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15
그는 자신의 눈앞에 있던 그 에이스 파일럿을 과감히 포기했다. 개인적인 승부야 어찌 되었든 지금은 부대의 붕괴를 막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셀리더 아르코 대위는 07시 22분 엘레비아가 전진해 들어가고 있던 곳이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하자 직할 중대를 그곳으로 투입했다.
적의 강력한 공격이 계속되는 지점에서 아르코대위는 17대의 바리스타를 선두로 내세워 돌파해 들어가도록 했지만, 몇 대 안되는 에이센군 바리스타에 걸려 5개나 파괴되자 적지 않게 당혹스러웠다. 겨우 자카운 2대에게 3분 남짓 지체하면서 5대가 파괴되자 보다못한 아르코대위는 자신의 성격대로 직할 소대와 함께 공격의 선두에 섰다.
상대도 곧바로 병력을 보강하고 반격에 나섰다. 양측은 치열하게 빔 라이플을 교환했다. 엘윈 몇 대가 맞아 쓰러졌고, 자카운도 2, 3대가 빔에 맞아 폭발을 일으켰다. 아르코 대위가 다시 한번 라이플을 발사해 넣었을 때 상대는 오히려 역으로 돌진해 들어오고 있었다. 사격전을 벌이고 있던 적기들 중 2대가 거의 동시에 뛰어 나와 빔을 발사하면서 돌진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녀석들!”
아르코 대위와 휘하 소대원들이 그 2대를 노려 연속해서 라이플을 발사해 넣었지만, 뜻밖에도 상대는 그 집중공격을 피해 내면서 반격을 가했다. 그들은 정확하게 라이플을 사격하면서 정지한 상태에서 사격을 가하고 있던 엘윈들을 명중시켰다.
2기의 엘윈이 거의 동시에 파괴되었고, 다시 자신의 옆에 있던 기체가 파괴되는 것에 깜짝 놀란 대위가 순간적으로 방패로 바디를 보호했다. 정확하게 방패에 빔이 날아와 명중되었다. 에너지 부하를 견디지 못한 방패가 폭발하면서 날아가 버렸다.
“젠장!”
대위는 재빨리 기체를 위치 이동시키면서 마주 공격해 나온 적기를 향해서 빔을 연사해 넣었다. 하지만 상대는 자신의 공격을 회피하면서 집요하게 반격을 가해왔다.
“이런!”
자신을 향해 정확하게 날아 들어오는 빔을 간심히 피해 낸 그는 다시 자신을 향해 라이플을 발사해 넣은 적기를 향해 반격을 가했다. 하지만 상대는 방패로 빔을 난반사 시키면서 계속해서 빔을 쏘아왔다. 아르코 대위는 다시 한번 빔이 옆으로 스쳐 나오는 것을 피해 냈다.
“웃!”
다음에 들어온 공격은 연속해서 들어온 두 번의 사격이었다. 이것을 모두 피해낸 그였지만 세 번째 빔을 피해 낼 수 없었다. 아르코 대위의 기체 하복부쪽이 빔에 관통되어 버렸다. 아르코대위는 그 순간 자신이 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엘레비아가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얼굴이 떠올랐다. 그녀의 아마색 머리카락이 자신의 누이와 닮았다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폭발과 함께 모든 것이 사라져 버렸다.
07시 30분 전투는 뜻밖에도 파츠 베이스군이 우왕자왕하기 시작하면서 병력적으로 열세인 에이센군이 우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적들은 처음에는 격렬하게 저항하더니 나중에는 제대로 부대를 수습하지 못했다. 어떤 부대는 후퇴를 시작하고 다른 부대는 그대로 남아 저항하고 등 혼란스런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에는 43분경에는 모든 전력을 급속히 후퇴시켰다. 병력적으로 열세인 크라우프는 부대를 전진시키지 않고 현재 상태를 수습하도록 지시하면서 적의 갑작스러운 혼란과 후퇴에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째서?’
의아했지만 일단 파손된 기체에서 아군을 구출하고 후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대충 피해를 환산해 보니 자카운은 30대 정도가 파괴되었고, 적기는 약 60대 가량을 파괴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부상자 구조를 서둘러!”
그는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시리나 마커스 중위에게 중대를 수습해 파츠 베이스군의 움직임을 감시하라고 지시했다.
“포로들을 잡을 여유는 없다. 아군만 구조해서 철수한다.”
적의 응원군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니 만큼, 적의 부상자나 포로를 한가하게 챙길 여유따위 존재하지 않았다. 전장에 흩어진 아군 기체들 중에서 직격해서 파괴되지 않은 바리스타만 수습하도록 지시했다. 크라우프는 주변에서 흩어져 불타고 있는 바리스타들의 잔해들을 바라보며 잠시 눈을 감았다. 이것들 모두에 한명씩 사람이 탑승해 있었다. 어떤 사람은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이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탈출장치가 고장나 밖으로 나오지 못해 미처 구조되지 못하고 그대로 통닭구이가 되어 버렸을지 모른다.
‘치······’
크라우프는 잠시 눈을 감으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계속해서 포위망안의 에이센군을 공격하도록 지시내리고 있던 다니엘 카이저 대좌는, 전투상황이 예정대로 움직이고 있자 기쁜 마음에 싱글거리며 오렌지쥬스와 호밀빵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입맛이 별로 없어 오렌지쥬스와 호밀빵만으로 허기를 해결했다. 며칠째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으니 입맛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08시 정각 계속된 보고서만 주워 나르고 있던 통신장교는 자신이 카이저 대좌에게 단단히 미움이 박혔을 것이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지만, 자신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는 않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처럼 굳은 표정으로 통신 전문을 가져와 아침 식사를 하고 있던 카이저 대좌에게 경례를 올리고 보고서를 내밀었다. 그동안은 계속된 전투 승리보고에 기분 좋아 있던 그였지만, 이 보고서를 보자마자 눈이 크게 떠졌다. 그의 입안에는 호밀빵과 오렌지 쥬스가 뒤섞여 씹고 있던 것이 있었다. 크게 놀란 카이저 대좌는 씹고 있던 것을 왼손에 뱉어 내면서 잠시 숨을 골랐다.
“셀리더 아르코 대위가 전사했고 그의 대대가 패배했단 말인가?”
보고 전문의 내용에 카이저 대좌는 하핫 웃으며
“에이센놈들에게도 대단한 녀석들이 있군! 어쩌다가 아르코 대위가 전사했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젓던 대좌는 알겠다고 하면서
“대위를 잃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는 즉시 부대를 교체시키도록 지시했다.
대좌로서는 에이센군 모두를 완전히 포위망 속에 가둬 쓸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3번에 걸친 견제부대가 엠더방면의 에이센군에게 모두 패배하게 된 이상 더이상 그쪽으로 병력을 보내 줄 여유가 부족했다. 현재 고립되어 있던 에이센군은 몇대 보유하고 있지 않던 지상 공격기마저 출격 시키면서 탈출로를 확보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사방에서 아군이 공격해 들어가고 있었지만 적들은 계속 북상하고 있었다. 카이저 대좌는 잠시 숨을 골랐다. 대좌는 전부대를 집결시켜 선두에 섰던 일부의 에이센군 병력은 놓친다 해도 후속하고 있는 많은 병력들은 그대로 보내 줄 수 없다고 하면서, 방어선에 있던 병력을 재집결시켜 에이센군의 측면을 돌파해 버리겠다고 했다.
“계속해서 치고 빠지는 식으로 적 병력을 혼란시켜도록 지시하게! 곧 나도 가겠다.”
남아 있던 오렌지 쥬스를 단숨에 들이켜 마신 대좌는 즉시 지휘부를 빠져 나갔다.
10시 40분 엘레비아는 패전 부대를 수습하고 있었다. 그녀는 셀리더 아르코 대위가 전사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파츠 베이스군의 에이스중 하나였던 그가 그렇게 간단히 전사해 버렸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젠장할······’
중대장들 중에서 가장 군번이 빨랐던 올해 26세의 중위가 임시로 대대장을 맡았다. 그는 이 상태로는 더 이상 공격할 수 없으니 부대를 재정비해 일단 적의 공격에 대비하자고 하면서 후퇴해온 낮은 구릉지대에서 쉽게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엘레비아를 비참하게 만든것은 아르코 대위의 전사소식이 아니었다. 자신이 지휘하고 있던 중대 바리스타 40기 중에서 생환한 기체가 23기빡에 되지 안흔다는 사실이었다. 무려 절반가량을 한번의 전투에서 잃어 버리게 된 것이다.
‘망할······망할······’
계속해서 자신을 책망하면서 죽어 버린 대대장이나 돌아오지 못한 자신의 중대원들을 생각했다. 이들이 자신의 잘못 때문에 죽게 된 것 같았다.
‘나 자신이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엘레비아는 지휘관으로서 살아남은 부하들을 다독여 주고 수고 했다고 말해 주고는 자신의 기체로 돌아왔다.
그녀는 콕핏에 들어가지 않고 엘윈의 발아래 흙바닥에 앉아 하늘을 올려 보았다. 지금은 낮이 긴 때라서 태양은 이미 하늘로 솟아 있는 상태였다. 엘레비아는 너무나도 강렬하게 빛나고 있는 태양이 너무나도 뜨겁게 느껴졌다.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들 중에서 적어도 남에게 명령을 할 수 있었던 입장에 있던 그녀로서는 자신 때문에 죽게 된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며, 슬픔을 느끼고 있었다. 자기 자신의 무능함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 그녀의 마음을 더더욱 아프게 했다. ‘이번에도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이를······살리지 못했습니다······’
신을 믿지 않고 있는 그녀였지만 자신들이 전투를 벌이고 후퇴해 왔던 방향으로 양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왼손을 왼쪽 무릎 위에 얹고 오른손으로 왼쪽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깊숙하게 허리를 숙였다. 이 동작은 신족이 상대에 경의를 표할 때 취하는 동작이었다.
‘이 전투에서 목숨을 마친 수많은 사람들과, 나의 지휘 때문에 죽게 된 많은 사람들의 용기에······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나의 무능함 때문에 죽게 된 사람들께 사죄드립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니고 그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지만, 엘레비아 자신은 그 스스로 이들에게 경의와 용서를 빌었다. 이렇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뭐하시는 일인가?”
그때 그녀의 뒤쪽에서 누군가 다가와 물었다.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선 엘레비아는 상대가 동료 중대장이자 무슨 일이냐고 반문했다.
“아니······별 다른 것이 아니고······뭐하고 잇던 건가?”
그의 물음에 엘레비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면서 흘러 내리고 있던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 내었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는 잠시 말없이 엘레비아를 바라보고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
아뒤쥔장 : “어라? 인물설정중이냐?”
작 가 : “어….”
아뒤쥔장 : “yaiddasya님 떠난거 아니던데? 다시 보이더라?”
작 가 : (잠시 아뒤쥔장을 보며 멍하니 있더니, 갑자기 BackSpace를 마구 누르기 시작한다)
아뒤쥔장 : “······뭐하냐?”
작 가 : “캐릭 삭제해······”
아뒤쥔장 : “음…그려? ······아, 그 새로 만들었다던 캐릭? 하긴 복귀했으니 지워뿌러~”
작 가 : “그러고 있어······어차 다 지웠다······”
……글을 올리기전 퇴근한 바로 뒤의 상황이었습니다…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40…
yaiddasya님 반갑습니다. 마르두크님, 酒虎님, 엘츠님, 정민철님, 프리맨님, 피르다룬님도요…^_^)/
그리고 읽어 주시는 여러 독자분들…감사합니다…더욱 절단신공을 연마하도록 하겠습…퍼억~!!!!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15일 02시 17분 다니엘 허버크 대령이 지휘하는 부대의 가장 선두 부분이 크라우프 부대와 접촉할 수 있었다. 바리스타 40여대와 장갑차 30대 가량으로 구성된 병력이었다.
그 뒤를 따라 계속해서 병력들이 밀려 올라왔다. 05시가 다 되었을 때에는 500대 이상의 바리스타와 100대 가량의 전차, 300대 정도의 장갑차와 수송트럭들이 무사히 크라우프가 수비하고 있던 쪽으로 탈출 할 수 있었다.
탈출해 오고 있던 이들 모두 크라우프가 제대로 호응을 해주지 않았다고 투덜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크라우프가 탈출로를 뚫어놓은 구릉지대의 곳곳에 흩어져 있는 파괴된 엘윈과 자카운들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이동할 뿐이었다.
크라우프는 충분한 병력이 모아졌다 생각되자 후방에서 부대를 재편성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좀더 많은 아군의 탈출을 돕기 위해 부대를 다시 전진시키려 했다. 그렇지만 크가 부대의 편성을 막 끝냈을 때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부대와 전차 부대가 아군의 측면을 비스듬하게 찔러 들어오고 있는 것이 정찰부대에게 포착되었다.
탈출로의 주위는 다시 전장으로 변해 버렸다. 파츠 베이스군은 전력을 기울여 자신들을 공격해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크라우프들도 이들에 맞서 열심히 대항했다.
탈출해 왔던 바리스타와 전차들 중에서 도움을 주겠다며 자발적으로 전투에 참가하는 이들이 늘어나 부족했던 전력이 대폭적으로 향상 되었다.
06시 정각 그동안 대기 상태에 있던 수송기가 전투가 다시 벌어지자 다급히 부상자들을 싣고 엠더를 향해 출발했다. 엠더에서도 보급물자를 적재한 수송기가 출발할 것이라는 통신이 들어왔다.
크라우프의 대대는 전력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있었기 때문에 최전선에 나서지 않고 이때까지도 계속해서 후퇴하고 있는 아군을 유도하고 부상자들을 나르는 것을 돕고 있었다.
지휘관으로서 렘셰이드 기지에 계속해서 현재상황을 보고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요청했다. 그렇지만 제대로된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망할!’
아군의 병력이 패잔병을 수습해 어느정도 보강되었다고는 해도 파츠 베이스군의 병력이 보다 더 막강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전투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었다.
08시 30분까지 2시간 30분 가량 전투가 쉴사이 없이 벌어졌다. 에이센과 파츠 베이스군 모두 접근전을 회피하면서 사격전 만으로 전투를 계속하려 하니 쉽게 승부가 결정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금 후퇴중인 아군 부대가 파츠 베이스군 후방에 출현하자 적들은 썰물 빠지듯 일제히 셰어필드 기지쪽으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09시까지 1,000대 가량의 바리스타와 500대 이상의 전차들이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나머지 전력은 파츠 베이스군 주력 부대에 퇴로를 차단당해 옴쌀달싹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거야!”
크라우프는 탈출한 1,000대 가량의 바리스타들과 자신의 지휘하에 있던 500대가 채 되지 못하는 바리스타들의 재편성을 서둘렀다. 하지만 미처 재편성을 마치기도 전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주둔지역의 우측면으로부터 다시금 많은 수의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를 꼼짝도 못하게 할 셈인가?’
허버크 대령이 지휘하는 본진은 파츠 베이스군 주력부대의 포위망에 걸려들어 퇴로를 차단당한 채 필사의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09시 10분부터는 셰어필드 기지쪽에서 크라우프의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지역까지 대지포격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주변으로 엘윈들이 출현해 계속해 공격을 가해왔다.
“이거야······”
적들이 크라우프들에게 끊임없이 공격을 가해오다 보니 행동에 많은 제약을 받았다. 크라우프로서는 위기에 빠진 아군을 구원하기 위해 무척이나 애를 썼지만 그것이 쉽지 않앗다.
10시 30분경 크라우프는 주변에서 계속해서 공격해 들어오는 파츠 베이스군에 대항해 현재 위치하고 있는 구릉지대에 구축된 진지에 500대의 바리스타와 전차들로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긁어 모을 수 있었던 바리스타 1,000기 정도로 고립되어 있는 아군의 구출에 나서기로 했다.
“알겠나! 절대로 멈추지 말고 적의 저지선을 돌파해 내는 거다!”
갑작스럽게 긁어 모은 부대였기 때문에 크라우프로서는 자신을 따라 아군을 구출하겠다는 파일럿들에게 이렇게 설명해 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작전은 간단했다. 사방에서 공격해 들어오는 적은 이곳에 남겨진 500대의 바리스타와 전차들로 견제하고, 1,000대의 바리스타들로 적이 제대로된 포위망을 갖추기 전에 허버크 대령의 부대의 진로가 차단된 지점까지 신속하게 돌파한다는 것이었다.
출격 대기 상태에 있던 파일럿들에게 크라우프는 통신기를 열고 모두에게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병사들에게 독려의 말을 덧붙였다.
“모두들 장시간의 전투로 많이 지치고 힘든 상태인 것은 잘 알고 있다.”
잠시 말을 끊은 크라우프는 숨을 들이마신 다음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지금 무도한 폭도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많은 형제자매들이 살해의 위협 속에서 우리들의 구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모두 최선을 다해 싸우자!”
말을 마친 그가 기체의 메인카메라를 작동시키면서 방패가 날아가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 자신의 자카운의 왼손을 들어 주먹을 꽉 쥐어 보이자, 주변의 모든 기체들이 모두 라이플을 머리위로 치켜들었다.
남겨지게 된 전차와 바리스타들이 집중사격을 가하자 적의 공격이 어느 정도 둔해지는 것이 눈에 띄였다. 크라우프는 그 틈을 타 부대를 전진시켰다. 일부 재개된 파츠 베이스군의 사격에 몇몇대의 바리스타들이 파괴되기는 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나머지 부대들을 서서히 전진시키면서 고립되어 있는 아군의 구원에 나섰다.
크라우프가 이끄는 부대는 적의 가열된 사격 속에서도 전열을 흐트러 뜨리지 않고 사방에서 공격해 들어오고 있던 엘윈들을 향해서 빔 라이플을 발사해 댔다. 적들도 숫자가 제법 많았지만 크라우프들이 지휘하는 부대 만큼 병력을 집결시키지는 못하고 있었다. 사실 크라우프로서도 병력을 집결시켜 일제 돌격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작전을 구사할 수 없었다. 제대로 유기적인 지휘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방에서 마치 자살을 하려는 듯 기체를 드러내고 공격을 가하는 엘윈들이 차례대로 쓰러지고 있었다. 물론 아군의 피해도 만만치는 않았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부대를 계속해서 남하시켰다. 이렇게 계속해서 진출해 나간다면 고립된 아군의 포위망을 돌파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그렇지만 그런 희망을 가지는 것도 잠시뿐 이었다. 12시 10분 쯤에 자신들의 좌우로 300대 이상의 바리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내 공격을 가해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런! 제기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