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15
디네스는 중대의 병사들 사이를 돌아 다니면서 이런 저런소문도 듣고 하면서 정신적인 피로함 때문에 가볍게 하품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준위로 승진해서 소대장의 지위에 올라 있던 시에나를 만나게 되었다.
시에나는 음료수를 하나 손에 든 채로 나란히 준위로 승진하게 된 니콜라스 라티시드 준위와 무엇인가 서류를 들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라티시드 준위는 시에나를 보고 무엇인가 알겠다고 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윽고 그가 뒤돌아 서자 시에나 홀로 남아 서류를 내려보고 있었다. 시에나를 보고 밝게 웃으면서 디네스가 다가가자 시에나는 힐끗 고개를 돌려 디네스를 보면서 요즘 병사들 사이 돌아 다니느라고 많이 힘든 것 같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 주었다.
“그래도 뭐······상사의 임무인걸? 그렇지만 17살에 고참병 대우 받는 사람은 나 뿐일 꺼야······”
머쓱해진 디네스의 짧은 투덜거림에 시에나는 이를 드러내면서 웃어 주었다. 처음에 시에나를 보았을 때는 너무 차가운 성격에 마치 무슨 밀납 인형이 백치 같았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그래도 자주 웃어 주고 있었다. 그런 웃는 얼굴이 참 보기 좋았다.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디네스가 있으니 안심이야!”
시에나는 왼손으로 디네스의 어깨를 두드려 주면서 가슴에 안고 있던 서류를 오른편 겨드랑이에 끼고는 디네스의 옆으로 스쳐 지나갔다. 시에나의 이 모습에 디네스는 조금 기분이 이상했다. 무엇인가 바쁜 일이 있었을 것이겠지만 마치 자신을 피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내 아닐 것이라고 하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날 저녁 시간 간단하게 식사를 마친 크라우프에게 그와 교대해서 사령실로 간 다이레아가 파츠 베이스가 로드 멜비스 공격 함대의 요청을 받아 들여 대규모로 물자 보급을 해줄 것을 이 기록되어 있는 암호문을 잡냈고 지금 그것의 번역에 성공했다는 보고를 올렸다. 그는 이 보고를 받자 마자 기회가 왔다면서 꽤나 기뻐했다. 더욱 그를 기쁘게 한 것은 파츠 베이스군은 다이레아의 예상 대로 지난 몇 번 간의 보급에서 위협이 없자 이번에는 거의 무방비 상태로 수송함들을 전선으로 보내는 것으로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되면 좋겠군······”
그는 그것이 사실이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한달음에 사령실로 올라가 다이레아와 함께 구체적인 보고를 받고 이에 대한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드디어 자신이 움직일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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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일찍 올리죠…글쿠 이 글은 작가인 제가 수정했습니다…
고치는 아뒤쥔장인 제 형의 고충을 알겠더군요…16시 30분 정도 부터 수정 들어가서 17시 56분 겨
우…수정을 했습니다…
안써도 될 말들이 너무 많아 제 스스로 과감하게 삭제를 했습니다…
작가 스스로 퇴고를 해야지만 실력이 는다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한 것 같습니다…
에휴~~다시 아뒤쥔장에게 재차 수정을 맡겨야 겠군요…아뒤쥔장이 많은 내용을 첨가하고 있으니…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56
날씨도 추워 지는데…다들 몸조심 하십시오…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m(_ _)m…
아참!!! 오타와 문맥 그리고 내용 이상한 점에 대한 지적을 부탁드립니다…
솔직하게 이상한거 쓰는 놈은 잘 모릅니다…남이 지적해 주기는 전에는 말이죠…제 스스로 알기
는 좀 어렵습니다…
…아 소제목 바꾸기 구찮다…걍 냅둘래…ㅡ_ㅡ
11월 11일 04시 30분 지휘 통제실의 옆 방에서 다이레아는 졸음을 쫓아내기 위해 세면대에서 얼굴을 씻고 있었다. 그녀가 허리를 들어 수건으로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아 내고 잠시 눈을 감았다 떴을때 세면대 거울 옆에 한 인영이 어른거리는 것을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라버렸다. 다이레아는 기척도 없이 자신의 옆에 와 있는 사람의 모습에 무척 놀랐던 듯, 뒤로 한걸음 정도 물러나며 오른팔을 들어 반사적으로 방어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얼굴을 확인한 다이레아는 곧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놀랐어요!”
다이레아가 깜짝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자 크라우프는 엷게 웃으며 팔을 앞으로 뻗어 그녀의 날씬한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얼굴을 앞으로 숙여 키스를 해왔다. 바쁘다 보니 미처 면도를 하지못한 크라우프의 수염이 다이레아의 얼굴에 와 닿았다. 꽤 따가웠지만 다이레아는 핏 웃기만 했다.
“놀랐어?”
크라우프가 짓굿은 표정을 지으며 묻자 다이레아는 엷게 눈을 흘기고는 몸을 돌려 그의 팔을 벗어났다. 잠시 크라우프와 눈을 마주치며 웃던 다이레아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지휘통제실쪽으로 크라우프를 안내했다. 다이레아는 꽤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두 눈만은 재기의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는 마시려고 타 놓은 커피를 손에 들고는 파츠 베이스군의 통신 암호문을 분석해 냈다고 하면서 그에게 자신이 분석한 내용을 보여 주었다. 그 보고서에는 다이레아가 분석해 낸 파츠 베이스군의 보급함대 운항에 관한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다이레아는 자신들이 관측한 보급함대의 규모나 항로가 이번에 분석에 성공한 이 보급함대의 데이터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일목요연하게 살펴보던 크라우프의 눈이 빛을 발하는 듯 보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파츠 베이스군의 보급함대 운항 간격이 4일 정도라고 추정되었으며, 통상 한번에 동원되는 보급함대의 규모가 500척에서 600척 사이라고 나타나 있었다. 이것은 지난 몇번의 적 보급함대를 관찰하면서 얻어진 결론이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정보였는데, 자신들이 파츠 베이스군의 보급 간격 중 하나를 무너 뜨리는데 성공한다면 파츠 베이스 함대가 보급을 받게 되는 시간이 한순간 2배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에이센이나 파츠 베이스나 보급함대의 운용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거의 같은 방식으로 운용을 하고 있었다. 보급함대에 사용될 수송함이 5천 척이 동원 되어 있다고 한다면, 그 5천 척 전부에 보급물자를 싣고 한번에 최전선 함대에 물자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5천 척의 함대를 몇 개의 소함대로 나누어 규칙적으로 보급품을 실어 나르도록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보급함대는 후방에서 계속해서 물자를 싣고 물자가 필요한 곳까지 물자를 실어 나르는 것이 임무였다. 처음 물자를 싣고 출발한 함대가 보급을 마치고 다시 돌아오고 나서 다시 그 함대에 물자를 싣고 출항하게 된다면 보급간격이 너무 길어지게 된다. 처음 함대가 출발하면 그 함대의 도착을 기다리지 않고 며칠의 간격을 두고 다른 함대를 출발시키고, 또 그 두 번째 보급함대가 출발하면 그 뒤를 따라 세 번째 함대가 출발하는 식으로 계속해서 보급물자를 적재한 함대가 출발을 하는 식으로 보급함대를 계속해서 운용하고 있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보급물자를 끊임없이 공급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였다. 물론 필요한 물자가 무엇이 될런지를 예측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으나, 에이센이나 파츠 베이스 양측은 오랜 전쟁의 경험으로 전선 사령부가 위치한 곳에 대규모의 물자 집적소를 건설하여 그때그때의 전선에서의 요구에 응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물자를 쌓아 놓는다고 해도, 대규모의 전투를 몇번 치르다 보면 탄약과 의약품, 수리용 자재, 부품등이 부족해지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따라서 과거 전쟁의 데이터를 토대로 하여 필요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물자의 리스트를 뽑아, 우선적으로 그것부터 보내게 되는 것이다.
현재 전선에서는 대규모 충돌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으니 물자의 소모가 엄청날 것은 당연했고, 그 종류로 다양할 것으로 예상되어졌다.
또한 첫 보급함대가 임무를 마치고 귀환해 다시 물자를 적재하고 최전선으로 다시 출발하는 간격이 규칙적으로 이루어져야함은 물론이거니와, 그 간격이 매우 짧도록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 보급 간격은 에이센의 경우 단거리 작전의 경우에는 보통 2일 정도였고 장거리 원정에 나서게 되면 3, 4일 정도 간격이 유지 되도록 하고 있었다. 하만 바이파 군관구 사령부의 경우 율리시즈 중장의 강력한 보급우선주의가 작용하여 보통 이 간격을 1.5일 정도로 유지하여 보급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보급 간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에이센의 병력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수송함대에게도 많은 인력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보급함대 호위를 위해 경비함대 등을 동원하여 1만 척의 수송 함대 당 3천 척 가량의 호위함을 붙이는 비율로 보급함대에 대한 호위도 매우 철저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파츠 베이스는 상대적으로 에이센에 비해 이런 수송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했다. 파츠 베이스의 경우 전투 함대의 수적인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전투 함대에 우선적으로 자금이 돌려졌기 때문에 수송함을 건조하고 이런 함대를 편성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에이센에 비하면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었다.
다이레아는 파츠 베이스 함대의 보급 간격이 4일 정도이며, 자신들이 공격해서 적 보급함대 중 하나를 괴멸 혹은 지연시키기라도 하여 파츠 베이스군의 보급을 끊어 버린다면 파츠 베이스 함대는 다음번 보급을 받게 될 때까지 8일 동안을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녀의 말을 듣던 크라우프는 자신들이 적 보급함대를 괴멸시키고 그 사실을 아군에게 알리게 된다면, 로드 멜비스에서 파츠 베이스 함대를 철수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보통 4일 정도로 규칙적으로 보급을 받다가 한번에 8일 정도로 보급 간격이 넓어 지게 된다면 그 사이 2, 3일 아니 1, 2일 정도는 극심한 보급품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 분명했다. 전쟁이란 병력과 장비가 우세한 쪽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법이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성패는 보급 문제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들이 파츠 베이스군의 보급함대를 공격해 이들의 보급 간격에 문제가 생기도록 만든다면 아군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크라우프의 설명을 들은 다이레아도 눈을 빛내며 이곳에 눌러 앉아 있기만 할 것이 아니라 공격하자는 의견을 제시해 왔다.
“좋아······우리도 이곳에 가만히 죽치고 앉아 있다가는 아무것도 되지 않을 테니까.”
크라우프의 대답에 다이레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을 잊지 않았다.
“그렇지만 문제는 파츠 베이스 함대를 어떻게 기만하느냐는 것입니다. 우리가 비록 적 보급함대를 급습해서 전멸시킨다고 해도 아군이 이 사실을 알아 차리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급함대가 전멸하게 된다면 우리의 존재를 적이 알아 차리게 될 것입니다. 보급함대 경비를 강화할 것이고 병력을 차출해서 토벌에 나서려 들 것입니다.”
다이레아의 걱정에 크라우프는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잠시 생각을 하던 크라우프는 보급함대를 격파하고 난 뒤 파츠 베이스 함대가 반격에 나선다면 이때를 틈타 전장을 우회해 아이크 행성계로 도주하자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입수된 파츠 베이스 함대가 로드 멜비스 쪽으로 진출해 있는 방향과 현재의 배치 상황등을 볼 때, 파츠 베이스 함대는 아이크 행성계와 정면으로 맞붙는 쪽에 주력 함대를 배치시키고 있으니 병력이 상대적으로 엹은 쪽을 돌파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듣고 있던 다이레아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그렇게 한다면 너무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병력이 적어도 파츠 베이스 함대가 자신들보다 수적으로 우세함을 앞세워 공격해 온다면 당해내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니 좋은 생각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 좋은 생각이 있는 거야?”
크라우프가 은근하게 기대를 가지고 다이레아에게 물었다.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자신들의 전력으로 충분히 파츠 베이스 수송함대를 격파해 낼 수 있으니 그 다음부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엘레비아들이 공격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레필 대륙 남부 소비재 재생 산업 단지에 대한 공세는 실패로 돌아갔다. 산업단지에서 저항을 계속하고 있던 에이센 예비군 병력들은 드디어 칼루야 상위가 지휘하고 있던 세우터 1개 대대를 산업단지 밖으로 몰아 냈다. 첫 공격에 투입된 번사이드 대위의 중대는 끝내 전멸을 면치 못했다. 처음 폭발이 일어났을 때 재빨리 구출했다면 번사이드 대위 이하 그의 중대원들 중 상당수가 살아 남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기체에 장착된 폭발물들이 계속해서 유폭되기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기체들이 불길에 휩싸여 버려 나중에는 손쓸 수도 없게 되어 버렸다.
12일 01시 10분 엘레비아는 산업단지 외부에서 산업단지 쪽으로 궤도상으로 대지 포격이 가해지는 것을 충혈된 눈을 한 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은 하늘을 뚫고 유질량탄들이 지상으로 쏟아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 사령부의 바보들은 저곳에 에이센의 예비군 바리스타 부대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고 저곳에 고철들이 모여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 못했다. 예비군 바리스타 부대가 사용하는 치라운은 현재 에이센 주력기인 자카운에 비해 결코 성능이 뒤떨어 지는 기체가 아니었다. 그리고 에이센 예비군 부대 보병대들은 대전차 빔 발사기까지 소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경무장이었던 강습해병대에 비해 사기 뿐만 아니라 화력조차 우세했다. 바보들이었다. 저런 것도 모르고 자신들을 아무런 사전준비 없이 전선에 투입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뒤늦게 정보 부족을 인식하고 궤도상에서 포격을 가해도 에이센군은 지하에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왔는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다. 지표면의 시설물들을 날려 버릴 수는 있어도 그 지하에 숨어 있는 에이센 녀석들에게는 아무 피해도 입히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바보 녀석들······’
그런 바보 녀석들 때문에 세라핀이 죽어 버렸다. 조금만 더 정보에 신경썻더라면 세라핀은 죽지 않았을 지도 몰랐다.
‘바보 같은 자식들······’
엘레비아는 소리내어 엉엉 울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자신은 지금 중대장으로서 부하들과 함께 이곳에 와 있는 것이었다. 그 사람들도 엘레비아 자신과 마찬가지로 가족이 있고 형제들이 있었다. 중대장으로서 자신의 부하들을 수없이 잃었지만 이렇게 세라핀이 죽게 되었던 것 만큼 눈물이 쏟아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부하들에게 자신이 울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통신기를 끈채로 콕핏 속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세라가 죽고난 이후 아무 것도 먹지 않았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지휘관으로서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언제나처럼 다짐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이렇게 한심스러워지는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몸을 일으켰다가 일제히 몸을 비틀면서 쓰러졌던 강습해병대원들의 모습과 이들이 있던 자리에 연속해서 수류탄이 날아 들어와 폭발하고, 또다시 무엇인가 폭발을 해 버렸을 때의 모습이 아직까지도 눈앞에 생생했다.
세라핀은 시체 담는 봉지에 담겨 트럭에 실려 수송함으로 실려가 버렸다. 그것이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그 무엇이었는지 둥그렇게 뒤섞여 뭉쳐져서 고깃덩이처럼 실려 버렸다. 시체 담는 봉지에는 세라핀의 이름과 군번이 적힌 꼬리표가 마치 가격표처럼 붙어 있었다. 그것만이 이것이 이름이 붙은 것이고 과거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 단지 그 가격표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레비아는 사람이란 누구나 다 똑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누구는 태어나서부터 고귀하고 누구는 태어나기 전부터 고귀하지 못하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람이란 똑같이 태어남으로서 그 인간으로서 똑같이 대우받고 똑같은 사람으로 취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세상이 자신에게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해주는 것 같은 것이 그 시체 담는 봉지에 매달린 꼬리표라고 느껴졌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어서까지 저런 가격표처럼 꼬리표가 붙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자신들은 이렇게 나와 전쟁을 벌이고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지만 뒤쪽에서 우리들에게 전쟁에 나서라고 하는 사람들은 이제껏 한번도 전선에 나와 있는 것을 본적이 없었다.
‘씨발. 더러운 세상······’
고급장교들 대부분 아무런 생각도 없이 모든 일을 결정하는 것 같았다. 이들 모두 한번도 최전선에 나오는 법 없이 단순하게 책상 앞에서 턱끝으로 모든 것을 결정해 버리고 만다. 이번에 자신이 참가한 공격도 그러했다. 자꾸 이런 생각과 후회가 들었다. 엘레비아는 자신이 바로 눈 앞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라핀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세라핀을 죽인 에이센놈들을 생각하면 당장에 달려나가 놈들을 모조리 죽여 버려도 시원치 않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지금 엘레비아는 궤도 포격을 가하고 있는 아군의 헛수고를 무기력한 자신을 저주하며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어야 했다.
‘소용없는 짓을······’
엘레비아는 자신의 바리스타 시트에 등을 기댔다. 목을 뒤로 젖히자 다시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이제는 눈물도 말라 버렸다 생각하고 다시 울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자기도 모르게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왼손을 들어 눈을 가리고는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며, 울음을 참아야 했다.
12일 0시 정각부터 시작된 궤도상에서의 포격은 03시 20분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런 궤도상에서의 지상 포격은 행성간 조약 협정에 위배되는 상황이었지만, 전면전 중이라는 상황에서 은근하게 무시되고 있는 것이었다.
궤도상에서의 포격이 끝나고 이번에는 안전한 지역에 엘윈 400기와 강습해병대 2천 명이 추가로 지원 되었다.
바리스타 부대는 칼루야 상위가 총괄해 지휘하고 강습해병대는 처음에 내려온 연대의 연대장이 전체적인 지휘를 맡았다. 부대 재편성이 끝나고 05시 정각에 아침 식사를 하고 난 뒤 다시 바리스타 부대와 강습해병대는 궤도상에서의 포격으로 초토화 되어있는 소비재 재생산업단지 쪽으로 다시 진격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번에 결사적으로 저항하던 에이센군 치라운들과 보병부대들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처음에 엘레비아는 이런 상황에서 그저 멍하니 있기만 했다. 파일럿슈트 곳곳에 피가 잔뜩 뭍어 있는 상태 그대로 중대장 소집회의에 참석해 멍한 표정으로 서있기만 하는 엘레비아를 보고 의아하게여긴 칼루야 상위와 루밀이 그 이유를 물어 왔을 때도 엘레비아는 한참 동안이나 아무 말도 하지 못했었다. 한참만에 루밀에게 자신의 동생이 전사했다고 말을 해 주었다. 그녀의 낮게 읍조리는 듯한 말을 들은 루밀은 전에 같이 강습해병으로 있던 세라핀을 본적이 있었기 때문에 엘레비아의 말에 크게 놀라고 있었다.
잠시 엘레비아를 보며 무슨 말을 하려했던 칼루야 상위는 엘레비아에게 뒤로 빠져 있어도 좋다고 넌지시 말을 했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신은 괜찮다고 말을 하면서 바리스타 부대를 지휘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제가 이곳에서 물러나 있게 된다면 그것은 죽은 세라핀을 위해서도 좋지 못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녀가 워낙 강한 어조로 말을 받자 칼루야 상위는 그녀의 충혈된 눈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한참만에 한숨을 내쉬며 부대를 지휘하라고 하면서 엘레비아를 다독여 주었다.
평소와는 달리 말없이 있던 루밀이 기운 차리라고 하면서 좋은 말로 엘레비아를 위로해 주었지만 엘레비아는 단지 고맙다고만 대답하고 그녀에게서 멀어졌다.
엘레비아는 주변을 살펴 보면서 바리스타를 움직여 나가고 있었다. 궤도상에서의 포격 때문에 주변은 지형까지 완전히 바뀌어 있을 정도였다. 그 주변은 본래 이곳에 쌓여져 있던 고철들과 공장 건물의 잔해들로 뒤덮여 레이더도 소용 없는 상태였고, 잔여열량 때문에 열원 탐지기도 반응이 너무 많으니 소용없게 되어버렸다.
“빌어먹을······이렇게 만들어 버리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게 되었잖아?”
통신기를 통해 누군가가 투덜거리는 것이 들려왔다. 그렇지만 엘레비아는 별다른 표정없는 창뱍한 얼굴로 바리스타를 움직이면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주변에 널린 고철더미들 가운데 구형 바리스타들의 잔해들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녹이 슬어 있었고 값비싼 부품 같은 것들은 모두 빼내어져 있는 것들이었다.
‘어디에도 없어······어디에도······’
엘레비아는 치라운들을 위시로한 에이센군 부대가 벌써 지하로 숨어 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들이 분명 지하에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와 반격에 나섰다고 보고를 했지만 윗선에서는 궤도상에서의 포격만으로 모든 것을 끝장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어디 무너진 것 같지도 않잖아······’
지하에 그 정도의 바리스타 부대를 운용해 낼 수 있는 시설이 있다면 분명 넓은 공간이 존재할 것인데, 그곳이 무너져 버렸다면 여러곳에서 지반이 함몰되었거나 최소한 그런 징후라도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것을 찾아 볼 수 없었다. 폭발의 충격 때문에 그것을 알 수 없었을지 몰라도 전혀 무너져 내린 것 같은 곳은 찾아 볼 수 없는 것이다.
‘어디지? 어디야?’
칼루야 상위는 초반에는 적의 반격을 예상해서 조심스럽게 부대를 접근시켰다. 하지만 한참동안 직격해도 적의 반응이 없자 조금씩 부대를 산개시키고 있었다.
“적을 찾아라!”
아래쪽에서는 후속해서 내려온 강습해병대가 가져온 장갑차와 전차들이 주변에 포진하기 시작했다. 적이 대전차 빔 발사기까지 동원해 반격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장갑 차량들과 함께 후속한 부대는 휴대용 로켓이 아닌 적과 똑같은 대전차 빔 발사기와 화염 방사기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젠장할 자식들! 진작부터 저렇게 했었어야지······’
엘레비아는 욕이 자꾸 입안에서 맴돌고 있는 것을 겨우 진정시키고는 자꾸 흔들리려는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조금만 더 철저하게 준비해서 내려 보냈으면 그렇게는 안되었잖아! 빌어먹을 자식들 같으니라고!’
그녀의 노력도 소용없이 자신의 가슴에서는 끊임없이 욕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물론 입밖으로 욕을 내뱉지는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욕의 절반정도는 자신에게 향한 것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알지 못했다.
한참동안이나 수색을 하던 거대한 바리스타들과 강습해병대 2천 5백 명은, 적의 반격이 없자 별로 어렵지 않게 승리를 거두었다고 말하며 경계심을 조금 늦추었다.
그렇지만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틈도 없이 어디에선가 날아온 빔 공격에 선두에 서 있던 엘윈이 맞아 폭발을 일으켜 버렸다. 그리고 이들이 곳곳에서 빔이 날아들어오면서 곳곳에 산개하고 있던 엘윈과 세우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적은 아군이 방심할 때까지 자신들의 터전이 침략당한 것에 대한 복수심을 꾹꾹 눌러 참으면서 기다렸던 것이다.
“자세 낮추고 즉시 반격해!”
선두에 있던 엘윈이 폭발함과 동시에 사방에서 에이센군 보병대가 다시 출현하면서 파츠 베이스군 강습해병대를 상대로 전투를 시작했다. 비록 지형이 뒤바뀔 정도로 포격이 가해지기는 했어도 이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듯 햇다. 엘레비아의 예상대로 에이센군은 고스란히 병력을 보존한 채로 반격에 나서고 있었다. 지형이 뒤바뀌고 시설물들이 모조리 파괴되어 버리기는 했어도 그런 것 따위는 전혀 이들에게는 상관없었던 것이다.
주변에서 크고 작은 폭발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고 엘레비아는 자신의 중대원들에게 침착하게 지시를 내렸다. 구덩이 속으로 움직여 들어가 기체를 숨기고 반격을 가하라고 한 것이다. 통신기를 통해서 누군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엄마를 부르는 소리도 들려왔다. 엘레비아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죽었을 세라핀을 떠올리면서 본능적으로 중대원들에게 반격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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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뒤쥔장 Come Back~~!!! 기다리셨스니다~~!!! ^0^)/~
…엥? 아무도 기다리시지 않으셨다고요? ㅡㅅㅡ;
음…어제는 친구논 집들이-ㅅ-를 갔었습니다…올 5월에 결혼한 친구지요…
…거기가서 느낀점은….제가 항상 외치던 ‘쏠로천국 커플지옥’이 아니라…’커플천국 쏠로지옥’….이라는 것이었습니다…쩝…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이 보기 좋더만요…특히 염장을 지르는 소리…”자~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