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015
아까부터 샴페인 쪽에 자꾸 시선을 주었던 티아라는 승진식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얼른 샴페인의 마개를 열었다.
생각같아서는 마구 흔들어서 샴페인 거품을 사방으로 흩뿌리고 싶기는 했지만 그런 마음을 생각만으로 접어버린 티아라는 삼페인병을 흔들지 않고 그냥 마개를 열었고 모두 잔을 돌려 한 잔씩 나누어 받아 들었다.
곧 축하의 의미에서 건배가 이어졌다. 네이든 블래스터 준장도 샴페인을 마시며 소령으로 승진한 두 사람과 중대장으로 승진한 두 사람을 좋은 말로 격려해 주었다.
“그나저나 함대의 최고 에이스 파일럿은 상사 이상으로 승진하고 싶지 않다고 하니 어쩔 수 없군요. 승진을 거부하다니 참 아쉽군.”
샴페인을 모두 마신 후 짧게 혀를 찬 네이든 블래스터 준장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며 이해하기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본인이 극구 준위로 승진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하니 그녀에게 승진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말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뭐······. 준위로 승진하는 것 보다 상사를 오래 하면서 급료와 위험 수당을 더 받아 챙기려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네요? 자기 말로는 끝까지 파일럿을 할 생각은 없다고 했으니 말이죠. 벌 수 있을 때 왕창 벌어 두려는 것 같은데 말이에요.”
티아라가 갑자기 네이든 블래스터 준장에게 나름대로 자신의 이해를 털어놓으니 블래스터 준장은 어딘지 모르게 채가연 상사 같은 사람들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걱정했다.
“엄밀히 이야기하자면······그녀는 당장 벌어질 전투에서 가장 많이 적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이니까 말이야. 어딘지 모르게 그냥 그대로 있다가 제대해 버릴 것이라고 생각하니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네.”
잠시 블래스터 준장이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내뱉으며 슬쩍 한숨을 내쉬니 티아라는 대수롭지 않은 투로 가연이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내렸다.
“빔 라이플이 쏟아지는 전투 지역에서는 쓸모가 있겠지요.”
짧은 대답 한 마디로 지금의 가연이는 단지 적을 죽이는 것 밖에는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단정 지어 버린 티아라에게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그러나 티아라는 거리낄 것 없이 손에 들린 샴페인을 마신 후 자신의 말을 변명했다.
“······아직 가연이는 겨우 19살이야. 그리고 이제 곧 20살이지······. 가능성이 너무 많은 사람이지 않아?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구.”
말을 마치고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게만 웃고 있는 티아라를 보고 모두들 잠시 머쓱해 졌다가 이내 분위기를 바꾸며 손에 들린 샴페인을 모두 마셔 버렸다.
하지만 웃고 있는 티아라의 머리 한켠에는 간단한 의문이 남았다.
······이 전쟁이 끝이 나면 단지 총 밖에는 쏠 줄 모르는 젊은이들은 어떻게 될까?
티아라 뿐만이 아니러 잠시 모두 이런 생각을 해 보았지만 각자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의 깊이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아마 이중에는 그 가능성을 영원히 가능성으로만 남겨둘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15시 10분 준위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거부한 가연이는 한창 승진식이 벌어지고 있는 공중전 전투 부대 지휘관 사무실을 생각하며 씁쓸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왠지 기분이 가라앉은 그녀는 격납고의 캣워크에서 격납고 내부를 내려 보며 자신의 휴대 전화기를 만지작거렸다.
약간 침울해져 있는 가연이의 옆으로 평범한 남자가 다가와 빨대가 꼽혀 있는 이온 음료수를 가져와 건네주었다.
“자······승진 포기 기념이다.”
평범한 남자가 대수롭지 않게 말을 건네자 가연이는 휴대 전화기를 주머니에 넣고는 그가 건넨 이온 음료수를 받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꽤 시원하군요. 그냥 나와 같은 사람이야. 시에나처럼 지휘관은 될 수 없으니······그다지 아쉽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말이죠.”
가연이가 슬쩍 입술을 왼쪽으로 들어 올리며 옆에 있는 평범한 남자를 바라보니 그는 무표정하게 한숨을 보탰다.
“너무 염려하지 마라! 너는 군대가 아니라고 해도 네 자신을 활용할 일이 많이 있으니 말이야. 너는 겨우 바리스타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
팔을 뻗어 어깨를 두드리는 평범한 남자에게 가연이는 슬쩍 입술을 삐죽였다가 곧 바로 나직이 한숨을 보탰다.
“뭐······. 그런 것이겠지요. 히힛!”
살짝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던 가연이는 조금은 피곤하다는 듯 허리를 뒤로 젖히면서 손에 들린 이온 음료수를 말끔히 마셔 버렸다.
“에구~ 가연이 너도 참 성질도 급하다.”
평범하게 생긴 남자는 오른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긁적인 후 기운 내라는 말을 남기고는 가연이가 다 마신 이온 음료수의 재생팩을 받아 든 후 그녀에게서 멀어졌다.
평범한 남자가 사라지고 나서도 가연이는 한참 동안이나 격납고 아래쪽을 물끄러미 내려 보았다. 그리고는 잠시 씁쓸한 웃음과 함께 사람들은 자세한 내막도 모른 체 자기 나름대로 상상을 섞어 가면 이런 저런 소리를 떠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씁쓸하군. 하지만 뭐 어때? 훈장과 돈을 많이 받아서 제대하기 전에 한몫 챙기려고 승진 포기했다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는 것 같으니 말이야.’
슬쩍 자신의 입가를 들어 올린 가연이는 문득 지금 이 자리에서 언니인 미유도 있었다면 지금쯤 대위로 승진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왜 죽은 거야······.’
캣워크의 난간을 잡고 있던 가연이는 순간 왼손에 힘을 주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린 후 이내 손에 힘을 떼었다. 하지만 그녀가 잡았던 금속제 캣워크에는 그녀의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누가 볼세라 주변을 살피던 가연이는 다행히 아무도 없자 작게 혀를 내밀었다가 총총히 사라져 갔다.
12월 7일 토요일 12월 3일 에이센군이 네우드 요새를 점령하고 요새선 쪽에 전력을 집중시키고 있었지만 별다른 공격을 감행하지 않고 있는 이때, 발바이스군 내부는 나베 카투라가 장악하고 있던 80만 척의 함대 중에서 30만 척을 전선으로 배속시키고 나머지 50만 척의 함대에게 전투 물자를 집중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크게 동요하고 있었다.
제 아무리 다크 크라이드와 아펜 매드클라이가 피로넬리우스 황제가 네슬런 행성계를 버리고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고는 해도 투드 틸트 가스펠 이후 피로넬리우스 황제의 충실한 손발이 되어온 나베 카투라가 50만 척의 함대에게 모종의 준비를 시키는 것은 쉽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09시 33분 검은 묵시록호에 있던 다크 크라이드는 나베 카투라가 50만 척의 함대를 준비시키며 네슬런 행성계에서 피로넬리우스 황제를 철수시킬 준비를 시작하자 짧게 혀를 차며 섣부른 그의 행동을 경계했다.
물론 지금 이곳 네슬런 행성계에서 에이센군을 상대로 모든 힘을 쏟아 부어 전투를 계속하는 것 보다 어느 정도는 다른 곳으로 후퇴해서 전력을 재편성하는 것이 옳아 보였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때에는 나베 카투라의 행동이 오히려 전체적인 군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리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제길! 도대체 생각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다크 크라이드는 나베 카투라의 행동 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라이오넬 루이스호로 황실 근위 함대를 지휘하고 있던 아펜 매드클라이와 통신을 연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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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나베는 백효연과 마찬가지로 발바이스 최대의 반역자로 이름을 남기게 될 듯…
음…우리나라의 친단무지파 놈들…아니 놈도 아까운 개X끼(미안하다 강아지들아…)만도 못한 XXXXX 같은 넘이 될런지도…
쩝…역시 고(구)려가 통일을 했었어야…-ㅅ-;;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47…
개인적으로는 김춘추와 선조, 인조를 우리나라 역사에 최악의 영향을 끼친 인물로 보고 있습니다…그려…
꺼억…배부르당…맨날…뱃살만…ㅠ0ㅠ;
●‘rioter’님…^0^)乃 1타 만쉐이! 므흐흐흐…그리고 rioter 님께서 말씀하신 대로…므흣…수능 보신 분들…대박 나시길…물론…~ㅁ~;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고 하니…쭈압…
●‘한뫼’님…흠흠…곤봉이라…헐헐…~ㅁ~;; 저 작가넘의 뱃살에 맞으면 다 출렁 거리며 튕겨 나올 것인데 말입니다…헐헐…
●‘실제인물’님…으음…가끔은 이렇게 염장질도 좀 넣어 줘야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냐하하하하핫…실제인물님 화팅!!
●‘천칭좌’님…흐음…황제는 크라우프가 잡아야 제 맛이 아닐까 싶습니다…헐헐…왜냐면 쥔공이니까 말이죠…으음…^0^)乃
●‘el-hazard’님…진정한 19금이라…헐헐…저 작가넘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Y_Y;
●‘Uruz’님…카레나는…이 크라우프가 끝이 날 때 까지 나오지 않을 것이랍니다…@ㅁ@;;
●‘kykskill’님…하렘당 온건파가 대세랍니다..왜냐면 저 작가넘…금단의 열매당이 추구하는 모토는 영…~ㅁ~;;
●‘내멋대로할꼬야’님…핫핫핫…뭐…섹s 장면을 늘리려고 해도 지금 당장은 전투가 중요하답니다…전투 만쉐이!
●‘toyr’님…으음…뭐…그렇게 정곡을 쿡 찌르시면 아프지 않습니까? (버럭!)…
●‘판타로드’님…^0^;; 읽어 보는데 한참 걸렸는데…후덜덜…저 작가넘 보다 오히려 정확하시군요…그리고 크세니아양…너무 미워하지 마세요…크세니아 양도 알고 보면 참으로 예쁘고 참한 여자랍니다…므흣…^0^)乃
●‘bsh2345’님…논술이라…헐헐…저 작가넘에게 맡겨 주면 사정없이 분량을 늘여 줄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_@;;
●‘러딘’님…으음…언젠가 예전 한 15page 정도 몽땅 섹s 장면으로 나왔던 때 처럼 독자분들에 대한 무마용이 필요할 듯…헐헐…
●‘우유동자’님…카레나와 코프에 관한 삘이라…하지만 당장은 바로 곁에 있는 여자와 떡치는 것도 중요하답니다…안해 주면 다이레아 정도면 삐질 테니 말입니다…핫핫핫…
●‘soulschaos’님…으음…도서 대여점과 함께…비디오도 많이 빌려다 볼 듯 합니다…아! 요즘에는 거의 다운을 받던가요? 긁적…어쨌든 간에…수능 끝난 그 다음날이 생각 납니다…세상에…이렇게 일찍 끝이 나던가라고 놀라던 일 말입니다…헐헐…
●‘블래스터’님…수능 잘 보셨는지요…뉴스에서는 수능에 관한 뉴스를 보면 휴대 전화기 그리고 수능 점수 대폭 하락 글쿠…문근영 밖에는 나오지 않더라구요…@_@;; 하지만 그래도 블래스터님도 보셨고…나름대로 좋은 결과가 있으셨기를 빕니다…블래스터 님 화팅!!
●‘프리나이츠’님…@_@; 감사합니다…어쨌든 간에 날씨가 좀 쌀쌀해 졌는데 몸 조심하시구요…아시죠? 프리나이츠님 화팅!!
●‘시르피드’님…으음…벌써 얼마전 일인지 어딘지 모르게 시간만 무심히 계속 흘러가 버린 것 같습니다…~.)y-~~ 후욱…
●‘라이네케’님…흐음…하렘당 온건파…디나 제외가 요즘에 좋습니다…그리고 대세는 순결당이랍니다…므흣…
●‘집시’님…므흐흐흐…다른 것은 몰라도 저 작가넘…동성애를 지극히 혐오한답니다…~ㅁ~; 결코 나올 일은 없답니다…으음…
●‘월광환영[月光幻影]’님…으음…감사합니다…저 작가넘으로서는 읽어 주신 것만 해도 영광입니다…Y_Y; 더욱 열심히 써서 월광환영[月光幻影] 님께서 실망하시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화팅!! 글쿠…저 작가넘과 아뒤쥔장님이시랍니다…므흣…형제 맞구요…베실베실…
●‘로드미어’님…^_^; 1년…저 작가넘이 어딘지 모르게 너무 송구스러워 질 정도입니다…읽어 주셔서 감사하구요…로드미어님…아시죠? 날씨도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구요…화팅이라는 것 말입니다…음헷헷…
●‘NewWind’님…일단 감기…미국 TV 다큐멘터리를 보니…한 가지 방법 밖에 없답니다…많이 먹고 푹 주무세요…그것 이상 다른 방법이 없답니다…글쿠…아프고 기침 나오는 것이 좋은 것이랍니다…몸의 면역 체계가 반응하기 때문이고…몸이 무기력한 것은 모든 에너지를 감기 퇴치에 사용하기 때문이며…몸이 열이 나는 것은…감기 바이러스가 복제를 하지 못하도록 신체의 면역 작용이 뇌의 변연계를 무력화 시켜 일부러 몸의 열을 올리는 중이라고 하네요…해열제 같은 것 드시지 마시구요…해열제를 먹으면…체온을 떨어 뜨려 감기 바이러스의 복제가 계속되다고 합니다…글쿠…감기이시면 입맛이 없더라도 음식을 드시구요…푹 주무시면 된답니다…^0^;; 딱히 그것 밖에는 없다네요…ㅠ0ㅠ;
●‘사랑기도문’님…음흠흠…공짜 지방 제거술이 되어서 그런지 은근하게…다른 음식들이 땡기네요…쭈압…^_=;
●‘rhaalcls’님…감사합니다…저 작가넘으로서는 읽어 주시는 것 만해도 영광입니다…Y_Y; 이제 막판 최선을 다해 끝까지 가겠습니다…rhaalcls 님…화팅! 그리고 이제는 대놓고 순결당도 만쉐이!!
●‘underworld’님…으음…뭐…가끔은 이런 식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음핫핫…저 작가넘이 보다 더 최선을 다해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글쿠…이제 다시 불타 오르는 겁니다…냐하하하하하하…
●‘호박의정령’님…감사합니다…저 작가넘 다시 한 번 힘을 내 봅니다…호박의 정령님도 화팅입니다…^0^)乃
에궁…춥네요…하지만 그래도 모든 독자분들 화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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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b97
data= 18시 30분 다크 크라이드와 아펜 매드클라이 모두 비공식적으로 피로넬리우스 황제를 알현하기 위해 리히터 슐로튼의 우주항에 내려섰다. 어떠한 영접행사도 없이 우주항에 발을 디딘 두 사람은 몇몇 수행원들만 데리고 급히 차에 올라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이처럼 급하게 리히터 슐로튼으로 비공식적으로 돌아온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나베 카투라가 추진하고 있는 피로넬리우스 황제의 탈출 계획을 만류하기 위해서였다.
피로넬리우스 황제가 50만 척의 함대를 이끌고 네슬런 행성계를 빠져나가 버린다면 남아 있는 장병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 한 이치이다.
특히 에이센의 별동대가 네슬런 행성계 이외의 지역을 초토화 시키고 있는 이때 피로넬리우스 황제가 공개적으로 50만 척이나 되는 함대를 이끌고 네슬런 행성계를 마치 도망치듯 빠져 나가 버린다면 지금까지 간신히 유지되고 있던 함대가 무너져 버리게 될 수 있다.
자칫하면 네슬런 행성계에 국한된 일만이 아니라 발바이스 전체가 무너지게 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에 다크 크라이드와 아펜 매드클라이는 적을 눈앞에 두고 있는 다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황제의 탈출을 만류하기 위해 의논 끝에 찾아왔던 것이다. 이는 적과 마주하고있는 상황에서 취할 수있는 행동으로는 다소 성급한 면이 없잖아 있었는데, 사실 이것 외에는 달리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두 사람이 모두 찾아온 이유, 즉 황제의 탈출을 만류하기 위함과는 별도의 목적도 있었다.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의혹, 즉 네우드 요새에서의 사건을 근거로 나베 카투라가 반역을 일으키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두 사람은 확실히 나베 카투라가 반역을 일으킨 명백한 증거를 잡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상 그가 에이센과 연루되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가는 것은 솔직히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당연하지만 나베 카투라가 에이센과 연루되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다크 크라이드와 아펜 매드클라이가 준비한 것, 즉 나베 카투라가 반역자일 수도 있다는 내용은 나베 카투라가 공개적으로 피로넬리우스 황제의 탈출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황제의 탈출을 방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되었다.
사실 황제가 전장을 탈출해 보다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다면 막을 명분이 부족했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시간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나베 카투라가 반역자일 수도 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증거들을 준비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리히터 슐로튼으로 돌아온 다크 크라이드와 아펜 매드클라이는 자신들 두 사람이 피로넬리우스 황제를 알현하는 것을 나베 카투라가 방해할 것으로 여겼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 두 사람이 찾아와 황제 폐하를 알현하기를 청한다는 의사를 황제의 비서관에게 전달했을 때 거부되면 억지로라도 들어가겠다고 내심 다짐하고 있었다.
불안함과 결의에 차 있던 두 사람의 흔들리는 생각과는 달리 두 사람은 피로넬리우스 황제를 어렵지 않게 알현할 수 있었고, 공식적으로 피로넬리우스 황제가 지금 이 순간 탈출하게 된다면 자칫 사기가 크게 떨어져 전군이 붕괴될 수 있음을 상소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이 한창 황제를 알현하고 있을 때 뒤늦게 연락을 받고 달려온 것이 분명하지만 태연한 모습의 나베 카투라가 알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때마침 두 사람이 나베 카투라가 반역자일지도 모른다는 말을 막 했을 때 였다.
의외로 피로넬리우스 황제가 다크 크라이드와 아펜 매드클라이가 읍소하였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두 사람은 하는 수 없이 결정적일 때 사용해야 할 카드를 꺼내 나베 카투라가 반역자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그대로 드러냈던 것이다.
우선 나베 카투라가 반역을 일으켰을 수도 있다는 명백한 증거 중 하나가 네우드 요새에서 갑작스레 반란을 일으켜 요새가 함락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해병대 1만 명 모두가 나베 카투라의 휘하에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아펜 매드클라이는 가장 먼저 해병대 1만 명이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결정적인 순간 네우드 요새포를 사용해 에이센군에게 충분한 손실을 입혔을 것으로 단정 지었다.
이렇게 다크 크라이드와 아펜 매드클라이가 동시에 나베 카투라에게 반역 혐의를 두자, 별다른 표정의 변화없이 묵묵히 그것을 듣고 있던 그는 갑자기 크게 웃은 후 성난 목소리로 두 사람을 힐난하며 자신을 변명했다.
“어찌 그런 편협한 사고로 대군을 지휘하고 있을 수 있단 말이오? 이 나 또한 나의 해병대가 반란을 일으켰다니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의 영지에서 구성된 해병대가 반란을 일으킨 일에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반역자라니 너무 비약이 심하신 것 같구려. 나 또한 그대들과 마찬가지로 폐하를 위해 끝까지 이곳에 남아 에이센군에게 맞서 싸울 것이란 말이오.”
다크 크라이드와 아펜 매드클라이가 자신이 반역자 일 수도 있다는 말로 공격하자 나베 카투라는 결의에 찬 목소리로 더욱 목소리를 높여 황제가 네슬런 행성계를 빠져 나가는 일을 만류하러 온 두 사람에게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말로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물론 발바이스를 위한 두 분 장군의 마음을 알겠습니다! 하지만 두 분 모두 피로넬리우스 폐하가 바로 발바이스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폐하께서 바로 발바이스이신데 겨우 이까짓 네슬런 행성계와 전함 수백 만 척 쯤 잃는 것. 그리고 두 분 장군이나 저 같은 어리석은 사람이 목숨을 버리는 것과 폐하와 바꿀 수는 없는 일입니다. 아니! 이렇게 감히 발바이스 그 자체이신 폐하와 하찮은 저희의 목숨을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불경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지금 두 분께서 저를 반역자로 힐난하시면서 폐하와 발바이스를 위한 일을 하려는 저를 가로막으시려는 겁니까? 두 분은 지금 생각이 있는 것이오? 폐하께서 무사하신다면 발바이스는 어떻게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르고 있는 것이오? 그렇지만 말이오! 지금 폐하께서 이곳에 남아 만일의 하나 저 무도한 에이센인들에게 차마 입에 담기도 불경스러운 일이라도 당하신다면 발바이스는 그것으로 끝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오!!! 겨우 그렇게 의심만 가득 차 지금 이렇게 서로 협력하고 의지해야 할 때 내부에서 의심하기만 하고 분란만 일으키고 있으니 바로 그대들이 반역자가 아니겠소? 어디 그런 썩은 세치 혀로 이 나를 반역자라고 하는 것이오! 전 발바이스의 인민들이 죽어가도 폐하는 무사하셔야 한단 말이오!!!”
나베 카투라가 성난 목소리로 엄청난 박력을 보이며 두 사람에게 고함을 지르니 기사 능력자인 다크 크라이드와 아펜 매드클라조차도 그 기세에 눌려 모두 무엇인가 대답할 말을 이어 나가지 못했다.
나베 카투라가 정황적으로는 무엇인가 에이센과의 연줄이라도 있을 것이라는 의심과 의혹은 많지만 결정적으로는 가스펠의 지위에 있는 나베 카투라를 공격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것 도한 사실이었다.
겨우 1만 명의 해병대가 반란을 일으킨 책임을 물어 그를 지위에서 물러나게 할 수도 없었고 피로넬리우스 황제가 탈출할 때 자신도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네슬런 행성계에서 남아 에이센인들을 상대로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하니 혼자만의 영달을 위해 황제를 이용한다고 몰아갈 수도 없었다. 그의 말에 무어라 반박할 것이 없어지게 된 두 사람의 입이 굳게 다물어 졌다.
아니, 오히려 자신들 두 사람이 괜한 의심을 한 것으로 되어 궁지에 몰리게 되는 듯 하자, 다크 크라이드가 먼저 나베 카투라에게 호탕하게 말하며 자신의 위기를 모면했다.
“나베 카투라 가스펠께서 이렇게 의기가 대단하신 분이신지 몰랐습니다. 좋습니다! 저희들도 보다 최선을 다해 에이센인들을 상대로 맞서 싸우겠습니다. 폐하! 신들의 생각이 너무 짧고 어리석었습니다. 부디 쓸데없는 말을 하여 폐하의 심기를 어지럽힌 무지한 신들을 벌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