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09
그는 그러냐고 대답하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자신들은 어딘지 모를 높은 곳에서 이 전투 상황을 모니터하고 있을 녀석들이 움직이는 대로 조종되면 끝이었다.
“하기야 우리같은 녀석들 모두 그런 사람들의 장기말일 뿐이야······”
그러고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맥주를 모두 마시고 캔을 구긴 다음 그것을 대충 땅을 파고 묻었다. 그리고 이만 돌아가 보겠다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라티시드상사가 돌아가고 시에나는 밤에 잠자리에서 크라우프가 자신에게 들려준 말을 떠올렸다. 그는 아마 이번 전쟁때 행성계 사령부의 지원이 최소화 된 것은 아마 사령부에서 허버크 대령의 부대를 포기한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셰어필드기지를 공략하기 전 파츠 베이스군이 갑작스럽게 전 병력을 철수시켰었다. 이것은 파츠 베이스군이게 계략이 있음을 내비치는 것이엇지만, 사령부는 이를 모른척 외면하고는 허버크 대령에게 셰어필드기지의 방비를 허술하게까지 하도록 하면서 무리해서 남부고원지대를 공격하도록 했다.
그러다가 파츠 베이스군의 기습을 받았다. 더욱이 이 기습은 적이 민간 화물선을 동원한 의외의 기습작전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대규모의 상륙부대가 셰어필드로 도착하게 되었다. 상륙한 파츠 베이스군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는 세어필드기지를 손쉽게 점령하고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던 허버크 대령의 부대를 완전히 포위하게 되었다. 에이센의 정보망으로 이런 정도의 대규모 작전을 미리 알아차리지 못한 것도 의아스러웠지만, 하다못해 바스타기지에서 대규모의 병력이 출격하여 셰어필드기지쪽으로 수송되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리 없었다.
그렇지만 의아스럽게도 렘셰이드기지는 모든 상황이 종료된 후에야 이 사실을 알아 차렸고, 뒤늦게 허버크 대령에게도 알려주었었지만 이미 파츠 베이스군은 포위망을 완성한 뒤였다.
그리고 파츠 베이스군이 포위망을 완성하는 동안에도 허버크대령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것은 그가 사령부의 어떤 내략을 철썩 같이 믿고 있었고, 곧 아군이 구원군을 파견하여 파츠 베이스군의 포위망을 협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을 짐작케 했다. 그가 바란 것은 적의 병력분산일지 몰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렘셰이드기지에서는 병력지원을 거의 하지 않음으로서 허버크 대령의 고립을 방관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어 버렸다. 무려 1만기 가까이 되는 전력이 파츠 베이스군 손에 갇혀 버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사령부에서는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구원작전에 1천기도 제대로 투입하지 않았다.
렘셰이드에서의 지원이 거의 되지 않는 것은 셈넬 대륙에서의 지원거부 때문이었다. 렘셰이드기지는 사실상 셈넬 대륙 사령부의 지휘아래에 있었는데, 이들을 거치지 않고 상급 사령부에 직접 병력지원을 요청할 수는 없었다.
셈넬 대륙에서 지원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파츠 베이스군의 셰어필드기지 공략 시 민간 화물선을 위장해 강습해 내려왔으니, 이 방법을 다시 사용해 셈넬 대륙에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매우높다고 하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이것은 변명거리 밖에는 되지 않았다. 진정으로 허버크 대령을 구원할 생각이 있었다면 셈넬 대륙의 병력을 렘셰이드로 지원하고 이들의 공백을 우주군 부대로 임시 변통하면 되었을 것이다. 단지 기습의 우려때문에 아군의 위기를 방치한다는 것을 상식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크라우프는 말했었다.
크라우프는 이런 점들이 현재의 모든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다만 짐작해 보기로는 케네온 행성계 사령부가 일부러 파츠 베이스의 군사적인 위협이 현존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아군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군에 대한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 일부러 무리하게 공격을 감행하도록 지시했고, 아군의 보고체계 중간에 끼어들어 고의로 보고시간을 늦추도록 하고,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차단함으로서 아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도록 만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케네온 행성계가 무척이나 위험한 지역이라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아직까지 파츠 베이스의 위협이 상존해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알림으로서 얻어지는 것은, 시민들의 군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민회의 군부 지지가 될 것 같다고 했다.
크라우프는 그러면서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케네온 행성계 사령관의 개인적인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 민간셔틀 사건과 함께 이번의 민간 화물선 실종사건에서 짐작해 볼 수 있듯이 그의 입장이 무척 난처해져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전쟁을 일으키게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엠더광산에 대한 공격과 셰어필드기지 공격, 그리고 남부고원지대 공격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작전상황에서 계속된 승전 뉴스에 솔깃해 있던 시민들에게 에이센군의 패전소식과 많은 병사들이 고립되어 위태롭다는 사실의 보도는 시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호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시민들이 군부를 지지해 주게 되고, 이번의 민간 화물선 사건등을 비롯해 나빠진 여론을 군부에 동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크라우프는 이런 일련의 사태가 공포와 위기의 조장, 그리고 시민들의 애국심을 적절히 이용하려는 술책인 것 같다고 결론 지었었다. 군사령부에게는 겨우 1만기의 장비와 겨우 몇 만의 병사들을 잃는 것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고 했다. 이들의 희생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아마도 보다 폭넓은 시민들의 지지와 파츠 베이스에 대한 높은 적대감, 그리고 주전론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군부의 입장이 대폭적으로 강화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값싸고 동원하기 손쉬운 것이 바로 병사들의 목숨이라고 하며 크라우프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었다. 그리고 이제 슬슬 허버크 대령의 부대가 북상하고 있는데 이를 지원하기에는 자신들의 병력이 너무 적다고 자신에게 푸념아닌 푸념을 늘어 놓았었다.
적어도 1천기 이상의 바리스타는 보유하고 있어야 했지만 현재 상태로는 방어하기도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크라우프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생각하던 중 씁쓸한 기분이 든 시에나는 맥주를 모두 마시고 라티시드와 마찬가지로 캔을 구겨서 땅속에 파묻어 버렸다. 자신들의 이런 생각이나 기분 따위는 모두 이 맥주캔처럼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들에게 모두 마셔지고, 구겨지고, 땅속에 그 누구도 모르게 파묻혀 버리게 되는 것이었다.
‘내 운명도 그렇게 되는 걸까?’
자신이 크라우프에게는 이런 맥주캔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었다. 그렇지만 이내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자신은 그렇지 않게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동안 전투를 최대한 회피한 상태로 파츠 베이스군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있던 허버크 대령휘하의 에이센군들은 11월 13일 09시를 기해 그동안의 움츠려 들어 있던 모습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다니엘 허버크 대령은 파츠 베이스군의 움직임을 최대한 저지하기 위해 전 전선에 걸쳐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면서 서서히 부대를 엠더 광산쪽으로 북상시키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전면공세를 취하는 것과는 반대로 뜻밖에도 파츠 베이스군은 별 다르게 반격해 오지 않고 있었다. 대령은 격한 전투를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적이 제대로 반응하는 것 같지 않자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뭐야? 도대체?”
허버크 대령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폭격과 대지포격을 병행하고 있던 파츠 베이스군이 정작 자신들이 공격을 가하자 아무런 반격도 가하지 않고 있자 적들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을까 싶어 의아해했다.
그렇지만 그동안 움츠려 들어 있던 에이센군들은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게 되고 또한 파츠 베이스군의 반격이 생각외로 약하자 오히려 신이 났다. 그리고 이번 공격이 엠더 광산쪽으로 전력을 투입해 탈출을 위한 것이라는 말에 빨리 사지에서 벗어나고픈 군인들은 조바심이 났다.
10시 20분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의 부대에게 엠더광산에서 보급품을 싣고 출발한 수송기가 도착했다. 예정보다 다소 늦어진 상태였지만 수송기와 함께온 정비대대와 부족한 전투물자, 보급품들을 보게 되니 부대에 다소간에 희색이 돌았다.
크라우프도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이라 여겼지만 전차부대 대대장이 그를 찾아와 보급품 부족을 호소했다.
“대지용 전차포탄의 보급물량이 부족하네!”
적을 견제할 정도의 충분한 포탄이 공급되지 않았다고 말하며 제대로 지원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울지 모르겠다고 했다.
“완전히 보급이 엉망이네······전투 예상이 대지포격 위주가 될 것인데······대지용 포탄이 너무 부족해!”
전차대대장의 말에 크라우프는 다시 보급을 받도록 조치시키겠다고 하며
“최대한 애써 보겠습니다.”
크라우프의 대답에 전차대대장은 잠시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알겠다고 대답하며 되돌아 나갔다.
수송기 속으로 포로들과 함께 부상병들이 밀려 들어갔다. 그리고 후방에 싣고온 보급물자들을 차례로 내려 놓았다. 이러는 사이 수리가 필요한 바리스타들에게 곧바로 정비대대원들이 달려들어 응급수리를 하고 있었고, 싣고 온 무기들을 장착하고 있었다. 이제 곧 전투가 재개될 것이니 서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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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티시드를 죽이라고 압력을 행사하려 했으나…그놈도 참 불쌍한 놈이더군요…
내용에는 적지 않았습니다만, 그 연인이었다는 여자…어떤일을 당했는지 뻔하지요…쩝…
왜그리 술 X먹는 지 이해가 가더라는…
…에효…그럼…누굴 전사시키죠?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35.
그리고 시험이 끝난 분들과 남아 있는 분들. 그리고 시험이 아예 없는 분들…
별다른 격려의 말씀은 드리질 못하겠고…그저…건강하십시요…그리고 행운이 있으시길…
아참…그리고 작가놈이 신형기를 출현시키려고 합니다…
모티브가 될만한 기체를 좀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단, ‘MH’는 제외…’MS’계열에서요…아…너무 ‘Gu_Da_’으로 나가는거 아닌가…ㅡ_ㅡ;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11시 30분 크라우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임시로 설치된 지휘부 막사에 들어가 앉았다. 파츠 베이스군의 저지선을 돌파하기 위해 허버크 대령이 지휘하는 에이센군이 전투를 계속하면서 북상중에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보급을 서둘러라!”
일단 정비대대 대대장은 이곳에 온 자기의 대대 중 1개 중대가 전투장 후방에 남아 크라우프를 비롯한 전투 부대를 지원하겠다고 말해 주었다.
“감사합니다.”
크라우프는 정비대대 대대장의 호의와 자원해서 남겠다는 1개 정비중대 대원들의 마음에 고개숙여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생각 같아서는 되돌려 보내고 싶었지만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돌아가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했다.
크라우프는 보급과 정비를 서두르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현재 파츠 베이스군의 움직임을 최대한 많이 파악하기 위해서 무척 애쓰고 있었다.
12시 정각 장거리 통신으로 연결된 렘셰이드기지의 도리안 준장은 화면으로 보기에도 무척이나 초췌한 모습이었다. 그는 많은 지원을 해 줄 수는 없으니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늦어도 20일까지만 버티면 많은 지원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알겠습니다. 각하!”
크라우프는 그도 무척이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로 말을 해준 것만 해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통신을 끝내고 잠시 자리에 앉아 있으려니 시에나가 지휘부 막사쪽으로 걸어 들어왔다. 손에는 전투식량 봉지를 두개 들고 있었다.
“먹어!”
그중 하나를 덥석 크라우프의 앞에다 내밀었다. 상사 계급장을 달고 있는 그녀였지만 대대장의 공식적인 애인이었으니 이렇게 행동한다고 해서 아무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은 없었다.
“별로 입맛이 없는데?”
크라우프가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자 그녀는 먹어두라고 하면서
“거의 식사도 거른다는 거 알고 있어! 나 걱정하게 할꺼야? 나 팔아파!”
시에나의 볼멘 얼굴에 크라우프는 피식 웃으면서 전투식량을 받아 들었다. 그녀의 배려가 참으로 고맙게 느껴졌다. 전투식량은 방금 데운 것처럼 따뜻했다. 쇠고기와 각종 야채를 뒤섞어 식용유로 볶은 쌀밥이었다. 이것을 보니 조금 입맛이 돌았다. 그러고 보니 시에나가 갑자기 이곳에 찾아 온 것이 궁금했다. 그녀는 지위도 낮고 해서 거의 지휘부에 모습을 드러낼 사람이 아니었다. 누구에게서 말을 들었든 그렇지 않든지 자신을 걱정해서 일부러 이곳까지 찾아 왔다는 생각에 고마움을 느끼며 전투식량을 맛있게 먹었다.
그의 앞에 앉아 시에나도 나란히 전투식량을 입안에 흘려 넣었다. 피곤함 때문에 먹은 것의 맛이 어떤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크라우프가 하나를 모두 비우자 그녀는 빙긋 웃으며 고맙다는 말을 했다. 크라우프는 그녀의 말에 쑥쓰러운 듯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고맙기는······오히려 내가 시에나한테 걱정 끼쳐서 미안한데······”
연인들끼리 잠시 자리에 앉아 말을 나누기도 전에 쉐프턴 중위가 안으로 들어왔다.
“대대장님!”
중위가 경례를 올리면서 무엇인가 보고하려 하다가 시에나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잠시 머뭇거렸다. 즉시 시에나는 이만 돌아가 보겠다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무슨 일인가?”
아쉬움 때문인지 낮고 강렬한 어조로 크라우프가 물어왔다. 쉐프턴 중위는 순간 움찔 놀랐지만 이내 정색을 하고는 자신이 보고하려던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했다.
“셰어필드기지에서부터 서북부 붉은 강 지역으로 향하고 있던 부대 중 일부가 현재 우리가 주둔하고 있는 이곳 구릉지대로 이동중에 있는 것이 포착되었다는 보고입니다.”
쉐프턴 중위의 보고에 크라우프는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물었다.
“병력 규모는 파악 되었나?”
“자세히는 모르겠답니다. 그렇지만 대략······200대는 넘지 않는 것 같다고 합니다.”
생각외로 적은 숫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들은 약 500대 정도의 바리스타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정도의 전력을 자신들 쪽으로 되돌린다는 것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적에게 그 만큼 예비병력이 없다는 걸까?’
현재 허버크 대령의 부대가 북상중에 있었고, 이에 대응하는 파츠 베이스군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단지 방어에만 전념하고 있는 상태라고 보고 받았었다.
“알겠네······수고했네······”
쉐프턴 중위가 경례를 올리고 되돌아 나갔고 크라우프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렇지만 문제로군······’
크라우프는 건조한 날씨 때문에 자꾸 침이 마르는 입술을 한번 빨면서 지휘막사 안에 있는 생수병에서 물을 한컵 따라 마셨다.
“무슨 의도인 거지?”
그로서는 쉽게 이해되지 않은 파츠 베이스군의 행동이었다. 허버크 대령이 드디어 북상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가 그 동안 단순히 방어에만 치중하고 있던 것에서 벗어나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에서 볼때 상황이 급변하게 된 것이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면 무언가 대대적인 병력의 이동이 포착되었어야 했다.만약 자신이 적의 지휘관이라고 한다면 엠더광산쪽으로 많은 병력을 보낼 것이다. 그래서 에이센군의 작전에 최대한 지장을 주려 들 것이다.
‘그렇지만······’
잠시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던 그는 순간 흠칫 놀랐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져 옴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이레아를 불러!”
통신병에게 직할 중대장을 호출하도록 지시한 그는 의논 상대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쉽게 결론을 내리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10분 정도 뒤에 다이레아가 지휘 막사로 찾아 들어왔다. 그녀는 잠시 잠자고 있었던 듯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미안하네······”
약간은 가라앉아 있는 목소리에 크라우프는 진정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렇게 대답해 주면서 잠시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그녀가 자리에 앉자 현재 자신이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을 설명해 주었고, 혹시 적이 이렇게 움직이지 않겠냐고 의견을 물어 보았다.
깜빡 졸고 있다가 무슨 큰일이라도 벌어진 것으로 알고 황급히 달려온 다이레아는, 기분도 별로고 해서 처음에는 별로 진지하게 듣고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의 예상을 듣고 나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피로했지만 나름대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던 그녀의 두뇌는 크라우프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 결론을 내렸다.
“제 생각도 그렇게 될 것 같기는 합니다······이 전의 상황을 본다면······아군으로서는 오히려 위기를 조장한 분위기 같았습니다······파츠 베이스군은 아마도 이 점을 정확히 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다이레아는 조금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녀의 목이 잠겨있어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지만 진지한 얼굴로 대대장을 바라보았다.
“처음에 노렸던 것이 아마도······엠더 광산에서의 병력이 추가적으로 투입되지 않음을 예상해······아군의 철저한 고립과 사기저하를 노렸을 것 같습니다. 장시간 적진에 고립되어 버리면······아무리 보급물자가 많다고 해도 병사들의 사기 저하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그렇지만 엠더 광산쪽에서의 병력 저자에 실패하게 되니, 아마도······제 예상도 대대장님과 마찬가지로 같습니다.”
다이레아는 조금 으쓱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녀는 생각보다 꽤나 어려운 싸움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에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다이레아의 말을 들은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파츠 베이스군이 현재 아군의 북상을 방조하는 것은 보다 쉽게 아군을 무너 뜨리기 위함일 것 같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려운 전투가 되겠군······”
그가 다음 말을 이으려 할 때 종군기자인 벨로스대위가 지휘부 막사안으로 들어왔다. 그를 본 크라우프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대위를 불렀다.
“작전을 취재할 생각은 없습니다.”
정색을 하는 종군기자에 크라우프는 그런 것 아니라고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