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07
“그래. 알겠다. 곧 가겠다.”
크라우프는 서둘러 통신을 끊었다. 옆에서 잠들어 있던 다이레아는 어느새 잠에서 깨어났는지 그의 옆에 상반신을 드러낸 채 앉아 있었다.
“적 함대 5만 척이라구요?”
다이레아는 아직 잠이 덜깬 듯한 얼굴이었지만 목소리는 꽤 심각했다.
“즉시 올라 가죠.”
그녀의 말에 크라우프는 먼저 침대에서 일어섰다. 다이레아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침대에서 일어서서 주섬주섬 옷을 찾아 입기 시작했다.
10분 후 크라우프와 다이레아가 똑같이 지휘 통제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크라우프가 당직 사관에게 현재 상황을 묻자, 당직 사관은 무인 정찰기로부터 송출된 영상이라고 하면서 파츠 베이스 함대가 워프 아웃하는 장면에서부터 그 실체를 드러내고 서서히 진격해 오는 장면을 크라우프에게 보여 주었다. 크라우프 자신 같았으면 이런 영상을 받음과 동시에 전 기지에 비상을 내리고 지휘관인 자신을 호출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당직 사관은 무려 20분 넘는 시간 동안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었다. 그에게 화를 내고 싶기는 했지만 당황하고 있는 표정이 역력한 당직 사관의 얼굴을 보자 그럴 기분이 사라져 버렸다.
“즉시 기지에 비상을 걸고 전 병력을 전투 배치하라! 그리고 그렘벨 기지에 이 사실을 통고하라! 당직 사관! 적과의 거리는?”
크라우프의 물음에 당직 사관은 순간 당황한 표정으로 다시 그 사실을 알아 보았다. 잠시후 약 3시간 20분 거리라는 당직 사관의 보고에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 비상벨이 울리고 뷰렉 기지는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다이레아는 아직까지도 잠이 덜 깬 듯 지휘통제실 뒤쪽에 있는 정수기에서 종이 컵에다가 인스턴트 커피를 타고 있었다. 그녀만 마실 줄 알았는데 그녀는 컵들을 여러개 꺼내더니 커피를 타기 시작했다. 커피를 모두 마련하자 그녀는 당직병을 불러 지휘통제실의 오퍼레이터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고 크라우프에게도 커피를 건넸다.
“고마워!”
미처 자신이 생각을 하지 못한 일을 다이레아는 생각하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잠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자신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배려하며 생각하고 있었다. 지휘관 혼자 커피를 홀짝이고 있다면 지휘통제실의 다른 오퍼레이터들이 좋지 않게 생각할 것은 뻔했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는 다이레아가 건네준 커피를 홀짝이면서 파츠 베이스 함대가 뷰렉 기지 쪽으로 접근해 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적들은 보무도 당당하게 진격해 오고 있었다.
‘이 녀석들······목표가 역시 이곳이었나?’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잠에서 깨어나 허둥지둥 지휘 통제실로 몰려와 상황을 물어오는 지휘관들에게 적당히 대답해 주고 있는 다이레아를 힐끗 돌아 보고 있었다.
그렘벨 기지에서 별다른 통신이 없다는 보고가 올라오자 크라우프는 통신 사관에게 다시 현재 상황을 그렘벨 기지로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아무래도 무언가의 방해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순간 그는 현재 파츠 베이스군이 에이센의 최전선 기지인 그렘벨을 공략하기 위해서 그동안 꾸준하게 도발해 왔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단하군······’
크라우프는 현재의 상황이 파츠 베이스가 오랬동안 계획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적들은 그동안 에이센군의 감시 시스템을 조직적으로 파괴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정도 복구가 되기는 했어도 완벽하게 그 기능을 수행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 계획의 최종 단계로 뷰렉 기지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가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뷰렉 기지의 방어능력을 하락시키며, 감시 시스템을 동시에 파괴함으로서 둘을 동시에 복구하도록 만들 계획이었을 것이다. 둘이 동시에 손상된 상태라면 적군 감시 시스템에 대한 복구를 우선시할 것이 분명하니, 이런 정도의 함대가 공격해 오면 방어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있는 뷰렉 기지를 쉽게 포기하도록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숨에······그렘벨로 쳐들어 가려는 속셈인가?’
그때 통신기가 열리면서 그렘벨 기지 사령관 디아르고 콘스탄틴 준장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는 갑작스런 적의 내습에 꽤 당황한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페트릴 중령. 적이 접근해 온 것이 사실인가?”
콘스탄틴 준장은 다시 한번 확인을 하듯 물었다.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렇습니다. 각하······파츠 베이스 함대 약 5만 척이 출현해 이곳으로 접근해 오고 있습니다.”
크라우프가 확인시켜 주듯 대답하자 준장은 적의 움직임에 대한 보고를 계속하면서 적이 1시간 거리 까지 접근하면 기지를 버리고 그렘벨로 후퇴해 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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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빨리 올립니다…어제 하던 오락을 마저해야…퍼걱~!! <(#_ㅠ) 어흑…
일종의 밀리겜인데 상당한 몰입을 유도하더군요…2차원의 단순한 그래픽을 가진 것이지만…뭐랄까…적진에 홀로 떨어진 공수부대원의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나름대로 재미있더군요…400m를 전진하기가…쿨럭~! 지옥이라는…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으니…ㅡ_ㅡ;
와나 문맥이 이상한 부분을 발견하셨을 시에는…짱돌과 함께 지적을…휘~융~ 퍼걱~!…아흑..그냥 던지시면…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46…
전쟁인게야~ 승리인게야~ 승진인게야~ 할렘인게…퍽~!
…쏠로천국~!!! 커플지옥~!!!…아~아~ 29년 솔로의 설움이여…ㅠ_ㅠ
…나 가을타나 봐…
그리고 작가넘은…지가 다 대답해 놓구…나한테 왜 떠넘기는 건지…
…아 소제목 바꾸기 구찮다…걍 냅둘래…ㅡ_ㅡ
콘스탄틴 준장의 지시에 크라우프는 잠시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의 지시에 따를 것임을 밝혔다.
“알겠습니다.”
콘스탄틴 준장의 기지 포기에 대한 지시를 받은 크라우프는 즉시 기지를 포기하고 철수준비를 할 것을 지시했다.
“한번도 전투를 안하고 철수를 합니까?”
크라우프의 철수 지시에 부대 지휘관들 중에서 철수에 반대하는 의견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그렘벨 기지 사령관 콘스탄틴 준장의 정식 명령이라고 답변하면서 철수 준비를 서두르도록 지시 했다.
이런 크라우프의 지시에 따라 기지에 격납되어 있던 바리스타들이 차례대로 전함에 격납되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철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자 뷰렉 기지에 적재되어 있는 많은 양의 군수 물자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정찰 부대의 보고에 따라 적들이 대형을 갖추고 접근해 들어오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자 갈팡질팡하던 보급 담당관들이 잔여 물자를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냐고 물어왔다.
크라우프는 그렘벨 기지로 다시 통신을 연결한 다음 파츠 베이스군의 접근을 알렸다. 그는 기지를 포기하면서 적이 가까이 접근해 왔을 때 뷰렉 기지를 유폭시켜 버리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렇게 된다면 적에게 상당한 손실을 입힐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콘스탄틴 준장은 크라우프의 이런 제안에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최대한 적재할 수 있을 만큼의 물자를 옮겨 싣고 나머지는 폐기해 버리도록 했다. 그리고 공병대에게 중요 시설물 파괴를 명령했다.
“알겠습니다.”
크라우프는 마치 짜여진 듯 연속해 내려오는 명령과, 갑작스러운 적의 출현에도 마치 적이 침공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행동하는 사령부의 태도가 마음에 걸렸다.
뷰렉 기지에 수납되어 있던 컨테이너들이 우주함으로 재반출 되고 있었고 일부는 우주로 그대로 방출되었다. 곧이어 방출된 물가 컨테이너를 향해 빔이 쏘아지기 시작했다. 긴급하게 물자를 폐기하기 위해서는 파괴가 가장 좋은 방법이었고, 이는 공병대의 중요 시설에 대한 대처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이곳 저곳에서 폭파음이 들리는 와중에 다이레아는 중요 서류등을 수습한 뒤 기지 소속의 헌병들에게 그 서류를 넘겼다.
파츠 베이스군은 계속해 기지쪽으로 접근해 오면서 함대를 3천 척 단위로 산개시켰다. 그런 뒤 병력을 차례대로 쓰레기 더미쪽으로 접근시키면서 바리스타들을 사출시켰다. 크라우프는 정찰대에 철수를 지시한 뒤 경비함 3척을 내보내 순찰중에 있던 부대를 수습하도록 지시했다. 크라우프는 내심 상대가 5만 척이나 되는 전력을 이곳에 투입해 왔다는 사실에 다들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아예 작정을 하고 온 것 같은데요? 이녀석들······”
다이레아의 말에 크라우프는 사령부에서는 이미 예측이라도 한 것처럼 무척이나 침착하게 대응한다고 대꾸하면서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그의 말에 다이레아는 자신들도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을 사령부의 참모진과 정보 분석팀이 알아 차리지 못했을리 없다고 말하면서
“어서 서두르시죠. 중령님!”
기지에서 실을 수 있을 만큼 최대한의 물자를 배에 적재하고 기지 소속의 수비대들과 정비반원 전원이 대기하고 있던 17척의 함선에 분승했음을 알려 왔을 때 크라우프는 마지막으로 지휘 통제실을 빠져 나왔다.
크라우프가 마가렛 디어첼호의 함교로 올라왔을 때 뷰렉 기지의 우주항에서 상당한 규모의 폭발이 일어났다. 얼마전에는 그곳을 지키기 위해 전투가 벌어져 꽤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많은 장비들을 잃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신들의 손으로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사적으로 지키려고 했던 것을······’
기지 곳곳에서 미리 장착해둔 폭탄들이 폭발을 하고 있었고 크라우프는 뷰렉 기지를 보고 경례를 올렸다. 이런 그를 보게 된 다른 사람들 모두 말없이 경례를 올렸다.
크라우프는 정찰대를 회수한 경비함 3척이 그렘벨 기지쪽으로 함수를 돌린 것을 확인하고 20여분 정도 후에 뷰렉 기지 외부에서 마가렛 디어첼 호의 함수를 돌리도록 지시했다.
파츠 베이스군이 아이크를 공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첩보는 그간 계속해서 아이크 행성계 사령부로 입수되고 있었다.
21일 17시 30분 크라우프는 부대를 이끌고 그렘벨 기지로 철수해 있었다. 그렘벨 기지에서는 이미 3천 척 정도의 전함대를 집결시켜 전투 준비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파츠 베이스 함대는 이미 암묵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파츠 베이스와 에이센 사이의 경계를 넘어와 최전선의 통신기지들을 하나씩 제압하고 있었다.
에이센군은 그렘벨 기지를 제외하고 뷰렉 기지처럼 적과 직접 교전 위치에 있는 전 통신 기지에서 병력을 철수 시키고 있었다.
‘3천 척으로 5만 척을 막으려는 걸까?’
크라우프는 기지 근처와 후방에 흩어져 있던 경비함대를 모두 끌어 모으니 3천 척이라는 수가 모여 들게 되자 적잖게 놀라면서도, 이런 정도의 병력으로는 파츠 베이스군 함대를 상대로는 한 시간도 제대로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설마 이대로 싸우지는 않겠지?’
어딘지 모르게 전투를 명령할 것 같아서 불안했지만 그는 애써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는 자신이 지휘하는 함대의 지휘권이 그렘벨 기지 사령관 콘스탄틴 준장에게 넘어가게 되면서 생긴 잠깐 동안의 여유에 항주도를 확인하면서 그렘벨 기지에서 자신들이 철수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싶었다. 가만히 따져보니 그렘벨 기지에서 철수한다면 자칫 로드 멜비스까지 밀려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렘벨 기지는 많은 수의 보급 물자를 보유하고 있으니 사령부에서는 혹시 이대로 버티라고 요구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파츠 베이스 함대였다. 만약 자신이 지휘권을 가지고 5만 척으로 그렘벨을 공격한다면 일부는 통신기지 제압에 나서도록 하면서도 단숨에 그렘벨 기지를 공격해 12시간 내에 이곳의 제압을 완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설마 무력 시위는 아니겠지?’
크라우프는 파츠 베이스군의 이런 군사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는 건지 모르겠군······’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기면서 정찰 부대가 파츠 베이스 함대의 움직임을 송출한 것을 확인해 보았다. 적함대는 다시 전력을 집중 시키고 있었다. 아마도 공격을 준비하는 것 같았다.
적들은 전쟁 초반의 귀중한 10시간 이상을 헛되이 소비하는 것 같았다. 의아한 기분이 계속 들었지만 크라우프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제길······’
그는 한심스러운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 보고 있었다.
함대가 집결하고 파츠 베이스 함대를 주시하는 동안 잠깐 남는 시간 동안에도 다이레아는 뷰렉 기지에서 가져온 보급 물자들을 다시 마가렛 디어첼 호의 빈 공간에 정리해 채워 넣느라고 무척이나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쉐프턴 소령이 함교로 올라와 직접 바리스타 부대를 재정비 완료했다는 보고를 올렸다.
“그래 수고했다. 잠깐 쉬어 두도록······”
크라우프의 지시에 쉐프턴 소령은 그에게 경례를 올린 후 되돌아 섰다.
18시가 되어서도 파츠 베이스 함대는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일단 서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마가렛 디어첼 호에서도 식당을 열었다.
크라우프는 사관 식당이 아닌 자신의 방에 들어와 식사를 했다. 다이레아가 그와 함께 했다.
“어떻게 생각해? 파츠 베이스 군이 움직이지 않는 것 말이야?”
그의 물음에 다이레아는 생각해 볼 것도 없다는 듯
“파츠 베이스군 지휘관이 멍청이라는 뜻이겠죠.”
간단 명료한 그녀의 대답에 크라우프는 하핫 웃으면서
“파츠 베이스군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말이야······마찬가지로 적 지휘관이 멍청이가 아니라면······”
다이레아는 접시에 통조림캔 하나를 통째로 엎어 그것을 포크로 찍어 입안에 넣고 있다가 그가 말하려던 것을 앞질러 단정지어 버렸다.
“제 생각에는 무력 시위일 가능성은 없다고 보입니다.”
“어째서지?”
“다른 것이 아니라······파츠 베이스군은 이 아이크를 공격하는 행위 자체가 자신들의 성지라고 해야 할까요? 그곳을 탈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준비 기간이 긴 만큼 아군의 첩보 활동의 목표가 되었을 것인데······그렘벨 기지가 1차적 목표가 될 것이 뻔할 것입니다. 그러면 에이센군이 즉각적으로 반응할 것인데······”
다이레아는 크라우프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이런식으로 발언을 했다가는 꽤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생각은 파츠 베이스의 공격 의도는 명확한 것이지만 파츠 베이스의 최종 공격 목표가 이곳은 아닐 것 같다는 말이었다.
“파츠 베이스군은 전술적으로 적이 뻔히 알고 있는 곳을 정면 공격하는······그런 바보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이레아의 말에 크라우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말을 하면서 포크로 접시에 담긴 것을 찍어 입안에 넣고 있었다.
“그렇다면 놈들의 목표가 어디 쯤이라고······생각해?”
크라우프가 조심스럽게 뭍자 다이레아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제가 파츠 베이스군 지휘관이라고 한다면 그렘벨 기지에 에이센군 함대가 집결하기를 기다릴 것입니다. 그런뒤 아군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로드 멜비스를 향해 진격해 나간다면······아군은 앞뒤로 적을 맞게 될 것입니다.”
다이레아의 대답에 크라우프는 그렇게 된다면 로드 멜비스를 고립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을 했다. 그녀는 이것은 자신의 가정일 뿐이라고 대답하면서
“어쨌거나 파츠 베이스군이 10시간 넘게 그렘벨 기지로 공격해 들어오지 않는 것은······쉽게 이해 되기 힘든 일입니다.”
다이레아는 슬쩍 웃으면서 접시에 든 것을 모두 입안에 넣고는 먼저 함교로 올라가 보겠다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크라우프는 다이레아가 나가자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자신의 앞에 있는 음식을 입안에 넣었다.
19시 40분이 되어서 그렘벨 기지 뒤쪽으로 대규모의 워프 아웃이 있었다. 예정에 없었던 약 2만 척 정도의 전투 함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적이 뒤를 돌아온 것인가 놀랐지만 다행히도 그들은 로드 멜비스에서부터 증원되어 온 아군 함대였다.
이 2만 척의 함대 출현을 포착했을 것이 분명한 파츠 베이스 함대는 20시 정각 서서히 전열을 전진시켜 그렘벨 기지 쪽으로 접근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기지 사령관은 알고 있었던 걸까?”
크라우프는 후방에서 출현한 아군 함대와 이것을 보고 오히려 전진해 들어오기 시작하는 파츠 베이스 함대를 바라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문득 디아르고 콘스탄틴 준장은 증원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크라우프는 최초에 파츠 베이스 함대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보고가 올라간지 16시간 가까이 되었어도 에이센 측에서 겨우 2만 척 정도 밖에는 지원해 주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이제까지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적어도 예측은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곳에서 단순하게 일개 전함과 소규모 함대의 지휘관 밖에는 되지 않으니 아무것도 제대로 이해되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병사들이 아는 만큼 나도 알고 있는 정도인 건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자 크라우프는 자신이 다시 한심스러워 졌다. 그렇지만 파츠 베이스 함대가 속력을 높여 접근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보고에 정신을 차렸다.
파츠 베이스 함대는 관함식을 하듯 질서 정연하게 대열을 갖추고 그렘벨 기지 쪽으로 접근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쩌려는 거지?’
크라우프는 그렘벨 기지 사령관 콘스탄틴 준장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함대를 기지의 왼쪽 측면으로 이동시켰다. 대부분이 경비함으로 이루어진 함대였기 때문에 전투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 였다. 일단 자신들은 후방 지원을 맡게 된 것이다.
전투는 로드 멜비스에서 출격한 2만 척의 전투 함대가 담당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여기까지 마치 에이센과 파츠 베이스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상황을 이끌어 내고 있었다.
그렘벨 기지의 왼쪽 측면으로 물러선 기지 소속 함대에 속해 있는 크라우프는 2만 척의 광점의 무리들이 그렘벨 기지를 지나쳐 정면에서 전진해 들어오기 시작하는 파츠 베이스 함대를 향해 돌진해 나가는 모습을 다소 황홀한 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웅장함과 장엄함 같은 것을 느끼게 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크라우프는 저들이 달려 나가는 끝에는 하나 같이 죽음이라는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깨닫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가렛 디어첼 호의 함교 옆으로 계속해서 스쳐 지나가고 있는 전함들은 당당하게도 자신들의 2배가 넘는 적들과 맞서기 위해서 전진해 나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