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Shura RAW novel - Chapter (40)
제40화 타오르는 복수심(2013.05.30.)
제1차 정마대전.
그 결과물은 정도맹에 있어서 정말 악몽과도 같은 것들뿐이었다.
정도맹의 정신적 지주이자 삼황의 하나였던 검황 백무량. 그는 같은 삼황의 하나인 마황 공손천기에게 패했다.
더불어 그는 정마대전의 패배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맹주 자리에서 사퇴했다. 덕분에 이번 정마대전으로 인해 정도맹이 잃은 것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많은 고수가 죽었고, 중심축을 잃어버렸다. 명예도 땅에 떨어졌다. 반면에 이번 싸움으로 인해 천마신교는 얻은 것이 너무도 많았다.
* * *
사자검군 유설빈. 그는 어두운 얼굴로 그의 사형이자 전 정도맹주. 백무량을 응시했다.
“……월인도법을 결국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벌을 받겠습니다. 사형.”백무량. 그는 초췌해진 안색으로 그의 사제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일은 사제 잘못이 아닐세. 다 내가 부족한 탓이니 사제는 너무 심려하지 마시게.”유설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닙니다, 사형. 어리석은 제가 일을 너무 서두른 탓에…… 사숙님들이 돌아가셨습니다. 모두 제 책임입니다, 사형.”말을 하며 유설빈은 울먹거렸다. 그에게 있어서 사숙들은 친할아버지들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이 눈앞에서 죽어나갔다.
그 악랄하고 잔혹한 혈음마군 주상산의 손에……. 자신은 그것을 뻔히 보면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번 일로 말미암아 자신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절실히 깨닫게 된 유설빈이었다. 절대적인 경험부족. 그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다.
“풍설자 사숙과 풍진자 사숙의 죽음은 정말 안타깝게 되었네. 하지만 전혀 의미 없는 죽음은 아니었어.”백무량은 유설빈의 등을 툭툭 쳐주며 말했다.
“사제가 이렇게 살아남지 않았는가? 그것으로 되었네.”“아닙니다, 사형. 저는 이번 일에 대한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합니다. 안 그러면 살 수가 없습니다.”죄를 청하며 유설빈은 백무량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납작 엎드리며 말했다.
“어떠한 처분이든 내려주십시오. 사형.”“허…….”백무량은 사제를 내려다보며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에 누구보다도 능글맞고 유들유들한 유설빈이다.
하지만 맡은 바 일에 대해서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양보가 없을 만큼 철저했고, 그만큼 책임감이 강했다.
‘힘들구만.’백무량은 어깨를 주물럭거리며 속으로 툴툴 웃었다. 사실 지금 백무량의 마음은 몹시 심란했다.
천마신교 교주의 무지막지한 무공을 직접 견식했고, 또 그에게 압도당하던 자신을 보았을 때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절망을 맛보았다.
이것은 태어나 처음 겪어보는 종류의 좌절감이었다.
‘단 한 방이었던가?’교주는 전력을 다한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슬며시 뻗은 주먹. 그런 교주의 가벼운 일격조차 감당하지 못했었다. 씁쓸한 일이다.
하늘같이 높았던 고고한 자존심은 그때 완전히 무너졌고, 그 장소에서 죽지 못해 살아남은 것이 한스러울 정도였다.
백무량의 패배와 더불어 정도맹은 교주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 말 그대로 일방적인 학살. 교주. 그 한 명으로 인해서 전세가 절대적으로 불리해졌던 것이다.
중간에 소림의 불제. 신승 공야대사가 직접 나서서 정도맹의 고수들을 뒤로 물리지 않았으면 더 큰 사달이 일어날 뻔했었다.
‘교주 앞을 막은 덕분에 공야대사는 팔 하나를 잃어야 했던가…….’교주의 일격을 감당한 대가는 너무도 혹독했다. 화경의 고수들 중에서도 늘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공야대사였다.
그런 그조차 일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팔 하나를 잃었던 것이다. 실로 압도적인 강함이었다.
‘교주는 이미 신입(神立)의 경지가 아닌가?’화경의 저 너머. 초인들조차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절대적인 벽. 그것을 넘어서야만 비로소 볼 수 있다는 신의 경지가 바로 신입이다.
교주는 어쩌면 그곳에 도달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백무량은 생각했다.
“처분을 내려주십시오, 사형.”백무량은 유설빈의 음성에 퍼뜩 상념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속으로 다시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도맹주직을 사퇴한 것은 백무량에게 있어서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어마어마했던 사건도 불과 얼마 전의 일인데, 모든 일을 정리하고 무당파로 돌아가려는 이 시점에 유설빈이 굳이 이럴 필요가 있을까?
이렇게 다짜고짜 찾아와서 벌을 내려달라고 보채는 유설빈을 보니 백무량은 마음이 답답한 것이다. 지금 정작 위로와 휴식이 필요한 것은 백무량이거늘 주변에서는 그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정말 힘들군.’백무량은 지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그저 쉬고 싶었다.
* * *
천마신교 감숙 분타. 그곳 취의청에는 지금 관(棺)이 하나 놓여 있었다. 그 관 안에는 지금 조기천이 누워 있었고, 그 앞에는 공손천기와 초류향이 서 있었다.
“이야기는 들었다.”탁한 목소리. 공손천기는 한참을 생각하다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그의 제자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힘들었겠구나.”초류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저 회색으로 탁하게 물든 눈을 한 채 계속 조기천 스승님을 바라볼 뿐이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눈은 이미 퉁퉁 부어 있었고, 얼굴에는 생기가 없었다. 그런 초류향을 바라보던 공손천기는 소매에서 호리병 하나를 꺼내며 입을 열었다.
“이 친구, 술은 좋아했느냐?”“……잘 모르겠습니다.”메마른 논처럼 쩍쩍 갈라지는 음성이 초류향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래도 겨우 입을 연 것이다.
“그러냐?”공손천기는 관 모서리에 편하게 걸터앉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보기엔 이 친구의 재미없는 성격상 술도 안 먹었을 것 같은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초류향은 잠시 생각하다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을 것 같습니다.”함께 있는 동안 술을 먹는 모습을 단 한 차례도 보지 못했다. 그런 것을 보면 술은 평소에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럼 이 친구 대신에 이건 내가 마셔야겠구나. 일부러 좋은 놈을 가져왔는데 아깝게 되었다.”공손천기는 그렇게 말하며 호리병을 입가로 기울여 홀짝거리다 불쑥 물었다.
“근데 너는 이 친구의 가족에 대해 혹시 아는 게 있느냐?”“…….”초류향은 순간 멈칫하며 대답하지 못했다. 몰랐기 때문이다.
‘나는 스승님에 대해 아는 게 없었구나.’그랬다. 생각해보면 조기천 스승님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단지 스승님과 함께 산법 공부와 진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다 아는 척, 모든 것을 다 이해하는 척, 그렇게 지내왔던 것이다.
허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술을 좋아했는지, 가족들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도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처참한 기분이었다. 초류향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지는 것을 바라보던 공손천기는 다시금 입을 열어 말했다.
“유족들에게 시신을 양도할 생각이다만,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그리하는 것이 옳은 것 같습니다.”초류향은 자신에게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스승님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자각하자마자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없을 만큼 부끄러워졌기 때문이다.
면목이 없었다. 그런 초류향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공손천기가 입을 열었다.
“다 그런 것이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돌이켜보면 서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게 인간관계지. 이 친구가 너에게 마지막까지 좋은 가르침을 주고 떠난 셈이구나.”“…….”다시금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스승님이 돌아가시기 직전에 작게 속삭이듯이 하신 말씀이 머릿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반……드시 살아……남거라.]생명이 꺼져가는 와중에서도 끝까지 그를 걱정했던 스승님이셨다. 초류향이 그 생각에 고개를 떨구고 들지 못할 때 공손천기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정말 네가 이 친구에 대해서 아는 게 하나도 없느냐? 잘 생각해보거라.”공손천기의 말에 초류향은 생각해보았다. 맞다. 정말로 아는 게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스승님이 무얼 좋아하고, 어떤 성격인지 그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게다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산법으로 대화가 가능했던 분이 아니었던가? 남들이 모르는 스승님에 관한 것. 그것을 제자인 자신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마라. 게다가 이건 네 탓이 아니지 않느냐?”공손천기는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을 한 초류향의 머리에 손을 올려 헝클어대며 웃었다.
“근데 참으로 건방진 놈이다, 너는. 혼자 이 모든 걸 감당하려 하다니 이 얼마나 오만한 놈이냐?”초류향은 안경을 매만지며 난감한 표정을 떠올렸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제자야.”“예. 스승님.”“아직 너는 어리다. 그렇지?”“예…….”그랬다. 너무 어리고 무력했다. 스승님이 돌아가시는 그 순간에 어떻게 손을 써볼 수조차 없었다.
“조금 더 주변에 있는 좋은 어른들에게 기대어도 좋다. 네 주변에는 나 같은 좋은 어른이 있지 않으냐?”대단히 뻔뻔한 말. 하지만 그 말속에는 제자를 걱정하는 마음이 스며들어 있었다. 초류향이 그것을 느끼고 억지로라도 웃는 얼굴을 보이려 하자 공손천기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네 녀석 지금 굉장히 재미있는 얼굴을 하고 있구나. 너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을 정도다. 거울을 가져오랴?”“……사양하겠습니다.”스승의 농담에 초류향이 그래도 아까보다는 편안한 얼굴을 해 보일 때 공손천기가 말했다.
“여기 누워 있는 이 친구는 말이다. 분명히 만족했을 거다. 어찌 되었건 너를 살릴 수 있었으니까. 그것이면 되었겠지.”“…….”“하지만 살아남은 너는 그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거다. 그렇지 않느냐?”초류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슬픔에 젖어 있던 조금 전과는 다른, 분노가 이글거리는 눈빛을 내비쳤다.
그는 단지 살아남은 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스승님의 피를 뒤집어쓰고 살아남았다. 그것으로 끝이 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저는 반드시 스승님의 혈채(血債:피의 빚)를 받아내야 합니다.”복수. 무당파. 그곳에 있는 유설빈이라는 자에게 스승님의 죽음에 대한 빚을 반드시 받아내야만 했다. 그게 살아남은 초류향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그런 목표라도 없으면 아마 지금의 초류향은 미쳐버렸을지도 모르니까. 초류향의 눈빛을 가만히 살펴보던 공손천기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나는 말이다. 부처를 믿는 땡중은 아니지만 복수라는 단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왠지 피 냄새가 나는 거 같거든.”“…….”이번 정마대전 때 공손천기가 죽인 사람들의 숫자가 거의 천 명에 육박한다고 들었다.
그런 대량학살을 해놓고 태연한 얼굴로 저렇게 말을 하니 초류향은 스승의 뻔뻔함에 그저 멍청한 표정을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이 강호에는 은원(恩怨:은혜와 원한)이라는 말도 안 되는 괴물이 살고 있지. 그놈은 말이다. 덩치가 너무 커서 이렇게 대단한 나조차도 도저히 어쩌지 못할 만큼 힘이 세지.”공손천기는 말을 잠시 끊고 초류향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나는 네가 그 탐욕스러운 괴물에게 잡아먹히지 않기를 바란다.”“…….”초류향은 선뜻 그러겠다, 라고 대답하지 못했다. 지금은 오로지 스승님의 복수를 하고 싶다는 마음뿐이기 때문이다.
초류향은 그저 말없이 공손천기를 바라보았다. 공손천기 역시 그런 제자를 잠시 복잡한 눈빛으로 쳐다보다 말했다.
“젠장, 네 뜻이 그렇게 확고하다면 도와주마. 나도 사실 그 무당파 도사 놈들에게는 별로 좋은 감정이 없거든.”“감사합니다, 스승님.”무공을 익히는 동기가 복수나 원한이라는 것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제자의 괴로운 마음을 십분 이해하는 공손천기였다.
복수라든가 원한이라든가 하는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믿어보며 공손천기가 입을 열었다.
“너무 감사해할 필요 없다. 나에게 이제부터 받을 수련은 차라리 죽는 게 낫다 싶을 정도로 힘들 테니까.”“각오하고 있습니다.”세상에 거저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천마신교의 소공자가 된 것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그곳에 있는 무공까지 거저 얻을 수는 없는 법이다.
무공을 익히려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대가로 지불해야만 할 것이다.
“죽고 사는 것이 힘들듯이 무공 역시 배우는 게 힘들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강한 무공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죽음에 가까워져야 하는 게 당연한 이치겠지. 그렇지 않느냐?”“예.”초류향이 비장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공손천기가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앉으며 입을 열었다.
“네가 죽어버린 이 친구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건, 이쪽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건 너에게는 무공이 반드시 필요할 게다. 그것도 아주 강한 무공이.”“예.”무공을 익히고자 하는 목적은 분명했다. 초류향이 그렇게 의지를 다지고 있을 때 공손천기는 반대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역시 수라환경을 가르쳐줘야 하나…….’무당파의 도사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들을 압도할 만한 무공은 역시 수라환경이었다. 본래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수라환경을 전수하는 것이 맞았다.
허나 지금의 공손천기는 그것을 심각하게 망설였다. 수라환경이 최고인 것은 분명하다. 천하제일이라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는 무공이니까.
그러나 그것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지 않은가?
‘그것을 이 아이가 이겨낼 수 있을까?’피를 보면 반쯤 미치는 증상. 광혈증(狂血症). 그것은 오랜 시간 수련에 수련을 거듭해오며 여러 개의 경지를 뛰어넘은 공손천기조차 아직까지 완전히 극복해내지 못한 문제였다.
일정량 이상의 힘을 발휘하면 온몸의 피가 의지와 상관없이 미쳐 돌아간다. 그렇게 점점 이성이 사라지다가 최종적으로는 피를 갈구하는 저주스러운 괴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치명적인 폭탄을 가지고 있는 무공을 가르쳐야 할까? 안 그래도 복수나 원한이라는 것에 집착하는 아이에게? 공손천기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적당한 게 없나?’지금 당장 수라환경을 이 아이에게 전수했다가는 오히려 역효과일 것 같았다. 그렇게 고민하다 보니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공손천기는 밝은 얼굴로 초류향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월인도법을 아직도 네가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맞느냐?”“예.”“보여다오.”초류향은 가슴팍에 조심스럽게 묻어두었던 월인도법을 꺼내다가 잠시 움찔했다. 책의 표지에 누가 봐도 분명한 핏자국이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조기천 스승님의 핏자국이 아닌가?
조금 가라앉혀 놓았던 심장이 다시금 두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입술을 지그시 깨물던 초류향의 눈가가 차츰 붉게 충혈되어갈 때 공손천기가 입을 열었다.
“제발 이게 소문만큼 대단한 가치가 있는 무공이었으면 좋겠다.”과연 이것이 수라환경만큼의 가치가 있는 무공일까? 공손천기는 내심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월인도법을 받아 그것을 펴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그것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당금 천하제일고수 공손천기. 그가 월인도법의 가치를 직접 판단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작업에는 생각보다 더욱 긴 시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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