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40
말을 마친 대대장은 한사람씩 제 3경비대 중대원들의 손을 잡아 준뒤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귀관들이 살아 남아 다시 폐하의 적들과 싸울 수 있게 되었다. 정말로 귀관들이 자랑스럽다.”
그런뒤 대대장이 다시 중대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경례를 올려 주었다.
디나는 꼿꼿이 서서 대대장이 돌아 나가기를 기다렸고, 중대장과 함께 대대장이 돌아 나가자 짧게 숨을 들이 마셨다. 어쨌든 간에 상황이 어떻게 되든 대대장까지 찾아왔다. 그런만큼 높은 사람들도 이번 사태를 꽤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디나는 좀 바빠질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잘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12월 16일 08시 45분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은 케네온 행성계 사령부에서 이번 셰어필드 기지 전투의 패배에 따른 책임 소재와, 그 이후에 벌어진 일련의 전투에 대한 논공행상에 대한 결과를 통고 받을 수 있었다.
패전의 책임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이 작전을 총괄한 안드레이 도리안 준장이 자신이 모든 패전의 책임을 지고 렘셰이드 기지 사령관 지위에서 물러나고, 1월 1일을 기해서 조기 예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도리안 준장은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남으로서 책임 소재가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막았다. 그로서는 이렇게 깨끗하게 물러나는 것만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유리한 것이었다.
일단 도리안 준장이 물러나고 논공행상에서는 고립되어 위기에 빠져 있는 아군을 흐트러지지 않게 통솔한 다니엘 허버크 대령을 준장으로 승진시키고, 도리안 준장의 후임으로 렘셰이드 기지 사령관으로 임명한다고 했다.
그리고 크라우프의 이번 전투에 대한 보고는 상당히 좋게 평가 되었다고 하면서, 본래 충분히 중령으로 승진할 수 있는 공적을 세웠지만 260년 한해에 소위에서부터 소령까지 승진을 한 관계로 중령으로 승진하기는 어렵다는 통고를 받았다. 다만 2급 무공훈장을 수여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급 무공훈장이라······”
2급 무공훈장은 1급 무공훈장인 그류네왈드 무공훈장 다음으로 공적이 뛰어난 자에게 수여하는 것으로 이것만 해도 대단한 영광이었다.
군대의 훈장은 모두 해서 7개의 급이 있었는데, 2급 무공훈장은 군부에서 수여하는 최고의 훈장인 것이다. 1급 그류네왈드 무공훈장은 황제가 직접 수여하는 훈장으로 이것의 추천과 수여에는 전혀 결격 사유가 없어야 했다. 그리고 추천을 해도 수여 받으려면 훈장 수여 자격 조사기간이라고 해서 꽤 오랬동안 여러 가지 조사를 하게 된다.
그류네왈드 무공훈장은 바로 황제의 권위를 하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매우 신중하게 수여자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에서 포상해 줄 수 있는 훈장은 2급 무공훈장이 한계였다. 어느정도 결격 사유가 있더라도 충분한 공적을 세웠다면 훈장으로 포상해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훈장 수여는 훈장 하나만 달랑 주는 것이 아니라 훈장 급수에 따른 포상금이 주어져 있었다. 보통 포상금은 10만 다르크 이상을 받게 된다.
현재 최고의 포상금액은 백효연 원수가 그류네왈드 무공훈장을 받으면서 받은 1억 다르크였다. 그녀는 이런 포상금들과 급여를 꾸준히 모아 10억 다르크가 넘는 재산을 마련했다고 했다.
‘나도 그 정도로 돈을 모을 수 있을까나?’
크라우프는 어쨌든 돈이 들어오면 시에나한테 무엇인가 선물이라도 해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포로교환까지······4일 남았나?’
크라우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자신의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휘하 중대장들의 공적을 상신해 올렸는데 이것에 대한 답신이 없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어떻게 되려는 건지······’
그는 짧게 혀를 차면서 결과 통지서를 손에 쥐고 휘하의 중대장들을 호출했다. 어쨌든 사령부로부터 내려온 통지였으니 휘하 지휘관들이 모두 알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09시 30분 크라우프의 휘하에 있는 지휘관들이 모두 엠더의 회의실로 집합했다. 그들은 차례로 경례를 올리며 들어와 모두 자리에 앉았고, 크라우프는 정식으로 내려온 지난 패전의 책임 소재와 논공 행상의 통고를 전달해 주었다.
“굉장하군요.”
쉐프턴 중위가 이것을 모두 듣자 마자 내뱉은 말이었다.
“이제 4일 뒤면······포로 교환식이 있다고 하는데······새해가 밝아오기 전에 또 싸우려 들까요?”
페러타인 중위가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모르겠다고 대답하면서
“사령부에서도 책임소재가 커지는 것을 별로 달가워 하지는 않는 것 같네······그나저나 자네들의 공적을 상신해 올렸는데 별다른 답신이 없으니······”
미안해 하며 짧게 한숨을 내쉬는 크라우프에 다들 괜찮다는 말을 했다.
“곧 해주겠지요.”
지금 당장 무슨 말이 없더라도 조금만 있으면 내년 정기 승진이 다가온다. 그러면 이들이 유리한 판정을 받을 것이라는 것 쯤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 당장에 대위로 승진하도록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도 상관없는 일이었다.
“내년만 즐겁게 맞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바라는 것은 그것 뿐이라고 했다.
“그러네······나도 마찬가지군······일단 이것이 정식으로 위에서 내려온 것이니 귀관들을 모두 호출했네······모두 수고해 주고 이만 돌아가게!”
모두 일어서서 크라우프에게 경례를 올렸고 그도 자리에서 일어서서 경례를 했다.
‘힘들다······’
크라우프는 이렇게 엠더에서 가만히 있는 것이 무척이나 따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더 이상 사람들이 죽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 말이다.
그러고보니 디나는 잘 지내나 모르겠다 싶었다. 보병을 갔으니 아마도 수도 근처에 있는 어느 행성의 지상 기지에 배치되었을 것이다.
크라우프는 보병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주워들은 바에 따르면 1년에 보름 정도 힘들게 훈련 받는 것 제외하고 나머지는 거의 쉽다고 했다.
‘별일 없어야 할 텐데······’
자신이야 이렇게 전선에 나와 있어도 디나가 이런 위험한 곳에 와 있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크라우프는 다시 짧게 숨을 들이 마셨다.
‘제발 새해가 시작되려는 동안 별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크라우프도 올해 더이상의 전쟁이 없기를 간절히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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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yaiddasya’님의 분신 ‘야이다 크라프트 호우드 윙게이트’가 내일부터 출현하는 군요…기대기대기대~ ^o^)/~ 3편 연속출현! 전격결정!!! 번쩍~!!! *_*)/
…하이고그…품절…이었습니다…어흑…절망…기대하고 있었는데…흑…
…에고…30을 바라보는 나이에 왠 주책인지…쩝…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64…
드디어 “소”제목을 바꿀때가 되었군요…^_^)/
“헉······헉······헉······”
리하르트황제력 260년 12월 19일 11시 20분 강습해병대 소속 야이다 크라프트 호우드 윙게이트 중사는 유넬-페데일의 엑실드 대륙 밀림 속에서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고 있었다.
야이다는 짧게 숨을 들이 마시면서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소총이 꽤나 자신의 팔다리를 짓눌러 온다 생각했다. 지난 12일에 벌어진, 보병이 27명이나 사망한 반정부 게릴라들의 공격 때문에 강습 해병대원인 야이다가 이 엑실드 대륙의 정글에 와 있었던 것이다.
“빌어먹을! 제기랄! 죽여 버리겠어!”
야이다는 계속해서 입으로 욕설을 퍼부어 대면서 자신의 키보다도 더 큰 풀숲 사이를 헤쳐 나가고 있었다. 그의 뒤쪽으로 동료 10여명이 함께 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울창한 밀림이었다. 바로 앞을 볼 수가 없는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 보병들이 한번에 27명이나 죽어 버렸다. 이곳은 후방기지였기 때문에 보병들의 전투력을 기대할 수는 없었다. 당연하게 정예라 일컬어지는 강습해병들이 밀림속에 들어와 사전 훈련없이 투입되었다.
목적은 게릴라들을 잡아 죽이라는 것이었다. 야이다는 이번의 임무가 별로 어려운 것은 아니라 판단 되었었다. 하지만 보병들이 에리델 기지에서 안전하게 대기하고 있을 때, 야이다를 비롯한 강습해병들은 밀림 속에서 전혀 알지도 못하는 적을 상대로 싸워야 한다는 사실이 그를 짜증나게 했다.
처음 이 임무에 투입되었을 때에는 별것 아닐 것이라 여기고 있던 강습해병대원들이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적들이 어디에 있는 지 조차 제대로 파악해 내지 못했다. 첨단 장비를 동원해서 밀림을 스캔했다고 해도 적들이 도대체 무엇인지도 알아내지 못했다.
작전이 실행된 것이 15일 부터였는데 벌써 투입된 강습해병대원들 중 9명이 전사했다. 그런데도 적들은 한 명도 제대로 사살하지 못했다. 아니 적의 실체를 파악해 내지도 못했던 것이다. 기껏 찾아낸 자취는 밀림속에서 갑자기 사라져 버리거나,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로켓탄이 날아와 피해를 입힐 뿐이었다. 적들이 어디에 있는지 그 실체조차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야이다는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면서 왼손으로 풀들을 헤치며 앞으로 전진해 나갔다. 자신의 뒤를 따라서 동료들이 열을 지어 따라 오고 있었다. 분명한 것은 자신들을 노리는 적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지금 그들은 이 근처에서 연락이 두절된 다른 강습해병대원들을 찾으러 온 것이었다.
야이다의 뒤에 선 강습해병대원이 손에 탐색 장비를 들고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주변에서 별다른 열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이 없었던 상황에서 로켓탄이 날아 들어오고 마찬가지로 총탄이 날아오거나 갑자기 해병대원이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생기곤 했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의 끈을 풀 수 없었다.
“이 근처인데······”
자신의 키보다도 큰 풀숲 아래로 물이 발목 정도까지 고여 있었다. 이렇기 때문에 걸을 때 마다 발소리가 꽤 크게 들렸다. 하지만 바람에 풀들이 흔들리는 소리와 주변에서 움직이고 있는 벨레들, 혹은 같은 동료들의 발소리 때문에 제대로 주변을 살필 수 없었다.
‘젠장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야이다는 이런 때 차라리 자신이 보병을 갔거나 강습해병대원이 아닌 다른 일을 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씁쓸하게 웃으며 야이다가 왼손으로 풀들을 헤치고 앞에 나섰을때 그는 갑자기 왼손을 높이 들었다.
그것을 본 뒤따라오던 강습해병대원들이 모두 멈추어 서서 주변을 경계했다.
“뭐야?”
바로 뒤에서 탐색기를 들고 있던 동료가 나직히 물었다.
“앞을 봐!”
야이다의 말에 힐끗 앞을 바라본 동료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 앞쪽으로 강습해병대원들이 처참하게 죽어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망할 자식들!”
선두에 선 야이다는 왼손으로 동료들에게 주변을 경계하도록 하라 한 뒤 앞쪽으로 조심해서 걸어 나갔다. 발목 정도까지 차 있는 물위에 주위를 온통 붉게 물들이면서 강습해병 대원 3명이 쓰러져 있었다.
“개목걸이가 없군!”
야이다는 동료의 인식표를 빼내기 위해서 목덜미를 만졌는데 세명 모두 인식표가 없었다. 가장 먼저 사망했기 때문에 동료들이 빼낸 것일까 하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그렇지만 전투중에 그럴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그는 짧게 혀를 찼다. 3명 중 한 사람은 머리의 절반이 날아간 사태였고, 한 녀석은 총탄이 목덜미를 관통했다. 그는 팔다리에도 여러발 총상을 입고 있었다. 나머지 한 사람은 폭탄에 맞았는지 오른쪽 다리가 무릎 아래쪽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군데군데 그을려 있는 것 하며, 눈을 부릅뜬 채 죽어있는 것이 기습을 받아 3명 모두 일순간에 쓰러진 것 같았다.
“다른 녀석들은 어디에 있을까?”
동료의 물음에 그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시체들을 살폈다.
“탄띠도 없고 무기도 없어 졌다. 역시 게릴라 놈들이 빼내 간걸까?”
“개자식들!”
야이다와 그의 동료들이 모두 짧게 혀를 찼다.
15시 40분 야이다를 비롯한 강습 해병대원들은 에리델 기지로 복귀해 있었다. 이들이 찾아낸 3명의 전사자 이외에도 실종자가 5명이었다. 다들 전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저녁 식사 전에 야이다들은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이 기지의 허약한 보병들 때문에 자신들이 이곳에 내려와 이 고생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까운 동료들이 하나씩 죽어가기만 하고 있었다.
강습해병대원들이 묵고 있는 막사에서 야이다는 뉴스를 통해 내일 대규모의 포로 교환식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있었다.
“빌어먹을!”
저런 대규모의 전쟁에 참가해서 싸우는 것이야 말도 자신들에게 있어서 영광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후방에서 밀림 속에 숨어 살고 있는 반정부 게릴라들이나 상대를 해야 하니, 야이다는 정예 강습해병대원으로서 꽤 기분이 좋지 못했다. 다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 평화시라고 떠들어 대고 있는 저 빌어먹을 놈의 리포터년의 입을 찟어 버리고 싶었다.
오전에 동료들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보고난 후, 후방에서 자신들의 이야기와는 전혀 상관 없이 일상적인 드라마나 아니면 파츠 베이스와 체결된 포로 교환 문제 같은 것들만 계속해서 방영되는 것에 기분이 무척 나빠졌다.
“망할년!”
아직까지도 화면에 비추고 있는 여자 리포터를 바라보며 야이다는 낮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저녁 식사고 뭐고 피곤함 때문에 잠이나 푹 자뒀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12일날 그 멍청한 보병놈들만 아니었다면 이곳에 와서 이렇게 고생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유넬-페데일의 행성 사령부는 이번 사태를 철저하게 은폐시켰다. 수도에서 35일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곳에, 이런 반정부 게릴라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 유넬-페데일은 경공업 생산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 이런 반정부 게릴라의 존재는 결코 좋은 뉴스가 될 수 없었다. 아니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행성 사령부는 못박아 버렸다.
공식적인 토벌전이 될 수 없었으니 대규모의 훈련이라는 명목하에 강습해병대원들을 에리델 기지로 끌어모아 게릴라 토벌에 투입했다. 재빨리 결판을 내 버릴 심산이었을 것이었는데, 사전에 적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섵부른 강습해병대의 투입으로 오히려 병사들의 피해만 늘어났던 것이다.
‘멍청한 놈들······’
사령부의 이런 무책임한 행동에 야이다는 투덜거리면서 자신의 침대에 등을 기댔다.
기지에 썩어나는 보병놈들은 놀려서 뭣해 써먹으려나 사령부에서는 보병들은 거의 기지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훈련과 장비가 좋지 못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야이다는 그것을 믿지 않았다.
‘그 망할 것들은 군인들도 아닌가? 왜 우리만 나가서 다 죽어야 하는데?’
하지만 빌어먹을 명령이라는 것 때문에 야이다를 비롯한 강습해병대의 모두들은 밀림속으로 달려 나가야 하는 것이다. 헬기를 이용한 신속한 병력의 투입과 철수가 이루어 지는 것은 좋은데, 적이 어디에 있는 지 알아내기 위해서 지속적인 헬기 순찰과 함께 보병대도 투입해서 적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물론 어느정도의 피해는 각오해야 겠지만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은 어린아이라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게릴라를 발견하기만 한다면 결정적인 타격이야 자신들이 가하면 되는 것이다. 야이다는 이런 간단한 생각도 못하고 사태를 감추기에만 급급한 행성 사령부의 태도에 적지않게 부아가 났다. 하지만 겨우 중사 주제니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생각을 마친 야이다가 주변을 한번 돌아보니 하나 둘씩 비어 있는 침대가 늘어나 있었다. 밀림 속에 들어갔다가 죽어 버린 사람들의 빈자리였다.
‘망할······’
그는 그대로 침대에 쓰러져 몇 시간 정도 잠을 잤다. 오전의 작전 때문에 너무 피곤했기 때문이다. 이런 작전에 들어오면 잘 수 있을 때 자둬야 하는 것이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서 야이다를 비롯한 대원 모두들 막사 밖으로 집합했다. 적어도 막사 밖에서는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강습해병대원들이었다.
“우리는 강습해병! 적에게는 악마처럼! 시민들에게는 천사처럼!”
전투의 프로들로서 강습해병들은 집합을 마쳤을 때 언제나처럼 부대 구호를 외쳤다.
구령에 맞춰서 강습해병들이 식당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야이다는 그 틈에서 몸을 움직였다. 이들의 왼쪽으로 보병 중대가 열을 맞춰 걸어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빌어먹을 자식들!”
중사인 그가 내뱉을 말은 아니었지만 야이다는 보병들을 보자 짜증부터 났다. 그때 저 자식들이 제대로 했으면 이곳에 와 이 고생을 하지 않을 것인데 말이다.
‘도대체······’
그만 두라고 손목으로 자신을 툭치는 동료에 그는 알겠다고 하면서 앞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곁눈질로 보병들을 바라보았는데 언제 보아도 들쑥날쑥한 키에 마른 체격의 사람들이 많자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강습해병은 힘든 병과니 전체적으로 남자의 숫자가 70%에 육박했다. 어느 중대는 거의 대부분이 남자들이었다. 하지만 보병은 남녀 거의 동수거나 어떤 경우는 여자의 수가 더 많기도 했다. 아무리 남녀의 구분이 없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전투력의 차이는 존재했다. 성비가 비슷하니 제대로 된 전투력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다가 대부분이 10대 중반 정도라고 하니 야이다로서는 한숨만 내쉴 수 밖에 없었다.
강습해병대원들은 식당을 차지하고 앉아 배식해 주는 음식들을 식판에 받았다. 저녁 식사는 꽤 풍성한 것이었다. 쇠고기 스테이크에 크림 소스를 넣은 빵 두개, 쇠고기 스프, 우유, 그리고 버터를 발라 구운 돼지고기구이였다. 대원들은 다들 아무 말없이 음식들을 입안에 넣었다. 지금 이곳에서 자신들이 해야하는 일은 전투의 프로들로서 명령을 받으면 그것이 무엇이라도 쳐 부수어야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황제폐하를 대신해······에이센의 적을 쳐부순다.’
정예인 강습해병대원들의 자부심이었다. 바로 황제폐하를 대신해서 폐하의 신민이고 우리의 형제 자매와 가족들인 시민들을 자신의 목숨을 바쳐 보호하는 것을 가장 앞서서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가장 큰 자부심으로 삼고 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강습해병들은 밖에 나와 섰다. 그들은 보병들보다 휠씬 절도있는 동작으로 움직였다. 보병들 따위에게 뒤질 수 없다는 경쟁 심리가 붙어 버렸던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야이다의 눈에 약 30명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 보병중대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보병 중대는 100명 정도 되는데 이상하게 숫자가 적은 것 같았다.
‘무슨 수색대라도 되나?’
소수 정예 병력들일까 생각했지만 야이다를 비롯한 대부분의 강습 해병들은 보병 따위가 하면 얼마나 하겠냐면서 코웃음을 치면서 자신들의 숙소로 돌아갔다. 일단 피곤함도 있었고 쉴수 있을때 충분히 쉬어 두어야만 다음에 어떤 작전에 투입되더라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었다. 언제 다음 작전에 투입될지 몰라도 밀림속에서 적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은 분명했다. 야이다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보병 옆을 스쳐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