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yo Black Prince RAW novel - Chapter 147
147화
18장 옷치긴 왕가의 사자
“…태자 전하.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알차다이 님이 계신 곳에도 감찰을 보내 달라 요청을 하였다고 하였소만?”
“어, 아, 왜? 어째서 그분께?”
“그야 요양과 광녕 일대는 천조 선제(=칭기즈칸)께서 합진(哈眞=카치운 이하 카치운)님께 봉분하신 곳과 지척이니 당연 카치운님의 후계이신 알차다이 님께 요청해야 하는 것이 순리가 아니겠소? 요국이 그들(첩가와 동하부흥군)과 관련되어 있다는 의혹이 있긴 하나 동요국의 영토는 엄연히 카치운 왕가와도 관계가 있는데 아조가 함부로 테무케 님께만 요청을 하였다가 천조 내부에 내분이나 다툼의 불씨라도 생기면 되겠소? 그래서 그쪽에도 요청을 하였소.”
“…….”
예상대로 알차다이가 거론되자 세늘부진은 급격하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알차다이는 칭기즈칸의 동생이자 테무케의 형인 카치운의 아들인데, 카치운 왕가는 옷치긴 왕가와 더불어 동방 3왕가 중 하나다.
실질적인 힘으론 옷치긴 왕가가 위이나 형식상 같은 3왕가로 광녕과 요양은 그의 근거지에 더 가까워 그들에게 감찰 요청을 한 것에 크게 태클을 걸 수 없었던 것이다.
하물며 테무케 본인도 아닌 일개 사자가 이에 태클을 건다?
하물며 곧 몽골 조정에서 사람도 올 것인데?
간덩이가 어지간히 붓지 않는 이상 뒷감당도 못 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혹시 문제라도 있소?”
“아, 아닙니다. 카치온 왕가에서도 감찰을 요청한 것은 응당 맞는 말이지요.”
내가 천진난만하게 반문하자, 세늘부진은 떠듬떠듬 대답하더니 이내 다소 기세가 죽은 채 물었다.
“그렇다면 요국왕은 지금 어디에 있는 것 입니까? 그자는 지금 고려군에 구금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야율설도가 비록 패전국에, 속국의 왕이라곤 하나 몽골의 제후임과 동시에 직신(職臣)이기도 하다.
그것도 광녕로도원수부사(廣寧路都元帥府事)라는 나름 높은 위치의 신하다. 그런데 ‘그자’라니?
그러고 보면 지금 세늘부진이 어느 정도 위치인 걸까?
산길대왕이라는 칭호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왕작이긴 한데, 이 대왕이라는 작위는 유목민 식 직위라 중원의 군왕(郡王)이나 친왕(親王)과는 조금 다른 개념일 것이다.
설령 같다 쳐도 몽골제국에 봉분 받은 옷치긴 왕가 내부에서 왕작이라면 제후국 내부에서 내린 왕작이 되는 게 되니 또 말이 안 된다.
이것도 억지로 맞춘다면 2, 3품은 낮춰야 되는데…… 그럼 송, 금 기준으로 군왕이 종 1품이니 제후국(옷치긴 왕가)의 작위로 치면 2, 3품 더 낮춰서 종 3, 4품이 된다.
반대로 야율설도 경우 속국인 동요국의 왕이라는 왕작을 초점으로 할 경우 제후국 군왕 그 자체이니 종1품으로 취급을 받게 되고 몽골에서 일하고 있는 광녕로도원수부사도 도원수라는 직위가 정 2품인가 된다.
그리고 동요국과 옷치긴 왕가를 같은 제후국(군왕과 친왕)이라고 친다면 각국의 품계 배분엔 별 차이 안 날 거라고 생각한다.
즉, 일개 봉분 받은 곳에서 왕작인 세늘부진보다는 설도가 훨씬 높다는 것이 된다.
덧붙여 고려도 몽골의 제후국으로 판단하여 따진다 해도, 나도 세자(왕태자)라 못해도 1품급이라 세늘부진보단 높다.
다만 예케 몽골 울루스와 고려, 동요국의 국력 차이를 생각하면 정론으로 들이밀어 봐야 의미 없을 것 같고, 실제 이 시기 몽골 사신들의 개떡 같은 성질 생각하면 더더욱 의미 없다.
더군다나 아마 이번에 감찰관이라는 직위가 노왕 테무케 옷치긴을 대리한다는 명목이면 각 주인들의 성정을 고려할 경우 실질 대우는 기존 제후국의 배신(陪臣)(?)이나 제후 취급보다는 높게 해야 할 것이다.
실제 세늘부진은 그런 건 신경도 쓰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면 테무케의 위광을 방패 삼거나 혹은 이 시기 몽골이 중원식 품계나 사고로 따지기엔 힘드니 그런 중원식 품계 따윈 신경 쓰지 않고 약소국의 왕을 경시, 홀대하는 것일 수도 있다.
뭐가 되었든 이쪽에서 무작정 강하게 나서긴 힘들어 보인다는 거지만 그건 뭐 옛적에 각오한 거니….
“천산에서 전투로 노고가 심하였는지 별궁에서 아조의 군사들에게 호위를 받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소.”
사실상 구금이긴 하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지 않은가. 대놓고 ‘몽골 속국 왕 내가 구금 중임’이라고 할 수 없으니 호위라는 명목으로 가둔 것이다.
일단 최대한 불편함이 없도록 하게 했고 그쪽도 순순히 응해주고 있다.
“잘하셨습니다! 그럼 알차다이 님의 사람은…?”
“아직 당도하지 않으셨소만 조만간 오지 않겠소?”
“그, 그렇군요.”
야율설도를 구금했다는 말과 카치운 왕가 측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나의 말에 세늘부진에게서 진심으로 안도하는 기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은 조정도, 카치운 왕가도, 동요국의 개입도 없는 상태로 고려와 일대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황이란 것이 불행 중 다행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나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흔들어놓기로 했다.
“덧붙여 천조에는 압록강을 건너기 시작할 때부터 보냈으니 그때 보낸 자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일찍 도착하였을지 모르오. 어쩌면 천조의 감찰관이 먼저 올 것이니 참으로 다행이 아니오?”
“윽!”
지척에 있는 카치운 왕가가 언제 개입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조정의 인사가 더 빨리 올지 모른다는 말은 현재 흘러가는 상황 자체가 옷치긴 왕가가 짐작한 것보다 더 시급하다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것은 그의 냉정을 흔들어놓기엔 충분한 내용이었다.
그런 그를 향해 나는 본격적으로 회담을 위해 입을 열었다.
“우선 우리 군이 압록강을 건너기 전과 후 있었던 일과 들었던 일. 그리고 아는 일에 대해 전하겠소. 장군께서도 속빈로와 갈라로에 일어난 첩가군에 대한 일을 말해주시오.”
“으음.”
‘노련하고 경계심이 심한 자일수록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법. 테무케가 내가 평가한 대로 몇 가지의 수를 내다보고 만전의 대처를 하는 자라면 본인이 이곳에 왔다가 일어날지 모르는 최악의 상황도 상정하지 못할 자도 아니고, 구태여 위험한 다리를 건너지는 않으려 할 줄 알았다. 솔직히 그 늙은 요물과 대화를 한다면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은데 너는 아닌 것 같다?’
동요국의 왕도, 동하국의 첩가도 없는 곳에서 동요국과, 동하의 문제를 논해보자. 마지막에 진실과 얼마나 다를지, 혹은 얼마나 달라질지는 상상하니 그것은 그것대로 쓴웃음이 나온다.
* * *
“…그 말을 믿으란 말입니까?”
세늘부진은 내가 말한 ‘강을 건넌 형식적인 이유’를 다 듣고 나자 사정없이 인상을 구기며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풍겼지만 나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렇다면 장군께선 아조가 다른 마음과 목적으로 군을 움직였다고 말하는 것이오?”
“지금 상황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어떻게 아니라고 할 발뺌하시는 것입니까? 아무리 동요국이 고려를 먼저 쳤다고 한들, 고려는 허락도 없이 우리 예케 몽골 울루스의 속국을 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예케 몽골 울루스에 칼을 들이댄 것이고요. 이것을 그냥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면 참으로 우리를 얕봤습니다.”
“하하하. 장군. 그것이야말로 억측이오. 지금 아조가 요동을 취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어찌 천조에 칼을 들이대겠소?”
“모릅니다. 하지만 그 꿍꿍이가 없다고 어떻게 믿지요?”
“아조는 지난번엔 동하국의 정벌에 지원군을 보냈고, 그전에도 우가하나 여러 잔적들을 처리할 때 지원한 사례가 있지 않소?”
이건 사실이다. 지극히 미온적이긴 해도 분명 명령을 내리면 형식상 병력을 보내 돕긴 했다.
“그건 우리가 먼저 청하였기에 일어난 일이 아닙니까? 그조차 제대로 지원군을 보내지 않았고요. 그걸 빌미로 귀국이 요동을 취하려고 하는 건지 어떻게 안단 말이지요?”
역시 몽골을 위해서 움직였다는 말에 ‘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하고 넘어가지 않는다.
애초에 그 말만으로 넘어가는 자가 있을 리 없을 것이고 넘어가면 오히려 어이없었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여기서 ‘고려가 요동을 취한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고, 또 그런 전제를 하다니, 역시 외교 인사로서는 약한 것 같다.
“…장군. 반대로 묻겠는데 장군께선 아조가 지금 요동을 취할 수 있다고 진정 생각하시는 것이오? 지금 금이 멸망하고 송화강 이북에는 테무케 님의 대군이, 요하 이서에는 천조의 수십만, 아니, 100만 대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병력들이 주둔하고 있을 것인데 아조가 겨우 요동을 취하고자 그 천군을 상대하겠다고 말이오? 서하와 금, 동하가 어찌 된 걸 모르지 않는 아조가 금도 멸망한 지금 이 시기에 요동을 취하겠다고 쳤다. 진정 그렇게 말씀하고 있는 것이오?”
“…으음.”
동하 남경 정벌 때 함께했고, 이 친정에도 나온 나보고 ‘태자가 전쟁을 몰라 얕보니 그런 거다’라고 했다면, 그건 그거대로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형식적인 말들은 다 했으니 이제부터는 ‘진지하게 회유’를 할 차례다.
“물론 소방이 이 문제를 전부 해결하는 것은 월권 행위에 가까워 천조, 테무케 님이나 알차다이 님께 감찰을 청해 아조가 요동에 흑심이 없다는 것을 전하였지만 그럼에도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오.”
“…….”
“그러나 지금 정세를 보아 아조는 이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는 것이 천조와 테무케 님과 아조 모두에게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한 것도 있었기 때문이오.”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장군께서도 하고 싶은 말과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것 같으나 우선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판단해 주시겠소? 실은 나도 알차다이 님과 조정의 감찰관이 오기 전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그러하오.”
“…무엇입니까?”
“이번 동하와 동요국이 아조를 침탈했을 때 씌운 누명 중 하나가 금국과 관련되어 있는 것을 알고 있소?”
“…그러고 보니 그런 말이 떠돌고 있지요. 고려의 태자비는 금국의 황녀라는 소문이 말이지요.”
그 순간 세늘부진의 눈빛이 먹이를 발견한 뱀의 눈처럼 반짝였다. 고려에서 금 황녀를 태자비로 들여 ‘고려가 몽골을 배신했다’는 소문을 퍼뜨린 것은 십중팔구 옷치긴 왕가다.
하지만 그들도 ‘금 황녀가 고려 태자비’라는 소문은 들어서 더욱 퍼뜨린 것이지 그 소문이 진짜로 맞는지는 모른다.
“그래서 실제론 어떻습니까?”
“아주 근거 없는 낭설… 까진 아니오.”
“…그럼 정말로?!”
“하하하. 아조가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대국의 구적의 황족을 태자비로 삼겠소. 금 황녀라는 것은 물론 거짓이오. 어디까지나 그런 낭설이 떠돌 만한 이유가 있단 말이오.”
“이유가 무엇입니까?”
“현 태자비는 금국 출신의 귀화인의 양녀이오.”
“금국 출신의… 설명을 해주시겠지요?”
“물론이오. 그래야 아조가 요동을 넘은 이유도 설명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오.”
나는 성실히, 그러나 군데군데 세간에서 보고, 세간에서 ‘주론은 아니지만 그렇게 보기도 하는’ 금수유의 국혼을 설명했고, 이어 금 황녀도 아닌데 헛소문으로 고려를 쳤을 경우 입게 될 옷치긴 왕가의 명예적 피해도 장황하게 설명했다.
내가 설명한 내용을 요약하면 ‘천하제일 몽골 제국이 고작 헛소문에 낚여 소국을 쳤다는 소문이 세상에 퍼지면 몽골제국 체면이 구길 거고, 알아보지 못한 옷치긴 왕가도 마찬가지고 어쩌면 그 죄를 덤터기를 써 제국 내부에서도 두고두고 손가락질을 할 것이다’라는 것이다.
진짜 이렇게 말한 건 아니지만 대충 요약하면 이런 것이다.
“…그러니까. 우선 고려의 태자비가 금 황녀가 정말로 아니란 말이지요? 그것이 거짓이 아니라는 증거는 있습니까? 고려 태자비가 정말로 금 황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오. 그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귀국은 반드시 우리 예케 몽골 울루스의 말발굽에 짓밟혀 서하와 금국 꼴을 면치 못할 것이오.”
“물론이오. 그리고 증명하는 것이야 간단하오. 애당초 내가 서둘러 대국에 요청을 한 이유 중 하나가 그것이 아니겠소? 내 듣자 하니 대국이 금의 개봉이 함락하였을 때 금 황제의 가족들은 물론 황족들을 모조리 잡았다고 들었소. 그렇다면 그때 참여한 이들이나 금 황족의 여성들을 아는 자나 금 황후나 시중들던 궁녀에게 확인받으면 끝이 아니오?”
금수유가 진짜 금 황녀가 아닌 이상 아무리 조사해 봐야 ‘고려 세자비는 금 황녀가 아니다’라는 결론만 나온다.
금 황녀가 아니면 여진족들 포섭이 힘든 거 아니냐고? 그래서 싸울 대상 찾고 있는 이 시기 몽골제국과 일대일로 하쉴?
어차피 지금 고려에 붙은 놈들은 갈 곳도 없다. 끽해야 완안자연 쪽인데 그 완안자연이 갈곳이 어디 있을까? 몽골에 간다면 몽골에서 받아줄까?
덧붙여 만약 옷치긴 왕가 사람만 불러 이것을 증명할 수 있으니 확인해 달라고 했다면 옷치긴 왕가는 우리 쪽 의사와 요청 따윈 묵살하고 자신들이 이로운 쪽으로 은폐하거나 조작했을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다른 쪽에도 사람을 부른 거다.
카치운 왕가와 몽골 조정에도 연달아 요청한 이상 그것은 불가능하니 말이다.
“실제 테무케 님의 군이 아조를 침범하지 않은 것도, 동하 잔적을 추격하지 않은 것도 그런 헛소문에 속지 않으셨기에 관망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소?”
“으음. 뭐, 그, 그렇지요.”
물론 진짜 그랬을 턱은 없고 이쪽이 제대로 틈이 보였다면 바로 군대를 보냈겠지.
어쩌면 남하하던 중이거나 넘었을지도 모르지만 뭐 그때는 그때대로 동하 잔적을 위해 보냈다가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것이냐고 내가 먼저 물어봐 줘서 변명의 여지를 줬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장군도 아시다시피 지난 임진년 사태(=2차 여몽 전쟁)는 ‘송립장의 말’에 아조의 백성들이 겁을 먹어 도주하여 조정도 상국을 제대로 섬기기 힘들게 되어 심도로 피한 전례가 있지 않소? 그 후유증을 이제 겨우 해소해 가고 있는데 이러한 낭설이 떠돌고 대국의 군이 오기라도 한다면 우린 어떻게 할 수 있겠소? 하여 구차한 삶을 이어보려고 이러한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오. 부디 아조의 이러한 소심하고 과민한 행동을 넓은 아량을 베풀어 주시오.”
“…….”
“만일 이 일로 테무케 님이 아조와 불화가 일어난다면 세상이 테무케 님을 어찌 보고, 대국은 또 어찌 보겠소?”
내 부탁에 세늘부진의 표정은 정말 복잡미묘하게 변했다.
테무케의 입장에선 갈라전을 가지고 고려가 자기들 따까리가 되게 하는 것이 최고의 결과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부탁을 하고는 있지만, 이걸로 강하게 나서기엔 곧 당도할 카치운 왕가와 몽골 조정의 개입과 조사가 너무 거슬릴 것이다.
조정과 화목하다면 모르겠지만 당장 구유크만 해도 나를 옷치긴 왕가의 견제로 쓰려고 했다.
옷치긴 왕가를 견제하려는 자가 비단 구유크 한 명뿐 일까? 동요국을 협박하기엔 시간도 부족하고 이쪽에서 감시와 구금을 하고 있다.
“나는 테무케 님께서 천조를 동요국의 문제와 동하를 괘씸히 여겨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시고자 한 것을 알고 있소. 그리고 아조가 구원을 청했다면 요수국 때처럼 또 도움의 손길을 내려줬으리라는 그 자비심도 알고 있소. 그러니 동하와 동요의 문제를 해결하다가 ‘대국의 사람 일부가 우연히 아조를 넘어온 문제’에 대해 앞뒤도 사정도 묻지 않고 오해를 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오.”
요약하면 ‘갈라전에 보낸 너희 군대 문제도 넘어가 주고 카치운이나 몽골 조정에서 동요국과 동하국 문제로 너 책 잡으려 한다면 내가 어느 정도 변명은 해줄 테니 이쪽도 어느 정도 봐달라’라는 뜻이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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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19년(1232년) 9월
○ (전략) 우리나라가 상국과 우호관계를 맺은 지 오래되었는데, 얼마 전에 송립장(宋立章)이란 자가 찾아오더니, 상국이 장차 대군을 동원해 우리나라를 정벌하러 올 것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우리는 그 말을 믿지 않을 수가 없었고, 그 소문을 들은 백성들은 놀라고 절망한 나머지 반 넘게 급히 피난을 떠나는 통에 성읍이 거의 텅 비게 되었습니다.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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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립장 운운은 저걸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