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44
하지만 아무리 보고싶다 해도 지금 달려가 가족들 품에 돌아 갈 수 없는 노릇이었다. 디네스는 반드시 살아 남아서 꼭 돌아가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날 저녁 자신의 숙소에서 시에나와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친 크라우프는 갑자기 20일에 있던 포로 교환 얘기를 꺼냈다.
“왜?”
시에나의 물음에 크라우프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전에······TY-96보급기지 공습때······나 아군 20만 명을 포로로 잡히게 했었지? 그 친구들도 돌아 왔겠지?”
그의 물음에 시에나는 당연할 것이라고 대답하면서
“걔들 코프 때문에 고생들이 많았겠는데?”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씨익 웃었다. 크라우프는 멋적게 하핫 웃으면서
“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니 말이야!”
그리고는 왼손으로 시에나의 손을 만지작 거리면서 고개를 조금 숙였다.
“그때······나······잘한 걸까?”
으쓱한 표정으로 묻고 있는 크라우프에 시에나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그래도 죽는 사람들을 최대한 줄였으니 말이지······그나저나 코프 때문에 포로가 된 10만명의 여자들은 어떻게 책임 질꺼야?”
“뭘?”
장난기 어린 표정과 어투로 다소 심각한 내용을 묻고 있는 시에나였다. 이런 표정은 다른 사람에게는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그녀의 표정이었다. 이런 모습을 볼때마다 크라우프는 시에나가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아니 코프 때문에······파츠 베이스에 잡혀가서 모진 고초를 겪었을 것인 분명한데······어떻게 책임져 줄꺼야?”
시에나의 물음에 그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10만명이라······하루에 100명씩 만난다고 해도·····그러니까······”
“······하?”
계산이 잘 되지 않는다는 크라우프의 대답에 시에나는 어깨를 들썩이며 웃어 버렸다. 시에나는 그런 간단한 계산도 못하냐면서 살작 핀잔을 주면서
“1,000일 이잖아······하루에 100명의 여자들과 하고, 다른 여자들이 코프한테 사랑 한번 받으려면 1,000일을 기다려야 하는 거야?”
“그런가? 1,0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힘써야 하면······”
질린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좌우로 저어버리는 크라우프에 시에나는 깔깔 대며 웃어 버렸다.
“즐거워?”
그의 물음에 시에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왼손 손등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고 웃는 모습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입을 가리며 웃는 시에나의 모습을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야릇한 흥분 같은 것을 느끼곤 했다. 크라우프는 다리를 좀 길게 뻗으면서 허리를 몇 번 좌우로 움직였다. 우두둑 소리가 등뼈쪽에서 들려왔다. 한참동안 같은 자세로 오래 있으면 허리가 굳어버리기 때문에 가끔 풀어줘야 한다.
“매일밤 허리운동 하면서······허리가 좀 약해진 것 아니야?”
시에나의 장난기 어린 물음에 크라우프는 피식 웃다가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그래도······나 사랑해 줄 꺼야? 너하고 잠자리 못해도······”
“음······글쎄······”
시에나는 애써 시선을 천장으로 돌린채 다리를 꼬아 앉으며 심각하게 고민하는 척 했다. 그녀의 행동에 크라우프는 잠시 웃기만 했다. 말하지 않아도 뻔하게 대답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참! 그나저나 그 지상 기지 공격했을 때 말이야······전함의 자유 낙하로 우리들이 있는 채로 기지를 해치우려 했던 사람이 누구였더라?”
시에나의 물음에 크라우프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갑자기 그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는 잠시 끙끙대다가 겨우 이름을 기억해 내서 시에나에게 말해 주었다.
“라시드 대령 말이야?”
“그 사람도 돌아 왔겠지?”
“그렇겠지······아마도······”
그때 라시드 대령이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보급기지 공격 작전을 승낙한 것도 아마 그가 곧 준장 승진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장군이라······’
크라우프는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은 장군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처럼만 꾸준히 해낼 수 있다면 그것도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20년 전쟁 중이었다면 공적을 세워 대령까지 승진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전투에 나가 공적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끊임없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령까지 승진하는 것이 아마도 군인으로서 성공하는 것의 한계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장군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많은 요건들이 충족 되어야 한다. 일단 무엇보다 남들보다 우수한 공적을 쌓아야 했고, 다방면에서의 경험을 쌓아야 했다. 바리스타 파일럿만 해서는 대령 이상 승진하기 힘든것이 현재의 추세였다. 대령까지는 자신의 맡은 분야에만 철저하면 그만이었지만, 준장부터는 최소한 여러가지 부대를 통합해서 지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했기 때문이다.
크라우프는 자신에게 그런 능력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그는 곧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다만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결코 라시드 대령처럼 무리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는다면 충분하겠다 싶었다.
음식을 모두 먹자 시에나가 일어서서 식기들을 치워 주었다. 크라우프가 앉아 있어서 미안하다고 말을 하니 그녀는 빙긋 웃어 주기만 한뒤 식기들을 치워가지고 나갔다.
‘간만의 편안한 생활······인가?’
하지만 크라우프는 자신이 얼마 만큼이나 이런 생활을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싶었다. 지금 자신에게 주어져 있는 시간이 행복한 시간인지 아니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시에나가 없었다면 견디지 못했을지 모른다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시에나에게 충실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에나······’
자신에게 시에나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데도 크라우프 자신은 그런 것을 여태가지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짧게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지금까지보다 잘 대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른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긁적이고 있었다. 이제서야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어딘지 모르게 부끄러워졌기 때문이다.
12월 28일 파츠 베이스의 야전군 사령부가 위치해 있던 유케울 성계의 유일한 유인행성 이 있는 제 5태양계 쉬프의 야전군 사령부 민원실에는, 아마색 머리의 젊은 여자 중위 한 사람이 아까전에 신청해 놓았던 면회신청에 대한 답을 재촉하고 있었다.
“빨리 좀 연락해 주세요······모처럼만에 오빠 만나 보는 건데······”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라는 긴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여성은 야전군 사령부 소속이 아니었기 때문에 민원실을 통해서 이곳에 참모로 있을 오빠를 면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이곳에 아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연락을 할 수도 없었고 하는 수 없이 민원실에 사정할 수 밖에 없었다.
“비트 로렌조 린제이 타르고 중좌라······그런 사람이 없다는 걸로 나와 있는 데요?”
미안하다는 표정의 민원 접수자는 후방 근무 여군으로 계급은 상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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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동생-작가넘-의 이상한 버릇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별건 아닙니다…’어깨(肩)’를 ‘어께’로, ‘땅에 묻고’를 ‘땅에 뭍고’로…쓴답니다…
…혹시 제가 잘못알고 있는건가요? 그러면 대략 낭패(앗, 햏언이…;;;)
그리고…출판사 명이 ‘도서출판 뫼비우스’라던데…검색해 봐도 역시나…’그런 것 몰라 짜샤~’ 라고 뜨던데…쩝…유령회산가? 전화번호는 알려주던데…안 걸어봤다는 군요…
…’선계약’은 또 뭐여? 찜! 해놓는다는 건가요?
뭐, 동생넘이 알아서 하겠지만요…
…그러고보니 만약애-진짜로 만약에!- 출판하게 된다면…원고의 탈고는 제가-아뒤쥔장- 떠맡게 될 텐데…어흑…
………………….언제 다 고치죠? 에효…(김치국부터 마시지 마!! 이눔아~!!)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68…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Jotto’의 신이 강림하시길…저는 요번에 10,000짜리 됐답니다 ^_^)/~ (어이, 어이….. 소박하군 당신…)
드디어 “소”제목을 바꿀때가 되었군요…^_^)/
면회실의 접수자는 서른살 정도 되어 보이는 금발 여자로, 얼굴은 제법 미인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는 아름다운 얼굴을 살짝 찡그리고 있었다. 분명히 없다고 말했는데도 있을 것이라고 찾아 달라고 보채는 엘레비아 때문이었다. 그녀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이름을 가진 중좌분는 없군요······혹시 몰라 소좌와 대좌급에서도 있을까 싶어 검색해 봤는데 두 계급에서도 없었어요······”
“혹시 어디로 전출 간 것이 아닐까요?”
엘레비아의 물음에 상사는 인사 이동에 관해서는 권한 밖이라도 대답하면서
“죄송하지만 중위······하는 수 없겠습니다. 인사 이동이 되었다면 보안상 인사 기록에 대해서는 제가 접근할 수 없도록 조치되어 있습니다.”
“네······”
엘레비아는 더이상 부탁하지 못하고 짧게 한숨만 내쉴 수밖에 없었다.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되돌아 설 수밖에 없었다. 보안상 자신은 접근 권한이 없다는 말에는 아무리 친동생이라고 설명을 해보아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가장 앞에 나와서 아무것도 모른채 자신이 맡은 일에 충실한 사람에게 계속해서 따져봐야 서로 기분만 상하하게 될 것이 분명했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으로 비추어질 것 같았기 때문에 엘레비아는 아쉬움을 접고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엘레비아는 이동하는 틈틈이 오빠를 만나 보려고 했지만, 도데체 어디로 인사 이동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업친데 덥친 격으로 록세비엔으로 귀환할 배를 구하지 못해, 차라리 민간선을 이용해 록세비엔으로 갈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만 연말연시이다 보니 타지에 나온 사람들이 고향 방문 등의 이유로 인하여 배표가 동이나 버렸던 것이다. 그녀는 군인 신분임을 이용하여 항로국에 예비표를 내어줄 것을 부탁해 보기도 햇지만, 겨우 중위에게 표를 내어 줄 수 없다는 민간 항로국의 말에 죽을 만큼 화가 났었다.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예정보다 일정이 늦어져 록세비엔으로 동승할 배의 수배가 늦어졌다. 정식으로 편의를 봐주라는 서류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이 많았지만, 재차 군항로국에 항의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식 명령서를 제출하면서 기한까지 임지에 부임해야 한다면서 꼭 배를 수배해 줄 것을 7차례나 요구했다. 마지막 요구를 하고 나서 5시간만에 군항로국은 29일 04시에 록세비엔을 향해 출항하는 부상병 수송선 중 한척이 엘레비아의 동승을 허락해 주었다는 소식을 전달해 주었다.
엘레비아는 임시 대기자 숙소에서 머물고 있다가 이 소식을 듣고는 이제 드디어 록세비엔으로 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부대가 모두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중위 홀로 명령서 하나 달랑 들고 이동하는 것이니 편의를 봐줄 사람은 그렇게 많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열심히 따지고 짜증이 머리 끝까지 난 뒤에야 겨우 배가 나는 것이다.
‘죽겠다.’
엘레비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자신의 아마색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겼다. 짜증이 머리 끝까지 나있는 상태였다. 며칠을 기다리고서야 겨우 배가 났기 때문이었지만,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업었으니 엘레비아로서는 한숨만 푹푹 내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만으로도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여유가 며칠밖에는 되지 않겠지만 집에 가서 부모님을 뵙고 쉬다가 부임하게 되어 있는 테스트기지로 가면 그만일 것이다.
‘이제 드디어······이곳에서 벗어나는 건가?’
엘레비아는 엷게 웃음을 지으면서 그냥 좋게 생각하자고 여겼다. 어차피 속썩어 봐야 자신만 피곤할 뿐이기 때문이었다.
‘집이라······’
연말이라 회선이 폭주해서 집에 전화 걸기가 좀 힘들었지만 화상이 연결되어 부모님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엘레비아는 그래도 신년에는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 드린 것을 떠올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자세한 것은 말씀드릴 수 없고 돌아가서 몇일은 같이 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자 부모님은 무척이나 좋아 하셨다.
자신을 손꼽아 기다릴신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엘레비아는 빨리 록세비엔행 배가 출발할 시간이 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은 자신의 바램대로 빨리 가지 않고 엘레비아를 초조하게 만들기만 하고 있었다.
260년이 가고 261년을 맞게 되는 260년 12월 30일 19시 20분 엠더 광산에 주둔하고 있는 주둔군 병사들은 저녁 식사를 모두 마친뒤, 경계 병력만 남겨 두고 나머지는 모두 신년맞이 행사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광산 안쪽에서 공연 무대가 마련되었으며, 노래나 춤에 특기가 있는 병사들을 모집해서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자신이 이곳에서 지휘관으로서 연설을 해야 한다는 말에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자리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지휘관된 자의 의무 같은 것이었다.
“병사들의 사기를 위해서 한말씀 정도는 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다이레아가 그렇게 부탁하니 크라우프는 별수없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이날 보급대에서 맥주를 박스째 내놓아 주었고 보급물품중에 있는 돼지고기를 조리해서 내놓기로 결정을 내렸다. 너무 요란하게 놀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조촐하게 치르는 것도 아닌 적당한 선을 맞추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취사장에서는 신년행사 준비로 하루 종일 돼지 고기를 삶고 있었고, 한켠에서는 바비큐로 만들고 있었다. 삶은 돼지고기에 바비큐고기, 그리고 기름에 바짝 튀긴 치킨과 축하 케익도 만들어 졌다.
이날 당직 근무는 뜻밖에도 다이레아가 자원했다. 그녀는 별로 남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당직 근무를 서고 싶다고 자원했고, 마침 차례가 돌아오게 되어 입이 한발이나 나와있던 시리나 제이나 마커스 중위가 연신 고맙다면서 다이레아에게 눈을 씽긋해 주었다.
21시 10분 크라우프는 많은 병사들이 운집해 있는 가운데 군복을 입고 신년맞이 축하행사 기념연설을 위해 무대위로 올라섰다. 그는 천천히 마이크가 놓여져 있는 무대 가운데로 올라섰다. 그는 잠시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마이크를 손으로 잡고 입을 열었다.
“이제 올해도 다 갔습니다. 260년이 이제 3시간만 지나면 지나가게 됩니다. 이제까지 살아 오면서 각자 고향에서도 이렇게 표준시에 맞춰 신년을 맞이한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는 잠시 말을 끊고는 모여 있는 모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곳에서 신년을 맞이한 경험은 남다들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제 3시간만 지나면 지난해라는 시간속에 떠나 보낼 여러 사건들을 경험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들 모두가 나에게는 무척이나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고향에서 같은 시간 신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여러분들은 모두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없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여러분 가족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폐하의 시민을 보호하는 숭고한 의무를 가지고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비록 가족들이 생각나고 고향의 별자리가 생각나더라도 여러분들 곁에는 여러분 자신이 위기에 처했을때 언제나처럼 든든한 힘이 되어준 동료들이 있습니다. 지난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여러분들은 모두 또 하나의 가족들을 얻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들 모두 훌륭한 폐하의 군인들로서 각자 떠나온 고향과 이곳에 오게된 배경은 다르지만 모두 하나의 가족으로서 즐겁게 새해를 맞이합시다. 아직 시간은 좀 이르지만 여러분들의 노고에 진정으로 감사하는 바입니다. 이상입니다.”
크라우프가 연설을 마치자 병사들에게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크라우프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중대장들이 서 있는 쪽으로 되돌아 나왔다. 본래 이런 곳에서 입었어야 했을 예복이 없어 그냥 해군 영관장교복을 입었는데, 그것이 좀 어색하다는 생각이 슬몃 들었다.
‘좋은 말은 아닌 것 같군······지휘관이라는 입장에 있으니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렇게 밖에는 말을 할 수 없다니 말이야.’
크라우프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래도 무대 뒤로 나와 차례대로 신년맞이 행사가 벌어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몇 사람의 연설이 이어지고 그 다음부터는 흥겨운 신년행사였다. 병사들 모두 맥주캔을 나누어 받아 마시고 하루 종일 취사장에서 준비한 요리들을 즐겁게 먹기 시작했다.
무대에는 몇몇 사람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있었다. 그들중에 가수 출신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여느 가수 못지않게 수준급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병사들은 흥겹게 맥주를 마시고 돼지 고기를 뜯어 먹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가볍게 하품을 하면서 이렇게 흥겹게 놀고 있는 병사들 사이를 돌아 다니면서 즐겁게 지내라는 말을 해주고 격려해 주고 있었다.
차츰 흥이 돋워지고 있자 일부에서는 취기가 올라 상대의 머리에 맥주를 붇기도 하고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소동들은 곧 거의 무마 되었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는 크라우프쪽으로 다가가서 새해 축하한다는 말을 해 주었다.
“이제 디네스도 17살이지?”
크라우프는 밝게 웃으며 디네스에게 한살 더 먹는 것을 축하한다는 말을 해 주었다.
“예······그렇게 되어 버렸습니다.”
호홋 웃고 있는 디네스에 크라우프는 씨익 웃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