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51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그럴 여지가 있다면 대령이 굳이 고발을 하지 않을 테고요······”
소령은 그렇다면 라시드 대령을 맞고발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녀로서도 고민긑에 최선의 방법을 찾아낸 것 같았다.
“한가지 방법입니다. 페트릴 소령이나 당시 귀환한 파일럿들의 증언대로 라시드 대령이 부하를 버린 비정한 지휘관이라는 것과, 지상 기지 공략전 당시 부하들이 미처 탈출하지 못한 상황인데도 전함을 궤도상에 돌입시켜 지상 기지에 낙하시키려 했다는 것들 말입니다. 그것을 부각시키는 것이죠.”
마틴 소령은 라시드 대령의 실책을 이용하여 그를 맞고발하자고 제안했다. 그렇지만 크라우프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그 제안을 거절했다.
“아닙니다. 제가 처벌받는다고 하더라도······라시드 대령을 곤경에 몰아 넣고 싶지 않습니다.”
뜻밖의 대답에 운터마이어 중위가 무슨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번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되니······정식 판결이 나오면 즉심에서 끝나게 됩니다. 배심원도 없고······정식 재판에서 한번에 군 판사를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그대로 형을 받게 됩니다.”
걱정을 하는 중위의 말에 크라우프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뭣한 말이지만······라시드 대령은 지금······자신의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네?”
두 사람이 의아한 얼굴로 크라우프를 바라보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천천히 설명을 해 주었다.
“대령이 실행한 작전이나······이 모든 것들······군 사령부에서 감추고 싶어하는 치부입니다. 현재 군부의 이미지가 실추되어 있으니······보급기지 공략전에서의 비인도적인 작전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겠지요. 그러니 철저한 비공개 재판을 벌이려 하는 것이구요. 하지만 라시드 대령이 고발을 했으니 기소는 해야 겠고······누구는 명령을 위반하고 적 앞에서 도주를 하고, 어떤 사람은 부하를 버리고 에이센의 행성간 기본 협정을 위반하고 행성 내부로 핵융합 엔진을 사용하는 전함을 자유낙하시켰습니다. 이 사실이 대대적으로 공개된다면 군부의 명예는 크게 실추될 것이겠지요.”
크라우프의 설명에 마틴 소령은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요.”
마틴 소령은 잠시 말을 끊으며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운터마이어 중위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을 때 마틴 소령은 잠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비공개 재판······결론은 정해졌다는 겁니까?”
소령의 물음에 크라우프는 그럴 것이라고 대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전에 여러가지 방어적인 답변을 준비하고 결론을 내려 주는 판사의 판결을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별 다른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그제서야 운터마이어 중위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이제야 이해를 한 것 같았다.
21시 쯤에 크라우프가 관사로 돌아왔을 때 시에나와 다이레아가 걱정스레 그를 맞아 주었다. 다이레아는 어떻게 될것 같냐고 대뜸 물어왔다.
“뭐가 어떻게 되겠어? 내일 13시부터 정식으로 라시드 대령과의 대질 신문이지······사실 청문회 형식으로 벌이는 건데······조사기간이 짧게 될 것 같아······”
전에 설명을 해준대로 이 고발 사건이 군부의 꽤 민감한 사건 중 하나였기 때문에 라시드 대령의 의도대로 전부 공개되거나 하지는 않은채 군 상부에서는 재빨리 이 사건을 수습하려 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 당시의 사건을 조사하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자료 수집과 관계자 증언 등이 필요한 것이고, 이런 정도의 시간을 들여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면 언론에서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리가 없었다. 그러면 군부의 크나큰 치부가 에이센 전체에 공개되는 것이고 이러면 당연하게 군부의 명예가 실추되게 된다.
“코프······로이드에 전화를 했는데······카레나님이 베르베라에 가셨데······지난 12월 1일에 말이야······”
시에나가 무척이나 걱정을 하자 그는 그럴 염려 하지 말라고 하면서
“이번 것은 청문회 형식으로 진행되는 거니까······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자!”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오늘부터 헌병 4명이 이곳을 지키고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다이레아는 이곳에 알고 있는 선이 없었고, 시에나는 겨우 상사였기 때문에 어떻게 연락을 해볼 수 있는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 도움이 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하는 그녀들의 풀죽은 음성에 그는 괜찮다고 하면서
“금방 끝날 것 같으니 염려마!”
그러면서 오히려 두 사람을 다독여 주었다.
2월 2일 13시 정각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은 청문회라는 형식을 빌어 비공재 재판장에 와 있게 되었다. 기소를 하고 단 하루만에 전격적으로 일을 처리하려는 것이다. 크라우프가 재판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고 있었지만,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충분한 조사 기간과 절차를 거쳐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사건은 어떻게 된 것인지 기소된지 하루 만에 비공개 재판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오래 간만에 뵙습니다. 라시드 대령님······”
크라우프는 맞은 편에 라시드 대령이 자신의 변호인이 될 대령 계급장을 단 비슷한 연배의 남자와 말을 나누고 있는 것을 보고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넸다.
“그래 간만이다. 페트릴······소령······”
그는 처음부터 적의를 내보였다. 얼굴 근육을 씰룩 거리면서 그가 내민 손을 매몰차게 거절했다. 머쓱해진 크라우프가 되돌아 오자 그의 변호를 맡은 마틴 소령이 왜 그랬냐고 핀잔을 주었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히죽 웃어 보인 뒤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곧이어 군 판사가 나왔다. 모두 5명이 나왔는데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었다. 남자 2명에 여자 3명이었다. 주임 판사는 여성이었다. 이때 크라우프는 왜 이렇게 사건이 빨리 지행되나 싶었는데 1월 13일에 정식으로 고발이 접수되어 당일 크라우프에게 소환장이 발부된 것이다. 그리고 그가 이곳에 오는 동안 라시드 대령은 충분한 자료 조사와 준비를 갖추고는 크라우프가 준비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정식 기소되자 마자 청문회 형식으로 예비 재판을 열도록 압력을 행사했던 것이다.
먼저 라시드 대령측의 군 법무관이 나와 인사를 한 뒤 한 평생을 군에 바친 무하메드 라시드 대령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 설명에 따르면 라시드 대령은 평생을 군에 바친 진정한 군인이었다. 그리고 상부에서도 좋게 평가를 내리는 전도 유망한 지휘관이었음을 설명한 뒤 모든 작전에서 부하를 사랑하고 최선을 다한 인물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 때문에 어긋나 버렸다고 ㅓ조를 높였다.
“저기 앉아 있는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은 과거 무하메드 라시드 대령의 휘하 공전대 지휘관으로 제 13독립 색적 공격 함대의 바리스타 전대 지휘관을 맡았습니다. 라시드 대령은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이 매우 우수한 인재라고 여겨 그에게 적의 요인을 암살하려는 임무에 대한 세부 실행 계획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라시드 대령의 기대를 모두 저버리고 에이센의 중요 작전을 실패로 돌아가게 만들었으며, 아군을 패주케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전 중 아군의 후방을 사수하지 않아 황제 폐하의 명을 받들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싸울 수 있을수도 있었던 20만명의 병사들을 포로로 전락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페트릴 소령은 적을 눈앞에 두고도 도망쳤으며 더욱이 그러는 와중에 황실의 재산이며 국가의 재산인 바리스타를 마음대로 방기해, 이 모든 것이 파츠 베이스를 자칭하는 역도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저 앞에 앉아 있는 에이센 군인으로서 결코 어울리지 않는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에게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주셨으면 합니다.”
크라우프가 청문회를 빙자한 비공개 재판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서두를 떼는 이 법무관 대령의 긴 논설 때문이었다. 이에 맞서서 판사의 지명에 따라 엘레나 마틴 소령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은 지금 이 청문회가 열리게 된 사건일 당시에는 대위였습니다. 그가 지금 소령에 오르게 된 것은 케네온 행성계의 케네피온 행성에서 벌어진 만드레일 대륙 전투에 참가한 공적때문입니다. 현재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은 21세입니다. 저는 이때 군 사법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죠······”
마틴 소령은 크라우프의 나이와 계급을 한번 강조했다.
“이제까지 에이센군을 지탱해주는 것은 실력이라는 버팀목입니다. 이에 페트릴 소령은 지난 보급기지 공격때 그 작전에서 그가 저지른 행위는 이미 그전의 공적 박탈로 처벌을 받았습 니다. 페트릴 소령으로서는 그 잘못을 겸허히 받아 들이고, 최전선으로 물어나 다시 공적을 세워 소령이라는 지위에 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페트릴 소령이 얼마나 에이센을 위해 애쓰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도 그 사건으로 대위에 오르고 난 후 세운 모든 공적과 포상들이 박탈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자신이 그간의 잘못을 속죄한다는 의미에서 최전선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에이센의 진정한 군인이 무엇입니까? 자신의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자신이 처해진 상황에서 그 자신이 아닌 황실과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군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령은 이렇게까지 말을 하면서 크라우프가 군인의 귀감이 되는 표상이라고 말을 했다. 라시드 대령처럼 칭찬 일색으로 이루어 진 것이 결코 아니었다.
그녀는 그렇게 말을 시작하면서 잠시 숨을 깊게 들이 마셨다.
“하지만 저기에 있는 라시드 대령처럼 자신의 작전 실패를 부하에게 전가시키고 결국에는 자신의 잘못으로 포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진정한 군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의 지난 케네피온에서의 전투를 본다면 자신이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군을 구원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라시드 대령은 그때의 상황을 제가 수집한 바에 의하면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의 부대를 미끼로 사용하여 자신의 안전만을 꾀한 것이 명백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그는 적의 대함대의 추격을 겨우 바리스타 2천대 만을 가지고 막으라는 지시도 없이 단순 출격만 하도록 했고, 더욱이 지휘통제함으로 겨우 수송선 2척만을 남겨 놓았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전에 보급기지에 대한 지상 전투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는 에이센의 법률에 위배되는 명백한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그것은 무인함정을 유인 행성에 무단으로 낙하시켜 행성의 표면에 핵융합 폭발을 유도하도록 했다는 점 입니다.”
그때 라시드 대령이 반론을 폈다. 그로서는 당연한 항변일 것이다.
“그것은 군사작전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네! 그 자리에 없던 귀관이 말할 것이 아니네!”
그의 외침에 판사가 조용히 하라고 제지를 하기 전에 마틴 소령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작전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한다면······아군을 무의미하게 죽이는 것이 그런 작전상의 선택이 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무능함이 부하들을 죽이고······작전을 실패하게 한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까?”
“뭐라고?”
무능하다는 말에 라시드 대령이 발끈해서 소리를 질렀다. 그제서야 재판장이 조용히 하라고 제지를 했다. 그리고 라시드 대령에게 발언권 없음을 주의를 준 뒤 마틴 소령에게도 직접적인 인신공격은 삼가하라고 주의를 준 뒤 발언을 계속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아마도 무능하다고 직접 매도한 것이 문제가 된 듯 했다. 그때 라시드 대령의 변호인이 마틴 소령이 제대로 조사되어 있지 않은 군작전에 대해서 너무 비약하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였다. 이를 타당하다고 판단한 재판장은 마틴 소령에게 군작전에 대해서는 발언하지 말도록 지시를 내렸다.
마틴 소령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라시드 대령을 무능력한 비겁자로 몰아 넣을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에 안타가웠던 것이다. 어쩔 수 없지만 그녀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군사적인 선택이었다고 하시는데 라시드 대령의 행위에 대해서 하나 인지시켜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적에게 포위되어 가는 절박한 상황에서 바리스타에 출격 명령을 내리고 이들에게 아무런 후속 조치 없이 함대를 도주시키셨는데, 이것이 바로 부하를 버리는 행위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는 에이센 군의 근본을 뒤흔드는 사건이 될것입니다. 대령은 위기에 처했을때 지휘관이라는 입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하들을 버리고 도주한 것입니다. 이것으로 볼 때 라시드 대령 또한 엄격히 말해 적전 도주를 한 셈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부하들에 대해서 책임을 져버려서는 안되는 지휘관으로서 그 가장 중요한 책무를 스스로 저버린 것 입니다. 아마도 적은 앞으로 에이센군은 위기에 빠지면 지휘관이 먼저 부하를 죽으라고 내버리고 도주할 것이라고 여길 것입니다. 그리고 이전에 라시드 대령은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의 공격 부대가 말려드는 것도 상관없이 공격을 퍼부어, 아깝게도 아군이 희생되기도 했습니다. 공격에 가담했던 300대의 바리스타들 중 일부가 이것에 말려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대령은 바리스타 부대의 도주에 겨우 소형 수송기 한대만 내려 보내 어쩔 수 없이 바리스타를 버리도록 만들었습니다. 이것으로 보더라도 라시드 대령이 작전시 폐하의 영광스러운 병사들을 아끼지 않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아무런 꺼리낌 없이 죽이는 일을 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그는 당장에 지휘권을 박탈당해 연금되어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에게 단순히 출격 지시만 내리고 그에게 끝까지 싸우라는 등의 아무런 추가적인 조치도 없이 함수를 돌려 도주를 시작한 것은 엄연하게 그가 지휘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이며, 이것으로 바리스타부대의 모든 지휘 책임은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에게 전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이 압도적인 적의 전력을 맞이하여 헛되이 부하들을 희생시키지 않으려 후퇴를 결정하게 된 것은, 그가 매우 우수하며 병사를 아끼는 훌륭한 지휘관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라시드 대령에게서 지휘권을 이양 받아 지휘관으로서 그 자리에서 방기 된 바리스타에 대한 책임도 함께 가진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러니 페트릴 소령이 지휘관으로서 법에 명시된 대로 자체적인 판단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바리스타를 방기하고 더욱 중요한 파일럿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후퇴를 결심하게 된 것은 매우 적절한 판단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에게 부가된 군수물자 방기에대한 것은 그의 책임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재판장님께서의 현명한 판단을 바랍니다.”
마틴 소령의 긴 논설이 끝이 났다. 소령은 라시드 대령이나 크라우프나 똑같은 인물이라고 치부해 버리면서 두사람이 서로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는데 모든 책임이 크라우프에게만 있다면, 군 조직에서 작전의 실패를 지휘관이 부하에게 모두 뒤집어 씌운다는 좋지 않은 전례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지시키고 있는 것이었다.
여느 일반 재판 같으면 시간을 길게 끌게 된다고 재판장이 제지를 했을 것이지만 군 청문회 재판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곧바로 라시드 대령의 변호인이 반론을 펴려 했다. 하지만 재판장은 그를 제지시키면서 청문회장이니 서문이 끝이 났으면 상대에 대한 질문 사항에 대해서 질문을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알겠습니다.”
라시드 대령의 변호인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크라우프에게 증인석으로 나오라 요청했다. 크라우프는 묵묵히 증인석으로 나가 그 앞에 앉았다.
그리고 황제폐하의 군인으로서 그 본분에 충실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면서 이 자리에서 그 무엇이든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선서했다.
라시드 대령의 변호인은 판사의 앞에서 자신이 준비해온 30개 문항에 대해서 판사에 제출한 뒤 그 질문에 대해서 하나 하나 질문하고 답변을 하도록 했다.
크라우프는 차분하게 그 질문에 답변을 했다. 라시드 대령의 변호인이 준비한 질문에 따라서 많은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이러면서 대령의 변호인은 그의 모든 책임으로 작전이 실패했음을 은근히 대답을 유도하면서 이 사실을 재판관에게 주지시키고 있었다. 그의 질문과 크라우프의 답변이 끝이 나자 크라우프는 증인석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이제는 라시드 대령을 심문할 차례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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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롤의 압ㅂ박….
…근데 도대체 뭔 소리를 지껄였죠? 저여자? …@_@;;; 눈이 아파서 제대로 읽지 못했는디…
…그나저나 논리에 맞기는 하는지요…;;;
이상한 점이 보이신다면 주저없이 코멘트를….!!!
그 즉시 작가넘에게 압ㅂ박을 가하도록 하겠습니다!!! ㅡ_ㅡ^
…차라리 이참에 쥔공을 야이다로 바꿀까…걔가 더 맘에 들던데…흐흐흐…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75…
그나저나 카레나는 누굴까~요? 너무 쉬운 질문인가…;;;
드디어 “소”제목을 바꿀때가 되었군요…^_^)/
라시드 대령이 선서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마틴 소령은 운터마이어 중위와 준비한 자신의 질문 내용을 판사에게 건네 주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라시드 대령에게 질문을 시작했다. 그녀가 내세운 질문들은 라시드 대령이 내세운 내용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들이었다.
크라우프가 전적으로 작전을 입안하고 실행했다고 했지만 그 작전 실행의 책임은 크라우프가 아닌 라시드 대령이 짊어 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작전 중 그가 부하들이 미처 철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함을 낙하시키는 작전을 실행해 부하들을 희생시키고, 그것과 공격에 가담한 바리스타를 내버릴 수밖에 없도록 소형 수송기 한대만 지상으로 내려 보낸 것은 엄연한 군수물자 방기를 유도한 것이라고 퍼부어 대었다.
그리고 위기의 상황에게 부하에게 일언반구의 말도 없이 함대를 후퇴시키고 바리스타부대를 방치한 것은 자신의 책임을 포기한 것이고, 이것으로 그의 책임하에 있던 바리스타부대의 지휘권이 그 바리스타들을 총괄 지휘하고 있던 크라우프에게 넘어간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러므로 그가 자신의 지휘하에 있는 바리스타를 자체적인 판단으로 방기하고 파일럿들을 후퇴시킨 것은 법에 저촉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라시드 대령으로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지만 마틴 소령은 계속해서 그런 식으로 논고를 펴 냈다.
19시가 다되어서야 청문회가 끝났다. 다들 지쳐있는 모습이었고 판사는 다음 예비 심리를 10일에 열 것이라고 선언한 뒤 휴정을 선포했다. 그리고 그전에 피고인들에게 할 말이 있냐고 물으며 발언권을 허가해 주었다. 이에 먼저 라시드 대령이 입을 열었다.
“저는 에이센군인으로서 20년 넘게 봉직해 왔습니다. 포로가 된 것도 제 책임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근본원인은 저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에게 있다는 것을 잊으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령의 말이 끝나자 크라우프에게도 발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자신의 가슴 주머니에 들어 있던 2급 무공훈장을 꺼내어 책상의 위에 올려 놓았다. 모두의 시선이 모아졌다.
“이 훈장은 렘셰이드 기지에서 영광스러운 폐하의 군인들로서 저와 함께한 수많은 병사들의 희생에 대한 보답으로 저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이 사람들에게 이 자리에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부끄럽다는 크라우프의 말에 라시드 대령이 다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저 녀석을 보십시오! 저 녀석은 지금 자신의 죄를 시인하고 있는 겁니다!”
대령의 외침에 판사가 그를 제지시키며 10일에 예비심리를 열 것이라고 다시 한번 주지시켰다. 그녀는 좌중을 진정시킨 뒤 재판을 끝냈다.
마틴 소령은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묵묵히 훈장을 집어 들어 그에게 건네 주었다. 그는 엷게 웃으면서 그 훈장을 받아 들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소 힘이 없던 크라우프의 목소리는 약간 그 기세를 찾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이제껏 마틴 소령이 그 정도로 자신을 변론해줄지 미처 짐작을 하지 못했다. 그는 심의가 끝나고 잠시 시간이 있을때 운터마이어 중위와 함께 그녀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체포된 것이기는 해도 정식으로 형량을 선고 받기 전까지는 강제로 구금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냥 관사로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도주를 감시하기 위한 헌병이 따라붙는 것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 전 일단 걱정하고 있을 시에나와 다이레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크라우프는 걱정하는 두 사람에 잘 되었다면서 안심하라고 말을 해주고는 저녁 먹고 가겠다고 했다. 시에나는 카레나한테는 연락이 되지 않았지만 그녀가 소유하고 있는 회사 관계자분들에게 크라우프의 사정을 설명하고 도와 달라는 말을 전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 크라우프는 잘했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엷게 웃어 주면서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전화를 끊은 크라우프는 일단 두 사람을 시내의 고급 레스토랑으로 안내했다. 레스토랑은 사슴고기 요리를 주 메뉴로 하고 있었다. 예약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 지배인에게 자리에서 50다르크를 쥐어 주어 즉시 자리가 나왔다. 그들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뒤 잠시 서로의 의견을 물어 요리를 주문했다. 서로 잠시 말을 하지않고 있다가 크라우프가 감탄했다는 듯 말을 꺼냈다.
“대단한 논리셨습니다.”
자신을 칭찬하는 크라우프의 말에 마틴 소령은 오히려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뭐 잘못하면 페트릴소령께서 군법정 최고형을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 죄들이 모두 인정된다면 말이죠. 하지만 상대도 마찬가지로 같은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고 논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에 이런 식의 논고를 펴지 말라고 하셨는데······제 멋대로 해서 죄송하군요.”
그녀는 그렇게 말을 받으면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엷게 웃었다. 운터마이어 중위는 가볍게 하품을 했다. 크라우프도 마찬가지로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터마이어 중위는 라시드 대령도 많이 걱정할 것이라고 하면서
“아마 제가 보기에 라시드 대령은 자신의 장관 승진이 좌절된 것에 대해 페트릴 소령께 앙심을 품고 있는 것 같더군요······어쨌든 이미 결론이 난 사건인데도 말이죠.”
거기까지 말한 중위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소령께서도 아시다 시피······라시드 대령은 윗선에······줄이 있습니다······하지만······그도 잘못이 크니 형량을 낮춰 보도록 하지요.”
“만일 혹시라고 하면······그 자신도 다칠 수 있을데······”
씁쓸히 웃는 크라우프를 바라보면서 쓴웃음을 짓고 있던 마틴 소령은 그렇게 말을 받으며 예전에 크라우프가 한 말대로 결론은 뻔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크라우프나 라시드 대령이나 모두 같은 인물이라고 했다.
“아마도 결론은 뻔히 나 있는 것입니다. 군부에서는 이 사건을 감추고 싶어하죠······그때의 군사 작전은 로이드강화 조약 위반이었고, 작전중에는 심각한 에이센 기본법 위반도 있었고, 지휘관이 부하들의 안전을 신경쓰지 않았죠. 더욱이 페트릴 소령에게처럼 압도적인 적에게 싸우라고 부대를 출격시키고 그대로 배를 돌려 달아나 버린 것······위기에 빠졌을때 부하를 방기하고 도주한 것이 알려진다면 군부의 명예가 실추되고 간부와 사병들간의 신뢰에도 금이 가는 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그녀는 다음번 재판에서 강조할 것을 크라우프에게 확인시켜 주면서
“뭐, 정식 재판이었다면 두 사람 모두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겠지만······군부에서 라시드 대령과 페트릴 소령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린다면, 반드시 그것에 대한 근거를 문서로 남겨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겠죠······아참, 그러고 보면 소령의 부하들 단속 잘해 주십시오. 그 중위와 상사 말이죠······언론같은 것에 서툰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그러면 오히려 소령이 불리해 집니다.”
“물론이오. 마틴 소령······”
세 사람은 그렇게 말을 주고 받았다. 그때 요리가 나오자 대화를 멈추고 감사히 먹겠다는 말을 하는 두 사람이었다. 크라우프는 씁쓸히 웃으면서 왼손으로 흘러내린 자신의 갈색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2월 5일 하만 바이파 군관구 군사령관 지드 렐 프로트 원수는 점식 식사를 마치고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커피를 한잔 마시고 있었다. 향기로운 커피를 들어 여유를 만끽하며 한모금 마시려 입을 대었을 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그는 깜짝놀라 무슨 일인가 싶어 전화를 받았다. 자신에게 오는 모든 전화는 일단 비서관을 거쳐서 오게 되어 있는 것인데, 자신에게 직접 전화가 걸려왔기 때문이었다. 화상 전화기가 모니터에 화면이 나오지 않고 소리만 들리도록 자동으로 조정되었다. 자신에게 이렇게 전화를 거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예!”
프로트 원수는 잠시 동안 전화기를 잡고 있었는데, 그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따라 그의 얼굴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 졌다. 결국에 프로트 원수는 식은 땀을 흘리면서 왼손에 들고 있던 커피잔을 떨어 뜨릴 뻔 했다.
전화가 끊어진 후 한참만에 프로트 원수는 비서관을 호출했다. 곧바로 들어온 비서관에게 그는 뭐라고 길게 지시를 내렸다.
2월 10일의 라시드 대령의 고발에 의해 이루어진 예비심리가 군 법무부 재판장에서 열렸다. 라시드 대령의 고발이 타당한 것인지, 그리고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의 답변이 적절하게 이루어져 있는지를 판단해 내리는 것이었다. 이 자리에는 다이레아와 시에나도 참관할 수 있었다.
증인 심문에서는 여러 관계자들이 소환되어 왔는데 이런 자리는 크라우프가 불리했다. 당시 그의 지휘하에 있던 파일럿들 대부분이 렘셰이드 기지로 전출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시드 대령은 자신과 함께 포로가 되었던 함대의 참모들 대부분을 증인으로 출석 시킬 수 있었다.
증인들 모두 입을 모아 크라우프 페트릴 소령의 잘못으로 자신들이 포로가 되었다며 그의 처벌을 요구했다. 이것에 대해 마틴 소령은 크라우프의 잘못이 아니라 그는 자신을 버린 지휘관에 대해서 자신의 휘하 부대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반론을 폈다.
마틴 소령은 계속해서 그 상황에서 라시드 대령이 아무런 지휘력을 행사하지 않고 부대를 철수시킨 것은 그가 크라우프에게 지휘를 위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크라우프가 그렇게 행동한 것은 지휘관으로서 당연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리고 라시드 대령이 내세운 크라우프의 죄목 중에서 첫번째 크라우프 때문에 작전이 실패했다고 하는것에 대해 그 당시 페트릴 소령은 단순히 강하작전만을 지휘한 지휘관일 뿐이었다고 했다. 어려운 작전이었지만 페트릴 소령은 상관의 명령에 따라 부대를 강하시켜 직접 전장에서 싸웠다고 했다. 하지만 라시드 대령은 이런 위험한 작전에 빠져 있는 아군의 철수를 위해 겨우 소형 수송기 한대만 내려 보낼 뿐이었다면서 그를 은근히 비난했다. 이는 지휘관으로서 어려운 임무에 빠진 부하들을 외면하는 파렴치한 행위가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말했다.
그녀는 이 작전에서 라시드 대령이 무인함을 유인행성에 낙하시키는 파렴치한 행위를 벌여, 에이센군인이 잔악무도한 군인이라고 선전한 것이나 마찬가지의 일을 벌였다라는 논고를 내세웠다. 이런 논고에 재판장이 마틴 소령에게 군 작전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언급하지 말라고 다시 경고를 했다.
그녀는 잘못했다고 시인하면서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적전 도주죄에 대해서는 자신이 맡고 있는 부하들에게 아무런 안전 조치도 취하지 않고 이들을 방기한 라시드 대령의 죄가 오히려 더 클 것이라고 했다. 크라우프는 아군에게서 버려진 상황에서 결사적으로 싸우냐 아니면 항복하느냐를 두고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인데, 지원도 보급도 기대할 수 없고 자신들의 결사 항전이 아무런 의미도 없이 무의미하게 병사들을 죽음으로만 몰아 넣게 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했다. 폐하의 병사들을 아무런 의미도 없이 죽음을 몰아 넣는다면 그것만큼 큰 죄도 없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