라 주심 판정이 개같잖아!
ㄴ 응, 엔젤스 팬 눈에만 그래.
ㄴ 아니, 오늘 주심 판정이 짜긴 함. 근데 그냥 엔젤스나 독스나 상관없이 짬.
ㄴ 이러다 진짜 이호우 무실점 깨지는 거 아니야?
이진용은 오늘 평소보다 쉽게 안타를 내주는 느낌이 들었다.
– 아니, 주심 판정을 떠나서 오늘 이호우 탈삼진이 1개밖에 없는 게 문제 아니야?
– 미스터 십팔이 그냥 십팔이 됐음.
– 딴 것보다 탈삼진이 적은 게 가장 큰 문제임.
결정적으로 이진용이 4회까지 잡은 삼진이 고작 1개라는 사실이 경기를 보는 이들, 개중에서도 엔젤스 팬 그리고 선수들을 불안케 했다.
‘진용이한테 문제가 있는 걸까?’
‘저번 경기에서 탈삼진을 18개 잡은 녀석이 4이닝 동안 탈삼진 하나라니······.’
‘이거 괜히 무리하지 말고 일찌감치 내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 불안감을 품은 선수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더그아웃에 들어온 이진용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의 눈에 비친 이진용의 모습은 모두가 예상하는 것과 같았다.
더그아웃에 들어오자마자 이진용은 곧바로 수건을 덮어쓴 채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귀신이 아니고서는 들을 수 없는 중얼거림.
때문에 그 모습을 본 엔젤스 선수들은 생각했다.
‘아, 이진용도 이제는 힘든 모양이군.’
이진용이 지금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우리가 도와줘야지.’
그러니 이제는 자신들이 이진용을 도와줄 때라고.
“아, 병살타로 이닝을 끝내니까 호우 할 기회가 적어지네. 오늘은 호우 스무 번도 못하겠다. 아! 호우하고 싶다!”
– 좀 닥쳐, 듣는 내가 부끄럽다고!
여러모로 큰 착각이 경기를 지배하는 순간, 그런 착각이 깨진 건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였다.
5.
빠악!
배트와 공이 부딪치며 소리를 내는 순간, 그라운드에 있는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움직임에 분주함은 없었다.
모두의 행동이 느릿하거나, 꾸물거려서 그러는 건 아니었다.
움직이는 이들은 분명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분주함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그것이 이제는 익숙해진 풍경인 탓이었다.
제아무리 분주한 것도 그것을 다섯 번 정도 봤다면 그 과정에서 분주함을 느끼긴 어려운 법이니까.
7회 말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나온 병살타는 그랬다.
“젠장, 또 병살!”
“아니, 씨발 벌써 다섯 개째잖아!”
독스, 그들이 오늘 다섯 번째 병살타를 쳤다.
“젠장, 마가 낀 건가?”
흔히 말한다.
한 게임에 병살타가 세 번 나오면, 그 게임은 절대 이길 수 없다고.
그 관점에서 병살타 다섯 개는 그야말로 패배의 보증수표인 셈.
“대체 뭐가 문제지? 오늘 배트에는 잘 맞는데?”
“이진용 상대로 이렇게 친 건 우리가 유일하잖아?”
더욱이 독스를 더 짜증나게, 초조하게, 안달나게 만드는 건 오늘 그들은 이진용을 상대로 놀라운 호타를 보인다는 점이었다.
독스 타자들은 7회까지 이진용을 상대로 5안타를 뽑아내면서, 반대로 삼진은 3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물론 일반 투수가 7이닝 5피안타 3탈삼진을 기록했다면 호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진용은 다르다.
그동안 이진용이 보여준 말도 안 되는 호투의 나날들을 돌아보면, 그를 상대로 7이닝 동안 5개의 피안타를 끌어내는 대가로 3개의 탈삼진만 헌납한 건 기적과도 같았다.
그렇기에 지금 현재 점수 차가 4대0으로 엔젤스가 리드하고 있음에도 독스는 그 사실에 대해서는 조금의 불만도 가지지 않고 있었다.
“타자들 파이팅! 기회는 또 올 거야!”
“아직 2이닝 남았잖아!”
투수들조차 점수를 내지 못하는 타자들을 지탄하기보다는 타자들이 거듭 안타를 치고 나간다는 사실에 박수를 보냈다.
더 나아가 기대감도 있었다.
“젠장, 잘만 하면 오늘 1점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지든 말든 1점만 뽑으면 돼. 그럼 오늘은 회식이라고.”
1점.
이제까지 그 누구도 이진용으로부터 얻어내지 못한 그것을 얻어낼 수 있으리란 기대감.
그 기대감만이 이미 패색이 짙은 경기에서 독스가 분전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였다.
– 독스라는 팀 이름 잘 지었네. 미친개처럼 1점만 보고 뛰는구나.
그리고 그들이 품은 그 기대감이 그들의 허점이었다.
– 던지는 족족 걸려드네, 걸려들어.
오로지 1점만을 내기 위해, 눈앞에 있는 당근을 위해 달리는 짐승만큼 허점투성이인 것도 없으니까.
– 아직도 독스 애들은 진용이, 네가 좆같은 공을 던진다는 것조차 눈치 채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그런 독스의 허점을 공격하는 건 다른 무엇도 아닌 이진용의 마구였다.
“좆같은 공이라니, 마구라는 표현을 놔두고 꼭 그런 표현을 써야겠어요?”
이진용, 그는 7회까지 현재 7번의 마구 스킬을 사용했다.
마구 스킬을 사용한 구질은 투심 패스트볼.
더불어 병살타를 만들어낸 5개의 공 전부 마구 스킬을 사용한 공이었다.
– 좆같은 공 맞잖아?
“좆같다고는 해도 좀 순화해서······.”
– 오케이, 그럼 이진용 같은 공이라고 하자. 아직도 독스 애들은 지금 진용이 네가 이진용 같은 좆같은 공을 던진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있어!
“에이, 진짜.”
하지만 지금 독스의 선수들 중 그 누구도 이진용이 마구와도 같은 공을 던진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뭐, 좆같은 건 사실이지만······.’
이진용, 그가 마구 스킬로 만들 수 있는 공은 크게 두 종류가 있었다.
보는 순간 마구 소리가 나올 만큼 말도 안 되는 움직임을 보이는 공.
반면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지만 분명한 차이를 가지고 있는 공.
오늘 이진용이 마구 스킬을 쓴 방식은 후자였다.
2퍼센트 정도 다른 공.
그게 독스 선수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이유였다.
‘2퍼센트만 다른 공······ 이걸 치면 한국에 있을 이유가 없지.’
그리고 그게 이진용의 노림수였다.
만약 이진용이 누가 보더라도 분명하게 다른, 보다 강력한 공을 던졌다면 독스 타자들은 그 사실을 눈치채고 그에 대한 대응을 했을 것이다.
수풀에서 거대한 뱀이 갑자기 튀어나왔는데 수풀에 쉽사리, 맨몸으로 들어갈 인간은 없지 않은가?
그렇게 되면 독스 타자들이 심사숙고하며 이진용의 공에 섣불리 배트를 휘두르지 않을 것이며, 이진용의 투구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대로 2퍼센트만 다른 공은 인지조차 할 수 없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진용은 독스 타자들이 자신의 그 투심에 신경 쓸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독스 타자들의 눈앞에 득점이 보이는데, 다른 게 보일 리도 없고.’
그 누구도 아닌 이진용을 상대로, 미스터 제로, 무실점의 사나이로부터 최초의 타점을 얻어낼 수 있는 상황.
머리가 움직이지 말라고 해도, 심장이 배트를 휘두르게 만드는 상황이다.
‘주심 판정이 오히려 약이 됐군.’
더 나아가 독스 타자들은 오늘 스트라이크존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오늘따라 잘 맞는 이진용의 공, 유리한 스트라이크 판정 그리고 이진용이라는 대어를 뛰어넘는 용을 잡을 수 있다는 기회까지.
적극적인 타격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고, 그렇기에 독스의 모든 타자들은 1타점의 주인공이 또는 1득점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사실만 보고 미친 듯이 달렸다.
‘그러니 내 투구수도 보일 리 없겠지.’
7회 말까지 이진용이 고작 61개의 투구수만을 던졌다는 사실은 조금도 인지하지 못한 채.
지금 그들이 이미 이진용이 만들어놓은 덫에서 허우적거린다는 사실도 모른 채.
‘이대로 가주면 좋겠는데.’
때문에 이진용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기를, 독스 타자들이 이대로 계속 1점만 바라보는 상황이 지속되기를 소망했다.
‘그럴 리는 없겠지.’
하지만 이진용은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 진용아, 화장실 다녀오려면 지금 다녀와라. 8회의 시작은 무척 길 테니까.
“갑자기 화장실은 무슨 화장실이에요?”
– 얼굴 표정이 똥 마려운 표정 같아서. 아, 미안. 넌 그게 영웅본색 표정이라고 그랬지? 노래 불러줄까?
“시끄러워요.”
‘이제 슬슬 우리 타자들이 터지겠군.’
지금 가장 위험한 건 그 무엇도 아닌 엔젤스의 타선이었으니까.
6.
8회 초, 엔젤스의 타선은 폭발했다.
– 큽니다! 큽니다! 큽니다!
– 넘어갔네요.
– 홈런! 이호찬 선수의 쓰리런!
사실 그것은 뒤늦은 폭발이었다.
– 드디어 엔젤스 타선이 제대로 폭발했습니다.
– 오늘 엔젤스 타자들이 타격감이 좋은데, 유독 점수가 잘 안 나오는 감이 없진 않았죠.
엔젤스 타선은 경기 초반부터 타격감이 좋았다.
정확히 말하면 오늘 주심의 스트라이크존 판정이 짰고, 그 사실은 엔젤스가 독스를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독스의 투수 역시 좁아진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제대로 된 피칭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즉, 타격이 잘 풀리지 않았음에도 7회까지 4득점을 했다는 의미.
그런 타격이 폭발했을 때의 위력이 가소로울 리 만무.
– 이걸로 점수 차는 10대0까지 벌어집니다.
그렇게 엔젤스가 8회 초에만 무려 6득점을 올리며, 점수 차이를 10점 차로 벌렸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수준을 넘어, 경기 분위기 자체를 바꿔버리는 점수였다.
“어휴, 이제야 끝났네.”
“무슨 공격을 축구만큼 하냐?”
너무 길었으니까.
너무나도 긴 공격 탓에 경기를 보던 이들의 긴장감은 풀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덕분이었다.
“이제야 이호우 나오겠네.”
“이제 경기는 졌고, 독스한테는 이호우 상대로 1점 얻어내는 것밖에 없겠네.”
“그보다 이호우 나오려나? 오늘 간당간당하잖아? 점수 차도 점수 차겠다, 그냥 여기서 끝내는 게 낫지 않아? 오늘 너무 맞았잖아? 7이닝 무실점이면 충분하고.”
경기를 보던 이들이 드디어 그 사실을 볼 수 있게 된 건.
“하지만 오늘 공 몇 개 안 던졌잖아?”
“100구는 안 됐고, 한 90구 정도 던졌나?”
“어디 보자······ 헉.”
“왜?”
“이진용 7회까지 61구 던졌는데?”
“뭐? 61구? 아니, 진짜? 61구라고? 구라 치는 거 아냐?”
“내가 이런 거로 뭐하러 구라를 쳐? 61구라고!”
“구라라고?”
“아니, 그게 아니라······.”
이진용, 그가 말도 안 되는 투구수를 보여주는 중이라는 사실을 8회 초에 이르러서야 알게 됐다.
“맙소사.”
“미친, 설마 그렉 매덕스의 76구 완투승을 노리는 거야? 와! 미친 놈이네. 또 한국프로야구 기록 갱신하려는 모양이구나!”
“어? 잠깐, 그건 아닐 텐데······.”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이진용이 8회 말에 마운드를 향해 걸어 나왔을 때, 더 이상 이진용을 향해 위기를 운운하는 이는 없었다.
꿀꺽!
다시 한 번 긴장감으로 가득 소리만이 울릴 뿐.
그제야 모두가 깨달았다.
이진용, 그는 괴물이라고.
다른 무엇과의 비교도 거부하는 괴물!
7.
더그아웃은 소란스럽다. 팬들이, 선수들이, 코치들이, 관계자들이 쉴 새 없이 떠드는 소리가 맴도니까.
그라운드는 어수선하다. 야수들이 움직이고, 타자들이 움직이는 무대이니까.
오로지 마운드만이 고요하다.
– 역시 마운드가 제일이야.
김진호는 그 사실이 좋았다.
– 평소에 안 되던 것도 마운드에 올라서는 순간 다 될 거 같은 이 느낌.
소란스러운 더그아웃을 나와, 어수선한 그라운드를 지나, 마운드를 밟는 순간 생기는 고요함이 그리고 그 고요함 속에서 날카롭게 가다듬어지는 오감과 집중력이.
– 내 전력의 120퍼센트를 꺼낼 수 있는 느낌이랄까?
김진호는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자신이 가진 바의 120퍼센트를 꺼낼 수 있었고, 그렇기에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그 무엇보다 즐겼다.
그리고 그게 바로 지배자,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이자, 전설이 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것이었다.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자신이 가진 바의 전부는커녕 절반도 꺼내지 못하는 이에게 영광을 허락할 정도로 프로들의 세상은 너그럽지 않으니까.
그리고 이진용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마운드가 좋았다.
“그래요? 저랑 좀 다르시네요.”
– 뭐라고?
“전 한 150퍼센트쯤 꺼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 그래 니 똥 굵다.
마운드 위에서 이진용은 자신이 가진 바, 그 이상의 것을 꺼낼 수 있을 것 같았다.
– 그래서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야? 이제부터 독스 애들도 눈치 까고 최대한 공을 볼 텐데?
그런 이진용에게 김진호가 질문했다.
– 당장 남은 여섯 명 타자를 상대로 삼구삼진으로만 잡아도 투구수는 18개, 그럼 투구수는 79개, 79구 완봉승이군.
79구 완봉승.
놀랍고도 대단한 기록이다.
그러나 그 사실에 만족할 생각이었다면 이진용이 지금 마운드에 올라올 이유가 없을 터.
– 매덕스 기록에 3구 모자라는데?
다른 무엇도 아니고 그렉 매덕스의 그 놀라운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 아닌가?
당연히 이진용은 이 기회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그렉 매덕스의 기록을 뛰어넘고, 더 나아가 세상에 이진용이 어떤 투수인지 보여줄 것이다.
“어떻게든 배트를 휘두르도록 도발해야죠.”
– 어떻게 도발할 건데?
그 말에 이진용이 씨익 웃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