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8
상대는 전속력으로 움직이면서 이들 중에서 가장 개인기가 뛰어난 시에나의 기체를 정확하게 노렸다. 시에나의 기체와 엇비슷하게 사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지원하려고 다가선 빌리 테이터준위의 기체를 빔 라이플 일격에 격추시켰다. 바디를 관통당하고 곧바로 폭발해 버렸다.
“빌리!”
누군가 크게 외치고 있었다. 상대는 시에나에게서 이탈하면서 다시 접근해 들어가고 있던 슈레이와 빔을 교차했지만 슈레이는 콕핏이 관통당하고 상대는 멀쩡했다.
“이녀석!”
시에나가 다시 접근해 들어갔다. 연속해서 빔 라이플을 발사해 넣었지만 상대는 그 공격을 회피해 내면서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던 질리아 엘더 폴린준위의 기체도 격추시켜 버렸다. 질리아의 기체는 한번에 파괴되지 않아 탈출 포트가 작동했다. 그렇지만 간단하게 이어지듯 발사된 사격에 탈출 포트째 파괴되었다.
소대원들 중에서 3명이 한꺼번에 전사했다. 그리고 나머지 중에서 안드레아 폴릭준위의 기체가 적기들 중에서 한기를 격추시키고 나머지와 사격을 벌이다가 서로 맞쏘았다.
“폴릭!”
알리시나의 목소리가 크게 높아졌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듯 연속해서 남은 한 대의 적기가 사격을 가했다. 알리시나의 기체를 노린 것이었다. 회피하려 했지만 알리시나는 왼팔과 오른쪽 다리에 빔이 명중 되었다. 기체가 뒤집어 지고 있었고 그녀는 당황하면서 기체의 방향을 바꾸려 했지만 두부에 빔이 명중되었다. 곧이어서 탈출 포트가 튕겨 나왔고 디네스는 재빨리 접근해서 알리시나의 탈출 포트를 손에 잡았다. 방패를 그 위치에 놓고 디네스도 연속해서 사격을 가했다 방패는 이어진 사격에 맞아 흔적도 없이 파괴되었다. 상대는 그대로 이탈해 나갔다.
“망할!”
시에나와 자신만 남기고 한순간에 전멸해 버리자 디네스는 뭐라고 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추격하겠어! 디네스 너는 소대장을 데리고 복귀해!”
통신기가 잠깐 열렸고 시에나의 기체는 곧바로 이탈한 적기를 추격해 나갔다.
디네스는 뭐라고 말리지도 못하고 어쩔줄 몰라 하다가 자신의 탄약이 소진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기체를 되돌렸다.
추격하고 있는 시에나는 낭패감이 먼저 들었다. 자신 보다 개인기가 이렇게 월등한 상대를 만나게 되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군이 아니라 적군에게서였다. 저런 정도의 에이스파일럿이 있다는 것이다. 파츠 베이스가 변방으로 물러나 있게 되었지만 저런 파일럿이 있었기 때문에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주변은 완전히 난투전이었다. 사방에서 비명과 폭발과 빔이 교차했다.
목표로 잡고 있는 상대는 누군가를 찾는 듯 했다. 보통이라고 한다면 돌아갔을 것인데 그렇지 않고 전장을 배회하고 있었다.
“잡았다!”
그런 전투의 와중에서 그 적기를 집요하게 추격해서 다시 찾아낸 시에나는 조종간을 움직이면서 공격해 들어갔다.
“어서 어서 떨어져라!”
주변은 전함과 바리스타들이 파괴되면서 남긴 잔해들로 가득차 있었다. 연속해서 빔 라이플 사격을 가하고 있는 시에나에 상대도 반격을 가했다. 서로 엇비슷하게 사격을 가하고 있었다. 근거리에서 쏘아내는 빔 라이플 사격을 보고 회피해 내는 솜씨도 일품이었다. 방패에 장착된 스마트 빔포를 연달아 쏘아내고 있던 시에나는 상대의 사격에 기체를 역으로 뒤집으면서 연이서 로켓탄을 쏘아 냈다. 상대방은 회피해 내는 방향에다가 로켓탄을 다시 연달아 쏘아 댔다. 급격한 기동으로 피해내는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자세를 바로잡고 사격을 가했다. 거의 정확하게 빔 라이플 사격을 가했다. 끊임없이 조종간을 움직이면서 상대방의 공격을 피해내고 반격을 가했다. 하지만 쉽지가 않은 것이다.
“으으으!”
조종간을 잡고 있는 손이 자신도 모르게 덜덜 떨리고 있었다. 사격에서 상대의 기량이 자신 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는 오히려 자신이 밀리고 있었던 것이다.
“제길!”
순간 엘윈이 로켓탄을 발사하는 것을 보고 방패로 빔을 발사해 넣은 다음 더미들을 방출했다. 그러면서 고속으로 접근해 들어갔다. 로켓탄이 뒤에서 폭발을 일으키는 것이 보였고 방패에 장착된 로켓을 쏘아 넣었다. 상대는 회피해 버렸고 사격을 가했다. 시에나도 기체를 숙이면서 공격을 피해 냈다.
둘의 전투는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이 주변으로 에이센군들이 몰려 오면서 상대방은 재빠르게 이탈해 나갔고 시에나도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뒤를 따라서 이어지듯 엘윈들도 밀고 들어왔던 것이다.
일시적인 귀함이 있었다. 슈레델호의 격납고로 돌아온 바리스타는 전체의 반도 되지 못했다. 상대도 비슷한 숫자를 떨어 뜨렸다고는 하지만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던 것이다. 복귀한 상태에서 보고를 받은 크라우프는 알겠다고 대답했다. 단지 그것 뿐이었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는 중대장들 중에서도 전사자가 나오고 중대원 전체가 전멸하고 중대원이 2명 밖에 남아 있지 않은 곳들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제 2중대는 중대원들이 전멸했지만 중대장인 페넬로페 로자 우르반중위만 홀로 살아 남아 있었다.
“이 망할 놈들아 아예 나도 데려가지 왜! 내 중대원들은 모두 죽어 버렸는데 왜 나는 안데 려 가는 거야! 왜 나만 살아 있는 거야!”
캣워크에서 마구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극도로 흥분해 있었던 것이다. 경비병들이 다가갔지만 뿌리쳐 버렸다. 대대장인 알프레드 토마중령이 다가갔다.
“중위!”
토마중령이 다가오자 페넬로페는 그의 손을 쳐 냈다. 소름 끼칠 정도로 침착한 목소리로 다시 그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선언하듯 말했다.
“잘들어! 나는 다시 나간다. 막지마! 나혼자 나갈꺼야!”
그런 페넬로페에게 다른 파일럿들이 다가서서 말렸다.
“중위 그만 둬요! 흥분하지 말아요!”
“관두세요. 중위!”
다른 파일럿들이 말렸고 토마중령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머리 식혀둬!”
그의 말에 페넬로페는 왼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언니인 아세라가 다가와서 그만 두라고 했다.
“그만 두라구! 그만둬! 어차피 어쩔 수가 없었어! 네가 할 수가 있는 게 아니야!”
“아니야 다 죽었는데 나만 살아 남아서 뭐해!”
목소리는 자제심을 잃고 있었다. 바로 뒤에 크라우프가 다가왔다. 아세라가 놀란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진정해라 진정해!”
그러면서 페넬로페의 팔목을 잡았다.
“놔 이거!”
목소리를 높이면서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경비병이 진정제를 들고 다가오려 하니 토마중령이 손을 들어 말렸다. 크라우프가 페넬로페를 감싸 안아 주었다.
“진정해! 진정하라구……”
그가 다독거려 주자 페넬로페는 한참 만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으……응……”
페넬로페를 진정시켜 주고 대기실로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반쯤 울고 있던 알리시나였다.
“나머지는?”
“모두 전사했습니다.”
디네스는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시에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알리시나의 어께를 두드려 주었다.
“일단 살아 남았으니 마지막까지 살아 있어야지 우는 것은 그때 해도 늦지 않아 일단 살아 남는 것이 중요해!”
그때 전함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주변에서 무엇인가 큰 폭발이 일어난 것이었다. 알리시나가 고개를 끄덕이고 크라우프는 디네스쪽으로 다가갔다.
“다행이다. 괜찮아?”
크라우프의 말에 디네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살아 남았다는 것 보다 적에 경악했던 것이다.
“시에나가! 아직 안돌아 왔어요!”
…복구합니다…^_^;;;
디네스는 자신 보다 귀환하지 않은 시에나가 더욱 걱정인 것 같았다. 크라우프는 시에나는 무사할 것이라고 했다.
“나는 안죽어!”
바로 그때 등뒤에서 시에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디네스가 놀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는 헬멧을 내려 놓으면서 질렸다는 표정이었다. 그런 얼굴을 처음 보았다.
“코프……엄청난 놈이었어……나도 전력을 다했는데 상대를 격추시키지 못했어 나보다 기량 이 뛰어난 것 같았어……”
“너도 안죽었어 그럼 비슷한 실력이야!”
크라우프는 냉정하게 그렇게 대답을 했다. 시에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한번 쓸어 넘겼다. 땀이 잔뜩 배어 있었다. 바로 그때 슈레델호가 다시 한번 크게 흔들렸다. 이번은 좀 충격이 컸던 것이다. 실내가 크게 흔들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이거 좀 분위기가 이상한데……”
모두들 심각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었다.
23일 07시 30분까지 에이센군은 파츠 베이스함대를 상대로 잘 싸우고 있었지만 곳곳에서 침투해 오는 파츠 베이스함대를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함대가 에이센함대의 함열침투해 온 상황에서 전투는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격렬한 난투전이 전개되었던 것이다. 오히려 근접전투에서 막강한 화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에이센군 지도부의 예상은 뒤집어 지고 말았다. 사기가 매우 높은 상태의 파츠 베이스군이었기 때문에 거의 광적인 상태로 공격을 거듭하고 있었던 것이다.
탄약이 모두 다 떨어질 때 까지 사격을 가하다가 그것도 안되었을 시에는 전함에 육탄 돌격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던 에이센함대의 저지선은 파츠 베이스함대의 중순양함의 집중 포격에 철저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방어적인 입장에서는 재빠른 기동력이 그렇게 필요치 않은 것이지만 파츠 베이스군은 작은 함정들을 재빠르게 교체하면서 파상적인 공격을 거듭해 오고 있었다. 병력을 교체할 틈을 주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에이센함대는 곳곳에서 보급품의 부족이 호소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견고하게 방어 진지를 구축한다고는 하지만 쉴새없이 퍼부어 대는 파츠 베이스군의 미사일 공격과 중순양함의 함포 사격에 에이센군의 방어선이 차츰 붕괴되기 시작했다. 파츠 베이스함대는 포격으로 무너지는 함열을 재빠르게 메워 나가고 있었지만 에이센함대는 그것이 손쉽지가 않았던 것이다. 전장으로 설정된 네페르가 너무나도 광범위했기 때문에 기동력을 이용한 파츠 베이스군이 전술적으로 활용하기 아주 좋은 이점이 있었다. 약 3천 척 단위로 함대를 분할해서 연속해서 공격을 가하고 후퇴하고 하는 식으로 공격을 가함으로서 함대의 보급과 병사들의 피로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좋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15시 10분까지 에이센군은 나름대로 훌륭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16시가 가까워 질수록 에이센군은 한계를 들어내고 있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공격에 틈이 보이게 되는 것이고 이 틈을 노린 파츠 베이스함대는 곳곳에서 침투해서 전과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선두를 서고 있는 중순양함을 중심으로 해서 미사일을 만재한 경순양함이 소나기 처럼 미사일을 퍼붓고 나면 그 뒤로 중순양함대가 돌격하는 식으로 이루어 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효과적인 전술로 파악되고 있었다.
17시 11분 에이센함대는 드디어 철수를 결정했다. 더 이상 파츠 베이스군과 교전을 벌였다가는 전멸당하는 것만이 남았다는 판단하게 후퇴하도록 되었다. 피해가 너무나도 엄청나게 벌어졌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적의 대규모 병력이 우회해서 퇴로를 차단하려 보인다는 정찰 보고가 포착되었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17시 20분 자신들이 퇴각하는 아군 함대의 가장 후방에 남아 있게 된다는 말에 미하엘 페코중장은 군인으로서의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 것인가 싶었다. 함대 중앙에서 함대를 재편성하면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도록 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40분 크라우프는 20명 정도 남아 있게 된 중대원들을 돌아 보았다. 다들 피곤에 지쳐 있는 기색들이 역력했다.
“우리가 퇴각하는 아군의 가장 후방에 남게 된다.”
중대장의 말에 중대원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최선을 다하자!”
크라우프는 각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라고 하면서 그렇게 말을 끝맺었다.
같은 시각 후방에서 재편성과 보급을 거의 끝마친 할트레인 빈스중장의 함대는 전력의 재투입의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에이센군이 전열을 분주하게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후퇴를 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후퇴를 하려고 하나?”
빈스중장은 자신들이 추격 함대의 선두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전투에서 크게 활약을 한다면 대장 승진도 노려 볼 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서 보급을 서두르라고 해라!”
일단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물자를 적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장은 참모들을 재촉했다. 마음이 조급해 졌던 것이다.
아담 조슈아 디제중위는 대기실 구석에 앉아 있는 슈넬쪽으로 걸어왔다. 슈넬은 고개를 들어 아담을 바라보았다. 식사와 샤워를 하고 2시간씩 잠을 청한 뒤 대기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피곤함에 잠들어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슈넬은 잠들지 않고 있었다.
“미치겠군 그래……적들 중에서 보통이 아닌 녀석이 있다.”
승부를 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는 말이었다.
“어쨌든 간에 내가 명중시키지 못했다. 나와 비슷한 기량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슈넬의 말에 아담은 고개를 끄덕였다.
“에이센 아닌가 거대한 국가야……그런 인재가 없다면 유지되지 못하겠지……”
“아아……”
적들이지만 실로 대단했기 때문에 슈넬은 다시 만나보기를 고대하는 얼굴이었다. 아담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적들도 아군도 피해가 엄청나다.”
“응……”
슈넬은 맞는 말이라고 하면서
“거의 1대 1로 격추 되었던 것 같아 상당한 녀석들이었는데 말이지……”
그렇지만 자신은 살아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때까지 잠들어 있다가 깨어난 라디아 파드중위가 다가왔다. 무척이나 몸이 피곤했던 것이기 때문에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고 있었다. 머리가 많이 아픈 것 같았다.
“잘도 자는군 그래……”
아담은 대기실 바닥에 생명 유지장치를 베고 누워 자고 있던 라디아를 바라보면서 감탄했다. 라디아는 고개를 들면서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자둬야지……몸이 너무 피곤하다.”
그녀의 대답에 아담은 맞는 말이라고 했다.
“그나저나 대단하다. 아담…….존경스러워……”
“뭘?”
“아니 아담의 그 강인한 체력에 도대체 언제 자두는 거야?”
라디아의 물음에 아담은 피식 웃으면서
“평소에……”
웃기는 대답이지만 머리가 아파서 웃음도 잘 나오지 않았다. 혈압이 높아졌다가 정상으로 낮아지는 것이니 머리가 아픈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슈넬은?”
“잠이 잘 안와……정말로 흥분돼서 그런 건가?”
“자둬야지 안그러면 힘들어져……”
라디아의 대답에 슈넬은 맞는 말이라고 했다. 아담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많이 피곤했던 것이다. 2시간 동안의 취침 시간에 푹 자두었던 것이기 때문에 조금은 나았다. 바리스타 대기 시간때 잠깐씩 졸면 될 것이 싶었다.
“그냥 아무 생각 안하면 잠들어……”
“그런가?”
“응……”
슈넬도 벽에 등을 기댔다가 바닥에 몸을 대고 누웠다. 많이 피곤했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별로 잠 잘 안자?”
라디아의 물음에 아담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렇지는 않지만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엄마 기다리다가 잠 많이 들었었는데……나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 가시고 어머니가 장사해서 우리를 키우셨는데 엄마는 거의 밤 늦게까지 장사하시고 들어와서 곧바로 자고 새벽에 나가시곤 했지……한번 얼굴 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본다고 해도 피곤 하다고 하시면서 곧바로 잠자리에 드시고 그렇게 우리를 키우셨었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어머니라는 것은 어릴적 기억 뿐이라서……잘 생각이 나지는 않아……어 차피 징집될 꺼라고 한다면 명령만 받는 병사 보다는 그래도 장교가 나을 것 같아서 지원 한 거였는데 말이야!”
아담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라디아는 피식 웃음을 지어 주었다. 좋는 장교가 될 수가 있을 것이라고 대답을 했고 아담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라디아가 다시 등을 대고 누웠고 아담도 그녀의 옆에 누웠다. 그러자 자신도 모르게 피곤함이 쏟아져 들어왔다.
5월 23일 19시 33분 에이센함대는 후퇴하기 시작했다. 전력을 다해서 에이센의 영토인 프로스베인으로 철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장 뒤쪽으로 미하엘 페코중장이 여러곳에서 긁어 모은 7천 척의 함대를 이끌고 적의 돌격 부대 저지에 나섰다. 모두 죽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불평하거나 돌아가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 지쳐있고 힘든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전투에 아군의 운명이 달려 있다. 귀관 들의 용기와 분투를 기대하겠다. 이상!”
페코중장은 전 함대에 지시를 내렸고 에이센함대는 즉각적인 반격에 나섰다. 그리고 20시 부터는 파츠 베이스함대와 격렬한 접근전에 들어갔던 것이다. 단 한기도 남김없이 바리스타를 전부 출격시킨 페코중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닥치는 대로 쏴라!”
그의 지시에 따라서 에이센함대는 격렬하게 저항하기 시작하고 있었고 파츠 베이스함대는 뜻밖의 강력한 적의 저지에 전진이 자체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함대의 포격이 격렬하게 가해지고 있었고 그 사이로 바리스타들은 출격하고 있었다. 적들은 기세를 높여서 추격해 오고 있는 것이었고 이 기세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희생이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다.
크라우프 페트릴중위는 등뒤에서 따르고 있는 바리스타들을 한번 돌아 보고 있었다. 전함대는 바리스타들을 모두 출격시키고 오히려 전진하고 있었다.
“젠장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