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74
갑자기 전에 엘레비아가 아버지가 턱수염 깎는 것 보고 자기도 남자처럼 턱수염 나고 싶다고 말하면서 어디에서 들었는지 털나는 발모제를 사달라고 조른 기억이 났다. 어릴적부터 자주 엉뚱했는데 그래도 이번에 후방으로 전출 시켰으니 잘 된 일이라는 생각이 났다.
전출된 곳이 바리스타 테스트 중대라고 했는데 거기에 가서 경비라도 서면서 군생활을 끝낸다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전역할 때까지 무사히 지내고 엘레비아가 자신의 삶을 찾아 간다면 오빠로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을 것이다.
‘뭐 상관 없어······’
아직 군대에 가지 않았을 세라가 걱정 되었지만 전에 만났을때 보병을 가겠다고 그렇게 말했으니 아마도 보병에 들어갔을 것이다. 래리는 자신은 직업 군인이고 엘레비아도 장교니 한 사람은 사병으로 가서 안전한 곳에서 무사히 제대를 하면 더 이상 바랄 나위 없었다.
‘땀이 너무 많이 나 버렸군······’
그는 작전 참모로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했다. 로드리게스 중장은 연일 전투에 나서는 것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래리가 요청한 물자나 사항들이 너무 많다고 투덜 거리기나 하고 있었다. 결국에 들어주기는 하지만 래리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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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습니다…조아라는 여전히 헤메고 있고, 크라우프는 아직도 ‘移動中’인 듯 하고…전투는 없고…H한 장면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ㅡ_ㅡ;
…이러니 독자들이 싫어하지…이 망할 무책임&날림 작가놈아!!!!!!!! ㅡ_ㅡ+++
…-잠시 어린이가 시청(?)하기에는 부적절한 장면이 있은 후-…
…작가넘을 대신해 ‘사과’드립니다…맛있게(?) 드십시오…^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06…
타수놀이…재미있더군요…흐흐흐흐흐…(피어오르는 검은 오러…)
하지만 관둘렵니다…1타의 기쁨은 독자분에게!…라고 작가넘이 그러더군요…^_^)/~
드디어 “소”제목을 바꿀때가 되었군요…^_^)/
6월 1일 파츠 베이스 함대가 반격을 위해 출격했다는 정보를 입수함과 동시에 에이센 함대는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해 내기 위해 정찰 함대를 계속해서 내보내고 있었다. 약 3천 척이 넘는 소형 함정들로 정찰함대를 편성하여 전방으로 내보내 파츠 베이스군의 움직임을 파악해 내기 위해서 정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었다.
6월 4일 15시 55분 에이센군 함대장 리갈 피어벳 중장은 자신의 기함 사무엘 알퐁스호의 함상에서 정찰 함대로부터 들어오는 보고들을 계속해서 듣고 있었다. 지난 4일 동안 계속된 정찰 활동의 보고는 대부분이 ‘적을 찾을 수 없음’과 ‘이상 징후 없음’이었다. 가끔 파츠 베이스 정찰 함대가 후퇴하지 않고 잔류하고 있어 이들과 교전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는 했지만 대규모의 적함대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상태였다. 피어벳중장은 짧게 자른 자신의 은회색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기면서 파츠 베이스 함대의 움직임을 발견하기 위해서 파견된 정찰 함대의 보고가 지지부진하다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일을 제대로나 하고 있는 건가?’
피어벳 중장으로서는 열심히 정찰 활동을 하고 있을 정찰 함대 지휘관들에게 자신도 모르게 투덜거리고 있었다. 그는 이내 자신의 이런 생각을 한심하다 여기고는 왼손으로 다시 한번 땀에 젖어있는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긴장하고 있는 것이었다. 파츠 베이스 함대가 요격에 나섰다고 보고된 직후부터 정찰 활동을 더욱 강화했고 맞서 싸울 준비를 갖추어 놓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적이 출현해야 모든 것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전투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피로도의 문제를 생각해서 그는 병사들에게 4교대 근무를 지시했다. 2교대나 3교대 근무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된다면 병사들의 피로도가 문제가 된다. 병사들이야 교대로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지만 피어벳 중장은 그렇지 못했다. 상당한 시간 동안을 함교에 올라와 앉아 있어야 했다. 그는 참모들에게 함대 내부의 병사들의 상태 등을 체크하도록 했고 정훈 장교에게 계속해서 병사들의 사기를 붇돋우는 말을 하도록 지시하면서 병사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하는데 부단히 애썼다.
하지만 어차피 병사들이야 어차피 명령 받아 싸우는 입장에 있었지만, 피어벳 중장 같은 지휘관들은 전투를 지휘하고 병사들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 있다보니 절대로 병사들처럼 단지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되었기 때문에 입수되는 정보에 신경쓰고 많은 부분을 전투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 훈련에 들어가야 했다.
이번 전투는 기본적으로 지휘관의 능력에 달려 있었다. 서로 비슷한 숫자를 동원해서 전투를 벌이게 되기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파츠 베이스 함대를 최대한 네페르로 끌어 들이기 위해서는 선두에 서 있는 자신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피어벳 중장은 매우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전투 준비는 아직까지는 완벽하다고 할 수 있었다. 전함들에 적재되는 물자도 최대로 채워져 있었고 하만 바이파로부터의 보급선은 아직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통신도 별다른 방해 없이 하만 바이파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이럴때 적이 나타나야 하는데······’
중장은 잠깐 눈을 지긋이 감고 있었다. 바로 그때 통신 장교가 전문을 들고 함교쪽으로 올라왔다. 그는 통신 장교의 표정에서 상황을 직감할 수 있었다.
“각하! 정찰 함대로부터의 보고입니다. 약 15시간 전방에 파츠 베이스 함대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말을 마친 통신 장교는 전문을 내밀었다. 피어벳 중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내민 전문을 받아 들었다. 자세한 영상은 1, 2분 뒤 전송하겠다고 하는 내용과 함께 적 함대를 포착했다는, 그가 기다리고 있던 보고였다.
“대략······5만 척 전후라고?”
정찰 함대의 1차 보고에 그는 정보보다 숫자가 적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완전하게 파츠 베이스 함대의 모습을 파악해 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도 적의 움직임이 포착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즉각 이 사실을 뱅상 바리에 대장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알겠습니다.”
통신 장교가 즉시 보고를 위해서 내려갔고 피어벳 중장은 이제 드디어 시작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미 적의 공격에 대한 방어 작전이 충분하게 구상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지휘관으로서 상황을 낙관하기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09년 6월 5일 16시 30분 14, 5시간 뒤 에이센 함대와의 교전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베토 코리 소장의 함대 파일럿으로서 전투에 참가하게 된 에네르 하트 슈넬 중위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지휘하에 있는 파일럿들 모두에게 충분히 휴식을 취하도록 조치시켰다. 무엇보다 전장에 투입된다면 가장 우려 되는 것이 체력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쉴수 있을때 충분히 쉬어서 체력을 확보해 두도록 해!”
슈넬 중의의 지시에 고참병들은 그럭저럭 그의 지시에 잘 따랐지만 신병들은 매우 불안해 하고 있었다. 이번이 첫 전투인 신병들은 슈넬 중위를 보자마자 겁에 질려 뭐라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는 그런 신병들을 다독여 주면서
“고참 병들의 지시에 잘 따르고······결코 멈추어 서 있지 마라······알겠지?”
그는 지휘관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앉았다. 그리고 전장에 나서서 멈추어 서 있으면 그대로 표적 밖에는 되지 않는 다면서 계속해서 움직이라는 말을 반복해서 외게 했다.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병사들을 한바퀴 돌아 보고 난 뒤 슈넬 중위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서는 조금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믿을 만한 동료들이 부족해······’
그는 이 베토 코리 소장의 함대에서 마땅히 뛰어난 파일럿을 찾아낼 수 없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지휘관들을 믿어야 하는데······’
슈넬 중위는 지휘관을 믿지 못한다면 아무리 승리가 확실한 전투에서도 패배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드 상좌나 베라이크 중좌, 그리고 함대 지휘관인 베토 코리 소장 같은 사람들도 나름대로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그 자리에 올라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한번 불안한 마음이 깃들자 좀처럼 마음을 정리할 수 없었다.
슈넬은 자신의 방에서 두손을 모아 잡고 그 손을 이마에 기대면서 한참 동안이나 그대로 앉아 있었다.
6월 4일 20시 10분 쉽게 요약하면 열심히 싸우라는 정훈 장교의 정신 훈화 시간이 끝나고 슈넬 중위는 지휘자로서 부하들의 앞에 섰다. 그는 이런 부하들의 정신 훈화 시간에 함대 지휘 부에서 사람이 나와 한바퀴 돌아보기라도 할 것을 기대 했었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았다. 베토 코리 소장이나 프랭크 허드 상좌, 크라스토프 베리이크 중좌, 모두 한번 얼굴도 내비치지 않았다.슈넬 중위는 짧게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정훈 장교의 훈화 시간 내내 이들을 기다려 한마디 사기를 붇돋아 주는 말이라도 해주는 모습을 상상한 자신이 한심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기 자신이 부하들을 위해서 한마디 해주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전투가 벌어지게 된다면 꽤 격렬할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들 중에서도 죽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이번 전투가 처음인 사람도 있고 나처럼 처음이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전투에 임하기 전 다들 두려울 것이다.”
그는 부하들 앞에서 잠시 말을 끊었다. 그리고 나서 오른손을 치켜 들면서
“지금 여러분들 중에서 집에 돌아가고 싶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도 또한 그러하다······이 자리에서 앉아 있는 여러분들 중에서 내가 왜 이 자리에 있어야 하고 전쟁에 나와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너희들 모두에게 돌아갈 집이 있듯이 그 집의 가족들을 지키는 것 또한 너희들의 임무인 것이다. 지금 너희들이 집으로 돌아간다면 물론 잠깐 동안은 네 자신의 목숨은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네 자신과 네 자신의 가족, 그리고 네 자신의 미래의 아이들은 모두 에이센의 압제의 속박에 사로 잡혀 버리게 되는 것이다. 먼 훗날 이 자리에 있던 여러분들은 앞으로 다가올 내 자식들에게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너희들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에이센의 압제자에 대항해 싸웠노라고!”
슈넬 중위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파일럿들의 표정들이 미묘하게 변했다. 중위는 이들의 앞에 서서 지휘관으로서 최선을 다해 달라는 뜻으로 먼저 이들에게 경례를 올려 주었다.
“미안하네······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렇게 말해줄 수 있는 것 정도뿐이라네······”
먼저 경례를 올리는 그의 행동에 파일럿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서 경례를 했다. 그 자링 배석해 있던 정훈 장교 또한 부동 자세를 취하고 파일럿들에게 열심히 싸워 달라는 뜻으로 경례를 했다.
6월 6일 01시 정각 5만 척의 함대를 이끌고 에이센 함대의 정면을 공격하도록 되어 있는 홀스트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자신의 기함 빅 대몬 Ⅱ호의 함상에서 팔짱을 낀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올해 58세로서 금발 머리에 58세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을 정도로 체구가 건장한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회색 눈동자로 에이센 함대가 포진하고 있는 영상을 지켜보고 있었다. 에이센 함대는 굳건히 함대를 배치시켜 현 위치를 고수 하려는 의도를 내보이고 있었다.
‘대단하겠군······’
현재까지도 후퇴하지 않고 계속해서 에이센 함대의 움직임을 모니터링 해주었던 정찰 함대들의 행동 때문에 비교적 정확하게 에이센 함대의 배치 상황등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에이센의 침공의 징후가 보이자 이에 미리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케울에서 명령받고 출격한 이후 5만 척의 함대를 이끌고 빠르게 네페르로 진출할 수 있었다. 이때문에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전투가 너무나도 쉽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문득 에이센 국립묘지에 있을 자신보다 3살이 많은 친형인 막스밀리엄을 생각했다. 친형인 막스밀리엄 슈페펜부르크는 에이센의 우주 공격군 사령관까지 역임했었다. 259년에 심장 마비로 사망했다고 들었는데 자신은 입장이 입장이니 만큼 조문도 갈 수 없었다.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과거 신족의 독립에 깊이 감명을 받아 신족의 독립 운동에 투신 했었다. 에이센에 남아 있을 형이 걱정 되었지만 그래도 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았다. 파츠 베이스가 독립한 이후 숙청되었을 것으로 생각했던 형 막스밀리엄 슈페펜부르크가 대장으로 승진해 우주 공격군 사령관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을때 솔직히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다. 다시 만날 날이 언제일까 기다리던 중 막스밀리엄이 심장 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왔고,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며칠이고 집안에 틀어 박혀 있었었다. 결국 자신은 형의 장례식 보지 못했지만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을 후회하지는 않았다. 이것은 자신이 선택한 일이었고 형도 자신 때문에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형은 군생활중에는 우주 공격군 사령관이 되었고, 사후에 추서된 것이지만 원수로 승진되어 조카들도 연금을 받아 편안히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한심스러운 일인가!’
고급 장교들 중에서는 에이센에 사관학교 동기생이나 오랜 전우들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서로 자신을 걸고 선택한 길이 다르기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았다.
잠시 형의 생각에 잠겨있던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자신을 따라 전투에 나서게 될 장병들이 품고있을 불안감을 떠올렸다. 그 자신도 똑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병사들의 불안한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20년 전쟁 기간동안 그는 무능한 지휘자의 명령에 자신들의 목숨이 걸려 있다는 것이 매우 화가 났었다. 자신의 소중한 생명인데 그 생명을 남에게 맏겨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화나는 일인지 지휘관은 모른다 생각했었다.
‘내 자신의 목숨과 남의 목숨이라······’
지휘관의 입장에 있게 된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참모들에게 들키지 않게 숨을 가쁘게 들이 마셨다가 다시 내쉬는 것을 반복했다. 주변 공기는 꽤나 차가웠지만 자기도 모르게 이마에서 땀이 흐르고 있었다.
‘이 전투에서······’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이런 생각을 모두 접어 버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파츠 베이스를 위해서 이제 자신의 모든 능력을 쏟아 붓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두를 위해······’
에이센함대는 10만 척이나 굳건히 진형을 유지하고 있었고 자신은 이들을 무슨 수를 쓰든지 넓은 주역으로 끌어내야 했다. 그때 통신 장교가 함교로 뛰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통신 장교는 슈페펜부르크 중장에게 경례를 올리고 에이센 함대가 마주 나오기 시작했다는 보고를 해 왔다.
“에이센 함대가 말인가?”
갑작스러운 그의 물음에 통신 장교는 정찰 함대로부터 정확하게 파악된 내용이라고 보고하면서
“약 2만 척의 함대가 아군을 향해서 마주 나오기 시작한 것이 확실합니다.”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에이센 함대가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걱정 했는데 뜻밖에도 자신들쪽으로 마주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에이센 함대가 어느정도 승산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에 마주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슈페펜부르크 중장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있었다. 그는 약간 상기된 목소리로 물었다.
“적과 접촉할 때 까지의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그의 물음에 참모들이 즉시 계산을 해서 금일 05시 전후가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좋아······”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전함대에 총력전 준비를 지시했다.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함대의 선두에 서고 있는 알버트 자일 소장의 함대가 잘 싸워 줘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함대 지휘관들 중에서 나름대로 기동 전술에 능숙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그였기 때문이다.
‘함대 기동전이라······’
에이센 함대와 자신들은 속도를 늦추지 않고 마치 정면 충돌이라도 일으키려는 듯한 형태로 계속해서 전진을 해 나가고 있었다. 에이센함대가 쉬르 주변에서 방어진형을 구축해 처음부터 방어 형태로만 나설 것이라 예상했는데 마주 돌진해 나온 것이다.
“자신이 있다는 건가?”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자신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에이센 함대 2만이 미끼가 되고 그 좌우로 적들이 연이어 공격해 나올 것이 분명하다고 예측했다. 2만 척으로 자신들의 발목을 붙잡는 사이 전함과 순양함들이 좌우로 반포위해와 빔포와 미사일들을 쏟아 부을 것이 확실했다.
‘흥······쉽게 물리지는 않는다.’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다른 분견 함대 지휘관 디에빗 마티니 소장과 헨리 킹 소장에게 당부한 대로 전투에서 자신의 지시대로 철저하게 움직일 것을 요구했다.
‘지휘관의 명령에 철저히 따라야만 가능한 전투가 될 것이다.’
잠깐 눈을 지긋이 감고 있던 그였다. 어쨌든 에이센 함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기동력이 우수한 자신들이기 때문에 적이 공세 의도를 취해 온다면 재빨리 후퇴해서 병력을 재정비 하면 충분할 것이다.
‘우리 함대가 5만 척 정도라면······’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그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함대 병력이 5만 척 밖에는 되지 않기 때문에 에이센 함대가 혹시 전력을 기울여 반격에 나서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지금 정면으로 2만 척을 내보낸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렇지만 숫자가 적다고는 해도 에이센 함대를 상대로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자신이 있었다. 숫자적인 열세를 만회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었지만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2배 정도의 전력 차이는 방어해 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만일에······만일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차츰 전 함대에서 전 전투원의 전투 배치가 완료되었다는 보고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쉽지 않은 전투가 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부딪쳐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이곳에 와 있었기 때문이다.
리하르트 황제력 261년 파츠 베이스 제국력 09년 6월 6일 05시 14분 리갈 피어벳 중장이 지휘하는 에이센 함대와 알버트 자일 소장이 지휘하는 파츠 베이스 함대는 거의 동시에 상대를 서로의 포격 범위 안으로 포착해 냈다.
“적함대 사정거리 내에 포착!”
리갈 피어벳 중장과 알버트 자일 소장은 각자 자신들의 기함 사무엘 알퐁스 호와 렘브란 Ⅸ호의 함상에서 상대 함대를 사정거리 내에 포착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것과 동시에 피어벳 중장과 자일 소장은 오른손을 높이 들었다가 그대로 앞으로 내리 뻗었다.
“발사!”
“쏴라!”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에이센과 파츠 베이스 함대는 지휘관의 명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자신들을 향해서 달려오고 있는 상대방을 향해서 포문을 열었다.
장거리 였고 서로 상대방의 조준교란을 의식한 탓인지 자체 시커를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해 넣었다. 빔포의 경우 자신이 조준되고 있음을 감지해 내면, 그 조준빔을 산란시키거나 같은 펄스의 빔을 역으로 조사해 적의 조준을 회피하게 된다. 물론 더미라던가 전파 및 열을 발생하는 교란체를 띄워 방해하기도 했다. 따라서 적의 움직임을 확실하게 포착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가 아니라면 빔포의 조준은 그렇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설혹 명중된다 하더라도 빔 바리어에 막혀 제대로 된 위력을 기대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시커가 내장된 미사일들을 쏘아대는 것이다. 정확한 효율을 위한다면 미사일의 유효 사정거리 내에서 사격을 가해야 할 것이지만 상대의 전열을 흐트러 놓기 위해서 양측 함대는 미사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 미사일들은 핵융합 탄두를 탑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바리어에 막혀 폭발하더라도 3-4발이면 바리어를 무력화 시킬정도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바리어가 손상된 전함을 교체시키면서 공수를 교대하며 싸우는 방식이 일반화되어 있었다.
피어벳 중장과 자일 소장은 모니터상으로 표시되고 있는 상대방이 발사한 미사일군과 자신들이 발사한 미사일군이 서서히 가까워 지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발사하라!”
양측의 전함 함장들은 미사일들이 접근해 들어오기 시작하자 전함에 장착된 요격 시스템을 전방으로 사출했다. 미사일 요격 시스템은 전함의 외벽에서 발사되어 후방의 추진 장치로 미사일이 발사된 쪽으로 접근해 들어가면서 추진장치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모든 방향으로 빔을 발사해 공격해 들어오는 미사일들을 요격하는 일종의 요격 미사일이었다. 요격 시스템들이 발사되고 잠시 뒤에 함대의 앞쪽으로 무수한 폭발이 일어났다. 쏟아져 들어오고 있던 미사일들이 차례대로 폭발을 일으키기 시작한 탓이었다.
“더미들을 방출하라!”
전함의 함장들은 차례대로 명령을 내렸다. 즉시 전함들의 옆으로 작은 박스들이 쏟아져 나왔다. 잠시 뒤 박스들은 전함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순식간에 거대하게 부풀었다. 이때가 되자 미사일 요격 시스템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파괴되었고, 더 이상의 저지가 없자 후속해 있던 미사일들이 그 폭발의 잔광의 뚫고 전함대쪽으로 밀고 들어왔다. 선두에 섰던 함정들 일부가 미사일에 맞아 폭발을 일으켰다. 하지만 별로 크게 우려할 만큼의 손실은 아니었다. 소나기처럼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던 미사일 공격이 뜸해지며 다시 전함들의 주포 공격이 시작 되었다.
06시 20분 에이센 함대와 파츠 베이스 함대를 상대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부단히 함대를 움직이고 있었다. 상대방을 향해서 발사해 내고 있는 빔포는 공격 방향으로 집중되고 있는 에너지 중화 바리어에 막혀 많은 부분이 흐트러 지고 계속해서 방출되기 시작한 더미들에 의해서 그 포격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었다. 격렬한 포격전을 벌이고 있는 전함의 뒷열에서는 순양함이 주축이 되어 미사일을 계속해서 쏘아대고 있었다.
07시가 될 때까지 에이센 함대와 파츠 베이스 함대는 집요하게 포격전을 전개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포격의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았기 때문에 에이센 함대는 순양함대를 정면으로 내세우면서 돌진 공세로 전환해 오기 시작했다.
파츠 베이스 함대 지휘관 알버트 자일 소장은 집중 돌파를 시도하려 하고 있는 에이센 함대를 향해 화력을 집중시킬 것을 지시했다. 그렇지만 에이센 함대는 정면으로 내세운 순양함대에서 미사일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는데, 에이센군은 미사일의 재고량 같은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은 듯 07시 15분까지 15분 동안 전력 사격을 해왔다. 에이센 함대와 파츠 베이스 함대 사이의 공간을 마치 미사일로 메워버릴 것 같은 식의 집중 공격에 자일 소장의 선두 집단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져 버렸다. 미사일 공격을 어느정도 방어하기는 했지만 그것과 동시에 순양함대의 후방에 위치하고 있던 전함대가 정면으로 돌출해 나오면서 주포 사격을 개시했다.
미사일에 얻어맞아 반신불수가 된 선두 집단은 전함대의 집중포격을 받자 일순간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미사일에 맞아 바리어가 약해진 탓에 빔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선두집단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자일 소장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깨달았다. 바로 그때 총사령관 홀스트 슈페펜부르크 중장으로부터 함대를 후퇴 시키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다행이다.’
알버트 자일 소장은 목을 쓸어 내리면서 자신의 지휘하에 있는 함대에 즉시 후퇴할 것을 지시했다.
08시 정각 자일 소장의 함대가 전력을 후퇴시키고 있을때 에이센 함대는 이들에게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돌출해 나왔다. 후퇴하는 파츠 베이스 함대를 바짝 추격하던 에이센 함대는 08시 50분까지는 퇴각하는 자일 소장의 함대를 향해 기세를 올리며 전진해 오고 있었다.
그렇지만 08시 50분부터 09시까지 이어진 슈페펜부르크 중장과 디에빗 마티니 소장과 헨리 킹 소장, 그리고 베토 코리 소장이 지휘하는 함대의 격렬한 반격을 받게 되면서 오히려 에이센 함대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09시 05분 퇴각하던 파츠 베이스 함대를 추격하기 위해 선두에 나섰던 구축함대 500척은 빗발처럼 쏟아지는 파츠 베이스 함대의 포격에 잠깐 전진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머뭇거릴 수 밖에 없었다. 집중 포격에 발목이 잡혀 버린 상황에서 그 뒤로 1천 여척의 다른 추격 함대가 미처 속력을 줄이지 못하고 들어와 두 함대가 뒤섞여 버렸다. 이는 진격하는 상황에서 집중 포격을 받게 되자 멈칫해 버린 선두 함대의 잘못이 컸다. 결코 멈추어 서서는 안되는데 집중 사격을 받자 속력을 늦춰 버린 것은 후속 함대와 뒤섞여 혼란만 가중시키려는 것 밖에는 되지 않았다. 아주 잠깐동안 에이센 함대의 전열이 뒤엉켜 버리면서 혼란에 빠져 버리게 되자 노련한 슈페펜부르크 중장이 재빨리 공격명령을 내렸다.
“적은 혼란에 빠져 있다. 전함 주포 일제 발사!”
전투중 에이센 함대 전열에서 약간의 틈이 보인 것이었고, 지휘관은 이것을 정확하게 집어낸 것이다. 슈페펜부르크 중장의 지시와 동시에 거의 4만 척에 달하는 전투 함대가 빔과 미사일을 1,500척이 못되는 함대를 향해서 일제히 쏟아냈다. 좁은 지역에 온 화력을 집중해 대니 누구라도 배겨낼 도리가 없었다. 구축함 한척당 보통 10발 이상의 포격을 받아내야 했다. 포격을 견디지 못하고 에너지 바리어가 찟어지며 함체에 에너지 빔이 직격했다. 에이센 함대의 곳곳에서 새하얀 폭발광이 일어났다.
이들은 다른 에이센군 함대가 전개할 때까지 10분도 채 안되는 시간 동안 파츠 베이스 함대의 뭇매를 두들겨 맞아야 했다. 급하게 전열을 복구하기 위해 함대가 증원 되었을때 에이센군 구축함 1,500척은 대부분이 격침된 뒤였다.
09시 30분에는 약 4만 척의 에이센 함대가 선두에 선 함대를 지원하기 위해 좌우로 2만 척씩 병력을 나누어 쇄도해 들어왔다.
방금전 10분 만에 에이센 함대 1,500척을 단숨에 격침시켜 버려 잔뜩 기세가 올라 있었지만 6만 척에 가까운 에이센 함대가 재빠르게 반격에 나서자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즉시 후퇴할 것을 지시했다. 슈페펜부르크 중장은 전방에 전개하고 있는 에이센 함대의 움직임이 꽤 좋다고 느꼈다. 그리고 이들이 매우 조심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