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Shura RAW novel - Chapter (241)
제241화 백무량의 음모(2015.04.30.)
“화산이 무너졌다라…….”보고서를 읽고 있던 사내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이것 때문에 우리를 찾아온 건가? 그동안은 매번 만남을 피하시던 우리 검황께서 말이야.”태극검황 백무량.
그는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여인같이 아름다운 사내를 고요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다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맞소이다, 태 공공. 우리는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지요.”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그러게, 제법 난감해 보이는군.”말을 꺼내는 태 공공은 느긋하고 여유 있는 얼굴로 태극검황을 바라보며 웃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그래서 나를 찾은 용건이 뭔가?”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이미 짐작하고 계시지 않소, 태 공공?”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글쎄? 난 전혀 모르겠는데?”태 공공이 정말 모르겠다는 얼굴을 해 보이자 태극검황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도와주시오, 태 공공.”태극검황의 말에 태 공공이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대답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우리가 왜?”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이대로라면 정도맹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 겁니다.”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그거야 우리에겐 그리 나쁘지 않은 일이지. 사실 그동안 많이 해 먹었잖나?”태극검황 백무량.
그는 눈앞에 있는 이 남자도 여자도 아닌 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속내가 도무지 짐작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나 결국 태극검황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그쪽도 우리가 무너지기를 원하지 않는 걸 알고 있소이다, 태 공공. 적어도 지금은.”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무림 말살 계획. 척계광 대장군이 하던 그 일을 태 공공께서 넘겨받았다고 들었습니다.”태극검황의 말에 태 공공은 잠시 아무런 말이 없다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황실에도 쥐새끼를 숨겨 두었던가? 제법 정도맹의 위세가 대단하군그래.”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이 험한 세상에서 약자들이 살아남기 위한 한 가지 방편 정도라 봐 주시면 좋겠소이다, 태 공공.”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태극검황이 약자라 칭하다니……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칼 물고 죽어야겠군.”태 공공이 기가 차다는 듯이 비아냥거렸지만 태극검황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
어쨌든 본론은 다 털어놓은 상태다.
이제 판단은 저쪽이 할 일.
만약에 그들이 정도맹을 돕지 않는다면 정도맹은 이대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아니, 그럴 일은 절대 없다.’태극검황은 강하게 확신했다.
사실 황실은 지금 울며 겨자 먹기로 그들을 도울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정도맹이 무너지게 되면 천마신교의 세력이 폭발적으로 확장된다.
그렇게 덩치를 키운 천마신교는 황실조차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게 될 터.
그리고 그의 그런 판단은 정확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우리가 그쪽을 도와서 얻는 대가는 뭐지?”태극검황은 태 공공의 말을 들으며 희미하게 웃었다.
이제 천마신교를 잡을 수 있는 비장의 패가 손에 들어온 것이다.
* * *
화산 전체가 피로 물들고 그곳에 천마신교의 깃발이 꽂히기까지는 고작 한나절밖에 걸리지 않았다.
수천 명의 무인들이 죽어 나갔고, 화산에 속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살아서 도망치지 못했다.
그야말로 뿌리까지 철저하게 부숴 버린 것이다.
그렇게 화산이 무너지는 동안 백록은 산꼭대기에서 분노에 찬 눈으로 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인간 친구. 내가 복수를 해 주겠네.]백록은 화가 났다.
그의 친구를 죽인 것도 모자라 자신의 땅을 피로 물들이는 저 무례하고 악독한 놈들에게 처절한 응징을 해 줄 생각이었다.
그는 산을 지키는 산신.
그의 분노는 정당한 것이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기회는 한 번.’산 위에 놈들이 다 올라왔을 때.
산사태를 일으켜 한 방에 몰살시켜야 했다.
백록이 그렇게 속으로 잔뜩 벼르고 있을 무렵.
그의 눈앞에 불쑥 이상한 녀석이 나타났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거기까지 하자, 사슴아. 이건 인간들의 일이니까 너는 개입하지 마.”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네놈은 뭐냐?]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나? 그냥 지나가는 신선이지.”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그럼 방해하지 말고 꺼지시지.]백록이 역정을 부리자 갑자기 등장한 소년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그렸다.
그리고 앞으로 성큼 다가가 백록의 화려한 뿔을 만지며 말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까불면 이거 뽑아다가 녹용으로 만들어 버린다?”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이 어린놈이 감히……!]다른 곳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적어도 자신의 영역인 화산에서는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백록이었다.
백록이 화를 내자 그의 전신에서 엄청난 신력이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소년은 그 기운에 적중당하고도 태산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어……?]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이거 네가 먼저 시작한 거다?”소년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떠오르고 백록은 그제야 상대방이 힘을 숨기고 있음을 깨달았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도망쳐야 해.’불길한 느낌.
재빨리 뿔을 흔들어 놈의 손을 뿌리치려는데 마치 거인에게 잡힌 것처럼 빠지지 않았다.
백록이 당황하며 입을 열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네, 네놈! 대체 뭐하는 놈이냐?]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그냥 지나가는 신선이라니까 그러네.”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대체 무슨 억하심정이 있기에 이렇게 남의 영역에서 간섭을 하는 거냐!]다른 존재의 영역에서 이렇게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신선은 정말 몇 없었다.
백록은 상대방의 몸에서 희미하게 흘러나오는 강대한 힘에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해 보였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우리 녹용이가 소식이 무척 늦네. 그럼 번거롭지만 내 소개를 할게.”소년은 백록의 뿔 가장 끝 부분을 손에 살짝 쥐며 말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나는 얼마 전에 마선(魔仙)이 되어서 최고 선인이 된 흑암신군(黑暗神君)이라고 해.”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흑, 흑암신군?]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백록이 멀뚱거리며 눈만 끔뻑거리고 있자 소년이 입을 열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그래, 생소할 만도 하지. 이번에 나 때문에 새롭게 생긴 직책이거든. 내가 담당하는 것은 밤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지. 어라? 그러고 보니…… 지금은 밤이네?”소년은 송곳니를 보이며 히죽 웃었다.
겁에 질려 있는 백록에게 그 미소는 무척이나 무섭게 보였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아! 그리고 한 가지 추가해서 알려 주자면 내가 인간이었을 때 이름은 공손천기라고 해. 혹시 들어 본 적 있나?”백록이 고개를 저었다.
인간의 이름 따위 기억에 있을 리가 없다.
그러자 흑암신군은 이해한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으로 산 아래에 있는 누군가를 가리켰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내가 인간이었을 때 저기 있는 저 괴물 같은 놈의 사부였거든.”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이제 내가 끼어드는 이유가 충분히 납득되지?”공손천기.
아니, 이제 흑암신군이라 불리는 소년은 백록의 뿔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아악!]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내가 까불면 이거 뽑아다가 녹용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했지?”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자, 잘못했습니다.]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잘 안 들리는데?”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잘못했습니다, 위대한 흑암신군님!]소년은 공포에 질려서 덜덜 떨고 있는 백록을 바라보다가 그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인간의 일에 더 이상 끼어들지 마, 녹용.”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네가 친구를 잃어서 슬픈 건 이해하는데 너무 깊게 개입하는 순간 넌 법도를 어기게 되는 거야. 그럼 나 같은 사람들이 찾아올 거다.”백록은 고개를 끄덕였다.
눈앞에 있는 소년은 진짜배기였다.
자신과 같은 산신도 감히 어쩌지 못할 정도로 막강한 존재.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이런 위대한 존재와 연관이 있는 저놈은 대체…….’백록은 겁에 질린 얼굴로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청년을 바라보았다.
청년의 새하얀 옷은 온통 피에 젖어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고, 오늘 이곳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도륙한 자도 바로 저 청년이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악귀…….’소요자를 죽이고 잠시 숨 고르기를 한 후, 저 청년은 정말 야차처럼 날뛰었다.
친우의 죽음은 슬펐지만 이제 더 이상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미안하네, 인간 친구.’백록은 한숨을 내쉬며 공손천기에게 고개를 깊숙이 조아렸다.
힘에 굴복당한 것이다.
그런 백록을 바라보던 공손천기.
그는 고개를 돌려 그의 제자를 복잡한 눈으로 잠시 바라보았다.
* * *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다 정리되었습니다.”피투성이가 된 주 호법이 다가와 보고하자 초류향은 고개를 끄덕였다.
힘든 하루였다.
화산파의 고수들은 단 한 명도 도망치지 않았다.
명문이라는 자부심으로 무장한 채 마지막 한 명까지 목숨을 걸고 저항한 것이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차라리 다행한 일이었다.’녀석들이 만약 도주를 감행했다면 일이 아주 번거로워졌을 것이다.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저항한 것이 오히려 천마신교 입장에서는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뒤처리를 맡겨도 되겠습니까?”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예, 교주님.”초류향은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계단을 밟고 올라섰다.
몸에는 아직도 기운이 넘칠 듯이 남아 있었지만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 버린 하루였다.
그의 손으로 너무도 많은 사람들을 죽여야 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나는 악마가 되기로 했다.’천하 통일을 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공포.
적들에게 압도적인 공포를 심어 줘야 했다.
이것은 그의 스승인 공손천기가 가르쳐 준 방법이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하지만…….’마음이 좋지 않았다.
괴로웠던 것이다.
매화검선 소요자를 죽였을 때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약자들을 일방적으로 도륙하는 느낌.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비겁해진 기분이다.’초류향은 거기까지 생각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자신과 마찬가지로 피를 뒤집어쓴 노진녕과 운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오늘은 가서 쉬도록 하세요.”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저는 괜찮습니다, 주군.”운휘가 재빨리 대답하자 옆에 있던 노진녕도 팔을 돌려 보이며 히죽 웃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저도 괜찮습니다, 주군.”초류향은 고개를 저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잠시 혼자 있고 싶습니다.”운휘는 아직 주변이 안정되지 않았기에 거절하려다가 초류향의 얼굴을 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알겠습니다.”노진녕은 운휘가 예상과도 다르게 너무도 쉽게 포기하자 헛바람을 들이켰다가 다시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저, 저도 그럼 물러가 보겠습니다, 주군.”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예. 내일 뵙겠습니다.”초류향은 그 말을 끝으로 화산파의 장문인이 묵는 거처로 들어가 버렸다.
노진녕은 그 모습을 보며 가만히 서 있다가 저 멀리 내려가고 있는 운휘를 쫓아가 그의 어깨를 잡아챘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뭐야? 교주님 왜 저러시는 거야?”운휘는 자신의 피에 젖은 복면을 끌어 내리며 덤덤하게 대답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괴로우신 거다. 교주님은.”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왜?”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오늘 너무 많은 사람들을 죽이셨으니까.”노진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것이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놈들은 적이었잖아.”운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오늘 초류향의 손에 죽은 자들은 모두 그의, 천마신교의 적이었다.
천마신교는 적을 대할 때 자비를 가르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교주님께서 우리처럼 단순하게 생각하셨으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그동안 살아온 방식이 우리와는 완전히 다르셨던 분이다. 적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인정이 남아 계신 것이지.”노진녕의 얼굴에 더더욱 커다란 의문이 떠올랐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인정이 남아 계셨다는 분이 혼자서 천 명이나 도륙하냐?”정확한 숫자를 세 본 것은 아니지만, 초류향 혼자서 죽인 숫자가 거의 천 명에 다다랐다.
고수건 하수건, 삼류 무사건 절정 무사건, 초류향은 차별을 두지 않았다.
눈앞에 보이면 몽땅 죽여 버렸던 것이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너무 복잡하셔, 우리 교주님은. 나는 너무 어렵다.”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노진녕의 중얼거림을 들은 운휘는 입을 다물었다.
방금 전 노진녕의 말에는 운휘 역시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다.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적에게는 그 누구보다도 잔인하게…….’이게 천마신교의 오랜 규칙이었다.
하나 전대의 공손천기도 그러했고, 지금의 초류향도 여기에서 많이 망설였다.
그들은 적에게 너무 후하다 싶을 정도로 관대하지 않은가?
아이콘을 끌 수 있습니다. 끄기‘그래도…….’확실히 이 부분에서는 공손천기보다 초류향이 낫긴 했다.
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충분히 잔인해질 수 있었으니까.
운휘는 잠시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초류향이 쉬고 있는 방 문을 지켜보았다.
그가 이런 무가치한 일로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운휘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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