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of Underworld RAW novel - Chapter (187)
저승의 왕은 피곤하다 187화(186/193)
외전 – 저승의 반란 (1)
최근 들어서 신들의 패악질이 극에 달했다.
“흑. 흐윽. 저승의 주인이시여. 포세이돈 님이 저를 강제로…”
“…그래. 저승에서는 편의를 봐줄 터이니, 편하게 지내도록 해라.”
방금 나간 망자는 포세이돈에게 피해를 본 자. 얼마 전에는 제우스의 사랑과 헤라의 질투를 동시에 받아 죽은 필멸자도 있었다.
아르테미스와 제우스, 헤라의 사이에 끼여 고통만 당하다가 죽은 칼리스토라던가 라미아,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수많은 피해자들이 저승으로 온다.
제우스, 포세이돈, 아폴론 그 외 등등 수많은 남신들도 모자라 여신들까지.
잠들어 있던 인간 남성인 앤뒤미온(Endymion)을 사랑하여 영원히 그를 잠들게 만든 셀레네, 제우스의 사랑을 받은 수많은 인간 여성들과 사생아를 괴롭히는 헤라 등.
불멸자가 필멸자에게 패악질을 부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그리고 이 모든 피해자들이 망각의 강을 건너도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은 채, 내게 하소연한다.
“후우…”
몇 번이고 신들에게 주의를 줘도 변하지 않고, 아무리 제우스에게 말해봐야 헛수고.
대체 어떻게 하면 불멸자의 패악질을 멈출 수 있지. 전부 피가 이어진 친족들이라 해도 그렇지…좀 적당히 해야 할 것 아니냐.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다지만, 날을 잡아서 모조리 혼내야 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하데스 님. 헤르메스 신께서 저승에 도착하셨습니다.”
“전령신이? 일단 들라 하라.”
저승에 내려온 헤르메스 신의 얼굴은 몹시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올림포스에 또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그런 얼굴을 하는 것이지.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지상에 화산 폭발이나 폭우, 지진 등 온갖 재앙이 몰아닥쳐 저승으로 망자들이 잔뜩 밀려오던데.
이제는 올림포스까지 말썽이라니 머리가 정말 아프군.
“안녕하십니까. 큰아버지. 다름이 아니고… 올림포스에서 신들끼리 내분이 일어났습니다.”
“내분? 이건 또 무슨 소리냐.”
인간들을 향한 패악질도 모자라서 이제는 내분이냐. 제우스는 대체 뭘 하고 있고?
일단 헤르메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언젠가 터질 일이 터진 것 같습니다…”
땅이 꺼질 듯한 한숨을 푹푹 쉬며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놓는 헤르메스.
전령신의 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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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아프로디테와 헤파이스토스의 결혼은 애초부터 반 강제로 이루어진 결합.
그렇기에 아프로디테는 항상 아레스를 비롯한 여러 남신들과 불륜을 저지르고는 했다.
헤파이스토스가 아내의 외도를 모를 리가 없었고, 저번에는 아레스와 아프로디테를 그물로 묶어서 망신을 주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벌어진 일은 조금 달랐다.
아내와 동생의 외도 현장을 또다시 적발한 헤파이스토스가 그들이 정사를 나누는 도중에 들어온 것.
당연히 크게 분노한 헤파이스토스는 손에 들고 있던 망치를 그대로 아레스의 머리에 휘둘렀고, 전쟁의 신은 망치에 얻어맞아 쓰러졌다.
원래 여기서 끝났어야 할 일이었지만. 아레스는 헤파이스토스에게 크게 대들었다.
“이런 젠장! 애초에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받지도 못하는 놈이 왜 결혼을 한 거냐! 못생긴 절름발이 놈이!”
“뭐야?! 오늘 나한테 죽도록 얻어맞고 싶은 모양이구나, 아레스!!!”
“아. 안돼…! 멈춰요!”
헤파이스토스는 불과 화산의 신.
항상 대장장이 일에만 몰두해서 그렇지, 그의 전투력은 올림포스 12신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다.
다시 말하자면 절대로 아레스가 이길 수 없는 강력한 신.
심지어 명분도 헤파이스토스에게 있는데. 이번에는 어째서인지 아레스도 물러서지 않았다.
“힘으로 아프로디테를 차지할 거였으면 아버지가 취하셨겠지! 아프로디테와 난 서로 사랑한다는 말이다!”
“아버지 제우스께서 응당 내게 아프로디테를 주셨거늘. 네놈이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 이딴 짓을 저지르는 것 아니냐!”
군신과 불의 신이 서로를 노려보며 주먹을 휘둘렀고,올림포스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뜨거운 화염과 난폭한 전쟁의 힘이 충돌하며 거대한 건물을 박살낸다.
이런 소란이 일어나자 올림포스의 다른 신들도 거기에 동참했다.
사랑을 포기할 수 없는 아프로디테가 아레스의 편을 들었고, 평소 그들을 아니꼽게 보았던 지혜의 여신은 헤파이스토스의 편에 섰다.
마침 올림포스에 있던 포세이돈은 헤파이스토스를 옹호했으며. 에로스가 날아와 자신의 어머니를 감쌌다.
이제는 더 이상 불륜이 문제가 아니었다.
일이 점점 커지자, 신들은 평소 쌓아둔 원한을 발산하며 서로를 비난했다.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거라고요! 강제로 맺어진 인연이 어떻게 잘 되요?”
“에로스. 그래서 황금 화살을 남발하는 거냐? 너 때문에 내가 다프네와…!”
“아테나! 너는 사적인 감정으로 또 내게 뭐라고 할 셈이냐!”
“네가 항상 내 전쟁에서 난폭하게 싸워대는 것은 생각하지 않느냐. 아레스?”
“어린 것들이 아프로디테를 차지하니 이 모양이 나는 거다. 진작 바다의 군주인 내게 주어졌어야 할…”
“얘들아. 다들 그만 좀…”
유일하게 평정을 지키고 있던 헤스티아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리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결국. 서로를 노려보던 신들의 사이로 강렬한 벼락이 떨어졌다.
콰르르릉!!!
“모두 그만 다투시오! 신들끼리 이게 무슨 추태를 부리는 것인지!”
결국 제우스가 직접 나서서 벼락을 던지며 강제로 다툼을 종결시켰다.
* * *
헤르메스의 말이 여기까지 이어지자 나는 잠시 손을 들어 그를 멈추고 질문했다.
하늘 위에서 벌어진 일은 정말 어처구니없지만, 그래도 제우스가 잘 중재했을 터인데?
“제우스가 끼어들었으면 알아서 잘 해결했겠지. 녀석이 가끔 이상해지긴 해도 이럴 때에는 잘 중재하지 않더냐? 너도 이만 다시 올림포스로 올라가서…”
“아. 그것이 말입니다. 아버지께서 중재를 마치시고 나서, 헤라 님이 아버지의 불륜 증거를 발견하고 씩씩대면서 들어오셨거든요.”
“…또?”
“예. 그래서 아버지의 중재가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린 상황이라…”
제우스 놈이 또 이승의 여인을 건드렸구나.
아레스와 헤파이스토스의 다툼은 결국 아프로디테의 사랑과 관련된 일.
그런데 평소의 제우스도 아니라, 머리 끝까지 화가 난 헤라에 의해 권위가 실추된 상태였다니.
불륜과 강간의 신이… 사랑 싸움을 중재해봐야 누가 신뢰를 가질까.
“무슨 말인지 알겠다. 그래서 아직도 조금씩 다투고 있다고?”
“예. 분노한 신들 때문에 이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잠깐, 이승에서 일어난 자연재해 때문에 망자들이 넘치는 까닭이 그것 때문이었나?”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일단 아버지께서 하데스 큰아버지께 임시 중재를 부탁…”
헤르메스가 여기까지 말했을 때, 도저히 끓어오르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싸늘한 신력이 발산되고 입에서는 절로 노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것보다는? 올림포스 신들의 사랑 싸움 때문에 저승에 얼마나 많은 망자들이 밀려들었는지 아느냐?! 올림포스의 패악질 때문에 필멸자들이 고통받고, 저승에 속한 신들의 업무가 늘어나는 것도 한두 번이어야지. 대체 이게 몇 번째냐! 그리고 자기 스스로 권위를 실추시킨 제우스 놈이 나보고 중재를 부탁했다고? 이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그… 그것이.”
“헤르메스. 그러고 보니 너도 아프로디테를 노렸었지. 지금 이 사태에는 네 책임도 일부 있는 것이 아니냐? 솔직히 말해봐라. 아레스와 헤파이스토스가 다투면 네게도 아프로디테를 얻을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했느냐?”
“…사실은 이미 아이도 낳았습니다.헤르마프로디토스(Hermaphroditos)라고…”
“더는 듣기 싫다! 당장 꺼져라!”
“네. 네넵!”
기겁하고 도망치는 헤르메스를 눈 앞에서 치워버리니 조금 이성이 돌아왔다.
후우. 일단 진정 좀 하자. 천천히 생각을 해보면 되겠지.
그러니까 다시 한번 천천히 모든 일을 정리해보면.
아레스와 아프로디테의 불륜에 의해 헤파이스토스가 분노하여 아레스를 후려쳤고, 둘이 싸우자 다른 신들도 끼어들어서 올림포스가 두 쪽으로 나뉘어 싸움을 벌였다. 물론 제우스가 중재하였지만, 그가 저지른 불륜에 의해 화가 머리 끝까지 난 헤라에 의해 권위가 실추되었고. 신들의 이 말 같지도 않은 다툼에 이승에는 자연재해가 발생해서 인간들이 무더기로 죽어나갔다.
콰아앙!
“후우우우…”
진정하자. 진정. 나도 모르게 구른 발에 알현실 바닥에 큰 구멍이 생겨버렸다.
나는 저승의 왕. 언제나 침착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우선 올림포스로 가서 철없는 것들을 모조리 혼낸 다음…
똑똑.
“밖에 누구냐.”
“하데스 님. 망각의 강 레테에서 또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은 인간 여성이 나왔습니다. 자신이 제우스 님에 의해 끔찍한 일을 당했다고 울부짖고 있는데. 어떻게 처리하면 되겠습니까?”
도저히 안 되겠다.
저승은 바빠 죽겠는데, 위에는 인간들을 괴롭히며 패악질을 부려? 행패도 적당히 부려야 참아주지. 이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내가 올림포스로 찾아가서 신들을 혼내는 정도로는 모자랄 터.
이건 그냥 근본부터 뜯어고쳐야만 한다.
올림포스를 엎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