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1
비록 에이센이 광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고, 발바이스와 파츠 베이스를 양쪽에 두고 군사력을 양분해 배치하고 있었지만, 경제력의 규모나 인구의 비율에서 양국을 넘어서고 있었다. 독립전쟁 당시 에이센은 3번에 걸쳐 진행되었던 파츠 베이스와 에이센간의 로이드강화 조약을 우습게 위반했었다. 결국 하만 바이파를 무너뜨리고 에르바까지 밀고 들어왔던 것이다.
마지막에는 국방장관 백효연 대원수가 직접 함대를 이끌고 공격해 들어왔던 에이센군을 맞서 싸웠지만, 그녀는 장렬하게 전사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양측은 더 이상 전쟁을 계속할 여력이 없었다. 에이센은 그 전에도 20년 가까이 바르디아라고 하는 강대한 적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쳐왔기 때문에 지칠대로 지쳐 있었던 것이다. 에이센도 기진맥진한 상태였고 파츠 베이스도 백효연 대원수를 잃게 된 이상 더이상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군의 최고 통수권자를 잃게 되고 군을 이끌 2인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양측은 에르바를 에이센에 양도하고 그 이후의 주역을 파츠 베이스의 영역으로 하는 평화조약을 맺었던 것이다. 비록 그 이후 여러가지 국경분쟁의 소지를 안겨 놓은 조약이었지만, 그 조약덕에 지금까지 십수년간 대규모의 전쟁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에이센군은 이제 다시금 그 국력을 시험해 보려 하고 있었다. 국지적인 도발을 일으켜 상대의 전력을 탐색하는 것이었다.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암브로이즈 원수는 굳은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해!”
파츠 베이스는 에이센 못지않게 막대한 정보력을 동원해 에이센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적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예측대로 에이센군이 이동해 온다면 15일 이내에 첫공격을 가해올 것이 분명했다. 가정되는 첫 타격은 5월 10일 전후가 될 것이다. 에이센도 이 정도는 예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도 단단하게 준비를 해 올 것은 자명한 사실인 것이다.
“준비가 부족해. 준비가!”
그렇지만 에이센군에게 자신들의 대비가 부족하도록 보이게 하기 위해서 암브로이즈 원수는 최일선 부대에게는 에이센군의 훈련을 빌미로 경계태세를 갖추도록 하고, 후방부대는 병사들의 외출 및 외박을 평소처럼 허용하도록 하게 했다. 그러면서도 뒤로는 군수물자 점검을 빌미로 물자확보를 지시했던 것이다.
“15일이라……”
짧게 혀를 차는 암브로이즈 원수였다. 이런 그의 행동은 기분이 매우 좋기 못할 때 자주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주위에 있던 참모들의 행동이 조심스러워 졌다.
“적들도 우리를 보고 있을 것이다.”
항주도를 내려보고 있던 암브로이즈 원수는 순간 유케울의 주역을 평면도로 펼쳐 보이도록 하면서 무릎을 치며 일어섰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크게 외쳤다.
“이거다!”
하만 바이파를 출발한지 3일째 되던 날인 28일 09시 40분 2만척의 함대에 소속된 에이센군 장병들은 자신들이 로이드로 향하고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자신들의 사령관인 미하엘 페코 중장의 연설을 통해서였다.
“……제군들도 알게 되었다시피 우리들은 로이드로 훈련차 항해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은 파츠 베이스의 최전선 사령부가 있는 유케울을 공격하러 가는 중이다!”
지휘관이 연설할 때에는 모든 장병이 기립해야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모두 부동자세로 기립해 있는 중에도 웅성이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중요 관제요원들도 시선은 계기판을 향해 있었지만 페코 중장의 파츠 베이스와 전쟁을 벌이러 간다는 내용의 연설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군요.”
내무실에서 중대장 이하 전원이 기립해서 연설을 듣는 중에 폴릭 준위가 그렇게 말했다.
“조용히!”
슈레이의 말에 폴릭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약간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전쟁이라……젠장할 일이군!”
중대장인 크라우프는 직속소대의 소대장을 이번에 준위에서 소위로 승진한 알리시나 엘자 뢰싱에게 맡겼다. 동기생들인 데다 남자들은 성격이 강해서 서로 티격태격하는 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차분한 편인 알리시나가 소대장을 맡도록 하게했던 것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조국애와 용기, 그리고 희생이다. 모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이상!”
페코 중장의 연설이 끝나고 크라우프는 자리에 앉았다.
“전쟁이군요.”
질리아의 걱정에 하는 수 없지 않으냐고 했다.
“싸우라고 한다면 싸워야지!”
슈레이의 대답에 크라우프는 자신의 갈색 머리카락을 한번 손으로 쓸어 넘겼다. 그리고 나서 다리를 곧게 뻗었다. 이들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인가 싶었다. 적어도 시에나만큼은 살아 남도록 하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자기가 지휘관으로서는 자질부족이라 싶었지만, 적어도 그러고 싶었던 것이다. 자신의 이기심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약간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
파츠 베이스제국력 08년 4월 29일 유케울에서는 군수지휘 능력평가가 실시되고 있었다. 에이센군의 군사훈련에 대응해 최전방 함대에는 비상 경계태세가 실시되었고, 후방함대는 군수물자를 점고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충하도록 하는 시정 조치가 시행되었다. 단순하게 군수물자 보유현황 파악 및 각 함대의 물자관리에 보다 신경쓰도록 하는 것이었다. 평시 군사행동이었던 것이다.
‘전쟁이 다시 벌어 지려나?’
숙소의 앞쪽에 펼쳐진 도로상으로 군수물자를 실은 수송트럭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한참을 보고 있던 아담 조슈아 디제 중위는 짧게 혀를 찾다. 그리고 바리스타들이 새롭게 공급되고 탄약이 보충되는 등 전시 편제 체제로 갖추어 지는 것을 지켜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비록 이번의 조치들이 평시상황에서도 충분하게 벌어질 수 있는 것이었지만 왠지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최고 지휘관들의 지시사항에서도 상당부분 전쟁을 암시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렇지만 병사들의 경우 대부분의 주말 외출, 외박이 허용 되었다. 단순하게 병사들에게는 에이센군이 대규모의 훈련에 돌입했으니, 그것에 대응한다는 개념으로 보이도록 하게 하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훈련이나 다른 것들을 볼 때 그렇지는 않아 보였다.
“뭘 그렇게 생각하나?”
셀리더 아르코 중위가 다가오면서 그렇게 물었다. 아담은 뒤돌아 보면서 거구의 흑인 사내의 말에 약간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에이센놈들이 다시 쳐들어 올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에이센놈들이? 쳐들어 오면 맞아 싸우면 되는 것 아닌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는 아르코였다.
“그렇기야 하네……”
자신과 같은 병사들은 다른 것을 생각할 이유는 없었다. 적이 온다면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서 맞서 싸우면 충분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최근의 강화된 훈련을 떠올렸다.
“아참 이번 주말에 뭐해? 2일날 말이야……이번에 괜찮은 여자 만났는데 같이 만나지 않겠어? 친구 데리고 나오라고 하면 될 것이니까.”
아르코의 물음에 아담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뭐 싫다면 관두고. 그렇지만 전쟁나서 여자도 못만나 보고 죽을 수는 없지 않냐?”
그의 물음에 아담은 피식 웃었다.
“좋아, 그럼 네 말대로 하지……하지만 전쟁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태평스레 여자나 만나도 될까?”
아담의 질문에 아르코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전쟁이 벌어지면 어느 시간에 여자 만나냐? 그 전에 할 수 있으면 해 둬야지!”
그렇게 둘은 주말에 같이 외출하기로 약속을 했다. 아르코가 자신의 어깨를 툭치며 스쳐 지나갔고 아담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팔장을 낀채로 서 있었다. 그리고 문득 엘레비아의 생각이 났다.
‘남자…..있으려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싶었다. 남녀가 서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지내다 보면 그런 미인이 혼자 있을 리는 없을 것이다.
“하기야……”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깨달은 아담은 순간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즐길 권리가 있었고 서로의 의사에 의해 같이 만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여자친구도 아닌데 싶었다. 아담도 이제까지 여자친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왠지 아쉽다는 생각에 약간 고개를 앞으로 숙였다.
“쩝!”
입맛을 한번 다신 다음 그녀가 잘 넘어오지 않을 것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집착하나 싶었다. 무엇인가 다른 사람들과는 좀 달라 보였다.
그때 계단위로 엘레비아가 올라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담을 보자 약간 멈칫하는 듯 하더나 애써 태연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옮겨 왔다. 아담은 그녀를 보며 군복보다 어디 드레스라도 입고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번 주말에 약속 있어?”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물었을 때 아담 자신도 놀랐다.
“네?”
엘레비아의 눈이 크게 떠졌다. 아담은 순간 심장이 터질 것같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로 왜 그렇게 말을 꺼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곧바로 말을 이었다.
“아니, 이번에 파일럿들 외출이잖아……약속 없으면 같이 나갔으면 해서……”
“데이트 신청인가요?”
엘레비아는 의외로 웃는 얼굴로 대답해 주었다. 아담은 순간 가슴이 뛰었다.
“그런데 저는 가족들이 면회 오거든요……죄송하네요.”
그녀는 정말로 미안한 얼굴로 대답을 해 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담은 알겠다고 했다. 얼굴이 붉어지고 있었지만 엘레비아는 그런 모습이 더 귀엽게 보이는 것 같았다.
“가족들이라……부모님?”
아담은 자연스럽게 그렇게 물었다. 잘 아는 사이도 아니기 때문에 묻는 것은 실례지만 엘레비아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네……부모님하고 오빠, 그리고 동생요……”
“좋겠네……”
“네에!”
약간 말끝을 흐린 아담을 엘레비아는 알아치리지 못했다. 그들은 그런 다음에 엷은 표정으로 웃음을 지어 보여주었다. 그리고 둘은 다시 반대방향으로 몸을 움직였다.
전장으로 향하게 되는 병사들은 크게 불안해하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내놓고 불안함을 표시하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그래도 대규모의 전쟁이 될 것이라는 것에 무척이나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병사들이 부모들이 전쟁에 참가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부모님들 때에도 징병제가 현재와 같이 광범위 했기 때문에 양친 모두 군경험자들인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제 그들의 아이들 또한 군인이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자신들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곳으로 달려 가고 있었다.
알프레드 토마 중령은 병사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입밖에 내지는 않고 있었지만 병사들 대부분 전쟁터에 나간다는 것이 참으로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욱……”
그는 우주 전함의 좁은 복도를 따라 걸으며 경례를 올리는 수병들에게 일일이 답례를 해 주면서 자신의 방으로 걸어 들어왔다. 우주전함의 내부는 하나의 콜로니와 마찬가지였다. 완벽하게 밀폐된 공간에서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렇지만 각 부서별로 나누어져 있었기 때문에 식당이나 휴게실 이외에 타 부서소속의 사람들끼리 부딪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좁은 복도들이 연이어 이어져 있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길을 잃고 헤메는 수도 있었다. 그런때를 대비해서 각 지점마다 현재 위치를 표시해주고 있는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또한 보다 넓은 통로에는 많은 전기 자동차들이 운행되고 있었다. 이 전함의 안에서 통상적으로 운행되는 전기 자동차는 120대 정도 되었고, 1개의 전함은 어지간한 중소도시의 인구 규모에 걸맞는 시설과 자동차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수많은 전투장비들로 가득 무장한 채 전함은 인간이 정한 좌표의 계산대로 공간을 헤쳐 나가고 있었다.
“아? 대대장님! 기립!”
토마 중령이 자신의 방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 복도의 중간에 있는 휴게실에서 그의 휘하 중대장 몇몇이 모여 담소를 나누다가 그를 보자 일어섰다. 그는 손을 들어 앉으라고 했다. 그대로 지나쳐 버리려 했으나 그 자리에 앉아 있던 아세라가 불렀다.
“대대장님. 괜찮으시다면……음료수라도 한잔 하시고 가시죠?”
아세라의 말에 그는 피식 웃으면서 잠깐 생각을 해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리에 앉았다.
그는 탄산 보리음료를 빼서 자리에 앉았다. 맥주 마시는 셈치고 이것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고 토마 중령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그는 음료수를 한모금 마셨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이 아주 좋았다. 그 자리에 있던 중대장들은 아세라와 페넬로페, 그리고 3중대와 4중대장이었다. 네사람만 대화를 나누던 것으로 보아 오래앉아 있을 자리는 아니라 싶었다.
“대대장님은 올해 36살이시죠?”
“응? 아, 그렇네……”
중대장중 한명이 물었다.
“그건 왜 묻나?”
“아? 아니……전투를 여러번 경험하셨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어떨까 싶어서요.”
“음……”
토마중령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내 임무는 자네들을 이끌고 전장에 나가서 효율적으로 싸우는 것이네. 우리는 함대 사령부 직할부대이니……분명 가장 어려울 때 투입될 것이고, 여기의 파일럿들 대부분 전투참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네. 사령부에서 요긴하게 생각하고 있을 터인데……잘 싸워주기 바래!”
“네……”
아세라가 약간 웃음띈얼굴로 그렇게 대답했다. 젊고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아마 어머니가 예비역 대장일 것이다. 에이센군 역사상 최연소 장군승진 기록을 갈아치운 우수한 군인이었다. 지금까지 군에 남아 있었다고 한다면 군관구 사령관을 역임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출세가도를 달리다가 돌연 35세에 우주공격군 부사령관직을 내놓고 사직해 예편해 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두 딸은 이렇게 군인이 되어 전쟁터로 향해 나가고 있었다. 같은 나이였을 때 둘의 어머니는 대령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그 차이가 무척이나 컸지만 지금과 그때는 사정이 많이 달랐던 것이다.
“아참, 대대장님은 결혼 하셨나요?”
페넬로페가 매우 개인적인 질문을 던져왔다. 실례인 것이었지만 토마 중령은 화를 내지는 않았다. 그는 핏 웃으면서 농담조로 말을 건넸다. 상대가 자기와 보다 친숙해 지고 싶어하는 것을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했다고 한다면 우르반중위가 결혼해 줄려구?”
페넬로페는 대대장의 짓굿은 말에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얼굴이 약간 붉어진 페넬로페였다. 토마중령은 하핫 웃으면서
“결혼했지……딸이 하나 있는데……못본지 3년 됐다……많이 찾을 텐데……”
“결혼하신지 꽤 되셨나 봅니다?”
3중대장의 물음에 토마중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10년째야. 딸은 5살이지……”
짧게 한숨을 내쉰 중령은 음료수를 단숨에 들이키면서
“전쟁에서 죽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
“네! 알겠습니다.”
대대장은 자리에서 일어섰고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사람들을 손을 들어 그냥 있으라고 한 다음 자신의 방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뒤를 지켜보고 있던 중대장은들은 별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평소에 어려워 보이던 토마 중령이었지만 이렇게 대화를 나눠보니 중령도 한 사람의 인간이었던 것이다.
파츠 베이스제국력 08년 5월 1일 10시 10분 기지의 정문을 향해 걷고 있던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 소위는 왜 이렇게 면회소가 먼 것인지 짜증부터 났다. 그렇지만 발걸음은 더할 수 없이 가벼웠다.
면회소에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엘레비아는 면회소 안으로 들어갔고 그 안에서 어렵지 않게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고생 많지?”
고급 군복차림에 금발의 키가 휜칠한 젊은 청년이 말을 걸어왔고, 엘레비아는 그에게 다가가 그의 품에 안겼다.
“오빠! 오랬만이야!”
“많이 예뻐 졌구나!”
금발의 청년은 엷게 웃어 보여주고 있었다.
“응……”
그 뒤에서 부모님들도 서 있었고 갈색 머리의 여동생도 있었다.
“정말로 오랬만이네요!”
그들은 테이블 하나를 잡고 앉았고 중좌인 오빠를 바라보면서 엘레비아는 엷게 웃음을 지었다.
“승진했네! 늦었지만 축하해! 오빠!”
“응……네가 어엿하게 군인이 되니 참으로 다행이다. 얼굴도 밝고……”
중령인 오빠는 하핫 웃었다.
“이번에는 어디로 배치돼?”
“응……여기로. 함대 작전참모로……28살에 중좌면 무척 빠른 거지?”
“우와! 대단하다.”
엘레비아는 입술을 한번 빨았다. 옆에 있던 어머니가 기뻐하면서
“래리가 이번에 네가 있는 곳으로 오고 싶다고 그랬다고 하는구나!”
“정말로 대단했다!”
그녀는 친오빠가 작전참모로서 유케울의 함대에 배속되었다는 것이 참으로 기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앞에 놓여져 있는 치킨조각과 여러가지 음식들을 입안에 넣었다.
“천천히 좀 먹어라! 살찌면 어떻게 시집갈려구?”
래리의 말에 엘레비아는 입을 삐쭉 내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