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96
‘원 참······’
중대에서 상사급은 시에나와 라티시드 뿐이었고, 중사급은 자신과 우즌 리베라 중사 뿐이었다. 나머지는 하사들과 신입 소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빌어먹을 일이군!’
중사 계급을 가진 사람들을 늘이기 위해서 이번 전투에서 살아 남은 하사들 중에서 몇 몇을 중사로 승진 시킬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디네스는 그런 승진 기회보다 일단 무사히 제대해서 프로스베인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했다.
‘젠장······어디 경비나 서는 줄 알았는데······’
하지만 군에 들어와 이제 1년이 훌쩍 지나가 버리고, 거기에 또다시 다가온 1년도 이미 절반이나 가 버린 상태였다. 이제 올해만 무사히 넘긴다면 자신이 의무적으로 해야 할 군대 생활의 절반을 마무리 하는 것이었다.
‘절반이라······’
디네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부모님과 동생 생각을 했다. 집에 가고 싶었다. 그러다가 디네스는 부모님 얼굴이 생각나지 않자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
착잡한 기분이 들어 버린 디네스는 묵묵히 발걸음을 돌렸다.
28일 10시 정각 네페르에서 철군해 유케울 행성계로 퇴각해 재정비 중에 있던 파츠 베이스군 함대에 대규모의 인사 이동 명령이 하달되었다. 또한 유케울 행성계에는 10만 척 정도의 함대만 남겨두고 나머지 함대는 록세비엔으로 철수하라는 명령도 함께였다. 많은 수의 함대 지휘관들이 에이센에 맞서 다시금 네페르를 재공략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이동 명령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렇지만 록세비엔에서는 재차 명령을 내려 함대 전력을 후퇴시킬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이것에 발맞추어 전투 경험이 있는 병사들을 대부분 록세비엔으로 철수하는 함대에 전속시키도록 조치시켰다.
이 덕분에 아담은 라디아 파드 중위와 함께 다시 배치가 바뀌어 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짐을 꾸려서 록베시엔으로 향하는 배에 오르게 되었다.
“원 참!”
아담은 짧게 혀를 차면서 이제 유케울을 떠나게 되자 착잡한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동안 여러가지 일도 많았었는데 이제는 다시 록세비엔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뭣하러 우리들을 록세비엔으로 불러 들일까?”
의아해 하는 라디아에 아담은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하면서
“뭐 어쨌든 전쟁이겠지 뭐······”
그는 이렇게 밖에는 달리 생각해 볼 수 없었다. 라디아도 약간 의기소침한 표정을 지으면서 맞는 말이라고 대답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록세비엔으로 가게 되어도 결코 편해 질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담은 그런 것은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록세비엔으로 가게 되었지만 라디아와 떨어지지 않게 된 것이 다행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는 그곳에 가서도 라디아와 실컷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은 좋았다.
7월 30일 네페르의 헤케르 시티 공략전에서 부상을 입은 야이다가 깨어난 곳은 야전 병원에 있는 신체 재생부의 캡슐 안이었다. 신체 재생부는 신체 손상이 심한 부상자들을 치료해 파손된 신체를 재생해 주는 일을 해주고 있었다. 재생용기들이 잔뜩 늘어서 있는 재생부의 한 캡슐속에서 그는 입에 산소 호흡기를 꼽은 채로 재생액이 가득 들어차 있는 속에 들어와 있었다. 따뜻한 온수 속에서 정신을 차린 야이다는 처음에 이곳이 어디인가 몰라 매우 놀랐었다. 그렇지만 곧 근무자들이 다가와 신체 재생중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주변에서 작은 기포들이 계속해서 올라오는 모습이 마치 자신이 어항속의 물고기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했다.
야이다의 왼쪽 다리의 신체 조직은 다시 살아나고 있는 중이었다. 허벅지의 안쪽 뼈와 근육이 완전히 날아가 버렸고 과다 출혈로 쇼크 상태였지만 그가 워낙 건강했기 때문에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신체를 완전 재생하고 재활훈련까지 마친다면 9월 말에서 10월 초 쯤이면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직원들의 설명에 야이다는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물속에서 생활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을때 허리가 반쯤 날아간 여성이 재생을 받고 있었다. 그녀는 상반신만 존재하고 하반신은 없었기 때문에 다소 괴기스러운 모습이었다. 야이다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용케 쇼크로 죽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는 살아있는 것을 증명하듯 가끔씩 눈을 떠서 가끔씩 야이다를 돌아보고 있었다. 야이다는 거의 잠자는 듯 눈을 감고 있는 그 여성의 내장기관들 재생기계에 의해 다시 활성화 되는 모습들을 보면서 다소나마 희망을 가지면서 잠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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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진급일까요…아마도…하겠…지요? …작가넘의 속을 모르니 뭐라 단정지을 수 없군요…쩝…
음…신체의 재생…어떻게 보이시는지요…모티브는 ‘가이버’…라는군요…기억하시는 분이 있을런지…옛날 만환데…쩝…
추석입니다…일전에도 말슴 드렸다시피 집에서 제사를 지내고 산소도 가깝기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습니다…단지 간만에 운동-등산-을 했더니 뼈마디가 쑤시는 것을 제외하고는 말이죠…에고고 허리야…ㅡ_ㅡ;
작은 할아버지께서 거동이 불편하시기에 대전에 있는 댁에 다녀왔습니다…정정하시더군요…^_^
작은 할아버지 댁에 오갈때 차가 막힐까봐 걱정했습니다만…우흐흐흐…꽉~ 막혀 있는 반대편 차선을 보면서 묘한 카타르시스(표현이 올바른지는 모르겠습니다…)를 느꼈습니다…^_^)/~
…이것도 일종의 염장?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34…
남은 연휴기간동안 더욱 재미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음…곡해 하지는 마세요…글자 그대로의 뜻입니다…(이렇게 말하면 더 의심하실려나?)
저는 집에서 편히 쉬겠습니다…흐흐흐흐흐…(피어오르는 검은 오러…ㅡ_ㅡ)
…아 소제목 바꾸기 구찮다…걍 냅둘래…ㅡ_ㅡ
8월 1일 크라우프는 이번 7월 23일에 벌어졌던 전투에서의 활약으로 정식으로 중령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다이레아의 예상대로 크라우프는 그렘벨 기지에서 약식으로 거행된 승진식이 끝나자 마자 몰려든 언론 기자들을 먼저 만나야 했다. 언론 기자들은 크라우프가 상대가 공격 항공모함까지 보유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부하들을 이끌고 용감하게 작전을 펼쳐 파츠 베이스군의 무력 도발을 막아냈다는 말들을 하면서 그와 인터뷰를 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이번 전투에서 크라우프가 직접 바리스타를 몰고 출격해 파츠 베이스군 경비함과 구축함을 단독으로 격침시켰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었다.
크라우프가 언론사 기자들을 맞아서 쩔쩔 매고 있는 사이 적의 신형 바리스타를 포획한 공적으로 5급 무공 훈장을 수여 받게 된 다이레아는 자신이 포상을 받은 것보다 크라우프가 승진한 것이 참으로 잘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 외에도 전투에 참가해서 용감하게 싸운 자들 모두는 5급에서 7급에 해당하는 훈장을 하나씩 받게 되었다.
중대장들은 모두 5급 무공 훈장을 받았고, 중대장들을 제외한 이들 중에서는 시에나가 전함 단독 격침의 공적을 인정 받아 5급 무공 훈장을 받을 수 있었다.
훈장 같은 것 보다 즐거운 것은 포상금을 손에 쥐게 된다는 것이었다. 시에나는 전함 단독 격침의 기록이 인정 되었고, 크라우프도 비록 기체를 잃기는 했지만 데이터 디스크를 회수한 관계로 전함 단독 격침이 인정되어 많은 포상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에게 전함 격침등으로 받은 포상금 액수를 밝혀 주었는데 무려 100만 다르크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액수였다. 그는 그 자리에서 20만 다르크를 시에나에게 주고 다이레에게도 20만 다르크 짜리 수표를 건네 주었다.
“자꾸 왜 나한테 돈을 주는 거에요?”
다이레아는 그가 이렇게 돈을 건네자 꽤나 불쾌해 했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받아 두라고 하면서 억지로 돈을 건넸다. 아무런 뜻은 없는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꼭 화대를 받는 것 같아 기분 좋지 않았다. 크라우프가 시에나에게 돈을 주는 것은 그렇다 쳐도 자신에게 이 만큼의 거액을 건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는 30만 다르크만 자신이 갖고 나머지 30만 다르크 중 절반은 전몰장병 유족기금으로 납부하였다. 그리고 나머지 15만 다르크는 대대원들에게 계급에 맞게 분배하도록 다이레아에게 건네주었다.
“알겠습니다. 그런 것이야 뭐······”
다이레아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돈을 받고 별로 달가워 하지 않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시에나는 크라우프가 생각해서 주는 것이니 받아 두라고 말했다.
“하지만······”
크라우프가 주는 것이라 자신도 받기는 했어도 무엇인가 마음 한구석 석연치 않았기에 다이레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꼭 봉사료 받는 기분이에요.”
그녀의 말에 시에나는 피식 웃으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요. 코프가 뭐······용돈 준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죠!”
시에나는 대수롭지 않게 말을 받으면서 한 5만 다르크 정도 베르베라에 있는 자신이 컸던 고아원에 보내야 겠다는 혼잣말을 했다.
‘나는······’
다이레아는 순간 자신은 어디에도 이렇게 돈을 보낼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고아 출신인 시에나 조차 자신이 나고 자란 고아원에 돈을 보내고 있다. 이곳에 나와 있는 군인들 중에서 상당수가 받은 급여 중 상당 부분으로 집으로 송금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다이레아는 그렇게 할 집이 없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친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의 새로운 남편이 된 그 아저씨의 모습을 떠올려 보려고 했다. 그렇지만 얼굴조차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이레아는 씁쓸히 웃으면서 수표를 지갑에 넣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가 자신의 방쪽으로 걸어 왔을때 라티시드 상사가 그녀의 방문 앞에 서 있었다.
“대단하군 페트릴 소령도······마티스 대위를 잡아 두는 것이 돈인가?”
그녀를 보자 마자 비아냥 거리는 라티시드 상사에 다이레아는 순간 눈썹 사이를 찌푸렸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아니 나도 돈만 주면 당신하고 잘 수 있는 건가 해서 말이야!”
그순간 다이레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크라우프가 자신에게 돈을 주는 것이 이렇게 이해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거부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라티시드 상사에게 자신의 자존심이 짓밟히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다. 한대 후려치고 싶었지만 라티시드 상사는 강습해병대 출신이었기 때문에 육체적인 능력에서 다이레아가 당해낼 수 없었다. 그렇지만 치민 부아에 다이레아는 그의 뺨을 후려치려고 했다. 그렇지만 예상대로 라티시드 상사의 손에 손목이 잡혀 버렸다. 그는 씩 웃으면서 다이레아의 손을 밀어 내면서 크게 웃으며 돌아서 버렸다.
‘망할 자식!’
다이레아는 짧게 혀를 차면서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었다.
이날 저녁 다이레아와 크라우프는 새로 편성되는 대대의 개편에 대해 크라우프의 방에서 논의하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자신이 중령이 된 이상 대대장에서 물러서야 될 것이고, 콘스탄틴 준장이 자신에게 순양함을 맡길 것 같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며 다이레아에게 의견을 물어왔다.다이레아는 라티시드 상사의 일로 기분이 좀 안좋은 상태였지만 성심껏 의견을 피력했다. 저녁 식사후 곧바로 시작한 논의는 생각보다 길게 이어져 10시 30분 쯤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들은 논의를 마치고 난 후 30분 정도 야식을 먹으며 쉬었다. 그리고 다이레아는 크라우프의 요구대로 같이 잠자리에 들게 되었다.
“······나 사랑해요?”
40분 정도의 관계가 끝난 후 잠시 쉬고 있을 때 다이레아는 크라우프의 옆에서 갑자기 이것을 물었다. 그녀는 크라우프가 아마도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때 자신을 단순히 섹스 파트너로 생각한다는 뜻으로 보아도 무방했다. 그러나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에게 키스를 하면서
“아주 사랑해!”
라고 간단하게 대답해 버렸다. 그렇게 되자 다이레아는 순간 긴장 했다가 온몸의 힘이 쭉 빠져 버리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이레아는 그렇게 말을 한 크라우프가 자신의 가슴위를 덮고 있던 담요를 걷어 내고 몸위로 올라오자 그의 몸을 그대로 받아 주었다.
“당연한 걸 왜 물어?”
크라우프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는 부드러운 손길로 다이레아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녀는 크라우프가 진심으로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 것인지 몰랐지만 그의 부드러운 손길과 뜨거운 분신을 느끼게 되자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아니에요. 저도 당신을 사랑해요.”
다이레아는 그렇게 말하며 팔을 위로 뻗어 자신의 몸위로 올라온 크라우프의 목을 감싸 안아 얼굴을 끌어 당겨 키스를 해 주었다.
“하지만······나 사랑한다는 말······나 정말 고마워요······”
그녀의 눈가가 조금 젖어 있는 것을 본 크라우프는 엷게 웃으면서 손바닥을 넓게 펴서 다이레아의 몸을 부드럽게 쓸어 만져주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다이레아가 갑작스레 그런 질문을 한 것이 그녀가 전에 말해 주었던, 그녀가 맨 처음 사랑했다던 그 남자 때문일 것이라는 짐작을 했다. 아마도 그 남자에게 배신당한 뒤 다이레아는 남자를 오래 믿지 못하게 되었을지 모른다.
‘그녀가 아픔을 더이상 느끼게 하지는 않겠어······’
그는 다이레아 몸의 부드러움을 한껏 느끼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8월 3일 크라우프에게 순양함을 맡기겠다고 했던 콘스탄틴 준장의 약속대로 그는 전임 함장이 대령으로 승진하면서 공석이 된 순양함 마가렛 디어첼 호의 함장으로 취임하게 되었다.
이로서 크라우프는 바리스타 부대의 대대장직을 내어놓고 비록 작기는 했지만 함대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이다. 그는 자신의 후임으로 게리 쉐프턴 대위를 소령으로 승진시켜 그에게 대대장의 임무를 맡겼다.
게리 쉐프턴 소령은 올해 28세로서 중대장들 중에서 가장 연배가 높았고 크라우프 휘하에서 많은 전공을 세운 인물이었다. 소령으로 승진하게 된 쉐프턴은 크라우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나이가 가장 많은 그가 소령으로 올라 대대장이 되자 다른 중대장들도 별다른 말을 입밖에 내지는 않게 되었다. 그리고 다이레아도 직속 중대장의 자리를 에이린 잔 크라이튼 소위에게 내어주게 되었다. 이것으로 에이린은 소위에서 중위로 승진하게 되었다.
중대장의 지위를 내어놓은 다이레아는 참모가 되어 크라우프의 옆에 계속해서 남게 되었다. 다이레아는 처음에는 크라우프의 이런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절했지만, 크라우프가 계속 간곡히 요청하자 어쩔 수 없이 승낙하게 되었다.
크라우프가 순양함 마가렛 디어첼 호의 함장이 되는 것에 대해서 말들이 많이 있었다. 그 반대의견의 대부분은 이제 겨우 21세인 그가 순양함의 함장이 될 수 있겠냐는 것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렇지만 이제껏 20대에 중령으로 승진해 순양함급 이상을 지휘하기 시작해 에이센에 큰 공적을 쌓은 인물들의 전례도 있었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7월 23일 벌어진 전투에서의 공적으로, 이번에 대령으로 승진한 마가렛 디어첼 호의 전임 함장을 대신해 그가 함장으로 임명 되게 되었다.
물론 이것은 다분히 선전적인 효과도 컸다. 21세에 중령으로 승진해 순양함 함장으로까지 승진하게 된 크라우프에 대한 상부의 배려였다. 물론 그가 중령으로 승진하게 된 것 마저도 상부의 철저한 계산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기는 했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크라우프는 사령부의 명령을 받들고 적들에 대해 공격을 개시하여, 불리한 상황에서도 적함을 단독 격침시키는 등의 큰 공적을 세웠기 때문에 그를 승진시켜 군의 사기를 고양한다는 목적이었던 것이다.
이런 것들 뿐만 아니라 최근 로드 멜비스에서는 그렘벨 기지 주변에서 계속해서 벌어진 파츠 베이스군과의 전투에서 계속해서 에이센군이 패배하고 있다는 듯한 보도가 계속되고 있었던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이러던 상황에서 크게 드러나 보이는 공적을 세우게 된 크라우프를 이용해 자신들이 결코 파츠 베이스군에게 굴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야만 했다. 군부는 악화된 여론을 무마시키지 위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파츠 베이스군을 상대로 용감히 싸워 눈에 띄는공적을 세운 크라우프를 진정한 군인의 표상이라고 추켜세워 중령 승진시켜 버렸던 것이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크라우프는 중령으로 승진할 수 있었고, 마가렛 디어첼 호라고 하는 순양함의 함장의 지위에도 오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일중에는 이런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 휠씬 기수 높은 사관학교 선배로서 똑같이 소령 계급장을 달고 있다가 크라우프가 승진하여 자신들보다 같거나 높은 지위로 올라서게 되고, 더욱이 그가 순양함의 함장에 올라 사령부와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자 이에 불만을 품게 된 다른 소령급들과 중령급들의 시기와 질투가 그를 향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은 그의 부대에 우선적으로 신병들이 보충되는 것부터 시작해, 그의 부대에 우선적으로 지원되는 다른 것들에 대해 은근하게 불만들을 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은연중에 그런 불만을 사령부에 표출하였고, 사령부에서는 그들의 불만이 커질 것을 염려하여 다른 조치를 조치를 취해야만 했다.
이에 8월 10일 크라우프는 순양함 마가렛 디어첼 호와 구축함 5척, 경비함 20척으로 구성된 총 26척의 함대를 지휘해 훈련을 핑계로 그렘벨 기지에서부터 10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통신 중계 기지 뷰렉으로 향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형식적으로는 함대의 훈련이었지만 훈련 기간을 특별히 정하지 않았고, 크라우프가 훈련 기간 동안 기지의 방어 책임도 떠맡게 되면서, 사실상 크라우프가 뷰렉 기지의 방어 사령관으로 부임하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명령이었다. 실상은 8월 1일 부로 뷰렉 기지를 방어하던 30척의 구축함과 경비함으로 구성된 함대가 새병력으로 교체되어야 했기 때문에 이번에 크라우프의 함대가 뷰렉 기지로 향하게 된 것이었다.
뷰렉기지는 그렘벨 제 12통신 중계 기지였다. 이 기지가 뷰렉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기지를 건설할 때 사용된 80x34x47(길이, 폭, 높이)km짜리 소행성의 명칭이 뷰렉이었기 때문이다.
이 기지는 공식적인 명칭인 그렘벨 제 12통신 중계 기지라는 명칭에서 볼 수 있듯이 행성간 초광속 통신을 중계해 주는 그런 기지라고 생각하기 쉬웠지만, 이곳의 실제적인 임무는 파츠 베이스군의 군사적인 동향을 감시하고 모니터화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가는 건가?”
크라우프는 자신의 배가 된 마가렛 디어첼 호의 함교에서 자신의 주변으로 진행하고 있는 구축함과 경비함들을 바라보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 동안 최전방 신세겠군요. 함대 훈련을 빙자해서······기지 방어 부대 교체라니요······”
그의 옆에 앉아 있던 다이레아가 피식 웃으면서 작게 속삭이 듯 말했다. 기지에 있던 다른 대대장들과, 비슷한 지위에 있던 사람들의 질시에 크라우프가 더욱 최전선으로 밀려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뭐······상관 없네! 나는 말이야······”
크라우프의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듯한 대답에 다이레아는 빙긋 웃으면서 좋은 마음 가짐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바리스타 중대장에서 벗어나 함대의 참모가 된 자신이 아직까지는 어색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곧 익숙해 질 거야! 그리고 그참모가 되었다고 해서 앞으로도 바리스타를 타고 나갈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의 말에 다이레아는 잠시 웃고 있다가
“하지만 이제 중령님은 지위가 더 높아 지셨습니다. 바리스타에 직접 올라 전투에 나서는 등의 그런 것은 저희들 한테 맞겨 주십시오. 중령님까지 나서야 할 정도로까지 몰고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바리스타 부대 지휘관이 아닌 소규모지만 함대장이 된 이상 앞으로 쉽게 행동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다이레아의 말이었다. 크라우프는 선선히 알겠다는 듯 다이레아에게 명심하겠다고 대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습니다.”
다이레아가 빙긋 웃어 보이자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함대 운용에 관한 문제를 꺼냈다.
8월 11일 파츠 베이스군 공격 항공모함 바우터 크라이스 호에서는, 7월 23일 에이센군의 기습 공격을 받아 많은 함정과 병력을 잃게 되었음에도 용감하게 작전에 임한 장병들에 대한 포상과 특별 승진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엘레비아는 비록 그녀 자신이 데스트기를 잃기는 했지만 비밀작전 수행 중 단독으로 에이센의 전함과 바리스타를 다수 격추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 진급 대상에 포함되어 대위로 승진하게 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처음에 칼루야 상위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 들었을 때 엘레비아는 그가 농담을 하는 줄 알았다. 그렇지만 칼루야 상위가 루밀과 번사이드도 똑같이 대위로 승진하게 되엇다는 말을 해주자 사실임을 알고는 조금 씁쓸한 표정으로 웃었다. 죽어간 자들을 대신하여 승진하게 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이순에 따라 암브로이즈 번사이드 중위와 루밀, 그리고 엘레비아 순으로 차례대로 임명장을 받았고 계급장도 함께 받았다.
“좋아! 좋아! 좋아! 대위가 되다니 말이야! 역시 살아 남고 볼 일이라니까!”
루밀은 대위 계급장을 받아 들고 무엇이 즐거운지 콧노래를 흥걸 거리면서 자신의 파일럿 슈트에 대위 계급장을 달고 군복에도 계급장을 바꾸고 있었다.
엘레비아는 루밀의 저런 태도가 처음에는 무척이나 황당하고 그녀의 태도에 화도 났지만, 최근에는 그냥 그런 애구나 하고 생각하니 별로 기분 나빠하거나 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최근에는 살아남은 사실에 보다 감사하고 즐거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중이었다.
그녀는 칼루야 상위만이 계속 상위로 머물게 되어 자신들만 승진하게 되어서 다소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상위는 루밀을 비롯해 살아남은 번사이드 대위와 엘레비아를 다독여 주면서 잘 되었다는 말을 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성격도 참 좋으시네요.”
엘레비아의 말에 루밀은 칼루야 상위의 목을 뒤에서부터 끌어 안으면서 그의 뺨에 키스를 해 주었다.
“루밀도 그래서 저비스가 참 좋다!”
엘레비아는 루밀의 웃는 모습이 마치 고양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사랑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루밀의 평소 모습은 애완용 암고양이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못해 흘러 넘쳤다. 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것은 다 하면서도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았고, 애교도 마음에 쏙 들게 부리면서 상대가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을 잘 가려가면서 지내고 있었다.
‘귀여운 고양이······인가?’
그러고 보면 루밀이 하는 짓이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하루종일 조잘대면서 떠들고 하고 싶은 말을 감추지 않고 툭툭 던져 버리는 그녀의 평소 모습에는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아 그렇게 썩 좋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 크라우프 녀석과 그의 애인도······저 두사람과 같은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