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Shura RAW novel - Chapter (83)
제83화 구지난약화(2013.10.24.)
사천에 있는 구룡.
아미파의 영역이자 정도맹 사천 지부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그곳에 천마신교 사천 분타가 당당하게 그 이름을 내걸었다.
이것은 대단히 충격적인 일이었다.
어떤 다툼도 신경전도 없이 너무도 쉽게, 천마신교가 사천 지역에 그 발을 내디딘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무혈입성(無血入城:피 흘려 싸우지 않고 성을 얻음)이 아닌가?
떠들어대는 것을 좋아하는 호사가들이 이 일을 가지고 정도맹을 열심히 깎아 내리고 있었지만 정도맹은 끝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예상된 일이다.’초류향은 천마신교 사천 분타의 심장부, 취영전에 앉아서 가만히 문서를 내려다보다 눈을 감았다.
천마신교 내에서도 이미 사천 지역에 진출하는 것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으리라 예측하고 있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초류향은 안경을 만지작거렸다.
천마신교의 도발적인 세력 확장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지만, 정도맹은 결코 포기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앞마당, 아니 본진에 적이 들어와 있는데 어떻게 잠자코 있겠는가?
지금은 그저 힘이 없으니 기회를 노리고 있을 뿐이다.
혹시라도 기다리던 기회가 찾아온다면 분명히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칼을 뽑아들 것이다.
사천 입성의 첫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모두가 긴장하고 있었지만 밤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앉아 있던 초류향이 문득 눈을 떴다. 그리고 슬며시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보았다.
“알아보셨습니까?”[예, 소교주님.]마라천풍대주.
임학겸은 자신의 은신술을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꿰뚫어 보는 초류향을 향해 흐릿하게 미소 지으며 조사한 내용을 말해주었다.
[저희가 묵고 있는 사천 분타를 중심으로, 주변 반나절 거리 안에 정도맹의 전투 병력은 없습니다.]“알겠습니다.”역시 예상대로였다.정도맹의 무인들도 바보가 아니다.
지금 부딪친다면 어느 쪽이 더 큰 손해를 볼지 아는 것이다.
결코 정면으로는 승부하지 않을 터.
“잘됐군요. 내일은 예정대로 일을 진행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화궁주님에게는 그렇게 전해주세요.”[알겠습니다.]이로써 급한 일은 대충 마무리가 되었다.
초류향은 빙긋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앞에 부복해 있던 임학겸이 의아한 얼굴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 밤에 어디 가실 곳이 있으십니까?]초류향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만월(滿月)이라.’하늘에는 꽉 들어찬 달이 지상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지금 초류향이 확인하려 하는 것은 낮보다는 밤이 오히려 알아보기 편했다.
“기다리실 필요 없습니다. 잠깐 간단하게 확인만 하고 오면 되는 거니까요.”임학겸은 잠시 고민했다.
천마신교는 바로 오늘 사천에 들어왔기 때문에 이 지역은 아직 안정이 되지 않았다.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주변을 한 번 슥 둘러본 임학겸은 진지한 얼굴로 생각했다.
‘화경의 고수가 둘씩이나 붙어 있으니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라면 위험하지는 않을 터.’화경의 고수라는 존재는 사실 매우 희귀한 것이다.
현재 천마신교에 속해 있는 화경의 고수는 교주 공손천기를 제외하고도 무려 네 명이나 된다.
혈음마군 주상산, 패천마군 우규호.
두 명의 호법은 이미 구주십오객의 자리를 각각 차지하고 강호에 이름을 떨치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나머지 둘이 바로 운휘와 노진녕이었다.
다음 세대의 천마신교를 이끌어나갈 인재.
‘역대 천마신교 역사상 최강의 전력이다.’임학겸은 지금 천마신교의 전력을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피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 세대에.
한 세력에서 이토록 많은 화경의 고수를 보유한 적이 있었던가?
이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화경의 고수.
그들 개개인은 능히 문파 하나를 찜 쪄 먹을 정도의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자가 무려 두 명이나 호위로 붙어 있다.
대체 어떤 자가, 어떤 방법을 써야 뚫을 수 있을지 감도 오지 않을 만큼 철저한 호위였다.
‘확실히 교주님은 대단하시다.’임학겸은 운휘와 노진녕을 공손천기가 붙여준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 잠깐 다녀오겠습니다.”임학겸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소교주가 이미 나갈 채비를 마치고 문을 나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까지는 돌아오셔야 합니다.]초류향은 임학겸의 당부에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시선을 돌렸다.
말 그대로 ‘확인’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다지 어렵지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을 일.
‘뭐였을까?’스치듯 잠깐 봤을 뿐인데 과연 제대로 본 것이 맞을까?
게다가 제갈량의 말도 왠지 모르게 마음에 걸렸다.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그냥 입을 다물어버린 것이 못내 신경 쓰였던 것이다.
스륵―
제갈량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눈앞에 운휘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바보 녀석을 데려가지 않아도 되겠습니까?”“은밀하게 다녀와야 될 일입니다.”초류향이 본 것은 아미산에 있었다.
그곳은 명백히 아미파의 영역.
아직은 조용하게 다녀와야 하는 곳이다.
‘그래, 아직은…….’허나 조만간 상황은 바뀌게 될 것이다.
일단 천마신교가 사천에 안전하게 둥지를 틀었으니 세력 판도는 금세 역전될 것이기 때문이다.
운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 바보 녀석은 데려가지 않는 게 좋겠군요.”노진녕, 그 시끄러운 녀석이 같이 가게 된다면 은밀함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어진다.
“제가 모시겠습니다.”초류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운휘가 그의 앞에 등을 보이며 몸을 숙였다.
“업히시면 됩니다.”초류향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운휘의 등에 업혔다.
체면이나 그런 것을 따지기엔 스스로의 무공이 너무도 부족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경신술도 공부해 둬야겠다.’초류향이 막 그런 생각을 할 때.
“어디로 가면 되겠습니까?”운휘의 말에 정신을 차린 초류향은 저 멀리 보이는 아미산의 산자락 깊숙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초류향이 가리키는 곳까지의 거리를 눈대중으로 살펴보던 운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 보겠습니다.”파앙―!
공기가 뒤로 흩어지는 소리와 함께 운휘의 신형이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났다.
슈아아―!
초류향은 순간 엄청난 속도에 깜짝 놀랐다.
피부에 와 닿는 공기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이곳까지 타고 온 마차보다도 체감 속도가 빨랐던 것이다.
호흡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다.
‘과연 화경의 고수…….’절로 감탄이 터져 나왔다.
그야말로 엄청난 움직임이 아닌가?
이런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동작이 가능하다니.
운휘는 빠르게 달려가며 길에 널려 있는 바위를 밟고 도약한 후, 나뭇가지를 밟고 재차 몸을 띄웠다.
그 이후로는 나무 꼭대기들을 밟으며 더더욱 빠르게 이동했다.
스스스슷―
제대로 마음먹고 달리는 화경의 고수가 보여주는 속도는 여태껏 초류향이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과 차원이 달랐다.
상상 그 이상인 것이다.
게다가 호흡도 그다지 가빠지지 않은 걸로 보아 운휘는 별로 힘들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가만히 등에 업힌 채 무언가를 생각하던 초류향은 입술을 앙다물었다.
이런 수준의 고수가 그의 적이다.
‘사자검군 유설빈…….’그는 짐작하건데 운휘와 동급의 고수일 것이다.
‘팔십…….’마지막으로 확인했던 그의 잠재력은 엄청난 수치를 자랑하고 있었다.
운휘와 같은 수치였던 것이다.
‘그래도 그뿐이다.’그가 어떤 수치를 보여주든, 어느 정도의 고수든 상관없었다.
복수는 꼭 이루어질 테니까.
초류향이 막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
운휘가 어느 나무 꼭대기 위에 멈춰 섰다.
솨아아아아―
일순 그를 뒤따라온 바람이 주변을 크게 뒤흔들며 요동쳤다.
초류향은 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다 작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저 멀리, 시선이 닿는 끄트머리 부근에 어제 보았던 ‘그것’이 보였다.
‘저게 대체 뭐지?’눈에 보이는 숫자의 크기가 아주 거대했다.
게다가 색깔 역시 매우 선명한 붉은색.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위험한 느낌에 초류향은 순간 망설였다.
‘가까이 다가가볼까……?’지금까지 정관법으로 살펴보았을 때, 수치가 높은 경우는 여러 번 있었어도 숫자의 크기 자체가 저 정도로 거대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게다가 느릿하지만 그 수치가 계속 바뀌고 있지 않은가?
해괴한 일이었다.
“이곳이 아닙니까?”의아한 기색이 묻어나는 운휘의 말에도 초류향은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운휘의 눈에는 분명 저 괴상망측한 현상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가도 되는 걸까?’다른 무엇보다도, 제갈량의 마지막 말이 묘하게 마음에 남아 있었다.
한참을 갈팡질팡하던 초류향은 결국 코끝까지 내려갔던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저곳으로 가 주세요.”“알겠습니다.”운휘는 초류향이 가리키는 방향을 한 번 살펴본 뒤, 지금까지 그가 한 발로 서 있던 나무 꼭대기를 강하게 눌렀다.
그러자 나무가 크게 활처럼 휘었다.
초류향이 막 뒤로 무게 중심이 크게 쏠린다고 느꼈을 때.
파아아앙―!
운휘는 나무의 반동을 최대로 이용해서 허공을 단번에 가로질렀다.
쐐애애애액―!
운휘와 초류향이 수십 장의 거리를 한꺼번에 좁히자 그것이 빠른 속도로 초류향과 가까워졌다.
허공을 날아가는 동안 초류향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그리고 터져 나온 낮은 신음소리.
툭―
운휘가 막 바닥에 발을 놓는 그 순간.
초류향이 그의 어깨를 강하게 부여잡았다.
“주군?”운휘가 의아한 얼굴을 하자 초류향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조심하세요.”초류향의 말에 운휘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허나 그의 눈에는 아무런 이상도 보이지 않았다.
이어서 감각을 크게 열어보았다.
운휘는 화경의 고수였기에 그의 감각은 보통 사람의 것과 질이 달랐다.
그래도 걸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운휘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때.
초류향 역시 당황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다?’멀리서 볼 때는 보이더니 막상 가까이 다가오니 그 거대한 숫자가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이게 무슨 괴상망측한 일이란 말인가?
곤혹스러워하는 초류향의 시선에 무언가가 잡혔다.
“잠시 내려주시겠습니까?”운휘는 초류향의 말에 무릎을 굽혀 그를 바닥에 내려주었다.
그러자 초류향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바닥을 한 번 만져보고, 또 옆에 있는 바위와 나무를 몇 번 쓰다듬었다.
그리고 눈썹을 실룩거렸다.
‘이건…….’진법이었다.
이것이 정말 그저 진법일 뿐이라면, 별로 새로울 것이 없으니 초류향도 놀라지 않았을 터였다.
그를 놀라게 한 것은 이 진법이 전혀 ‘인위적’이지 않다는 점이었다.
몇 번이나 확인해 보았지만 이것은 인간이 펼친 진법이 아니었다.
환경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한 진법인 것이다.
‘정말로 이런 것이 존재했구나.’조기천 스승님에게 들었던 적이 있었다.
자연이 스스로 만든 진법.
오랜 세월에 거쳐서 나무와 풀, 그리고 바위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생긴 천연의 진법인 것이다.
이것은 딱히 주변에 해를 끼치지 않았다.
그냥 길을 잃고 헤매게 만들거나 외부의 침입을 막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평범한 진법가였다면 아마 이게 진법인지도 알아채지 못했을 터.
정관법을 익힌 초류향이었기에 이것이 진법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분명 초류향이 기억하기에 조기천 스승님도 이것의 존재를 말로만 들었지, 직접 본 적은 없다고 했었다.
초류향은 다시 한 번 고민했다.
분명 이 안에 아까 멀리서 보았던 ‘그것’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확실했다.
‘정말로 위험할지도 모른다.’초류향은 안경을 매만졌다.
갑자기 심장이 조여 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본능이 자꾸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다.
초류향은 그것을 외면할 수 없었다.
분명 제갈량이 그의 신변에 해가 될지도 모르는 것들은 정관법으로 보았을 때 붉게 보인다고 했었다.
이 진법 안에 있는 것은 선명한 붉은색을 띄고 있었고 거대하기까지 했다.
‘하지만…….’궁금했다.
그놈의 호기심이 고개를 쳐든 것이다.
한참을 끙끙거리며 갈등하던 초류향은 결국 운휘를 슬그머니 바라보았다.
운휘는 고민에 빠진 초류향을 말없이 제자리에서 응시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제가 무언가를 할 생각인데, 조용히 지켜봐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명하신다면 따르겠습니다.”“소리를 지르거나 크게 움직이시면 절대 안 됩니다.”“알겠습니다.”운휘가 수긍하자 초류향은 입맛을 다시며 소매를 걷어붙였다.
결국 안에 있는 것을 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갈 순 없지.’그냥 돌아가기에는 무언가 아쉬웠다.
그런 아쉬움이 초류향의 마음을 묘하게 자극했다.
그래서 평소 신중하던 초류향답지 않은, 조금 모험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가 보자.’진법을 해제하는 것은 쉬웠다.
안으로 들어가서 파훼해야 하는 진법도 있지만, 그것은 매우 고난도의 진법이나 그렇지 이 정도의 진법은 바깥에서도 얼마든지 해제가 가능했다.
물론 초류향 정도의 수준에서나 그렇다는 이야기다.
팟―
바닥에 있는 무언가를 건드리고 옆에 있던 나무의 가지를 부러뜨리자, 갑자기 전면이 환하게 뚫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운휘도 마찬가지였다.
앞에 가득했던 나무들이 순간적으로 헐거워진 듯한 느낌이랄까?
‘대단하군.’소교주가 진법의 대가라는 것은 이미 짐작했던 일이다.
그래도 신기했다.
운휘가 속으로 감탄하고 있는 동안 초류향은 머뭇거리다가 앞으로 걸어갔다.
이 앞에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이 초류향의 발길을 이끌고 있었던 것이다.
운휘도 천천히 초류향을 뒤따랐다.
그렇게 얼마나 걸어갔을까?
앞에서 걷고 있던 초류향이 갑자기 멈춰 섰다.
운휘도 자연스럽게 걸음을 멈췄다.
‘뭐지?’앞에는 별 게 없었다.
약간 넓은 공터.
빽빽한 나무들 사이에 이런 공터가 있는 게 신기했으나, 그 공터보다 더욱 시선을 잡아끄는 신비롭게 생긴 꽃 한 송이가 있었다.
그 꽃을 가만히 바라보던 운휘의 눈동자가 서서히 커졌다.
‘구지난약화(九地蘭藥花)?’저것은 전설 속에나 존재한다는 영초(靈草)가 아닌가?
그가 막 입을 쩌억 벌리려고 할 때.
구지난약화 옆에서 작고 귀엽게 생긴 흰색 토끼가 한 마리 깡총거리며 나타났다.
그것을 봄과 동시에 앞에 있던 초류향의 몸이 가볍게 떨리기 시작했다.
의아한 얼굴을 하는 운휘에게 초류향이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도망치세요.”“예?”작은 속삭임.
그것을 제대로 듣지 못한 운휘가 되묻자 초류향이 전신을 덜덜 떨며 빠르게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빨리 도망치라고!”그 말 속에 담긴 다급함을 읽은 운휘의 표정이 변했다.
소교주님은 진법의 달인이다.
그가 이렇게 말을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터.
운휘는 재빨리 초류향에게 다가가 그를 가볍게 들고 뒤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이미…… 조금 늦어버렸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