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88
“망할······망할······”
강습해병대원들은 전투의 프로들이라고 하지만 경험이나 상황 대처 능력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파츠 베이스군 병사들에 비해 휠씬 뒤져 있었다. 적들은 기관총 진지가 파괴되자 즉시 병력을 후퇴시키는 것 같았다. 야이다는 잘못 걸렸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데 적들은 계속해 진지를 바꿔 가면서 자신들을 축차적으로 소모시키려는 것이 분명했다.
야이다의 활약으로 한블럭 정도는 어떻게든 돌파해 냈지만 그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기관총과 로켓 추진식 수류탄 세례였다. 어디든 몸을 보호해야할 장소가 필요했다. 이 상태로 계속 전진하다가는 탄약과 체력이 소진되어 전멸할 뿐이었다. 그는 근처 할인 매장의 출입문을 수류탄을 파괴한 뒤 강습해병대원들을 그곳으로 이끌었다.
야이다는 끝까지 출입문쪽에 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다른 동료 대원들을 엄호했다. 대원들이 차례대로 할인 매장 안쪽으로 뛰어 들어갔고 야이다는 강습해병대원들이 가지고 다니는 분대 지원용 기관총으로 입구에서 사격을 가하도록 지시했다.
몇 발의 로켓 추진식 수류탄이 날아 들어와 건물 벽에 부딪쳐 폭발을 일으켰지만 건물 전체를 무너 뜨릴 수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부상자들이 들어서자 야이다도 매장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을 수색하고 방어 위치를 잡아!”
야이다의 지휘관은 부상자들을 치료하도록 의무병들에게 지시를 내리면서 야이다가 안으로 들어오자 이것은 헛수고라고 소리를 질렀다.
“대위님! 이곳을 지켜야 합니다! 우리 위치를 송출하고 건물 곳곳을 수비해야 합니다. 지하로 적이 침입해 올 수 있으니까 건물의 외부로 통하는 통로를 차단하도록 지시하십시오.”
야이다의 말에 대위는 목소리를 높여 그의 말을 잘랐다.
“내게 명령하지마라 중사! 그것은 내 권한이야!”
대위는 야이다가 내린 명령을 소대장들에게 반복하면서 그에게서 멀어졌다. 야이다는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면서 수통에서 물을 한모금 마시려다가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의무병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수통을 던져 주었다.
“필요할거야. 가득차 있다.”
그의 말에 의무병들은 감사하다고 말하며 수통을 받아들었다. 야이다는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면서 밖을 향해서 소총 사격을 하고 있는 대원들을 한번 돌아본 뒤 그도 방어를 하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7월 18일 18시 30분 크라우프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 식당에서 방영해 주는 뉴스를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조용히 시청하고 있었다. 현재 네페르에서 지상전이 한창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와 네페르의 중심 행성 실비아의 중심 도시 헤케르에 지상군 30만명이 투입되어 대대적인 파츠 베이스군 잔존 병력들의 소탕 작전에 들어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었다.
현지 군 사령부는 나름대로 무혈 입성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시내에 잔류하고 있던 파츠 베이스군 잔류 병들이 무기를 가지고 총격을 가해오고 있다는 보도였다.
적의 저항이 있기는 했다. 그렇지만 그런 저항들은 거의 신경쓸 정도가 아니고 소화기 정도로 공격해오는 선에서 별것 아닌 저항이라고 뉴스에서는 보도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대부분이 쉽게 투항하고 전투 의지가 거의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TV 뉴스에서는 시가에서 투항해 오는 포로들의 모습들을 계속해서 보도해 주고 있었다. 아예 이것을 배경으로 아나운서는 기사를 읽고 있었다. 화면에서는 계속해서 머리에 손을 올리고 투항해 오는 포로들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이들 대부분이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 정도의 남·여들로 구식 군복에 대충 사제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강습해병대원들이 다가가 이들이 머리위로 들고온 총기들을 건네 받고 모두들 한쪽으로 몰아 세우고 있는 모습들이 추가적인 영상으로 보도되고 있었다.
속속 투항하기 시작하는 포로들의 영상이 끝나자 아군 부상자들의 모습을 방영하면서 교전으로 아군 피해도 발생했지만 저격과 구식 로켓 추진식 수류탄 공격에 의한 사상자가 모두 해서 100여명이 채 안된다고 했다. 이들 중 전사자도 30명이 채 안된다는 식으로 보도를 끝맺고 있었다.
식당에서 이 뉴스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면서 전투가 쉽게 끝날 것 같다는 말들을 나누고 있었다.
“별 것은 아니겠는데? 저 녀석들······하기야 거의 1달 반 정도를 고립시켜 놓았으니 전투 의지가 꺾이는 것은 당연한 것아니겠어?”
사람들이 모두 잘하는 일이라고 한마디씩 하고 있을 때 크라우프는 묵묵히 음식을 모두 떠먹고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지금 자신에게는 네페르에서의 지상전이 문제가 아니라 이곳에서 벌어진 11척의 함대가 격침된 사건이 더욱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에게는 보다 순찰이 강화되어 사방으로 바리스타들이 내보내지고 전함들이 부산을 떠는 것이 별로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는 디네스는 가볍게 하품을 하면서 피곤한지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을 힐긋 바라보면서 크라우프는 왼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한번 쓸어 넘겼다. 그는 그렘벨의 정보 분석팀이 전함들이 격침되기 전 송출한 영상을 분석해 본 결과, 겨우 15대 정도의 바리스타들에게 당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 왔을때 등골이 오싹해 졋던 것을 기억해 내고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빌어 먹을······’
2개 소대가 채 안되는 숫자를 가지고 전함 11척을 20분이 조금 넘는 시간에 모조리 격침 시켰다는 것은 대단한 에이스 집단임에 분명했기 때문에, 그는 이들을 상대한다면 자신들의 피해가 어느정도 발생할까 걱정이 되었다.
‘망할 녀석들.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는 건지······’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왔다. 그때 휴게실쪽에서 벽에 등을 기댄 시에나의 앞으로 라티시드 상사가 커피를 나누어 마시면서 무엇인가 말을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심각한 표정도 아니었고 시에나는 조금씩 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남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시에나였고 더욱이 라티시드 상사와는 예전에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더니, 요즘에는 그래도 제법 말도 잘 하고 잘 지낸다는 생각을 했다. 크라우프는 둘이 뭐라고 하든 참견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방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에나는 휴게실 벽에 등을 기대 서서 손에 들고 있는 종이컵에 담긴 커피잔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크라우프가 힐끗 자신쪽을 보고는 별다른 말없이 등을 보이고 사라지고 있는 것을 고개를 비스듬히 하면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앞에 서있는 라티시드 상사는 시에나를 보고 참 대단한 여자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애인이 다른 여자하고 드러내 놓고 놀아나고 있는데 화도 안나냐는 것이다.
“뭘 화가나? 난 상관없어······난 상관없으니까 이런 일 가지고 괜히 시끄럽게 굴지마!”
시에나의 딱 부러진 대답에 라티시드 상사는 대단하다는 말을 다시 한번 해 주었다. 시에나는 피식 웃으면서 코프가 누구하고 놀아나든 상관 없다는 말을 했다.
“그래도 나는 코프에게 필요한 존재니까 말이야!”
“······너 같은 여자도 아마 없을 것 같다.”
라티시드 상사의 어이없다는 듯한 말에 시에나는 으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상관마. 어쨌든 나는 아무런 상관 없으니까, 이 일 가지고 문제 일으키면 가만 안 있을거야! 알겠어?”
“후욱······이거 참 대단하다. 소령이 부러운데? 딴 여자하고 놀아나도 신경쓰지 않는 여자가 애인이라니 말이야! 그러고 보면 너는 보통 여자는 아닌 것 같다······너나 다이레아나······마찬가지 일까?”
“무슨 말 했어?”
라티시드 상사가 뒷말을 흐리자 시에나가 궁금한 듯이 커피를 한모금 마시면서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라티시드 상사는 자신이 다이레아에게 크라우프와 헤어지라고 말했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 여자도 시에나가 그렇게 말하기 전까지는 상관 말라면서 화를 내더라고 말했다. 그가 말을 마치자 마자 그의 말을 끝까지 듣던 시에나도 화를 내면서
“왜 그런말을 해! 누가 시키지도 않은 짓을······코프가 다이레아하고 자든 말든 상관없으니까 신경끄시지! 흥!”
시에나는 콧방귀를 낀 뒤 휙 돌아서 버렸다. 라티시드 상사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손에 들고 있던 종이에 담긴 커피를 쏟지 않으려고 손을 번쩍 들었다 내려 놓으면서 뒤돌아 서는 시에나를 바라보았다.
‘젠장······지나치게 참견한 건가?’
그는 시에나는 이제 겨우 19살인데도 다른 나이 어린 여자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티시드 상사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커피를 입안에 흘려 넣었다.
“쿨럭······쿨럭······컥······컥······쿨럭······”
기침소리와 함께 무엇인가 토하는 것 같은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할인 매장의 점포들 사이에 있는 부상병들의 신음소리였다. 22시 10분 야이다는 방금까지 장사라도 하고 있었던 것처럼 옷들이 진열되어 있는 상점 안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
밖에 있는 파츠 베이스군 잔당들은 다시 공격해 오지 않고 조용히 관망하고만 있는 것 같았다. 어느 향수 판매점 앞에 이르자 야이다는 이 향수를 뿌려 피와 상처와 고통으로 얼룩져 버린 이 할인 매장 안의 공기를 조금이나마 다른 향기로 채우고 싶다 생각을 했다. 통신에서는 자신들의 구원을 위해 병력들이 출동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다른 곳에서 전투가 벌어져 있는 듯 크고 작은 폭발음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었다. 구조대가 출발했다고는 하지만 언제 도착할 수 있을지는 전혀 짐작해 볼 수 없었다. 다만 구조대가 가까이 오면 전투가 다시 벌어질 것은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이 할인 매장으로 들어온 대원들은 약 700명 정도 되었는데 이들 그중 200명 이상이 부상을 입고 있었다. 이곳으로 오지 못한 나머지 대원들은 어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모두 무사하기를 빌었다.
야이다가 다시 건물의 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을 때 큰폭발이 일어났다. 다시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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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호크 다운’을…열심히 시청한 결과물…인 듯…ㅡ_ㅡ;;;
근데 역시 허접스러워…-ㅅ-;;
yaiddasya님…분신의 활약상…어떻습니까? ^_^)/~
음…그리고 출판사 분들과 연락을 취해 보았는데요…
…잘 알아서 하시겠지요…아, 비꼬는 것 아닙니다…^_^
편집이 조금 이상하게 된 듯 하지만…어쩌겠습니까? 이미 인쇄 들어갔다는데…-ㅅ-;;
앞으로 이러저러 해달라…라고 말씀 드렸으니 참고해 주시겠지요…^^;;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25…
로켓 추진식 수류탄…짜식…그냥 RPG(Rocket Propelled Grenade…철자가 맞는지는 모르겠슴…^_^;)라고 하지…ㅡ_-*
…아 소제목 바꾸기 구찮다…걍 냅둘래…ㅡ_ㅡ
그것은 로켓 추진식 수류탄 공격이 아니었다. 장갑차나 전차에서의 포탄 공격이었다. 폭발음이잦아들자 곧바로 사방에서 총격이 가해져 오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다시 한번 포탄이 폭발하면서 벽의 일부가 무너져 내렸고, 그것과 동시에 로켓추진식 수류탄이 날아 들기 시작했다.
“반격해!”
지휘관인 대위는 당황하면서도 재빨리 지시를 내렸고, 야이다도 방어에 나서기 위해 움직였다. 다행인 것은 전차포로 추정되는 적의 공격이 건물의 벽을 부수는 것만이 목적이었는지 더이상의 포격은 없었다. 오히려 위협적인 것이 로켓 추진식 수류탄 공격이었다.
폭발력의 폭풍에 벽쪽에서 외부를 향해 반격을 가하고 있던 강습해병대원들이 폭압을 이기지 못하고 밀려 나가 떨어져 버렸다. 바로 그 순간 방어선의 한 지점으로 로켓 추진식 수류탄 공격이 집중 되는 듯 싶더니 건물 벽면 전체에 제대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기관총탄이 날아와 박히기 시작했다.
“자세를 낮춰!”
야이다가 당황하는 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 무엇인가 강하게 머리를 후려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야이다 같은 체구가 큰 사람도 몸을 비틀면서 바닥에 쓰러질 정도로 큰 충격이었다.
“으왓!”
그가 짧게 비명을 지르며 스러지자 깜짝놀란 대원들이 달려와 그를 감쌌다.
“윙게이트 중사님!”
야이다는 자신을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는 대원들에게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면서 머리를 매만졌다. 그는 벗겨져 나간 자신의 헬멧을 바라보고는 총탄이 명중 했는데 다행히도 직격이 아니라 비스듬하게 맞았다는 것을 알아 차렸다.
‘빌어먹을······’
그는 통신기를 켜면서 지휘관에게 적의 병력 돌입이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하려 했다. 그렇지만 혼란중에 지휘관과 통신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난 괜찮으니까 어서 방어해! 적이 돌입할 것 같다!”
야이다는 겨우 몸을 가누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자신의 소총을 집어 들면서 총탄에 맞아 위장포가 찟겨져 나간 헬멧을 집어 들어 머리에 섰다. 아직도 정신이 얼얼하기는 했지만 움직이려 애썼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적의 공격으로 일어난 폭발에 의해 야이다의 몸이 허공으로 붕 떴다가 바닥으로 굴어 떨어져 버렸다.
그가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 그의 귀 속으로 주위에서 일어나는 소리들이 마치 악령들이 자신의 귀에다 대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이 들려왔다.
“아······”
야이다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겨우 정신을 수습했을 때 주변에서 들려오는 것은 총격과 비명 소리였다. 그리고 실내에서 수류탄이 폭발하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요란한 총격 소리와 함께 입구쪽에 그림자가 어른거리자 야이다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재빨리 자동 소총을 들고 적이 돌입해 들어오는 쪽으로 향했다.
로켓 추진식 수류탄 집중 공격과 전차포로 추정되는 포격으로 강습해병대원들이 몰려 있던 할인 매장 한쪽을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고, 그곳으로 파츠 베이스군 병사들이 난입해 들어오고 있었다.
아래 층에 있던 강습해병대원들은 상당수가 사살되었다. 그렇지만 야이다를 비롯한 대원들이 달려 들어와 소총을 연사하면서 저항을 시도하자 적들의 움직임이 잠시 멈추어졌다. 야이다는 검은 색 군복을 입은 파츠 베이스군 녀석을 향해서 소총을 연달아 발사했다. 검은 색 군복의 녀석은 공격을 피하기 위해 재빨리 움직이고 있었고, 야이다는 자신이 발사한 총탄이 그 녀석의 주변에 맞아 튕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으으으!”
하지만 야이다의 연속된 사격에 그 녀석은 그대로 머리통이 부서지면서 바닥에 쓰러질 수 밖에 없었다. 검은 색 군복의 적이 쓰러지자 그는 탄창을 새것으로 교환하면서 계속해 사격을 가했다.
잠시 치열한 총격이 양군의 사이에서 벌어졌다. 야이다는 적들 속에서 로켓 추진식 수류탄을 자신들 쪽으로 조준하는 녀석을 발견하고는 즉시 엎드리라고 소리를 질렀다. 발사된 로켓 추진식 수류탄이 자신들이 서있던 쪽을 가로질러 뒤로 날아들어가 부딪치면서 크게 폭발을 일으켰다.
“우악!”
강한 폭압에 강습해병대원들 모두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 나뒹굴었다. 야이다도 등뒤에서부터 전해져오는 충격에 순간 숨을 쉴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렇지만 그의 시야에 파츠 베이스군 병사들이 뛰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고 온몸을 짓누르는 고통 속에서도 자세를 잡고 자동 소총을 발사했다. 두서너명이 총에 맞아 쓰러지는 것이 보였다. 적들도 자동 소총을 난사하면서 접근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젠장!”
탄창을 교환할 틈도 없어 그는 자신의 허리에 찬 권총을 빼들고 뿌연 연기 속에서 불쑥 나타난 검은 그림자를 향해서 발사해 댔다. 몇 놈이 쓰러졌다. 그때 뒤쪽에서 총을 쏘면서 야이다에 접근한 대원들이 그의 어깨를 잡고 뒤로 끌고갔다.
이들은 뒤로 움직이면서 건물 내부의 집기들을 무너 뜨려 적의 돌격을 저지하려 했다. 그리고 소지하고 있던 대인용 로켓탄을 적을 향해 발사해 넣었다. 폭발이 연이어 일어나고 계속해서 총격이 가해지는 이때 야이다는 자신의 옆으로 의무병이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윙게이트 중사님!”
의무병은 능숙한 솜씨로 몰핀을 꺼내 야이다의 다리에 놓아 주려고 했다. 야이다는 상반신을 조금 앞으로 굽히면서 자신은 괜찮으니까 몰핀을 아끼라고 말했다. 그리고 겨우 숨을 고르고 있었다. 바로 그때 강습해병대원 한 사람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뒤로 벌렁 넘어져 버렸다.
“젠장!”
야이다는 그때까지도 손에 쥐고 있던 권총의 탄창을 빼서 모두 사용했음을 보고 탄창을 다른 것으로 바꿔 끼운 후 허리에 찼다. 그런 뒤 자신의 자동 소총을 집어들어 탄창을 교환했다. 그가 다시 총구를 들었을때 갑자기 입구 쪽에서 폭발이 일어나면서 격렬하게 총격이 가해져 왔다. 그 총격으로 자신들을 공격하고 있던 파츠 베이스군 보병들이 피를 흩뿌리며 쓰러졌다.
“뭐야?”
갑작스러운 전개에 잠깐 어이가 없어 바라보니 그 폭발을 뚫고 장갑복위에 방호복을 걸친 에이센군 공간기갑병들이 돌입해 들어왔다.
“이야!”
강습해병대원들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그렇지만 곧바로 밖에서 날아 들어온 로켓 추진식 수류탄 공격을 받고 입구에 서 있던 공간기갑병이 산산히 부셔저 흩어져 버렸다.
그렇지만 그 뒤로 공간기갑병들이 소총을 난사하면서 돌입해 들어왔다. 이때 위층에 있던 지휘관이 내려 오면서 구조대가 왔으니 어서 철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야이다는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렇지만 가슴에서 통증이 전해져 와 잠시 허리를 굽히고 있어야 했다. 이를 본 다른 대원들이 그를 부축하려 했지만 야이다는 걸을 수 있다고 하면서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는 약간 비틀거리면서
“나 같은 녀석 돕지 말고 나 보다 더 심각한 녀석들이나 돌봐!”
그는 퉁명스럽게 말한 뒤 공간기갑병들이 빠르게 손짓하는 것을 따라 밖으로 나왔다.
강습해병들을 구조하기 위해 공간기갑병들은 전차까지 동원해서 돌입해 들어왔다. 공간기갑병들 이외에도 동료 강습해병들과 보병들이 뒤섞여 사방에다가 총탄을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사방 건물에 숨어 있던 파츠 베이스군 잔여 병력들도 끈질기게 반격을 가해왔다. 로켓 추진식 수류탄과 대전차 빔병기가 사방에서 날아들고 곳곳에서 기관총탄이 날아 들어왔다.
총탄이 빗발친다는 것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중에서 지원차 공격 헬기가 출현했지만 곧바로 빌딩 중간층에서 발사된 대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해 버렸다.
“후퇴하라! 후퇴해!”
야이다는 절룩 거리면서 살아 남은 전차와 장갑차들에 부상자들을 싣는 것을 도왔다.
“중사님도 부상당했어요! 타요!”
장갑차에 탑승해 있는 의무병들이 야이다도 함께 태우려 했지만 그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자신은 뛸 수 있으니 상관 없다면서 다른 동료들이나 더 태우라는 말을 했다.
격렬한 파츠 베이스군의 저항에 이 자리에서만 장갑차 5대와 전차 3대를 잃었다. 파츠 베이스군들은 심지어 대전차 미사일 마저 발사했기 때문에 전차들도 3대나 잃게 되었다.
공간기갑병과 강습해병대원들, 그리고 일반 보병들로 구성된 구조대는 헤케르 중심가에 갇혀 있던 3천 명의 강습해병대원들 중에서 살아 남은 자들을 구조해 겨우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렇지만 시가지를 빠져나오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바리스타들의 도움을 받아 그나마 무사할 수 있었다.
“우엑······”
야이다는 안전한 지역까지 퇴각하고 난 뒤 그대로 자리에 엎드려서 헛구역질을 해댔다. 침속에 피가 마치 무슨 젤리처럼 섞여 나왔다. 그곳에 남아 있던 대원들이나 구조에 참가했던 사람들 모두 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빌어 먹을······”
야이다가 코피가 나오는 것을 닦아 내고 있을 때 앞쪽에서 야이다의 지휘관인 대위가 대대장인 중령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대위는 무엇인가 열심히 떠들다가 야이다를 발견하고는 씩씩 거리면서 다가왔다.
“저 녀석입니다! 저 녀석 때문에 그렇게 피해가 크게 된 것입니다!”
야이다는 그 순간 그 대위 녀석이 떠드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야이다가 비틀거리면서 일어서자 대위가 씩씩 거리면서 달려와 야이다의 멱살을 잡아 버렸다.
“멍청한 네놈이 대원들을 잘못 이끄는 바람에 피해가 더 커졌다! 알겠어!”
야이다는 온몸을 짓눌러 오는 고통에 판단이 흐려졌다. 강습해병대 영관급 지휘관들이 죽 늘어서 있는 가운데 그는 순간 손으로 그 대위를 거칠게 밀쳐내 버렸다. 그리고 허리에 찬 권총을 빼들면서 그 대위의 이마에 겨누면서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갑작스러운 야이다의 행동에 그 대위는 질려 버린 듯 했다. 순간 움찔하면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 망할 새끼야! 네놈이 대원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해서 내가 이끌어 줬다! 뭐? 더럽냐! 앙?”
바로 그 순간 주변에서 다른 대원들이 그를 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