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ight Summoner of the Knights Academy RAW novel - Chapter 218
218화.
위압감 자체가 보통이 아니라는 게 확 느껴졌다.
창을 쥔 채로 늠름하게 서 있는 자세부터 전신에서 풍기는 기세는 실로 위대한 강자의 것이었다.
녀석의 눈이 기사단을 지나 나에게로 닿는다.
잔잔한 호승심이 전신을 뜨겁게 달군다.
녀석의 창은 곧바로 나를 향해 날아들려 했으나.
“단장님.”
워즈가 조심스럽게 옆으로 나섰고, 부단장인 마리 역시 내 곁으로 다가와서는 앞을 가로막는다.
“나서실 필요 없으십니다.”
“저희가 있습니다.”
워즈와 마리의 말에 동의하듯 앞으로 나서는 단원들.
방금처럼 천사들이 물밀 듯이 밀고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들어온 녀석이다.
단원들은 당당하니 말해왔으나.
“괜찮아.”
나는 덤덤하게 저 너머를 확인한다.
아무리 악마들과 천사들의 상성 차이가 있다고 해도 내가 상대해 왔던 마몬이나 사탄 같은 녀석들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아쉬운 감이 있다.
특히나 여기는 놈들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천계.
당장에는 비교적 쉽게 도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른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밀려오는 천사들.
단순히 대천사 하나가 등장했다는 것만으로 사기가 증진되었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오히려 제대로 된 천사들이 이제야 기어 나왔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한쪽 무릎을 꿇은 마몬이 어떻게든 발악하며 그들을 내리치는 모습이 보인다.
힐다의 중력 마법 범위 안에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천사들을 쳐내는 중이다.
정녕 모든 대악마를 먹어치운 존재답게, 쉽게 물러서지 않음과 동시에 응축된 분노를 표출하는 중이었다.
그래, 천사들을 향한 신앙과 같은 맹목적인 분노는 마몬이 역상성 속에서도 더욱 발버둥 치게 만들었으나.
“잠시만…….”
마몬과 관련해서 뭔가 깨달으며 나도 모르게 어깨가 움찔거린 순간.
콰아아아앙!
앞에서 돌풍이 휘몰아친다.
쌍익을 펼치며 일직선으로 날아든 대천사.
앞을 막아주던 마리가 나를 대신해서 녀석과 검을 맞부딪친다.
“크으!”
마리가 옅게 신음을 흘릴 정도로 위협적이고 묵직한 돌진.
근처에 있던 톰과 넬슨이 마리가 잡아둔 대천사에게 양옆에서 달려들었으나, 녀석은 날개를 한 번 펄럭이며 다시 거리를 벌릴 뿐이었다.
“확실히…… 보통은 아닙니다.”
“다른 천사들에 비해서 훨씬 위협적이긴 하네요.”
여러 말들이 들려왔으나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대천사가 왜 굳이 혼자 우리에게 달려들었는지에 대한 답이 방금 내 머릿속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냥 우리를 처단하기 위해서 찾아왔다고 처음엔 나도 생각했으나.
마몬이 당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달라졌다.
“힐다! 가서 쟤 지켜! 너희도 따라가!”
갑작스러운 내 명령에 당황한 힐다와 기사단원들.
무슨 소리인가 싶었겠으나 지금 마몬을 지키지 않으면 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대천사가 아득바득 내 앞까지 날아와서 시선을 끄는 것이었다.
“갑자기 왜?”
“문제 있으십니까?”
혼자서 잘 싸우던 녀석을 지키라는 나의 뜬금없는 명령에 힐다와 마리가 동시에 물어왔다.
앞에 대천사를 두고 마몬을 지키러 가라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었겠지.
하지만.
“마몬이 역소환되면 나한테 다시 각인이 돌아온다!”
아마 이건 마몬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을 거다.
오히려 전력을 분산시켜 주기 위해서 독자적으로 행동했던 게 훨씬 컸겠으나.
그게 바로 허점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분리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가지는 약점을 놓치고 있었다.
“그러면 놈들의 신성에 우리 전체가 취약해진다는 소리야!”
마몬의 기운이 다시 내게로 돌아오면 단원들에게 넘겨주는 마나에 다시 놈의 기운이 섞여 들어가고.
그렇다면 지금까지 단순히 반짝이는 마나 정도로 생각했던 신성이 우리에게 치명적인 맹독으로 다가온다.
이제야 이해한 단원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변한다.
“아, 저건 어떻게 방해만 될 수 있냐!”
“하여간 지만 아는 데다 멍청하기까지 해서 문제라니까!”
“마수들이 너무 오냐오냐 했어!”
이때다 싶어서 대악마를 향해서 옥지거리를 쏟아내며 곧장 달려 나가는 기사단원들.
대천사가 방해하지 않을까 싶었으나 오히려 녀석은 창끝을 내리며 묵묵하니 선 채로 기다렸다.
힐다는 아예 내가 베히모스를 태워서 가장 먼저 마몬에게 도착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조심해.”
지나가듯 걱정하고 간 힐다가 멀어지자 몸이 확 무거워진다.
힐다와 멀어지면서 중력 마법의 적용 범위에 들어오게 된 것.
하지만 그건 나뿐만 아니라 대천사 역시 마찬가지였으나.
녀석은 단원들과 힐다까지 전부 보내주고 나서야 다시금 창을 들어 올렸다.
나와 마찬가지로 중력 마법에 당하는 중임에도 움직임 같은 게 하나도 불편해 보이지 않는다.
“서로 비슷한 생각을 했나 본데?”
성검을 어깨에 얹으며 묻자 대천사는 당당하니 앞으로 걸어온다.
천사들은 우르르 몰려가서 마몬을 공략하고 있고, 기사단원들은 그걸 막기 위해 또 우르르 몰려갔다.
결국 남은 건 나와 대천사.
기사단원들도 알고 있었으나 결국 나를 믿고 물러나 주었다.
전투의 분수령이 둘에게 걸려 있었다.
여기서 내가 패배한다면 단원들은 공급이 사라지니 그대로 소모전을 하다 역소환 될 테고.
내가 대천사를 죽인다면 상대의 주전력을 베어 넘긴 꼴이니 판세가 크게 기울게 된다.
어찌 보면 한 판 크게 벌기 위한 도박성 올인 전략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습게도 저쪽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이걸 도박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우리에겐 혼란스러운 전장을 단번에 종식시킬 회심의 전략이었다.
왜냐면.
“안 질 거니까.”
나와 같은 생각을 했던 대천사가 신성이 가득 담긴 창을 크게 휘두르며 날아온다.
두 쌍의 날개가 동시에 펄럭이는 것만으로도 몸을 휘두르는 광풍이 휘몰아쳤으나.
나 역시 성검에서 마나를 내뿜으며 그대로 응수했다.
옛날에는 마몬의 기운을 이용해서 강적들을 상대해 왔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게 방해가 된다.
또 그러면서도 나름의 의미가 있구나 싶었다.
결국, 대악마가 아니라 인간의 힘으로 대천사를 상대하고 있으니까.
캉! 캉! 캉!
묵직한 울림이 연쇄적으로 퍼져 나가며 공방은 일진일퇴를 반복했다.
확실히 대천사라서 그런지 신체 능력 자체도 뛰어났으나, 창술에 있어서도 나름의 수준에 도달해 있었다.
하나, 그럼에도 자신의 창 한 자루로는 나를 뚫지 못한다고 판단했는지 좀 더 화려하게도 밀고 들어온다.
녀석의 신성이 주변에 백색 창을 만들어 내며 그대로 나를 향해 쏘아지기 시작했다.
“……!”
나 역시 바로 반응하며 마력검을 만들어서 창과 부딪쳐 궤도를 틀거나 소멸시켜 방어하긴 했으나.
이쪽 방면으로는 내 쪽이 밀리는 구도가 이어졌다.
결국 우리는 검과 창을 휘두르면서도 동시에 마나와 신성을 다루면서 상대의 목을 노린다.
이제는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격렬한 투쟁의 소음.
하나, 점점 내가 밀리기 시작했다.
검을 휘두르는 건 이쪽이 우세를 점하고 있었으나 정작 신성의 창들이 내게 닿기 시작한 것.
치명상은 가까스로 막아내며 스치기 한두 번 스치기 시작하자 전신에서 피가 흐르는 건 금방이었다.
‘이렇겐 안 된다.’
결국 흐름을 뒤집을 한 방이 있어야 했고 나는 마력검을 만들어내는 마나를 아예 다른 방향으로 틀었다.
“……!”
다른 방식으로 마나를 다루려 했기 때문인지 몸이 순간적으로 머뭇거렸고.
놈은 그걸 놓치지 않고 창을 찌르고 들어왔다.
가슴팍을 향해 정확하게 찌르고 들어오는 창은 우리의 싸움의 종지부를 찍는 듯했으나.
파지지지직!
강렬한 전격음과 동시에 우리의 머리 위에서 그려진 소환마법진.
거기서 소환됨과 동시에 수직으로 떨어진 마몬의 창, 아르가스가 묵직하게 놈의 창을 내리찍는다.
쿵!
“……!”
궤도가 틀어져 몸이 앞으로 쏠린 대천사가 다급하게 창을 빼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노리고 있던 그대로 펼쳐진 광경에 나는 망설임 없이 앞으로 파고들며 검을 휘둘렀고.
대천사의 가슴에 길게 그어지는 검상.
입에서 피를 토해내며 쓰러진 대천사들의 날개 깃털들이 사정없이 흩날린다.
커튼콜처럼 내려앉는 깃털들 속에서.
이 전장의 무게 추가 크게 기울었다.
* * *
아카데미 옥상 위.
난간에 기댄 채로 하늘을 슬쩍 올려다본다.
내리쬐는 햇빛과 푸르른 하늘.
그 안에서 둥실 떠다니는 하얀 구름들을 보고 있자니 괜히 옛날 일이 떠오른다.
“후.”
천계라 불리던 땅에서 천사들과 사투를 벌였던 그날.
나는 대악마라 불리던 마몬을 소환수로 받아들였고, 대륙의 인간들을 가지고 놀던 천사들을 무너뜨렸다.
천재지변이라 부를 수 있는 대악마와 그들의 그림자 속에 숨어 있던 천사들이 사라지고.
대륙이 평화로워진 때가.
“자그마치 10년 전인가.”
쓰게 웃으면서 과거를 추억하고 있자니 뒤에서 들려온 초 치는 여인의 목소리.
“10달 전입니다, 단장.”
“…….”
마리의 말에 괜히 입술을 삐죽 내민다.
최근, 애인데 늙은이처럼 행동한다고 들어서 조금 바꾸려고 하고 있는데.
“보기 흉합니다.”
충언이라면 충언이겠지.
“나도 별로라고 생각했어.”
애가 아니라 꼬맹이 같은 행동이었다.
괜히 10달 전 생각이 나서 조금 기분이 달아올랐던 모양이다.
답지 않은 행동도 하고.
마리의 말대로 천계에서의 싸움은 이제 10달이 지났다.
왕국은 아직도 사탄이 짓밟고 간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으나, 사람들은 그걸 지우기 위해 모두가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었다.
오늘 같은 경우만 해도 그랬다.
전장의 중심이 되었던 나이트 아카데미는 원래라면 재건 작업 때문에라도 문을 닫았어야 했으나.
교수들과 생도들.
뿐만 아니라 메이지 아카데미의 교수들과 학도들까지도 도움을 준 덕분에 오늘, 나이트 아카데미의 3학년 생도들의 졸업식이 진행될 수 있었다.
우리 은빛사자 연구회에도 나름 뜻깊은 행사였는데, 연구회에서 처음으로 졸업생이 나오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실리아가 이제 가네.”
3학년 실리아 위드니스.
이번 졸업생들의 대표로서 가장 성적이 좋으면서도, 10개월 전 나이트 아카데미에서 싸웠던 공로를 인정받는 기사 생도.
듣기로는 이름 있는 거의 모든 기사단에서 러브콜이 왔다는데.
연봉 수준이나, 대우 같은 것들이 베테랑 기사 정도로 제안하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특히나 적장미 기사단 같은 경우는 어떻게든 그녀를 데려가고 싶어서 단장인 마리안느가 직접 왔으나.
“가는 게 아니라 오는 게 아닐까요.”
괜히 우울하지 말게 긍정적이게 말해주는 마리.
“그러게, 그렇게도 볼 수 있겠네.”
마리의 말대로, 실리아는 은빛사자 기사단으로 이미 확고하게 결심을 세웠기에 마리안느의 노력은 의미 없는 발걸음이 되고 말았다.
실리아뿐만이 아니었다.
10개월 전, 프롤라인 성에서 독단적으로 빠져 나와 나와 합류했던 은빛사자 연구회의 일원들은 아직 1년이나 남았음에도 이곳저곳에서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었다.
덕분에 은빛사자 연구회가 나이트 아카데미에서 명문 동아리로 소문이 났고, 당시 합류하지 않았던 다른 부원들도 눈독 들이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뿌듯하시겠습니다. 어린 나이인 애들은 미래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데, 탄탄한 길이 깔렸으니까요.”
마리의 말에 나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나는 기회를 줬을 뿐이다.
“결국 다 그것들이 노력하고, 용기를 낸 덕분이지. 내가 애들 발목이나 붙잡지 않아서 다행이야.”
당연히 나에게도 이미 무수한 요청이 오고 있으나, 나는 모든 걸 거절한다고 통보해 둔 상태였다.
애초에 나는 은빛사자 기사단 말고 다른 곳을 선택할 수 없으니까.
“릴리랑 애들은 준비 다 했어?”
힐끗 마리를 쳐다보며 묻자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릴리 아르시, 엘빈과 켈빈, 톰, 워즈. 전부 준비 마쳤습니다. 내일이면 바로 은빛사자 기사단으로 출발할 겁니다.”
혼자 졸업한 실리아를 그냥 보낼 생각은 없었다. 이제 내가 도착하기까지 1년.
지난번에 갔을 때 나름대로 훈련 매뉴얼 같은 걸 주고 오긴 했으나 그게 제대로 지켜졌을지는 모른다.
실리아 혼자서 1년 동안 고생하게 둘 수는 없으니 조력자로서 애들을 파견시켰다.
톰과 워즈가 기사단을 꽉 잡을 것이고, 엘빈이랑 켈빈이 둘 사이를 중재하겠지.
릴리 같은 경우는 실리아와 마찬가지로 속성 검술을 사용하는 편이라 지난 열 달 동안 꽤나 친하게 지냈기에 일부러 같이 보냈다.
아직 릴리의 검술을 다 흡수하지 못했으니, 가서도 릴리에게 계속 가르침을 받으면 되겠지.
‘이 정도면 솔직히 엄청 대우 잘해주는 거 아닌가.’
나름 다른 기사단에 인재를 뺏기지 않을 정도의 지원을 해준다고 생각한다.
금전적이 부분은 밀릴지 몰라도 검술이나 실력으로 압도적인 성장을 하게 만들어줄 수 있으니까.
성장하면 또 자연스럽게 마리아가 떠올랐다.
“마리아는 어때? 지난번에 보니까 꽤 자세는 나오는 것 같던데?”
마리와 윤에게 동시에 교습을 받고 있는 마리아.
이제는 생도들 중에서는 나를 제외하고는 마리아를 이길 수 있는 생도는 없었다.
베런과 벨레스랑 삼파전으로 자웅을 겨루던 그녀가 이제 완전한 2인자로 우뚝 솟아오른 것이었다.
물론, 다른 두 사람도 바짝 추격하고는 있다.
참고로 베런은 최근 레잔에게 가르침을, 벨레스는 하울로스에게 가르침을 받으면서 쭉쭉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아직 멀었습니다.”
그리 말하지만 마리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 걸 보면 나름대로 훌륭하게 윤과 그녀의 것을 녹여내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직 멀었다는 건, 그만큼 고점이 높다는 소리겠지.
“야! 여기 있냐?!”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던가.
옥상 문을 박차고 들어온 마리아.
그리고 뒤를 따라 들어오는 다른 생도들.
실리아를 빼고 다 같이 빼곡하게 몰려와서는 하나 같이 목소리를 높인다.
“어디 갔었냐! 찾았잖아! 이제 졸업식 시작한다고! 깜짝 파티하자고 한 건 지면서 여기서 농땡이 피우고 있네!”
마리가 옆에서 보고 있어도 마리아의 말투는 조금도 고쳐지지 않았다.
“시, 실리아 선배가 떠나셔! 흐아아아앙!”
실리아와 많이 친해져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주 나누었던 샬롯은 울먹임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고.
“졸업 끝나고 회식 장소는 잡아뒀다. 소는 좀 그래서 돼지고기로 주문해 뒀다.”
누가 소 수인 아니랄까 봐 괜히 어색해하며 메뉴를 알려오는 벨레스.
“실리아 선배와는 마지막으로 대련을 하고 싶은데…….”
베런은 떠나는 실리아와 마지막으로 검을 맞대고 싶다며 투쟁심을 끝까지 관철했다.
“알았으니까 조용히 좀 하고 가자. 깜짝 파티 한다고 강당에까지 들리겠네.”
의외로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애들을 하나하나 제압해 나가는 다이니까지.
“어이구 개판이구만.”
소란스러운 이들을 보며 나는 웃음을 흘렸다.
여기에 기사단원들까지 추가되면 아주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을 것이기에.
“가자, 가.”
생도들을 밀어내며 아카데미 옥상에서 내려간다.
마지막.
옥상 문을 닫기 전, 슬쩍 바깥 풍경을 눈에 담는다.
평화롭다고는 빈말로도 할 수 없다. 천사가 다 사라지고, 악마도 내게 귀속되어 있다고 해도.
여전히 대륙은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기사인 나는 계속 존재할 수 있는 거겠지.
끼이익.
옥상 문을 닫으며, 졸업식이 시작될 강당으로 향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