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18
하지만 다이레아는 쓴웃음이지만 웃을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전혀 이럴 상황이 아니고 크라우프에게서 멀어지고 싶어 하고 있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그에게 사로잡혀 버린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괜찮을 것 같다면서 머리 손질을 멈추지 않았다.
잠시 그녀가 조수석쪽에 앉아 다리를 기댄 채 앉아 있을 때 뒤쪽에서 인기척이 났다. 고개를 돌려 보니 크라우프가 일어나 있었다.
“잘 잤어요?”
다이레아의 물음에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가와 다이레아에게 키스를 해 주었다.
“으응······”
빙긋 웃고 있는 다이레아에 그는 한참 동안이나 키스를 했다. 그는 잠시 소변을 보러 나갔다 왔고 다시 안으로 들어와 다이레아의 옆 자리에 앉았다.
“많이 춥지?”
그의 물음에 다이레아는 그렇다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따뜻하게 해주겠다면서 다이레아의 몸쪽으로 다시 다가왔다.
“아?”
어느 순간 크라우프는 다시 다이레아의 몸 앞에 다가와 있었고 그녀의 몸안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그가 자신의 몸을 다시 자극하기 시작하자 다이레아는 다시 한번 즐거움에 빠져 들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이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어제 밤에는 크라우프만 실컷 즐겼으니 이번은 자신이 주도권을 잡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가 선선히 승낙해 주자 그녀는 몸의 위치를 바꿔 그가 조수석쪽에 앉도록 한 뒤 스스로 그에게 몸을 안겨 버렸다. 그는 의외로 다이레아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적잖게 놀라는 듯하면서도 재미있어 했다. 조금 눈을 크게 뜨던 크라우프는 다이레아가 하고 싶어하는 대로 자신의 몸을 내맡겼고 그녀가 하자는 대로 몸을 만져 주었다. 그들은 다시금 환희속으로 서서히 빠져들어 갔다.
30분 정도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즐거움을 한껏 만끽했다. 다이레아는 그가 일을 끝마쳤을 때 키스를 해주면서 크라우프의 목을 감싸 안아 주었다. 그런 뒤 둘은 쿡쿡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휴가 꽤 즐겁겠는데? 크라우프와 실컷 즐기고 싶어요.”
다이레아의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이레아의 목을 다시 끌어 안고 키스를 해 주었다. 한참동안 그렇게 있다가 다이레아는 어서 옷입고 출발하자고 말했다. 한달이나 받은 휴가인데 차속에서만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지뭐. 날씨도 꽤 맑을 것 같으니 말이야······”
크라우프는 다이레아가 화장지로 몸을 좀 닦고 옷을 입고 있을 때 시에나와 에이린을 깨웠다. 둘은 깨 있었던 것 같았지만 크라우프가 다이레아와 조수석에서 몸을 부딪치고 있었으니 일부러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어서 가요. 따뜻한 목욕도 하고 싶고······”
시에나와 에이린은 모두 그 자리에서 주섬주섬 옷을 차려 입었다. 어제 있던 옷이 거의 말라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럽시다.”
크라우프는 핏 웃으면서 그도 옷을 차려 입고는 운전석에 앉았다. 다이레아는 자신이 운전하겠다면서 크라우프에게 뒤에 가 앉으라고 말했다.
차를 일반도로에서 빼낸 뒤 고속도로로 다시 나왔다. 이제 본격적으로 휴가의 시작인 셈이었다. 시에나가 음료수를 내주자 모두 돌려가며 마셨다. 크라우프는 시에나의 옆에 앉아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유쾌하게 웃었다. 재미있는 휴가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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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_ㅡ;;;;
…암말도 안 할랍니다…쩝…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60…
간만에 들리신 ‘의학과4년생’님께…인사를 드리고 싶었지만…므흣~한 장면으로 대체 하겠습니다…쩝…
아, 그리고 ‘의학과4년생’님께서 해주신 지적은 심사숙고하여 수정토록 노력하겠습니다…
…언제가 될런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요…^_^;;
출판용 원고에서는 삭제될지도…3:1이라…훗…
…아 소제목 바꾸기 구찮다…걍 냅둘래…ㅡ_ㅡ
파츠 베이스 제국력 09년 12월 4일 일요일 룸네의 중심 도시 시스의 우주항의 출입국 게이트는 밀려나오는 사람들로 인하여 무척이나 북적이고 있었다. 이들의 속에 섞여 있던 아담 조슈아 디제 대위는 무사 귀환을 기뻐하는 병사들을 바라보면서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로드 멜비스 공략이 너무나도 시사하게 끝이나 버리자 허탈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령부는 갑자기 룸네로 철수하게 된 이유를 서둘러 해명했는데, 이번의 전투로 인하여 에이센과의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사령부의 해명을 곧이 곧대로 받아 들이는 병사들은 아무도 없었다. 에이센의 계략에 속아 철저하게 패배한 것이라고 모두들 짐작하고 있었다.
“사령부는 너무 무능해······”
그의 곁에 서 있던 라디아 파드 중위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이런식의 불만을 토로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기만 했다. 그녀는 아담에게는 사령부가 너무 무능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완전한 독립 후 처음으로 아이크의 로드 멜비스를 탈환했다가 허무하게 적에게 내어줘 버리게 되었다고 투덜거렸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같은 병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잖아!”
아담은 라디아를 다독거리면서 전장에서 귀환한 병사에게 의례 주어지는 소중한 24시간의 휴가를 같이 즐기자고 말했다. 룸네는 이웃한 크라이처 행성과는 달리 행성의 상당 부분이 사막화 되어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별로 볼 것은 없었다. 룸네는 극지방에서 끌어온 관개용수를 이용한 관개 농업과 지하수를 이용한 농업이 잘 발달되어 있어 궤도상에서 보면 마치 무슨 푸른색 도장을 표면 곳곳에 찍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이런 척박한 행성이었기 때문에 별로 휴양시설이 없을 것 같은 룸네였지만 중심 도시 시스는 휴양 도시로서의 기능을 어느정도 갖추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놀기에는 큰 불편함은 없는 곳이었다.
“좋아. 뭐 하기야 우리가 뭐라고 불퉁거려 봐야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 말이야!”
라디아 파드 중위는 궤도상에 포진한 함대의 셔틀이 잔뜩 내려서서 초만원이 되어 있는 시스의 우주항에서 아담을 놓치지 않으려고 그의 팔장을 꼈다. 아담은 라디아의 풍만한 가슴이 주는 자극에 기분이 꽤 좋아졌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마치 자신만이 특별한 사람만이 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잠시 출입 수속을 마치려 둘은 게이트에 길게 늘어서 있는 줄의 맨뒤로 사이좋게 걸어갔다. 그런 그들을 부러운 듯한 시선으로 여러 병사들이 바라보는 것을 느끼자 절로 흥이 나는 아담이었다. 출입 수속은 인식기에 인식표를 꼽고 본인인지를 확인한 후 함대에서 받은 휴가증을 확인 받으면 끝이 날 일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워낙 한꺼번에 몰리게 되니 시간을 꽤나 잡아먹고 있었다. 중좌관급 이상의 장교라면 스페셜 게이트를 통해서 출입 수속을 마칠 것이지만 일반 장교인 아담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이거 참. 한꺼번에 그냥 내보내 주지······”
라디아는 이런식의 출입 수속이 짜증나는지 투덜거리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묵묵히 이런 수속을 받고 있으니 크게 짜증을 부리지는 않았다. 다들 똑같은 짜증스러움을 고스란히 참고 있었던 것이다.
한참동안 기다리기만 하자 슬슬 지겨워진 아담은 슬쩍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다. 혹시 아는 얼굴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없이 무의식중에 나온 행동이었다. 그런데 조금 앞쪽에서 몇몇 사람들과 함께 출입 수속을 하고있는 크림색 머리카락의 여성에게 시선이 가자 아담은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다.
‘엘레비아?’
첫눈에 아담은 그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엘레비아는 뒤쪽에 선 흑인 청년 장교와 그 앞에 선 금발의 여성 사이에서 몇 마디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자신을 보지 못한 것 같았지만, 아담은 엘레비아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아?”
아담이 무언가 말을 꺼내려 했을 때 엘레비아는 곧 인파속에 파뭍혀 사라져 버렸고, 아담은 약간 쳐들엇던 손을 다시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따라가서 불러보고 싶었지만 엘레비아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 후였고, 곧 자신들이 출입 수속을 해야 할 때가 왔기 때문에 아쉬움을 접어야 했다. 아담은 인식표를 꺼내 목을 조금 앞으로 길게 뻗어 인식기에 인식표를 꼽은 뒤 휴가증을 제시했다. 출입을 담당하는 공항의 직원은 검색대에 휴가증을 한번 올려놓은 뒤 아담의 얼굴은 바라보지도 않은 채 형식적으로 좋은 시간 보내시라면서 휴가증을 돌려 주었다.
‘엘레비아가 분명했어······’
아담은 자신이 잘못 보았다는 생각 따위는 들지 않았다. 잠깐 돌아서서 뒤에 선 흑인 남성과 말을 나누던 모습은 분명 엘레비아 그녀였다.
‘빌어먹을······’
거의 2년 가까운 시간동안 한번도 만나 보지 못했던 엘레비아였다. 그는 그녀를 보게 되자 이제는 차츰 사그라들어 있던 그녀에 대한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하지만 옆에서 즐거워 하고 있는 라디아의 얼굴을 바라보자 아담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감추려고 했다.
“일단 사람들이 자리 잡기 전에 시내에 가서 방부터 잡을까?”
숙소부터 정하자는 말에 라디아는 히죽 웃으면서 손으로 그의 어깨를 툭쳤다.
“그건 좀 있다 하고······먼저 한잔 하는 게 어때?”
라디아의 말에 아담은 좋다고 대답하면서 시선을 돌려 엘레비아가 사라졌던 방향을 잠시 주시했다. 이미 사라진 그녀가 보일리 없었지만 아담은 아쉬운 마음에 잠시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비록 아주 잠깐 동안이었지만 엘레비아를 보게 되자 가슴이 적잖게 두근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짧게 숨을 내쉬고 있던 아담은 그런 자신의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고 라디아의 날씬한 허리를 감싸 안아 주면서 어서 나가자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지체하고 싶지 않다면서 말이다.
전투에 참가한 공적으로 룸네로의 상륙과 24시간 휴가를 받았지만 별로 할 일이 없었던 엘레비아는 룸네가 고향인 아사야 트리멜 중위가 부탁한 대로 그의 집에 놀러가고 있었다. 아사야 트레멜 중위의 집은 중심도시인 시스에서 서쪽으로 200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관개 농업을 주로 하는 농장이라고 말했다. 혼자 트리멜 중위의 집을 따라가는 것에 난색을 표한 엘레비아에 트리멜 중위는 다른 뜻이 없다면서 칼루야 상위와 루밀, 그리고 브리트니도 함께 초대했다. 그제서야 엘레비아는 트리멜 중위의 초대에 응낙했다. 트리멜 중위가 자신의 집에 전화를 걸자 집에서는 흥쾌히 모두 데려 오라고 말했고 이에 렌터카를 빌려 여럿이 함께 트리멜 중위의 집이 있는 농장에 놀러갔다.
고속도로가 잘 뚫려 있었기 때문에 시스를 빠져 나와서 1시간 20분 정도 달리니 트리멜 중위의 고향에 도착했다. 기후가 매우 건조하기는 했지만 지하수가 잘 개발되어 있고 극지방에서 물을 끌어와 대규모 농업을 하고 있는 이곳은 농장 지대가 주변에 있어서인지 건조한 땅 사이사이로 수목들이 연이어 심어져 있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황량함과 풍요로움의 조화인가?’
엘레비아는 전화로 부모님께 세라핀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지만 차마 자신의 입으로 동생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렌터카에 몸을 맡긴채 미리 사둔 생수로 목을 축이면서 밖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의 환심을 끌기 위해서인지 다소간의 감상을 늘어 놓는 트리멜 중위의 말에는 그저 씽긋 웃어 주기만 했다.
루밀은 상당히 피곤했는지 칼루야 상위의 옆에서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어린애처럼 쌕쌕 거리며 잠자고 있었다. 칼루야 상위는 잠자고 있는 루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만져주며 아무말 없이 앉아 있었다. 브리트니와 트리멜 중위가 오는 동안 몇 번 대화를 나눈 것을 제외하고 렌터카 안은 대체적으로 조용했다.
고속 도로에서 다시 20분 정도 일반 국도를 따라 달린 후 트리멜 중위의 고향 집에 도착하게 되었다. 집 주변에 울타리처럼 키가 큰 나무들이 빼곡히 몇겹으로 심어져 있었다. 트리멜 중위는 나무들은 방풍림으로서 저것들이 심하게 몰아치는 바람을 막아 준다고 설명을 해 주었다.
그들은 10분 정도 농장 안으로 들어서면서 많은 수목들과 그 사이를 흐르고 있는 풍부한 물들에게서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만끽했다.
트리멜 중위의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집은 그 농장의 가운데 있었다. 사각형의 하얀색 2층 집으로 그 좌우로 여러 창고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 가운데 분수인 듯한, 샘물이 계속해서 솟아 나오는 곳이 있었고 그 주변에 몇 대의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중위가 차를 세우고 내렸을때 그의 부모님들이 모두 밖으로 나와 오래간만에 귀향한 아들을 반겨 주었다. 아버지는 흑인이셨지만 어머니는 금발에 회색 눈을 가진 백인 여성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트리멜 중위가 부모님들과 잠시 그간의 회포를 풀고 있는 사이 이 모습을 차에서 내려선 다른 사람들은 다소 어색하지만 흡족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중위는 부모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신이 초대한 이들을 소개했다. 부모님들은 활짝 웃는 모습으로 이들도 마치 자신의 자식처럼 대접해 주었다. 트리멜 중위의 부모님들은 마침 방도 많이 비었는데 잘되었다면서 이들 모두를 안으로 맞아 들였다.
룸네에는 이런식의 지하수 농장과 관개 농업 용수를 사용하는 농장들이 즐비해 있었고, 이 농장에서는 과일과 곡물 같은 것을 대량으로 재배했다. 하지만 곡물은 다른 지역에서 수입하는 것이 더 값쌌기 때문에 과일이나 야채 같은 것들이 주로 많이 재배된다고 했다. 이런 농장을 가지고 잘만 가꾼다면 매월 300디럴 정도는 벌 수 있다고 설명하며, 트리멜 중위의 부모님은 이 농장을 5대에 걸쳐 가꿔 왔다고 했다. 트리멜 중위도 군대를 마치면 이 농장에 돌아와 가업을 잇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렇군요······”
칼루야 상위는 대단하시다라고 말을 하면서 부모님들이 이들을 위해서 준비해 놓은 과일이나 음식 같은 것들을 바라보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그들은 더이상 음식을 먹을 수 없을 정도가 될 때까지 음식을 입안에 넣게 되었다. 직접 재배한 양배추에 돼지 고기와 트리멜 중위 어머니 만의 독특한 비법으로 만든 소스를 섞어 만든 요리는 실로 이제껏 맛 보다는 영양만 생각해서 식단을 짜 놓은 군대 식사에 질려 있던 이들이 과식을 하게 만들었다.
“나 너무 먹었다. 살찔 것 같아······”
루밀이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투덜거리고 있자 칼루야 상위는 괜찮다고 하면서 어차피 돌아가면 운동으로 또 살 빠질 것인데 염려 하지 말라고 다독여 주었다.
저녁 식사를 마칠 때까지 엘레비아는 별다른 말없이 묵묵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루밀이나 브리트니처럼 맛있게 저녁 식사를 했고 과식도 했지만 흥겨움이 남들만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와는 상관없이 그들은 집안에 있던 대추야자라는 것으로 담근 술을 나누어 마셨다.
술도 거하게 마시고 이런 저런 말들을 나누다가 어느덧 밤이 늦어 다들 잠자리에 들었다. 루밀과 칼루야 상위가 한 방에 묵고 브리트니도 방에 들어갔다. 엘레비아도 따로 방을 받았고 침구류도 받았는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아 밖으로 나왔다. 잘 모르는 곳이었지만 조금 걷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밤이 되어 꽤 쌀쌀했고 마땅히 갈아 입을 옷이 없었기 때문에 군복 차림으로 밖으로 나와 있었다.
10분 정도 농장안을 걸어 다녔다. 그때 뒤쪽에서 엘레비아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싶어 고개를 돌려 보니 트리멜 중위가 서 있었다.
“아니 타르고 대위님. 안 주무셨습니까?”
그는 자신의 집이었기 때문에 간편한 옷으로 입고 있었고 손에는 무엇인가 두툼한 외투 같은 것이 들려 있었다.
“아니 잠이 안와서······조금이라도 산책을 하면 나을까 싶어서 말이지······”
엘레비아의 말에 트리멜 중위는 그녀의 옆쪽으로 다가와 손에 들고 있던 외투를 입혀 주었다. 이곳은 밤에는 꽤 춥다고 말하면서 그녀를 외투로 감싸 주었다.
“고마워······”
엘레비아는 군화발로 땅바닥을 툭툭 차고 있었다. 이렇게 따뜻한 환대를 받고 나서 자신이 너무나 기분이 상해 있는 것 때문에 미안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대위님 동생분 이야기 들었습니다. 그 생각 때문에 그러시죠?”
트리멜 중위가 다소 부드럽게 목소리를 내었다. 그녀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빌어먹을 일이라서 그래······내가 조금만 더 빨리 움직였더라면 말이야······”
길게 한숨을 내쉬고 있는 엘레비아에 중위는 흰 치아를 드러냈다. 흑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희게 보이는 치아였다. 이런 상황에서 웃는 것이 별로 좋은 것이 아니겠지만 엘레비아도 씁쓸하게 웃기만 하고 있었다.
“만약이라는 것은 없죠······만일 파츠 베이스의 독립 전쟁에서 완전히 승리 했더라면 에이센 놈들이 감히 파츠 베이스와 전쟁을 벌이려 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의 대답에 엘레비아는 맞는 말이라고 했다. 어차피 이제는 끝이나 버린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지나버린 일은 어쩔 수 없습니다. 대위님 그렇게 낙담하지 마십시오.”
트리멜의 말에 엘레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안타까움 같은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후회함은 사람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그 후회함이 클때 자신에 대한 원망도 크고 나 자신이 참으로 바보스럽고 용서할 수 없다고 하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마치 울 것 같은 말을 했지만 엘레비아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이미 그런 것은 말라 버린 것인지 아니면 이미 체념해 버린 것인지 그녀는 긴 한숨으로만 모든 것을 끝내고 싶어 했다.
“기운 차리십시오. 대위님. 어쨌든 사관학교 교관이 말하지 않습니까? 우리들은 파츠 베이스 군인으로서 우리는 에이센이라고 하는 압제자의 독재에 맞서 싸우는 자유의 투사라고 말입니다.”
“그렇지······언제나처럼 외우게 하는 것인데 이제는 그런 거 다 잊어 버린 것 같아······”
사관학교 훈련 과정에서 교관들은 언제나처럼 간부후보생들에게 입버릇처럼 외게 하는 구절이 바로 너희들은 압제자에 맞서 싸우는 자유의 투사의 선봉이라는 것이었다. 자신의 신명을 다해 파츠 베이스를 수호하고 압제자를 타도하는 그날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는 맹세를 계속해서 반복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그런 것 따위는 모두 옛 추억 같은 것이 되어 버렸다.
“동생분은 그런 에이센과의 전쟁의 선봉에서 싸운 것입니다.”
그 어떤 말로도 가족을 잃은 엘레비아의 슬픔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트리멜은 그런 식으로라도 그녀를 다독여 주고 싶었다. 자신을 위로해 주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던 그녀는 대답 대신에 씁쓸히 웃기만 했다. 그리고 고개를 위로 젖히면서 밤 하늘을 올려 보고 있었다. 마치 우주 공간에서 바라 보고 있는 것처럼 밤 하늘에는 그 수를 셀 수 없을 만큼의 수많은 별들이 매달려 있었다.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올려다 본 밤하늘이었는데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우와······”
엘레비아가 짧게 탄성을 지르자 트리멜 중위도 밤 하늘을 올려 보았다. 수많은 별들이 매달려 있는 모습에 그도 똑같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전에 없이 맑고 깨끗한 하늘이었기 때문이었다. 엘레비아가 손을 위로 뻗어 밤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모습을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게 된 트리멜 중위는 황홀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별빛에 비추어진 엘레비아의 모습은 마치 무슨 여신이라도 내려온 것처럼 더 할 수 없이 맑고 깨끗하게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엘레비아가 가리킨 손가락 위쪽으로 쭈욱 올라가면 존재하고 있는 우주라는 공간에는 아직까지도 남아 있던 래리가 있었다. 자신과 정식으로 사귀게 된 리아 케린 듀런트 상위를 위해서라면 룸네나 크라이처로 강하해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겠지만 지금은 사령부의 일이 더 급박했다. 그는 턱을 괸 채 이번 로드 멜비스의 작전이 완전히 실패하게 되면서 입게될 타격을 예상해 보고 있는 중이었다.
사령부에서는 벌써부터 작전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어쨌거나 로드 멜비스를 일시적으로 탈환하기는 했어도 이번 작전이 실패로 끝났다는 것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네페르를 수복하지 못했고 로드 멜비스도 일시적인 탈환이었을 뿐, 많은 인력과 물자만 낭비하고 네페르와 알베르 두 곳 행성계만 에이센에 넘겨준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이것 때문에 파츠 베이스 언론에서 신나게 암브로이즈 차수를 비난하고 있는 이때, 암브로이즈 차수는 모든 작전의 실패를 보급의 실패로 돌리고 자신은 오히려 에이센의 계략에 말려 궤멸당할 지도 몰랐을 30만 척의 함대를 구출한 공적이 있다고 반론을 펴면서 비쟌 로마리오 원수를 극력 비난하기 시작했다.
암브로이즈 차수는 전쟁의 실패는 보급의 실패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하면서 보급함대에 대한 충분한 안전 확보 미흡과 예비물자 확보 실패, 그리고 보급함대가 전멸했을 때 이 함대를 대신해서 긴급히 물자 수송을 하지 못한 점을 들어 군수지원사령부 본부장 비쟌 로마리오 원수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웠다.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게 되자 로마리오 원수는 자신은 충분하게 물자를 수집해서 호위를 갖춰 나간 것이고, 보급함대가 에이센 특수부대에 전멸당하고 난 뒤 재빨리 후속 보급대를 출발시켰는데 암브로이즈 차수가 지레 겁을 먹고 병력을 철수시켰다고 발뺌하면서 군사적인 무능함을 자신에게 전가시킨다면서 암브로이즈 차수를 큰 목소리로 성토했다. 이 이후로 그들은 마치 진흙탕의 개싸움처럼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기 위해 비난을 주고 받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로드 멜비스를 탈환한 상태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며칠 버티기만 했어도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도 만만치 않았다. 그들의 주장의 요점은 당시의 보급 간격이 4일이었고, 한번 보급이 끊어지면 그 간격이 8일로 늘어나게 되어 보급품의 부족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로마리오 원수를 몰아세웠다. 아무리 빨리 추가 파견한 보급 함대가 도착한다 해도 적의 공세가 시작된 만큼 1, 2일 정도는 극심한 보급품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 뻔했고, 물자가 부족한 자신들에 비해 에이센은 보급 간격이 매우 짧고 물자도 풍부하니 그 1, 2일 사이에 승패가 결정나게 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인적, 물적자원의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을 예측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후퇴를 감행한 암브로이즈 차수의 선택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한동안 계속된 논쟁이 끝나고, 결국 이번 패전의 책임은 비쟌 로마리오 원수가 지게 되었다. 09년 12월 20일 로마리오 원수는 패전의 책임을 지고 전격적으로 사임하게 되었다. 그의 후임으로 군시지원사령부 본부 차장 에드윈 사무엘 케스리거 차수가 1월 1일 원수 승진을 조건으로 승진 임명 되었다. 케스리거 차수는 올해 63세로서 로마이로 원수의 오른팔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가 올라서는 것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12월 25일 파츠 베이스와 에이센 사이에서 임시 휴전 조약이 체결 되었다. 그리고 이것으로 전투 행위가 공식적으로 종식되어 버렸다. 너무나도 빠르고 허무하게 전쟁의 종결을 위한 회담이 끝났고, 에이센은 12월 28일 네페르와 알베르 행성계에서 게릴라 사령부의 항복을 받아냄으로서 두 행성에서의 저항을 종식시키고 결국 이 두 행성계를 완전 점령하는데 성공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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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렁뚱당 넘어가 버린 크라우프의 1개월간의 휴가…
…3:1…으으윽…부러버~ 부러버~
…역시 솔로지옥…커플천국…이었단 말이더냐…우워워워워워~~~~!!!!!
…뭐, 암튼 나랑은 상관없는 얘기니 신경 끄자구~!! 냐하하하하하핫…(어째 평소와는 다른 듯한 아뒤쥔장의 웃음소리…ㅡ_ㅡ;)
지난화의 코멘트를 읽던중…눈에 띄는 코멘트 하나…
‘프리맨’님…2:1은 해 봤는데, 3:1은 아직이시라고요??? OㅁO)/~
…부럽습니다…ㅠ_ㅠ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61…