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82
그녀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트레이닝 장에 들어와 몸을 단련하고 있었다. 아세라는 여러가지 운동 기구들을 돌아다니면서 꽤나 열심히 자신을 단련했다. 사실 거의 30일 정도 대기하면서 바리스타들의 정비는 끝나 있었고 지금이라도 당장 출격해 나갈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기다림 뿐이었다. 그 기다림 속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긴장과 공포였다. 아세라는 대기하는 시간 동안 꾸준히 트레이닝으로 몸을 단련하고 있었다. 지금 이 트레이닝 장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 모두 아마 같은 생각들을 하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거의 한 시간 넘게 운동을 하고 난 아세라는 힘이 다 쭉 빠져 버렸다. 그녀가 잠시 구석의 의자에 걸터앉아 땀을 뚝뚝 흘리고 있을 때 누군가 마른 타월과 빨대가 꼽혀 있는 시원한 이온음료수를 건네주었다. 누구인가 싶어 고개를 들어 보니 맥클레런 중위였다.
“열심히 하시네요. 운동 하시는 중에는 말을 못 걸 정도였습니다.”
대단하다는 듯한 그의 어투에 아세라는 엷게 웃음을 지으면서 고맙다면서 타월로 얼굴을 닦고 이온음료수를 한 모금 마셨다. 맥클레런 중위는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도 꽤 운동을 많이 한 듯 땀 냄새가 풍겨왔다. 자신도 비슷한 냄새를 풍기고 있기 때문에 별로 역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뭐, 무엇이라도 최선을 다해야지 않겠어?”
아세라의 말에 맥클레런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 관리에 철저히 하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데 말입니다.”
“자기 관리라······보통 그런거 입에 자주 담는 사람이 그런거 못한다고 하던데······”
아세라의 대답에 중위는 순간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그녀는 환하게 웃으면서
“중위 자네를 보고 한 말은 아니네······마음에 담아 두지는 말게!”
“그래도 좀 신경 쓰이는 군요. 우르반 대위님······”
그는 악의없이 웃으면서 아세라에게 괜찮다면 이번 작전 끝나고 자신이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한테 식사를?”
“예······대위님께 잘 보이고 싶기도 하구요.”
맥클레런 중위가 말은 그렇게 해도 자신에게 보다 접근하려는 것이라는 것으로 아세라는 생각했다. 아세라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을 받았다.
“글쎄······그렇다면 내 동생인 페넬로페도 같이 사줘야 할 텐데······괜찮겠나?”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렇게 물으니 중위의 표정이 약간 미묘하게 변했다. 그렇지만 이내 정색을 하면서 당연하다는 말을 했다. 그녀는 빙긋 웃으며 자신의 검은색과 갈색이 적당히 섞인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겼다. 땀에 젖어 있었기 때문에 마치 젤이라도 마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맥클레런 중위도 제법 적극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조금 그에 대한 보답이라도 해주겠다는 마음이 일었지만 이내 그 생각은 머리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어휴······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아직까지는 별다른 남자를 만나겠다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맥클레런중위의 이런 호의에도 별다른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나 우습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가 건네준 이온음료수를 한모금도 남기지 않고 모두 마셔 버렸다.
“시원하게 잘 마셨네! 고마워!”
그녀가 이온음료수를 한번에 모두 마시는 것을 보고 중위는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꽤 목마르셨나 봅니다.”
그의 말에 아세라는 피식 웃으면서 타월을 손에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쨌거나 중위······이번 작전은 꽤 힘들 것 같네······무사하기를 비네······”
그녀가 엄숙하게 말하자 맥클레런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우르반 대위님도 무사하시기를 빕니다.”
그의 말에 아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수고하라는 말을 남기고 그의 옆에서 멀어졌다. 그녀가 멀어지자 맥클레런 중위는 짧게 휘파람을 불었다. 그리고는 아세라가 남기고 간 그 흔적들에 자신이 이상하리 만큼 흥분해 있었다는 사실을 느끼자 으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들킬까봐 조심해서 그 자리를 피했다.
7월 4일 16시 28분 파츠 베이스군 경비함 어네스트 XII호는 유케울의 외각 공역을 순찰중에 있었다. 7월 1일부터 3일까지 다시 네페르 행성계에서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경비함의 승무원들은 매우 불안해 하고 있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에이센과 파츠 베이스 사이에서 전쟁이 끝이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3일 전 7월 1일.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시 4만 5천 척에 달하는 함대가 유케울에서 네페르 행성계로 출발했다. 네페르 행성계를 강제로 점령하고 있던 에이센 함대는 거의 1달 가까이 네페르의 유인 행성에 대해 강하를 시도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 행성계 거주민들을 아예 굶겨 죽일 생각인지 몰랐다.
어네스트 XII호 홀로 초계를 돌고 있는 이유는 많은 전력이 수송함대 보호와 네페르 행성계로 돌려지게 되어 유케울 주변을 경계할 경계 병력이 대폭 축소되어 버린 탓이었다. 어네스트 XII호도 본래는 2척의 다른 경비함들과 함께 초계를 돌아야 할 것이지만, 다른 2척이 모두 수송함대 경비로 돌려지게 되는 바람에 홀로 주변 초계에 들어가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주변에 무인 정찰기들을 발진시키고 레이더 탐색 범위를 최대한으로 넓히며 주변에서 수상쩍은 물체를 찾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그렇지만 현재 전투는 네페르에서만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어네스트 XII호의 함장 이하 전 승무원들은 너무나도 조용한 이 주역에서 다소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에이센 함대도 네페르에 전력을 집중시켜 파츠 베이스 함대와 결전을 벌이려 한다는 소문이 퍼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매우 혼란한 네페르와는 달리 주변 주역은 너무나도 조용했다.
이런 느긋함에 함장 이하 함교 요원들이 커피를 홀짝이면서 잡담들을 나누고 있을 때였다. 항해사가 무엇인가 재밌는 이야기를 하여 모두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렸을 때 사방으로 내보냈던 무인 정찰기 중 하나에서 신호가 들어왔다. 대수롭지 않게 그것을 조작하고 있던 오퍼레이터는 순간 깜짝 놀라 재빠르게 계기를 조작했다.
“무슨 일이야?”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함장이 자세를 고쳐 앉으며 물었다. 오퍼레이터는 매우 놀란 듯 계기를 조작하는 동안 실수를 연발하기도 했다.
“무슨 일이냐고!”
짜증이 인 함장이 다시 목소리를 높여 물으니 오퍼레이터는 뒤돌아 보면서 크게 소리질렀다.
“무인 정찰기로 부터의 정보 송출입니다. 에이센 함대입니다.”
“뭐? 이 주역에 에이센 함대가 있다고?”
그 말을 듣자 깜짝 놀란 함장이하 함교 요원들 모두 재빨리 자신의 자리로 뛰어 들어가 앉았고, 곧바로 비상벨이 울렸다. 그리고 메인 모니터에 무인 정찰기에서 보내진 영상이 전송되었다. 메인 모니터에 비추어지는 에이센 함대의 모습은 실로 엄청난 규모였다. 그 예상 추정되는 함대의 규모가 6만 척에 달한다는 컴퓨터의 분석이 나오자 함장은 순간 경악해서 제대로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항해사가 어떻게 해야 하냐고 큰 목소리로 물어왔다. 겨우 정신을 차린 함장은 즉각 이 사실을 보고하도록 하고 서서히 배를 후퇴시키도록 했다.
20시 10분 유케울에서는 정찰 함대로부터의 보고에 대한 대책 회의가 열렸다. 우회 지역에 에이센함대 6만 척이 출현했다는 보고였다. 유케울 최전선 야전함대 사령부 사령관 콜 브롱 암브로이즈 차수는 이런 보고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모르고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즉시 참모장인 카레트 중장 등을 불러들여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할 지를 물었다. 에이센 함대 6만 척이 네페르가 아닌 유케울을 공격하기 위해 유케울의 목전에까지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령부의 모든 사람들은 당황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겠소? 귀관들의 의견을 듣고 싶소!”
암브로이즈 차수의 말에 참모들 모두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에이센 함대가 유케울의 외각까지 진격해 오는 동안 까마득히 몰랐다는 것 때문에 다들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참모장인 카레트 중장이 입을 열었다. 일단 유케울 전체에 비상령을 내려서 함대를 집결시켜 에이센 함대에 대항하는 수 밖에는 달리 다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네페르로 출발한 4만 5천 척이 함수를 되돌려 네페르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암브로이즈 차수도 그 방법 이외에는 달리 다른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순찰 함대와 시설 경비 함대에게 비상령을 내려 집결 시킨다면 대략 1만 척 정도의 전력은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인 것은 이들 1만 척 중에서 최전선 야전 사령부 예하의 2천 척의 순양함과 중순양함 함대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대부분이 경비함들이었고 얼마간의 구축함들이 있을 뿐이라는 데 있었다. 정확한 정보가 부족했지만 에이센이 기동력을 위해 구축함과 순양함들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상대가 되기 힘들었다. 중순양함도 500척이 채 안되었기 때문에 6만 척이나 되는 에이센 함대를 상대로 제대로 전투를 수행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섰다.
사람들은 6만 척이나 된다는 에이센 함대를 상대로 이런 형편없는 전력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불안해 하는 얼굴로 서로 작게 의견을나누고 있었다. 그렇지만 유케울의 거주민들을 버리고 달아날 수 없다는 암브로이즈 차수의 말에 유케울로 배치 이동 되어 첫 참모회의에 참석하게 된 래리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각하······에이센 함대 6만 척을 상대로 이길 수 없습니다. 일단 피해야 합니다.”
래리의 의견에 에이센 함대와 맞서는 쪽으로 의견이 굳혀졌던 참모 회의장이 일순간 소란스러워졌다. 암브로이즈 차수가 불쾌한 듯이 다소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는 매우 침착하고 경험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던 래리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네페르로 출발한 4만 5천 척도 시간에 대기에는 어려울 것입니다. 에이센 함대가 유케울을 공격해 점령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점령 후 완전하게 보급선과 통신을 확보 할 수 없기 때문에 에이센에서 무모하게 유케울을 점령하려 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피해야 하나? 우리는 파츠 베이스 군인들이다! 더욱이 쉬프에 있는 주민들을 버리고 간다면 누가 우리들을 지지해 주겠나!”
카레트 중장이 질 수 밖에 없겠지만 어쩔 수 없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래리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더욱 차분하게 말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에이센군은 단순히 유케울을 공격함으로서 네페르에 있는 아군이 허겁지겁 후퇴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럼으로 해서 유케울 사령부가 궤멸되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에 발맞춰 줄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겠단 말인가? 무슨 생각이라도 있는 건가?”
암브로이즈 차수의 말에 래리는 결코 주눅들지 않고 듣기에도 섬틋할 정도로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에이센 함대가 쳐들어 오면 맞싸우지 말고 모든 병력을 철수시켜 버리는 겁니다. 에이센 함대가 비록 기세를 높여 들어왔지만 이곳에 오래 머물 수 없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잠시 지나가게 두는 겁니다. 진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1만 척이나 되는 전력을 희생시킨다면 큰 손해가 될 것입니다.”
래리의 의견에 카레트 중장이 입을 열기 전에 암브로이즈 차수가 조용히 말을 받았다.
“나도 그런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들에게는 유케울의 주민들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군인이 지켜야할 주민들을 내버리고 달아난다면 누가 우리 파츠 베이스를 지지해 주겠는가? 군인이란 바로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네······주민들 마저 우리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우리들은 그 존재 가치를 잃게 되는 것이야!”
암브로이즈 차수는 죽게 되는지 뻔히 안다고 해도 군인들은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때 카레트 중장이 암브로이즈 차수에게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해도 각하는 피하셔야 합니다. 각하께서 사로 잡히시거나 전사하시게 된다면 파츠 베이스에는 그만한 손해도 없을 것입니다.”
래리도 카레트 중장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암브로이즈 차수는 피하시라는 말을 했다.
“저희들이야 죽어도 별 것 아니지만 각하께서는 살아 남으셔서 파츠 베이스를 이끌어 가셔야 합니다.”
그러자 잠자코 있던 참모들도 모두 암브로이즈 차수에게 달아나실 것을 권했다. 이들의 권유에 암브로이즈 차수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미안하오······이것이 다 본관이 부족한 탓이오······”
암브로이즈 차수의 눈물에 참모들 모두 숙연해 졌다. 바로 그때 그때까지도 잠자코 있던 소장 중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섰다.
“사령관 각하! 그리고 참모장 각하! 매우 부족한 제가 함대를 이끌고 에이센 함대에 맞서 싸워 파츠 베이스군의 의기를 에이센 놈들에게 똑똑히 심어 주도록 하겠습니다. 사령관 각하와 참모장 각하께서는 이곳을 탈출하셔서 훗날 에이센에 오늘의 굴욕을 똑같이 되갚아 주십시오!”
모두 놀라 그를 바라보니 그는 이제껏 별다르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윌리엄 조슈아 맥톤이라는 남자였다. 그는 올해 57세로 소장으로서는 무척이나 나이가 많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전에없이 결연한 의지가 보이는 것을 이들 모두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암브로이즈 차수는 천천히 다가가 맥톤 소장의 손을 잡았다.
“귀관에게 내 기함 어그스호를 건네 주겠네······감사하네······”
그러자 맥톤 소장도 눈물을 주르륵 흘리면서 오히려 결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제야 제가 파츠 베이스 군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었습니다!”
래리는 맥톤 소장이 이렇게 나섰다는 것에 의아함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암브로이즈 차수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에 그는 자신도 배워야 할 것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암브로이즈 차수가 맥톤 소장의 개인적인 일을 기억하고 그것 때문에 무척 감사했다는 말을 하는 것에 전율 같은 것을 느꼈다. 암브로이즈 차수의 그 말에 맥톤 소장이 눈물까지 흘리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이제 자신을 바쳐야 할 때가 왔다는 말을 하는 것에 래리는 내심 감탄했다.
탈출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자 유케울의 쉬프의 주민들이 동요할 것을 우려해 함대 사령부는 주민들에게 에이센 함대의 내습이 알려지기 전 재빨리 서둘러 도주로에 올랐다.
02시 정각 암브로이즈 차수의 기함 어그스호는 맥톤 소장이 탑승한채 출격하게 되었고 암브로이즈 차수는 1백 척의 경비함의 호위를 받으면서 구축함으로 탈출했다.
02시 35분 이들의 뒤를 이어 카레트 중장도 래리를 비롯한 사령부의 참모진들과 고급 장교들을 태우고 똑같이 1백 척 정도의 경비함대를 이끌고 록세비엔쪽으로 도주에 올랐다. 거주민들이 걱정 되었지만 에이센군은 거주민들에 대해 손대지 못할 것이고 쉬프에 강하할 시간도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에 조금 위안이 되었다.
다급한 비상령 동원 명령을 받은 경비함대는 서둘러 집결하라는 명령을 받고 정신없이 달려와 집결했다. 06시 쯤에는 대략 1만 척 가까이 집결할 수 있었다. 이들 모두를 맥톤 소장이 통솔해 에이센 함대에 맞서 출격한 것이 07시 10분이었다.
에이센군이 오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던 쉬프의 거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자신들의 머리 위로 수많은 인공의 광점들이 모여들고 있는 것을 보고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것이 에이센의 대 함대가 유케울 목전에까지 이르고 있어 지금 보이는 함대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서 집결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모두들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이 소식이 널리 퍼지자 쉬프의 거주민들은 에이센군이 쉬프에서 4, 50분 정도 떨어진 거리까지 왔다는 말에 동요하면서도 달아나거나 숨는 대신 각자의 예비군 사단으로 속속 복귀하기 시작했다.
쉬프에서 출격한 파츠 베이스 함대는 벌써 에이센 함대는 유케울의 중심 행성 쉬프 근처에까지 다다라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전력으로 맞서 나갔다.
08시 12분 맥톤 소장이 이끄는 1만 척의 함대는 에이센 함대에 당당히 맞서 나가고 있었다. 사령관으로서 전의에 불타고 있는 맥톤 소장이었지만 그의 함대 대부분은 그렇지 못했다. 일단 명령이기 때문에 집결하기는 했지만 자신들이 6만 척에 달하는 에이센 함대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벌써부터 겁을 집어 먹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쏴라!”
맥톤 소장은 에이센 함대가 사정거리내에 포착되자 거의 동시에 함포 사격을 개시했다. 그렇지만 이미 승패가 결정나 있는 전투였다. 전투에 임하는 장병들 모두 처음부터 메인 모니터를 가득 메우고 있는 에이센 함대의 모습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니 처음부터 승부는 결정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에이센 순양함대의 미사일 사격이 시작되고 파츠 베이스 함대도 이에 맞서서 똑 같이 미사일들을 발사해 댔지만, 에이센 함대에 비해 화력이 열세인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대부분이 경비함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함의 크기도 작고 방어력도 약하니 에이센 함대의 포격에 손쉽게 무너지고 있었다. 더욱이 에이센 함대가 그 숫자도 매우 많으니 파츠 베이스 함대는 제대로 방어선을 구축할 수도 없었다.
초반 10분 정도 양측은 엇비슷하게 포격전을 전개했다. 그렇지만 그 10분이 지나자 파츠 베이스 함대는 함열 곳곳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너진 부분을 메우지도 못하고 차츰차츰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08시 40분 쯤에는 선두 집단 대부분이 함포 사격으로 무너져 버렸다. 숫자야 1만 척이었지만 대부분이 소형함들이었으니 구축함과 순양함, 그리고 전함들로 이루어진 에이센 함대의 포격전만으로도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되었다.
에이센 함대 지휘관 지엘하르트 대장은 즉시 끝장낼 심산으로 어느 정도 손실은 각오하더라도 속도가 빠른 구축함 4천 척을 앞세워 파츠 베이스 함대에 돌격을 명령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순양함과 전함 순으로 돌격의 형태를 바꾸었다. 파츠 베이스 함대가 대부분이 소형함들이니 구축함으로 돌격을 해도 충분하게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09시 20분 에이센 함대에서 구축함 4천 척이 돌진을 개시했다. 그들은 재빠르게 밀집 대형을 취하더니 파츠 베이스 함대를 향해 돌입했다. 예상했던 대로 파츠 베이스 함대에서는 저항을 시도했지만 돌격을 저지할 수 있을 만큼이 아니었다. 그리고 계속된 포격에 제대로 전열을 정비하지도 못했다.
09시 50분 순양함대의 돌격이 개시 되었고 10시 13분에는 전함들이 돌진해 들어갔다.
맥톤 소장은 무너지는 전열을 바로 잡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었다. 그렇지만 에이센 구축함대가 돌진해 들어와 전열을 흐트러 뜨리고 이어 순양함과 전함이 차례대로 돌입해 들어와 바리스타들을 내보내자 이미 패전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어 버렸다.
“젠장! 젠장!”
소장은 크게 화를 내면서 부하들을 수습해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경비함대들 중 일부는 더 이상 저항하지 못하고 함수를 돌려 달아나기도 했고 상당수는 에이센 함대에서 출격한 바리스타들에 격침되기 시작했다.
“막아라! 어떻게 해서든 막아!”
소장은 눈에 핏대를 세워 가면서 무모하게 부대를 지휘했다. 하지만 이미 처음부터 상대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파츠 베이스 함대로 돌입해 들어온 전함에서 격납고에서 비상 발진한 아세라는 바리스타전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너무나도 손쉽게 적기들을 격추해 냈다.
“너무 쉬운데······”
이미 파츠 베이스 바리스타들은 전의를 상실한 것 같았다. 거의 싸우려는 의지를 잃고 도주하거나 무모하게 저항하기 바빴다. 아세라는 이들에게서 연민을 느끼면서도 식별신호에 반응하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빔 라이플을 발사해 댔다.
주변에서 제대로된 지휘를 받지 못하고 격침되고 있는 경비함들을 바라보면서 그녀 자신도 중대원들을 지휘해 대함 공격을 개시했다. 경비함들이었기 때문에 1개 소대 8대 정도가 빔 라이플로 집중 사격을 가하면 못견디고 격침되어 버렸다. 아세라는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직속 소대원들과 함께 협력해 경비함들을 차례차례 격침시키기 시작했다.
11시가 다될 때 쯤에 파츠 베이스 함대는 경비함 6천 척 이상이 격침되고 2천 척 정도는 사방으로 흩어졌다. 나머지 2천 척 정도의 순양함과 중순양함들이 최후의 저항을 벌이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 저항도 한시간 남짓한 전투끝에 무너져 버렸다.
압도적인 병력으로 포위된 2천 척의 유케울 함대 사령부 직할대는 단 1함도 투항하지 않고 격렬하게 저항을 벌였다. 그렇지만 워낙 그 차이가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1시간도 못되는 사이에 기함 어그스호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조리 격침 되어 버렸다.
투항을 권유하는 에이센 함대의 광통신에 어그스호는 주포를 발사하면서 대답했다. 어그스호로 부터의 대답을 들은 에이센 함대는 주저없이 어그스호를 격침시킴으로서 전투에 종지부를 찍었다. 파츠 베이스 함대 대략 8천 척 이상이 격침되고 전사자가 6백 30만 명 가량 발생한데 비해, 에이센 함대는 3천 척 정도가 피해를 입었고 700척 정도의 함정들이 격침되었을 뿐이었다.
압도적으로 승리하게 된 지엘하르트 대장은 휘하 함대장 제시카 러브 퍼렛 중장과 위안 콴 위에 중장에게 명령을 내려 유케울을 철저하게 파괴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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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서 200회군요…ㅠ_ㅠ
허접한 작품을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감…맛있게 드십시요…^_^;
…200회라고는 하지만 별다른 행사는 없습니다…그저 약간 H한 장면 넣고…분량을 좀 많게 한 정도지요…( __)a
…다음엔 좀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 것을 약속…퍼어억~!!!
…(-_#)> 아차…아직 완결이 아니었군요…^_^)/~
정말로 감사드립니다….m(_ _)m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