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89
“야이다! 그만해······응?”
동료들은 겨우 그를 진정 시키려 하면서 손을 잡고 권총을 숙여 내렸다. 그렇지만 야이다는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
“망할 새끼야! 사방에서 로켓탄이 날아 들어오는데 벌벌 떨고 있던 자식이 어디에서 큰소리야! 그 자리에서 대원들을 안빼내면 다 로켓탄에 맞아 죽으란 소리냐!”
“······이, 이 하찮은 자식이 뭐라고 떠드는 거야!”
야이다의 욕설에 대위도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허리에 차고 있던 자동 소총을 겨누었다. 그러자 야이다는 총구에 얼굴을 바짝 들이 밀면서
“쏴봐! 이 새끼야! 쏴봐!”
그가 성큼성큼 앞으로 나서자 대위는 순간 질린 듯했다.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중령이 크게 호통쳤다.
“그만! 뭣들 하는 건가!”
중령의 고함에 모두 움찔 했다.
“그만들 둬! 대위! 그만 돌아가게! 그리고 윙게이트 중사! 자네의 행동은 군법회의감 아닌가!”
그러자 잠시 중령을 물그러미 바라보던 야이다는 자신의 주머니 상의에서 아직도 피가 잔뜩 묻은 인식표를 한다발이나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그 중령에게 던져 버렸다. 짤랑이는 소리와 함께 인식표 다발은 그 중령의 발 아래 툭 떨어졌다.
“······차라리 그렇게 해주십시오.”
야이다의 말에 중령은 잠시 인식표를 바라보다가 그만 두라고 말을 하면서
“······윙게이트 중사도 부상이 심한 것 같으니 자네들이 데려가서 치료 하게 하도록 해! 그리고 이번 일은 없었던 일이니 그렇게 알고 있도록 해!”
그의 말에 다른 대원들이 야이다를 달래서 데리고 갔다. 야이다는 의외로 순순히 이들의 뒤를 따랐다. 동료들에 이끌려 의무대로 발걸음을 옮기던 그는 힐끗 뒤돌아 보았다. 중령은 가만히 야이다를 노려 보더니 인식표를 줍지 않고 돌아섰다. 그를 따라 다니는 병사가 인식표를 대신 주워 챙기고 있었다.
‘······망할 새끼들······’
야이다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너 혼자 총대 메지마. 야이다······”
그의 동료들은 눈물을 흘리는 그를 다독여 주었다.
윗쪽의 고급 장교들은 별다른 시가지 정찰도 없이 병력들을 그냥 시내로 진입시켜 수많은 병사들을 죽게 만들었다. 항복 권고를 한 후 별다른 답신이 없자 항복으로 간주해 버린 것이나, 도시 파괴를 우려해 바리스타를 투입하지 않은 결정 같은 것들은 모두 어떻게 생각해 보면 지휘부가 전투를 너무 쉽게 생각한 탓이었다. 그리고 사방에서 로켓탄이 터지고 기관총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어떻게 대원들을 이끌지도 못하고 똑같이 당황하고 있던 대위 녀석이 안전한 곳에 오니 야이다를 보고 자신의 지휘 명령을 어겼다고 매도하는 것을 보고 다른 대원들 모두 분개하고 있었다. 그 현장에서도 총격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을때 야이다의 헬멧을 총으로 치면서 그를 질책하던 대위였다. 대원들 중에서는 그 망할 새끼한테 목숨을 맡기고 싶지는 않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야이다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속에서부터 다시 솟아 오르는 뜨겁고 역한 기분에 잠시 멈추어 서서 구역질을 했다. 동료들이 달려들어 부축하자 괜찮다고 대답하면서 의무대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이곳도······똑같은가······’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그의 눈앞에 마치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순백색 머플러를 뒤집어 쓴 채 웅크리고 앉아 있던 한 여성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그 여성의 주변은 언제나처럼 환하게 빛이 나면서 눈을 뜰 수도 없을 정도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여성을 향해 야이다는 조금더 손을 뻗었고, 그러자 그녀의 얼굴에 곧 손에 닿을 것 같았다. 이제 한걸음만 다가서면 될 것이었다. 하지만 야이다는 이내 정신을 차리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괜찮아? 야이다 많이 다친 것 같은데······”
“······상관없어······”
그가 갑자기 눈물을 보이며 무엇인가를 바라보는 듯 하자 모두들 당황해 하며 그를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그의 지휘덕분에 살아난 사람들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야이다는 주변에서 자신을 걱정스레 바라보자 이내 자신의 눈가를 훔쳐 내면서 이들이 전혀 알아 듣지 못하는 말을 중얼거렸다.
“쉴새 없이 이름을 불러보고······기억해 보고 다시 느끼고 싶어도······지금은 제기랄······기억이 나지 않아······빌어먹을 됐어······어차피 죽게 되면 그날이 오게 되는 것 뿐이니까······”
야이다는 의무대로 가자고 하는 동료들을 뿌리치면서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갔다. 방금 그가 내뱉은 말에 모두들 무슨 말인지 몰라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이 야이다를 다시 돌아 보았을때 그는 조용히 막사쪽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7월 19일 13시 20분 점심 식사를 마친 크라우프는 잠시 자신의 방에서 네페르에서의 지상전 뉴스 보도를 시청했다. 중심 도시 헤케르 시내의 상당 부분을 점령했지만 파츠 베이스 잔존병들이 산발적인 저항을 하고 있다는 보도였다.
“끝났군······”
크라우프를 비롯해 그 뉴스를 보고 있던 군인들 모두 일이 잘 되어서 이제 네페르가 완전히 에이센의 손에 넘어오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된다면 파츠 베이스의 공격 축선이 네페르가 될지도 모른다며 다들 수근대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군은 아이크 지역에서는 견제 정도의 소규모 전투만을 벌이고, 전력을 기울여 네페르를 탈환하려 들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명분의 싸움인가?’
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갑작스레 기지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뭐야?”
크라우프는 무슨 일인가 싶어 지휘부에 상황을 문의했다. 그러자 지휘부에서는 파츠 베이스군과 다시 교전이 벌어져 이번에는 전함 15척이 격침 되었다는 대답을 해왔다.
“15척?”
지난번 11척의 전투함을 잃은 이후 순찰 함대의 규모를 15척으로 늘렸는데, 이번에 다시 15척이 격침되었다면 순찰 함대가 다시 전멸했다는 말이 되었다.
“뭐야? 도대체!”
그는 허탈한 표정을 지으면서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짐작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파츠 베이스군이 다시 공격해 와 1개 순찰 함대가 모조리 격침되어 버린 것이다. 다행히도 이번 순찰 함대는 크라우프 대대의 차례가 아니어서 대원들이 전사하지는 않았지만 무언가 위기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때 인터폰이 울리면서 긴급 회의가 있으니 회의실로 출두하라는 지휘 통제실의 지령이 내려왔다. 기지 사령관 디아르고 콘스탄틴 준장의 지시일 것이다.
‘무슨 일인지 정확히 알아 봐야겠군······’
크라우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재빨리 준비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렇게 되면 파츠 베이스군에게 26척이나 당한 것이된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눈여겨 보고 싶어졌기 때문에 그는 전에 없이 서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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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얍삽하지만…매일 연재를 위하여~!!! *_*)/~
서버 점검이 언제 끝날지 몰라…날짜가 변경 되자마자 올립니다…
…저랑 작가넘이 이 소설을 연재하면서 집착하는 것이 한가지 있다면…매일 연재신공의 대성 여부 입니다…(정말?…윽~! 찔려…ㅡ_ㅡ;;)
…^_^;;;
…어…어쨌건…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26…
하루빨리 조아라가 제자리를 찾았으면 합니다…운영자님 힘내세요~ 독자분들도 파이팅~
…그리고…비축분이 5개밖에 없는 관계로 오늘은 이만…m(_ _)m…용서를…
…아 소제목 바꾸기 구찮다…걍 냅둘래…ㅡ_ㅡ
7월 19일 15시 30분 저비스 칼루야 상위 이하 15명의 세우터 파일럿들은 단 1기의 손실도 없이 이번에도 에이센군 15척의 전함들을 격침시키고 모함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
이들의 모함인 공격 항공모함 바우터 크라이스 호의 작전 브리핑 실에서는 칼루야 상위들이 가져온 전투 자료들은 즉각적인 분석 작업에 들어간 상태였다. 이번에는 적기와도 제법 교전도 벌어졌었지만 칼루야 상위가 이끄는 5대의 바리스타가 함대의 공격을 유도하고 있는 사이 번사이드 중위와 엘레비아들이 이끄는 10기가 측면을 강습해 순식간에 에이센 전함대를 끝장내 버렸다. 이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움직임은 엘레비아였다. 그녀는 고속으로 접근해가 첫 접촉에서 에이센 경비함 5척을 홀로 순식간에 격침시켜 버린 것이다.
“대단하다.”
그녀는 또한 이번 전투에서만 에이센 바리스타 11기를 단독으로 격추시켜 버렸다. 그녀의 움직임을 보고 있던 다른 중대원들이 짧게 휘파람을 불었다. 엘레비아가 현란한 움직임으로 일격에 정확하게 자카운들을 격추 시키는 것을 보면서, 어지간한 베테랑에 에이스 파일럿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고 그 만큼의 실적을 쌓고 있던 사람들도 감탄의 말을 했다.
“이거참······마치 마녀처럼 날뛰는데? 움직임이 좋아······”
엘레비아는 주변의 칭찬에 얼굴을 붉혔다. 그 자리에 동석하고 있던 찰수 브룸버그 중좌는 엘레비아의 움직임이 좋기를 해도 개인적인 움직임이 너무 들어가 있다고 말하면서 기준으로 삼을만한 데이터로는 부적절 하다고 말했다. 엘레비아가 대공포화 사이로 비행해 다니면서 추진제 분사를 조절하는 방식이나 바리스타를 모는 방식이 상식에서 어긋난 점이 있다는 것이다.
중좌의 말을 듣던 엘레비아가 잠깐 고개를 숙였을 때, 루밀이 옆에 앉은 칼루야 상위와 무엇인가 즐거운 듯 떠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루밀은 영상 자료들을 보면서 양손을 모아 머리 뒤에 대 기지개를 켜기도 하면서 칼루야 상위와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둘은 서로 전혀 다른 것 같으면서도 잘 어울리고 있었다. 보통은 루밀이 쉴새 없이 조잘대고 칼루야 상위는 그녀의 말을 전부 들어주는 식으로 사람들의 눈에 비춰지고 있었다. 물론 밤에는 어떨지 모르고 있지만 말이다. 그들은 서로 어떻게 만났다는 것에 대해서는 끝내 남들에게 밝히지 않아 사람들의 궁금증만 키워주고 있었다.
평소에도 서로 사이가 좋은 그 둘이었지만 전투시에도 두 사람은 공동 격추와 공동 격침으로 전과를 올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전투에서도 전함 5척을 두 사람이 격침시켰으며 바리스타 22기도 공동으로 격추 시켰다. 이런 두 사람의 평상시와 전투에서의 친밀한 모습은 다른 사람들은 많은 추측을 하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두 사람은 남들이 뭐라고 하든 잘 어울려 다녔다. 언뜻 과묵해 보이기 까지 하는 칼루야 상위도 루밀에게 만큼은 매우 정답게 대해주고 있었다. 엘레비아는 그런 두 사람이 부러웠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루밀이 더 할 수 없이 부러웠다. 그녀는 스스로도 자신이 루밀을 왜 부러워하는지 의아해 했지만, 그녀는 이내 그 생각을 머리속에서 지웠다.
브룸버그 중좌의 주재로 열린 전투 자료 분석과 브리핑이 끝이 났을 때는 18시가 다되어 있었다. 모두들 가볍게 하품을 하면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어이구······참 힘들다, 힘들어!”
번사이드 중위를 비롯한 모두들 우르르 식당으로 몰려 가고 있는 사이로 루밀과 칼루야 상위가 함께 팔장을 끼고 걸어가는 모습을 엘레비아는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식당으로 들어서서 자리에 앉아 조금 이른 저녁 식사를 했다. 그러면서 엘레비아는 자신들의 이런 전투로 에이센군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생각해 보았다.
‘뭐, 마음 대로 생각하겠지······’
그녀는 히죽 웃음을 지으면서 수저를 들었다. 그때 식당에서 틀어주는 뉴스에서 네페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역소속 예비군 사단과 에이센의 최정예 부대인 공간 기갑병과 강습해병대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전투에 대한 내용이 방영되고 있었다. 현재 네페르의 중심 행성 실비아의 중심 도시 헤케르 시티에서는 매일 같이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뉴스 보도에서는 2, 3명의 예비군 사단 소속의 시민군 병사들이 80명이 넘는 에이센군 공간기갑병대와 강습해병대를 상대로 10시간이 넘는 전투를 벌였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결국 이들 두 사람을 에이센군이 압도적인 화력을 가지고도 사살하지 못했다는 내용을 보도해 주고 있었다.
“대단하다.”
이 뉴스 보도에 그 자리에 있던 군인들 모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힘이 모자라 저런 에이센군 놈들에게 이렇게 당할 수 밖에 없었다며 혀를 차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헤케르의 시민군들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잘 싸워주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의 이런 기대나 바램을 직접 전달할 수 없지만 격려의 말들을 해주고 있었다.
“우리들의 의지를 보여줘!”
모두들 이렇게 떠들고 있었지만 엘레비아는 식사를 하면서 저곳에 그 크라우프 녀석도 갔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망할 자식······’
그녀는 그를 생각하면서 루밀이 칼루야 상위에게 밥을 떠서 살짝 입으로 분다음 음식을 떠먹여 주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웃는 얼굴로 밥을 받아먹은 칼루야 상위도 루밀에게 음식을 떠서 먹여 주는 것을 보면서, 엘레비아는 짜증보다는 부럽다는 생각에 씁쓸히 웃으면서 음식을 입안에 넣기 시작했다.
이번에 격침된 함정을 포함해 도합 26척이나 되는 전함들이 격침된 이후, 크라우프가 있는 그렘벨 기지는 완전 비상사태에 돌입하였다
그를 비롯한 기지의 주요 지휘관과 참모들 모두 모여 15척의 전함이 격침된 사건에 대한 분석에 들어 갔다. 이번에는 지난번의 교훈을 살려 파츠 베이스의 국지적인 도발에 충분히 대비를 한다며 전함대에 충분한 병력을 실어 두었지만 이들 대부분이 격추되고 전함들 마저도 격침되어 버렸다. 이번 전투에서도 지난번 11척이 격침될 때 간신히 송출 되었던 데이터에서 알아낸 것과 마찬가지로 15대의 미확인 바리스타가 출현해 15척의 전함들을 격침시켰던 것이다. 이 사실은 기지의 참모들을 무척 당황하게 만들고 있었다.
모함들이 격침되어 전투를 속행할 수 없어 도주를 선택하게 된 바리스타에서 촬영된 전투 영상 자료들은 이들이 재빠르게 목적을 달성하고 신속하게 철수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 영상 자료에서 처음으로 파츠 베이스군이 탑승하고 있는 기체가 촬영되었다. 촬영된 영상 자료를 토대로 3차원으로 복원된 파츠 베이스군 신형기의 모습이 회의석 한 가운데 떠오르자 모두들 침묵한 채 시선을 집중 시키고 있었다.
디아르고 콘스탄틴 준장은 이 녀석이 파츠 베이스군의 신형기로 추정된다면서 엄청난 성능을 보유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다른 참모들도 그 바리스타를 바라보면서 파츠 베이스놈들이 저런 것들을 만들어 내었는지 모르겟다며 믿어지지 않는다는 등의 말을 했다.
크라우프도 유심히 그 바리스타를 살펴 보았다. 방패는 방어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인지 엘윈에도 채용되어 있는 빔 스마트 포를 빼낸 것 같았다. 또한 빔 라이플의 총신이 조금 길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바리스타로 전함을 공격할 때 빔의 가속력을 증가시켜 관통력을 늘이기 위함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된다면······’
그는 아마 무장력을 강화시켜 기체 곳곳에 무기들을 장착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전함들을 격침시키는 움직임에서 보여지는 바리스타의 움직임을 따로 조그마한 모니터를 통해 확인해 보면서, 저 파츠 베이스군의 기체가 상당한 성능을 발휘하게 만든 만능형의 고성능 기체라고 생각하였다. 물론 엘윈이나 자카운도 같은 컨셉으로 만들어진 기체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만일 저 파츠 베이스군의 신형 기체들이 에이스들만 탑승하게 되는 커스텀 기체가 아닌 엘윈을 대체할 기체라고 한다면, 자카운이나 엘윈에 비해 한번에 10% 이상의 성능 향상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추정하었다.
성능 차이가 기존의 기체에 비해 크게 보정되지 않았다면 차세대 기체로 채택되거나 생산될리 없으니, 아마 총합적인 화력 증가를 꾀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빔 라이플의 개량과 기체 곳곳에 미사일 같은 병기들을 장착해 화력의 증가를 꾀한 것이라고 해도 자카운의 30% 이상의 성능 향상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였다.
‘음······상대하게 된다면 상당히 힘들지도 모르겠군······하지만 아무리 강력한 기체라고는 해도 다수를 상대로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15척으로 증가된 전함들과 이들을 호위하는 50기에 가까운 바리스타들이 버티고 있는 데도, 겨우 이들만으로 쳐들어온 파츠 베이스군의 용기와 이 작전을 성공시킨 이들의 실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2번이나 성공했다. 그렇다면······이들의 지휘관은 자신들이 어느정도 노출되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이 작전을 더이상 결행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잠시 생각을 해보면서 이들의 공격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냐고 당황하고 있는 사람들을 한번 바라보았다. 그가 입을 열어 의견을 제시하려 했을 때 참모들이 보다 더 순찰을 강화하고 이 사건에 대해 로드 멜비스 사령부에 보고해 현재 상황에 대한 총합적인 지시를 하달받자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 버리자 적잖게 당황했다. 현지의 지휘관들은 판단을 미루며 제대로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상부의 결론을 기다리자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졋기 때문이었다.
‘이런 작은 일들조차 책임을 회피하려 하다니······’
하지만 분위기는 이제 21세의 일개 소령이 뭐라고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크라우프가 뭐라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작전 회의가 끝나 버렸다.
‘젠장······’
그는 밖으로 걸어 나오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디네스는 소대 숙소에서 TV를 보면서 네페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 상황 같은 것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알베르 행성계에서의 전투가 거의 보도되지 않았고 네페르에서의 지상전도 별다른 무리없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었다. 어쨌든 디네스는 프로스베인에 있는 자신의 가족들의 안위가 무엇보다 걱정 되었기 때문이었다.
뉴스에서는 네페르에서의 지상전이 아주 손쉽게 끝나려 하지만 계속된 파츠 베이스군 잔존 병들의 게릴라식 공격에 도시의 치안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었다.
디네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이곳에서 자신이 겪게될 앞으로의 일보다도 가족들이 있는 그곳이 더 걱정 되었다.
‘무사하기를······’
그녀는 진심으로 가족들을 걱정하면서 양손을 모아 기도했다.
7월 20일 05시 20분 헤케르 시내에서의 전투는 그칠 줄 모르고 있었다. 사령부에서는 도심 외각 지역에만 바리스타를 투입하고 시내에는 장갑차와 전차, 그리고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병사들만 계속해서 집어넣고 있었다. 바리스타라도 있어야 전투가 수월할 것인데도 사령부에서는 시가의 건물 파괴를 최소화 한다는 방침하에 바리스타 투입을 꺼리고 있었다.
재투입될 기회를 노리고 있던 강습해병대는 다시 부대를 재편성하고 있었다. 이에 야이다는 다시 자신의 장구류를 몸에 걸쳤다. 소총을 준비하고 탄약과 방탄복을 다시 챙겨 입었다. 그리고 어디에서 잃어 버렸는지 찾을 수 없는 방탄 헬멧도 다시 챙겨 들었다. 전사한 녀석꺼 아무 것이나 집어 들어 자신의 머리에 맞게 내부 지지대를 조정한 다음 뒤집어 썼다.
전투중 여러번에 걸친 부상으로 몸이 상당히 안좋은 상태였지만 야이다는 다시 전투에 참가하려했다. 그가 장비를 챙겨드는 것을 보고 의무병이 전투에 참가하는 것을 만류했지만 야이다는 극구 전투에 참가하겠다고 고집을 부려 다시 시가전에 투입된 것이다. 초반의 작전 실패 때문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군 사령부에서는 작전을 변경한 듯 했다.
사령부는 헤케르 시티 공략에 보병대를 서서히 투입하면서 차츰 도시를 압박하는 식으로 공격을 계속했다. 시가전은 실로 아수라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바리스타가 투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입된 전차들은 건물을 향해 고폭탄을 사용해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리고 건물이 무너지자 뚫린 구멍으로 먼지가 가라앉기 전 강습해병대원들과 공간기갑병들이 뛰어들어 잔해와 먼지 구덩이 속에서 파츠 베이스군 잔존 병들을 찾아 사살해 댔다.
이런식으로 일정 구역에서 파츠 베이스군 병력을 소탕하면 보병들이 진주해 그 지역을 굳건히 수비하는 식으로 포위망을 압박해 나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파츠 베이스군 병력들의 반격도 장난이 아니었다.
시가전이었기 때문에 이들 대부분 건물의 고층에 위치한 채 지상에서 진격하고 있는 전차나 장갑차의 상면을 노려서 로켓 추진식 수류탄이나 대전차 빔을 날려 댔다. 그리고 건물 지하와 저층에서 저격수가 전차의 좌우로 움직여 오는 강습해병과 공간기갑병들을 차례대로 쓰러뜨리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군은 매우 효율적인 저항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심 곳곳에 차량들을 이용하거나 빌딩들을 무너뜨려 그 잔해로 도로를 막아 버려 에이센군의 진격을 가로 막기도 했다.
야이다는 뛸 때마다 가슴이 바늘로 찌를 듯이 아파오자 인상을 찌부렸다. 몇번 충격을 받은 것으로 폐에 손상이 온 것 같았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 자신만 혼자 빠질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는 이를 악물고 달렸다.
20일 낮시간 동안 에이센군은 전차 250대를 잃고 장갑차도 비슷한 숫자를 잃었다. 이날 하루 동안에만 공격 헬기도 견착식 대공 미사일에 맞아 27대가 격추 되었고, 부상자를 실어 나르기 위해 도착한 다목적 헬기도 로켓 추진식 수류탄과 견착식 대공 미사일에 맞아 31대가 격추되는 격전이 벌어졋다. 확인된 전사자만 해도 1만 4천 명이 넘었다. 대부분이 강습해병대원들과 공간기갑병들 같은 정예병들로서 이들의 전사 비율이 계속해서 높아지자 사령부에서는 20일 오후 늦게야 바리스타의 투입을 결정해 내었다. 겨우 투입된 바리스타들은 도심 곳곳을 누비면서 시가전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야이다도 자신이 지휘하고 있던 부하들과 함께 하루 종일 전투에 참가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하고 있던 장갑차들도 벌써 7대나 대전차 빔 공격을 상층부에 맞아 격파 되어 버렸다. 그가 속해 있던 강습해병대가 시내의 10층 규모의 아파트들이 잔뜩 늘어서 있는 임대 아파트 단지를 수색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도 야이다들이 수색하러 들어간 임대 아파트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대부분이 도주를 한 것인지 사람들은 그림자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일단 일차적인 수색을 마치고 비어 있는 건물로 확인 되었으면 보병대를 불러 건물을 장악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윙게이트 중사님. 적은 찾을 수 없습니다.”
주변에서 부하들이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말하자 야이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병력을 이동시켰다.
“이만 나가자!”
그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건물에서 빠져 나왔다. 전투 때문인지 임대 아파트도 상당 부분 건물 곳곳에 금이 가고 위험한 상태였기 때문에 안에 있으면 매몰될 위험이 높았기에 서둘러 밖으로 나가는 대원들 이었다. 야이다도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밖으로 나왔다.
강습해병대원들이 모두 밖으로 걸어 나왔을 때 한 대원이 쓰레기 사출구 쪽을 조사하던 중 작은 철제 문을 발견했다. 감지기로 안을 살펴 보니 그 안쪽에 넓은 공간이 있다는 대답이 나왔다. 수류탄으로 입구를 폭파하니 넓은 공간이 보이면서 당황한 듯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강습해병대원들은 옳커니하고 그 안쪽에다가 자동 소총의 총구를 집어 넣고 총을 난사했다. 5명이 연이어 자동 소총을 난사한 후 야이다가 장비를 풀어놓고 권총과 수류탄을 가지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는 좁은 편이었지만 안에 들어서니 성인 2명 정도는 서 있을 수 잇을 정도의 공간이 나왔다. 내부의 벽은 강철과 콘크리트 같은 것으로 단단하게 지어져 있었다. 그가 앞으로 조심해서 전진해 보니 통로가 오른쪽 수직으로 꺾여 있었다. 그곳의 벽면에는 출입구에서 쏘아댄 총탄들이 벽을 심하게 훼손시킨 채 박혀 있었다. 그때 그를 따라 내려온 동료가 야이다에게 장비를 다시 건네 주었고, 야이다는 조심해서 장비들을 다시 착용했다. 그는 자동소총을 들고 동료들을 바라보면 고개를 한번 끄덕인 뒤 벽면을 따라 조심스레 앞으로 나아갔다.
‘도대체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거야······’
통로는 온통 짙은 어둠이 깔려 있는 암흑 천지의 세계였다. 야이다는 군용 렌텐을 왼손에 들고 오른손으로는 자동 소총을 든채 조심해서 앞으로 나갔다. 조심스레 전진하고 있는 야이다의 뒤쪽으로는 대원들이 숨을 죽인채 따라오고 있었다. 이런 좁은 통로에서 상대가 혹여 화염방사기라도 소지하고 있다면 모두 끝장이었기 때문에 야이다의 얼굴은 온통 식은땀으로 가득했다.
안쪽에서 분명 사람소리가 났는데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바로 그때 렌턴에 머리를 산발한 어린 여자의 얼굴이 언뜻 비쳤다. 순간 하도 놀라서 어지간한 그도 움찔 했다. 그렇지만 그는 역전의 군인답게 이내 침착함을 되찾고는 다시 렌텐을 주변에 비춰 보았다. 그러자 웅크리고 두려움에 가득찬 눈으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야이다를 비롯한 동료들이 주면을 비추자 이곳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곳에는 수많은 어린애들과 노인들이 웅크리고 있는 곳이었다. 이들은 야이다를 비롯한 렌턴과 총을 들고 나타난 군인들을 보자 두려움에 떨고있는 와중에도 양손을 번쩍 들고 있었다.
폭발음에 이은 총소리가 들려오자 잔뜩 겁을 집어먹은 그들은 제대로 소리도 지르지 못한 것이었다. 심지어는 아기의 입에 울지 못하도록 양말까지 물려 놓고 있는 여자도 있었다. 한쪽 구석에서는 마른기침소리가 울리고 있었지만, 그 소리조차도 입을 막은채 끓어오르는 기침을 억지로 참고 있는 듯한 그런 것이었다.
‘빌어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