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29
“뭐죠?”
갑작스러운 기계음에 당황하는 파일럿에 아세라는 괜찮다고 말하면서
“공기야······확인해 봐!”
그러면서 아세라는 조금이라도 기밀복의 공기를 아껴야 하기 때문에 잠시 숨을 멈추었다. 약 3분 간의 공기 주입 뒤 기압이 안정되기까지 2분 여를 기다려야 했다. 기압이 대충 비슷해졌다 판단되자 아세라는 안쪽으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잠시 공기 빠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생각외로 부드럽게 문이 열렸다.
그 문의 안쪽은 아무것도 없는 암흑 천지였다. 너무나도 적막한 기분이 들자 아세라는 순간 어딘가 못올 곳이라도 온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공기는 있었지만 무중력 상태였기 때문에 어떤 것이 허공에 둥실 떠 다니고 있었다.
“뭐지?”
렌턴을 켜고 권총을 다시한번 확인한 아세라는 자시 위치 표시기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리고 통신기를 통해 자신들이 좀더 안쪽으로 들어 가겠다고 보고했다.
“이거 보통 광산이 아닌 것 같은데요?”
같이 따라온 하사는 겁에 질린 듯 목소리를 가늘게 떨고 있었다. 아세라는 힐끗 뒤돌아 보면서 핀잔을 주었다.
“바지속에 물총 단 값이라도 좀 해라······”
“예! 중대장님······”
이곳이 광산의 사무실이나 광원들의 숙소가 아닐까 싶다는 하사의 말에 아세라는 그럴지 모르겠다 싶다고 말하면서 더욱 안쪽을 찾아 들어갔다.
그들이 약 20여 미터 안쪽으로 들어서 열려져 있는 게이트를 다시 통과했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기밀복을 착용한 채로 숨져 있는 수많은 시체들이었다.
“히익!”
그 광경에 깜짝 놀라 같이 따라온 파일럿이 뒷걸음질 쳤다.
“도대체 뭐지?”
그곳은 마치 사무실처럼 보였는데, 마치 젤리처럼 허공에 둥실 거리며 떠 있는 핏덩이들과 공중을 떠다니고 있는 총에 맞은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우욱!”
“토하지마!”
아세라는 구역질을 하려는 하사를 호통친 뒤 다시 통신기를 열어 현재 상황을 경비함에 알렸다. 그녀 자신도 뱃속에서 울렁임이 일었지만 애써 태연한 체 했다. 머리속이 혼란해져 도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잡음이 약간 섞여 있었지만 경비함에서 조사할 수 있는 인력을 보내 주겠다는 통신을 보내왔다. 아세라는 잠시 뒤로 물러서자고 하면서 중얼거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녀는 리얼드 중령에게 들었던 말과 지금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죽은 사람들의 기밀복을 보니 파츠 베이스쪽 이었다. 본래 이곳을 개발하고 있던 광산 업자도 에이센인이었고, 이곳에 비밀리에 군기지를 건설 중이던 것도 에이센이었다. 이 사실이 공표되어서는 안되니 굳이 아세라를 이곳에 보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눈앞에 펼쳐져 있는 광경은 도저히 그런 말들이 사실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문을 닫고 뒤로 물러서서 잠시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통신기가 열리면서 경비함으로부터 다급한 통신이 들어왔다. 파츠 베이스군 경비함 2척 정도가 접근 중인 것이 포착되었다는 보고였다.
“뭐라고?”
그 다급한 보고에 아세라는 깜짝 놀라며
“병력을 집결시키고 대기해라! 즉시 나가겠다. 절대로 섵부른 행동을 취하지 않도록 해!”
그녀는 재빨리 기밀실쪽으로 되돌아 와 게이트를 폐쇄하고 공기를 빼내었다. 그리고 다시 문을 열었다. 아세라가 먼저 좁은 갱도를 따라서 빠져 나오는데, 들어올때 보았던 시체가 갱도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힉!”
그녀는 잠시 멈칫하다가 손으로 그 시체를 앞으로 밀어 내면서 다시 밖으로 나갔다.
그런뒤 방향을 잡고 자신들이 왔던 방향에서 반대 방향으로 몸을 날려 나갔다. 갱도 끝에는 자신이 탑승해 있던 바리스타가 그대로 서 있었다.
아세라는 즉시 콕핏으로 들어가 바리스타를 작동시켰다. 그런뒤 경비함에게서 보내오는 정보를 받았다. 파츠 베이스군 경비함으로 추정되는 함선이 2척 출현했다는 것이다.
‘2척이라······제길!’
이곳은 접경지역이었기 때문에 적과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녀는 안쪽에서 보았던 시체들이나 그리고 지금 기다렸다는 듯이 접근하는 파츠 베이스군 경비함들에 무엇인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일단 상대의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자세히 알 수 없었다. 아마 적들도 포로 교환 때문에 쉽게 선제 공격을 가하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되었다. 그렇지만 아세라로서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했다.
“경거 망동 하지 마라!”
그녀는 바리스타를 움직여 뒤로 기체를 빼내면서 짧게 혀를 찼다. 모니터에 작게 비치고 있는 파츠 베이스군 경비함들은 자신들이 이곳에 있는 것을 모르는지 유유자적하게 통상 항해를 하고 있었다. 접경 지역이었기 때문에 많은 배가 다니지 않고 순찰 목적으로 경비함 한 두척 정도가 초계를 하고 있는 중인것 같았다.
그녀는 바리스타에서 내려 각자 조사에 임했다가 다시 각자의 바리스타에 탑승을 완료한 부하들에게 절대로 허튼 행동을 하지 말도록 지시하면서, 조심스레 소행성에 접근중인 상대의 반응을 살폈다. 아마 저들도 이쪽의 배를 발견했을 것이다. 아마 지금 포로 교환 협정이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면 즉시 부대를 움직여 어떤 행동을 취해왔을 것이다.
IL-10의 궤도상에 포진해 있던 바리스타들이 경비함 보호를 위해서 이동을 시작했다. 이들의 움직임을 확인한 아세라는 소행성의 표면에 강하한 바리스타들을 상승시키지 않고 그 상태로 대기시켰다. 이들은 분명히 이곳에 자신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군용함인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지 바리스타도 내보내지 않은 채로 전진해 오고 있었다. 그렇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바리스타를 출격 대기 상태로 준비해 놓았을 것이다.
아세라가 탑승하고 있는 자카운의 메인 카메라에서도 파츠 베이스군 경비함의 발광 신호가 포착되었다. 그녀는 즉시 해독해 보았다. 양 세력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통상의 해군 발광신호 였기 때문에 사관학교를 졸업한 아세라는 이 신호를 손쉽게 읽을 수 있었다.
[······귀함은 국적과 소속 불명으로 파츠 베이스의 영역에 불법침입했다. 경고한다. 즉시 퇴거하라······]파츠 베이스의 경비함은 이 내용을 반복해서 내보내며 서서히 접근하고 있었다. 이런 때는 경비함 함장의 재량에 모든 것이 달려 있었다. 무엇이든 변명 거리를 내든지 해야 하는 것이다. 아세라는 차라리 자신이 경비함에 남아 있어야 했다 생각되어 크게 후회되었다. 그녀는 아무래도 그 신참임이 분명한 함장이 어떻게 행동할지 불안해 졌다. 하지만 섣불리 방수될지 모르는 통신기를 열 수 없었다.
‘······이런 빌어먹을!’
경비함의 그 멍청이 함장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세라는 잠시 눈을 꼭 감았다. 그것과 동시에 파츠 베이스의 경비함에서 빔포가 발사되었다. 정확하게 명중탄을 발사한 것이 아닌 경고 사격이었다. 빔을 발사한 것은 퇴거하지 않으면 공격하겠다는 신호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바로 그 순간 아세라가 타고 온 경비함에서도 마주 주포를 발사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명중탄으로서 아세라의 머리 위를 가로질러 파츠 베이스군 경비함쪽으로 정확하게 날아 들었다. 그렇지만 직격이 아니어서 파츠 베이스군 경비함의 빔 바리어가 작동해 빔이 산란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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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역시 신참이 사고치는 군요…
…흐흐흐…소제목이 어떻게 바뀔지 기대-혹은 예측-하신분이 계셨습니까?
…기대를 만족시켜 드렸는지요…^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54…
드디어 “소”제목을 바꿀때가 되었군요…^_^)/
“씨발!”
아세라는 순간 입으로 욕설을 내뱉으면서 파츠 베이스군 경비함에서 엘윈이 발진하는 모습과 그와 동시에 2척의 경비함에서 주포를 연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계속 욕설을 내뱉으며 재빨리 통신기를 열었다.
“교전 상황을 보고하고 경비함은 서서히 후퇴를 해라! 각 바리스타 부대 상승하라!”
그렇게 지시를 내린 뒤 그녀는 갱도 밖으로 나와 순간 추진제를 강하게 분사하면서 소행성의 표면에서 우주 공간으로 튕기듯 뛰어 올랐다.
20대의 바리스타가 소행성에서 상승해 올라오자 파츠 베이스군 경비함은 당황한 듯 서서히 배를 후퇴시키고 있었다.
“내가 가장 앞에 서겠다. 경비함은 회수 한계 지점까지 서서히 배를 후퇴시켜라!”
아세라의 지시에 경비함 함장이 알겠다는 통신을 보내왔다. 서서히 아군의 경비함이 후퇴를 하는 것이 보였고, 그녀의 앞쪽으로 파츠 베이스군의 경비함에서 발진한 바리스타 10대가 접근해 들어오는 것이 포착되었다.
상대는 하이파워 빔 바주카를 발사해 넣으면서 전진해 왔다. 아세라는 자신의 기체 옆으로 빔 바주카의 에너지 잔상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조준기에 잡히고 있는 엘윈을 겨냥했다. 첫발을 발사했지만 상대는 그대로 회피해 냈다. 하지만 움직일 것 같은 방향에다가 수동 조종해 발사한 빔은 미처 피하지 못했다. 작은 섬광을 남기고 엘윈 한대가 반응에서 사라졌다.
아세라의 좌우에 위치한 아군에게서도 빔 라이플 사격이 가해졌다. 상대도 지지 않고 반격을 가해왔다. 그녀는 지휘관으로서 통신기를 통해 침착하게 지시를 내렸다.
“절대 일대 일로 맞붙을 생각 하지 말고 숫자로 상대해라!”
일단 숫적으로 2 대 1이었으니 자신들이 우세했다. 상대가 비록 전투함의 지원을 받고 있었지만, 이렇게 양측의 바리스타가 뒤섞이게 되면 모함도 어떻게 지원을 해 줄 수 없었다.
아세라는 자신을 향해서 빔을 연사해 대고 있는 엘윈 두대의 공격을 피해 낸뒤 단 일격에 한대의 바디를 명중시켰다. 그러자 나머지 한대는 안되겠다고 판단했는지 기체를 돌려 달아나려 했다. 아세라는 기체를 되돌려 달아나려는 엘윈을 향해서 빔을 발사했다. 그렇지만 상대는 빔을 피해 냈다. 다시 두 발 더 발사했지만 그것 마저도 피해 냈다. 네번째 쏜 빔에 명중 되었지만 오른팔에 맞아 버렸다. 명중된 부위가 폭발하면서 균형을 잃고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같이 따라온 중대원들 중에서 한 기가 그 기체를 향해 빔을 발사해 격추시켜 버렸다.
그때 아군의 자카운 한기가 빔에 맞아 폭발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렇지만 자카운을 파괴한 엘윈은 곧바로 빔 세례를 받아 격추 되었다. 이것으로 파츠 베이스군의 바리스타가 전멸 되었다.
아세라는 이미 전투가 이렇게가지 된 이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했다. 파츠 베이스군의 경비함도 모조리 격침시켜 버려야 했다. 잠시 주저하고 있던 아세라는 중대에 전함 공격을 명령했다.
“중대장님! 그것은?”
중대원들 중 누군가가 너무 위험하다고 반대를 했다. 하지만 아세라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공격을 지시했다. 그리고 이 모든 책임은 아세라 자신에게 있다고 똑바로 알아 두라고 했다.
“너희들은 명령에 따르면 된다 알겠지? 공격해!”
아세라로서는 적을 모두 전멸시키지 않는다면 오히려 자신들의 입장이 난처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때문에 경비함마저 파괴하라고 명령했던 것이다. 경비함을 파괴해서 적을 모두 전멸시켜야만 윗선에서 알아서 잘 처리할 것이다. 만약 전함을 살려 보내 증언이 나온다면, 자신들의 입장이 난처하게 될 뿐이다. 일이 잘못되어도 지휘관인 아세라만 책임지면 그만이었다. 지휘관이 되면서 언제나 이런 마음으로 군복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이 상태에서 주저하지 않고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아세라의 기체는 추진제를 강하게 분사하면서 경비함에서 쏘아대고 있는 대공포화를 피해 냈다. 경비함에서는 미사일을 발사하고 대공 사격을 가하면서 필사적으로 함을 후퇴시키려 했다. 자신들이 내보낸 바리스타들이 시간도 얼마 끌지 못하고 전멸해 버리자 당황해서 배를 후퇴시키려고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보다 빨리 아세라가 지휘하는 바리스타부대가 공격해 들어왔다.
대공포가 수없이 쏟아져 올라오는 이때, 아세라는 경비함의 방어를 위해 남아 있던 2대의 바리스타가 상승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명백한 자살행위였다. 그들은 미처 사격자세도 잡기전에 아세라의 부대에서 발사한 빔에 꼬치구이 신세가 되어 버렸다.
단숨에 2기를 격파해낸 아세라는 대공포와 미사일이 발사되는 경비함쪽으로 전진해 들어갔다. 거의 방해를 받지 않고 기체를 움직여 자신쪽으로 경비함의 대공포가 조준되는 것을 지켜 보면서 그 움직임을 피해 경비함에 접근해 들어갔다.
아세라는 빔 라이플의 에너지 가속을 여러번 해 관통력을 상승 시킨뒤, 전함에 근접해 빔을 연사해 댔다. 그녀는 연속해서 5발을 명중 시킨 뒤 곧바로 그 경비함을 이탈했다.
잠시 뒤 경비함이 폭발하는 것을 확인한 아세라는 마지막으로 한 척 남은 경비함을 향해 전진해 들어갔다. 그녀가 한척을 격침하는 동안 이 경비함쪽으로 자카운들이 밀려 들어와 있었다. 경비함은 필사적으로 수없이 대공포와 미사일을 날려 올렸지만 집중되는 바리스타의 공격에 곧 파괴되어 버렸다.
“이얏호!”
공격에 가담한 20기의 자카운 중에서 2기가 격추되고 한기가 반파 되었다. 그리고 상대는 바리스타 12기에 경비함 두척을 잃었다. 잠시동안 주변을 살펴 더 이상의 아군 및 적군 생존자가 없는 것을 확인한 아세라는 즉시 반파된 바리스타를 끌고 경비함쪽으로 퇴각하도록 지시했다.
이곳은 파츠 베이스군 접경 지역이었기 때문에 오래 지체하게 된다면 사방에서 적부대가 벌떼처럼 몰려 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세라는 일이 이렇게 되어버리자 앞으로 어떻게 될까 무척이나 고민 되었다. 그렇지만 아세라는 자신으로서는 할 수 있는 최대한 했다는 생각을 하고는 후퇴를 서두르도록 지시했다.
27일 13시 20분 점심 식사를 마치고 파일럿 대기실에 들렀던 페넬로페는 뉴스 속보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질러 버렸다.
“뭐라고?”
뉴스 속보에서는 파츠 베이스군 일부가 에이센 소유의 소행성 IL-10을 불법 점령해 군사 기지를 건설 하려 했다는 군의 발표와, 이 사실을 모르고 이곳에서 훈련 중이던 에이센군 사이에서 교전이 벌어졌다는 소식이었다.
“뭐야! 저기는 아세라가 간 곳이잖아!”
페넬로페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그리고 당장 직속 상관인 카슬 에 쉬린 소령의 방으로 달려 갔다.
“무슨 일인가?”
허겁지겁 달려온 페넬로페에 쉬린 소령은 자신의 방에서 똑같이 뉴스 속보를 보고 있다가 다소 불쾌한 표정으로 물었다.
“쉬린 소령님······지금 뉴스······보고 계시군요······IL-10이면······언니가 간 곳입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소령의 너무나도 침착한 대답에 페넬로페는 순간 할 말을 잊었다.
“저기······”
뭐라고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던 그녀는 순간 자신이 너무 생각 없이 달려와 버렸다 느껴져 부끄러워 졌다. 쉬린 소령은 머뭇거리는 페넬로페를 잠시 가늘게 노려본후 염려 하지 말라고 했다.
“······우르반 중위······아니 아세라는 무사하네······적의 경비함 2척을 격침시켰다고 하더군······”
그 말을 듣자마자 순간 환해지는 페넬로페의 얼굴에 쉬린 소령은 하핫 웃으면서 그만 나가 보라고 손짓했다.
“알겠습니다!”
갑자기 씩씩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페넬로페에 쉬린 소령은 피식 웃으면서
“하지만 이 사실을 발설하지는 말게!”
“죄송합니다.”
“죄송하면······공식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절대 말하지 말고······”
쉬린 소령의 다소 굳어진 말에 페넬로페는 부동자세를 취하고 경례로서 대답했다.
“음!”
소령은 오른 손을 오른쪽 눈썹 위치까지 들고 앞으로 강하게 내렸다. 페넬로페도 경례를 올린 손을 내리고 히죽 웃으면서 소령의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어쨌든 아세라가 무사하다는 소식을 알게 된 것 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행이야! 다행!’
페넬로페는 눈을 꼭 감고 잘되었다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19시 20분 케네피온의 엠더 광산기지에서도 뉴스를 통해서 우주에서의 소식이 병사들에게 전달 되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디저트로 오늘만 특별히 제공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가 디네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앞으로 숙였다.
“이거야······언제 한번 조용하게 지나가는 일이 없는 것 같아!”
투덜대는 디네스에 그녀의 맞은 편에서 똑같이 아이스크림을 떠서 입안에 넣고 있던 시에나는 엷게 웃음을 지으면서
“뭐 어떻게 하겠니? 우리 힘으로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
시에나의 말에 디네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하지만······나 프로스베인 출신이야!”
이번에도 프로스베인 근처에서 일어난 일이었으니 디네스의 기분이 좋지 못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시에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렇지만 네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 아니잖아? 그리고 그런 일은 사령부에서 알아서 고민해 주니까 염려 하지마······유인 행성에 직접 공격을 받은 것은 아니잖아!”
시에나의 다소 냉정해 보이는 말에 디네스는 고개를 앞으로 푹 숙이면서
“자기 고향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지마! 프로스베인에는 내 가족들이 있다고!”
“그래 미안하다. 하지만······너무 그렇게 고민하지 마!”
시에나의 남의 일을 말하는 듯한 말투에 디네스는 볼을 잔뜩 부풀리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러면서 화가 나서 해서는 안될 말을 했다. 자기도 모르게 흥분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