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27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군부에게 썩 유리하지만은 못했다. 국내에서는 반전 여론이 득세를 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20년 전쟁을 치르면서 발언권이 강해진 군부를 견제하기 위한 민회쪽에서의 엄청난 로비가 행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골치 아프군요······”
“아마도 이런 민회의 의도를 알고 있을······군부에서 의도적으로 무슨 사건을 꾸밀지 모르지······”
크라우프는 그렇게 말을 받으면서 다이레아가 치워놓은 자신의 손을 슬며시 그녀의 가슴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또한 다른 한손으로는 서서히 아래쪽으로 쓸어 내리기 시작했다. 훌륭한 지휘관다운 멋진 양동작전이었다. 그때 잠시 눈을 감고 있던 다이레아는 빙긋 웃으면서 크라우프쪽으로 몸을 돌아 누웠다.
11월 26일 06시 10분 IL-10 소행성으로 향하고 있는 경비함 속에서 아세라는 눈을 떴다. 아마도 잠시 누워서 생각한다는 것이 그대로 깜빡 잠이 들었었던 것 같았다. 아마도 상당한 시간을 잔 것 같았다. 아세라는 곧 몸을 일으켰지만 골이 지끈거려 양손으로 미간을 한참 동안이나 누르고 있어야 했다.
“으으······골치······”
눈살을 찌푸리면서 한참 동안이나 그렇게 앉아 있자 다행히도 지끈거림은 한결 나아졌다.
그녀는 파일럿 슈츠를 벗은 뒤였기에 팬티위에 군용 티셔츠 하나만 걸치고 있었다. 그때문에 몸을 일으키니 좀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조금 떨려오는 몸을 무시하고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서서 세면대로 다가가 얼굴을 씻었다. 그녀는 물기를 대충 닦아내고 머리를 좀 빗질하고는 숨을 몇 번 들이 마셨다.
‘기분이 좀······’
얼굴을 씻고난 그녀는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티셔츠를 벗고 잠들기 전에 벗어 놓았던 브래지어를 걸쳤다. 그리고 다시 티셔츠를 입은 뒤 침대에 걸터 앉아 군복을 착용했다. 밖에 나가기 전 머리를 다시한번 빗질하고 단정히 뒤로 모아 묶은 뒤, 마지막으로 치액으로 입을 한번 헹구었다. 그런 다음 세면대 위의 거울에 비친 자신을 향해 씽긋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밖으로 나왔다.
함내는 무척 조용했다. 사실 이 조그마한 경비함이 시끄러울 일도 없었다. 아세라는 가볍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과 비슷하게 밖으로 나오고 있는 중대원들을 볼 수 있었다.
“잘 주무셨어요?”
중대원들은 아세라를 보자 웃으며 인사를 건넸고 그녀는 멋적게 웃고는
“예정대로 10시에 강하 훈련에 대한 브리핑이 있다. 아침 먹고 잠 좀 깨둬!”
“예~에.”
모두들 조금은 피곤했는지 대답을 길게 빼었다. 그녀는 빙긋 웃으며 가볍게 숨을 한번 다시 들이 마신뒤 경비함의 식당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경비함의 식당은 전함의 식당보다 규모눈 작았지만 훨씬 활기차 보였다. 하긴 어느 곳이나 식당은 활기에 넘쳐 있었다. 아세라는 조용히 줄을 서서 식사를 탔다. 아침 식사 메뉴는 야채 스프에 샐러드, 사과 한개, 계란프라이, 햄버거 스테이크하나, 좀 거친 보리빵 2개였다. 거기에다가 우유가 하나 나왔다. 우유는 너무 차가워 마치 얼어 있는 것 같았다. 아침 식사치고는 조금 많은 감이 있었지만, 체력의 소모가 많은 자신들의 입장을 고려해준 취사병의 배려가 아세라는 고맙게 느껴졌다.
“왜 보리빵이야?”
투덜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자리에 앉아 아침 식사를 입안에 밀어 넣고 있었다. 아세라도 방금 일어난 탓에 별로 입맛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음식을 입안에 흘려 넣는 느낌이 꽤 좋았다. 하지만 잘못하면 이런 식사도 다시 못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크라우프도 아침 먹고 있겠지?’
그녀는 피식 웃으면서 야채스프를 입안에 흘려 넣고 계란프라이를 거기에 찍어 먹었다. 사람들 중에서는 소금을 뿌려 먹는 사람도 있었고, 후추나 톡쏘는 맛이 나는 소스를 발라 먹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세라는 별로 그렇게 먹지 않았다.
모두들 가볍게 하품을 하면서 음식을 거의 다 입안에 흘려 넣었다. 마지막으로 우유를 마시려는 데 반쯤 얼어 붙어 있었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마 좀전에 차갑게 느껴진 것이 이때문인가 싶었따.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경비함의 승무원들 중에서는 꽤 나이어려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22세인 아세라가 보기에도 나이 어려 보였다.
‘저런 사람들은······술이나 제대로 마실 수 있을까?’
씁쓸한 생각을 하면서 자신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생각을 해 보았다. 아세라는 그 상대로 크라우프를 언뜻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바보스러운 생각이야······’
크라우프는 지금 시에나의 품속에서 깨어나고 있을 것이다. 다시 만나게 될지 어떨지도 모르겠지만 다시 만나면 뭐라고 말할까 싶었다. 아마도 상당히 인상이 깊은 사람이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것은 그때 가서 생각해 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런 생각을 모두 접고는 자신의 앞에 놓인 음식을 모두 먹었다.
식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선뒤 그것을 모두 씻어 반납했다. 아세라는 손에 묻은 물기를 비치되어 있는 티슈를 사용해 닦아내었다. 그러면서 문득 부엌에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요리를 하곤 했던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어머니는 20년 간의 군 생활 동안 대장까지 올랐으니 연금을 꽤 많이 받으셨다. 가정부를 두고 집안일을 하셔도 되었지만 손수 집안일을 하셨고 딸들에게도 집안일을 가르치셨다.
이런 것에 별다른 부담감은 없는 아세라였지만 페넬로페는 손에 물 뭍히는 것을 꽤 싫어 했었다. 하지만 요리하는 것은 제법 좋아해서 보통 페넬로페가 요리를 만들고 자신이 뒷정리를 하곤 했었다. 그렇지만 가끔은 서로 역할을 바꿔 보고 싶어 다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아세라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나자 엷게 웃음이 나왔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또 하나의 자신이나 마찬가지인 페넬로페였다. 하지만 그 계집애가 키가 좀 더 크고 살이 좀 통통했기 때문에 둘이 같이 있으면 확실히 구별을 할 수 있다.
‘원 참. 나 뭐하는 거야?’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잠시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있던 아세라는 아직도 피곤함이 덜 풀려서 그런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긴장한 탓이라 생각하면서, 무슨 사고가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한 것을 모르니 위험하지 않다고 쉽게 단정 할 수는 없었다. 아마도 24명의 중대원들 중에서 죽게 되는 사람이 나올 지도 모른다.
‘죽음이라······’
남들에게 죽을 지도 모른다는 말을 해주어야겠지만 절대로 그런 사실을 발설해서는 안된다는 리얼드 중령의 명령 때문에 아세라는 심란해졌다.
‘망할······’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잠시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어차피 세상일이라는 것이 다 이렇게 망할 일들 뿐이었기 때문이다.
10시 정각 아세라는 브리핑실로 강하 훈련에 참가하게 될 24명의 파일럿들과 경비함의 함장을 불러 들였다.
“이번에 강하 훈련지로 예정된 IL-10은······파츠 베이스군과의 접경 지역에 위치해 있으니 매우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처음부터 이것을 강조한 아세라는 파츠 베이스군에 자극이 될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
“본래 휴전 협정 대상지역에 포함되지 않던 IL-10이기 때문에 이곳의 소유자는 없다. 그러므로 민간 업자들이 세금내지 않기 위해서 이것을 개발해 버렸다. 현재는 버려진 상태이고······그 내부는 광물을 얻기 위해 채굴한 갱도가 거미줄처럼 엉켜 있다. 이점 주의하기 바란다.”
아세라는 일단 강하지에 대한 설명을 마친뒤, 강하하는 방식이나 다른 것들에 대한 브리핑에 들어갔다. 작은 소행성이었지만 엄연하게 미약하나마 중력이 있었고, 거친 대지를 가지고 있으니 쉽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IL-10의 위쪽 경사면에 강하한다. 그리고 갱도 내부를 조사한뒤 다시 부스터를 사용해 이탈해 경비함으로 귀환한다. 절대로 쉽게 보지 마라! 완전 무장 상태로 들어갈 것이니 자칫하다가 사고라도 발생하면······알고 있겠지?”
이들 대부분은 공간 전투에서는 나름대로의 경력을 쌓고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별것 아닌 것 같다고 여길 것 같아 아세라는 다시 한번 주의를 주었다.
“알겠습니다!”
모두가 힘찬 대답을 했지만, 아세라는 적지 않게 걱정되었다. 하지만 이 이상 걱정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좋아······일단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서 시뮬레이션 훈련에 들어간다.”
아세라의 대답에 모두들 그런 것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훈련인데 귀찮다는 말투에 그녀는 엄격하게 잘라 말했다.
“조용! 시뮬레이션훈련은 13시 30분에 있다. 이상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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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추~~!!!!!!!!!!!……….죠? ^_^;;;;
뭐, 별로 ‘야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조정은 했습니다만….ㅡ_ㅡ;
….조금 위험할지도…..크흠! 문제가 된다면 가차없이 쓱싹~!….
음…이불이 눅눅해서 낮잠에 실패…게임 새로 구한 것, 까는데 실패해서 우울…
…비만 오면 나이탓인지(헉?) 온몸이 찌부둥…내일 출근하기 싫어져서 다시 추~우욱…
…허나 기다리고 계실 독자님들을 생각해서 조금 힘냈습니다…
…저 이뿌죠? ^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 Next-52…
건강하세요~ 모두들…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조금이라도 더 훈련을 시켜 만일의 사태가 벌어진다고 해도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고 싶은 것이 아세라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녀는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났으니 혹시 IL-10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해도, 자신들이 가면 단지 그것을 발견하고 뒷정리 하게되는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보았다. 경비함대가 가면 자칫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으니 은밀히 자신들을 보내 뒷처리를 하려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게다가 지휘관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 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므로, 뒷처리가 확실한 것 같다고 심증을 굳히는 아세라였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세라는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서 자신의 짐작대로 일이 진행 되었으면 좋겠다고 계속해서 믿고 싶어했다. 이번의 작전에는 무언가 이상한 점이 많았다.
굳이 지엘하르트 대장의 함대 주둔지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IL-10까지 가게 되는 것은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조금 이상했다. 그 근처의 경비함대를 동원하지 않고 시간이 이틀정도 걸리는 자신들을 동원하는 것은 비밀스럽고 신속한 일처리를 위한다기에는 무언가 조금 이상했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든지 자세히 몰랐지만, 아세라는 자신이 너무 걱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짐작해 보기도 했다.
도대체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단지 연락이 되지 않아 확인차 향했던 경비함대도 연락이 두절되었는데,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아세라에게 정찰 명령이 내려온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것도 소행성에 대한 강하 훈련이라는 명목이었으니, 정말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제대로 짐작해 보기조차도 어려웠다.
‘······에라 모르겠다.’
아세라는 왼손으로 머리카락을 긁적이면서 일단 부딪쳐 보는 수 밖에는 달리 다른 도리가 없겠다 싶었다. 일단 지휘관으로서 그 소행성이 제대로 확인 되지 않았다는 것만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였다.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것 보다는 낫지 않겠어?’
아세라는 그렇게 스스로 자답하면서 제발 별일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랬다. 적어도 자신이 그곳에서 무슨 위험한 일이라도 벌어질 것이라는 것 정도만 알게 된것 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라고 다시 한번 자답했다.
26일 11시 10분 케네온행성의 엠더 광산기지에서 시에나 필드 플레인 상사는 자신의 숙소의 밖에 나와 있었다. 별로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제 저녁부터 크라우프는 다이레아를 데려다 거의 날을 샌 것 같았다. 각오를 하고있는 것이었지만 착잡한 기분이 드는 것을 감출수는 없었다. 더우기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신과 크라우프가 결혼할 사이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내가 대체 왜 이러는 거야?’
그녀는 숙소 밖에 아무렇게나 널려져 있는 박스 위에 걸터 앉아 팔장을 낀채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별로 할일도 없고 어제의 크라우프이 행동 때문에 기분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써 태연한 체 해주고 싶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질투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어차피 맹세하고 각오한 일이었다. 더욱이 다이레아는 크라우프가 선택하겠다고 한 사람이었다. 아마도 그는 다이레아를 자신에게 목매게 만들 것이다. 어짜피 그런 여자를 만들려면 좀더 평판이 좋은 여자를 만나지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야릇한 우월감이라까. 시에나 자신에게는 이제껏 크라우프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간 여러 남자를 만나왔던 다이레아에 비하면 적어도 그에게 떳떳하다 생각했다.
‘훗’
시에나는 잠시 눈을 감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오른 발로 땅바닥을 툭툭 차고 있었다. 앞으로도 크라우프는 계속 이런식으로 할 것이 분명했는데 겨우 다이레아 때문에 자신이 이러고 있으면 앞으로 어떻게 견딜까 싶었다.
‘상관말자······’
시에나가 고개를 저으며 잠시 쓴웃음을 짓고 있을 때, 디네스와 우즌 리베라중사가 무엇이 즐거운지 즐거운 표정으로 어딘가로 함께 걷고 있었다. 그 둘의 모습은 다정한 연인끼리 산보나온 것 같았다. 시에나는 조금 부러운 표정으로 엷게 웃으며 두 사람이 걷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둘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순간 둘이 경계 근무라는 생각이 들자 자신이 어딘가 바보 같은 생각을 했다 싶었다.
‘으······이 바보!’
시에나는 스스로 너무 그런 생각만 한다고 생각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크라우프에게 도움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이레아의 일 때문에 자신이 축 쳐져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자신때문에 크라우프와 다이레아와의 관계가 서먹서먹해 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게 모든 것을 바치기로 한 이상, 그를 믿고 따라야 했다.
“심심해?”
그때 그녀의 옆으로 라티시드 상사가 수통을 손에 들고 그것을 마시면서 옆으로 다가왔다. 그가 다가오자 순간 알코올 냄새가 코를 찔렀다.
“술이야? 아침부터 만취해서는······”
시에나는 얼굴을 찌푸리면서 자신쪽으로 다가오는 라티시드를 바라보았다. 그는 헤벌쭉 웃으면서 시에나의 옆쪽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털썩 주저 앉았다.
“쿡쿡······우습다 우스워······”
“뭐가?”
갑자기 웃어대는 술주정에 시에나는 적지 않게 당혹스러우면서도 그가 만취해 정신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적당히 맞장구를 쳐 주었다.
“아니······시에나······”
자신을 부르는 라티시드의 목소리가 아침부터 술취한 사람같지 않게 뜻밖에도 발음이 너무나도 또렷하자, 시에나는 섬틋한 느낌을 받았다.
“왜?”
그녀가 경계하는 듯 다소 퉁명스러운 투로 대답하자 라티시드는 후훗 웃으면서
“······너는 좋겠다?”
그가 갑자기 말끝을 올려 버리자 시에나는 조금 당황했다.
“왜? 할말 있으면 술깨고 얘기해!”
더 듣기 거북해진 시에나가 잘라 말하자 라티시드는 갑자기 크게 웃어 버렸다.
“뭐야?”
시에나는 갑자기 기분이 불쾌해져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내 후회되었지만 라티시드 상사는 그정도에 이성을 잃을 정도로 술취한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감정의 기복이 심한 것을 보니 술취한 것 같기는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미안······다른건 아니고······네가 좀 부러워서······아니······너를 가지는 소령이 좀 부러워서 말이야······”
“그래? 고맙군······나를 좋게 봐줘서. 나머지 말은 술깨고 말하자구!”
시에나는 그렇게 말을 받으면서 그 자리를 피하려 했다. 라티시드 상사는 헤헷 웃으면서
“빌어먹을 전쟁······너까지 나를 무시하냐?”
“술깨고 얘기하자고! 무시하는 거 아니니까······이만 일어서지!”
시에나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뭐라고 더 소리를 질러 서로 감정이 더 상하기 전에 그만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그녀는 그렇게 결정하자 더이상 붙잡히고 싶지 않아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다른 곳으로 걸었다. 무엇보다 불쾌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떠나는 그녀의 뒤로 라티시드가 무어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시에나는 돌아보지 않았다.
12시 끝나지 않을 것 같이 계속되던 만드레일대륙에서의 전투에서 완전히 벗어나 버린 엘레비아는 수송선 편으로 유케울로 향하고 있었다.
그녀가 탑승해 있는 수송선에는 만드레일 대륙에서의 전투에서 부상당한 부상병들이 가득 실려 있었다. 다른 곳을 들리지 않고 유케울로 직행하게 될 예정이었고, 유케울에서는 수도인 록세비엔으로 가는 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잘하면 신년을 집에서 맞이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 기대 감에 엘레비아는 적지 않게 설레였다. 그녀는 짧게 숨을 들이 마시면서 양손을 모아 쥐고 배가 예정 시간 보다 빨리 유케울에 도착하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자꾸 집생각이 나니 적잖게 흥분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