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03
적이 지난 시간 동안 계속해 도발을 하고 아군의 무인 탐지 시스템을 파괴한 것은 이런 공격을 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전원 총력전 준비! 통신병! 그렘벨에 연락을! 적의 대규모 부대가 뷰렉 기지 근처까지 접근해 왔다! 이 사실을 즉시 보고하도록!”
크라우프의 지시에 통신병은 즉시 그의 지시를 그렘벨 기지에 현재 상황을 보고했다.
그의 지시가 떨어짐과 동시에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부대 약 250기는 기지를 향해 전진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이레아! 남은 병력은 어느 정도인가?”
크라우프의 질문에 다이레아는 전함 15척에 기지 수비대를 포함해 바리스타 350기 정도라고 대답하면서
“진정하십시오. 중령님. 문제는 지금 출현한 녀석들이 아닙니다. 적들도 250기 정도로 뷰렉 기지를 공격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분명 다른 적이 또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곳에서 출현할 적들에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다이레아의 말에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단 정면에 나와 있는 적들에 반격 부대를 내보내고 기지 주변의 경계를 철저히 하라!”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의 조언을 받아 정확하게 지시를 내렸다. 기지에서 대기하고 있던 부대가 정면에서부터 공격해 들어오는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부대를 향해 즉시 반격에 나서고 있었고, 기지 주변은 곧바로 전투장으로 변해 갔다.
뷰렉 기지에서도 대공포를 가동시키면서 적의 접근에 대항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이제껏 거의 사용된 적이 없는 대공포였지만 그간 관리를 잘 해놓은 관계로 작동하는 것에는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페러타인 대위가 이끄는 반격 부대가 구축함 2척과 경비함 5척의 지원을 받으면서 공격을 가해오는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부대와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중령님. 혹시······다시 파츠 베이스군의 공격 항모가 출현한 것이 아닌지 걱정됩니다.”
다이레아가 나직이 불안해 하자 크라우프는 그럴지도 모른다고 말을 받으면서
“그렇지만 싸우는 수 밖에는 없지 않겠나?”
짤막한 그의 대답에 다이레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지 주변에서 전투가 벌어지며 크고 작은 폭발이 일어나고 있었다. 적들은 바리스타들을 동원해 계속해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출현한 기체들 중에서 파츠 베이스군의 신형기는 보이지 않았다. 크라우프는 지금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보다는 지난번에 출현했던 것처럼 파츠 베이스군이 신형기로 구성된 대규모 부대를 투입해 올 것이 더 마음에 걸렸다.
‘어떻게 나올까?’
그는 힐끗 고개를 돌려 다이레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오히려 자신보다 지휘에서 더 뛰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동안의 질투심 같은 것이 일어났지만 오히려 그것이 다이레아를 크라우프가 더 마음에 들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주변에서는 계속해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었고, 전함대에서 대공포와 빔포가 사방으로 발사되는 모습이 모니터를 통해서 똑똑히 보였다. 크라우프는 긴장된 표정으로 시계를 한번 내려 보았다. 15시 4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자신들의 눈앞에 출현한 파츠 베이스군을 상대로 현재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병력으로 비록 고전하기는 하겠지만 격퇴시킬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15시 50분 현재 페러타인 대위가 반격에 나서고 있는 바리스타 부대의 반대쪽에서 파츠 베이스군의 공격 부대가 다시 탐지 되었다. 오퍼레이터의 보고에 크라우프는 침착한 어조로 말을 받았다.
“어느 정도 규모인가?”
그의 질문에 오퍼레이터는 순간 계기를 다시 내려 보았다가 눈을 커다랗게 떴다.
“빨리 보고하라!”
곁에 있던 다이레아의 재촉에 오퍼레이터는 잠시 이빨을 부딪치면서
“적 바리스타 부대입니다. 그 숫자가 대략······500기 이상입니다.”
그 보고에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의 예상이 맞았다고 여기면서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잔여 부대로 반격에 나선다. 쉐프턴 소령에게 반격에 나서라고 해! 통신병. 그렘벨 기지에 연락을. 적의 대규모 부대가 접근 중에 있으니 즉시 구원해 달라고 해!”
정확하게 2분 후 통신장교가 크라우프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중령님 기지와 통신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무슨 방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통신 장교의 보고에 크라우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뭐라고?”
그러자 그의 옆에 있던 다이레아는 침착하라는 말을 하면서
“아군은 현재 요새화 되어 있는 기지를 수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렘벨 기지에서도 통신 불능이 오래 지속된다면 이곳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간파하고 부대를 보낼 것입니다.”
다이레아의 차분한 목소리에 크라우프는 자신이 순간적으로 흥분했음을 깨닫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쉐프턴 소령에게 반격을 서두르도록 지시했다.
16시부터 기지 주변으로 바리스타와 전함들이 사방으로 출격해 나가면서 적들과 직접적인 교전에 들어 가기 시작했다.
크라우프는 다소 흥분을 가라앉히기 힘든 듯 조금씩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고 있었다. 다이레아는 그런 크라우프에게 진정하라고 말을 하면서
“지휘관이시면······이런 상황에서도 침착하셔야 합니다.”
그녀의 말에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옳은 말이라고 여기면서도 그 자신은 당장에 달려 나가 전장에 뛰어 들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
“전투는 병사들에게 맡기셔야 합니다.”
다이레아는 계속해서 크라우프를 일깨워 주었다. 다른 사람 같으면 화를 내든지 아니면 지나친 참견이라고 기분 나빠할 것이겠지만 크라우프는 옳은 말이라고 여기면 상대가 무엇이라고 말을 해도 들어 주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다이레아가 자신을 위해 해주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그녀의 지나치다 싶을 말에도 마치 어린애처럼 들어 주고 있었다.
16시 13분 최초의 파츠 베이스군 공격에 경비함 손실이 발생했다. 시리나와 넥스 대위의 부대를 지원하던 11척의 전함들 중에서 2척의 경비함이 격침된 것이다. 그는 잠시 고개를 앞으로 숙인 후 넥스 대위와 시리나에게 당황하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다.
시리나와 넥스 대위의 부대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쪽과 페러타인 대위가 출격한 쪽은 그런대로 전투를 수행하고 있었지만, 쉐프턴 소령은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500기를 맞아 힘겨운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문제로군······”
크라우프가 그 장면을 모니터를 통해 바라보면서 낮게 중얼거리자 다이레아는 기지의 대공 방어 시스템을 점검하면서 전투 행위를 계속할 것을 지시했다.
예상했던 대로 쉐프턴 소령이 방어에 나선 쪽에서는 병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방어선을 대폭 축소 시키고 있었다.
“중령님. 바리스타 전투에서 적에게 눌려 있습니다.”
오퍼레이터의 보고에 크라우프는 저런 정도의 적에 무엇을 당황하냐면서
“후방으로부터 압박해 적기를 뷰렉 기지의 대공포 사정 거리내로 몰아 넣어!”
기지의 대공 방어 시스템도 결코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손실은 있을 것이겠지만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부대를 상대로 방어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크라우프는 그렇게 시행할 것을 지시하였다.
일부의 엘윈들이 자카운들의 방어선을 뚫고 기지로 접근해 왔지만 대공방어 시스템에 걸려 격퇴되고 있었다. 기지도 겉면에 많은 수의 빔 공격을 받았지만 전체적인 방어력에서는 크게 뒤쳐지지 않았다.
다른 전선과 뷰렉 기지는 적을 맞아 그럭저럭 버티고 있었지만 쉐프턴 소령이 지휘하는 쪽은 무려 5배나 차이나는 파츠 베이스군 병력을 막아내기 힘들었다. 곳곳이 돌파 당하더니 어느새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부대는 기지 주변으로 까지 진출해 오게 되었다.
뷰렉 기지 외벽에 빔 라이플이 맞아 폭발하면서 부서진 작은 암석들이 기지 주변에 떠다니게 되었고, 그 사이를 잔여 전함들과 쉐프턴 소령이 지휘하는 바리스타 부대는 적과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었다.
“응? 적의 신형기인가?”
기지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전 상황을 모니터를 통해 주시하고 있던 다이레아는 적 부대의 후방에 새로이 200기 정도의 바리스타 부대가 증원되자 적잖게 놀랐다. 크라우프는 이들 200기 전부가 신형기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으로 파악되자 대단한 녀석들이라고 감탄하면서 지시를 내렸다.
“어서 방어선를 펴라!”
다이레아는 크라우프가 방어 전투를 지시하고 있는 사이 적의 목표가 혹시 뷰렉 기지 하부에 있는 동력원을 노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기지의 최대의 단점이 바로 기지의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전함들이었다. 혹시 이 녀석들 기지의 동력원을 직접 파괴함으로서 기지의 유폭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지의 유폭이라······’
다이레아는 혹시 모를 이런 가능성을 크라우프에게 밝혔다. 크라우프도 그녀가 전에도 그렘벨 기지를 공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기지의 동력원을 직접 공략하는 것이라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적이 다이레아의 말대로 공격해 올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았다.
“현재 일시 귀환 상태에 있는 에이린 중대을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이레아의 말에 크라우프는 망설임 없이 그렇게 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알겠습니다.”
그녀는 크라우프의 허가가 떨어지자 전투중 일시 귀환한 에이린에게 16기 정도의 바리스타를 이끌고 기지의 동력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함이 정박되어 있는 우주항을 수비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지시를 받은 에이린은 피로를 풀 틈도 없이 직속 소대를 이끌고 기지의 중요 부분인 우주항을 수비하기 위해 나갔다.
이때 처음 출현했던 120기의 적을 어렵사리 격퇴한 시리나와 넥스 대위가 위기에 빠진 기지를 구원하기 위해 다가왔다. 크라우프는 이들이 전투를 막 마쳐 지쳐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기지에 여유병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들을 페러타인 대위 쪽으로 보내면서 말했다.
“스티브 쪽으로 들어온 적 부대를 격퇴하고 나서 반격에 나선다.”
물론 그때까지 쉐프턴 소령과 에이린 중대의 피해가 커지고 기지의 피해도 커질 것이 분명했지만, 적의 약한 부분을 모두 격퇴하고 난 뒤, 가장 강력한 부분에 전력을 다하는 쪽으로 전술을 결정했다.
다이레아는 이런 상황에서도 꽤나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는 크라우프를 힐끗 돌아 보면서 괜찮은 남자라는 생각을 했다. 크라우프에게는 자신을 바쳐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직 만족할 만큼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다른 남자들과는 달리 그래도 자신을 인간적으로 대해준 유일하다시피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다이레아가 보기에 크라우프는 지금은 조금 어리숙하지만, 자신이 바라던 것을 모두 만족시켜 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 최선을 다하자······’
그녀는 크라우프에게로 향했던 시선을 전투 진행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모니터로 돌리면서 대공포에 맞아 격추되는 엘윈들의 숫자와, 파괴되는 대공포 시설들을 체크했다. 그녀는 재빨리 부상자 구조와 시설 수리에 나서도록 지시하면서, 다시 경비함 4척이 추가로 손실이 발생한 사실을 크라우프에게 보고했다.
“그런가. 알겠다.”
크라우프는 전황이 약간 안좋게 돌아가자 고개를 앞으로 숙인 뒤 계속해 전투 장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 자신들이 담당했던 적을 몰아내고 전선에서 막 복귀한 시리나와 쉐프턴 대위의 부대가 페러타인 대위의 부대 쪽으로 지원해 들어갔다. 전함 10여척에 바리스타 무려 450기가 넘으니 오히려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는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부대는 급속히 전력을 축소시키고 있었다. 그렇지만 기지 주변에서 전투중에 잇던 에이센군 바리스타 부대는 거의 궤멸적인 타격을 입고 있었다. 전함들도 바리스타가 효율적으로 엄호해 주지 못하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다시 구축함 1척이 격침 되어 이제 19척 남은 배들은 안간힘을 쓰며 반격을 계속하고 있었다. 크라우프가 후퇴를 지시할까말가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 즈음, 오퍼레이터가 그렘벨 기지에서부터 증원인 듯 보이는 구축함 1척과 경비함 10척으로 구성된 함대가 워프 아웃하는 것을 포착했다.
“구원입니다! 그렘벨 기지로부터 함대가 도착했습니다!”
통신장교는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자칫 크게 밀리게 될 아군이 다 들을 수 있도록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크라우프도 환하게 웃으며 잘되었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환호성도 잠시, 적 신형 바리스타 40기 가량이 에이린이 수비하는 기지의 우주항으로 통하는 통로쪽으로 접근해 와 그 주변의 암석을 하이 파워 빔 바주카와 빔 라이플로 파괴하고 안으로 난입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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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주인공이 직접 싸우지 않으니 전투가 왠지 허접해 보이는군요…ㅡ_ㅡ;
현재 크라우프의 상태는 뭐랄까요…지휘관의 역할에 대해 다시 배우는 입장이라고나 할가요?
몸은 나가서 사우라고 하는데 머리는 안된다고 하는 상황…음…Band Of Brothers에서 윈터스가 대대장으로 승진하고 나서의 그 심정과 상당히 비슷할 듯…
…한 마디로…”어이구~ 답답해~”…정도겠죠…^_^;
그러는 크라우프를 보면서 다이레아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죠…^_^;
음…다크크라이드님…전 ‘변X’가 아닙니다…트리벨…절대 아는 넘 아닙니다…-ㅅ-;
…응? 그 못 믿겠다는 표정은 대체???
…믿어줘요…ㅠ_ㅠ 난 정상이란 말이닷~!!!
……………………………………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42…
…뭐…이름은 변X와 비슷하기는 합니다…뷁~!스럽게도 말이죠…ㅡ_ㅡ;
…아 소제목 바꾸기 구찮다…걍 냅둘래…ㅡ_ㅡ
그곳에서 수비 위치를 잡고 있던 에이린은 적잖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파츠 베이스군 신형기 1개 중대가 기지의 동력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함이 격납되어 있는 우주항의 안쪽으로 향하는 통로를 단번에 찾아낸 것과, 이들이 하이 파워 빔 바주카와 빔 라이플로 공격을 가하는 것을 보고 적잖게 놀랐다. 우주항의 입구를 보호하고 있던 게이트가 파괴되고 적들이 내부로 돌입해 들어오기 시작하자 그녀는 즉각 반격을 지시했다.
“쏴라!”
그녀는 휘하 바리스타 부대에 돌입해 들어오는 적에게 반격할 것을 명령했다. 우주항의 내부는 전함 20여척을 수납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커다란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중요한 군사시설이 아니었기에 단순히 전투함을 적의 공격으로부터 1차적으로 방어만 할 수 있을 정도로만 우주항을 건설해 놓았기 때문에, 내부의 모습은 암석이 여기저기 튀어나와 있는 등 상당히 지저분해 보이기조차 했다. 우주항의 내부에는 격납시설, 수리 및 정비시설, 보급시설들이 널려 있어 상당히 은폐물이 많은 곳이었지만, 우주항의 입구로 나갈 수 있는 통로의 좌우로는 3개의 게이트를 제외하고 피할 수 있는 시설물이 없었기 때문에 진입해 들어오는 파츠 베이스군의 바리스타들과 수비하는 에이린의 바리스타들 사이에서 격전이 벌어졌다. 전함조차 출입할 수있을 정도로 크게 만들어져 있는 통로의 내부에서는 양측의 바리스타들이 현란한 기동을 선보이며 서로를 격추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중대장인 에이린은 기지의 동력원 수비에 나서 사방에서 몰려오고 있는 적기들을 상대로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녀가 세운 최초의 계획은 3개의 게이트 중 제일 바깥쪽에 있는 것만을 막아, 그 게이트에 구멍을 뚫고 들어오는 적기만을 저격한다는 것이었지만, 적이 빔 바주카를 집중적으로 운용하여 외벽과 게이트의 경계면을 일제히 날려버려 게이트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 버리자 계획과는 전혀 무관한 전투를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 본래의 계획은 우주항의 출구와 통로의 중간, 우주항의 입구에 있는 3개의 게이트을 차례대로 이용, 방어선을 폄으로써 적을 저지한다는 것이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그 계획은 시작되어 보지도 못한 채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그녀는 이를 악문채 본래는 두번째 저지선이었어야 할 통로 중간에 위치한 게이트의 근처에서 싸우고 있었다. 에이린은 미친 마녀처럼 좌충우돌 전장을 누비며 적지 않은 수의 적기들을 격추 시켰다. 에이린은 자신의 격추시킨 적의 수를 20기 정도 까지는 기억하고 있었으나,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는 와중에 세는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한가하게 그런것이나 세고 있을 만큼 여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격추시키고 또 격추시켜도 적기가 계속해서 몰려오자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살려 분전하고 있던 그녀의 중대도 견디지 못하고 조금씩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에이린은 부대를 통로에서 빼내 동력함이 격납되어 있는 우주항의 안으로 후퇴시키려 최후의 저지선을 구성하려 하였으나, 전투가 워낙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조차 쉽지 않았다. 에이린이 그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렘벨 기지에서의 원군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난 이후부터 였다. 서서히 절망의 늪에 빠져가고 있던 중대원들은 그 소식이 전해지자 환호성을 지르면서 파츠 베이스군에게 가열찬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에이린의 부대에 소속되어 있기는 했지만 중대장을 따라 기지의 내부로 들어가지는 못했던 시에나는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면서 사방에서 끊임없이 몰려오는 적 부대를 맞아 힘겨운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녀는 왼쪽에 디네스와 오른쪽에 우즌 리베라 중사를 거느린 채 적들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시에나는 자신의 앞쪽에서 고속으로 전진해 들어오는 파츠 베이스군 신형기를 일격에 격추시키고, 빔에 맞아 크게 부서진 기지의 외벽 틈으로 기체를 숨겼다. 이 전투에서 그녀는 자신의 격추 기수 총합이 100기를 휠씬 뛰어 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그런 격추 기수 따위는 아무 문제도 아니었다.
시에나와 마찬가지로 기체를 암석 틈에 숨기고 있던 디네스도 벌써 상사로 승진할 수 있을 정도의 적기 격추 기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녀도 지난 1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실력이 부쩍 늘어 있었다.
적들은 주변이 온통 자신들의 동료들로 가득차게 되자 수가 적은 시에나들을 제대로 명중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에이센군의 잔여 바리스타들은 전함들의 주변으로 집결해 전함들의 대공포의 지원을 받으며 힘겨운 전투를 수행하고 있었다. 시에나는 적이 무려 700기라는 바리스타를 동원해 강습해 온 사실에 짧게 혀를 차면서 인상을 찡그렸다. 빔 라이플의 에너지를 충전하면서 잠시간 휴식을 추한 시에나와 디네스, 우즌 리베라 중사는 서로 잠시 손짓을 주고 받은 후, 자신들을 찾으러 다가오고 있는 적기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튀어 나갔다.
갑자기 측면 기습을 받은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들은 순식간에 몇기의 동료들이 격추되어 버리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곧 혼란을 수습한 그들은 시에나들이 단 3기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벌떼처럼 몰려 들었다. 그렇지만 시에나들은 그런 공격들을 회피해 내면서 정확하게 반격을 가해 적기들을 하나씩 장사 지내고 있었다.
“젠장~! 이 숫자라면 끝도 없겠다!”
시에나와 디네스, 우즌 리베라 중사가 접전끝에 30기가 넘는 적기를 격퇴시켜 버리고 나서 한숨 돌리기도 전에 다시 40기 정도의 적 바리스타들이 이들 세명을 목표로 접근해 오는 것이 확인 되었다. 이렇게 되자 어지간한 시에나도 질려 버릴 수 밖에 없었다. 후퇴할까 잠시 망설이던 시에나는 적들의 측면으로 니콜라스 라티스드 상사가 이끄는 10기 정도의 자카운들이 기지 외벽의 어두운 그늘에서 갑자기 튀어 나오며 기습을 걸자, 싱긋 미소를 짓고는 적진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엘레비아는 자신의 중대를 이끌고 기지 외부를 돌아다니면서 아군의 약한 부분을 도와주라는 임무를 띄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군의 바리스타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에이센군은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한 채 뷰렉 기지의 대공 방어망에 의지하며 자신들을 상대로 교묘하게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런 기지를 공격할 때 강력한 포격으로 서포트해 주는 전함이 있어야 했지만 확전을 우려한 사령부의 지침으로 인해 이곳에 전함을 이끌고 올 수 없었다. 하지만 공격 항공모함 바우터 크라이스호는 그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드러낼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기지에 최대한 접근해 바리스타들을 내보내었던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바우터 크라이스호의 승무원들의 용기를 칭찬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녀는 휘하 부대원 대부분이 신병들이라는 점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전투에 가담하지는 않은 채 전장을 유람하듯 누비며 아군이 밀리는 곳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전력 차가 거의 7배나 나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엘레비아 자신이 투입되지 않아도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방어망이 대단하군!’
한참도안 기지 외벽을 따라 돌아다니던 그녀는 통신을 통해 에이센 자카운 3, 4기에게 2개 중대나 되는 바리스타 부대가 밀리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자, 혹시 그 녀석들이 크라우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사방에 아군들이 흩어져 있어 어디에서 그 통신이 날아왔는지 특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적들을 찾아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가 일말의 희망을 품고 그 적을 찾아내기 위해서 전장을 누비고 있을때 번사이드 대위가 본래 목표였던 뷰렉 기지에 있는 동력원을 파괴하기 위해 우주항으로 공격해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 그녀는 작전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에 전장에서 날뛰고 있다는 그 3, 4기 정도의 자카운을 찾아내기 위해 움직여 나갔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엘레비아도 잘 알고 있었다. 에이센군은 전력을 자신들의 반대쪽으로 몰아붙여 국지적으로 압도적인 병력 차이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었다. 아군의 가장 약한 부분을 먼저 무너 뜨리고 전력을 기울여 기지에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고 잇는 자신들을 몰아내려 한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엘레비아가 한가하다시피 한 것에는 그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꼬이게 되니 자연스럽게 공격자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는 뷰렉 기지 때문에 조바심이 앞섰다. 그 조바심을 절정에 이르게 된 시기는 에이센의 응원 함대가 워프 아웃해 오고 난 다음부터 였다. 그렘벨 기지에서 자신들의 공격을 눈치챘던 것이다.
칼루야 상위와 루밀, 그리고 트라멜 중위가 차례대로 에이센 전함대에 공격을 가해 4척의 전함을 추가로 격침시켜 아군의 사기를 북돋웠지만, 에이센군은 기지가 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을 분사시키지 않고, 엘레비아의 반대쪽에서 공격하고 있던 약 250기 가량의 엘윈들을 격파해내는데 성공했다.
파츠 베이스군의 일각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한 에이센군 바리스타들은 재빨리 엘레비아들이 있는 곳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다시금 에이센 군의 증원이 워프아웃해 왔다. 경비함 20척 정도의 전력이었다.
“망할!”
엘레비아는 전장에서 철수 신호가 떨어지자 크라우프 녀석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휘하 중대원들에게 철수할 것을 지시했다. 기지 하부에서 번사이드 대위의 중대가 뷰렉 기지의 동력원 파괴에 실패하고 철수하는 것도 확인되고 있는 중이었다. 엘레비아는 휘하 중대가 모두 전장에서 이탈한 것을 확인할 때까지 가장 뒤쪽에 남아 아군의 철수를 지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