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of the Mound RAW novel - Chapter 140
1.
사시사철 열기로 가득 찬 플로리다에 야구 열기가 뒤섞이기 시작했다.
플로리다 주 곳곳에 마련된 수십 개의 야구장에서 이제 조만간 찾아올 야구 시즌을 앞두고 여러 나라의 여러 선수들의 담금질이 시작된 것이다.
그 담금질 속에서도 가장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들이 몇 있었다.
그중 최고는 역시 포스팅을 통해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게 된 일본 차세대 괴물, 오타니 쇼헤이였다.
투수와 타자, 두 가지 모두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이 선수에 메이저리그의 관계자들과 선수, 팬들은 주목을 넘어 광풍에 가까운 관심을 보였고 오타니의 일거수일투족은 실시간으로 기사가 되어 세상에 뿌려졌다.
– 와, 장난 아니네. 진짜 투수로 10승하고, 타자로 10홈런 치는 거 아니야?
– 진짜 괴물이네, 괴물.
– 아, 한국에는 이런 괴물이 대체 언제 나오려나?
한국야구팬들은 역시 그런 오타니 광풍 속에서 눈을 돌리지 못한 채, 한편으로는 오타니 같은 선수가 있는 일본에 대한 부러움을 품었다.
물론 한국야구팬들에게는 또 다른 광풍이 있었다.
– 언제 나오긴, 우리한테도 괴물 있잖아!
– 또라이 괴물 있음!
이진용!
한국프로야구에 전설이 되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그에 대한 관심 역시 결코 작지 않았다.
당연히 기자들은 그런 야구팬들을 위해 실시간으로 이진용의 연습 경기 내용을 기사로 내보냈다.
그렇게 나온 이진용의 활약상에 야구팬들은 열광했다.
– 캬! 이호우가 맹타를 휘두르네 맹타를······ 뭐?
– 이호우 십할 타자네, 십할······ 어?
– 득점 신고ㅋㅋㅋㅋ 득점······ 응?
그 열광 속에서 한국야구팬들은 다시금 깨달았다.
– 이호우 이 새끼 뭐임?
이진용, 이놈은 정말 이상한 새끼라는 것을.
2.
– 또라이 새끼, 거기서 위험하게 도루를 왜 해?
“이런 날 아니면 언제 합니까?”
– 감독이 아마 널 또라이로 볼 거다.
“에이, 고작 도루한 거 가지고 또라이로 보겠어요?”
– 아니, 그거 때문에 또라이라는 건 아니고.
“그게 무슨 의미이죠?”
1타수 1안타 2도루 1득점.
여러모로 인상적이면서도 충격적인 데뷔전으로 무대를 내려온 이진용은 곧바로 뒤풀이에 돌입했다.
– 됐고, 지금 어디 가냐?
“화장실이요.”
– 설마?
“아, 진짜 오랜만에 룰렛 돌리네요.”
뒤풀이를 시작하는 이진용의 눈빛은 평상시와 달랐다.
“한국시리즈 이후 한 번도 못 돌렸으니까······ 석 달 만이네요.”
– 도박중독자 다 됐네.
김진호의 말대로 도박 중독자란 표현이 퍽 어울리는 눈빛이었다.
– 도박중독에는 충격 요법만한 게 없는데······ 제발 아주 강렬한 똥 같은 거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
물론 김진호의 눈빛 역시 이진용과 비슷했다.
도박중독이라는 것은 도박으로 이득을 보는 이들에게만 생기는 게 아니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대부분의 도박중독자가 그러하듯 판에 앉은 그 둘은 서둘렀다.
화장실 변기를 의자 삼아 앉는 순간 이진용은 바로 룰렛을 돌렸다.
“돌아라!”
그렇게 이진용이 골드 룰렛 이용권 세 장을 단숨에 사용했다.
결과는 훌륭했다.
이진용 입장에서는 손해본 것 하나 없었으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도박중독자가 그러하듯 이진용은 이 결과에 그다지 만족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아직 부족해.’
그 순간 이진용이 자신의 상태창을 활성화했다.
– 최대 구속 : 144
– 보유 구종 : 포심 패스트볼(S), 투심 패스트볼(S),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S), 컷 패스트볼(B), 체인지업(S), 슬라이더(S), 커브(A).
– 보유 스킬 : 심기일전(D), 일일특급(D), 라이징 패스트볼(A), 마법의 1이닝, 무쇠팔(C), 리볼버, 컨트롤 마스터(S), 철인, 에이스, 철마(A), 전력투구, 마구(E), 스위칭(B), 수호신
현재 이진용의 스펙은 훌륭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우승 보상으로 얻은 다이아몬드 룰렛에서 나온 스킬 마스터 덕분에 컨트롤 마스터의 등급이 마스터 랭크에 이르렀다.
지금 이진용의 오른손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제구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진용은 이런 자신의 능력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 시범경기조차 시작한 게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수준은 내 생각보다 확실히 높아.’
메이저리그의 수준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다른 무엇도 아닌 몸으로 느끼고 있었으니까.
물론 지금 능력으로 이진용은 충분히 메츠의 선발투수, 어느 정도 실적이 쌓이면 시즌 후반기쯤에는 에이스 자리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메츠 역시 이진용이 그 정도 투수는 되리란 확신과 믿음이 있기에 그의 영입에 거금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이진용은 그 사실에, 메이저리그에서 적당히 던지는 투수에 만족할 생각이 없었다.
– 그래, 이렇게 된 거 그냥 투수 것만 나와라!
그때 이진용의 상태창을 보던 김진호가 소리쳤다.
그 외침에 이진용이 놀란 눈으로 김진호를 바라봤고, 김진호는 이진용을 향해 재차 말했다.
– 이대로 그냥 투수 것만 쭉쭉 나와라! 아주 그냥 체력하고 구속만 나와라! 투수 스킬만 나와라! 투수는 몰라도 타자로 잘 나가는 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허락 못 해!
그런 김진호의 모습에 이진용이 피식 울리며 곧바로 남은 두 개의 룰렛, 첫 득점과 첫 3루 도루로 얻은 플래티넘 룰렛 이용권을 사용했다.
그러자 드디어 기다리던 대박이 나왔다.
“오케이!”
‘마구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진용은 당장 이 스킬업을 여전히 E랭크에 불과한 마구 스킬에 사용할 생각이었다.
망설일 이유는 없었으니까.
– 그래, 투수에 전부 몰빵하자!
김진호도 이제는 그런 이진용을 응원했다.
그게 이유였다.
“흠.”
– 뭐해? 빨리 마구 스킬에 써야지?
이진용이 스킬업을 당장 쓰지 않은 채 내버려 둔 이유.
– 야, 빨리 써!
이진용이 스킬업을 사용하지 않은 채 지그시 김진호를 바라봤다.
‘남은 룰렛에서 타자 관련 스킬 중에 아주 좋은 게 나올 것 같다.’
– 너 지금 이상한 생각하고 있지?
그 순간 이진용이 스킬업을 사용하지 않은 채 마지막 남은 플래티넘 룰렛을 돌렸다.
그렇게 돌아가기 시작한 백금색의 룰렛이 백금색이 아닌 곳에 멈췄다.
– 어?
그 순간 이진용이 김진호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며 소리쳤다.
“역시 우리 형이야, 김진호우!”
그 외침에 함께 이진용은 곧바로 사용했다.
그리고 다시금 상태창을 활성화했다.
[이진용(타자)] – 피지컬 : 25– 밸런스 : 56
– 선구안 : 78
– 보유 스킬 : 매의 눈(A)
“오!”
이진용의 눈빛이 빛났다.
– 으아, 내 눈!
그리고 김진호가 두 눈을 감았다.
3.
스프링 트레이닝이 거듭되면서 선수들이 하나둘씩 자신의 기량을 찾기 시작했다.
투수들의 구속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타자들의 배트 스피드가 빨라지며, 모두의 탄성을 불러일으킬 만한 타구도 나오기 시작했다.
모두가 메이저리그라는 별들의 무대를 위해 자신들을 담금질하기 시작했다.
이진용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담금질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딱!
“오케이, 그대로 하나 더! 폼 유지하고!”
딱!
“다리가 먼저 움직이면 안 돼. 공을 끝까지 본 후에, 확신이 들 때 공을 쳐!”
딱!
“좋았어! 한 번 더!”
보는 이가 땀이 날 정도로, 매일매일을 충실한 훈련의 나날로 보내고 있었다.
“아니, 대체 왜 이진용은 타격 훈련만 하는 거야?”
“공 안 던져?”
문제는 그 훈련 대부분이 타격 훈련이라는 것.
실제로 스프링 트레이닝이 시작한 이후 이진용은 스트레칭, 캐치볼, 롱토스 훈련만 할 뿐, 제대로 마운드에서 공을 던져본 적이 없었다.
“아니, 공 던지는 사진을 찍으러 왔는데 어떻게 된 게 글러브 낀 사진 한 장을 못 찍네.”
“그보다 이거 위험한 거 아니야? 감독 앞인데 공 던지는 걸 보여줘야지? 투수잖아?”
그 사실에 투수 이진용을 찍기 위해 한국이란 먼 곳에서 온 기자들은 한숨을 내뱉었다.
반대로 황선우는 그 사실에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이진용의 피칭에 손댈 곳은 없다, 그게 메츠 코칭스태프들의 생각인 모양이군.’
메이저리그는 이미 완성된 투수,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진 투수에게는 투수 본인이 먼저 요구하기 전까지는 절대 어떠한 스타일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무서운 곳이다.
선수가 알아서 자신의 기량과 가능성, 방향성을 체크하면서 주변의 도움을 구해야 했으니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알아서 해야 한다는 의미.
어쨌거나 이진용이 본격적인 피칭 훈련을 하지 않는다는 건 투수 이진용이 완벽하다는 사실을 메츠의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인정했다는 증거였다.
그리고 그런 투수 이진용의 롱런을 위해서는 타석에서 제대로 된 타자가 되는 게 중요했다.
내셔널리그에서 투수가 타석에 선다는 건, 그날 마운드에도 선다는 의미.
자신이 마운드에 나오는 경기에서 삼진이 누적되는 건 그 투수 본인에게 좋을 것 하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좀 과하단 말이야.’
그렇다고는 해도 황선우가 보기에도 이진용의 타격 훈련의 양은 많은 편이었다.
심지어 이진용은 단순히 공을 치는 훈련을 하는 게 아니었다.
공을 커트하거나, 내야로 굴리거나, 번트를 대는 훈련과 같이 단순한 타격이 아닌 전략적인 훈련들이었다.
‘대체 이진용에게서 뭘 봤기에 저런 훈련을 시키는 거지?’
분명한 건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훈련을 시키는 일은 없다는 것.
저 훈련을 통해 1패가 1승이 될 수도 있다는 확신이 들기에 저런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황선우의 예상대로 메츠의 코칭스태프는 타자 이진용의 가능성을 무척 높게 보고 있었다.
“역시 공을 보는 눈이 무척 좋아.”
“좋은 정도가 아니라, 선구안만 보면 리그 수준급입니다.”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의 눈에 비친 이진용은 놀라운 수준의 선구안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선구안도 좋은데, 존을 만드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여기에 이진용은 스트라이크존을 만드는 능력도 뛰어났다.
물론 그 두 가지만으로 좋은 타자가 될 수는 없었다.
“톰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만약 이진용에게 제대로 된 타격 기술과 힘, 경험이 있었다면 조이 보토가 됐을 거라고.”
이진용에게는 아직 힘과 기술 그리고 경험이 부족했으니까.
그게 지금 이진용에게 보다 집중적인 타격 훈련을 시키는 이유였다.
“어쩌면 당장은 몰라도 시즌이 시작되고 나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지도 모릅니다.”
이진용이 지금 보여주는 타격에 대한 가능성, 특히 선구안의 수준은 메이저리그의 무수히 많은 천재들을 본 메츠의 코칭스태프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 정도였다.
물론 메츠의 코칭스태프는 잊지 않았다.
“뭐, 그것보다 중요한 건 마운드에서의 모습이지만.”
이진용, 그가 메츠의 옷을 입은 이유를.
“내일 조 존스가 트레이닝에 합류한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증명하기 위한 날이 왔다.
4.
언제나처럼 햇살이 따가운 플로리다의 아침.
– 어, 조스탱이다.
메츠의 스프링 트레이닝 무대인 퍼스트 데이터 필드의 주차장에 주차된 시커먼 자동차 한 대에 김진호가 반색했다.
– 이야, 얘 아직도 이거 타고 다니는구나.
그 모습에 이진용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거 무슨 차에요?”
– 머스탱.
“머스탱이요?”
– 69년식. 이제 탄생 50주년을 앞둔 골동품이지.
69년식 머스탱.
도로가 아니라 박물관에 있어야 할 그 시커먼 머슬카에 대한 김진호의 설명에 이진용은 고개를 갸웃했다.
“조금 전에 조스탱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 맞아. 조스탱. 조 존스, 놈이 타는 머스탱. 줄여서 조스탱.
“아.”
그 말을 하던 김진호가 슬쩍 차 안으로 머리를 집어넣은 후에 다시 머리를 빼며 말했다.
– 여전하네. 안이든 밖이든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어.
그렇게 김진호가 자유롭게 차를 살피는 사이 이진용이 제 손을 시커먼 머스탱 근처로 가져갔다.
후끈거리는 열기가 느껴졌고, 그 열기에 이진용이 조심스럽게 김진호에게 말했다.
“저기 이 차 에어컨 나오나요?”
– 얘는 굴러가는 게 기적인 놈이야. 에어컨 같은 걸 바라는 건 과한 욕심 아닐까?
그 말에 이진용이 고개를 들었다.
평소보다 더 뜨거운 플로리다의 햇살이 이진용을 향해 오늘 한 번 쪄 죽어봐라, 그리 말하고 있었다.
그런 플로리다의 햇살 속에 이진용은 생각했다.
‘왠지 조 존스 선수에게서 김진호 선수의 냄새가 난다. 비정상의 냄새가.’
에어컨도 안 나오는 시커먼 차를 이런 날 타고 다니는 인간이 정상일 리 없다고.
“김진호 선수, 조 존스 선수 정말 착한 선수 맞죠?”
– 그럼. 걔가 사람이 참 착해. 직접 만나보면 너도 반해버릴 거야. 한국어도 좀 할 줄 알아. 내가 가르쳐줬거든. 아니, 당장 이 차만 봐도 알 수 있잖아? 얼마나 절약정신이 투철하면 연봉으로 천만 달러 받고, 앞으로 1억 달러나 더 받을 놈이 이런 차를 타고 다니겠어? 조는 정말 훌륭한 또라······.
말을 하던 김진호가 갑작스럽게 입을 다물었다.
“또라?”
– 응? 내가 뭐라고 했어?
“지금 또라이라고 말하려고 하지 않으셨어요?”
– 무슨 소리야? 이진용, 너라면 모를까 조 같은 훌륭한 메이저리거에게 그런 표현을 쓸 리가 없잖아? 너무 또라이 소리를 들어서 귀가 이상해진 거 아니야?
김진호의 그 말에 이진용이 게슴츠레 뜬 눈으로 김진호를 지그시 바라봤다.
– 아! 저기 기자들 몰려 있는 거 보니까 조가 인터뷰라도 하는 모양이네! 가서 인사하자고.
그 말에 김진호가 고개를 돌리자 경기장 출입구 근처에 기자들 예닐곱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고, 이진용이 굳은 표정으로 그곳을 향해 갔다.
김진호의 예상대로 그곳에서는 조 존스와 기자들 사이에서 짤막한 인터뷰가 오고 가고 있었다.
“조, 양키스에서 메츠의 옷을 입게 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집을 옮길 필요가 없어서 좋아요.”
인터뷰는 막 시작한 듯했고, 덕분에 이진용은 대부분의 인터뷰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메츠가 당신을 영입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승을 위해서는 아닐 거예요.”
“예?”
“우승을 하고 싶었으면 나 같은 포수를 1억 달러 부담하고 데려 올 바에는 재작년에 머피를 잡았어야죠. 야구는 결과가 전부에요. 대니얼 머피가 있을 때 메츠는 월드시리즈 무대에 갔고, 없어지자 이제는 포스트시즌에도 못 가고 있죠. 반대로 그를 영입한 내셔널스는 곧바로 포스트시즌 단골이 되었잖아요?”
“메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다지 좋은 생각은 안 해요. 메츠가 자랑하는 우완 파이어볼러들은 이제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구단은 그다지 돈도 안 쓰는 반면 현재 내셔널리그에는 다저스, 내셔널스, 컵스 같은 괴물들이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무언가 새롭거나 특이한 야구를 하는 것도 아니잖아
요?”
“그럼 메츠가 우선적으로 무엇을 해야 한다고 봅니까?”
“전력은 안 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절 다른 팀에 팔아야죠.”
그리고 그 덕분에 이진용은 조 존스가 어떤 선수인지 알 수 있었다.
– 애가 성격은 참 좋은데, 필터링이 부족하달까? 그래도 악의는 없어. 착한 애야. 너무 솔직한 게 흠일 뿐이지.
“리!”
그때 이진용을 발견한 기자들이 길을 만들어줬고, 그 길 사이에서 이진용과 조 존스가 처음으로 대면했다.
“안녕하세요, 이진용 선수. 저는 조입니다.”
그때 조 존스가 이진용을 향해 손을 내밀며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어머님은 잘 계십니까?”
“예?”
“예전에 김진호 선수가 가르쳐줬습니다. 한국에서는 상대방의 어머님의 안부를 먼저 묻는 것이 예의입니다. 제 한국어, 괜찮읍니까?”
그 말에 이진용이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조 존스의 손을 잡았다.
그 광경을 본 김진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또라이가 둘이 됐군.
또라이 셋이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